내가 가지고 있는 시계 중에서 가장 오래된 시계이다. 대학교 1학년. 그러니까 95년도에 나는 여름방학 내내
아르바이트를 했고, 방학이 끝나갈 무렵 저 시계를 샀다. 지금 기억에는 십 몇만원 준것 같은데. 당시로써는
거금이었다. 지금은 너무 낡아서 서랍에만 있지만 버리진 못하겠다. 저거 사느라 정말 많은 커피를 뽑았다.
나를 굉장히 좋아했던. 그러나 3년을 쫒아 다니고도 결국 나와 사귀는 것에는 실패했던 남자가 선물로 보낸
시계다. 이걸 받은게 아마도 98년쯤 되나보다. 아무튼 그는 내 취향을 잘 알고 있었고 당시 내 취향은 저런
것이었다. 시계 옆에있는 버튼을 누르면 겁나게 이쁜 초록색 불이 들어온다.
신발을 사러 갔다가 발견하고는 구입한 시계. 아마 99년쯤 되었을 것이다. 한동안 여름이면 매우 열심히 차
고다녔지만 요즘은 서랍속에서 잠만 잔다. 저 상표로 보아 남자용이지 싶은데 크지 않아서 내 팔목에도 무리
없이 맞았다. 충동구매를 한 것으로 봐서 가격은 겁나게 쌌던것으로 추측된다.
이건 언제 산건지 정확하게 기억은 없지만 아무튼 이미 유행이 다 지나가고 난 다음에 샀던 기억은 난다. 그
래서 친구들이 왜 거꾸로 사느냐고 했었다. 어느날 백화점에서 너무나 귀엽게 보여서 덜컥 산 이 시계. 그러
나 나와는 너무 동동 뜨는 이미지 때문에 그다지 많이 착용하진 않았다. 전자시계 치고는 택도없는 가격이었
는데 왜 샀을까? 나도 핑크색이 어울리는 여자란걸 확인하고 싶어서? 모를일이다.
스와치 시계를 되게 좋아하면서도 이상하게 가지고 있는건 이거 하나 뿐이다. (더 있었던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남) 이것도 역시 여름이 되면 주구장창 착용하고 다녔고 요즘도 종종 차고 다닌다. 내가 좋아하는 파란
색이 들어가 있어서 두번 고민할것도 없이 샀던 기억이 난다.
예전에 사귀던 남자친구에게 선물로 받은 시계. 시계줄이 검은색과 갈색 그리고 회색 (귀찮아 안찍었다.) 이
렇게 3가지가 딸려 오는데 옷에따라 코디하기가 좋아서 자주 이용한다. 거기다 시계가 납작하니 얇아서 별
로 부담스럽지도 않다. 내 손목에 가장 편한 시계다. (참고로 여자 정혜에서 김지수가 저 시계를 차고 나왔었
는데 그때 겁나게 반가웠었다.)
후배에게 선물로 받은 시계. 늘 아르바이트 자리를 연결해 줬더니만 어느날 저렇게 시계를 사 가지고 왔다.
그다지 내 취향은 아니지만 손목에 하고 있으면 나름 어울린다. 보석박힌 시계는 금방 유행이 끝날줄 알았는
데 의외로 질기게 버텨서 놀라고 있는 중.
이건 친구에게 받은 시계. 친구가 있는 지방까지 몸소 찾아가서 만나줬더니 고맙다고 사줬다. (참 이상하면
서도 매우 바람직한 성격이다.) 한때 너무너무 좋아해서 이것만 내리 차고 다닌적이 있었다. 지금도 가끔 하
고 다니는데 좀 무겁다.
회사를 관둘때 그 회사 건물에서 악세사리점을 하던 친구가 선물한 시계. 그다지 비싼건 아니지만 색이 예뻐
서 자주 애용한다. 역시 보석이 우다다 박힌 것으로, 그 유행이 식질 않고 있어 천만 다행이다.
이 외에도 정말 많은 시계가 내 손목을 거쳐 어디론가 사라졌다. 때론 동생년의 손아귀에 때론 친구년의 손아귀에 때론 쓰레기통 속으로... 나는 시계를 정말 좋아한다. 돈만 많다면 진짜 한가득 시계만 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