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제임스 설터 지음, 박상미 옮김 / 마음산책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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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네이버 오늘의 책을 통해 알게되었다.

매우 어려운 기예를 펼치는 서커스의 주인공처럼 인물들간의 시점을 아무렇지도 않게 

사뿐사뿐 넘나들며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로버트 레드포드는 이렇게 말한다. 

"그때 설터가 나에게 이런 말을 했어요. 

나뭇잎을 들어 올려 햇빛에 비추어 보면 잎맥이 보이는데, 

그는 다른 건 다 버리고 그 잎맥 같은 글을 쓰고 싶다고."


적나라한 퍼트리샤 하이스미스를 레이먼드 카버가 모서리를 다듬어 내어놓으면 제임스 설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아래에 몇몇 단편을 되돌아 본다.


1.포기.

부부는 서로의 생일에 상대에게 한가지를 하지 않기를, 포기하기를 요구할 수 있다.

책 속에서는 욕실 세면대의 물기 닦기, 컵을 들고 마실때 새끼손가락 펴지 않기 등이 나온다.


언젠가 나도 이런 유사한 시스템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데 당시 상대는 기겁을 했던 기억이 난다.

살다보면 사소한 건데 엄청 신경쓰이는 것이 있지 않은가?

치약 중간에 짜기, 소변 앉아서 누기 등등


2.귀고리.

이유는 몰라도 가장 재미있었던 단편.

남자란 그런 동물인가 싶다. 굉장한 여자와 잠을 자면 한껏 우쭐해지는 것이다. 


3.플라자 호텔.

초등학교때는 한 반에 가장 이쁘다는 생각이 드는 여학생이 있고는 했다. 공부도 잘하고.

고등학교때였나? 우연히 초등학교때의 그런 여학생을 마주쳤는데 망가진 몸매에 

너무나 당황해서 외면을 했던 기억이 난다.


4.알링턴 국립묘지.

그런거다. 

자신의 경력을 망치면서까지 사랑했는데도 배은망덕하게 자신을 버리고 가버리는 여자도 있는거다.

그런데도 그 여자가 무지하게 늘씬하고 이뻤으면 되는거다. 

그렇게 좋았던 기억 한 조각 남겨줬으면 되는 거다. 남자는 그걸로 만족하고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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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네치카 -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걸작선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지음, 박종소.최종술 옮김 / 비채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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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이동진의 빨간책방에서 독자들을 분류(?)한 것중에 

불필요해 보이는 묘사들을 힘들어하는 이들이 있음을 지적한 적이 있다. 

예를 들자면 길거리에서 여자를 만나는데, 길거리에 대한 묘사를 한 페이지가 넘게 써내려가는 것이다. 


나 자신이 이런 분류에 가깝다고 생각은 하며, 나름 이를 극복하고 나 자신을 확장해 나가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1.

류드밀라 울리츠카야는 어찌보면 불필요한(?) 묘사가 적은 작가라 할 수 있으며 덕분에 쉽고 즐겁게 읽혔다. 

이를 어떻게 분류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내게는 펄벅의 대지, 혹은 위화의 허삼관 매혈기와 같은 느낌의 소설이었다. 


2.

소네치카의 독서편력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 것일까 궁금하다. 

단순한 맥거핀으로 봐야 할지, 아니면 소네치카가 삶의 순간들을 버티고 이겨나가게 해주는 힘의 근원의 하나로 봐야 할지 모르겠다. 


3.

메데야와 그녀의 아이들. 이 역시 굳이 비교하자면 무라카미 하루키의 태엽감는 새의 느낌이었다. 

참 좋은데 앞으로도 읽을 거리가 많아서 더욱 즐거운 이야기들.

카잔차키스를 통해 그리스의 정서를 맛보는 것처럼 울리츠카야의 소설을 통해 또다른 러시아의 삶, 사람들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삶을 좀더 넓고 깊게 즐긴다고 할까? 


4.

스페이드의 여왕도 재미있게 읽었다. 

그런 한 편으로 같은 제목의 푸시킨의 스페이드의 여왕도 한 번 읽어보고 싶다. 


PS. 

러시아에서 아이들을 부르는 많은 애칭들을 알게 되었다. 

소냐의 애칭인 소네치카부터 알렉산드라의 산드로치카 등등. 

스페인어권에서도 니또를 붙여서 후안을 후아니또 등으로 부르는데 비슷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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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사용설명서 - 스토리텔링은 인간의 본능이다
황신웅 지음 / 멘토르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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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적으로 이야기하기에 유의미한 책. 홍길동 PM부분이 평소 생각과 겹쳐져 참 마음에 들었다. 실제 현장의 노하우들을 수시로 수집, 공유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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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7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영하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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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의 빨간 책방,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 두 팟캐스트를 통해서 위대한 개츠비와 인연을 맺은 다음 김영하를 통해서 위대한 개츠비에 또다시 도전하였다. 결론적으로 성공.
-김영하, 이동진, 김중혁, 허은실 모두 개츠비 읽기에 실패했던 과거가 있다는 이야기에 동지의식이 느껴지기도 했다. 

클럽에 살면서 처음으로 가서 제대로 놀 수 없다. 
노래방도 마찬가지다. 입장료는 얼마인지, 몇 시까지 노는지 전체 시스템을 이해한 사람이 충분히 즐길 수 있다. 공부로 치면 예습, 혹은 이후의 복습이 중요하다. 

팟캐스트 뿐 아니라 평론가나 독자의 서평, 작가의 다른 작품이나 해설서등도 마찬가지의 역할을 해줄 수 있겠다.
아무튼 팟캐스트 덕분에 친숙해진 개츠비와 한결 쉽게 어울릴 수 있었다. 
영화역시 보고싶다. 빨간 책방에서 언급한 디카프리오의 연기가 참 궁금하다. 

1.
김영하는 기존 번역에 느낀점을 바탕으로 새로이 번역하였다 하였으나 나는 닉과 개츠비의 대화가 참 어색했다. 나이는 비슷할 지 몰라도 엄청난 부의 차이가 있고, 단지 얼마간의 대화밖에 나누지 못한 것 치고는 지나치게 가까운 사이처럼 말을 놓은게 아닌가 싶다. 

2.
완벽하지 않음으로 완벽해짐에 대하여.


위대한 개츠비의 내용은 간단하다. (이하 스포일러)

가난한 남자가 부자 여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이루어지지 못하고, 

엄청난 부를 획득한 다음에 다시 여자를 얻기 직전까지 이르지만

다시 한 번 비극으로 끝을 맺고 만다. 


상투적 내용의 이 소설이 위대할 수 있었던 핵심은 우선 데이지에게 있다. 

데이지는 개츠비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는 여자라는 부분이다. 

그런 여자의 사랑을 얻는 것에 완벽주의에 가깝게 집착하는 개츠비의 모습.

잠시나마 뷰캐넌과 사랑에 빠졌다는 것 마저도 용납하지 못하는 개츠비는 자신의 완벽한 사랑에

일종의 확증편향을 가지고 있으며 심지어는 자신의 확증편향을 알면서도 사랑의 관성을 포기하지 않는다. 

마치 굴러 떨어질것을 알면서도 돌을 밀어올리는 시지프스와도 같은 것이다. 

김영하 버전으로 말하자면 "표적을 빗나간 화살들이 끝내 명중한 자리들" 이라는 지점에서 이 소설은 아름답다. 


2-1. 

이 소설과 반대의 위치로 보자면 신조협려의 양과와 소용녀가 떠오른다. 

소용녀가 너무나 완벽하기에 신조협려는 오히려 위대할 수는 없는게 아닐까? 


2-2.

이 소설과 같은 완벽하지 않음의 미학의 예로는 두 가지가 생각난다. 

1)원스 어펀 어 타임 인 아메리카 : 누들스는 데보라를 너무나 사랑하지만 동네의 "걸레"에게 욕정을 풀기도 하는 남자이고, 심지어는 순간의 격정에 몸을 맞겨 데보라를 강간하기까지 한다. 


2)현진건의 "그립은 흘긴 눈" 이라는 단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기생과 격정적 사랑의 극한에 이른 남자는 기생과 함께 죽기로 하고 함께 약을 먹는다. 하지만 결정적 순간에 너는 죽지 말라며 기생의 입을 열어 약을 뱉게 하려던 남자는 기생의 혀 밑에 숨긴 약을 발견하고 죽음의 순간에 기생을 흘겨본다. 기생은 세월이 흘러 그 남자의 흘긴 눈을 그립게 추억한다. 

위대한 개츠비의 깜찍한 한국버전이라 할 만하지 않은가? 기생처럼 개츠비의 데이지도 세월속에서 개츠비를 가끔씩 떠올리며 그리워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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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빤스 2013-09-08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디카프리오가 나오는 영화를 보고나니 데이지에 대한 평가를 너무 잔인하게 한것 같기도 하다.
 
고령화 가족
천명관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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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재미는 있다. 술술 넘어간다. 천명관이다. 2.두근두근 내인생도 그렇고 인물들이 말하는 방식이 실제 삶속의 누군가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작가들끼리 만나면 이런식으로 이야기나누겠지 싶은 말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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