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요람
커트 보네거트 지음, 박웅희 옮김 / 아이필드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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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살아가며 한번도 인류에 실망해보지 않은 사람이 어디있으랴.

2006년에 읽고서는, 시간과 사람들 뿐 아니라 나 자신에 의해서도 검증된 책을 읽고픈 욕심에 

커트 보네것을 다시 꺼내들었다. 그래도 구면이라 꼼꼼이 읽는데도 많이 힘들지는 않았다. 


해학이 넘치는 보코논교라거나, 보코논이 타고온 보트라거나 빈틈없이 아귀가 맞아지는 

버릴데 없는 복선들을 마주하며 커트 보네것에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이 든다. 

영화화되어도 좋겠다 싶었는데 이미 영화가 있기는 한 모양. 또 다른 인연으로 영화도 보고싶다. 


커트 보네것의 작품세계는 우매하고 어리석은 인류에 대해 실망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번에 읽으며 뽑아낸 밑줄은 세 개인데 그 중 맨 위를 제외한 아래 두 개는 바로 그러한

실망감을 단적으로 이야기한다. 특히나 마지막 민턴 대사의 연설은 그야말로 작가가 하고픈 

이야기를 여과없이 쏟아낸 것이다 싶다. 


밑줄1. 술기운을 빌린 애정어린 조언이라 자기기만하며, 사실은 상대를 낮잡아보았던 나의 

마음을 들킨 것 같았다. 

"크로스비는 거나하게 취해서 애정을 갖고 말하기만 하면 솔직히 말해도 된다는 술꾼의 환상에 빠졌다."

Page 122.


밑줄2. 인류는 기대할 것이 없는 놈들이다.

그때 전날 밤 전권을 읽은 보코논서 제14권이 생각났다. 제14권의 제목은 이랬다. 

"지난 백만 년의 경험에 비추어, 사려 깊은 사람은 지구상의 인류에게 무엇을 희망할 수 있을까?"

제14권을 읽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낱말 하나와 온점 하나가 점부였으니까. 

바로 이 말이다. 

'무(無).'

Page 226.


밑줄3. 커트 보네것이 하고팠던 말.

민턴대사는 산로렌조 공화국의 순국병사들을 추모하는 연설에서 이렇게 말한다.



Page 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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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방법 - 히라노 게이치로의 슬로 리딩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김효순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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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속독법에 대한 비판에서 출발하여 천천히 읽기를 주장하는 책. 

본인의 경험과 생각을 풀어낸 것인데 물론 의미있는 부분이 있기는 했지만

과연 이걸 책으로까지 내어야 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은 있음. 

에세이나 잡지의 한 귀퉁이로 충분한 것 아닐까? 


이렇게 천천히 음미하고 생각하며 읽는 것에 대한 이야기는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는 책에서도 만난 듯 하다. 


의외의 부분은 음독이나 베껴쓰기를 하지 말라는 것인데 

이건 정답이라기 보다는 히라노 게이치로라는 개인의 특성이 아닐까 싶다. 

이런 방식이 잘 맞는 사람과 아닌 사람이 있는게 아닐까? 


독서를 즐기시는 분이시라면 일종의 메타 독서(?), 독서에 대한 글을 독서하는, 

쉬어가는 시간으로서 나쁠 건 없다고 본다. 


논어에 "절문이근사"라는 말이 나온다. 

절실히 묻고 가까운데서부터 생각하라는 것이다. 주자의 근사록이라는 책은 여기에서 제목을 따왔다.

책을 읽음에 있어 권수를 채우려는 마음을 누르고 하나하나의 의미를 새기고 

질문하고 생각하는 독서가 필요하다. 


때로 나의 노년이 기다려지곤 한다. 

읽어간 책들은 재독하고 삼독하게 될 그 시간들이 기다려지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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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와 영토
미셸 우엘벡 지음, 장소미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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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생각.


프랑스의 영화나 소설을 대하면 느끼게 되는 그 무엇이 있다. 

한국에서라면 어딘가 생뚱맞고 어줍잖고 어색할 수 있는 고차원의 깊숙한 이야기를

누구나 자연스럽게 이야기 나눈다고나 할까? 


책을 덮은 지금 내가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는지 아닌지 모르겠다. 

작가가 무슨 말을 하고픈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재미가 끝까지 읽게 만든 것인지, 미셀 우엘벡이라는 독특한 이름과 나름의 명성이 

끈기를 보태어준것인지도 모르겠다. 

유명한 "소립자"를 읽을지도 모르겠다. 


마음같아서는 시간과 공간의 방에서 미셀 우엘벡의 작품과 그와 관련한 책들을 

왕창 쌓아두고 질리도록 읽고나서 평가(라고 감히 쓰게 된다)를 하고 싶지만

유한한 시간이라는 핑계를 대면서 다른 책으로 넘어가게 된다. 



딴생각.


나름대로는 정치, 경제, 경영, 심리, 철학, 문학을 다양하게 마음가는데로 읽는다 생각하지만

결국 30년 뒤 사람들이 나를 포함한 이 시대 사람들을 돌아본다면 결국은 부처님 손바닥이 아닐까? 


빅토리아 시대쯤 되는 배경의 소설을 읽다보면 그 시대 유행했던 책을 "교양"을 쌓는다는 명목으로

손에 들고 읽는 장면들이 종종 나오는데 결국은 우리도 그런 "틀"속에 갇힌 책읽기를 하는 것에 

불과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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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은 석기시대 - 진화의학이 밝히는 질병의 이유들
데트레프 간텐 외 지음, 조경수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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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0.

우리 몸은 석기시대 - 제목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도서관에서 들춰보다 대출하여 읽기 시작했습니다. 

석기시대의 식단을 유지하면 다이어트 성공한다는 내용일것 같은 제목과는 다른 내용

흥미진진한 내용들로 가득하며 집에 두고 읽고싶을 정도. 

마지막에 집중력이 떨어져서 별 하나를 빼서 별 네 개를 줍니다.


1.

46억년 전 지구의 형성

35억년 전 생명의 탄생으로 부터 지금의 인류까지의 진화

20만년 전 인간의 등장

1만년 전 농경의 시작

*위 연도는 책이 아닌 인터넷 검색으로 대략적인 연도를 적은 것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인간의 탄생이후 최근의 2천년은 엄청난 변화의 시기로 볼 수 있겠습니다. 

다시 말한다면 우리의 몸은 그다지 큰 변화가 없었던 수 만~ 십 수 만년을 여유있게 

진화하고 적응하며 보내다가 엄청난 변화에 직면한 것입니다. 


2.

이 책의 제목이 말하는 것은 이렇게 현대에 적응, 진화하지 못한, 석기시대에 

최적화된 우리의 몸을 이해하자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더욱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이구요.


3.

이 책은 재미있는 사례들로 가득합니다. 

제가 이런 쪽의 이야기들을 좋아하는 편인데도 새롭고 신기한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몇 가지 소개드려 봅니다. (기억을 더듬는 것이기에 세부적으로 틀릴 수 있겠습니다.)


사자를 만나면 눈, 콧구멍, 입이 커집니다. 많이 보고 들어 대처하려는 겁니다.

시체를 마주치면 눈살을 찌푸리고 코를 찡그리게 됩니다. 병원체에 대한 경계입니다.


제가 혼자 질문하고 답을 내었던 이야기가 책 속에 나와서 반가웠습니다. 

모기는 왜 물면 안가렵게 진화하지 않았을까 하는 우문에는, 인간이 가렵게 느끼도록

진화한 것이라는 현답이 있습니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염에서 위암까지를 일으킵니다. 하지만 이를 박멸하면 식도암 위험이 

높아집니다. 균이 위산을 적절히 중화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균이 우리 몸의 면역체계와 "쇼부"를 보는 셈입니다. 이런 기능을 해줄테니 봐줘라?


미토콘드리아는 우리 몸에 있는 독자 생물(?)이면서도 유전까지 됩니다. 우리 몸이나 다름없습니다.

이런 특수한 공생을 포함하여 어머니의 자궁이나 모유수유중의 유방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유전(?)되는 미생물들도 매우 많습니다. 


입덧은 매우 소중한 것입니다. 태아가 가장 예민한 시기에 방어적으로 식물성, 세균성 독소로

부터 태아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인 것입니다. 식물은 먹히는 위험에 대비한 독소를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독소는 먹는 놈의 태아를 기형으로 만들어버립니다. 최대한의 복수인 셈입니다.

동물을 먹으면 기생충의 위험이 있습니다. 

태아라는 이물질(?)에 면역반응이 없도록 임부의 면역체계도 약해져 있는 상황에서

입덧은 매우 중요합니다. 입덧이 없는 사람은 건강한 게 아니라 방어 시스템이 문제가 있는 

경우일 수 있습니다. 


인류는 5만 6천년전 기후등등 많은 이유로 전세계에 1000여명 밖에 남지 않았었다 합니다. 

이들로부터 현재 70억 이상의 모든 인류가 나온 겁니다. 생각보다 우리는 가깝습니다.

"그러므로 아이슬란드인과 오스트레일리아의 애버리진들이 서로 겨우 5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사는 두 침팬지 집단들보다 유전적인 면에서 차이가 적다는 사실에 놀라서는 안된다."(P149)


알레르기에 대한 재미있는 글도 있습니다. 

오히려 조금은 지저분한 곳에 사는 경우에 알레르기가 없다는 겁니다. 

벌레등등이 몸에 기생하기 시작하면 한 방에 대처가 불가능하다는 판단하에 

내버려 두게 되는 것인데 깨끗하게 살게 되면서 꽃가루 등등의 작은 반응에도 

민감하게 대처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위생이 좋아지며 얻은 많은 이득이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4.

마무리를 어떻게 해얄지 모르겠습니다. 

이 책속의 이야기들은 계속해서 연구되는 분야들이기에 언제든 뒤바뀔수도 있겠지만

현재의 시점에서 읽어두면 머리에 좋은 자극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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