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악당이 되기로 했다 - 결핍과 승부욕이 완성하는 악당의 철학
김헌식 지음 / 한권의책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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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소설속 영화속 악당들의 기발한 활약상을 역설한 책이다. 그리고 그속에 우리가 미처 깨닭지 못한 나름 진지한 철학과 존재의 당위성을 이야기한다. 작가의 문학,영화등 작품속 악당,영웅담을 인용한부분은 그 광범위하고 해박함에 감탄을 하게 된다. 

 

우리사회는 너무 많은 주인공과 영웅들의 존재한다. 그들의 영웅담은 너무 뻔하다. 아니 결말에 대한 궁금증 조차 식상하다. 가끔 영화나 소설속 주인공보다는 악당이나 주인공을 서포터하는 인물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경우가 있다. 작가는 바로 이들에 대한 존재이유와 영웅 못지않은 이들의 중요성에 대하여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배트맨, 스파이더맨, 엑스맨, 아이언맨등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영웅들이다. 그에 못지않게 평생을 웃어야하는 조커, 스파이더맨인 파커의 주변 교수,박사들, 지구를 정복하려는 외계인들 그리고 이런 저런 파멸자등 가끔은 허술해 보여 실수를 하거나 웃기기도 하지만 극악무도함을 보이는 악당들이다. 모두 주인공 못지 않게 머릿속에 또렷이 기억하고 있을것이다. 영웅이 있게 하는 그들이다. 악당일지라도 우리의 일부분이기도 한 그들이다. 

성공한 사업가, 군주나 정치인들, 그리고 문화적 혁명가들 모두가 악당의 일면을 갖고 있고 이름이 알려진 이유에 대한 흥미로운 증거를 보여준다.

 

너무도 선하고 올바름을 추구하는 사회에 줄맞춰 행진하고 있는 우리일지 모른다. 그것이 옮고 그르다는 판단도 하지 못한채 말이다. 깨어있는 악당이 되어 다른방향을 제시해 보는것이 어떨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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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비밀정원 - 숲 속 오솔길에서 열네 살 소녀를 만나다
신순화.김미조 지음 / 나비장책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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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에 새로운 인생을 살게된 작가의 어머니 블로그 이야기이다. 비록 당시 상황으로 인해 학교를 제대로 마치지 못한 어머니의 새로운 학창시절과 소소한 우리네 어머니의 일상이 블로그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내용이다. 새침하고 엉뚱한 여학생이자 여느 시골 어머니의 유쾌한 이야기이다. 어머니에 대한 작가의 사랑과 어머니의 재치있는 필력이 돋보인다.

노란 봄꽃을 연상시키는 책처럼 따뜻한 내용을 담고 있어 장을 넘길때마다 봄꽃향기와  온기가 느껴진다.

누군가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엿볼수 있다는 재미도 제법 쏠쏠하다.

 

현대를 살아가는 노년의 어머니들은 희생이 당연시되는 시대를 살아오셨다. 무엇 하나 본인 의지대로 할수 있는것이 너무 제한적이었을 것이고 모두가 그러했을 것이다. 자식이라는 혹덩어리도 그중 하나일것이다. 그러기에 나를 비롯 모두가 죄를 짓고 있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블로그속의 어머니는 그런 우리의 어머니이다. 너무 아련하다.

 

이미 인터넷 공간에는 수많은 블로그가 존재하고 블로거들이 활동하며 이들은 많은 영향력을 발휘하는 세력이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순수함 보다는 목적과 특정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성격의 블로그가 홍수를 이루고 있는 실정이다. 보다 인간적이고 사람냄새나는 나만의 비밀정원을 만들어 보는것도 나만의 생각이 아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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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딩의 여덟째 날
리루이 지음, 배도임 옮김 / 도서출판 삼화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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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근대화를 겪으면서 외세로 부터의 갈등을 그린 대하소설이다. 카톨릭이라는 외세가 토속종교와 피를 뿌리며 충돌한다. 그 속에서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고 끊임없이 사건을 만든다.  

표지에 그려진 가녀린 여인의 모습이 힘겨운 내용전개를 암시한다.

보수적 성향의 리루이 작가의 중국풍 색채가 강하게 풍긴다. 그러면서도 소설속 외세와의 타협과 같은 합의점을 찾아간다.

 

이탈리아에서 신부 두명이 십자가를 들고 중국의 한 시골마을을 찾는다. 그리고 그들 방식으로 바꾸려고 한다. 총,칼을 들지 않았지만 이는 분명 외세의 침략이다.

비록 그들처럼 풍족하진 못해도 합리적인 생활이 아닐지라도 자신들만의 양식이 있고 신앙이 있고 종교가 있을것이다. 이를 약점과 힘으로 강요되어 진다면 이는 분명 침략이다.

힘있는자들이 승리하는 자연적 법칙은 무시할수 없지만 그 저항은 만만치 않다. 합의은 없다. 한쪽이 피를 흘리고 사라져도 끝날것 같지 않은 싸움이다. 어찌보면 현재까지도 마침표를 찍지 못한 싸움일것이다.

 

우리에게도 비슷한 아픔이 있다 프랑스신부의 죽음과 그에 따른 침략 그리고 약탈, 불합리한 조약.

진보, 변화는 청사진이 아니다. 그 이면엔 아픔이 있고 상처가 남는다. 한쪽으로 치우치는 무조건적인 맹신은 끝임없는 갈등만 조장한다. 소설속 장마딩처럼 자신의 위치에서 옳고 그름을 판단할수 있는 현명함이 필요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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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먼 길
캐런 매퀘스천 지음, 이순영 옮김 / 문예출판사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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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지, 마니,리타,린번 네명의 아름다운 힐링이야기를 담은 페미니즘 성격의 로드무비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이라는 아픔을 간직하고 치유프로그램에서 만난 그들이 뜻하지 않은 여정을 시작하고 그속에서 스스로 혹은 서로를 치유해 나간다는 따뜻한 이야기이다. 가방을 들고 길위에 선 여인의 뒷모습이 그려져 있는 표지그림속에서 멀고 험난한 그들의 여정이 머리속에 그려지는듯 하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은 너무도 아픈 기억일 것이다.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나로서는 어떻게 그 아픔을 이겨낼수 있을지 조금은 두려워지는게 사실이다. 비록 뜻하지 않게 여행을 시작하게 되지만 그들의 결코 쉽지 않아 보이는 여정에 박수를 보내게 된다.

 

여행의 목적에는 여러가지가 있을것이다. 아픔을 치유할수 있다는 혹은 그 방법을 찾을수 있다는 기대를 안고 시작하게 된 여행이지만 그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누구도 모른다. 그 불확실성이 여행의 또다른 묘미가 아닐까 생각된다. 또한 누구와 함께 동행하냐도 무척 중요해 보인다.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 속에서 믿고 기대고 의지한다. 비록 힘들걸 알면서도  우리는 그들과 여행을 떠나게 된다.

 

아직 우리사회는 보이지 않는 성차별이 존재한다. 아무리 부정을 해봐도 여전히 여성은 약자다. 이러한 불평등한 사회에서 여성지도자가  탄생했다. 모든것이 한순간에 바뀌지는 않을것이다. 불평등한 사회는 불균형,불신,불만등 행복한 사회를 무너뜨리는 암적인 존재라고 생각한다. 이와 같은 결과로 재지,마니,리타,린번과 같은 상처가 우리에게도 생겨날 것이다. 이젠 그들을 보듬어 주고 치유해줘야할 일이 새로운 지도자와 우리의 몫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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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어느 혼혈아의 마지막 하루
양성관 지음 / 글과생각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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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혼열아의 마지막 하루' 제목에서 말하듯 한 혼혈아의 마지막 하루가 된 눈물겹고 안타까운 사연을 그린 책이다. 

표지에 연필로 그려진듯 보이는 인물화를 바라보는 한 남자의 뒷모습이 인상적이다.

우리땅에서 낳고 자란 한 혼혈아의 시선, 그 친구를 대변해주는 이 시대의 한 변호사의 시선, 조금은 독특한 시선을 가진 정신과 의사, 그리고 우리말을 잘하고 조금 다른 모습을 한 혼혈아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내용을 이끈다.

 

의학도인 작가의 등장인물에 대한  과거의 회상과 현재의 심리상태를 해부하듯 묘사하는 전개가 흥미롭다. 앞으로 생겨날수 있는 우리의 아픈 상처를 거침없이 표현하고 있다. 시선[視線]은 사뭇 무서운 무기가 된다. 대상자의 가슴에 상처를 가하고 아픔을 가한다. 집필을 하면서 적지않게 괴로워 했을듯 보인다. 

 

혼혈아 배남이는 분명 이시대의 깊은 상처다. 도려내기에는 너무 아프고, 치유하기에는 너무 오랜시일이 걸릴듯 하다. 올바르지 않은 가치과, 왜곡된 민족주의, 그에따른 자존심등 우리의 머리와 마음속에 그들을 향해 적개심을 드러낸채 무기를 겨누고 있는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주위를 둘러보면 다문화 가정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다. 어느새 이들에 대하여 쏟아지고 있는 각종 정책이 옳다, 그르다는 이분법적 논리를 적용하기 시작했고 나름 논리있는 주장으로 계속해서 선을 긋고 있다. 그 경계선이 노골적이여서 반색을 표명하는 너무도 불편한 진실들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많은이들은 분명 여느 사회문제점들과는 확연히 다른 복잡한 심경으로 이 문제를 바라보고 있을것이다. 안타까움으로 마지막 책장을 넘기는 심정은 나만 드는건 아닐것이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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