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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갠날이면 구름이 그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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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4-07-31 0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우연이 저도 오늘 글을 쓰면서 하늘은 루브르 박물관 벽이고 구름은 벽에 걸린 그림 같다고 했는데... 구름과 그림'이 구조상 비슷하잖아요. 그래서 연상된 느낌이었습니다.

풀무 2014-07-31 19:09   좋아요 0 | URL
그죠~ 요즘 하늘을 보다 보면 어릴 적 즐겨 부르던 동요가 절로 흥얼거려집니다.

저 멀리 하늘에 구름이 간다
외양간 송아지 음매음매 울적에
어머니 얼굴을 그리며 간다
고향을 부르면서 구름은 간다 ...

그나저나 오늘은 집 나설 때, 귀가 때 모두 소나기로 망신창이가 됐음요. 흑.
 
괴짜 경제학 (개정증보판) - 상식과 통념을 깨는 천재 경제학자의 세상 읽기 Economic Discovery 시리즈 4
스티븐 레빗 외 지음, 안진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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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학이 우리가 원하는 이상적인 세상을 대표한다면 경제학은 실제로 존재하는 현실적인 세상을 의미한다.  - 본문 30쪽 -  

자극적인 제목의 이 책을 굳이 요약하자면, 통계 자료를 통해 주류 미시경제학적 마인드로 바라본 세상 이야기가 될 것이다. 상식과 사회 통념의 표층을 벗겨내고 실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들여다본다는 점에서 다루는 주제가 통상적인 주류경제학보다는 사회학(Sociology)에 가깝기도 하다.

 

경제학 서적이란 모름지기 산업, 금융, 정책 등을 다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이런 류의 책을 통해서 개론 수준에서나마 경제학을 훑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엉뚱한 내용의 시덥지 않은 책으로 여겨질 가능성이 많으니 읽지 않는게 좋겠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충실한 주류경제 서적이 아니다. 다만, 책의 논지를 이끌어 감에 있어서 계량경제(Econometrics)적 방법론만은 전천후로 활용하고 있다. 사회 현상의 이면에 숨겨진 진정한 동인이 바로 거래 인센티브라는 경제학적 관점으로 각 장에서 풍부하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분석, 재해석하며 다음의 내용들을 고찰하고 있다.

 

1장 - 이기심과 인센티브의 다층적 작용으로 인한 미국 교사들의 자발적인 시험 점수 조작과 스모선수들의 승부 조작 현상

 

2장 - 부동산 중개업자 등 전문가들과 KKK단은 폐쇄적인 정보 비대칭성을 활용하여 공포를 조장함으로써 힘을 행사한다는 점(영화계의 선동꾼 마이클 무어 감독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3장 - 마약 범죄 조직과 맥도날드 등 기업들의 토너먼트식 조직생태와 왜곡된 임금구조는 놀랄만큼 유사하며 그 이면에 다양한 인센티브 역학이 작용한다는 점

 

4장 - 90년대 획기적인 미국 범죄율 감소의 진정한 원인은 전문가들이 제시한 치안정책 혁신이나 경제호황 등이 아니라 20년 전부터 시행된 낙태허용법안이라는 점

 

5장 - 자녀 양육 기술의 중요성은 과대평가되고 있으며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사람들이 부모로서 무엇을 하는가 보다 정작 부모들이 어떤 사람인가 하는 점이 실제 아이들의 장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는 점

 

6장 - 흑인문화는 인종불평등의 원인이라기보다 결과에 가까우며 인기있는 이름 유행이 사회·경제적 지위라는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 부모들의 바램이 투영된 형태로 생성과 소멸을 거듭하며 순환되지만 정작 이름 자체와 아이들의 성공 여부는 관계 없다는 점

 

역시 경제학은 우울한 학문(dismal science)이 맞구나 하면서 불쾌감을 자아내는 명제들도 있을 수 있으나 저자에 따르면 '고상한 이상 세계를 반영하고 주입하는 철학적, 윤리학적 가치관에 중독된 편견'이 거부감의 원인일 수 있다. 현실 세계를 반영하는 경제학적 마인드로 재음미해 볼 가치가 있는, 우리 주변 도처에 산재한 주제들이라는 것에 동의한다. 현상 이면의 본질을 살피는 통찰력으로 도발적이지만 적절한 관점을 이끌어 내고,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추출한 후 통계 분석을 통해 통념을 뒤집는 객관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론에 이 책의 진정한 의의와 재미가 있지 않나 싶다.
 
개인적으로 이 책이 걸출한 저작이라고 여기진 않지만, 스티븐 래빗처럼 경제학적 사고의 범위를 넓히고 수학에 매몰되지 않으면서 다른 사회과학 분야와 접목시키는 시도를 주저하지 않는 학자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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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4-07-29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알라딘 최초의 리뷰인가요 ? 감동의 눈물이...

풀무 2014-07-29 17:09   좋아요 0 | URL
곰발님을 감복시키다니 저도 기쁘지만 예전에 써둔 리뷰 옮긴 것입니다. 흑흑.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9 18:08   좋아요 0 | URL
흑흑흑....
 
해석에 반대한다 이후 오퍼스 7
수잔 손택 지음, 이민아 옮김 / 이후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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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권의 책을 더 구비하기로 결정했다. 어제 들른 도서관에선 신간 한 권 미입고에 인문, 과학 서적 세 권은 모두 대출 중이었다. 오프라인에서 실물 확인을 거쳐 인터넷 주문을 넣는지라 오늘은 귀가 중 가까운 반디 앤 루니스에 들렀으나 수전 손택의 [해석에 반대한다 (Aginst Interpretation and Other Essays)]를 제외하곤 진열수량, 재고수량 모두 '0'이다. 아무래도 주말에 나들이 겸 광화문 교보로 나서야겠다.

 

[해석에 반대한다] 속 글들이 예상 밖으로 눈에 착착 감겨들어 다행이다. 책 제목은, 표면적인 내용의 파편들을 일련의 단위체 혹은 요소로서 뽑아 임의로 배열하면서 예술의 텍스트를 바꾸고 한정짓는 해석에 반대한다는 의미다. 예컨대 내가 예전 포스팅에서 저지른, 데이빗 린치의 [이레이저 헤드]를 '황량한 산업사회와 인간 내면의 암울한 지옥'으로 안이하게 치환시켜버린 따위의. 혹은 타르코프스키의 영화들을 플라톤주의와 러시아 정교의 틀에 주저앉히는 부류의. 초벌독서 후 내가 뽑아낸 책 속 키워드는, 사물의 반짝임을 그 자체 안에서 있는 그대로 체험하는 '투명성'. 그리고, 해석의 충동에서 우리를 해방시키는 순수하고 관능적인 '직접성'이다. 두꺼운 책의 중간에 마침 로베르 브레송과 장 뤽 고다르 감독에 대한 얘기가 있어 그곳을 기점 삼아 상세히 읽어갈 예정이다. 수전 손택은 장 뤽 고다르를 '사상을 진지하게 다루기 위해서는 사상을 표현할 새로운 영화 언어를 창조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제대로 파악한 최초의 감독'이라 평하고 있다.

 

 

그녀의 생을 살다

 

젊고

예쁜

파리의

여점원이

몸은

팔았으되

어떻게

자신의

영혼을

지키면서

허울의

세계를

살았는가를

이야기하는

한 편의

영화

가능한

모든

심오한

인간적

감정을

체험하게

해주는 영화

장-뤽

고다르가

만들고

안나 카리나가

연기한

연속

일화,

그녀의 생을

살다

 

 

책의 311쪽, 4장 중 '고다르의 그녀의 생을 살다' 챕터 부록을 옮겼다. [그녀의 생을 살다 (Vivre Sa Vie, 1962년)]가 파리에서 처음 개봉됐을 때 고다르 감독이 직접 작성한 광고문안이라 한다. 영화예술의 전방위에서 기존의 틀로는 접근 난해한 작품을 많이도 찍어낸 양반이 정작 자작의 변은 참 간결하고 쉽게도 풀어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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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4-07-19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캬.. 좋군요. 저도 수전 손택 항상 애장서 베스트 넘버1입니다.
마음에 들때까지 고치고 고치고 고치는 작가로 꽤 유명하죠. 손택 글 보면 곰삼은 듯한 느낌이 듭니다. 쉽게 말하지 않고 쉽게 쓰지 않는... 그런 사유, 참. 좋습니다.

풀무 2014-07-19 23:41   좋아요 0 | URL
언제 곰곰발님 공간에 수전 손택 다른 책도 좀 소개해 주세요. 몇 권 더 접해보고 싶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3 10:12   좋아요 0 | URL
저도 소개하고 싶은데 수잔 책 전부 옛 애인 읽어보라고 줬습니다. 옛 여친이 순탁을 좋아했거든요..... 자료 없이 쓰려니 부담이... ㅋㅋㅋㅋㅋ

풀무 2014-07-23 13:50   좋아요 0 | URL
그러고 보면 여성들이 더 반할만 한 지식인 같기도 합니다. 음. 여튼 순탁 여사 책은 나중에라도 몇 권 더 읽어야겠어요.
 

 

모든 지식과 가치와 신념들이 입 밖으로 나와 상대에게 향해질 땐 이미 본질을 잃는 경우가 많다. 지속성을 획득하며 고도로 조직화되어 있더라도 외부와 접촉할 땐 입장과 태도로 화(化)하기 때문이다. 즉물적, 즉흥적 반응을 절제하며 거르고 추스려 합치되지 못할 때 타인에겐 가시가, 자신에겐 독이 된다. 괴리가 클수록 재승덕(才勝德)하기 십상이니 그 폭을 최소로 함이 참됨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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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라리스 (2Disc)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감독, 니콜라이 그린코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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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부질없다. 우리에게 우주 정복의 야망 따윈 없다. 지구의 영역을 우주로 확대할 뿐이다. 더 이상의 세계는 필요 없다. 자신을 비춰볼 거울이 필요할 뿐이다. 인간에겐 인간이 필요할 뿐이다.  - 영화 [솔라리스 (1972)] 중 스나우트 박사의 대사 -

 

바다에서 발생하는 생체 전류가 인간의 두뇌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진 혹성 솔라리스로 심리학자 크리스 켈빈(도나타스 바니오니스)이 파견된다. 솔라리스의 우주 정거장에서 십 년 전 자신의 냉정함과 무심함에 괴로워하며 자살한 아내 하리(나탈리아 본다르추크)를 대면하게 된 크리스는 소환된 기억의 고통에 노출된다.
 
솔라리스 혹성의 표면을 둘러싸고 있는 바다는 스스로 사고하며 대기권의 생물체로부터 잠재 의식을 받아들여 그 기억 속 존재를 물질화하는 하나의 유기체다. 솔라리스의 바다가 형상화해낸 하리의 모사체는 인간으로서의 존재감을 토로하며 스스로의 정체성을 고뇌하는 실체로 묘사된다. 그녀는 단순한 모사체가 아닌, 크리스 자신의 기억과 자의식의 투영이며 죄책감과 양심의 일부이다.


회피와 연민을 넘어 무의식 속 자아까지 대면하고 직시하며 성찰하는 장(場) 솔라리스에서 그들 부부는 진정한 화해에 이른다. 그것은 개인적 차원에서 크리스 자신 내면과의 화해이다. 그리고 솔라리스의 생각하는 바다가 끊임 없이 복제해 보내오던 하리는 더 이상 오지 않는다.
 
스웨덴의 거장 잉그마르 베르히만은 타르코프스키의 영화에 대해 '거울로 가득한 미로에서 어떤 길로 들어설지 모른 채 무수히 많은 열쇠를 들고 문 앞에 서있는 듯한 체험'이라 했다. 아마도 어느 길로 들어서든 자아 성찰과 심오한 철학적 명상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솔라리스]는 결코 SF라는 장르 안에 가둘 수 없는 영화다. 인간에게 있어서의 사랑과 기억, 존재 본질과 심연을 사색하는 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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