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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절에 버리러 ㅣ 트리플 17
이서수 지음 / 자음과모음 / 2023년 4월
평점 :

황산벌청년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작가 이서수의 첫 번째 소설집
자음과모음 트리플 시리즈 열일곱 번째 『엄마를 절에 버리러』
<엄마를 절에 버리러>, <암 늑대 김수련의 사랑>, <있잖아요 비밀이에요> 3편의 단편과 에세이 <무지개떡처럼>가 실려 있다.
3편의 단편 모두 엄마와 딸의 이야기이다. 화가 나면 늑대로 변하는 여자의 이야기를 쓰고 있는 엄마, 그 이야기를 읽고 엄마에게 더 써보라하는 딸의 이야기 <암 늑대 김수련의 사랑>, 자가 격리를 위해 모텔로 가있는 엄마와 딸의 이야기 <있잖아요 비밀이에요> 그리고 출가를 결심한 엄마와 절에 가는 여정을 담은 표제작 <엄마를 절에 버리러>
세 단편 중에서 표제작인 <엄마를 절에 버리러>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아버지 곁에 종일 붙어 있어야 하는 엄마. 그런 엄마와 아버지를 부양하기 위해 쉼 없이 일해야 하는 나. 우리는 서로의 사정을 모른 척하고 싶어서 마주 앉아 밥을 먹을 때마다 아버지가 집에 없는 것처럼 행동했다. (…) 엄마가 옥수수를 삶다가 내게 고통 없이 죽을 수 있는 방법을 물었을 때, 나는 딱딱한 목소리로 되물었다. 이제 와서 엄마 혼자 죽으면 내가 돈도 벌면서 아버지 간호도 해야 하는데 나보고 어쩌라는 거냐고. 이 집에선 누구도 도망쳐선 안 되었다. (p.12~13)
길지 않은 단편이지만 이야기 속 집의 분위기는 굉장히 숨막혔다. 아픈 아빠, 아픈 아빠를 돌봐야하는 엄마, 그런 부모를 부양해야하는 딸....... 지친 엄마가 남편을 향해 그만 죽으라는 담담한 말, 그런 엄마를 말리지 못하는 딸.. 서로가 지쳐보일 때마다 설탕을 한 숟갈씩 먹는 두 사람.... 아빠이자 남편이 죽고 장례식장에서 만난 엄마의 친구들.. 엄마는 친구들에게 말한다.
얘들아, 나 절에 들어갈 거야. (p.18)
요즘엔 절에서도 돈 있는 사람을 반긴다며 말리지만 시대가 변했으니 절도 달라졌을거라며 절에 들어가 살거라 한다. 서로 신경쓰지말고 따로 살자는 엄마의 말에 결국 딸은 이런 엄마를 버리러... 절에 같이 가는데... 정말 뭐 물건 버리듯 버리러 가는 게 아니다. 딸의 입장에서 그렇다라는 마음이 담긴 표현일 뿐... 뭐 이러저러한 이유로 절에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모녀의 모습.. 엄마의 한 마디가 콕 박혀버렸다.
소원아, 너는 가족이 무섭지? (p.42)
무섭다-라는 말에 정말 많은 마음들을 포함하고 있지 않나 싶다. 그 마음 중에서도 무조건적인 당연함의 '부양'과 '책임'이 가장 크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내적으로 냅타 큰 대답을 내뱉었네... 정말 무섭워엌!!! ㅋ 참 마음이 많이 복잡하고 불편한 딸의 마음에 조금은 공감되는 단편소설이었다.
경제적으로 너무 어렵거나 나이때문에 일자리 구하기 어렵고, 건강이 좋지 않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노년의 부모.. 그런 부모 곁의 딸... 대체적으로 현실감있는 이야기였다. 생각해보니 건강하시고 경제적인 능력이 있는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생각이...
트리플 시리즈 중에 유난히 마음이 크게 움직였던 <엄마를 절에 버리러> .. 20대부터 세상의 모든 딸들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는 딸들도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 단편 소설을 찾는다면 추천! :D
■ 책 속 문장 Pick
내가 이 모든 걸 받아들여야 하는 게 당연한 거래. 청약 적금까지 해약하고, 집도 없이, 노후 대비도 전혀 하지 못하고 하루하루 같아야 할 돈만 생각하며 기계처럼 일하는 게 당연한 거래. 아무도 우리를 몰라. 아무도 우리를 알려고 하지 않아. 아무도 우리의 삶이 당연하지 않은 거라고 말해주지 않아. 이건 오로지 우리가 감당해야 할 일인 거야. p.27 _ <엄마를 절에 버리러>
너는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살아. 뭐라고 할 사람 없으니까 그렇게 살아. p.81 _ <암 늑대 김수련의 사랑>
마음 한편으론 나는 절대로 엄마처럼 후회하며 살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다. 어떤 선택을 하든 열심히 그것을 하고, 후회는 절대로 하지 않는 것으로 말이다. 그러나 살아보면 안다. 후회가 자꾸만 고개를 쳐드는 순간이 있다는 것을. p.146 _ <무지개떡처럼>
'가족'이야기, 불편하고 불행한 가족들의 이야기.. 그 안의 엄마와 딸의 이야기..
나도 다시 가족으로 만난다면 돈이 많은, 정말 능력도 있고 돈이 정말 많은 가족으로 만나고 싶다. 그렇다고 우리집이 못살고 없다는 게 아니라.. 그냥 태어났는데 완벽한 부자... 이런 거... 그렇다고 또 심적으로도 완벽한 가족일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들긴 하지만... ㅋ
그러나저러나 우리 엄마가 이제는 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약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잘 해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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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