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성냥을 켜다 (에디터D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narum</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Books.Movie.Pictures and Exhibition.</description><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Wed, 04 Nov 2026 09:52:59 +0900</lastBuildDate><image><title>에디터D</title><url>https://image.aladin.co.kr/Community/myface/pt_7994771444973820.jpg</url><link>https://blog.aladin.co.kr/narum</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에디터D</description></image><item><author>에디터D</author><category>독서리뷰</category><title>[마이리뷰] 눈 내리는 삼일포 - [눈 내리는 삼일포]</title><link>https://blog.aladin.co.kr/narum/17607668</link><pubDate>Sun, 01 Nov 2026 20:3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narum/1760766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92131770&TPaperId=1760766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72/78/coveroff/k89213177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92131770&TPaperId=1760766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눈 내리는 삼일포</a><br/>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10월<br/></td></tr></table><br/>김연수의 소설집 《눈 내리는 삼일포》를 읽었다. 표제작인 「눈 내리는 삼일포」도 좋았지만, 유독 오래 마음에 남은 작품은 파리외방선교회 사제가 조선에 들어와 상복을 입고 선교활동을 하며 사전을 만들어가는 짧은 이야기였다.<br><br>당시 선교사들이 상복을 입었던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상복을 입고 지나가는 사람에게는 말을 걸지 않는 것이 예의였고, 혹 말을 걸더라도 대답하지 않는다고 의심하거나 무례하게 여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머리색도 피부색도 다른 외국인 사제에게 상복은 실제 선교사들이 주고 받은 편지에 적혀 있던 것 처럼 “천사의 날개”와 같았을 것 같다.<br>하지만 이 작품이 마음에 깊이 와닿았던 것은 그런 역사적 사실을 섬세하게 재현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아들이 주님의 뜻이라며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나라로 떠난다고 했을 때, 부모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자식의 신념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차마 선뜻 보내줄 수 없었을 그 마음. 붙잡고 싶어도 붙잡을 수 없고, 만류하고 싶어도 끝내 그러지 못하는 부모의 애틋함이 짧은 대화 몇 마디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소설이라는 허구의 형식을 빌렸지만, 오히려 그 짧음이 부모의 마음을 더욱 절절하게 전해주었다.<br>그렇게 먼 이국땅, 그것도 박해와 죽음의 위험이 도사리는 곳까지 찾아온 사제에게 조선은 어떤 곳이었을까. 낯선 사람을 경계하기보다 새롭게 꽃이 피어난 것을 보며 함께 기뻐하려는 조선 사람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어쩌면 그런 소박한 마음이야말로 어떤 기록보다 더 사실적인 당시 조선의 모습이 아닐까 싶었다.<br><br>   ✦<br>          ✧<br>    ⋆<br>      <br>        ⁕<br>그 모습을 지켜보는데, 오는 길에 본 눈송이들이 떠오르더군요. 눈송이들은 자신들이 어디로 향하는지도 모른 채 때가 되면 기꺼이 낙하에 순종하지요. 그게 제가 가려는 사제의 길이라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용인에서 보낸 편지, 152쪽<br><br>⁕ <br>         ✧<br>  ⋆<br>✦<br><br>소설 속 인물이 아닌 실제 조선 땅까지 찾아온 사제분들이 남긴 것은 사랑, 그 자체가 아닐까. 아들을 떠나보내야 했던 부모의 마음에도, 낯선 이방인과 꽃이 피어난 기쁨을 함께 나누려 했던 조선 사람들의 마음에도 사랑이 있었다. 서로 다른 모습과 언어, 종교를 가졌지만 그 마음만큼은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주님의 뜻을 따르겠다는 아들의 선택을 끝내 받아들여야 했던 부모의 사랑, 그리고 자신들이 알지 못하는 세상에서 찾아온 낯선 이를 향한 조선 사람들의 순박한 마음. 어쩌면 사제가 전하려 했던 주님의 사랑은 그렇게 이미 그 땅에 살고 있던 사람들의 마음속에도 피어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김연수 #눈내리는삼일포 #소설 #이수지 @문학동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72/78/cover150/k89213177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1727813</link></image></item><item><author>에디터D</author><category>독서리뷰</category><title>인생은 쓰는 순간 다시 시작된다 - [인생은 쓰는 순간 다시 시작된다 - 지나온 시간을 선물로 바꾸는 기록의 힘]</title><link>https://blog.aladin.co.kr/narum/17599573</link><pubDate>Thu, 29 Oct 2026 02:3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narum/1759957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12131480&TPaperId=1759957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277/67/coveroff/k61213148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12131480&TPaperId=1759957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인생은 쓰는 순간 다시 시작된다 - 지나온 시간을 선물로 바꾸는 기록의 힘</a><br/>김현주 지음 / 미다스북스 / 2026년 10월<br/></td></tr></table><br/><br><br>일흔의 나이에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써 내려간 이 책은, 한 사람의 인생에 남은 선택과 상실, 그리고 뒤늦게 발견한 소중함에 관한 기록이다. 저자는 고등학교 시절 정해진 대입의 길에서 벗어나 공무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입시를 치르지 않겠다는 결정은 분명 스스로 내린 것이었지만, 그렇다고 뚜렷한 꿈이나 목표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결혼하고 자녀를 낳고 오랜 시간 직장생활을 이어 가는 동안 생활은 비교적 안정적이었지만, 마음 한편에는 늘 지금의 삶에서 벗어나 다른 무언가를 해 보고 싶은 갈망이 자리했다.&nbsp;<br>그때 문득 깨달았다. 엄마라는 이름은 늘 비껴가는 것이라는 것을, 한 박자 늦거나 빠르다는 것을, 사랑하는 마음과 달리 제때 당도하기 어렵다는 것을.(...)&nbsp;부모와 자식으로 만난 우리는 어쩜 그렇게 서로 어긋남 속에서, 아쉬워하고 서운해하며 각자의 몫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107쪽<br>아이를 키우면서도 퇴근 후 여러 가지를 배우며 새로운 가능성을 찾았지만, 어느 하나를 오래 붙들지는 못했다. 그러다 IMF로 명예퇴직을 하게 되었고, 저자는 이를 단순한 불행으로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오래 품어 온 바람을 따라 학원을 운영하고 카페 경영에도 도전했다. 다만 충분히 알아보지 않은 채 시작한 일은 사기로 이어졌고, 넉넉했던 경제적 형편은 한순간에 무너졌다. 모든 것을 잃은 경험은 고통스러웠겠지만, 동시에 무엇을 움켜쥐고 살아왔는지 돌아보게 했다. 저자는 비움의 삶에 눈을 돌리며 돈의 가치와 그것을 책임 있게 사용하는 일의 중요성을 새롭게 깨닫는다.<br>나이가 든다는 것은, 힘을 잃는 일이 아니라 사랑의 방향이 바뀌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돌봄을 받는 아이였던 내가, 오래도록 나를 사랑해 준 사람들에게 이제는 그 사랑을 돌려드려야 한다는 삶의 순리를 깨닫게 됩니다. 50-51쪽<br>저자의 성장 배경과 가족 이야기도 인상 깊다. 군인이었던 아버지의 잦은 이사로 어린 시절을 할머니 댁에서 보낸 저자는 시골의 자연과 꽃을 가까이하며 자랐다. 그 기억은 따뜻하게 남아 있지만, 형제들과 함께한 시간이 적었고 어머니와도 친밀한 관계를 쌓지 못했다. 이후 자신이 직장생활을 하며 딸을 키울 때도 충분히 함께하지 못했고, 딸은 대학에 들어간 뒤 교회활동에 몰두하다 결혼하면서 모녀가 각별한 시간을 쌓을 기회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일흔이 된 저자는 가까움이 반드시 자주 만나고 모든 것을 나누는 모습만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서로의 삶을 존중하고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적당한 거리를 지키는 것 또한 사랑의 한 방식이라는 깨달음이다.<br>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건 물질적 채움보다 마음의 넉넉함과 여유가 아닐까 합니다. 진정한 나를 만나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매 순간 감사함으로 살아가는 하루하루는 그 자체로 행복입니다. 265쪽<br>저자는 읽고 쓰는 과정을 통해 자신이 놓친 것과 소중히 여겨야 할 것을 발견했고, 그 끝에서 가족의 의미를 다시 확인한다. 지나온 시간을 글로 정리하는 일은 후회만을 되짚는 일이 아니라, 경험 속에 묻혀 있던 마음과 가치를 찾아내는 과정일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독자들에게도 자서전 쓰기를 권한다. 특별한 업적이 있어야만 기록할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평범한 하루와 선택, 상처와 기쁨을 문장으로 남기다 보면 자신도 몰랐던 삶의 의미가 드러날 수 있다. 이 책은 늦었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돌아보고 새롭게 배울 수 있으며, 비워 낸 자리에 비로소 무엇이 소중한지 보일 수 있음을 전한다.&nbsp;<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277/67/cover150/k61213148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2776783</link></image></item><item><author>에디터D</author><category>독서리뷰</category><title>[마이리뷰] 가호 - [가호]</title><link>https://blog.aladin.co.kr/narum/17592189</link><pubDate>Sun, 25 Oct 2026 19:0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narum/1759218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42131684&TPaperId=1759218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321/63/coveroff/k242131684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42131684&TPaperId=1759218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가호</a><br/>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10월<br/></td></tr></table><br/>🥹<br><br>드디어 다시 만난 내가 기다리고 좋아했던 #무라카미하루키 소설.<br><br>일러스트레이터 가호가 담당 편집자의 소개로 ’사하라‘를 만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자신을 못생겼다고 대놓고 말하면서 기분을 상하게 하는데 그렇게 티격태격하다 연인으로 발전하는 클리셰를 다행 혹은 당연하게도 따르지 않는다. 헌데 난데없이 개미핥기 부부가 나타나 이사를 강하게 권고한다. 가본 적도 살기에 좋다고 알려진 동네도 아닌, ‘너구리가 표를 받는’ 동네로 이사 한 후 브라질 숲속에 살던 존재들이 그녀를 향해 다가온다. 이때부터 ‘어떻게 살 것인가’ 애니메이션처럼 황당과 실재 가능한 ‘자아찾기’ 모험(?)이 시작된다.<br><br>이야기의 시작이 ‘못생긴 얼굴’이다. 얼굴은 나를 제일 먼저 알리는 혹은 보이게 되는 신체로 그 사람의 습관이나 직업 어쩌면 삶을 짐작케 한다. 자아찾기 란 말 대신 ‘얼굴 찾기‘를 위한 떠남도 그런 맥락에서 보면 자아를 찾는다는 말보다 더 납득이 된다. 화장을 하는 것, 생활습관이나 식습관을 바꾸는 것 그리고 성형시술이나 수술을 감행하는 것 모두 내가 바라는 혹은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맞추는 ’얼굴 찾기‘다. ’가호‘의 이야기는 그녀가 창작하는 그림책이자 그녀가 살아내는 ’현재의 삶’이다. 부모로부터 진정한 독립을 위해 과거를 청산하든 화해를 하든 어쨌거나 ‘헌 부대’, 를 찢듯 자신이 직접, 칼로 죽여야 만 가능하다.<br><br>헌데 죽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br>내게 나쁜 것은 재발하지 못하도록 ‘죽여 없애야’ 하고,<br>내게 좋은 것은 ‘여전히’ 좋은지 가려야 한다.<br>좋지 않은 일들이 나를 찾아오면 어떻게 해야할까.<br>읽는 내내 드라마 #멋진신세계 신서리 가 오버랩되었다.<br><br>문제를 만났을 때 숨지말고,<br>포기도 말고 결국은 내 손으로.<br><br>난 아직도 하루키가 좋다.<br>와타나베도 다자키 쓰쿠루도 그리고 가호까지 나를 찾아오는 수호천사처럼 느껴지니까.<br><br>#색채가없는다자키쓰쿠루와그가순례를떠난해 #노르웨이숲 #가호 @munhakdongne]]></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321/63/cover150/k242131684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3216369</link></image></item><item><author>에디터D</author><category>독서리뷰</category><title>[마이리뷰] 매일 쓰는 문장이 나를 만든다 - [매일 쓰는 문장이 나를 만든다 - 소통의 고수 한석준 아나운서가 뽑은 인생 문장]</title><link>https://blog.aladin.co.kr/narum/17589335</link><pubDate>Fri, 23 Oct 2026 23:0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narum/1758933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62131017&TPaperId=1758933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480/92/coveroff/k66213101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62131017&TPaperId=1758933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매일 쓰는 문장이 나를 만든다 - 소통의 고수 한석준 아나운서가 뽑은 인생 문장</a><br/>한석준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6년 10월<br/></td></tr></table><br/>매일 쓰는 문장이 나를 만든다<br><br>한석준 아나운서가 뽑은 인생 문장<br><br>이 책의 저자가 내게는 아나운서 한석준보다 유튜브 &lt;지식인사이드&gt;에서 게스트를 초대하여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마치 내가 던지고 싶었던 혹은 듣고 싶던 이야기를 차분하게 이끌어내는 ‘소통의 고수’로 인지되는 사람이다. 그렇다보니 저자가 추린 ‘인생 문장’이 궁금했고, 또 문장만 던지지 않고 그 문장이 왜 좋았는지, 독자는 또 어떻게 받아들이길 바라는지 건네는 길지 않은 코멘트가 마치 유튜브를 볼 때 느꼈던 그 섬세함이 전해져서 좋았다. 순차적으로 적었던 날들만 읽은 것은 당연히 아니었다.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도 아닌데 이따금 무례한 말들로 상처받는 날들이 있다. 혹은 그런 일들로 속상했다는 지인들의 하소연도 듣는다. 그때 꼭 필요한 문장을 찾았다.<br><br>▌무례한 말을 하는 사람이 말할 때는<br>나에게 집중하며 상처를 예방합니다. _김재원, 《말꽃》<br><br>이 문장 코멘트에 저자는 자신 역시 처음에는 ‘무시’라는 방법부터 시도했지만 저 문장을 통해 무례한 말로 상처받은 사람을 먼저 위로해야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저자의 저서에서 꼽은 문장들도 등장한다. 모든 문장이 좋았지만 초반부터 강하게 뇌리에, 마음에 새긴 문장은 “내가 나에게 한 말이 곧 내 인생이 된다는 것” 이다. 삶이 힘들 때 마다 미처 깨닫지도 못한 상태에서 나를 부정하는 말들이 나왔다. 결혼 후 출산하고 아이를 양육하며 아이에게 상처되는 말을 하게 될 때면 그 정도가 너무 심해졌다. 말의 힘을 모르지도 않았기에 자책은 또 다른 자책으로 이어졌다. 이 문장은 그랬던 내게, 혹은 또 어디선가 그렇게 상처받고 있을 이들에게 몇 번이고 전해주고 싶다. 내가 듣고 싶었던 말, 내가 타인에게 해주었던 그 위로와 응원을 해주라는 코멘트까지 정말 완벽했다. 마지막으로 한 문장 더 소개하자면, 이번에도 저자의 저서에서 뽑은 인생 문장이다.<br><br>▌그 자신감은 평소 내가 나 자신을<br>어떻게 대하는가에 따라 좌우됩니다.<br>스스로에게 하는 칭찬이 중요한 진짜 이유입니다. _한석준,《한석준의 말하기 수업》<br><br>책에 마련된 공간이 다 채워지면 노트를 옮겨서 적고, 또 적어가며 나를 칭찬해주고, 위로하고 응원해줄 생각에 필사하는 페이지가 늘어나는 것이 오히려 더 행복해졌다. 다른이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말들,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말을 통해 ‘나를 만들어 가는 문장’을 소중한 이들과 나누고 싶어진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480/92/cover150/k66213101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4809250</link></image></item><item><author>에디터D</author><category>독서리뷰</category><title>[마이리뷰] 어두운 방에서 - [어두운 방에서]</title><link>https://blog.aladin.co.kr/narum/17588807</link><pubDate>Fri, 23 Oct 2026 17:4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narum/1758880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476527&TPaperId=1758880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315/83/coveroff/893247652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476527&TPaperId=1758880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어두운 방에서</a><br/>브라이언 딜런 지음, 서민아 옮김 / 을유문화사 / 2026년 09월<br/></td></tr></table><br/>어두운 방에서 @eulyoo <br><br>브라이언 딜런의 『어두운 방에서』는 어린 시절 살았던 아일랜드의 집과 그곳에 놓여 있던 물건들, 어머니의 병과 죽음, 아버지와 나눈 대화와 함께 들었던 음악 등을 따라 기억을 더듬어가는 책이다. 하나의 기억은 다른 기억으로 이어지고, 그 사이사이 철학자나 작가들의 문장이 놓인다. 어머니가 필사한 성경 구절과 아버지가 쓰던 크리스털 재떨이처럼 사소한 사물들 사이에서 한때의 삶이 모습을 드러낸다.<br><br>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전하던 아버지와의 대화, 어머니가 돌아가신 다음 날 자신이 했던 행동,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뒤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집을 팔아야 했던 일. 집을 떠나던 날, 마지막으로 남은 물건을 확인하려는 듯 홀로 빈집 곳곳을 둘러보았던 순간까지. 기억은 그렇게 구체적인 장면과 사물들을 거쳐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어머니가 무리를 해서라도 루르드에 가려 했던 이유가 병자들에게 기적을 안겨준다는 루르드의 성모님께 기도하기 위해서였다는 사실도 뒤늦게 헤아려진다.<br><br>▌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기억은 그 자체로 일종의 공간이다. 그 안에는 소중히 간직하고 싶은 기억뿐 아니라 차라리 잊고 싶은 기억까지, 꼭 필요하기도 쓸모없기도 한 온갖 사무들이 무더기로 쌓이거나 감추어져 있다.23쪽<br><br>자신의 이야기를 곧장 꺼내기보다 다른 이들의 문장을 빌려 돌아가기도 하고, 기억의 한 귀퉁이를 더듬다가 문득 다른 장소와 시간으로 옮겨 가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무엇을 기억하고 있는지뿐 아니라, 무엇을 미처 알지 못했는지, 지금에 와서야 무엇을 이해하게 되었는지가 드러난다. 기억을 다루는 글의 형식이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더욱 깊게 만든다.<br><br>▌마침내 이 성경책은 나에게 익숙한 어머니의 이미지를 떠오릴게 해 준다. 저녁에 차분히 앉아, 전보다 느린 속도로, 자신의 구원이 되었을지 모를 구절들을 옮겨 적던 모습을.139쪽<br><br>사라져버린 기억들, 그것은 결국 장소와 사물을 너머 ‘사람’, 사람이었다. 어머니의 고통을 알아차리지 못했던 순간들을 돌아보면서도 그 시절을 뒤늦은 후회로만 채우지 않는다. 기억을 더듬는 사람의 시선과 그 기억을 바라보는 지금의 시선이 겹쳐지면서, 지나간 시간은 쉽게 하나의 의미로 정리되지 않는다. 어머니가 필사한 성경 구절에 관한 이야기를 읽을 때는 자연스럽게 나의 어머니가 떠올랐다. 이전에 묵상했던 말씀들이 생각났고, 어쩌면 자신의 고통에서 비롯되었을 나의 어머니의 성경 필사도 함께 떠올랐다. 누군가에게는 익숙한 성경 구절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하루를 견디기 위한 간절한 문장이었을 것이다. 같은 말씀을 읽더라도 그것을 적어 내려간 사람의 시간과 마음까지 헤아리는 일은 쉽지 않다. 아직 건강하게 곁에 있는데도 본가에 갈 때마다 한 권 한 권 가져왔던 엄마의 성경필사 노트, 다이어리를 꺼내보았다. 엄마는 내가 가져가려 할 때마다 여러가지 감정을 보이곤 했는데 책을 읽다보니 뒤늦은 후회와 미안함보다 이렇게 펼쳐 볼 수 있는 물성을 가졌다는 것에 안도했다.<br><br>▌우리가 고집스레 시간이라고 부르는 것은 사실 공간 안에서 일어나는 움직임의 증거일 뿐이다.375쪽<br><br>읽는 동안 마음속에서 여러 감정이 조용히 일었다. 오래전의 장면들이 선명하게 되살아난다기보다, 희미하게 남아 있던 기억의 먼지가 빛 속에서 잠시 떠오르는 것 같았다. 그것들을 붙잡으려 몇 번이고 손을 뻗게 되지만, 막상 손안에 남는 것은 많지 않다. 그럼에도 다시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기억 속에 남은 사람들을 조금 더 이해하고 싶어서, 이미 지나가 버린 시간에 뒤늦게나마 머물러 보고 싶어서.<br>#어두운방에서 #브라이언딜런 #기억 #서민아번역]]></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315/83/cover150/893247652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3158319</link></image></item><item><author>에디터D</author><category>독서리뷰</category><title>회화 창작 과정에 관한 흥미로운 스토리텔링 - [화가의 눈, 손, 마음 - 그림이 만들어지는 신비로운 여정에 관하여]</title><link>https://blog.aladin.co.kr/narum/17583222</link><pubDate>Tue, 20 Oct 2026 21:1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narum/1758322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82131179&TPaperId=1758322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90/82/coveroff/k98213117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82131179&TPaperId=1758322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화가의 눈, 손, 마음 - 그림이 만들어지는 신비로운 여정에 관하여</a><br/>마틴 게이퍼드 지음, 조주연 옮김 / 에포크 / 2026년 09월<br/></td></tr></table><br/><br>화가의 눈, 손, 마음그림이 만들어지는 신비로운 여정에 관하여/ 서평 1<br>그림 한 점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얼마나 많은 일이 일어날까. 화가가 어떤 의도와 질문을 품고 작업을 시작하는지, 무엇을 바라보고 어떤 방식으로 그것을 화면에 옮기는지, 그리고 어떤 매체와 재료를 선택하는지에 따라 작품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완성된다. 같은 물감과 붓을 사용하더라도 화가의 손을 거쳐 나온 결과는 다르며, 작업을 시작할 때 품었던 생각이 끝까지 유지되는 것도 아니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처음부터 정해진 답을 향해 나아가는 일이기보다, 작업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때로는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일에 가깝다. 그러니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기까지의 여정은 언제나 흥미롭다. 완성이라는 판단 자체가 결코 간단하지 않다는 사실을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br><br><br><br>“물론 거의 모든 화가에게 끝내기는-리히터가 내게 한 표현대로-“가장 어려운 일”이다. 그의 경우 끝내기는 어느 한 순간에 일어나지 않는다. 완성은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드러나는 평가다.”81쪽<br>미술을 전공하고 도슨트로 활동하면서 작품을 바라보고 설명하는 일은 내게 익숙한 일상이 되었다. 전시장에서는 작품이 무엇을 표현하는지뿐 아니라 어떤 재료와 기법으로 만들어졌는지, 작가는 왜 이러한 방식을 선택했는지, 작품이 놓인 시대적·미술사적 맥락은 무엇인지 살펴보게 된다. 그러나 작품 앞에서 관람객에게 전달되는 설명은 대개 일정한 시간과 분량 안에 정리되어야 한다. 작품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여러 층위 가운데 무엇을 먼저 이야기하고, 무엇을 더 깊이 들여다볼지는 언제나 선택의 문제다. 그런 점에서 마틴 게이퍼드의 『화가의 눈, 손, 마음』은 내가 평소 작품을 바라보고 설명해 온 방식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도 작가별 전시 도록과 평론, 자서전, 비평가들이 기획한 책을 통해 많은 것을 접해 왔다. 작가의 작품 세계를 따라가거나 특정한 주제 아래 묶인 작품들을 비교하고, 때로는 작품 바깥에 존재하는 작가의 이야기를 들여다보기도 했다. 그러한 책들은 내가 소화하기 어려울 만큼 풍부한 미적 경험을 안겨주었다. 그렇다면 이 책은 무엇이 달랐을까.<br><br><br>우선 작품을 마주하는 물리적인 경험부터 달랐다. 일반적인 책에서 손바닥만 한 크기로 보던 작품들을 비교적 큰 판형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물론 책에 실린 이미지가 전시장에서 실제 작품을 마주할 때의 감동을 온전히 대신할 수는 없다. 작품의 실제 크기와 물성, 화면 앞에 서 있는 나의 위치, 조명과 주변 공간이 만들어내는 감각은 책의 지면만으로 전달되기 어렵다. 그럼에도 화면의 세부를 살펴보고 붓질과 색채의 관계를 비교하며 작품을 천천히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소장할 만한 가치가 있었다.<br>그러나 이 책의 진가는 이미지의 크기에만 있지 않다. 무엇보다 작품을 어떤 순서로 배치하고, 누구의 이야기와 연결하며, 어떤 질문을 중심에 두느냐에 따라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전시장에서 작품을 감상할 때도 마찬가지다. 큐레이션은 작품을 보기 좋게 배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작품과 작품 사이에 관계를 만들고, 개별 작품만 보았을 때는 발견하기 어려웠던 의미를 드러내며, 관람객이 작품을 새롭게 읽을 수 있도록 하나의 경로를 제안한다. 도슨트로서 전시를 이해하고 관람객에게 작품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중요하게 생각해 온 지점이기도 하다. 전시장에서는 정해진 시간내에서 작품의 매체와 재료, 제작 방식, 작가의 의도에 관한 설명을 모두 전달하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 화가와 비평가가 서로의 작업을 어떻게 바라보았는지, 한 작가가 다른 작가의 작품에서 무엇을 발견하고 어떤 자극을 받았는지, 그 대화가 실제 작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까지는 스크립트를 준비하는 내게도 어려운 일이었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으로 독자를 데려간다. 작품을 완성된 결과물로만 바라보는 대신, 그것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그 과정에 개입한 생각들을 함께 들여다보게 한다.<br><br>화가의 눈, 손, 마음그림이 만들어지는 신비로운 여정에 관하여/ 서평 2<br>“우리는 붓질을 포함해 그림에 관한 온갖 문제에 관해 끝없이 이야기를 나눴어요. 바로 그게 문제의 핵심이니까요.” (121쪽)<br>이 문장에서 특히 눈길이 머무는 것은 ‘붓질’이다. 작품 앞에서 붓질을 바라본다는 것은 단순히 화면에 남은 흔적을 확인하는 일이 아니다. 붓이 어떤 속도로 움직였는지, 물감은 얼마나 묽거나 두꺼웠는지, 색은 어떤 방식으로 겹쳐졌는지, 작가가 화면을 통제하려 했는지 아니면 우연이 개입할 여지를 남겨두었는지 살펴보는 일이다. 회화에서 재료와 기법은 생각을 전달하기 위한 부수적인 수단이 아니다. 때로는 재료의 물성이 작가의 생각을 이끌고, 작업 과정에서 발생한 우연이 애초의 의도를 바꾸기도 한다. 18세기 드니 디드로의 경고도 그 예가 될 수 있다. 회화의 재료와 매체가 시대에 따라 발전하고 확장되어 왔다는 사실은 새삼스럽지 않다. 흥미로운 것은 그럼에도 화가들이 동시대의 새로운 기술과 재료에만 기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미 수백 년 전에 만들어진 작품에서 영감을 얻고, 자신이 처한 시대의 언어로 그것을 다시 해석한다. 이런 점에서는 초반에 호크니의 “회화가 텍스트” 라고 하거나 울프의 “화가는 전기작가”라는 말이 바로 떠올랐다. 미술사는 과거의 작품이 박제된 채 보존되는 역사가 아니라, 작품들이 시대를 건너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과정이기도 하다. 렘브란트를 존경했던 샤임 수틴의 경우가 그렇다. 그리고 수틴에게서 영향을 받은 후대의 작가들 역시 존재한다. 그 연결고리를 따라가다 보면 작품의 영향력이 한 방향으로만 흐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과거의 작품은 후대 작가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출발점이 되며, 후대의 작가는 그 작품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새로운 시선을 제공한다.<br>프랜시스 베이컨은 인터뷰에서 수틴을 “나에게 일종의 최면 효과를 일으킨 이미지를 창조했던” 화가 중 한 명으로 언급했다. 데이미언 허스트는 여기에 각주를 달아 자신의 의견을 보탰다.“수틴이 없다면 베이컨도 없다.” (167쪽)<br><br>마지막으로 또 인상적인 부분은 16장 「미술의 지리학」 에 관한 내용이었다. 이 장에서는 작가들이 활동한 장소와 환경을 작품을 이해하는 하나의 실마리로 제시한다. 특히 프랭크 볼링과 고흐를 ‘지독히 높은 기온 속에서 그림을 그렸다’는 공통점으로 연결한 새빌의 비교가 흥미로웠다. 화가에게 장소란 단순히 작업실이 자리한 물리적 공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기후와 빛, 주변의 풍경, 생활환경은 작업의 조건이 되며, 작가가 세계를 바라보고 화면을 구성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같은 시대를 살았더라도 어디에서 무엇을 경험했는지에 따라 서로 다른 작품이 탄생한다. 작가의 의도와 재료, 기법, 영향 관계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작품을 이해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여기에 장소라는 요소까지 더해지면 한 작품을 둘러싼 이야기는 훨씬 복잡하고 풍부해진다. 이 책이 두꺼운 분량에도 불구하고 페이지를 넘기는 일을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작품을 하나의 정답으로 설명하기보다, 서로 다른 실마리를 따라가며 작품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br>도슨트의 역할은 작품에 관한 정보를 전달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관람객이 작품을 조금 더 오래 바라보게 하고,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을 발견하게 하며, 전시장 밖에서도 작품에 관한 질문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일 역시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품에 관한 지식을 쌓는 것뿐 아니라, 작품을 바라보는 여러 관점과 그 관점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이해해야 한다. 물론 독자의 입장에서도 『화가의 눈, 손, 마음』 을 통해 수백 년 전에 만들어진 작품들을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전시관의 중심에 놓이는지를 명확하게 깨닫게 해주었다. 그러니 전공이나 해당 분야와 무관한 독자더라도 전시를 감상하고 그림을 보며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라도 추천한다.<br>#화가의눈손마음 #마틴게이퍼드 #회화 #아티스트 #작업실 @epoch.books&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90/82/cover150/k98213117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1908269</link></image></item><item><author>에디터D</author><category>독서리뷰</category><title>[마이리뷰] 이야기에 관한 이야기 - [이야기에 관한 이야기 - 인간을 인간으로 만든 가장 오래되고 강력한 기술]</title><link>https://blog.aladin.co.kr/narum/17581433</link><pubDate>Mon, 19 Oct 2026 22:0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narum/1758143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32131792&TPaperId=1758143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325/98/coveroff/k73213179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32131792&TPaperId=1758143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이야기에 관한 이야기 - 인간을 인간으로 만든 가장 오래되고 강력한 기술</a><br/>케빈 애슈턴 지음, 김하현 옮김 / 생각의힘 / 2026년 10월<br/></td></tr></table><br/>✍️세상에 이야기가 아닌 것이 존재하는가<br><br>#이야기에관한이야기 #케빈애슈턴 #사물인터넷 #스토리텔링 #우주서평단 <br>&lt;이야기에 관한 이야기&gt;의 표지에는 “우리는 모두 스토리텔러다. 우리는 언제나 스토리텔러였다.”라고 쓰여있다. 무엇보다 이 책의 저자가 다름아닌 ‘사물인터넷’이란 개념을 처음 사용한 케빈 애슈턴이었다. 그는 모닥불 곁에서 이야기를 하는 화자가 청자에게, 그렇게 구전되는 이야기가 동굴 벽화와 문자, 인쇄술, 대중매체를 거쳐 스마트폰과 인공지능에 이르기까지, 이야기를 만들고 전하는 도구의 변화가 인류의 역사를 어떻게 바꾸었는지 추적한다. 이야기는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경험과 지식을 보존하고, 낯선 이들을 연결하며, 우리가 세계를 이해하는 틀을 만드는 기술이었다. 문자 이전에는 지식을 기억하고 전하는 일이 제한적이었지만, 기록과 인쇄술은 이야기를 더 멀리, 더 많은 사람에게 전달했다. 오늘날에는 누구나 이야기를 만들고 순식간에 공유할 수 있다. 저자가 살펴보는 스토리텔링의 여러 혁명은 도구가 발전할수록 이야기를 전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 늘어난다는 흐름으로 이어진다.<br><br>이야기를 쉽게 전할 수 있다는 것은 상대의 의사와 무관하게 퍼뜨릴 수도 있다는 뜻이다. 감추고 싶은 이야기는 왜곡되어 확산되고, 같은 사건도 듣는 이의 처지와 믿음에 따라 전혀 다르게 해석된다. 이야기의 힘이 클수록 그 위험 역시 커진다. 책에 등장하는 테런스의 사례는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백신 접종을 둘러싼 판단을 흐리고, 실제 사람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잘못된 이야기는 단순한 오해로 끝나지 않는다. 이야기는 사실을 담는 그릇인 동시에 무엇을 중요하게 볼지 결정하는 렌즈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야기의 출처와 맥락을 살피는 태도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시민의 기본 역량이다.<br><br>이 글을 쓰는 지금, 페이스북은 약 30억 명이 사용하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소셜 네트워크이다. 이 말은 곧 가능한 친구 조합의 가짓수가 500경, 즉 1억의 500억 배에 달하며 페이스북 사용자는 30억 명의 친구를 선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나의 스크린을 통해 이 모든 친구들과 연결될 수 있으니 이들은 근처에 있는 것과 다름없다. 364쪽<br><br>내게 더 염려스러운 것은 위험이 현실의 소셜미디어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상공간과 메타버스에서도 이야기는 정체성과 관계를 만들고, 때로는 현실 못지않은 피해를 낳을 수 있다. 저자가 제시한 페이스북의 연결 규모는 한 사람의 이야기가 얼마나 광범위하게 번질 수 있는지 실감하게 한다. 그래서 같은 기술을 어떤 방향으로 활용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타인을 조종하고 오해를 증폭하는 도구가 될 수도, 위험을 알리고 서로를 지키는 네트워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숲의 나무들이 신호를 주고받으며 위험에 대응하듯, 인간의 스토리텔링도 서로를 해치는 소문이 아니라 위험을 나누고 이해를 넓히는 수단으로 진화할 수 있을까. 세상에 이야기가 아닌 것이 없다면, 중요한 것은 이야기를 멈추는 일이 아니라 어떻게 만들고, 전하고, 판단할 것인가다. 그 힘이 더 많은 사람을 연결하고 지키는 방향으로 쓰이기를 바란다.<br>@woojoos_story @tp.book<br>“우주 @woojoos_story 진행으로 단체 디엠방에서 함께 읽었습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325/98/cover150/k73213179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3259804</link></image></item><item><author>에디터D</author><category>독서리뷰</category><title>어느 종교학자의 자기 배려하기 - [목사 딸의 백팔배 - 어느 종교학자의 자기 배려하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narum/17576439</link><pubDate>Sat, 17 Oct 2026 03:2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narum/1757643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72130551&TPaperId=1757643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09/96/coveroff/k67213055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72130551&TPaperId=1757643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목사 딸의 백팔배 - 어느 종교학자의 자기 배려하기</a><br/>이정은 지음 / 온다프레스 / 2026년 08월<br/></td></tr></table><br/><br><br>목사 딸의 백팔배<br>독실한 개신교 가정에서 성장한 저자가 부모에 의해 강제된 신앙의 삶이 어떠한지, 그런 삶이 어떻게 ‘자기파괴’로 치닫지 않을 수 있었는지에 대한 고백과 학제적인 보고서라 할 수 있다. 그렇다보니 자녀의 입장에서 비단 종교 문제가 아니더라도 수용적이지 않은 부모와의 관계로 부터 느꼈던 고통과 상실을 마주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고 동시에 양육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지금 자신의 양육방식이나 훈육이 자신의 의도와 다른 결과를 자녀에게 줄 수 있음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무엇보다 푸코와 라캉 그리고 지젝에 이르기까지 철학자들의 이론과 연결지어 학제적으로 자신의 문제와 방법을 고찰해볼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물론 개신교인 입장에서 아니면 보편적인 의미에서의 자기치유 과정으로 봐도 좋을 것 같다. 고백하자면 책을 읽는 동안 지금 열거한 여러 시점이 계속 바뀌게 되었다. 초반에는 딸을 두고 아버지는 강압적으로, 어머니는 교묘하게 ‘네가 원한 것’이라 말하는 부모의 모습에 불편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속기로 결정한’ 저자의 선택이 의아하게 느껴졌다가 중반부를 지날수록 왜 저자가 동생과 달리 떠나거나 반항하기 보다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추위를 느끼려고’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살면서 ‘착한 딸’ 콤플렉스에 빠졌던 이들이라면 납득이 쉬울 것이다. 특히나 서울대를 나온 부모님, 오갈데 없는 이들을 가족처럼 보살펴주며 낳은 자식이 아닌 이들에게 자발적으로 엄마가 되어주는 헌신 그리고 처절할 정도의 자기부정과 비움에서 숭고함마저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백팔배인가.<br>나는 오랜 시간 부모님의 ‘금욕주의적 엄격성’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나를 ‘나’로 살지 못하도록 억압했다고 말이다. (…)하지만 ‘전복’이 필요한 대상은 금욕적 삶 자체가 아니었다. 이것이, 푸코가 말한 ‘자기를 배려하고 돌보는 방식’이 아니라 ‘자기 포기를 강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이 문제였던 것이다. 203쪽<br>저자는 그저 느끼고자 한다. 이전에 할 수 없었던 ‘세상의 기쁨’ 혹은 세상 그 자체를 그저 느끼기로 마음 먹는다. 백팔배도 이런 선상에서 시작된 것이다. 부모님이 개신교인 이라서 반항을 위해 타종교에 빠지는 것은 이미 해봤고, 그것이 얼마나 허망하고 무의미한 일인줄도 이미 알았다. 그러니 그저 할 뿐이다. 마음을 비우기 위해서, 온전히 ‘나’로 살아가기 위해 백팔배를 하는 저자의 이야기는 오랜 세월 온전한 확신이 없어, 교회를 다녔던 지난 날의 나를 떠올리게 했다. 그리고 아이가 커가면서 점점 더 신앙과 관련된 활동을 마치 저자의 어머니처럼 부드러운 말투로 그러나 일순간 공격적으로 아이를 대하는 내 모습도 모른 척 할 수 없었다.&nbsp;<br>라캉의 ‘속지 않는 자가 길을 잃는다’를 주해하는 사람들은, ‘기꺼이 속는 자’는 본인이 자진한 것이니 계속 속아도 길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기꺼이 속는 자가 그 상태에 머물러 있게 되면, 그 또한 이를 정당항화 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진정으로’ 기거이 속는 자는 자리한 곳에 계속해서 머물면 안 된다. 147쪽<br>책 제목은 목사인 아버지를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불자가 된 듯한 뉘앙스지만 책을 읽으면서 종교와 인간의 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볼 수 있는 책인 것은 분명했다. 무엇보다 저자의 심리변화나 성장과정을 보면서 무언가를 부정하려고 할 때, 그 상대가 부모일 때 자신의 자리를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가이드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그런 이유로 서평의 시작과 끝이 어쩌면 애매하게 두리뭉실 해졌는지도 모른다. 그저 처음부터 꼭 직접 한 자 한 자 읽어보고 스스로의 삶과 시도했던 방식과 비교하고 방법을 찾아가면 좋겠다. 저자가 언급했던 법륜스님의 말처럼 ‘내 문제’라면 상대가 아닌 내게서 답을 찾아야한다.<br>#목사딸의백팔배 #이정은 #종교학 #자기배려 @onda_press&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09/96/cover150/k67213055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1099605</link></image></item><item><author>에디터D</author><category>독서리뷰</category><title>[마이리뷰] 텃밭과 정원 - [텃밭과 정원 - 나만의 신화를 세우는 추상의 힘]</title><link>https://blog.aladin.co.kr/narum/17574609</link><pubDate>Fri, 16 Oct 2026 02:0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narum/1757460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42131779&TPaperId=1757460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72/40/coveroff/k742131779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42131779&TPaperId=1757460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텃밭과 정원 - 나만의 신화를 세우는 추상의 힘</a><br/>최진석 지음 / 퍼블리온 / 2026년 09월<br/></td></tr></table><br/>텃밭과 정원, 삶을 설계한다는 것<br><br>“주체적으로 삶을 운전하려면 자신만의 가치를 어디선가 발견하거나 주워 오려 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빛나는 통찰과 용기를 가지고 스스로 정해야 한다.”(73쪽) <br><br>최진석의 『텃밭과 정원』은 삶을 텃밭과 정원에 비유하며, 우리가 삶을 어떤 태도로 가꾸어야 하는지를 다루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며 저자가 말하는 텃밭과 정원의 차이는 단순한 삶의 태도에 관한 비유를 넘어, 삶을 창조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사고방식과 수준의 차이에 관한 이야기라는 점을 알게 되었다. 주어진 환경과 경험을 기록하고 축적하는 데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아름다움을 정의하고 삶을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br><br>✦<br><br> ˝생각이란 낯선 것을 마주하고 스스로 질문을 던지며 나아가는 지적 모험이다.(111쪽)<br><br>저자는 주체적으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가치를 외부에서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흔히 행복이나 자유를 삶의 목적으로 제시하지만, 그것만으로는 구체적인 목적지가 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호기심을 바탕으로 삶의 방향을 설정하고 이를 실천하는 일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형이상학』에서 인간의 본성적인 앎에 대한 욕구를 이야기한 것처럼, 삶은 주어진 것을 받아들이는 데서 끝나지 않고 스스로 질문을 던지며 나아가는 과정이어야 한다.<br><br>✦<br><br>˝그리스인들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오직 머릿속으로만 사유할 수 있는 완벽한 기하학적 원과 삼각형을 먼저 상정했다. 그리고 현실의 불완전한 사물들은 그 완벽한 수학적 법칙을 모방한 하위의 세계일 뿐이라고 보았다. 눈앞의 구체적인 흙과 돌을 관찰하는 것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수학적 원리를 깨닫는 것을 세계의 본질을 파악하는 궁극의 틀로 여긴것이다. (150쪽) <br><br>이러한 맥락에서 저자가 설명하는 생각의 의미도 인상적이었다. 생각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되풀이하거나 정해진 틀 안에서 답을 찾는 일이 아니라, 낯선 것을 마주하고 스스로 질문을 던지는 과정이다. 따라서 실천과 변화를 회피한 채 기존의 관념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사고는 삶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기 어렵다. 고정관념과 편견에서 벗어나 경험 너머의 가능성을 추상하고 설계하는 능력이 필요한 이유다.<br>저자는 전문성 역시 생계를 위한 기술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본다. 구체적인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의 원리를 이해하고, 나아가 자신만의 관점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삶의 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지식과 경험의 양만이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의 높이다. 시선이 높은 사람은 고독에서도 의미를 발견하고 비극 속에서도 질서를 읽어 낸다.<br>이러한 주장을 설명하기 위해 저자는 축의 시대와 그리스 철학을 언급하며 추상적 사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특히 그리스 철학이 현실의 구체적인 사물에 머무르지 않고 수와 기하학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원리를 통해 세계를 이해하려 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경험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과 그 경험을 넘어서는 원리를 사유하는 것은 서로 다른 차원의 사고다. 저자는 이러한 추상 능력이 개인의 삶에서는 자신만의 신화를 설계하는 힘으로 이어진다고 본다. 영화 『수상한 그녀』를 사례로 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주어진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삶의 가능성을 상상하고 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br><br>“이 영화가 보여준 황당함은 단순한 허무맹랑함이나 유치한 망상이 아니다. ‘황당함’이란 눈앞의 찌그러진 현실과 인과관계라는 대지의 중력을 단숨에 끊어내고 가상의 세계를 머릿속에 창조해 내는 가장 극단적인 초월 추상 능력이다. (179쪽)<br><br>✦<br><br>이 책을 읽는 동안 머릿속에 늘 있었던 명제는 ‘시선의 높이가 삶의 높이’ 라고 말한 부분이었다.  특히 삶의 의미는 어딘가에서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설계해야 한다는 주장과, 기록과 경험의 축적만으로는 삶의 수준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 기억에 남는다. 결국 중요한 것은 주어진 현실을 성실하게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너머를 추상하며 자신만의 정원을 설계하는 일이다. 삶을 창조적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지금 나는 어떤 시선으로 삶을 바라보고 있는지 되돌아볼 수 있었던 책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72/40/cover150/k742131779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1724005</link></image></item><item><author>에디터D</author><category>독서리뷰</category><title>[마이리뷰] 표준어 바깥에서 - [표준어 바깥에서 - 노예와 여성, 노동자와 소수자가 바꾼 쓰기의 역사]</title><link>https://blog.aladin.co.kr/narum/17568429</link><pubDate>Mon, 12 Oct 2026 21:2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narum/1756842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22131169&TPaperId=1756842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34/69/coveroff/k72213116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22131169&TPaperId=1756842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표준어 바깥에서 - 노예와 여성, 노동자와 소수자가 바꾼 쓰기의 역사</a><br/>박홍규 지음 / 틈새의시간 / 2026년 09월<br/></td></tr></table><br/>✏️#표준어바깥에서 <br>글을 쓴다는 것은 무엇일까. &lt;표준어 바깥에서&gt;를 읽고 나면 글쓰기란 절실한 곳에서 시작되는 일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글을 쓸 자격이 있다고 인정받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문자권력 바깥에 있었던 사람들이 어떻게 자기만의 언어로 세상을 기록해왔는지를 보여준다.<br><br>저자가 거듭 강조하는 ‘문자권력’이라는 말은 이 책을 관통하는 중요한 열쇠다. 과거에는 글을 읽고 쓰는 능력 자체가 권력이었다. 누구나 글을 배울 수 있었던 것도 아니고, 누구나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할 수 있었던 것도 아니다. 여성과 노동자, 가난한 사람들에게 글쓰기는 애초에 허락되지 않거나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일이었다. 문학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 책에 등장하는 작가들은 그런 경계 바깥에서 글을 썼다. 그들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문학이란 처음부터 문학적 소양을 갖춘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었으며, 오히려 자신의 삶을 외면할 수 없었던 사람들의 절실함에서 비롯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br><br>&lt;돈키호테&gt;의 작가 세르반테스는 전쟁에서 손을 다치고, 전쟁 노예로 붙잡히고, 가난 때문에 감옥에 갇히기도 했다. 그는 감옥에서 집필한 대작 돈키호테로 인정받긴 했지만 가난과 고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위대한 작품과 그 작품을 쓴 사람의 비참한 현실 사이의 간극이 놀라웠다. 작품의 명성은 작가의 삶까지 보상해 주지 않는다. 우리가 위대한 문학이라고 부르는 것의 이면에는 정작 제대로 보상받지 못한 한 인간의 삶이 놓여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br><br>&lt;톰 소여의 모험&gt;으로 익숙한 마크 트웨인이 차별받고 억압받는 노동자들을 위해 목소리를 냈다는 사실도 새롭게 다가왔다. 문학은 개인의 상상력과 재능을 증명하는 수단에 그치지 않는다. 누군가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사회가 당연하게 여기는 부당함에 질문을 던지는 일이기도 하다. 어빈 웰시의 『트레인스포팅』에 대한 설명 역시 인상적이었다. 약물과 파격적인 소재 때문에 그저 자극적인 이야기로만 생각했던 작품이, 사실은 대처 시대 이후 산업이 무너지고 노동의 미래가 사라진 자리에 남겨진 청년들의 삶을 보여주는 사회풍자라는 점이 놀라웠다. 한 개인의 파괴적인 모습 뒤에는 그를 그렇게 만든 사회의 조건이 있다. 문학은 바로 그 이면을 들여다보게 한다.<br><br>하지만 이 책의 진정한 주인공이라는 저자의 말에 가장 깊이 공감하게 된 인물은 마이아 에켈뢰브였다. 가난 속에서 아이들을 기르고 바닥을 청소하며 살아가면서도 글쓰기를 놓지 않았던 사람. 그녀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는 그동안 글을 쓰지 못했던 이유들을 떠올렸다. 시간이 없어서,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아서, 좀 더 잘 쓸 수 있을 때 시작해야 할 것 같아서. 그럴듯한 이유를 늘어놓았지만, 어쩌면 나는 글을 쓰기 전에 먼저 잘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글을 쓰는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었고, 누군가에게 보여줄 만한 결과를 만들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br><br>아이들이 얼지 않도록 뜨개질과 코바느질을 했다.(...)<br>쓰레기통에서 건져 올린 종이에 몰래 글을 쓰고, 그들이 도착하기 전에 사무실을 청소했다. 233쪽<br><br>에켈뢰브의 삶은 그런 생각을 돌아보게 했다. 글쓰기는 무언가 대단한 영광을 얻기 위해 시작하는 일이 아닐 수 있다. 오히려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어서, 내 안에 쌓인 생각과 감정을 어떻게든 밖으로 꺼내놓아야 해서 쓰는 일에 가까울 것이다. 남의 문장을 흉내 내고 이미 인정받은 글의 형식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결국 글은 자기 안에서 길어 올린 것이어야 한다. 서툴더라도 자신의 언어로 자신의 삶을 써야 한다. 그것이 글쓰기의 출발점일 것이다.<br><br>&lt;표준어 바깥에서&gt;는 문학의 역사를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책인 동시에, 글을 쓰려는 사람에게 건네는 하나의 권유다. 언젠가 충분히 준비된 사람이 되기를 기다리는 대신, 지금의 나를 통과한 생각들을 지금의 언어로 기록하는 것. 글쓰기의 자격을 바깥에서 구하지 않는 것. 문자권력의 바깥에서 시작된 수많은 글이 문학의 역사를 바꾸었듯, 나 역시 누군가의 인정을 기다리기 전에 내 안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야 한다. 이 책이 내게 남긴 가장 중요한 가르침은 바로 그것이다. 글은 특별한 사람에게 허락된 권리가 아니라, 쓰고자 하는 사람이 자신의 삶으로 시작하는 일이다. #박홍규 #틈새의시간 @timeofgap_pub]]></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34/69/cover150/k72213116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1346905</link></image></item><item><author>에디터D</author><category>독서리뷰</category><title>주의를 기울이는 법 - [주의를 기울이는 법]</title><link>https://blog.aladin.co.kr/narum/17568304</link><pubDate>Mon, 12 Oct 2026 20:1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narum/1756830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42131781&TPaperId=1756830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234/40/coveroff/k94213178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42131781&TPaperId=1756830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주의를 기울이는 법</a><br/>롭 워커 지음, 이혜진 옮김 / 마주 / 2026년 09월<br/></td></tr></table><br/><br>📖일주일에 단 한 시간만이라도, 의식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데 쓴다고 &nbsp;상상해보자. 그러면 우리가 보고, 감각하고, 생각하는 방식이 어떻게 달라질까? (…)그리고 얼마나 재미있어질까? 13쪽<br>롭 워커의 &lt;주의를 기울이는 법&gt;과 함께 ‘주의를 기울이며’ 보낸 지난 몇 주, 내게는 어떤 변화가, 얼마나 즐거운 일들이 있었을까. 같은 것을 다르게 보거나, 같은 장소를 다른 때에 관찰하는 등 주의를 기울일 수 있는 여러가지 다양한 방식을 안내하는 이 책에는 난이도에 따른 표기로 바로 해볼 수 있는 것, 어느정도의 준비가 필요한 방식등을 점의 갯수로 구분할 수 있다. 그래서 저자 역시 이 책을 순차적이 아니라 골라서 읽는 등 맘에 드는 방식대로 읽어도 좋다고 권한다. 그래서 내가 택한 방식은 바로 해볼 수 있는 쉬운 방법부터 적용해보았다. 내게만 쉬운 방법들도 있었는데 그 이유는 평소에도 주변을 살피는 편인데다 저자가 직접적으로 언급한 &lt;아티스테 웨이&gt;에서 제안한 ‘아티스트 데이트’를 20여년 전부터 비정기적으로 해왔기 때문이다.<br>캐머런의 프로그램은 창의성을 ‘회복한다’는 개념을 중심으로 짜여 있는데, 그는 매주 ‘아티스트 데이트’를 일정에 넣으라고 말한다. 아티스트 데이트란 “일주일에 한 번,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무언가를 탐험하러 혼자 떠나는 축제 같은 외출” 이다. 79쪽<br>날을 정해서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일을 한다는 점에서 분명 아티스트 데이트는 훌륭하지만 롭 워커의 &lt;주의를 기울이는 법&gt;의 핵심은 우리의 시도가 반드시 생산적인 것과 이어질 필요는 없다고 처음부터 이야기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상을 오랜 시간 찬찬히 살피는 방식이라든가, 미술관 여기저기를 살펴가며 먼지를 찾아내는 일들이 마냥 즐거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도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비엔날레 전시 관람 때 이 책을 가져간 이유도 그동안 전시해설과 전공자이거나 문화예술교육사로서의 시선을 내려놓고 아이와 함께 보이는 대로 느끼는 대로 바라볼 수 있었다.<br>“미술관은 우리가 사물을 특정한 방식으로 보게 만드는 특수한 공간이다. 미술관은 ‘보는 법’을 가르쳐주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리고 어쩌면 더 넓은 세상을 보기 위한 훈련장이라고도 할 수 있다.” 112쪽<br>무언가 메모하고 설명하려던 기존의 나를 내려놓고 아이는 아이대로, 나는 나대로 눈에 들어와 마음을 붙잡는 작품앞에서 한참을 머물렀다. 아이는 탁구와 관련된 작품앞에서 쉴새없이 움직였고, 레고만보기 작품 앞에선 오랜시간을 미동도 없이 앉아있었다. 그야말로 ‘주의를 기울이며’ 바라보았다.&nbsp;<br>보들레르는 이렇게 썼다. “아이는 모든 것을 새롭게 본다. 언제나 취해 있다.” (…)이것이 바로 “유년기의 천재성, 삶의 어떤 측면도 진부하게 여기지 않는 천재성”이다. 138쪽<br>최근 피아노 독주부터 교향곡 그리고 포크송에 이르기까지 거장들의 음반을 들으며 평전을 읽고 있는데 ‘이선 하인’이 제안한 ‘선택적 듣기’(난이도 해볼만함)를 시도해보았다. 이 책을 읽었기에 해볼 수 있었던 경험이었고, 그 경험은 정말이지 이 책을 관통해 가장 권하고 싶은 ‘주의를 기울이는 방법’ 중 하나였다. 한 곡의 노래가 시작되면 그 안에서 특정 소리(보컬도 무방)를 정해 집중해서 듣는 것이다. 비틀즈의 팬이 이선의 방식을 통해 비틀즈 앨범을 듣고선 “평생 흑백으로 보던 것을 컬러로 보는 것 같다”(172쪽)라고 말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nbsp;마지막으로 시도는 했으나 완벽하게 마무리 하지 못한 것은 ‘디지털 묵언’이다. 난이도가 ‘해볼만함’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어떤 것보다 어렵게 느껴져 개인적으로 조금 당황했다. 오히려 실생활에서 묵언을 하는 것보다 ‘디지털 묵언’이 더 어려운 시대라고 느껴졌다. 이처럼 저자가 정한 난이도가 독자마다 다 다를테니 이 새롭고 즐거운 경험을 직접 해보길 권한다. 생각하는 방식이 분명 달라질 것이다.<br>#주의를기울이는법 #롭워커 #마주 @maju_publishing<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234/40/cover150/k94213178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2344037</link></image></item><item><author>에디터D</author><category>독서리뷰</category><title>[마이리뷰] 그리움이 나를 밀고 간다 - [그리움이 나를 밀고 간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narum/17548147</link><pubDate>Thu, 01 Oct 2026 00:1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narum/1754814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6048377&TPaperId=1754814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236/65/coveroff/897604837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6048377&TPaperId=1754814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그리움이 나를 밀고 간다</a><br/>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 문예춘추사 / 2026년 10월<br/></td></tr></table><br/>🍃그리움이 나를 밀고 간다 / 헤르멘 헤세 /문예춘추사<br><br>지난 8월, 여름이 이제 끝났구나 싶었는데 9월 한 달 내내 여름못지 않은 더위로 가을이 찾아왔다는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였을까. 헤르만 헤세의 &lt; 그리움이 나를 밀고 간다&gt;를 읽는 동안 참 여러 번 눈을 들어 주변을 둘러 보았던 것 같다. 크고 작은 공원에서, 혹은 얕은 뒷동산에서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를, 누구보다 계절의 변화를 빠르게 보여주는 시든 꽃잎에서 헤세가 이야기한 글자들이 오고 갔다. <br><br>만약 내가 마음속으로 바라는 것처럼 나라 사이에 경계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면 이 세상에는 아마 전쟁도 없고 국경 폐쇄도 사라질 것이다.<br>경계보다도 더 혐오스럽고 어리석은 것도 없다.<br><br>이전 문단에서는 ‘경계선들을 넘어선다는 것의 멋짐’을 이야기하는데 이 부분을 읽을 때 떠오른 사람이 다른 아닌 아티스트 백남준이었다. 그의 작품 중 TV정원은 살아있는 화초들 사이로 강렬하게 빛을 내뿜는 TV가 곳곳에 놓여져있다. 주사선 색의 변화가 마치 계절의 변화처럼 느껴졌다던 백남준은 TV속 영상을 다름아닌 &lt;글로벌 그루브&gt; 푸티지 영상으로 채웠다. 노래와 춤으로만 구성된 영상에서 경계, 서로 다른 언어로 인한 불편함이 저절로 잊혀진다. 헤세가 백남준의 TV정원을 걷는 상상을 잠시 해보며 마법사가 되고 싶었다던 헤세의 말의 비디오로 응수했을 두 사람의 관계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이런 위트 또한 헤세의 글에 잘 드러난다.<br><br>길고 딱딱하게 말라 버린 나무뿌리, 오래되어 조금씩 깨지고 색이 변한 돌, 물 위에 떠다니는 기름 얼룩, 유리잔 속에서 튀어오르는 물방울까지 그 모든 것들이 나에게는 위대한 마력을 지닌 것처럼 보였다. 197쪽<br><br>이전에는 관심이 없어 몰랐을 수도 있겠지만 최근 인기있는 책들을 펼쳐보면 흙, 돌, 가벼운 산책 그리고 명상이 참 많은 것 같다. 헌데 한 권 한 권 읽어보면 또 그 맛이 다 달랐다. 똑같은 초록이지만 저마다 다른 모양과 향내를 가진 식물처럼 책들도 그런 모습이었다. 헤세의 말처럼 그런 책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서두에 밝힌 것처럼 저절로 읽던 페이지에 손을 넣어두고 고개를 들어 나무를, 바람을 그리고 발아래 놓인 흙과 작은 돌들을 굴려보게 된다. 그런 감각을 가장 잘 나눌 수 있는 대상은 어린 내 자녀였다.<br><br>새로 글자를 배우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어린아이는 어떤 시구나 격언을 읽더라도 곧 습득해 버린다. (…)<br>그리고 이미 상당한 독서 능력에 도달하더라도, 그러한 시구나 책들에 등을 돌리지 않는다. 297쪽<br><br>중간에 많은 내용을 중략하였기에 조금 말을 보태면, 어린 시절 마음에 들었던 시구나 글들을 발견하더라도 이어지는 문장처럼 그것을 여전히 기억한다는 것이다. 그러고보니 내가 기억하는 문장은 잘 아는데 아이에게는 물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자연과 더불어 있는 순간이 결코 지루하지 않을 아이는 어떤 문장을 마음에 넣어두었을지 궁금하다. 책 뒷편에 모아놓은 필사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아이의 소중함을 책을 읽으며 새삼 느꼈던 것 같다. 마음이 소란스러울 때나 혹은 적당히 차분해진 순간에도 곁에 두고 읽고 필사하기에 참 좋은 책을 만났다.<br><br>#헤르만헤세 #필사 #그리움이나를밀고간다 #문예춘추사 @moonchusa]]></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236/65/cover150/897604837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2366524</link></image></item><item><author>에디터D</author><category>독서리뷰</category><title>[마이리뷰] 어떤 계절은 영원하지 - [어떤 계절은 영원하지]</title><link>https://blog.aladin.co.kr/narum/17547673</link><pubDate>Wed, 30 Sep 2026 23:1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narum/1754767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62131162&TPaperId=1754767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35/31/coveroff/k96213116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62131162&TPaperId=1754767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어떤 계절은 영원하지</a><br/>하유지 지음 / 돌베개 / 2026년 08월<br/></td></tr></table><br/>🌿<br>어떤 계절은 영원하지 / 하유지 / 돌베개<br><br>“그런데 어쩐지 좀 불안하지 않아?”<br>이렇게 말해 놓고 깨달았다. 추동하가 아니라 나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이라는 것을.<br>“뭐가 내가 계속 아빠 대타로 일하게 될까 봐?”<br>“아니 그냥,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게.” 30쪽<br><br>부모님을 도와 배달일을 하는 추동하와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오한봄. 실수로 아래층에 자꾸 배달실수를 저지르는 추동하를 학원에서 우연하게 만나 대화를 이어가게 된다. 초반에는 엄마가 있지만 없는 상태의 한봄이가 안쓰럽기도 하고, 그래서 엄마의 연락처를 일부러 외우지 않으려는 모습도 어느정도 이해가 되었다. 무엇보다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사실은 나이와 상관없이 불안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한봄의 할머니는 심장이 좋지 않아 곧 수술을 받아야 할 상황에 놓이고 그로인해 그동안 만날 수 없었던 한봄의 엄마가 원래 있어야 할 그 자리에 들어온다는 사실에 마음이 더 괴로워진다. 마치 배송완료 문자를 받고 문을 열었지만 택배가 문 밖에 있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br><br>수학 과외를 제안했을 때부터 엄마에 관해 털어놓기로 결심했는지도 모른다. 산이란 묘한 공간이었다. 크고 작고 높고 낮은 나무 사이를 걷다 보면 주변에 다른 등산객이 있는데도 동하와 나, 단둘만 존재하는 우주가 펼쳐지는 느낌이었다. 73쪽<br><br>봄과 동하의 사이가 조금씩 가까워지는 만큼 반대로 힘겹게 만드는 대상도 당연히 존재한다. 인생의 세 사람의 자리를 헤아려보며 규림과 할머니로 두 사람의 자리는 채워졌지만 남은 한자리를 누가 대신해줄 수 있을지 가늠하는 봄이의 마음의 독자인 나 또한 읽을수록 그 마음이 느껴져 안쓰러웠다. 아무리 가까운 가족과 지인이라도 적당한 거리가 있어야 한다지만 “우리 사이에는 이정도 간격이 있지 않을까(104쪽).” 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 봄이의 마음이 안타까웠고, 동시에 엄마의 입장에서는 그 자리를 자신이 채울 수 있는 것 혹은 채워진다는 것이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br><br><br>나중에 어른이 되고 이 세상에 얼마간 지쳐 버렸을 때, 우리는 여전히 우리일까? 우리 곁에 우리가 있을까? 모를 일이다. 내가 확신하는 것은 단 하나, 지금 내 옆에 동하가 있다는 사실, 동하 옆에 내가 있다는 진실. 132쪽<br><br>예전에는 청소년 소설을 읽을 때면 어른보다 더 현명하게 현실을 바라보고 마음을 다잡는 아이들의 모습이 조금 불편하게 느껴졌었다. 어째서 이 아이들은 이토록 어른도 하기 어려운 마음정리와 상대에 대한 배려가 가능할까, 남들이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가지지 못한 결핍을 채우기 위함일까, 이또한 글을 지은 어른이 아이에게 기대하는 바람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lt;어떤 계절은 영원하지&gt;의 인물들은 어른의 기대치에 맞는 모습이라기 보다는 아이들도 충분히 자신의 미래를 염려하고 또 준비할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다.<br><br>“두려워하지 마!” 라고 이제는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는 봄이처럼 막연한 미래때문에 불안한 이들이 힘을 낼 수 있기를. ‘작가의 말’에서 한봄과 동하의 말처럼 언제, 어디선가 꼭 다시 두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35/31/cover150/k96213116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1353125</link></image></item><item><author>에디터D</author><category>독서리뷰</category><title>[마이리뷰] 예술로 읽는 스페인 - [예술로 읽는 스페인]</title><link>https://blog.aladin.co.kr/narum/17540640</link><pubDate>Mon, 28 Sep 2026 03:2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narum/1754064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22131362&TPaperId=1754064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37/24/coveroff/k32213136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22131362&TPaperId=1754064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예술로 읽는 스페인</a><br/>백인필 지음 / 디이니셔티브 / 2026년 09월<br/></td></tr></table><br/>🎨<br><br>우리가 그림을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그림이 좋아서일 수도, 특정 작품이나 화가에 매료되어 그 흔적을 쫓는 것일 수도 있다. (…)<br>그런데 오백여 년의 서양미술사라는 거시적 관점에서 볼 때, 그림을 왜 보는지 묻는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미술사야말로 인류가 걸어온 발자취이기 때문이라고. 153쪽<br><br>스페인 전문해설사가 들려주는 스페인, &lt;예술로 읽는 스페인&gt;을 연휴 전부터 읽기 시작했다. 책에서 언급한 바에 따르면 유럽 3대 미술관으로 루브르, 우피치 그리고 스페인의 프라도 미술관이 해당된다는데 안타깝게도 프라도 미술관만은 아직 못가봤다. 그래서 어쩌면 더 기대도 컸고, 흥미롭게 읽었는지도 모른다. 위의 발췌문을 보면 알겠지만 이 책은 예술로 출발한다고 해서 널리 알려진 미술작품들을 설명하기 보다는 스페인의 역사부터 시작된다. 이슬람과 가톨릭 영향권에서 어떻게 변화가 일어났는지, 내전에 의한 아픔이 어떻게 표현되고 집시들의 슬픔은 또 어떻게 예술로 변모하게 되었는지를 읽는 동안 너튜브를 통해 구슬픈 기타연주를 듣기도하고, 플라멩코 공연을 감상하기도 했다. 특히 가우디의 이야기는 최근 구매한 가우디 평전을 옆에 두고 동시에 읽다보니 강연을 듣는 듯한 기분이 더 생생하게 느껴졌다.<br><br>“이 졸업장을 천재에게 주는 것인지 미치광이에게 주는 것인지 모르겠다. 다만 시간이 진실을 밝혀 줄 것이다.” 72쪽<br><br>시간이 밝혀준 바에 따르면 가우디는 천재, 그것도 신앙심과 자신만의 건축철학이 확고했던 아티스트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과 관련된 내용만 조금 알고 있었는데 책에 소개된 카사 건축물들을 보며 감탄을 연발했다. ‘카사 밀라’의 경우 풍자화가 나올만큼 당시에는 혹평을 받았다고 하는데 비전문가인 내게는 물결이 흐르듯 곡선으로 이루어진 외관과 투박한듯 자연스러운 옥상까지 멋있게만 보였다. 물론 편의에 따라 내부를 개조한 건축주의 아내 로사리오의 입장도 납득이 가긴 했다. 집의 가장 큰 효용은 ‘편의와 안정’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가우디가 설계한 원상태의 집을 개조하진 않았을 것 같다. 가우디의 ‘가스등’에 새겨진 에르메스 문양이나 트렌카디스 기법으로 장식된 벤치 그리고 깨어진 컵이나 그릇을 활용하여 제작된 부분을 꼼꼼하게 들여다보고픈 충동도 들었다. 물론 가우디하면 빼놓을 수 파사드의 성가정 조각과 김대건 안드레아 성인의 이름이 조각된 스테인드글라스도 아이와 함께 꼭 보고 싶었다.<br><br>드디어 미술관과 회화작품에 대한 내용으로 넘어오면, 저자에게도 특별한 의미가 있는 벨라스케스의 &lt;시녀들&gt;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내게는 박민규 작가의 소설 &lt;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gt; 초판본 표지로 각인되어 있는 그림인데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작가와 작품명은 몰라도 그림이 담고 있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br><br>공주의 오른편에는 왜소증을 지닌 두 인물이 있다. 독일 출신의 마리 바르볼라와 이탈리아 출신의 니콜라시토 페르투사토로, 이들은 궁정에서 살면서 왕족과 귀족을 위한 여흥을 맡거나 어린 왕자와 공주의 곁을 지키며 수발을 들었다. (…) 그러나 벨라스케스는 달랐다. 세상에 존재하는지조차 잘 드러나지 않던 이들을, 궁의 떳떳한 구성원으로서 담담하게, 차별 없이 그린 것이다. 185쪽<br><br>이 작품 뿐 아니라 &lt;브레다의 항복&gt; 을 보더라도 전쟁의 승리만큼이나 패자에 대한 존중을 보면, 벨라스케스의 시선이 소외되어 있거나 미처 생각지 못한 곳에도 머물렀음을 느끼게 해준다. 개인적으로 도슨트로 활동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가 언제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설명을 들어서 알게 되었어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다. 잘 모르기도 했지만 이미 안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에 있어서도 새로이 알게된 것이 훨씬 더 많았다. 누군가에게 특정 대상에 대해 이야기할 때 결론에 이르러 화자와 청자의 의견이 같아지는 것만큼 아름다운 대화가 있을까. 스페인을, 스페인의 예술을 아름다운 대화로 마주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br><br>#예술로읽는스페인 #백인필 #디이니셔티브 #가우디 #스페인<br>@4i.publishe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37/24/cover150/k32213136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1372483</link></image></item><item><author>에디터D</author><category>독서리뷰</category><title>[마이리뷰] 빌더스 Builders Vol.1 : Origin - [빌더스 Builders Vol.1 : Origin]</title><link>https://blog.aladin.co.kr/narum/17529184</link><pubDate>Mon, 21 Sep 2026 15:5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narum/1752918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72130748&TPaperId=1752918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36/61/coveroff/k17213074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72130748&TPaperId=1752918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빌더스 Builders Vol.1 : Origin</a><br/>빌더스 편집부 지음 / 아임웹 / 2026년 08월<br/></td></tr></table><br/>🛫vol.01<br><br>▌BUILDERS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들 이야기를 담은 매거진<br><br>&lt;Builders&gt; 창간소식을 들었을 때 브랜드의 탄생을 포함해 창업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잡지라는 점에서 관심이 컸었다. 아직 구체적으로 사업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가 태어난 이후 부터 이전보다는 유연해졌다고는 해도 일반적인 근무시간은 대부분의 교육기관의 근무시간과도 동일하기 때문에 개인사업에 대한 미련 혹은 호기심은 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자본이 넉넉한 것도, 뚜렷한 컨셉이나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닌 상태에서 무턱대고 저지를 수는 없었다. 미리 말하자면 &lt;Builders&gt; 그런 내게 꼭 필요한 때에 만난 좋은 매거진이었다.<br><br>◦Vol.01 Origin 그렇게 시작됐다<br><br>이번 호의 주제가 ‘그렇게 시작됐다’로 표지에 적힌 유아른을 시작으로 에세이와 일러스트로 만날 수 있는 여러 브랜드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초기 창업비용과 직원수부터 간략하게 브랜드 창업시 영감이 되어준 건축물이나 도서 그리고 나라에 이르기까지 편안하게 때로는 밑줄까지  꼼꼼하게 그어가며 읽었다. 그렇게 읽다보니 반드시 ‘창업’이 아니더라도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가 많았다. 당연한 얘기지만 브랜드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 제각각인데 어떤 브랜드는 각잡고 시작한 반면 우연을 계기로 얼떨경에 시작한 브랜드도 있었다. 그런가하면 초기에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던 방식을 제조와 유통문제로 과감하게 개혁한 브랜드도 있었고, 처음부터 가졌던 창업 마인드를 유지하고자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브랜드를 이어가는 곳도 있었다. 결국 정해진 답이 있다기 보다는 자신이 왜 브랜드를 시작했고, 소비자와 어떤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하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브랜드 공여사들의 인터뷰 내용 중에 다음의 문장이 크게 와닿았다.<br><br>◦대표님들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시는 부분이 그분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과는 다른 경우가 많다는 거예요. 36쪽<br><br>개개인을 하나의 브랜드라고 볼 때, ‘항상 무언가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들기 마련이다. 나의 경우를 보더라도 무언가를 끊임없이 배우고 있다. 마치 배움의 중독된 것처럼. 헌데 정말 그것이 내게 필요한 부분인가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배워서 남주나, 배워서 나쁠 게 없다.’ 등의 말들이 변명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가하면 스테니 브랜드의 경우 나 또한 스테인리스 제품을 선호하는 편인데 늘 연마하는 작업이 힘겨웠었다. 고객에게 출고되기 전 연마작업을 마쳐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했는데 스테니 대표는 한 발 더나아가 ‘연마작업이 필요없는 제품 생산’을 꿈꿨고 그것을 현실로 만들어냈다. 과거의 누군가도 생각은 했겠지만 반복되는 실패 과정에서 견뎌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브랜드마다 시련이 찾아왔을 때 어떻게 극복했는지에 대해서도 인터뷰에 담겨져 있었다. <br><br>◦”집에 돈이 많거나, 친구 중에 연예인이 있거나, 가족이 공장을 해야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라는 이야기였죠. 처음엔 씁쓸했지만, 곱씹을수록 그 말 속에 힌트가 보이더라고요. 결국 여러 번 시도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98쪽<br><br>이미 창업을 했거나, 실패의 경험이 있다면 그런 맥락으로 &lt;Builders&gt;를 보아도 좋을 것 같다. 그렇다고 대부분 1인 사업자로 시작한 브랜드라며 규모가 작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읽으면서 초기의 이런 어려움이 있었는지 전혀 짐작조차 못했던 브랜드들도 상당하다. 그러니 ‘내 사업’, ‘아이디어 개발’은 물론 믿을 수 있는 브랜드를 찾고 있는 소비자들에게도 유용한 매거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감각적인 사진과 레이아웃은 덤이랄까. <br><br>#builders #브랜드 #매거진빌더스 #아임웹 #창업]]></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36/61/cover150/k17213074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366171</link></image></item><item><author>에디터D</author><category>독서리뷰</category><title>[마이리뷰] 정신 나간 세상에서 아픈 사람들 - [정신 나간 세상에서 아픈 사람들 -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는 정신과 의사의 생존 가이드]</title><link>https://blog.aladin.co.kr/narum/17520957</link><pubDate>Wed, 16 Sep 2026 23:4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narum/1752095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42130251&TPaperId=1752095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94/17/coveroff/k342130251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42130251&TPaperId=1752095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정신 나간 세상에서 아픈 사람들 -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는 정신과 의사의 생존 가이드</a><br/>조애나 치크 지음, 제효영 옮김 / 심심 / 2026년 08월<br/></td></tr></table><br/>🌿It’s Not You, It‘s the World:<br><br>정신나간 세상에서 아픈 사람들 / 조애나 치크 / 제효영 역 @simsimbooks @prunsoop <br><br>이 책의 원제만 봐도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무엇인지는 짐작할 수 있다. 그런 맥락에서 책을 읽기 시작한 것도 사실이지만 미리 고백하자면, 공감보다는 더 중요한 무언가를 느끼게 했던 책이었고,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적어볼까 싶다.<br><br>나는 해저에 가라앉은 어린 소녀다. 나는 배 밑바닥에 있는 십대 소년이며, 경매장에 전시된 젊은 여성이다. 나는 남들이 믿는 신에 관해 노래하던 할머니다. (…)<br>나는 나를 사냥하는 사람이다. 44~45쪽<br><br>위의 발췌문은 1장에서 인용된 라마 로드 오언스가 자신의 몸에 남아 있는 트라우마와 비극을 표현한 글의 일부다.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몰라도 개인적으로 내가 겪은 아픔과 남겨진 트라우마를 이렇게 위로부터 거슬러 올라가본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그것은 철저하게 ‘나’ 개인에게 한정되어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으면서 반복적으로 나를 흔든 것은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연대하며 공동체적으로 서로가 함께 회복할 때 비로소 온전한 치유가 가능하다는 지점이었다. <br><br>그러므로 더 큰 공동체와 시스템 전체가 치유되어야 트라우마에서 회복될 수 있다. 안전한 사람들과 살고 있고, 공정한 공동체에 속해 있다는 믿음이 회복되어야 요란하게 울려대는 경보도 잦아든다. 167쪽<br><br>이 부분에서 특히 마음에 남은 것은 고통을 ‘경보’로 바라보는 시선이었다. 불이 나면 화재경보기가 울리듯, 불편함과 절망, 분노와 두려움도 우리를 둘러싼 환경에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신호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정신적인 것만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신체적인 반응으로도 등장한다. 어쩌면 이런 부분은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특정 장면이 오래도록 각인될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그 생각을 그대로 유지하고 간직하는 것은 위험하다. <br><br>생각과 어떤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자유롭게 살 수도 있고, 생각에 속박되어 살 수도 있다. 때로는 생각으로부터 자유로워지려면 생각에 빼앗긴 힘부터 되찾아야 한다. 354쪽<br><br>최근 자신의 생각을 온전히 믿지 말라, 생각에서 벗어나라, 틀릴 수도 있다와 같은 문구가 들어간 책들이 많이 출간되었고, 그때마다 챙겨서 읽곤 했다. 생각의 잘못을 알아차린 것에서 끝나지 않고 잘 다스리는 방법, 편집하는 방법에 대해 서술된 부분이 그래서 유용하고 참 고맙게 느껴졌다. 물론 책을 읽고 나면 당장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느끼는 불안과 슬픔을 바라보는 방식은 조금 달라질 수 있다. ‘왜 나는 이럴까’라고 묻는 대신 ‘지금 내 마음은 무엇을 알려주고 있을까’라고 물어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정신 나간 세상에서 아픈 것은 어쩌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그 아픔을 외면하지 않는 것, 그리고 혼자만의 문제라고 여기지 않는 것이다. 나를 돌보는 일에서 시작해 주변을 살피고,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며,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조금씩 건강하게 만들어가는 것. 이 책은 그 길을 생각해보게 하는 따뜻한 안내서가 되어준다.<br><br>#정신나간세상에서아픈사람들 #조애나치크 #itsnotyouitstheworld <br>#트라우마 #치유]]></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94/17/cover150/k342130251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941783</link></image></item><item><author>에디터D</author><category>독서리뷰</category><title>[마이리뷰] 노동이란 무엇인가 - [노동이란 무엇인가 - 노동 멸시의 역사를 넘어 노동 민주주의로]</title><link>https://blog.aladin.co.kr/narum/17520795</link><pubDate>Wed, 16 Sep 2026 22:4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narum/1752079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42130047&TPaperId=1752079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67/83/coveroff/k14213004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42130047&TPaperId=1752079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노동이란 무엇인가 - 노동 멸시의 역사를 넘어 노동 민주주의로</a><br/>박홍규 지음 / 들녘 / 2026년 08월<br/></td></tr></table><br/>노동이란 무엇인가 / 박홍규의 사상사 / 들녘<br><br>우리는 왜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생각할까. 너무 당연하게 들어온 말이라 ‘왜’라는 질문을 해본 적조차 없는지도 모르겠다. 열심히 일하는 것은 좋은 것이고, 게으름은 나쁜 것이라고 배워왔다. 박홍규의 &lt;노동이란 무엇인가&gt;는 바로 그 익숙한 생각에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br><br>노동이란 인류의 반 이상을 차지한 노예나 농노가 하는 것이라는 노동관이 오랜 역사를 통해 형성되어 인류 역사의 주류가 되었습니다. 그 노예는 대부분 외국인이었기에 외국인 혐오라는 인종차별과도 결부되었습니다. 52쪽<br>고대 그리스에서 상업이나 육체노동은 천시되었습니다. (플라톤의) 국가에 따르면 상인은 위계질서의 최하층을 차지합니다. 150쪽<br>18세기 3분기 이후 노예 가격이 폭등하고 식민지 노예가 많아지며(…) 임금노동자를 고용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더 이익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 이와 함께 노예제 폐지 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258쪽<br>그(밀)는 여성의 경제적 독립이 노동계급의 독립과 유사하다고 보았으며, 주로 여성의 가사 노동이 성평등을 이루기 위해 안정되어야 하는 필수적이고 생산적인 노동이라고 주장(…)326쪽<br><br>저자는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사상가들이 노동을 어떻게 바라보았는지를 살펴본다. 노동을 노예나 농노가 하는 천한 일로 여긴 사상도 있었고, 종교적 의미를 부여해 노동을 신성하게 만든 생각도 있었다. 그 과정에서 여성의 노동이나 노동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혁명과도 같은 의견을 제시한 사람을 마주할 때면 절로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다. 반대로 노동에서 인간의 자유와 창조성을 찾으려 한 사람들도 있었다. 이를 통해 저자는 노동을 무조건 찬양하지도, 노동으로부터 벗어나는 것만을 이상으로 삼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가 오랫동안 들어온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말도 재고의 여지가 있다. 열심히 일하는 것 자체보다 왜 일하는지, 누구를 위해 일하는지, 그 노동에서 노동자 자신은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물어야 한다. 특히 기술이 발전하면 노동에서 인간이 조금 더 자유로워질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디지털 시대에는 오히려 일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어려워졌다는 저자의 문제의식이 인상적이었다. 효율과 생산성을 높이는 일이 언제나 인간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br><br>모리스는 노동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즉 좋은 노동과 나쁜 노동입니다. 좋은 노동은 생활에 축복이나 빛이 되지만, 나쁜 노동은 저주이자 짐이 됩니다. 418쪽<br>사실 물질을 이동시키는 것이 어느 정도는 우리 존재에 필요하지만, 그것을 인간 삶의 목적이라고 강조할 필요는 없다. 만일 그렇다면 우리는 셰익스피어보다 노동자 한 사람이 더 우월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474쪽<br><br>저자가 노동의 역사를 이토록 넓게 훑어보는 이유도 결국 여기에 있는 것 같다. 노동을 해야만 가치 있는 인간이 되는 것도 아니고, 노동 자체가 무의미한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인간이 자신의 노동에서 주체가 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 말하는 ‘노동 유토피아’도 모든 사람이 더 많이 일하는 세상이 아니라, 인간다운 삶을 위해 노동시간을 줄이고 기본적인 삶을 보장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노동과 활동을 선택할 수 있는 세상으로 다가왔다. 결국 이 책을 읽고 내가 생각하게 된 것은 노동을 없애자는 이야기가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노동의 당위와 노동 숭배가 지배하는 사람의 논리가 되어, 살아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일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노동을 요구하는 허울이 되지 않으려면 노동은 강제에서 자발성으로 옮겨가야 한다. 내가 무엇을 위해 일하는지 알고, 내가 선택한 일을 통해 나의 능력과 창조성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br><br>기후 위기를 비롯하여 어느 때보다 살기 어렵게 된 시대이지만 그럴수록 원칙에 충실한 삶, 다양하고 자유로운 노동을 추구해야 합니다. 550쪽<br><br>노동이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인간이 노동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저자는 이에 대한 답으로 ‘자유로운 노동’을 제시한다. 그렇다면 나를 포함해 다른 독자들은 어떤 답을 내놓았을까.우리가 노동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고 ‘사고하는 노동’이 가능할 때, 아마도 자유로운 노동도 가능해지리라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이 책을 먼저 읽는 것이 순서다.<br><br>#노동이란무엇인가 #박홍규 #노동 #들녘 @dulnyouk_pub]]></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67/83/cover150/k14213004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678307</link></image></item><item><author>에디터D</author><category>독서리뷰</category><title>[마이리뷰] 침묵 - [침묵]</title><link>https://blog.aladin.co.kr/narum/17518952</link><pubDate>Tue, 15 Sep 2026 23:3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narum/1751895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72130438&TPaperId=1751895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24/64/coveroff/k57213043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72130438&TPaperId=1751895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침묵</a><br/>존 비게닛 지음, 김명남 옮김 / 복복서가 / 2026년 08월<br/></td></tr></table><br/>침묵의 여러 얼굴을 마주하다<br><br>존 비게닛의 &lt;침묵&gt;을 읽기 전까지 내가 생각했던 침묵은 비교적 단순했다. 소음이 거의 폭력처럼 느껴지는 세상에서 잠시 귀를 닫고 마음을 쉬게 하는 것, 심신을 정화하는 명상적인 시간 같은 것이었다. 존 케이지의 &lt;4분 33초&gt;처럼 침묵이 예술이 될 수도 있고, 나와 다른 존재를 받아들이는 포용의 의미로 확장될 수도 있겠다는 정도였다. 그러나 책을 읽고 나니 침묵은 그렇게 한 방향으로만 바라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역사와 사회, 종교와 예술, 고통과 폭력의 자리에서 침묵은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다.<br><br>특히 교정시설에서의 침묵에 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아이를 훈육할 때 때리기보다는 혼자 방에서 생각할 시간을 주는 것이 낫다고 쉽게 말한다. 나 역시 그런 방식이 비교적 평화로운 훈육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침묵과 고립이 사람의 도덕성을 회복시키기는커녕 오히려 인간을 피폐하게 만들고 퇴행시킬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읽으며 생각이 달라졌다. 극단적인 경우일 수 있겠지만, 누군가에게 강요된 고립과 침묵은 절망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처음 해보았다.<br><br>저자가 청소년기에 사제가 되기 위해 수도원에 머물렀던 경험도 기억에 남는다. 그곳에서 말을 삼가고 침묵하는 생활을 경험했지만, 사제들의 모습이나 자신의 신앙심이 부족해서 사제의 길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그곳의 침묵 자체가 어딘가 불편했다고 말하는 부분이 와닿았다. 침묵은 평온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때로는 사람을 불편하게 하고,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기도 한다는 것을 느꼈다.<br><br>독서에 대한 이야기도 새롭게 다가왔다. 책을 읽는 동안 우리는 저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 위해 잠시 자신의 생각을 멈춘다. 나는 독서를 저자와 핑퐁처럼 생각을 주고받는 행위라고만 생각했는데, 깊이 몰입한다는 것은 한동안 나의 생각을 멈추고 다른 사람의 세계 안으로 들어가는 일이기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저자가 허리케인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겪은 충격을 이야기하는 대목에서는 그 몰입의 경험마저 이전과 같을 수 없었을 것 같다. 현실을 잠시 잊기 위해 영화와 독서에 몰입할 수 있었던 사람이 더 이상 현실을 놓을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이다.<br><br>여성들의 침묵에 관한 이야기,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깊은 바다에서 고래들의 의사소통이 방해받는 이야기도 오래 남았다. 특히 마지막 문장이 마음 아팠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서로 소통하지 못하는 고래들이 늘어나고, 결국 더 많은 고래들이 혼자 살아가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 “그래서 침묵의 미래는 과연 어떨까? 더 많은 외로운 고래들이 아닐까.‘(223쪽)라는 마지막 문장 앞에서 침묵이 더 이상 고요하고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게 되었다.<br><br>이 책을 통해 나는 침묵에도 지켜야 할 침묵과 깨뜨려야 할 침묵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나를 위한 침묵은 필요하지만, 처벌을 위한 침묵, 학살과 폭력을 은폐하기 위한 침묵, 상대의 침묵을 강제로 끊어내기 위한 고문은 결코 같은 의미의 침묵일 수 없다. 결국 이 책은 침묵하라고 말하는 책이 아니라, 그동안 너무 당연하게 ‘좋은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침묵을 조금은 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다.<br><br>#존비게닛 #침묵 #지식산문o시리즈 #silence <br>@bokbokseoga_publishing]]></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24/64/cover150/k57213043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246437</link></image></item><item><author>에디터D</author><category>독서리뷰</category><title>[마이리뷰] 서리꽃 세트 - 전2권 (초판 한정 케이스 + 조정래 작가노트) - [서리꽃 세트 - 전2권 (한정판 케이스 + 조정래 작가노트)]</title><link>https://blog.aladin.co.kr/narum/17503000</link><pubDate>Tue, 08 Sep 2026 16:2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narum/1750300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52130041&TPaperId=1750300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64/91/coveroff/k352130041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52130041&TPaperId=1750300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서리꽃 세트 - 전2권 (한정판 케이스 + 조정래 작가노트)</a><br/>조정래 지음 / 해냄 / 2026년 08월<br/></td></tr></table><br/>조정래 장편소설 서리꽃 1, 2권 서평<br><br>“오늘이 십오 일이지? 가자, 꽃구경하게.”<br>절에서 나오며 이재이가 말했다. (…)<br>“눈 맞으며 피는 꽃?”<br>윤소인이 의아하게 고개를 갸웃했다.<br>“내가 언젠가 말했지? 남도의 서러움이 맺힌 꽃이라고.” 2권 73쪽<br><br>눈을 맞으며 피는 서러운 동백꽃. 조정래 작가의 장편소설 &lt;서리꽃&gt;은 슬픈 사랑의 노래다. 슬픈 사랑이란 무엇일까. 이뤄지지 않는 사랑일 수도 있고, 혼자서만 애태우는 그런 사랑이 슬플수도 있다. 얼마나 슬픈 사랑일지를 기대하며 페이지를 펼쳤는데 ‘작가의 말’이 먼저 등장한다. 한 자리에 오래 앉아 긴 시간 팔을 움직이는 직업의 아픔은 터널 증후군 수준이 아니었다. 스스로 바라보기에도 끔찍할 만큼 엄청난 대수술까지 감내해야하는 것이 ‘작가’였다. 모든 작가가 그런 것은 아닐테지만 어쨌거나 ‘글을 쓰다가 책상에 엎드려 죽는 것이 소원(작가의 말 참조)’인 작가의 작품을 마주하려니 엄숙함이 느껴졌다. 맨 위에 발췌문에 바로 이야기의 두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이재이와 윤소인. 철학과를 졸업한 재벌집 아드님과 꿈이 화가였으나 가난때문에 꿈을 포기한 아버지에게서 태어난 미술가 윤소인. 이재이는 시를 썼고, 윤소인은 그 시를 돋보일 수 있는 그림을 고흐의 별 그림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윤소인이 고흐의 작품에서 힌트를 얻은 것은 그녀의 아버지, 꿈을 포기했던 아버지가 좋아했던 화가였기 때문이다. 그런 윤소인을 사랑하는 이재이는 닥치는대로 고흐의 화보집을 구해 읽고 또 읽는다. 소설을 통해, 이 소설을 집필한 작가의 노력 덕분에 소설을 읽으면서도 고흐의 작품을 감상하는 호사를 누렸다. 그 뿐인가. 종교와 무관하게 불교에 대해, 석가모니가 그 오래전 이미 설파한 차별없음에 대해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런데 무엇이 그들의 사랑을 슬픈 사랑으로 묶어놓았을까.<br><br>이재이는 처음 미술학원을 찾아갔을 때, 지하 2층으로 내려가며 ‘공기가 나쁠 텐데’ 하는 생각으로 기분이 석연찮았던 기억이 선명하게 떠오르고 있었다.<br>“지하 이 층에서 몇 년 동안 미세먼지 가득한 탁한 공기를 마셨으니…..” 1권 269쪽<br><br>윤소인. 아버지가 바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원해 그림을 그렸고, 그림을 통해 아버지와 더 가까이할 수 있었지만 어쩌면 그 그림 때문에 마음에도 몸에도 상처가 생겼다. 이재이는 사랑하는 윤소인의 아픔을 탓하고 원망하는데 세월을 낭비하지 않는다. 어떻게든 윤소인을 회복시키는 것, 그것만 생각한다. 그 생각은 관련 정보를 찾아보게 하고, 공부하게 하고, 무엇보다 자신이 가진 것을 아낌없이 내놓을 뿐이다. 윤소인을 포기하면, 모르고 살았으면 이재이의 삶이 더 평안했을까? 그런 질문의 답을 찾을 여유가 없었다. 윤소인을 위한 유럽여행은 독자들을 위한 여행이기도 했다. 고흐의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 떠난 여행길에서 독자는 90미터가 넘는 모네의 수련을 만나기도 하고, 무명이었던 고흐의 실력을 알아본 로댕의 컬렉션 이야기도 듣는다. 1권에서 마주한 제주와 제주오름처럼 2권에서도 직접 감상했던 옛일을 떠올리며 읽다보니 페이지를 넘기는 속도가 점점 더 빨라졌다. 하지만 그런중에도 이 슬픈사랑이 어떻게 끝이날까 두렵기도 했다.<br><br>소설을 읽으면서 인물들의 감정에 몰입하는 경우도 있고, 그들의 직업이나 가족이나 지인에게 더 마음이 붙들리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lt;서리꽃&gt;의 경우는 인물들의 전공도 전공이지만 날로 심각해지는 사회문제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결국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가상세계에서 잠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삶속으로 가져와 지금의 나를 돌아보고,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주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슬픈사랑 이야기라도 그저 슬프기만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br><br>#조정래 #서리꽃 #소설 #작가 #해냄<br>@hainaim]]></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64/91/cover150/k352130041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649153</link></image></item><item><author>에디터D</author><category>독서리뷰</category><title>[마이리뷰] 도파민 과잉 시대, 당신의 뇌가 무너진다 - [도파민 과잉 시대, 당신의 뇌가 무너진다 - 디지털 기기의 유혹과 과잉 자극은 어떻게 뇌를 오작동시키는가]</title><link>https://blog.aladin.co.kr/narum/17498932</link><pubDate>Sun, 06 Sep 2026 22:3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narum/1749893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22130940&TPaperId=1749893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58/83/coveroff/k62213094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22130940&TPaperId=1749893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도파민 과잉 시대, 당신의 뇌가 무너진다 - 디지털 기기의 유혹과 과잉 자극은 어떻게 뇌를 오작동시키는가</a><br/>리처드 사이토윅 지음, 김광국 옮김 / 알레 / 2026년 08월<br/></td></tr></table><br/>도파민 과잉 시대, 당신의 뇌가 무너진다 / 리처드 사이토윅 / 알레<br><br>책 출간 소식을 알자마자 ‘이 책은 스마트폰 이용자라면 누구라도 읽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집안에서, 밖에서도 어디를 봐도 아이부터 나이드신 분들까지 디지털 기기를 계속 보고 있거나 최소한 주머니나 가방속에 넣어다닌다. 늘 휴대하다보니 무료하거나 어색한 상태에서 자연스레 각자의 기기를 이용해 그 상황을 견디기 마련인데, 그렇다면 잠들기 전, 긴장상태가 어느 정도 해소가 된 상황에서는 스마트 기기를 안보면 좋으련만 그때야말로 낮동안 쌓인 긴장과 스트레스를 다름아닌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해소한다. 그럴수있다. 숏츠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배우자가 들어주지 않는 하소연을 AI가 공감해주고, 별다른 결제를 하지 않고도 이용할 수 있는 매체는 또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 나는 이런 현실이 왜 불편했을까. 왜 이제 그만 ‘STOP’이라고 외치고 싶었을까.<br><br>‘콘텐츠는 우리가 찾지 않아도 우리에게로 온다.’ 107쪽<br><br>책에서 저 문장을 마주했을 때 공포를 느꼈다. 내가 무언가를 해소하거나 해결하기 위해 찾았다고 생각했던 콘텐츠, 디지털 기기가 사실은 우리를 강력하게 끌어당기다 못해 중독 상태에 빠졌다는 사실조차 자각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관련 기업에서 고백컨데, 그것은 우리들의 나약한 의지때문만은 아니었다. 철저하게 전문가들을 고용해 어떻게 하면 더 오랜 시간, 디지털 기기에 묶여 있을 수 있는지를 연구한 연구자들의 의도대로 우리는 움직여졌을 뿐이다. 이것이 문제라면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으면 된다는 단순한 결과로 이어진다. 문제는 자각을 했더라도 적절하게 이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이 책에서 가장 와닿았던 부분이 디지털 기기만 아니면 상관없는가? 그것 역시 아니었다. 우리는 쉴 때 쉬지를 않는다.<br><br>현대인들은 생체 시계가 발휘하는 힘이나 지구 자전에 따라 낮과 밤이 정해졌던 시절의 일상과 계절의 리듬이 어떠했는지에 대한 문화적 기억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 2227쪽<br><br>우리는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기 전, 산업혁명 이후로 값싼 비용으로 전기를 이용하고, 밤에도 불을 손쉽게 밝히게 되면서부터 과거와는 다른 개념으로 시간을 인식할 수 밖에 없다. 다른 관련 서적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잠들기 전 책을 읽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어두운 곳에서 책을 읽으면 시력에 좋지 않다며 전자책을 이용할 때 대낮처럼 환하게 불을 켜두는 경우도 있다. 안타깝게도 전혀 반대로 행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잠들기 전 숏츠를 보는 것 보다는 당연히 전자책이 낫겠지만 굳이 읽어야 한다면 검은 바탕에 흰 색 글자, 그리고 가급적 어두운 상태에서 책을 읽으라고 권한다. 개인적으로 그런 상태의 독서를 상당히 즐기는 편인데 극구 말리고 싶다. 중요한 건 눈의 피로를 더는 것 이상의 ‘멈춤’, ‘쉼’이 필요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br><br>몸과 마음은 다치기 쉽다. 쉬어야 할 때 쉬지 않으면 반란을 일으킨다. 444쪽<br><br>이 책은 지나친 디지털 기기 사용이 실제 연구를 통해 발생되는 문제와 실제 벌어졌던 사건, 뇌 연구를 통한 반응과 학자들의 이론을 적절하게 조율하여 들려준다. 특히 후반부에 팬데믹 시대에 우리가 겪어야 했던 불편들이 실제 어떤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지, 그런 문제를 방지할 수 있는 방법들도 제시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는 ‘잘 자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런 방향에서 하루동안 있었던 내용을 기록하는 일반적인 일기 뿐 아니라 잠을 자야만 적을 수 있는 ‘꿈 일기’를 적으라는 조언이 크게 와닿았다. 문제의 심각성을 자극하는 것으로는 안된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 지에 대한 방법을 제시했다는 것이 이 책의 강점이라 하겠다.<br><br><br>“우주 @woojoos_story 진행으로 우주클럽_비공개서평단 방에서 함께 읽었습니다.”<br><br>#도파민과잉시대당신의뇌가무너진다<br>#우주클럽 #우주서평단 #알레 #우주클럽_비공개서평단<br>@woojoos_story @allez_pub]]></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58/83/cover150/k62213094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588396</link></image></item><item><author>에디터D</author><category>독서리뷰</category><title>[마이리뷰] 우리 동네 줍기 철학자 - [우리 동네 줍기 철학자 - 제6회 사계절어린이문학상 우수상 수상작]</title><link>https://blog.aladin.co.kr/narum/17489796</link><pubDate>Wed, 02 Sep 2026 20:1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narum/1748979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82130848&TPaperId=1748979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54/37/coveroff/k682130848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82130848&TPaperId=1748979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우리 동네 줍기 철학자 - 제6회 사계절어린이문학상 우수상 수상작</a><br/>이빛 지음, 이내 그림 / 사계절 / 2026년 08월<br/></td></tr></table><br/>🐌<br><br>어릴 때부터 나는 소소한 것에서 기쁨을 느끼며, 마음에 드는 것들을 소중하게 간직하곤 했다. 멀리 떠나는 여행지에서만 기념품을 수집하는 것은 아니었다. 동네를 산책하다 유난히 반짝이는 작은 돌을 발견하면 주워 오기도 했고, 마음에 드는 잎을 책장 위 작은 화분에 살포시 올려두곤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와 함께 산책하는 아들도 길을 걷거나 여행을 하다가 만나는 소소한 무언가를 하나둘 집으로 가져오기 시작했다. 같은 취미를 가진 나에게는 반가운 일이지만, 남편의 눈에는 그저 돌이고, 잎이고, 파편일 뿐이다. 외출에서 돌아왔을 때, 혹은 아이가 무언가를 ‘득템’했다는 기운을 풍길 때면 남편은 엄중한 어투로 말한다.<br><br>“안 돼. 놔둬.”<br><br>그럴 때면 마치 이빛 작가의 창작동화 &lt;우리 동네 줍기 철학자&gt;의 중해가 엄마를 설득하듯 나와 아이도 남편을 설득하기 시작한다. 중해처럼 거북이 인형까지 주워 오는 것은 엄두도 못 낸다. 물론 중해의 엄마 역시 인형이나 장난감을 결사반대하지만, 책은 읽고 싶었거나 사야 할 책이면 통과! 안타깝게도 작은 우리집에서는 ‘책’이 금기 1호다. 물론 중해에게도 중요한 줍기 철학이 있다.<br><br>빵점짜리가 아니면 줍고 본다.<br>주인이 있는 물건은 갖지 않는다.<br>위험해 보이는 것은 줍지 않는다.<br><br>단순해 보이지만, 이 세 가지 원칙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아이에게 ‘철학’이 무엇인지 설명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예가 있을까 싶다.<br>철학은 어렵고 거창한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고 행동할 것인지를 정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한 번 세운 원칙을 그대로 지키는 것만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고민하고 판단하며 조금씩 자기만의 기준을 만들어가는 과정일 것이다.<br><br>중해에게 ‘철학’을 알려준 좋은 어른이 있었듯, 나 역시 이 책을 읽으며 아이에게 철학이 왜 필요한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살아가다 보면 시련을 마주할 때도 있고,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거나 갈림길에 서는 순간도 있다. 그럴 때 나를 붙잡아 주는 것은 거창한 정답이 아니라,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는 사실일 것이다. 아이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어른인 나에게도 삶의 중심이 되어 줄 철학이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또 그동안은 가볍게 줍기템의 이유를 물었다면, 이 책을 함께 읽고난 후에는 조금 달라질 것 같다. 한 줄로 요약하자면, 이 책은 아이에게 철학을 알려주는 책인 동시에, 어른에게도 삶의 철학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br><br>#우리동네줍기철학자 #이빛 #이내 #사계절어린이문학상 @sakyejulkid]]></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54/37/cover150/k682130848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543786</link></image></item><item><author>에디터D</author><category>독서리뷰</category><title>[마이리뷰] 여름 (썸머 에디션) - [여름 (썸머 에디션)]</title><link>https://blog.aladin.co.kr/narum/17479367</link><pubDate>Sat, 29 Aug 2026 21:1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narum/1747936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92130190&TPaperId=1747936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56/80/coveroff/k79213019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92130190&TPaperId=1747936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여름 (썸머 에디션)</a><br/>이디스 워튼 지음, 민지현 옮김 / 머묾 / 2026년 07월<br/></td></tr></table><br/>이디스 워튼, 여름.✉️<br><br>오래 전, 그러니까 출산은 물론 결혼도 하기 전에 이 작품을 읽었을 때는 사랑에 실패한 슬픈 이야기라고만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이야기가 그러하듯, 이야기란 모름지기 결말도 중요하지만 장면 장면에 등장하는 말, 그 말들이 중요한 것이 아니겠는가.<br><br>🏔️그동안 채리티는 감수성을 너무 쓰지 않아 퇴화해버린 듯한 사람들 속에서 살아왔다. 그래서 처음에는 하니의 애정보다도 그의 말에 더 놀라고 감동했다. 206쪽<br><br>마치 나의 그런 마음에 화답하듯, 위의 문장을 작품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한가지 더. 그때는 분명 슬픈 내용이라 생각했는데 결혼을 하고 한 아이의 엄마가 된 후 읽어보니 결말이 그렇게 또 불행하게만 느껴지지도 않았다. 왜냐면 채리티의 나이가 아직 너무 어렸고, 어리다는 것은 앞으로 얼마든지 현실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채리티가 근무했던 곳, 현대의 풀타임 근무는 아니지만 어쨌거나 정식으로 임명된 마을 도서관의 사서였으며, 정규 교육도, 어떤 실습이나 자격없이 그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br><br>🏔️그리고 채리티, 너를 산에서 데려온 게 로열 씨라는 것을 항상 기억하거라.” 53쪽<br><br>산에서 태어난 채리티를 가난하고 작긴 해도 어쨌거나 ‘산골 농민들의 야만적일 정도의 빈곤에 견줄 만한 것은 없(287쪽)’는 집에서 길러졌다. 그랬기 때문에 초반에는 지나치게 당돌하게 느껴졌다. 사실 초반에는 내가 이토록 나이를 먹었구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그녀가 무례하게 느껴졌다. 자신에게 숙식을 제공했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 ‘산에서 데려온’ 사람이 로열이기 때문이다. 그러다가도 다시 마음이 서글퍼지게 된 것은 내가 만약 채리티를 작품의 한 소녀, 사랑에 빠져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던 철없이 소녀가 아니라 ‘내가 낳은 딸’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또 감상이 반전되기 시작했다. 서두에 발췌한 문장에서 알 수 있듯이 채리티가 자란 마을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고, 사람들은 그저 그런 삶에 익숙해질 뿐(145쪽 참조)’인 곳에서 달콤한 말로, 그것도 당당하면서도 은근히 자신을 높여주는 하니와 같은 이성을 만났을 때 반하지 않을 여성이 얼마나 될까 싶기도 했다. 제3자의 입장에서, 로열의 입장에서 하니와 채리티의 만남은 시작부터가 실패한 관계였다. 채리티 역시 전혀 몰랐던 것은 아니었기에 ‘결혼’이란 단어를 꺼낼 수도 없었고, 그를 기다리는 시간 온갖 의심과 고통에 시달려하면서도 막상 둘만 함께할 때는 그 모든 질문을 삼켜버린다. 신기하게도 이런 이성문제는 ‘여름’이 집필되었던 시대 이전이나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니 고전, 고전, 고전이라고 하는것일테다.<br><br>🏔️“산으로 가겠어. 내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갈거야.” 전에는 그런 말을 하더라도 진심은 아니었다. 하지만 자신의 처지를 곰곰이 따져본 지금, 다른 길은 보이지 않았다. 185쪽<br>여러분이 사는 고장에 유익이 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그곳에 사는 것을 기쁘게 여기는 것입니다.”221쪽<br><br>쓰라린 시련앞에 무너져 자포자기 하는 심정으로 자신이 왔던 곳으로 되돌아가려는 채리티는 상황만 다를 뿐 많은 이들이 고향을 등졌거나, 혹은 되돌아가는 이유가 된다. 채리티에게 하려던 말은 아니었겠지만 청중들을 향해 변호사 로열의 연설은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말해준다. 여름이 끝나가고 있다. 소설 역시 6월부터 그리고 8월의 끝자락에 일어난 일들로 어느 때보다 안팎으로 소란스러운 여름, 로열의 저말이 힘이되어 더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br><br>#여름 #고전 #summer @meomum_books #이디스워튼]]></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56/80/cover150/k79213019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6568091</link></image></item><item><author>에디터D</author><category>독서리뷰</category><title>[마이리뷰] 감각의 신세계 - [감각의 신세계 - 동물이 가르쳐준 인간의 12가지 경이로운 감각]</title><link>https://blog.aladin.co.kr/narum/17454987</link><pubDate>Mon, 17 Aug 2026 00:3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narum/1745498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62130613&TPaperId=1745498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82/44/coveroff/k16213061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62130613&TPaperId=1745498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감각의 신세계 - 동물이 가르쳐준 인간의 12가지 경이로운 감각</a><br/>재키 히긴스 지음, 이민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07월<br/></td></tr></table><br/>📖 감각의 신세계 / 재키 히긴스 / 위즈덤하우스 <br><br>작가들은 자신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방식, 즉 예술활동을 통해 평소에  제대로 인식하지 않았던 사물이나 대상 혹은 관념들을 감상자들로 하여금 ‘감각’하게 만든다. 특히 AR증강현실이나 VR 장치를 통해 가상세계로 접근할 수 있는 작품앞에서 우리는 오감 그 이상의 것을 통해 자유로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런 감각에 대한 연구는 동물 연구를 통해 입증되거나 그 가능성을 짐작할 수 있는데 재키 히긴스의 &lt;감각의 신세계&gt;는 문자그대로 정말 신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책으로 읽기 전후를 비교할 것도 없이 거의 대부분이 새롭고 놀라운 이야기었다. 그중에서 감각과 관련하여 오해하고 있었던 내용들을 토대로 서평을 적자면 목차와 무관하게 ‘여성이 대체적으로 더 민감하다’라는 가설이었다. 이 내용은 이전에 연구결과들이 뒷받침 해오고 있었는데 동물계에서 가장 빠른 킬러의 영예를 가진 별코두더지 연구를 통해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br><br>촉각 민감도의 차이는 성별로 결정되지 않는다. (…)<br>별코두더지나 인간이나 메르켈세포가 ‘촉각 이미지’의 조각들을 받아 뇌로 보내고, 촉각수용기인 메르켈세포의 밀도가 높을수록 이미지는 더욱 선명하다. 따라서 여성의 촉각 민감도가 더 높은 이유는 세포의 능력이 특별해서가 아니라, 일반적으로 더 가는 손에 촘촘히 분포한 세포 배열이 별코두더지와 비슷해 손끝으로 세계를 더 섬세하게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140~141쪽<br><br>별코두더지를 통해 한 가지 더 알게 된 사실은 흔히 두더지와 같은 포유류는 시력이 낮아 예민한 후각으로 방향을 알고 먹이를 사냥할 수 있다고 배웠었다. 헌데 후각보다 촉각이 더 민감하기 때문에 위에 발췌한 것처럼 가장 빠른 킬러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가하면 평형감각과 관련된 부분에 있어서도 새로이 알게 된 것이 있었다.<br><br>균형은 전정계만큼이나 시각에도 크게 의존합니다. 귀가 단순한 청각기관이 아니듯, 눈도 단순한 시각기관이 아닙니다. 두 기관 모두 균형에 관여하죠.” 324쪽<br><br>위의 내용은 빠른 속도를 달릴 수 있도록 놀라운 평형감각을 자랑하는 치타를 통해 알게 된 부분으로 이족 보행을 하는 인류가 다른 동물들과 차별화된 지점 역시 이 균형과 관련되어 있다. 참고로 이는 반고리관의 발달과 관련되어 있다. 또 일반사람들과 달리 무용수들이 무대에서 수차례 회전하면서도 어지러움을 덜 느끼는 건 귀의 문제가 아니라 ‘뇌’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촉각과 평형감각은 처음부터 끝까지 새롭고 놀라움의 연속이었지만 사실 초반부터 나를 놀라게 한 감각은 따로 있다.<br><br>고니시 연구진이 원숭이올빼미의 뇌에서 최초로 구성한 감각 지도는 두 귀로 들어오는 소리 정보를 마치 눈으로 인지하는, 즉 “일종의 망막 지도”처럼 시각적인 형태로 표현하는 지도였다. 116~117쪽<br><br> 대부분의 sf작품들에서는 인간의 연구목적이나 우연들이 동물들의 생존을 위한 능력을 가져와 ‘괴물 or 히어로 되기‘에 가까웠다. 하지만 &lt;감각의 신세계&gt;를 읽으면서 다른 무엇인가가 되는 것이 아니라 감각할 수 없는 것과 감각이 가능한 세계의 거리를 좁힐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남아있는 촉각, 즉 ’손 끝의 닿는 감각’으로 내가 누릴 수 있는 세상은 얼마나 광활하며 신비로울까를 기대하게 만든 책이었다.<br><br>우주 @woojoos_story 진행으로 우주클럽_과학방에서 함께 읽었습니다<br><br>#감각의신세계 #재키히긴스 #감각 #서평 #우주클럽_과학방 <br>@woojoos_story <br>@wisdomhouse_official]]></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82/44/cover150/k16213061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824418</link></image></item><item><author>에디터D</author><category>독서리뷰</category><title>[마이리뷰] 사유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 [사유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narum/17454327</link><pubDate>Sun, 16 Aug 2026 20:0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narum/1745432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1474987&TPaperId=1745432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66/69/coveroff/896147498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1474987&TPaperId=1745432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사유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a><br/>자크 데리다 지음, 강선형 옮김 / 이학사 / 2026년 07월<br/></td></tr></table><br/>사유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 자크 데리다 / 완독서평<br><br>그동안 일상에서 대화를 나누거나 서평을 적을 때 ‘사유한다’라는 표현을 얼마나 자주 사용했던가. 그때의 사유는 단순하게 스치듯 생각하는 것을 넘어, 진지하게 개념을 인식하고 판단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을 의미한다고 생각했다. 타이틀의 저 문장은 데리다가 직접 한 말이 아니라 철학자 알랭이 남긴 것이며, 이 책은 이를 주제로 데리다가 강의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렇다 보니 처음 몇 페이지를 읽을 때만 하더라도 무조건적인 수용이나 포기가 아닌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기 위해 주어진 것을 의심하고 질문하는 것이 ‘사유한다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책을 읽어갈수록 그 ‘아니오’가 단순한 반대나 거부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생겼다. 특히 베르그손을 다루는 부분에서 비판이 아닌 그의 논리를 따라가며 그 안에서 새로운 질문을 만들어낸다. 여기서 ‘반복한다’는 말의 의미가 중요해진다.<br><br>그러므로 여기서 중요한 것은 베르그손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더욱이 철학자를 비판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필연적으로 비지성의 영역에서 움직이게 되는 형편없는 행위다. 여기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베르그손주의로부터 출발하여 세 가지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지면서 베르그손주의를 반복하는 것이다. 111쪽<br><br>반복한다는 것은 같은 말을 되풀이하는 것이 아니었다. 베르그손의 사유를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반박하는 대신, 그 논리를 끝까지 따라가면서 다시 질문을 발생시키는 것이었다. 결국 ‘아니오’라고 말하기 위해서도 어떤 ‘예’가 이미 전제되어 있다. 무엇인가를 부정하려면 우선 그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무엇을 긍정하고 있었는지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유는 단순히 모든 것을 의심하는 회의주의와도 다르다. 오히려 이미 주어진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으면서도, 그 부정 자체가 어떤 조건 위에서 가능한지를 다시 묻는 과정에 가깝다. 이러한 문제는 베르그손뿐만 아니라 후설과 사르트르를 거치면서 ‘무’와 ‘부정’의 문제로 이어진다. 특히 사르트르의 논의를 통해서는 존재하는 것을 단순히 존재하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아닌 것’이나 ‘아직 아닌 것’, 다른 가능성과의 관계 속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물이 실제로 무가 된다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는 것에 대해 ‘아니다’라고 말하고 다른 가능성을 상상할 수 있는 사유의 능력이다. 바로 그 가능성이 우리가 세계를 하나의 고정된 상태로만 받아들이지 않도록 한다.<br><br>즉 즉자적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 무화되는 것, 사르트르의 표현에 따르면 대자에 의해 있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세계 전체의 무화를 가능하게 하는 대자는 어떤 존재여야 하는 지를 물어야 한다. 139쪽<br><br>책을 읽기 전의 나는 ‘사유한다’는 것을 주어진 지식을 바탕으로 질문을 만들고 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은 이후에는 ‘사유란 무엇이다’라는 하나의 정의에 도달하는 일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 정의에 도달했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다시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었다. 알랭의 “사유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라는 문장은 그래서 단순한 부정의 의미가 아니라, 이미 주어진 것에 머무르지 않고 그 조건과 가능성까지 되묻는 사유의 운동을 의미하는 것으로 다가왔다. 나에게 이 책은 ‘아니오’라고 말하는 법을 알려준 것이 아니라, 내가 ‘아니오’라고 말할 때 무엇을 전제로 하고 있는지까지 다시 생각하게 만든 책이었다.<br><br>우주 @woojoos_story 진행으로 우주클럽_철학방에서 함께 읽었습니다.<br><br>#우주클럽_철학방 #사유한다는것은아니라고말하는것이다 #자크데리다<br>@woojoos_story @ehaksa_]]></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66/69/cover150/896147498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6666955</link></image></item><item><author>에디터D</author><category>독서리뷰</category><title>[마이리뷰] 푸른수염 - [푸른수염]</title><link>https://blog.aladin.co.kr/narum/17452393</link><pubDate>Sat, 15 Aug 2026 17:3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narum/1745239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82130177&TPaperId=1745239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41/39/coveroff/k882130177_3.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82130177&TPaperId=1745239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푸른수염</a><br/>아나벨라 로페스 지음 / 아트북프레스 / 2026년 06월<br/></td></tr></table><br/>🚪그 어떤 방에라도 들어가고 싶으면 들어가보오. 단 하나, 궁궐 제일 꼭대기 방에는 들어가지 마오. 🗝️ <br><br>성서의 선악과 열매를 포함 해 ‘단 하나’ 안될 뿐 인데 꼭 그 하나를 참지 못해서 생명을 포함한 모든 것을 잃게 된다는 모티브는 우리에게 더는 새롭지 않다. 하지만 희안하게 새롭지 않은 그 이야기는 자꾸만 듣고 싶고 읽고 싶어진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상상이 가능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br><br>샤를 페로의 &lt;푸른 수염&gt;을 아나벨라 로페스 작가의 글과 그림으로 다시 만든 &lt;푸름 수염&gt;은 앞뒤 면지부터 푸른 수염으로 가득 채워져 이야기가 끝난 순간까지도 그 강렬함이 지속된다. 그리고 여지없이 그 질문의 대한 답을 고민하게 된다. 사랑해서 결혼 한 나의 남편이 ‘단 하나, 궁궐 제일 꼭대기 방’에만 들어가지 말라고 했을 때 바로 납득하고 응해줄 수 있을까?<br><br><br><br>‘남편이 나에게 뭔가 숨기고 있는 게 있나? 그 이상한 방에는 뭐가 있을까?’ <br><br><br><br>푸른 수염에 대한 의심으로 아내는 집에 놀러와 남편의 엄청난 부에 감탄하고 있는 친구들의 칭찬은 들리지도 않는다.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내 소유’에 대한 집착이 강했던 편이라 굳이 열쇠로 닫혀져 있는데다 배우자가 경고한 방에 들어간다는 것이 납득되지 않았다.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최근 알게 된 한 연쇄살인사건 다큐를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수십년을 가정과 직장은 물론 이웃에게 변함없이 다정했던 한 남성이 끔찍한 연쇄살인을 저지른 범죄자였기 때문이다. 그러니 저렇게 말하고 출장을 간다면 그 방을 열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더군다나 작품 속 푸름 수엽 역시 여자의 환심을 사는 방법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의 딸들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음침한 집안과 분위기로 만나볼 생각이 없었던 자매를 성대한 파티를 열어 찬찬히 거리를 좁혀가며 결국 강제가 아닌 사랑으로 결혼한다.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만든 원작에 으스스한 스릴러는 그대로 유지하고 ‘여성 모두를 위한’ 그림책으로 재탄생한 &lt;푸른 수염&gt;.<br><br><br>결코 누군가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혹은 보여줄 수 없는 ‘궁궐 제일 꼭대기 방’에 숨겨둔 것은 무엇일까. 파랑은 우울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치유를 의미하기도 한다. 심리학에서는 꺼내어 보여주지 않고서는 제대로 된 치유도 어렵다고 말한다. 내 안의 숨겨둔 방이 상처이자 아픔이라면 이 책이 열쇠가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br><br>#푸른수염 #아나벨라로페스 #Barbazul <br>@artbookpress]]></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41/39/cover150/k882130177_3.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6413909</link></image></item><item><author>에디터D</author><category>독서리뷰</category><title>[마이리뷰] 좋은 전쟁 - [좋은 전쟁 - 제2차 세계대전은 어떻게 중국의 민족주의를 형성하는가]</title><link>https://blog.aladin.co.kr/narum/17449567</link><pubDate>Thu, 13 Aug 2026 23:2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narum/1744956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82130196&TPaperId=1744956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59/7/coveroff/k68213019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82130196&TPaperId=1744956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좋은 전쟁 - 제2차 세계대전은 어떻게 중국의 민족주의를 형성하는가</a><br/>래너 미터 지음, 유강은 옮김 / 언더스탠드 / 2026년 06월<br/></td></tr></table><br/>래너 미터의 &lt;좋은 전쟁&gt;을 읽으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제목에 대한 의문이었다. 전쟁은 수많은 사람의 삶을 무너뜨리고 희생을 남기는데, 중국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을 단순한 패배와 고난의 역사가 아니라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 싸운 ‘승리의 역사’이자 오늘날 중국의 정체성을 만들어 낸 중요한 기억으로 바라보고 있었다.<br><br><br>중국은 일본인들과 충돌하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과 충돌하고 있으며, 경제 불평등과 종족간 긴장 등 여러 문제가 산적해 있다. 37쪽<br><br>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점은 중국에서 제2차 세계대전의 기억이 시대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어 왔다는 사실이다. 특히 마오쩌둥 시대에는 상대적으로 가려졌던 국민당의 항전과 전쟁 당시 중국 사회의 모습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충칭의 전시 수도 경험이나 수많은 피란민의 삶을 복원하려는 움직임도 흥미로웠다. <br><br>2차대전은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중국의 공론장에서 한창 두드러지게 되었다. 새천년에 접어들어 당대의 가장 중요한 한 가지 변화인 중국 미디어의 성격 변화로 인해 2차대전의 가시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 185쪽<br><br>전쟁은 끝났지만 그 기억은 박물관, 영화, 연구, 인터넷 등을 통해 계속 현재형으로 존재하고 있었다. 특히 ‘전쟁의 기억은 인류의 자원이 된다(217쪽 참조)’는 말이 오래 남았다. 전쟁 자체는 비극이지만, 그것을 어떻게 기억하느냐는 현재의 국가와 사회를 움직이는 힘이 될 수 있다는 뜻처럼 느껴졌다. 중국이 제2차 세계대전을 통해 일본에 대한 역사적 기억뿐 아니라 자신이 전후 국제질서를 만드는 데 참여한 강대국이라는 인식을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였다. 결국 역사는 과거의 사실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필요에 따라 다시 해석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의문도 생겼다. 중국이 전쟁의 기억을 되살리는 것은 과거의 희생을 잊지 않기 위해서일까, 아니면 오늘날 국가의 정당성과 국제적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서일까?  국민당의 역할을 다시 조명하는 것 역시 역사적 균형을 되찾는 과정이면서 동시에 현재 중국이 자신들의 역사를 새롭게 구성하는 과정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맥락에서 전쟁하면 제2차 세계대전을 가장 먼저 떠올리던 내게 강대국과 주변국이 아닌 다른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했다. 전쟁에는 승자와 패자가 있지만, 기억에는 하나의 정답만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잊는지, 그리고 그 기억이 현재의 국가와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로 사용되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역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br><br>결국 우리가 기억하는 역사는 과연 누구의 시선으로 만들어진 것인가? 라는 질문과 동시에 내가 만약 전쟁에 관한 책을 구상한다면 어떤 시선과 주제로 접근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다.<br><br>📚 @woojoos_story 진행으로 우주클럽_역사방에서 함께 읽었습니다.<br><br>#좋은전쟁 #래너미터 #언더스탠드 <br>@woojoos_story <br>@understand_books]]></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59/7/cover150/k68213019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6590746</link></image></item><item><author>에디터D</author><category>독서리뷰</category><title>카네기와 대화하는 낮 / 데일 카네기 / 청아출판사...</title><link>https://blog.aladin.co.kr/narum/17441509</link><pubDate>Sun, 09 Aug 2026 21:2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narum/17441509</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812769&TPaperId=1744150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40/73/coveroff/8936812769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카네기와 대화하는 낮 / 데일 카네기 / 청아출판사<br><br>“성공의 비결이 있다면, 그것은 상대방의 관점을 이해하고 자신의 입장뿐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에서도 사물을 볼 수 있는 능력이다.” 36쪽<br><br> &lt;카네기와 대화하는 낮&gt;에는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과 자기관리론 중 우리의 마음과  관계를 돌아보기에 좋은 ‘낮 시간대’에 어울리는 문장을 선별하여 담아냈다. 그렇다보니 책을 가급적 분주함이 조금 지난 오후에 읽었는데 서두에 올린 발췌문은 첫 번째 챕터이자 인간관계에서 필요한 태도에 대한 핵심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이어지는 대화기술 편은 앞서 언급한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 뿐 아니라 내 안의 가식이나 욕심을 덜어내고 무엇보다 무작정 비난하거나 부정적으로 건네는 말이 아니라 들어주고 공감하는 대화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br><br>육아하면서 가장 어려운 것은 아이를 자꾸 잔소리하고 마치 내 말만 옳고 전부라는 듯 하는 말투였다. 누구나 완벽하게 옳을 수 만은 없고, 지나친 확신은 상대방에게 수용보다는 반박하고자 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새로운 것은 물론 이미 아는 것을 수정하거나 조정하려 할 때  꼭 필요한 조언들로 가득했다. 이보다 더 와닿왔던 부분은 세 번째 챕터로 적절한 휴식을 가져야 하는 이유와 함께 잘 쉴 수 있어야 오히려 생산성을 가져올 수 있다라는 부분이었다. 나는, 우리는 얼마나 잘, 제대로 쉬고 있는가.<br><br>“결국 사람을 가장 쉽게 지치게 만드는 것은 일이 아니라, 걱정과 긴장으로 굳어 버린 마음과 몸이다. 149쪽<br><br>내일을 위해 준비하는 최고의 방법은 오늘에 모든 열정과 지혜를 집중하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미래를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며 완벽한 준비이다. 196쪽<br><br>성공적인 삶을 위해 알아야 또 다른 한 가지는 무엇일까. 우리는 일을 해서 자아실현은 물론 사회에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때 내 능력을 제대로 사용하는 자리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었다. 수십 번 혹은 수 백번의 시행착오에 좌절이 아닌 도전으로 이어지는 이유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앞서 언급한 인간관계 및 자기관리를 위함이기도 하다. #인간관계론 #자기관리론 #데일카네기 #클래식루틴 @chunga_book<br clear="all">]]></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40/73/cover150/893681276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6407323</link></image></item><item><author>에디터D</author><category>독서리뷰</category><title>[마이리뷰] 소금호수, 우리가 사랑한 이상한 세계 - [소금호수, 우리가 사랑한 이상한 세계]</title><link>https://blog.aladin.co.kr/narum/17440325</link><pubDate>Sun, 09 Aug 2026 09:3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narum/1744032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82130123&TPaperId=1744032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31/44/coveroff/k58213012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82130123&TPaperId=1744032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소금호수, 우리가 사랑한 이상한 세계</a><br/>캐롤라인 트레이시 지음, 김민정 옮김 / 일레븐 / 2026년 07월<br/></td></tr></table><br/>“워새치산맥 발치에 길게 늘어선 우리네 도시들처럼 이토록 눈부신 장관을 마주하고 사는데도, 왜 우리 중 대다수는 그 경이로움을 느끼지 못하는 걸까요? 우리는 마치 이 거대한 우주적 신비 앞에서 느끼는 압도적인 경외감을 지워버리기 위해 무척이나 서둘러 살아온 것 같습니다. 47쪽<br><br>캐롤라인 트레이시의 &lt;소금호수, 우리가 사랑한 이상한 세계&gt;를 읽기 전 예전에 적었던 호프 자런과 헬렌 맥도널드의 서평을 찾아보았다.  분명 동물을 비롯한 자연을 마주하는 일, 그런 소중한 것들을 상실하는 현실에 대한 보고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저자들의 유년 혹은 삶 속에서 치유되지 못했던 부분들이 회복을 돕는 게 바로 ‘자연’이었다. 안타깝게도 두 저자의 에세이를 읽었던 나도 자주 자연의 힘을 망각하고 만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는다는 건 비슷한 책을 읽는 지루함이 아니라 소중한 자연을 다시금 내 안으로 끌어들이는 치유과정이었다. <br><br>저자가 처음 맞이한 소금호수는 목차 상으로는 두 번째에 등장한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소금호수가 자연의 흐름에 의한 것이라 보기 쉬운데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원주민을 몰아내기 위한 정착민들의 폭력일 수도 있고, 각각의 종교와 관련된 경우도 있었다. 문제는 이렇게 인의적으로, 인간의 욕심으로 생겨난 소금호수의 경우 동물을 살리는 ‘물’이 아니라 동물은 물론 인류에게 큰 위해를 가하는 ‘독’이 되었다는 사실이었다. 소금호수의 생성 배경과 분쟁 상황을 알리는 것 뿐 아니라 저자가 유년시절부터 성인이 된 이후의 정체성 문제, 매일 지속되는 신성한 노동의 가치가 어우러져 이 모든 것이 영상처럼 머릿속에 자연스레 재생되었다.<br><br>”사람들이 오언스호의 미래를 물으면, 바로 이런 모습일 거라고 대답해요. 인위적인 경계선은 점점 사라지고 공학 설계의 흔적도 흐릿해지겠죠. 우리는 자연 속에서 보이는 것들이 가장 뛰어나다는 사실을 배웠으니까요.“ 239쪽<br><br>최근에 읽었던 침묵과 자연과 관련된 인문서에서는 그저 조용히 숲 한 가운데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머릿속을 가득 채운 근심과 염려로부터 완벽하게 해방될 수 있다는 마법같은 내용을 말한다. 그 마법같은 경험이 저자들만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면 꼭 이 책을 권하고 싶다. 희망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바라야 하는지부터가 시작일 것이다. 저자의 여정에 소금호수가 함께했던 것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31/44/cover150/k58213012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9314483</link></image></item><item><author>에디터D</author><category>독서리뷰</category><title>[마이리뷰]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 [좋아하게 되었습니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narum/17438081</link><pubDate>Fri, 07 Aug 2026 20:5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narum/1743808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92130123&TPaperId=1743808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31/45/coveroff/k59213012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92130123&TPaperId=1743808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좋아하게 되었습니다</a><br/>미우라 시온 지음, 김은경 옮김 / 시공사 / 2026년 07월<br/></td></tr></table><br/>좋아하게 되었습니다 / 미우라 시온<br><br>보통은 작품을 먼저 읽고 작가에 대한 사심이 커져 에세이를 찾는 경우가 많은데 미우라 시온의 경우는 에세이를 먼저 만났어도 분명 그 매력에 빠졌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lt;좋아하게 되었습니다&gt;는 여러 매체에 연재했던 글들을 모아 엮었기 때문에 주제는 조금 다를지라도 저자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부터 ‘좋아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보니 내가 좋아하는 지점과 일치하는 내용이 등장할 때마다 열광하며 읽었지만 많은 이야기 중 ‘책과 독서’에 관한 부분에 대해서 감상을 나누고 싶다.<br><br>‘상도를 벗어났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덕후’란 대개 이런 것이다. 나도 만화에 관해서는 친구와 도긴개긴 수준이라 “이사하는 참에 조금은 처분하는 게 어떨…..”하는 말은 입이 찢어져도 내뱉을 수 없다. 94쪽<br><br>유명 관광지 한복판에는 책방이 없을 때가 많아서 관광하며 책이나 잡지를 사고 싶은 나로서는 언제나 금단증상으로 괴로웠던 까닭이다. 161쪽<br><br>취미가 없다. 아니 책고 만화를 읽는 건 무엇보다 좋아하지만, 너무 좋아해서 사회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이기 때문에 이력서의 취미란에 경솔하게 ‘독서’라고 써도 좋을지 자신이 없다. 밤새워 책을 읽고 늦잠을 잔 날을 셀 수가 없다. 207쪽<br><br>위의 발췌한 부분 외에도 저자의 책 사랑은 자주 만날 수 있는데 특히 저 세 부분은 “저요, 저요!” 하면서 읽었던 부분이다. 먼저 다소 거칠게 표현한 것 같지만 이사를 하거나 집안 정리를 할 때면, ‘책을 좀 버려!”라는 잔소리를 들어본 사람들은 책을 처분한다는 게 그렇게 간단치가 않다는 걸 알 것이다. 만난 횟수나 기간과 상관없이 사랑에 빠진 연인이나 영혼의 단짝 같은 사람을 집이 좁다고 하루아침에 내보낼 수는 없지 않은가. 또 함께였어도 좋았지만 혼자 떠난 런던과 도쿄 여행이 편한 이유 중 하나가 블록마다 있는 서점을 매번 들어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행 중에 무거운 책을 잔뜩 사는 내가 이해되지 않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지금처럼 외서를 손쉽게 구할 수 없었던 20여 년 전에는 가져간 짐을 버리더라도 새 책을 사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세 번째의 경우는 밤새 책을 읽으면서 돈도 버는 직업에 종사하지 못하는 나로서는 그저 작가가 부럽고 부러울 뿐이다. 유사한 점도 있지만 또 나와는 다른데 싶은 부분도 당연히 존재했다. 겨울과 여름 중에 고르라고 했을 때 저자는 추운 것을 견딜 수 없어 여름을 택했지만 정확히 반대의 이유로 난 겨울이 좋다. 하지만 역시나 여름에는 ‘소면’을 찾는 취향은 또 같았다. 일본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한여름에 물을 타고 내려오는 면을 건져먹는 장면은 봐도 봐도 침샘이 고이고 덩달아 더위가 가신다. 저자가 국수를 삶을 때 ‘추가 물’과 하는 눈치게임, 삶아본 자들은 알지 않을까. <br><br>출판사까지 운영하는 한 배우의 말처럼 진짜 재미있는 책은 OTT 마저 별거 아니게 만든다. 마찬가지로 스마트폰에 중독되어 책을 덜 읽는 것만은 아니라는 저자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렇게 공감도 되고, 때로는 다른 의견을 주고받다 보면 자연스레 책에 빠져든다. 그리고 세상에는 저자가 추천해 준 작품들처럼 흥미로운 책들이 많다. 이름 모를 화분을 꾸준히 키우고, 빈틈이 보이지만 그 또한 곁을 내주는 것이기에 저자의 글을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31/45/cover150/k59213012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9314573</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