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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를 위한 첫 심리학 공부 - 시시각각 변하는 우리 아이 마음, 심리학이 답하다!
이경민 지음 / 믹스커피 / 2023년 11월
평점 :
아이의 방문을 억지로 열고 들어가면 안 됩니다. '해와 바람'이야기처럼 거친 바람으로는 옷을 벗길 수 없습니다. 따뜻한 햇살로 다가가야 합니다. 아이의 닫힌 방문은 잠시 피하고 싶다는 의지의 표명입니다. 아이가 스스로 문을 열고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본문 중에서
아이가 방문을 닫는 순간은 언제 오려나? 하던 때가 있었다. 아이 방에 미끄럼틀을 두고, 볼풀로 채워주었던 이전 방의 문을 아이는 단 한 번도 닫지 않았다. 그러던 아이가 장난감을 거실로 옮겨 둔 새 집에서는 툭하면 방문을 닫고 들어가버린다. 이제 겨우 여섯 살인데. 장난하듯 닫아버릴 때도 있지만 서로 의견이 달라 서운하거나 조금 화가 났을 때는 '혼자 있고 싶어'라고 분명하게 말하고 문을 닫아버리니 차마 열지 못하고 거실에서 아이가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멍하니 쳐다보게 된다. '나는 나쁜 엄마인건가. 아이의 마음을 읽지 못하는 부족한 엄마인가.'하는 마음이 떠나질 않는다. 관련 교육을 석사과정에서 공부하고 있다고 달라지지 않았다. 별도의 관련 교육을 배우러 다녀도 아이의 마음을 읽지 못하는 건 마찬가지였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로 만난 이 책, <우리 아이를 위한 첫 시림학 공부>는 학교에서 배웠던 상담관련 부분과 엄마들의 모임 등 '경험을 바탕으로' 배운 교육은 물론 엄마, 나 자체에 대한 고민과 위로가 모두 어우러져 있었다.
*나의 생각과 감정의 흐름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주관적 의미를 부여한 평가에 중심을 두고 있지는 않은지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이 자녀와 긍정적인 관계로 나아가기 위한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 - 발췌
이 책의 저자인 이경민 심리상담가는 조금 다른 행동을 보이는 아이에게 '문제'라는 프레임으로 바라보는 것은 지양해야 하지만 어설프게 판단하기 보다는 전문가의 도움을 구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말한다. 원가족으로 부터 습득한 엄마의 성향 혹은 기질이 육아중인 아이에게 그대로 드러나는 경우, 이전의 책에서는 엄마의 과거 상황을 정리하고 토닥이는 것에만 지나치게 집중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런 책들을 읽으면서 반발심까지는 아니지만 거부감이 드는 부분이 있었는데 '과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 때문이란 것을 알았다.
'어떠한 부모가 될 것인가?'
갈등의 최고조의 순간에도 결코 잊지 말아야 할 질문입니다. 처벌로 어떠한 행동을 간신히 금지시킬 수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처벌로 긍정적인 행동을 시작하게 되거나 촉진하기는 어렵습니다. - 발췌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아야 할 때 보상을 제시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정확하게 잘못된 부분이 파생시킬 수 있는 부분을 지적해줘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처벌하려 할 때 그 판단이 아이의 행동이 아니라 격양된 내 감정에 의한 것이라면 저자의 조언대로 '상황을 기록하고 정리'하려는 여유가 필요하다. 처음에는 화가 난 상태에서 갑자기 자리에 앉아 마음을 다스리고 아이에게 시간을 준다는 것이 어려웠지만 책을 읽고 난 후 조금씩 노력하니 완벽하진 않지만 적어도 바로 감정을 표출하는 것을 참을 수 있었다. 그렇게 겨우 아이가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이해하고 기다리긴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엄마라는 생각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그 감정에 오래도록 붙들려 있진 않는다.
집집마다 사연은 제각각입니다. 양육 과정에서 경험하는 고충과 괴로움도 조금씩 다릅니다. 다만 한 가지 공통된 사실은 아이를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은 진심이라는 점입니다. -발췌
아이를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은 진심이지만 그 마음을 전달하는 방법은 배워야 하는 것 같다. 책의 제목처럼 '우리 아이를 위한 첫 심리학 공부'는 그야말로 아이를 위해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늦은 밤 아이에게 버럭하고 영상이나 책을 찾아 잠을 이루지 못하는 엄마라면 이 책 한 권은 꼭 읽어보길 바란다. '걱정은 비우고 확신으로 채우는 육아 필독서'란 문구가 그야말로 적확하다. 아동학을 전공하는 학생의 입장에서도 이 책을 꼭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