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줄기차게 주장하는 사람일수록 자신에 대해 모른다.
정체성은 우겨서 얻게 되는 것이 아니다. 말하지 않아도 묻어나는 것이다.
아이고, 이제야 조금 알겠다. 솔직함 역시 우겨서 얻게 되는 것이 아니다. 말하지 않아도 저절로 묻어나는 것이다.
- P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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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본은 우스꽝스러운 캐릭터다. 말인즉슨, 그는 우리를 대변한다. 일을 미루는 사람이라면 글쓰기를 회피하는 캐서본 씨의 습성(스스로를 보호하는 동시에 스스로를 좌절시키는 습성)에 공감할 수밖에 없다. 캐서본 씨라는 캐릭터를 만든 장본인도 틀림없이 공감할 것이다. 엘리엇은 꾸물거리는 예술가 중에서도 여왕으로 꼽힌다. 엘리엇이 글을 쓰기 시작한 건 30대 중반에 이르러서인데, 그마저도 친구들이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닦달한 뒤에야 시작한 것이다.
- P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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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트가 카오스와도 같은 우리의 삶을 정리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내가 리스트를 만드는 건일을 해치우는 것과 전연 관계가 없다. 정확히 그 반대다. 나는 리스트를 작성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성취로 느껴지기 때문에, 그러므로 리스트에 적어둔 목표를 성취해야 할 책임에서 자유로워지는 것 같기 때문에 리스트를 좋아한다.
리스트 만들기, 리스트 붙여놓기, 리스트 잃어버리기, 잃어버린 리스트를 찾아서 오후 시간 보내기, 전부 리스트에 있는 일을설제로 끝내는 데 쓸 수도 있었을 시간이다. 이게 바로 그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투두 리스트에 중독되는 이유 중 하나다. 또 다른이유는, 해치워야 할 일의 리스트를 작성하는 게 리스트에 있는일을 실제로 해치우는 것보다 더 만족스러울 때가 많다는 점이다.
원래 의무에 이름을 붙이는 게 의무를 다하는 것보다 훨씬 재미난법 아닌가.
- 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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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에 따르면, 우리가 리스트에 끌리는 이유는 리스트가진 그 무한함 때문이다. 리스트는 한계가 없으며 절대 완성될 수없다. "우리에겐 한계가 있다. 몹시 좌절스럽고 굴욕적인 한계, 바로 죽음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한계가 없다고, 그러니까 끝이 없다고 여겨지는 모든 것을 좋아한다." 에코의 말이다. "우리는 죽음을 원치 않기 때문에 리스트를 좋아한다."
나는 다소 강박적일 정도로 리스트를 만드는 편이지만, 그동안 한 번도 만들어본 적 없는 리스트가 하나 있으니 바로 버킷 리스트다. 버킷 리스트를 적어본 적 없는 이유는 버킷 리스트에 씀직한 일들을 해낼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나는 스카이다이빙을, 행글라이딩을, 마라톤을, 에베레스트 등정을 결단코 하지 못할 테니까.
-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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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주의는 우리를 조금씩 갉아먹는다. 더 나은 결과를 낳을 것같지만 오히려 결정과 행동으로부터 뒷걸음질 치게 만든다. 완벽을 지향하는 마음보다 더 힘이 센 것은 이미 저지른 일을 수습하는 순발력이라고 믿는다. 나는 앞으로도 굳건한 인내심보다 단순한 순발력을 발휘하면서 살고 싶다.
- 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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