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산토스 디카페인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7월
평점 :
품절


향은 아주 좋아요. 볶은 콩 옮겨담아둔 병을 열 때부터~ 맛은 향에 비해 조금 평범하다고 느꼈어요. 가격도 저렴하지는 않은데 맛을 좀더 끌어올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알라딘 커피 두어 종류 맛보았지만 모두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어요. 미얀 알라딘. 커피집은 아니지만 더욱 분발하시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예능 프로그램에 '에이핑크'가 나왔다. 데뷔 10년차 그룹, 새 앨범을 내면서 서로의 얼굴만 봐도 눈물이 난다는 세 명의 이야기를 듣는다. 남자 패널들이 왜 울어 왜 눈물이 많아졌어 신기하다는 듯이 말한다. 나는 그 감정 무엇인지 너무 잘 알겠는데, 그래서 따라 눈물이 나는데. 그건, 그러니까... 그런데 나는 왜 울지? 어느 포인트에 공감을 했지? 곰곰곰... 문득 작년인가 다큐 보면서 뜬금없이 눈물이 솟았던 때가 떠오른다. 산 속에 지은 집에 여자들이 삼삼오오 요가매트를 들고 모여 테라스에서 요가를 하는 장면이었다. 나 왜 울어? 하면서. 거기에 겹쳐지는 며칠 전 경험. 집회에 다녀온 독서모임멤버 한 분의 이야기를 신나게 듣고 나서 다음번 언젠가의 집회에 멤버들 모두 나가서 신나게 놉시다! 하는데 눈물이 주루룩. 아, 나는 그러니까 여성의 모임, 여성 공동체, 이런 관계를 원해왔구나, 싶은 것이, 그동안 혼자서도 잘놀아요를 시전했던 건 실은 외로움이었을 수도 있겠다, 싶은 것이, 도대체 얼마나 사무치게 그리웠으면 그저 모여서 요가를 하는 장면에도 울고 같이 으쌰으쌰합시다 하는 말에도 울고 그런단 말인가, 싶은 것이, 아주 그동안의 내가 가여워 미치겠다. 지금 내 안에는 외로움이 그리움이 슬픔이 철철철 넘쳐흐르고 있다는 거지. 그래, 그동안 너무 혼자 있었지. 혼자 내 살을 뜯어먹고 있었지. 입을 꾹 다문 채로.

<연대하는 페미니즘> 책을 집으면서 '연대'라는 글자가 새삼 눈에 들어온다. 들어가는 말을 펼쳐 읽으면서, 처음에는 안 보이던 구절이 다시 새로이 보인다.


"한 개인, 한 집단, 한 세대가 겪는 고통은 서로 비교될 수 없다. 각 개인에게 그것은 그 자체로 쓰라린 아픔이다. 그래서 내 고통이 더 크다고 단정 짓기보다 서로의 고통을 말하고, 공감하며, 함께 싸워가야 한다. 개인의 현실, 관심, 문제에 따라 젠더 의제는 전혀 다르게 다가오겠지만, 각자의 자리와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가운데 함께 만들어내는 페미니스트 공동체를 나는 소망한다. 이러한 집합적 개인주의(collective individualism)의 구현에 이 책이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과거는 미래를 만든다. 그래서 "역사 없는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말한다. 마찬가지로 성 평등한 미래를 소망하는 페미니스트 공동체에게도 역사가 필요하다. 페미니스트의 역사 속에는 시·공간을 가로질러 여성들이 살아온 질곡과 고통의 과거가 들어 있다. 또한 이를 뚫고 투쟁해온 여성 주체들의 능동적인 행동도 드러난다. 역사 속 여성의 경험은 시대를 가로질러 전유되기도 하고, 과거의 고통은 여전히 우리 속에 남아 있기도 하다. 그래서 공유하는 역사는 바로 '연대하는 페미니즘'의 기초가 된다. 가까운 과거의 역사는 더욱 그러하다."

(정현백 <연대하는 페미니즘> 14~15)



"각자의 자리와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가운데 함께 만들어내는 페미니스트 공동체를 나는 소망한다." 여전히 내 안의 뿌리깊은 편견을 떨쳐버리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이 문장을 똑같이 소망한다. 나도 내가 그런 사람이기를 바란다. 찌그러질 대로 찌그러진 내 자아들은 그런 사람이지 못할까 봐 겁을 먹는다. 자기검열을 멈추지 않는다. 이런 나부터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 쉽지 않다. 내 눈은 타인의 시선에 오래 잠식당했고 점점 나빠지고 있었을 것이다. 결심만 반복하는 거 아니냐고 해도 어쩔 수 없다. 어제의 나는 오늘의 내가 아니고, 매일의 다짐이 나를 만든다.




"... 이 차이를 인정하지 않을 떄 어떤 일이 벌어지냐면, 누구의 언어로 이야기할 것인가가 또 문제가 되는 거예요. 결국 우리는 같은 언어를 찾을 때까지 영원히 같이 못 마주칠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우리가 어떻게 출발해야 되느냐, 언어도 없고 불안하기도 하잖아요. '이 사람, 나랑 같은 언어를 쓰고 있을까?' '자기한테는 좋은 언어지만 나한테는 좋은 언어일까?' 그리고 시스터후드sisterhood, 자매애라는 것도 일종의 환상일 수 있죠. 우리의 경험이 같으니까 우리는 서로 통할 것이다? 아니에요. 사실은 그 사람이 울어서 내가 그 눈물에 동화된 적도 있을 거고, 그 눈물이 나의 어떤 감정을 건드렸던 것일 수도 있어요. 동일하지 않더라도, 그 감정의 순간이 스쳐지나간 것일 수도 있잖아요.

동질성을 통해서 연대를 마련하려고 하는 그 오래된 습관은 어떤 순간 고립주의를 자처하게 될 수 있어요. 말 통하는 사람들끼리만 연대하는 거죠. 그리고 이렇게 될 수도 있어요. 적에 대한 분노를 자꾸 표출하는 거예요. 적에 대한 분노는 서로 다르더라도 우리를 하나로 뭉치게 하는 되게 강한 힘이 되거든요. 우리는 언어가 다를 수 있지만, 쟤를 싫어한다는 점에서는 똑같다는 거잖아요. 그럴 때 갑자기 연대가 생기죠. '너랑 나랑 말이 통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쟤를 싫어하지. 오케이, 그럼 가자' 이렇게 될 수 있다는 거예요. 그런데 로드는 그런 방식은 아니어야 된다는 거죠.

그러면 어떻게 시작해야 될까. 겁도 나고 공포도 생기는데, 로드는 바로 그 약함에서 출발을 권유해요. 힘을 얻기 위해서는 약점을 보여서는 안 되고, 나약해지면 안 되고, 감정적이면 안 된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그렇지 않다고 하는 거예요. 직시한다는 건, 그냥 그 순간에 울 수밖에 없다면 우는 거죠. 운다는 건 사실상 수용하고 인정한다는 거죠. 수용과 인정은 공포를 이겨낸 직면이기도 하고요. 나약하지 말라는 건 '네 약한 꼴 보이지 마', 즉 직면하지 말라는 뜻일 수도 있다는 거예요. 오랫동안 우리는 공포심을 배웠다는 거죠."

(김은주 <페미니즘 철학 입문> 446~447)




자매애가 환상이 되지 않기 위하여, 같은 경험으로 우리를 일반화하지 않기 위하여, 눈물이 나는 것을 그저 공감이라고 치부하지 않기 위하여, 나와 다르다고 배제하지 않기 위하여, 다짐. 먼저 나를 직시하는 일. 만들어진 인연을 배척하지 않는 일. 감사하는 일. <페미니즘 철학 입문>을 꺼내어 석 달에 한번씩 읽어야 겠다고 생각하면서. 칩거하는 나에게 손을 내밀어준 그 분들께 소심하게 인사를 전하며.




+ 오늘 시국토론회(2022 페미니스트 주권자행동)에서 발언한 분들 멋있다. 패널분들은 말할 것도 없고, 초등학생 때의 경험, 중고등학교에서의 성차별을 말하는 학생들의 모습에 코 찡, 대학생의 결기어린 말에 눈 찌르르, 아 어쩌자고 그렇게 빛나는가요. 초중고 페미니스트라는 말 왜 이렇게 가슴이 벅찬가요. 이제 겨우 입문한 50살 나도 수줍지만 여러분과 이어져 있는 거 맞죠. 이렇게 나 혼자 생각. 분노 속의 감동. "여성 있는 민주주의"!



"여성들의 서로에 대한 돌봄 욕망과 필요는 병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를 구원하는 것입니다. 이 점을 인식해야 우리의 실제 힘을 재발견할 수 있습니다. 가부장적 세계가 그토록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우리 여성들이 이렇게 실제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가부장적 구조 안에서만 모성이 여성에게 허락된 유일한 사회적 권력이 되는 겁니다.

여성들 사이의 상호 의존은 우리 각자 내가 될 수 있는 자유의 길입니다. 이때 '나'는 여성으로서의 효용 때문에 이용당하는 존재가 아니라 창조적인 존재로서의 '나'입니다. 이것은 수동적인 임be과 능동적인 되기being의 차이입니다.

여성들 사이의 차이를 단순히 관용하겠다는 것은 가장 역겨운 개량주의입니다. 이런 개량주의는 우리 삶에서 차이가 담당하는 창조적 역할을 전적으로 부정하는 것입니다. 차이는 단순히 관용의 대상으로 간주되어서는 안 됩니다. 차이는 우리의 창의성이 불꽃을 일으키는 데 필요한 극성polarities과도 같은 것으로 봐야 합니다. 그래야만 여성들이 상호 의존의 필요성을 두려워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동등한 것으로 인정받는 서로 다른 힘들 사이의 상호 의존 속에서만, 우리는 그 어떤 지점이 없는 곳에서도 행동할 수 있는 용기와 자양분, 그리고 이 세상에서 새로운 존재 방식을 추구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오드리 로드 <시스터 아웃사이드> - 주인의 도구로는 결코 주인의 집을 무너뜨릴 수 없다 176~177)




이제까지 우리는 서로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법을 배운 적이 거의 없다.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는 예스라고 하면서 우리 자신에게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다른 흑인 여성을 친절, 존경 다정한 마음으로 대하는 법도, 단지 그녀가 흑인 여성이기 때문에 그녀에게 짧게나마 긍정의 미소를 띠며 대하는 법도 우리는 거의 배우지 못했다. 우리가 어느 부분에서는 서로의 단점에 가까운 존재이기에, 즉 그것이 우리 자신이기에 서로의 단점을 이해하는 마음으로 서로를 대하는 법을 배운 적도 거의 없다. 다른 흑인 여성을 칭찬하며 그녀의 특별함을 인정해 준 가장 최근은 언제인가? 우리는 서로를 다정하게 대하는 것이 습관이 될 때까지 서로를 다정하게 대하는 법을 의식적으로 골똘히 연구해야 한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갖고 있던 흑인 여성들의 서로에 대한 사랑을 도난당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서로를 너그럽게 대함으로써 우리 스스로에게도 너그러워지는 것을 연습할 수 있다. 우리 안의 포용하기 가장 어려운 부분에 너그러워짐으로써 서로에게 너그러워지는 연습을 할 수 있다. 또한 우리 각자의 마음에 있는 용감하고 멍든 어린 소녀에게 마음을 더 많이 쏟아 줌으로써, 뛰어난 존재가 되려고 엄청난 노력을 쏟아붓고 품게 되는 기대를 줄임으로써, 서로에게 너그러워지는 연습을 할 수 있다. 우리는 어둠 속에서뿐만 아니라 빛 속에서도 흑인 여성을 사랑할 수 있고, 완벽을 기하려는 그녀의 격정적 마음 상태를 다독여 주며, 그녀가 주의를 기울이는 일을 실현할 수 있도록 격려해 줄 수 있다. 이렇게 한 다음에라야 우리는, 그녀가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는지를, 그녀가 이 세상을 좀 더 살 만한 미래를 향해 가도록 하는 데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지를 더 잘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리라.

(오드리 로드 <시스터 아웃사이더> - 서로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338)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22-02-19 23: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드리 로드의 문장 너무 좋네요. 전 아직 읽기 전이라서 얼른 읽고 싶은데 먼저 책을 준비해야겠네요.


자매애가 환상이 되지 않기 위하여, 같은 경험으로 우리를 일반화하지 않기 위하여, 눈물이 나는 것을 그저 공감이라고 치부하지 않기 위하여, 나와 다르다고 배제하지 않기 위하여, 다짐. 먼저 나를 직시하는 일. 만들어진 인연을 배척하지 않는 일. 감사하는 일.

난티나무님 위 문장들도 가슴을 파고들고요. 그 다짐과 다짐의 시간들을 저도 기억하려고 해요.
좋은 사유,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해요, 난티나무님^^

난티나무 2022-02-20 08:12   좋아요 2 | URL
책들이 처음 읽을 때와 다시 펼칠 때, 또 다시 볼 때 매번 눈에 들어오는 문장이 달라요. 그만큼 그때그때 제 생각들도 변화하는 것이리라 생각해요. 그러기를 바라기도 하고요.^^ 어떤 한 가지를 골똘히 생각하다가 펼친 책에 그 한 가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언니들의 통찰을 마주할 때의 짜릿함이 더 많이 늘어나기를 역시 바라고요.

오드리 로드 넘 좋아요. 동일선상에 자리하지는 않지만(동일선상이라는 단어 선택이 좀 주저됩니다만) 어쩌면 아시아 여성인 우리에게 가장 ‘적절하고 필요한 언니’ 중 한 명이 아닐까 싶어요. <흑인 페미니즘 사상>을 읽을 때도 비슷하게 느꼈는데 오드리 로드의 글이 훨씬 더 가깝게 느껴지더라고요. 이 분의 생각을 풀어주시는 김은주선생님 글도 좋고요. <시스터 아웃사이더> 말고 더 많은 글들을 접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단발머리님께도 감사하는 마음을 전합니다.❤️❤️❤️ 오드리 로드 어떻게 읽으실지 벌써 궁금해요.^^
 



2월의 책소포.

욕심은 무럭무럭이었으나 자제하고 이 정도.

책 가지러 한국 가고 싶다. 가서 오래오래 있으면 더 좋겠고. 소포 부칠 돈 8~9번만 모으면 비행기값 나올 듯. 푸핫.


아니 막 공부욕심 뿜뿜이라 어려운 책 적어도 세 권 이상.ㅋㅋ 나 왜 열심? 그러나 실상은 열심 아님. 멍 때리는 시간 더 많음. 전적으로 필요한 시간이라고 세뇌 중. ㅋㅋㅋ

동생이 넣어준 백짬뽕 끓여먹어야지.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ini74 2022-02-18 2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외국 사시는 분들은 그러실거 같아요 ㅠㅠ 소포값. 백짬뽕 맛있게 드세요 나무님 *^^*

난티나무 2022-02-18 20:54   좋아요 2 | URL
특별수수료만 안 붙어도 좋겠어요…^^;;;
백짬뽕 후르르촵촵!!! 했습니다~^^🥰🥰🥰

다락방 2022-02-18 21: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성괴물!!!!!

난티나무 2022-02-19 06:38   좋아요 2 | URL
준비 완료! ㅎㅎㅎ

미미 2022-02-18 23: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난티나무님 제목이 다 강렬하네욧?!! ㅎㅎ👍
저는 묵묵히 주섬주섬 🥰

난티나무 2022-02-19 06:39   좋아요 2 | URL
이번에 그런 책들이 많으네요. 헤헷 ❤️

단발머리 2022-02-19 09: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미니즘의 작은 역사>가 눈에 띄네요. 제가 읽은 책이기도 하고 또 만화라서요 ㅎㅎㅎㅎㅎㅎ

난티나무 2022-02-19 17:00   좋아요 0 | URL
읽으셨군요! 생각보다 얇더라고요. 제목은 작은 역사지만 책은 좀 크고 더 두꺼워도 되는데…. ㅎㅎㅎ 아니 제목이 페미니즘의 큰 역사,면 안 될까요? ㅋㅋ

수이 2022-02-19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태워라_ 살짝 담아갑니다 :)

난티나무 2022-02-19 23:45   좋아요 0 | URL
오늘 슬쩍 들춰보고 있는 중이에요. 생각하고 좀 다른 듯? 이러는 중입니다. 암튼 오늘도 분노는 만땅!!! ㅎㅎㅎ 불태워라!!!
 

어제 산 책부터 역순으로. 


















이제오마 울루오 <인종 토크> 

내 안의 고정관념 부수기. 인종차별에 대한 여러 권의 보관함 책들 중 일순위로 삼. 
















루스 배러클러프 <여공 문학> 

어느 책에선가 분명히 보고 리스트업했는데 어디서 봤는지 못 찾겠다.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이노므...@@ 아무튼 역시 편견과 고정관념 찾기와 부수기. 제대로 알기. 
















서울대학교 여성연구소 <경계를 가로질러 가족 만들기> 

드디어 구입. 계속 구입순위에서 밀리다가 이번에 당첨. 제목만 봐도 설레는데 내용이 얼마나 뒷받침될지 궁금하다. 샀다고 해서 바로 읽을 수 있는 건 아니라서, 또 기다림이 기다리고 있다. 구입순위도 있고 발송순위도 있어서 ㅎㅎㅎㅎ 괴롭다. 발송순위에서 밀릴 듯... 
















닉 다이어-위데포드 <제국의 게임> 

게임을 알고 싶다. 알아야 겠다. 아이들을 사로잡아 시간과 건강과 돈을 쏟아붓게 만드는 오늘날의 게임세계를 조금 이해해보고 싶다. 















알렌카 주판치치 <왓 이즈 섹스?> 

궁금하지 않습니꽈? 궁금하다. 섹스란 도대체 무엇일까. 


















크리스티앙 보뱅 <작은 파티 드레스> 

프랑스어책읽기모임에서 다음다음쯤에 읽을 책인데 한글판 전자책으로 미리 사 둠. 
















소포클레스 <안티고네> 

음 그러니까 원래 사려고 했던 책은 이게 아니다. 장 아누이의 <안티고네>를 샀어야 하는데 표지가 똑같아서 그만 이걸 눌렀고 사고 보니 장 아누이가 아니고 소포클레스 원전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 그래 뭐 장 아누이 읽기 전에 소포클레스 읽으려고 했었으니까, 그랬으니까.... 하아... 돈 주고 살 마음은 전혀 없었는데... 없었는데.... 

















버지니아 울프 <3기니> 

낭독으로 누군가들과 함께 읽어보고픈 책이라 미리 구입해 본다. 번역 이런 거 신경 안 쓰고 그냥 이 책으로 골랐다. 
















에바 일루즈 <사랑은 왜 끝나나> 

예전부터 사고 싶었던 책인데 비싸서 미루고 미루다가 그냥 확 질러버림. 가끔은 확! 지르는 것도 필요하긴 하다.... 흑흑... <감정 자본주의>도 사놓고 아직 못 받고 있는데. 흠흠. 
















김보영 <다섯 번째 감각> 

책소개에 혹! 하고 굿즈에 혹! 해서 새 책으로 질러버린. 소개에 기대감 상승! 언제 받아볼랑가.@@ 



*** 아 구매 리스트 언제 끝나나 하고 보니 여기까지다. 휴. 이번달 (아직 18일이지만) 많이 자제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어. 흠흠. 흠흠흠.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미 2022-02-18 23: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확 지르는거 필요합니다 암요!!ㅎㅎㅎ🤭

난티나무 2022-02-19 06:40   좋아요 1 | URL
미미님 위안 되는 말씀!!!! 고맙습니다~^^ 🙏🙏
 


"부유한 서양 여성들이 먹는 쪽을 선택" 하지 못하는 병이 도는 지금, 우리는 여성과 음식의 관계가 한층 빈곤했던 예전의 전통이 지속되는 것을 본다. 여성은 늘 남성과 다르게 먹어야 했다. 덜 먹고 덜 좋은 것을 먹어야 했다. 고대 그리스 로마 연구가 사라 포머로이sarah Pomeroy는 헬레니즘 시대 로마에서는 남자아이에게 16세스테르티우스sestertius (로마제국의 최소 화폐 단위 ― 옮긴이)어치 식사를 주고 여자아이에게는 12세스테르티우스어치 식사를 주었다고 한다. 역사가 존 보스웰John Boswell에 따르면, 중세 프랑스에서도 여성에게는 남성에게 분배된 곡식 3분의 2가 분배되었다고 한다." - P305


중세까지 갈 것도 없다. 지금 여기에서도 저렇다. 이케아 내의 식당처럼 접시에 원하는 음식을 담아주는 시스템을 갖춘 곳에서는 성차별이 일어난다. 여자도 배고프다. 나도 많이 먹을 수 있다. 덩치 큰 남자인 옆지기의 접시는 수북한데 내 접시는 내용물이 바닥에 깔린다. 좀 더 주세요 말을 해야 한다. 덩치가 작으니까, 무엇보다 '여자'니까, 적게 먹을 거라고 생각하며 음식을 담아주는 그 사람도 역시 여자이다. 여자는 많이 먹으면 살찔 거라고 늘 걱정하는 존재인 것이다. 여자들의 눈에도.



"이러한 양상은 제3세계에서만 나타나지 않는다. 현대의 서양 여성도 어머니나 할머니의 식탁에서 그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을 대부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영국 광부의 아내들은 남편이 고기를 먹고서 남긴 기름에 전 빵을 먹고, 이탈리아와 유대인 아내들은 닭이나 오리 같은 가금류를 먹을 때 다른 사람은 아무도 원치 않을 부위를 먹었다." - P306


너무 익숙해서 진저리쳐지는 음식 희생과 양보. 아 진짜 그러지 말자. 어머니는 짜장면이 싫었던 게 아니라고! 생선 꼬리만 좋아하는 게 아니라고! 배 안 고픈 게 아니라고!

그런데 솔직히 나도 그랬다.ㅠㅠ 내 그릇에 맛난 거 한 조각 더 올리는 일이 그렇게 어려웠다. 아니 부자연스러웠다. '자연스럽게' 덩치 큰 옆지기에게 많이 퍼주고 '자연스럽게' 아이들을 먹였다. 두 개 먹고 싶은 거 하나만 먹었다. 그래야 하는 줄 알았다. 자주 식사가 아쉬웠을 테고 매번 짜증이 났을 테다. 그 식탁 내가 차렸으니 짜증은 배가 되었겠지. 일상의 불만은 그렇게 쌓인다. 돌이켜보면 그렇게 복잡하다. 음식을 만들어 식구들과 먹는 일이 온갖 이유들로 불만스러운 건 뭔가 단단히 잘못되었다는 말이다.

이제는 식구들 각자가 자기 먹을 만큼 밥을 뜨고 찌개를 던다. 누가 더 많이 먹느냐 적게 먹느냐 실랑이하지 않게 라면도 각자의 스타일대로 따로 끓인다. '먹거나 말거나' 자세를 유지하려 노력한다. 이런 '당연한' 분배를 기를 쓰고 의식적으로 행해야 한다는 사실이 억울하다. 나만 그랬다는 것도 억울하다.

오, 찬밥과, 방금 구운 생선과 어제 먹다 남은 생선이 눈앞에 왔다갔다 하지만! 이쯤에서 그만 두기로 한다. 딸에게, 아내에게, 며느리에게, 아니 그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강요되는 음식 희생, 우리들의 공통 분모. ㅠㅠ 말 안해도 아시리라.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이 2022-02-14 20: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 동생은 좀 달라요. 난 너희들보다 먼저 이 세상을 뜰 거니까 엄마가 맛있는 거 제일 많이 먹어야 해. 라고 해요. 어릴 때도 아빠가 제일 고기 반찬 많이 드시고 그러면 우리 입도 입이다 왜 이빠만 맛난 거 많이 드시냐 같이 먹자 할 말 다 했어요. 그런 마인드를 우리 모두 가지기를 :)

난티나무 2022-02-15 00:44   좋아요 3 | URL
멋져요!!!!!! 이제부터라도 양보하지 않을 거야!!!!! ㅎㅎㅎ

책읽는나무 2022-02-14 22: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랬다,저랬다 하는데 반찬이나 음식이 모자르는 것 같음...내껄 많이 덜어주게 되는 것 같긴 합니다. 같이 먹다가도 아이들이 마구 먹어 고기 반찬이 줄어들면 신랑이랑 저는 밥을 좀 많이 먹으면서 고기에 젓가락질을 절로 멈추게 되구요. 부모니까 당연히 그래지긴 한데...한 번씩 내가 좋아하는 간식 같은 건 몰래 숨겨 놓고 혼자 막 먹을 때도 있고, 이건 엄마꺼야! 건들지마!! 그러고 침 발라 놓을 때도 있고....그럴 때 잠깐 엄마 맞나? 싶던데....애들이 저를 따라하고 있더군요ㅜㅜ
딸들은 좀 덜한데 울 큰 아들은 좀 뭐랄까? 아무 생각이 없는지? 맛난 거 챙겨 주면 당연하게 받아 먹고, 본인 배만 채우면 된다는 식인 것 같아 좀 짜증 날 때가 있어요. 한창 먹을 때라는 건 알지만....좀 어떻게 교육 시켜야 할지 난감할 때가 한 번씩 있죠!!
딸들은 전혀 안그러는데 이상하죠?
전 이런 게 가르치지 않아도 어떤 권력이란 구조가 절로 생기는 건가? 성격 차이인 것인가? 정말 궁금해지더군요ㅜㅜ

난티나무 2022-02-15 00:49   좋아요 3 | URL
저는 아예 밥 먹기 전에 분배합니다.^^ 예전에 같이 먹을 땐 그랬어요. 꼭 누군가 많이 먹는 사람이 생기더라고요.
그리고 아이들이 이거 내꺼!!!!! 하는 건 엄마를 따라 하는 건 아닌 듯해요.^^ 그리고 엄마도 몫을 챙겨야죠! 잘 하시는 거예요. ㅎㅎㅎ
아들 교육 잘 시켜야 한다는 생각 늘 합니다.ㅠㅠ 딸은 어려서부터 온몸으로 배워버리니까요. 못(안) 배우는 남자아이를 제대로! 가르쳐야죠.^^;;;(저도 남자아이만 둘이라 어깨가 무겁…)

mini74 2022-02-15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찬밥이 칼로리가 낮다고 해서 그때부터 열심히 찬밥을 선호하는 ㅎㅎ 근데 진짜 엄마를 보고 자라서일까요. 맛나고 귀한 건 오히려 썩혀 버리게 되더라고요. 내가 그냥 먹음 되는데 아이나 남편 올때까지 기다리다가 ㅠㅠ 전 좀 나아졌는데 저희 엄마는 ㅠㅠ

난티나무 2022-02-22 20:15   좋아요 1 | URL
아 mimi74님~ 제가 댓글을 지나쳤나 봐요.ㅠㅠ

찬밥이 칼로리가 낮다고요? 정말인가요?@@ 전 그래도 뜨거운 밥 먹을래요.ㅋㅋㅋㅋㅋㅋ
맞아요, 아끼다가 떵 된다고, 그럴 때가 있죠.^^;;;;
우리의 어머니들께서는.... 흐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