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 진짜 안 사야 하는데 야금야금 사서 큰일. 많이 줄기는 했다. 그런데 그만둘 수는 없을 듯. 책 두 권 배송받는 데 운송비 4만원이 넘게 들었다. 책값만큼의 배송비를 들여야 종이책을 손에 쥘 수 있다. (항공운송) 선편 소포로 (아직 안) 보낸 책들은 언제쯤 내 손에 들어올 지 기약이 없다. 어떤 책을 사두었는지 기억도 가물가물. 



전자책 : 















- 에이드리언 리치 <공통 언어를 향한 꿈> 

블로그 이웃님 글에서 보고 너무 사고 싶은 나머지 시집은 종이책이지 규칙을 깨고 전자책으로 구입. 야심차게 필사하며 읽어보겠다는 다짐을 함. 다 옮겨적으면 슥 꺼내 읽을 수 있으니 오예~ 펼쳐서 적을 고요한 시간을 아직 만들지 못함. 뭐래, 맨날 고요하구만. 핑계도 가지가지. 니 마음이나 고요하게 만들어. 
















- 켄트 하루프 <밤에 우리 영혼은> 

좋다는 소문에 일단 전자책으로 읽어보고 좋으면 나중에 종이책 사기. 사놓고 안 읽는 함정에 늘 빠져서 그거시 문제. 


















- <페미니즘 쉼표, 이분법 앞에서> 

위험에 빠지지 않기 위해. 목차만큼이나 내용도 좋았으면 하는 바람. 

















-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숨통> 

단편소설모음집이다. 6월 프랑스책에 짧은 단편이 실려있었는데 그 단편을 이 책에서 발견하고 구입. 영어 원문과 프랑스어 번역과 한글 번역을 두루두루 살펴보고 비교할 수 있었다. 사이의 괴리. 딱 한 편만 번역 때문에 보고 나머지는 안 읽고 남겨두었다. 


















-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엄마는 페미니스트> 

가장 최근 주문에 금액 채우려고 ㅠㅠ 나쁜 습성이야, 고치도록 하자. 이 책은 프랑스어판으로 사서 볼 계획인데 아직 못 샀고 종이책을 살까말까 책 구입할 때마다 망설이던 거라 그냥 전자책으로. 나중 프랑스어판 볼 때 같이 들춰볼 예정임. 

















- 최은미 <눈으로 만든 사람> 

음, <아홉번째 파도>의 영향(?)으로. 소설 웬만하면 전자책으로 사지 않는데 예외 되시겠다. 




다음은 중고 : 















- 다이애나 E.H.러셀, 질 레드퍼드 엮음 <페미사이드> 

중고 떠서 급구입. 지금 보니 전자책 나왔네.@@ 
















- <우먼카인드 11 - 정치하는 여성들이 가져올 미래>

페미사이드 사느라 ㅠㅠ 눈에 띄는 거 담음. 
















- 실비아 페데리치 <혁명의 영점> 

역시 중고 떠서 바로 구입. 상태 상,인데 흠. 몰라. 


















- 한정원 <시와 산책> 

전자책으로 사기는 싫고 만지면서 읽고 싶은데 새 책도 사기 싫어서 중고로 구입. 새 책 냄새 싫어한다. 지금도 이번달 읽을 책 중 새것인 두 권 꺼내서 걸어놓고 말리고(?) 있음. 머리 아파. 


*** 

적으며 보니 또 제법 샀구만.ㅠㅠ 책만 샀느냐, 그것도 아니야. 












소방관 방화복 북커버. 작년에 소방호스로 만든 동전지갑 샀는데 마음에 들었다. 아직 실사용 전^^;;; 그리고 예전에 알라딘 이벤트 상품으로 산 북커버 너무 꽝이라서 좀 비싸지만 이걸로 샀다. 할인쿠폰 준다는 말에 현혹되면 안 되는데 큰일이다. 













패브릭 북커버(날개형) 하나 더. 할인금액 때문에 돈 더 쓰는 바보짓도 서슴지 않고 하는 바보. 그렇지만 방화복 북커버 맘에 안 들 수도 있잖아 이카면서. 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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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ta 2021-07-03 20: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제 정말 안 사야지 하고 저도 샀네요 또. 이제 7월에는 안 사야지. 하고 진짜루 말해봅니다.

난티나무 2021-07-03 22:19   좋아요 1 | URL
조금만 사야지,로 바꿉시다. 진짜 안 사야지는 진짜 안 되는 거 같아요.ㅠㅠ

공쟝쟝 2021-07-05 23: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많은 페이퍼들이 저를 즐겁게하지만 역시 책산 거 보는 게 제일 좋아요 ㅋㅋㅋ 필사라~ 그러고보니 저는 고요한 필사의 시간을 좀 가져야겠스미다!

난티나무 2021-07-06 00:09   좋아요 1 | URL
그쵸그쵸! 책 산 페이퍼!!! ㅎㅎ 필사 왜 생각보다 어렵죠? ㅋㅋㅋㅋㅋ 저도 아직 ㅎㅎㅎ
 

이번달에도 읽을 책을 미리 골라놓아본다. 책꽂이에서 빼내어 쌓아두면 틈틈이 쳐다보면서 아아 이번달 안에 읽어야지 스스로 압력을 넣게 되니까 괜찮은 방법이다. 





<젠더 트러블> 어렵다고 소문(?)나서 좀 겁난다. 전체 페이지를 나누기 30 하여 매일 억지로(?) 읽을까 생각 중. <'위안부'는 여자다> 마찬가지로 겁내는 중. 이건 좀 다른 의미로 힘들 것 같아서. 나도 잘 모르는 것 많지만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위안부'에 대한 얼토당토않은 논리에 대항하기 위해. 싸우기 위해 읽어야 하는 책. 

<이만하면 괜찮은 남자는 없다>와 <한국 남성을 분석한다>를 짝꿍으로 골랐다. 한국 남성 파보기. 

소설 중에 한 권 고르려고 보니 읽다 만 <티끌 같은 나>가 눈에 띄어 꺼냈고, 사자마자 읽었지만 내용이 잘 생각나지 않아 다시 읽으려고 <서우>. 

그리고 다음주부터 새로 시작하는 프랑스어책읽기 도서 <페미니스트, 마초를 말하다>. 작년에 앞부분 필사하며 읽다가 말았는데 이번에 꼼꼼히 다시 읽어야지. 뽜샤! 

<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를 꺼냈다 다시 넣었다. 옆에 있는 보부아르의 <죽음의 춤>과 함께 다음달에 읽기로 한다. 막 다 꺼내놓고 싶어. 하루에 한 권씩 읽으면 좋겠다. 클클클. 

꺼낸 책들 말고 늘 그렇듯이 전자도서관에서 한눈 팔 계획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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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7-01 20: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이 페이퍼 보고 충동적으로 위안부는 여자다 꺼내러 갑니다. 저도 가급적 이번 달 안에 읽을게요. 빠샤!

난티나무 2021-07-01 21:01   좋아요 1 | URL
오! 같이 읽어요! 뽜샤!!!!

미미 2021-07-01 20: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그렇다면 <위안부는 여자다> 저도 장바구니 퐁당! 겹치는 책이 3권이라 반갑네용ㅋㅋㅋ🤭

난티나무 2021-07-01 21:02   좋아요 1 | URL
미미님도 함께!!!! 뽜샤!!!
세 권이나 겹친다니 와락!!!!!!

라로 2021-07-02 08: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티끌같은 나> 저도 정신없이 읽었었는데 하나도 기억이 안 나요.ㅎㅎㅎ 다시 읽어봐야겠는데,,,,언제??ㅠㅠ <서우>가 K-픽션 시리즈 물이군요. 괜찮은 시도네요!! 열심히 읽으시는 난티님을 응원하며 저는 그냥 부러워하는 것으로.^^;;

난티나무 2021-07-02 21:11   좋아요 0 | URL
라로님 늠 바쁘셔서 ㅠㅠ 그래도 틈틈이 열심히 읽으시는 것 알아요.^^
화성… 다음달? 한번 꺼내볼까 생각만 해 봤습니다.ㅋㅋ

라로 2021-07-02 22:09   좋아요 1 | URL
다음 달,,,, 콜!!!ㅎㅎ 그냥 합시다,, 그래야 하게 되니까.ㅋㅋ

난티나무 2021-07-03 04:02   좋아요 0 | URL
OK!!!!!!
 
아홉번째 파도
최은미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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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페이지가 이렇게 안 읽히는 소설은 오랜만이다. (아, 소설이 별로라는 말은 아니니 오해 금지) 오랜만이라기보다는 요즘 소설을 덜 읽어서 그런 것일 수도.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묘사'다. 풍경 묘사. 소설의 첫부분이 기나긴 묘사일 때 집중을 하지 못한다. 길지도 않은 프롤로그만 몇 번을 다시 읽었는지. 소설 시작 부분도 마찬가지로 여러 번을 보아야 했다. 나는 설명을 싫어하나 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설명하지 않고 보여주기를 잘 하는 게 글을 잘 쓰는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설명처럼 보이지 않게 설명하기.ㅎㅎ 


처음의 고비를 넘으니 다음부터는 책장이 빨리 넘어갔다. 1/3 즈음 되자 이야기가 점점 넓어지면서 몰입하게 만든다. 그 이야기들 속에 얼마나 많은 문제들이 속속들이 들어앉아 있는지, 스케일이 엄청나다. 얼마나 자료조사를 했을까 골치가 지끈지끈했겠다 싶을 정도다. 마무리가 어떻게 되었을까, 그래서 이 이야기는 어디로 흘러갈까. 


그러던 며칠 전, 아침을 먹으면서 읽으려고 식탁에 얹어둔 책을 옆지기가 집어들더니 책 뒤에 실린 추천글을 꼼꼼히 읽는다. 그러고 보니 나는 그것도 보지 않고 아무런 정보 없이 2/3을 읽은 상태다. 책 안 읽어도 되겠다, 다 써 있네, 라는 말에 아무 생각 없이 나도 그걸 읽는다. 권여선과 이다혜의 글. 괜히 읽었다. 스포 하는 소개글 싫어한다. 리뷰의 줄거리 요약도 되도록이면 읽지 않는 편이다. 책 겉면에 실리는 소개글들은 홍보를 위한 것들이다. 나도 책을 살 때 참고하기 위해 읽어보기는 하지만 전적으로 신뢰하지는 않는다. 막상 책을 읽어보면 나의 느낌과 다를 때가 많았기 때문이고, 감상은 각자의 것이라 비슷할 수도 다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두 작가의 추천글에 등장하는 단어들 몇 개가 이미 소설의 성격을 규정지어버리는 것 같다. 소설의 2/3을 읽은 나는 그 소개글이 싫다. 아, 이런 내용이구나 하는 편향된 선입견을 갖게 한다. 선입견을 갖기에는 이 소설이 너무 크다. 한참 이야기에 빠져있었는데 그만 흥이 깨지는 느낌이다. 와, 도대체 깔린 게 얼마나 많은 거야, 하나하나 꼽던 중이었다. 오전의 독서는 뒤로 미루어졌다. 


그 날 밤, 마지막 부분은 끝내 손에서 놓을 수가 없어서 일상의 취침시간을 넘겨 새벽까지 다 읽어버리고 말았다. 후련하다 시원하다 아쉽다 섭섭하다 이런 감정들보다, 묵직한 무엇이 가슴을 누르고 있는 것 같은 느낌. 매우 찜찜하고 여전히 답답하고, 속시원하지 않아 캥기는, 우리가, 우리 사회가, 우리 나라가 가지고 있는 총체적 난관의 단면을 보는 것 같은 느낌. 스포 하고 싶지 않아 애써 둥글려 말해보자면. 온갖 유착과 비리와 알력과 권력관계와, 빈곤과 노년과 약품과 돌봄과 건강을 빌미로 하는 사기와, 노동과 환경과 종교와 트라우마와, 멀쩡히 보이지 않는 세계를 밟고 선 인간들. 위선. 혹은 무지. 개인과 개인의 엉키고 꼬인 관계가 개인들을 타고 넘어 다시 그들을 묶어버리고 마는. 그 사이사이 켜켜이 들어앉은 반목과 힘겨루기. 인간이란... 아, 추천글만 읽어도 흥이 깨지는데 이런 단어들의 나열이 거기에 보탬이 되지 않으리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인지. 진퇴양난이로다. 그러나 이게 최선이다.ㅠㅠ 그만 두자. 


아무튼! 추천합니다. 추천글보다 소설이 훨씬 좋았어요. 다음에 다시 읽으면 어떨란지 그건 그때 가봐야 아는 거고, 한번만 읽은 지금은 그렇습니다. 그런데 제목이 왜 <아홉번째 파도>인지 모르겠... 역시 다시 읽어야... 


작가가 캐릭터에 매몰되지 않은 것은 좋았지만, 작가님, 그런데 서상화는 왜요? 왜죠? 왜때문이죠? 그럴 수밖에 없으셨을까요? 흑흑. 등장인물 어케 하든 작가님 마음이지만 그래도, 별 하나 뺄 거야. 흑흑. (소설 쓰기 진!짜! 어렵겠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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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1-07-01 07: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상화야!!! 흑흑흑 저도 왜 그랬어요 왜요 하고 작가님께 묻고 싶었습니다만. 왜 그런지는 솔직히 알 것 같습니다. (아파야 소설이지 제일 좋은 건 잠깐 줬다 뺏어야지 암암 하는) 저는 도시 하나를 한 권에 이렇게 담기도 하는 구나 하고 놀라면서 또 슬퍼하면서 읽었던 것 같습니다.

난티나무 2021-07-01 15:49   좋아요 1 | URL
맞아요, 뒤로 갈수록 놀라움이 커지는. 슬프고 어처구니 없고 복잡한 마음이 들었어요. 살짝 결말이 마음에 안 들어도, 뭘 더 어쩔 수 있었겠나 싶었고요.ㅎㅎㅎㅎ 소설에서 현실을 그대로 보는 것이 좋은지, 그대로 보되 조금은 낙관적인 결말을 보는 게 좋은지, 이 책 읽으면서 생각해 봤습니다.

반유행열반인 2021-07-01 17: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방금 알았는데 저는 2018년 6월 30일에 이 책 읽었다고 북플이 알려주네요 ㅋㅋ이런 우연이 ㅋㅋㅋㅋㅋㅋㅋ

난티나무 2021-07-01 19:28   좋아요 1 | URL
오!!!!!!
 

6월에 읽기로 혼자 약속한 <가부장제의 창조>. 


어떤 역사든 간에 두루두루 잘 모르는 나라서, 이름만 들어본 것 같은 메소포타미아나 아시리아, 고대국가 이야기, 소크라테스 무슨 ~스 등의 철학자들, 솔직히 정확히 언제적 이야기를 하는 건지 매우 헷갈려서 읽는 내내 혼란 속에 헤매긴 했으나, 큰 줄기를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어느 문명이 어느 위치에서 정확히 언제부터 언제까지 존재했는지를 모른다 하더라도 기원이라는 시간의 기준보다 훨씬 더 오래전부터, 인간이 정착하여 사회를 만들기 시작할 때부터, 그 이전부터, 세상에 이미 존재했었던 여성에 대한 통제와 억압이 어떻게 오늘날까지 이어졌는지를 아는 데는 지장이 없으니까. 


마지막 남은 챕터(11장)를 오늘 오전에 꼭꼭 눌러 읽었다. 페이지마다 스티커를 붙이고 있으려니 빨간 색연필을 들고 이 장의 첫글자부터 끝글자까지 색칠을 하는 게 낫겠다 싶었다. 그렇게 황칠을 해놓으면 다시 보기 불편하겠지 싶어 손대지 않고 단락마다 스티커를 붙였... 이 부분을 읽으려고 나머지를 잘 견디며 읽었구나. 요약 정리도 잘 해주고 저자 참 좋다, 하다가. 390페이지의 '수다'라는 단어에 그만 넘어져 눈물이 터졌다. 조금 길지만 인용해본다.


"... 추상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은 마음속에 모형을 창조하고 상세하게 정의하고 그로부터 일반화를 끌어내는 것이다. 남성들이 우리들에게 가르쳤듯이, 그런 사고는 감성을 배제해야만 한다. 가난한 사람들, 종속적이며 주변적 위치의 사람들처럼 여성들은 모호함에 대해, 섞여 있는 감정에 대해, 추상적인 것을 채색하는 가치판단에 대해 근접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여성들은 항상 자아(self)와 공동체의 현실을 경험해 왔고, 그것을 알고, 또 다른 사람들과 공유해 왔다. 그러나 그들은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세계에 살기 때문에 그들의 경험은 중요하지 않다는 오명을 안고 있다. 따라서 여성들은 자신의 경험을 불신하고 평가절하하는 것을 배웠다. 월경 속에 무슨 지혜가 있을 수 있는가? 모유로 가득 찬 젖가슴 속에 무슨 지식의 원천이 있는가? 일상적인 수유와 청소 속에 추상성을 위한 무슨 재료가 있는가? 가부장적 사고는 그와 같은 성별 정의된 경험들을 비초월적인 '자연스러움'이라는 영역에 소속시켰다. 여성의 지식은 단순한 '직관'(intuition)으로 되었고, 여성들의 이야기는 '수다'(gossip)로 되었다. 여성들은 특히 희망이라고는 없는 특수한 것들을 다룬다. 그들은 자신들의 서비스 기능(음식과 쓰레기를 처리하는) 속에서, 끊임없이 방해받는 시간 속에서, 그들의 분산된 주의집중 속에서, 매일 매시간 현실을 경험한다. 그 특수한 것들이 자신의 소매를 당기는 동안 사실들을 일반법칙으로 추론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상징을 만들고 세계를 설명하는 그와, 그의 신체적·심리적 욕구와 그의 자녀를 돌보는 그녀 - 그 둘간의 간극은 엄청나다." (11장 p.390) 



창 밖의 하늘을 쳐다보며 나는 지금 왜 눈물을 흘리는가를 생각했다. 본문에 나오는 '모호함', '섞여 있는 감정', '가치판단' 같은 단어들이 내 눈물을 어느 정도 설명해 준다고도 생각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말하기 어려운 복잡한 감정들 때문이라는 소리. 말하기 어려워서 억울하다는 생각. 수다,라는 단어 하나에, 그 단어 뒤에 있는 수많은 여성들의...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이야기들과 비슷비슷한 경험들과 한숨과 터질 것 같은 답답함과 그러면서도 어쩔 줄을 모르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그들의 뒷모습이, 보지 않아도 알 것 같은 그 뒷모습들이, 그런 그들을 폄하하고 조롱하고 업신여기는 그들의 남편들이, '수다'조차도 마음대로 나누지 못하는 그들이, 그런 그들이 한심하다는 말에 동조라도 하듯 넘어가곤 했던 지난날의 내가, 겹쳐지고 겹쳐지고 겹쳐지고. 


그리고 어쩌면 나의 모습이, 남들보다 정도가 덜 하니까, 큰 탈 없으니까, 별 것 아니니까, 이 정도면 괜찮은 거라고, 누구만큼 힘든 건 아니지 않냐고, 그냥 넘겨버리려고 했던 작은 이야기들의 모음인 나의 모습이, 스스로를 작고 작다고 여기려 했던 나의 모습이, 이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서로 타협하려고 애를 쓰는 그런 이율배반에 갈팡질팡하는 나의 모습이, 글자들 속에 박혀있는 내가. 


필연의 중간 어디쯤에 와 있다고 생각하기로 한다. 실제로 그렇기도 하다. 

나는 내 눈물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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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30 0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6-30 0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1-06-30 06:0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면 좋겠지만 눈물을 흘리는 것은 또 그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아마도 그래서 난티나무 님도 눈물을 좋다고 마지막에 쓰신거겠지요.
마음을 담아 읽고 쓰셨다는 게 전해져서 저까지 이 글에 동조되어 가슴이 저릿해져요. 필연의 중간쯤 까지 오시느라 수고 하셨습니다. 앞으로도 눈물 흘리겠지만 멈추지 말고 갑시다. 가시는 길 함께 가며 응원할게요!

난티나무 2021-06-30 15:13   좋아요 0 | URL
끝은 없겠지만 출발선에 서있는 거 아닌가 싶어 중간이라는 단어 쓸 때 망설였어요. 시작과, 끝이 없는 끝의 사이라면 중간도 맞다 싶기도 했고요. 아무렴 어떠나, 아무튼 돌아갈 수는 없으니 하기도..ㅎㅎ
항상 응원 고맙습니다~^^

공쟝쟝 2021-06-30 08: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ㅠㅠㅠㅠㅠㅠ 같이 운다 ㅠㅠㅠㅠ 저도요 제 눈물 좋아요 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이 넘어짐이 아픈데… 좋아요 ㅠㅠ

난티나무 2021-06-30 15:14   좋아요 1 | URL
같이 울어주셔서 고마워요~ 가슴 아프고 좋은 거.. 뭐라 이루 말할 수가 없네요. 흑흑.

공쟝쟝 2021-06-30 15:16   좋아요 1 | URL
웅 많이 울어요, 토닥토닥! 내맘 내가 잘 알아주면 돼죠 // 우리에겐 책과 글쓰기가 있다!!!

난티나무 2021-06-30 15:24   좋아요 1 | URL
뽜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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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소홀 지음, 노인경 그림 / 문학동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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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성장하는 것은 주변 사람들 덕분이다. 주위에 얼마나 사람들이 많은지보다, 그들이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가 더 중요하다. 나는 ‘괜찮은‘ 사람인가. 말없이 옆에 있어줄 줄 알고 적당한 거리도 두며 늘 믿음을 주는, 그런 사람인가. 자괴감 몰려오지만 반성&다짐하게 만드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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