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만 봐서는 그냥 글자만 빽빽한 책일 것 같다. '유엔 여성 차별 철폐 선언'과 올랭프 드 구주의 '여성과 여성 시민의 권리 선언'이 들어 있는 책이다. 원제에 illustreé가 있길래 아무 생각 없이 미리보기를 눌렀다가 띠용!!! 멋지다!!! 미리보기 눌러보지 않으면 이 책에 어떤 그림이 들어있는지 어떤 구성인지 소개글로는 알 수가 없다. 책 정보에 그린이 한 명밖에 안 나오는데 일러스트 참여작가들의 명단이 엄청 길다. 


사려고 보니 프랑스 책이야! 그럼 원서지.ㅋㅋㅋ 주문해서 며칠 전에 받았다. 얼마 전 멋진 책을 발견했다는 말은 이 책을 두고 한 말이었음. 발견은 알라딘에서, 주문은 아마*에서.^^;;  표지가 한국판이랑 너무 달라서 적응 안 됨... 구경해 보시겠어요? 






책 속 일러스트 중 하나가 표지가 되었다. 






선언문은 일러스트와 이렇게 나란히 실리고~ 






촛점 어디 갔어.ㅠㅠ 

다음 장에는 유명 인사들의 말들이 수록되어 있다. 
























한국어판 미리보기의 구성과 프랑스어판 구성이 조금 다르다. 선언문 옆에 일러스트인데...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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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21-02-06 06: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표지만 봐서는 논문처럼 글씨가 빽빽한 어려운 책일 거 같아요. 저렇게 그림과 함께 있는 책이라니! 표지 바꿔야 할 거 같아요.

난티나무 2021-02-08 23:17   좋아요 0 | URL
표지 글쵸? 완전 그림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안 들어요. 그걸 노린 건가....^^;;;;;;;;;;

라로 2021-02-06 12: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번역판의 그림은 원서와 다른 것처럼 보여요. 저 번역판의 그림도 원서에 있나요?? 어쨌든 불어 읽으시는 난티님 멋지다!!👍

난티나무 2021-02-08 23:19   좋아요 0 | URL
네 원서에 있는 그림이에요. 많은 일러스트작가들이 참여해서 그림마다 개성이 있어요. 원서와 구성이 좀 다른 듯 보여요.
아니 불어.. 네 읽습니다. 읽을 수는 있고요.ㅋㅋㅋㅋㅋㅋㅋ 읽는 거 발음 따라 읽으면 되는 거..ㅎㅎ 이해력은 ㅠㅠ 라로님은 영어 쓰시면서 일도 하시고 공부도 하시고 숙제도 써내시잖아요~~~
 















스베냐 플라스푈러, <힘 있는 여성 - 페미니즘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문제는 '#남녀임금평등'과 같은 해시태그가 '#미투'와 같은 정도의 반향과 효과를 불러오지 못할 것이라는 데 있다. 언론이 미투만큼 주목하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언론의 입장에서는 남녀의 임금 격차가 호텔방에서 권력 있는 남성에게 당한 희롱과 괴롭힘을 상세하게 털어놓는 여성의 이야기만큼 섹시하지 않을 것이다. 

가령 <포커스(Focus)>가 "당신도 직장에서 성적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습니까? 당신의 사연을 이메일로 보내주시면..."과 같은 제보 요청 문구로 여성들의 용기를 부추기는 태도만 봐도 언론의 속마음을 알 수 있다. 기본적으로 페미니즘적이지 않은 잡지가 앞으로 이렇게 저렴한 가격에 시의적절한 사연들을 건질 일은 없을 것이다. 언론이 미투를 소비하는 매커니즘을 보고 있노라면 프랑스 철학자이자 계몽주의자 드니 디드로의 소설 <입 싼 보석들>이 계속 떠오른다. 술탄이 반지를 돌리기만 하면 그 나라에 사는 여성들의 성기가 술술 이야기를 털어놓는 내용이다." 


"만약 이 대목에서 미투가 '침묵을 깬' 매우 자주적인 행동이라고 반론한다면, 그것은 도덕적 설득력(여성이 자신의 고통을 털어놓고 고백하는 것에 반대할 수 있단 말인가?)에만 의지하는 닳아빠진 논리에 불과하다. 당시에 막을 수 있었을 범죄를 시간이 흐른 뒤에 비난한다고 해서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가만히 있다가 나중에 고발한다? 과연 우리가 우리 딸들에게 이처럼 무력한 추종을 자주성과 해방이라고 가르치고 싶다는 것인가? 

실제로 미투는 철저하게 가부장적인 여성상을, 수동성과 부정성으로 점철된 여성상을 부수기는커녕 오히려 강화하고 있다. 

이제부터는 미투가 양성 관계, 즉 남성과 여성의 구체적 관계에 미친 영향에 대해 살펴보자. 미투의 목표는 정확히 무엇일까? 미투 운동은 남녀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것일까, 역전시키려는 것일까? 아니면 지속적으로 망가뜨리는 것일까?" 


"현재의 토론에서는 욕망 자체가 주축을 이룬다. 미투의 특징은 여성들이 자신의 육체적 욕망을 수동적 역할로만 인정한다는 데 있다. 결국 미투 운동은 남성의 욕망에 대처하고 남성의 욕망을 물리치며 남성의 욕망으로부터 여성을 효과적으로 지킬 수 있는 전략을 목표로 삼는다. 이런 노력에서 여성적인 것 자체의 자리를 찾아보기란 어렵다. 우리는 여성의 욕망에 대해 아무것도, 정말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도저히 도망칠 수 없는 폭력에 노출되었더라도 여성이 섹스에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말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남녀 관계의 중심에 전능한 남근이 있고 그것을 중심으로 세상이 돈다고 주장하는 고리타분한 욕망의 경제학을 뜯어고쳐야 한다. 남성의 욕망이 우월하므로 여성은 그저 반응만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그 욕망의 경제학 말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Yes Means Yes' 규정의 해방적 효과가 근본적으로 의심스럽다는 데 있다. 여기서도 성적 만족을 원하는 공격적이고 힘 있는 남성과 그에게 허락을 하거나 그를 거부하는 여성이라는 도식이 되풀이된다. 슬라보예 지젝의 표현을 빌리면 이런 논리의 귀결점은 여성을 "훨씬 더 굴종적인 위치로 데려다 놓는다.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여성은 남성이 자신을 정복하기를 원한다고 시인해야 한다. 근본적으로 남성이 그렇게 해주기를 바란다는 공개 설명의 등가물을 제시해야 하는 것이다." " 


"자주적 여성성을 위한 투쟁, 바로 여기에 모든 여성의 개인적 책임이 있다. 입법자에게 성적 자기 결정권을 감시하라고 요구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여성이 직접 나서서 자주성을 실천해야 한다. 법도 그 책임을 대신해줄 수 없으며 또 그래서도 안 될 것이다."


"그러므로 생물학을 들먹이며 남성은 공격적이고 적극적이며, 여성은 방어적이고 수동적이라고 말하는 헛소리는 땅에 묻어버리자. 그 무엇도 그런 이분법이 옳다고 입증하지 않는다.  

역사적으로 여성을 약자의 지위로 추방해버렸던 것은 자연이 아니라 남성의 마음 깊은 곳에 숨어 있는 오래된 공포다. 힘 있는 여성을 향한 남성의 두려움이다." 


"프랑스의 여성 정신분석가 엘렌 식수는 <출구>에서 성적으로 불가능한 지위를 박차고 나오라고 여성들을 독려한다.   

"욕망이 있어도 죄, 욕망이 없어도 죄, 불감증이어도 죄, 너무 '뜨거워도' 죄, 동시에 둘 다가 아니어서 죄, 너무 지나치게 엄마 노릇을 해도 죄, 엄마 노릇이 부족해도 죄, 아이를 낳아도 죄, 낳지 않아도 죄, 젖을 먹여도 죄, 안 먹여도 죄."  

이것이 여성이 가진 실존적 딜레마다. 따라서 식수는 여성들이 '꽁꽁 봉해진 거대한 신체의 영토'로 들어가는 문을 발견해야만 자신의 힘을 온전히 활짝 펼칠 것이라고 주장한다. 과거의 피해자 서사에 매달리지 말고 깨어나 굳은 의지로 미래를 바라보기로 마음을 먹어야만 남성과 동등해질 것이고, 여성을 향한 남성의 공포는 쾌락으로 바뀔 것이다." 


우연히 빌려보고 깜놀. 아주 짧은 분량의 글에 번개 파박! 완전 센데 맞는 말이야. 맞는데... 음, 뭔가 아리송... 다시 정독 요망. 다양한 시각의 페미니즘 책들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있군. 하... 여자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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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각방 예찬 - 차마 말하지 못했던 부부 침대에 관하여
장클로드 카우프만 지음, 이정은 옮김 / 행성B(행성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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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침대에서 누군가와 함께 잠을 잔다는 것은 많은 불편함을 감수하는 일이다. 결혼하면서 ‘당연하게’ 더블침대를 사고 이불도 깔개도 2인용으로 샀다. 세상이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은 넘쳐난다. 잠을 푹 자야 일상생활도 건강하게 할 수 있다는 ‘당연한’ 사실은 부부라는 이름 아래 무시되기 일쑤다.


“우리는 분명 그 사람을 끔찍이 아끼고 사랑하며, 그 사람을 위해서라면 가지고 있는 가장 소중한 것을 기꺼이 내놓을 것이다. 하지만 솔직히 할 말은 해야겠다. 이불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순간,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고. 사랑하는 그 사람이 코를 골기 시작하고, 발이 차갑다고 하고, 너무 늦게 잠자리에 들고, 나는 추워서 덜덜 떨고 있는데 옆에서 덥다고 난리를 치고, 돌아누우면서 찬바람을 일으키고(또 그걸 쉴 새 없이 반복한다!), 옷을 둘둘 말아 아무렇게나 던져 놓을 때면 순식간에 무시무시한 적으로 느껴진다고 말이다.” 


프랑스에서의 첫 1년을 보낸 집은 최소한의 가구가 있는 스튜디오(원룸)였다. 언제부터 거기 있었는지 알 도리가 없는 낡은 더블침대가, 헤드도 없고 매트리스는 아이들이 올라가 방방 뛴다면 더없이 좋아할 만큼의 푹신함을 자랑하며 놓여있었다. 그 땐 그나마 젊어서? 어려서? 허리가 몹시 아프다거나 하지는 않았으나 몸무게가 거의 내 두 배 가까이 나가는 옆지기가 침대 한쪽에 누우면 그 옆의 나는 한쪽이 기울어진 바닥에 누워있는 것 같았다. 가끔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침대가 화제에 오르면 내가 옆지기 쪽으로 데구르르 굴러내려간다고 우스갯소리를 하곤 했다. 그렇게 자는 잠이 편할 리가. 


아이가 생기면서 옮긴 두번째 집에서는 더블침대를 새로 구입했다. 출산 후 침대는 나와 아기의 잠자리이자 생활터전이 되었다. 그러려고 산 더블이었다. 2시간에 한번씩 밤에 깨어 우는 아이를 안고 젖을 먹이느라 내 하루하루는 산산이 부서진 조각들의 이음이었고 옆지기는 자연스레 다른 방에서 잠을 잤다.


1인용 침대를 두 개 산 것은 몇 년에 걸쳐 한두 번의 이사를 거친 뒤였다. 조금 큰 집으로 가게 되면서 손님방을 만들어야 했고, 사용하던 더블침대를 손님용으로 넣었다. 그리고 나와 옆지기의 방에는 싱글침대 두 개를 붙여놓았다. 잠귀가 밝고 소리에 민감한 나는 누가 방문을 열어도 깨고 옆자리에 와도 깨고 누워도 깨고 코를 골아도 깨고 뒤척여도 깨고 아무튼 깬다. 새벽에 한번 잠을 깨면 다시 잠들기도 어렵다. 옆지기는 잠에 관한 한 나와는 반대의 성향이라, 머리를 베개에 대고 정확히 3초 후면 가르릉 잠이 들고 옆에서 뒤척여도 웬만해선 깨지 않는다. 그러니 함께 자는 생활에서 손해인 것은 늘 나다. 


“라플뤼마스케(닉넴)는 혼자 소파에서 자는 게 꿈이다. 하지만 남편은 그녀의 이런 새로운 욕구를 이해하지 못한다. 다른 시각을 갖기 시작한 그녀는 한 침대를 쓰는 것이 어째서 부부간의 의무여야 하는지 반문한다. “내가 사랑하는 남자하고 밤을(또 삶을) 나눈 지가 거의 11년째에요. 그런데 이제는 함께 밤을 보내는 일이 견디기 힘들어요. 나는 잠이 아주 얕아서 남편이 깨어나는 순간 바로 그 소리를 들어요. 밤에 조용히 자기 위해서 둘이 함께 쓰는 이 침대를 떠나고 싶은 마음이 점점 더 커질 뿐이에요. 하지만 이런 희망은 마치 상대방을 저버리거나 사랑이 식은 것처럼 아주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죠. 함께 자야 한다는 이 신화는 어째서 이렇게 깨기 힘든 건가요?” “ 


붙여놓은 1인용 침대에서 자면서 수면의 질은 조금 나아졌다. 각자 이불을 따로 덮는 것도 좋았다. 그러나 옆에서 뒤척일 때 침대가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 외에는 크게 달라진 게 없었다. 여전히 뒤척이는 소리는 들리고 가끔 코고는 소리도 들리며 방을 드나들며 내는 소음이 함께 하니까. 그래도 그 당시에는 흔들리지 않는 침대에서 자는 것만으로도 만족감이 컸다. 진작 이렇게 할 걸 싶었다. 


“이제 부부는 서로 붙어 있고 싶지 않을 만큼 서로에 대한 욕구가 약해진 것일까? 대부분 아니라고 대답한다. 다른 이유를 든다. 줄리의 이유는 이렇다. “숨결 때문이에요. 숨결이 정말 거슬리거든요. 입 냄새나 입김, 코골이(남편은 코를 많이 안 골아요)를 말하는 게 아니에요. 남편 숨결이 얼굴로 불어오면 정말 괴로워요. 잠을 이룰 수가 없어요. 단지 그 때문에 등을 돌리는 거예요.” 그웬은 범위를 조금 더 넓힌다. 숨결을 넘어서서 남편 얼굴 때문에 잠을 설친다. “남편이 내 쪾으로 누워서 입을 벌리고 숨까지 세게 쉬면 도무지 잠이 오질 않아요.” 이런 때 등을 돌리면 자신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고, 자신의 자세와 잠자리 애착물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 


한밤에 잠결에 무언가 훅 찬기운이 느껴져 소스라치며 잠에서 깬다. 싱글을 두 개 붙인 침대의 가로 길이는 180cm이다. 각자 자신의 자리에 누우면 거리가 생긴다. 그런데 잠을 자다 보면 그 거리가 심하게 가까워질 때도 있다. 나는 잠버릇이 얌전하고 옆지기는 조금 활발(?)하다. 내가 싫어하는 것들 중 하나가 바로 한밤의 콧구멍찬바람이다. 위의 인용한 부분을 읽으며 뼈에 사무치게 공감했다. 입냄새도 가끔 너무 싫을 때가 있는데 특히 저녁에 생양파를 먹었을 때는… 


그러니까 10여년 동안 싱글 둘을 붙인 침대생활을 했다. 약간의 변화는 코로나 때문에 왔다. 2020년 초, 학교와 관공서, 레스토랑 등 생필품매장만 제외하고 전부 문을 닫는 상황에서 우리집에서는 유일하게 옆지기만 출근하는 생활을 하게 되었다. 외국에서 외국인으로 아픈 것이 무서웠던 나는 겁을 잔뜩 집어먹었고, 내 침대 매트리스를 들고 작은넘 방으로 피신을 했다. (그렇다, 초창기엔 그랬다.ㅠㅠ)  작은넘은 코를 골지도 않고 소리도 내지 않고, 아 가끔 뒤척이다가 발로 벽을 꽝 차는 일이 있기는 하지만, 수면 파트너로서 나쁘지 않았다. 잠을 자기 위해 불을 끄는 시간도 비슷했다. 나는 잠을 아주 잘 잤다. 

그렇게 몇 달을 지내고 아이들도 학교에 가기 시작하면서 방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왔다. 돌아갈 시기를 차일피일 미룬 것을 인정한다. 그동안 잠을 아주 편하게 잘 잤으니까.


“사랑은 각자의 침대와 공통의 침대, 즉 침대 사이를 오가며 구축된다. 이는 일회적인 일도 웃어넘길 일도 아니다. 부부가 새로 탄생한 세계에서 진정으로 하나가 되려면, 침대가 지나치게 유일하고 지속적인 것이 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물론 이는 역설적으로 들린다. 우리는 삶의 그 어떤 때보다 사랑 초기에 1+1은 1이어야 한다고 상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중의 움직임에서 진실을 찾아야 한다. 둘만의 새로운 세계를 확실히 만들어 가되, 이 세계를 제대로 정착시키기 위해 그 옆에 개인적인 공간, 즉 또 다른 자기만의 공간을 계속 유지해야만 한다. 이렇게 되려면 몇 달 내지는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 “ 


“니니의 잠이 얕은 것은 분명히 사실이겠지만, 이것은 아마도 부차적인 이유에 불과할 것이다. 게다가 남편의 말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지만 그때 자고 있던 것도 아니다. 이런 점들이 인식된 것은 훨씬 전면적인 변화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불편함을 가려 주던 커플의 열정적인 융합은 이제 드문드문 나타나고, 그 대신 이제 새로운 형태의 애정 관계가 자리 잡은 것이다. 이제 두 사람은 상호 이해와 애정으로 이루어진 세계, 각자에게 편안한 영역이 온전히 보장될 수 있는 세계를 새로 창조해 내야 한다. 이것은 아주 미세하고 정교한 작업이다. 특히 침대 속에서는 더 그러해야 한다.” 


돌아갈 방을 정리하면서 가구 배치도 이리저리 다시 해보았다. 침대를 붙이고 싶지 않았다. 침대 사이의 거리라도 좀 띄워보자 싶었다. 따로도 잤는데 띄우는 게 안 될 게 뭐람? 고정관념 따위 버려보자구. 침대를 양쪽 벽에 하나씩 뚝 떨어뜨려 붙여놓았다. 거리는 글쎄, 지금은 그 모양이 아니라 정확하진 않지만 대략 2미터가 조금 안 될 것이다. 


“둘이 함께 사는 일은 아주 긴 시간에 걸쳐 상대방이 참으로 이상하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과정이다. 우리는 상대방 몸짓의 리듬, 사물을 만지는 방식 등 무수한 것에서 상대방이 자신과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 상상하지 못한다. 그것이 더욱 어려운 이유는 부부라면 모든 것에 대한 의견이 일치하리라는 환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휴가 계획, 자녀 교육 방식과 같은 일에 관해서라면 의견이 실제로 일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람은 좀처럼 변화시킬 수 없는 일상의 무의식(프로이트의 무의식과는 아무 상관없음)에도 자기 존재를 깊이 기입해 놓는다. 이 일상의 무의식은 사물들에 친근감을 느끼게 하고 그 사물들에 대한 우리의 무의식적 반응을 모조리 기억해 놓는다. 바로 이 때문에 병따개든 빗자루든 집 안에 있는 모든 평범한 사물이 신비로워진다. 이 물건들이 인간 외부에 존재하는 단순한 사물일 뿐이라고 치부하는 것은 잘못이다. 왜냐하면 이것들은 내부로부터 우리를 형성해 주기 때문이다.”


얼마 전부터 침대 위치가 또 바뀌었다. 가구들이 어지럽게 들어와있어 복잡했던 방을 정리하면서였다. 침대를 다시 붙이는 건 언제든 할 수 있잖아? 거리만 좀 줄여보자, 하여, 지금은 침대 사이의 거리가 60cm 정도 된다. 붙여놓았을 때보다 방이 좀 틔어보이는 것은 나만의 느낌일까? 그동안은 침대 주변이 정리되지 않아 책을 얹어둘 공간도 없었다. 집 비우기를 조금씩 실천하면서 가구를 빼고 침대를 띄우고 양옆으로 작은 책꽂이를 놓아 각자의 물건들을 넣어둘 수 있게 만들었다. 읽던 책과 노트들을 쌓아두고 밤마다 아침마다 침대에서 슥 꺼낼 수 있어 새로 만든 공간이 무척 마음에 든다. 


“코골이에 대해 이야기하기 어려워하는 것은 남자나 여자나 마찬가지다. 실제로는 남자가 여자보다 더 자주 심하게 코를 곤다. 하지만 이해심이 훨씬 부족한 쪽도 남자다.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남성성과 여성성이라는 두 상징 세계가 대립해 왔다. 즉 남자는 화염과 전쟁의 이미지를, 여자는 신체와 집을 보살피는 존재를 상징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싸움을 좋아하고 쉽게 흥분하고 거만하고 외향적인 남자들이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고 트림을 해도 쉽게 용서해 준다. 반대로 여자들은 수세기 동안 자제하며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했다. 이상화된 고정관념 속에서 여자는 코를 골면 안 된다. 하지만 여자들도 코를 곤다. 남편들이 이를 인정하기 힘들어할 뿐이다.“ 


고정관념 때문에 침실에 대한 생각, 밤에 대한 생각이 남자와 여자가 다르다는 부분을 읽으면서 오 진짜 그렇네, 이노므 가부장제 문화는 속속들이 침투하지 않은 곳이 없구나 싶었다. ‘버지니아 울프를 잊으서는 안 된다!’며 자기만의 방을 언급하는 부분도 좋았고.


“배우자를 설득하는 일은 쉽지 않다. 잘 자는 배우자인 경우엔 더 그렇다. 그가 나와 똑같은 사고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들과 가족, 친구들을 이해시키기도 어렵다. “언젠가 친구들한테 그 이야기를 했어요. 그랬더니 우리더러 미쳤다고, 부부관계가 끝장난 거라고들 하더군요.”” 


오, 그렇지 않아요. 부부관계는 함께 잠을 자야만 유지되는 그런 게 아니랍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이죠. 의사소통. 정신적 교류. 몸의 대화는 거기에 따라와야 하고 또 따라오는 거예요.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깨닫게 되는 삶. 억울하다. 사랑은 혼자 깨우쳐야 하는 것일까? 나는 어렴풋이 짐작하게 된 사실을 함께 사는 사람은 짐작조차 못한다는 현실을 마주하는 것 또한 힘든 일이다. 그렇게 자란 남자와 그렇게 자란 여자의 그런 삶. 이젠 좀 둘 다 벗어버렸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노력 노력 또 노오력.)


밑줄을 너무 많이 그었다. 인터뷰한 말들과 어우러져 길어서 인용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아 아쉽다. 애초에 인용구를 중간중간 넣으려고 한 것이 잘못인 듯하다. 읽을 때는 이 책을 권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글을 쓰며 다시 보니 그럴 만 하다.


침대가 소재인 책이지만 침대와 침실을 둘러싼 커플의 여러 문제들(수면, 일상, 관계의 의미, 욕구, 섹스, 동의와 거부, 사랑, 정체성, 개인 공간 등등)을 다양한 인터뷰를 통해 짚어내고 있다. 책의 제목은 다분히 자극적이라 생각한다. 무조건 각방을 예찬하는 내용이 아니다. 둘이 함께 쓰는 침대, 한방에서 각각 쓰는 일인용 침대, 각자의 방에서 쓰는 침대, 각각의 경우에 생겨난 위기를 극복하기도 하고 그러지 못해 헤어지기도 하고 각자에게 맞는 해결책을 찾으려고 노력하기도 하는 다양성을 보여주면서, ‘함께 살기를 꿈꾸’는 동시에 ‘자기 삶의 유일한 주체이기를 바라’는 현대인들을 이야기한다. 원래의 제목은 ‘둘을 위한 하나의 침대/둘이 쓰는 침대(Un lit pour deux)’다. 전혀 다른 두 사람이 하나의 침대를 사용할 때 문제가 생기지 않는 법은 없다. 문제점을 짚다 보면 결국 해결책이 보이지만 모든 사람들이 똑같을 수는 없으므로 그것을 강요하지는 않는 모양새랄까. 

나는 부부의 각방을 예찬하는 입장이다. 지금은 한 방에서 각각 1인용 침대를 사용하지만, 조만간, 각자의 방을 사용하고 침대는 각각 더블로 바꾸기로 합의(?)를 했다. 각방을 쓰겠다면서 침대는 왜 더블로 바꾸는가에 대해서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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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4 2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2-04 2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청아 2021-02-04 20: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건이 된다면 중정을 두고 두 집에 나눠사는 것도 괜찮을것 같아요! 늘 만남이 데이트가 될듯!흐흐흐☺😆

난티나무 2021-02-04 20:23   좋아요 1 | URL
아!!! 완전 좋아요!!!!!!!!!!!!!! 집 지어야 되겠다. 철푸덕.

라로 2021-02-04 20: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저희는 남편이 난티님 같은 과에요. 예민해서 잘 깨고, 깨고나면 잘 못자고,,, 그 짓을 25년이 넘게 했는데도 다른 방에서 잘 생각을 안 하네요. ^^;;; 가끔 서핑 갈때 저 깨울까봐(저 안 깹니다만;;) 그전날만 큰아들 방에서 자요. 암튼, 재밌는 책이네요. 장바구니 척!ㅋㅋ 혹 땡투 들어오면 저라고 생각하세요.ㅋㅋ (난티님께 땡투 자주 하는 일인 올림)

난티나무 2021-02-04 20:54   좋아요 1 | URL
책에도 나옵니다. 각방 쓰자고 하는 쪽은 대부분 여자라고.ㅎㅎ 남자들은 대체로 먼저 따로 자자고 하지 않는대요. 이유는 아시겠죠? ㅎㅎㅎㅎㅎㅎㅎㅎ
땡투, 어우 감사합니다!! 제가 종이책 사는 데에는 라로님의 땡투도 있었네요!! ^^

라로 2021-02-05 02:49   좋아요 0 | URL
ㅎㅎㅎ네 이유를 알 것 같아요. ㅋ 그렇지만 저는 절대 따로 자고 싶지 않아요. 이불 속을 따뜻하게 데우는 난로 같은 남편, 더구나 따뜻한 그의 발이 없으면 안 되거든요. 아마도 제가 남편분처럼 잘 자는 타입이고 남편이 난티님 같은 사람이라 그런가봐요. 제가 쫌 이기적이죠. 🤣

난티나무 2021-02-05 04:50   좋아요 0 | URL
라로님께는 남편분이 보온물주머니로군요! 서로가 불편하지 않으면 되는 거죠~^^

다락방 2021-02-04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오 너무 좋네요. 이 책도 제가 사겠습니다. 제가 코를 심하게 고는 여자라서 말이지요. 이만 총총.

난티나무 2021-02-04 23:23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죄송합니다.ㅋㅋㅋㅋ 살 책을 얹어드렸네요.^^;;;;;;; 📚
 

읽은 책 리뷰나 페이퍼도 잘 안 쓰면서 읽고 싶은 책들 목록은 왜 작성하고 싶은지? 


이틀 동안 계속, 종이책을 사대는 나를 어찌 하면 좋을까 생각했다. 어젯밤 책에 책을 타고 전자도서관에서 검색을 하다가 빌려읽고 싶은 책 목록을 노트에 한 페이지 넘게 작성하고 말았다. 적으면서 실실 웃음이 나왔다. 하루에 한 권도 읽을 수가 없는데 하루만에 이렇게 목록이 늘어나면... 음 그러니까... 지금 적어놓은 목록이.. B5 노트로 6장 반이다. 봤다고 체크한 책은 열 권도 안 되네? 한 페이지에 대략 17~20권이 적혀 있으니 12페이지에 무려 240여 권이 @@. 이것만 다 읽으려고 해도 1년은 걸리겠다. 실실 웃으면서 아 이제 진짜 책 그만 사야지 생각했다. (거짓말 하기 싫으니까 구입에 10%의 여지만 남겨둬야지.ㅋㅋ 꼭! 종이책을 사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니. 안사90%가 지켜지기를 바라며.) 


그래서 아래 목록은 살 예정인 책들이 아니라 읽고 싶은 책들이다. 하하.ㅠㅠ 
















해리엇 러너의 책들. 번역된 책들이 제법 많다. 

<무엇이 여자를 분노하게 만드는가> <무엇이 여자를 침묵하게 만드는가> 

사랑은 무엇인가, 가 요즘 내 질문 중 하나라 벨 훅스의 <올어바웃러브>를 읽고 있다. 거기에도 여러 작가와 책이 나온다. (반갑지만 반갑지 않다. 전자도서관에 없어.) 목차를 훑으니 당장 이 두 권이 읽고 싶어졌다. 보관함에 담아놓고 하루를 지내니 좀 나아졌다. 참아야 해. 책 정보를 다시 보지 마. 목차도 보지 말고. 


















M.스캇 펙, <아직도 가야 할 길> 

이 작가도 벨 훅스 책에 나온다. 책 엄청 많아! 세트 막 다 읽어보고 싶고. 사랑에 대한 정의, 좋아요. 


















핍 윌리엄스, <잃어버린 단어들의 사전> 

"사전에서 누락된 여성들의 언어를 복원하다" 라는 문구를 보고 보관함에 넣지 않을 수가. 

















유***님이 강추하신 책, 마리아 포포바, <진리의 발견> 

훑어보니 진짜 읽어보고 싶어졌고요. 비싸고요.ㅎ 그러나 전자책도 있고요. 그러니 진득하게 기다려 볼라고요. 

















지야 통, <리얼리티 버블> 

심하게 땡기는 책. 이런 책을 계속 읽어야 내 생활에도 지속적인 변화가 가능할 것 같다. 습관은 무서워. 아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전자책으로 산 <이러다 지구에 플라스틱만 남겠어>도 아직 덜 읽었.... 반성해라 반성! 

















미지수, <지속 가능한 삶, 비건 지향> 

<리얼리티 버블>과 같은 맥락에서 읽고 싶은 책. 끊임없는 의문이 그동안의 삶과 충돌한다. 목차를 보니 아주 유용할 것 같기는 한데. 전자책으로 사버려? 하고 째려보는 중이다. 10%의 여지에 들어갈 만한가를 좀더 고민해 보자. 

















샐리 진 커닝햄, <나의 위대한 생태텃밭> 

장-마르탱 포르티에, <소규모 유기농을 위한 안내서> 

텃밭에도 관심이 많다. 지금은 안 하지만 몇년 전까지 손바닥 정원에서 흉내만 내어봤다.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면서 텃밭 다시 하고 싶어졌다. 관심 가는 두 권을 담아두었다. 


















마거릿 애트우드, <오릭스와 크레이크>  

보관함에는 한 권만 있지만 애트우드 책 한권씩 다 사려고 벼르는 중. 전자책으로 사기 참 싫다. 종이책으로 <시녀이야기>, <증언들>, <그레이스>, <페넬로피아드>를 갖고 있다. 헉. <그레이스>와 <페넬로피아드> 아직 안 읽었어. 우선 다 읽자. 

















케이트 커크패트릭, <보부아르, 여성의 탄생> 

"보부아르와 사르트르의 관계를 새로운 관점에서 다시 정의"한다고 하니 이 전기로 보부아르의 생을 읽어보고 싶어진다. <제2의 성>도 안 읽었는데. 물론 다른 책도 못 읽어봄.ㅠㅠ 


















오드리 로드, <시스터 아웃사이더> 

북플 읽고싶어요 체크했더니 추천 리뷰가 뜬다. 뭥미,가 절로 나오는 리뷰였다. 열 받아. 아무거나 막 추천하지 말라고. 

















여러 작가 지음, <야자나무 도적> 

여성작가들의 SF단편 모음집! 

"전 세계 페미니즘 SF의 작은 박물관,
28편의 중단편을 엮은 《혁명하는 여자들》 완역판!" 

전자도서관 검색하니 올라왔다! 기다린 보람 있다. 

















여러 작가 지음, <곰과 함께> 

"현대 작가 열 명이 '환경 위기와 인류의 미래'를 주제로 쓴 소설'이라고 한다. 


















박선영/유지영, <말하는 몸 1,2> 

읽고 싶은 책을 모두 읽고싶어요 표시를 할 수 없어서 보관함만 넘쳐나는데 그 중 하나인 책. 사랑은 무엇인가와 함께 몸은 무엇인가 역시 내 요즘 질문 중 하나이기에. 



이밖에도 수많은 책들이 있으나 여기까지. 끝없는 이야기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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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1-02-04 01: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캇 펙 책 예쁘게 나왔네요 ^^ 스캇 펙 책 언젠가는 다 모으고 싶어요. 난티나무님이 읽고 싶은 책 저도 함께 읽고싶어지네요 ^^

난티나무 2021-02-04 02:08   좋아요 2 | URL
오 그런 작가입니까? 전 처음 들어서 ㅠㅠ 꼭 읽어봐야 겠어요!! 댓글 감사합니다!^^

han22598 2021-02-04 02:47   좋아요 2 | URL
스캇이 무신론자였다가 나중에 믿음을 가지게 되시는데, 그 여정가운데 질문하고 고민하는 과정들이 이 책에 녹여져있어요. 하지만 종교적인 색체는 거의 없어요. 인간의 근본적인 질문들에 관한것들이어서....개인적으로, 크리스챤인 저에게는 신앙과 관련된 고민들에 대해서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난티나무 2021-02-04 03:16   좋아요 2 | URL
아하! 책 소개에도 그런 설명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더 호기심이 일었어요. 저는 종교는 없지만요.^^ 벨 훅스의 책 앞부분에서 사랑에 관해 말한 부분밖에 못 읽었지만 그것만 봐도 책이 좋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반유행열반인 2021-02-04 06: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전자도서관 들어가면 신간 나올 때마다 제목이랑 작가랑 위시리스트 슉슉 만드는데ㅋㅋㅋㅋ여태 적은 거 십 년 지나도 다 못 볼 거 같아요 ㅋㅋㅋㅋ

난티나무 2021-02-04 07:31   좋아요 2 | URL
아하하하!!!!!!!! 격하게 공감합니다! ㅠㅠ 웃퍼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라파엘 2021-02-04 08: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캇 펙의 ˝아직도 가야 할 길˝은 열음사에서 나왔던 예전 판본의 번역이 더 좋았던 것 같아요 ㅎㅎ

난티나무 2021-02-04 19:05   좋아요 1 | URL
라파엘님 안녕하세요?
아 그렇군요! 열음사 책들은 절판이네요. 전자책도 단 한권밖에 없고요. 하하^^;;;
어떻게 읽을 것인가를 좀 고민해 봐야 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다락방 2021-02-04 08: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벨 훅스 책 읽고 스캇 펙 저 책 샀거든요. 그게 벌써 몇 년전인데 아직도 안읽고 책장에 그대로 있어요. 어떡하죠? ㅎㅎㅎㅎㅎ

난티나무 2021-02-04 19:06   좋아요 0 | URL
오 역시 다락방님~ 어떡하죠?ㅎㅎㅎㅎㅎ 저도 책장에 작년에 산 책들 그냥 있어요. 어떡하죠? ㅋㅋㅋㅋㅋㅋㅋ

수이 2021-02-04 09: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언니 나 보봐르 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티나무 2021-02-04 19:06   좋아요 0 | URL
우왕~ 좋겠당~ 나도 사고 싶지만 참을 꼬야요!!!!!! ㅎㅎㅎ

막시무스 2021-02-04 09: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릭스와 크레이크는 부피와 질량이 심오하지만 꽂아두면 간지는 좀 나는것 같아요! 종이책 강추! 책 내용은 완전 강추입니다!ㅎ

난티나무 2021-02-04 19:07   좋아요 1 | URL
역시 종이책인 것이죠? 저도 그럴 줄 알았답니다.^^;;;;;;
부피와 질량이 심오하다니 더더욱 기대 되어요! 막시무스님 강추 감사히 받겠습니다~^^

비연 2021-02-04 10: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난티나무님... 이런 페이퍼는.... 흑흑...

난티나무 2021-02-04 19:08   좋아요 0 | URL
비연님 울지 마세요... 흑흑...

단발머리 2021-02-04 13: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골라먹는 재미도 아니면서 난티나무님 서재 완전 책맛집이군요. 뭘 골라야할지 몰라, 일단 다 집어넣는걸로 해요.
오릭스와 크레이크랑 나머지 두 편 다, 제가 좋아하는 작품이에요. 하트뿅뿅!!

난티나무 2021-02-04 19:09   좋아요 0 | URL
우와 책맛집!
애트우드 책 살 때는 단발머리님께 땡투하려고 마음먹고 있습니다~ㅎㅎㅎㅎㅎ 사야지 사야지 언젠간 사야지!!!!!!!
 

책소포를 부쳤다는 연락이 왔다. 원래 1주일 전에 떴어야 하는 소포인데 우여곡절을 겪고 다시 보냈다고. 일주일 만에 배송비가 올랐다고 한다. 코로나 때문에 붙는 추가요금이 킬로당 2천원 가량이 더 올랐다고. (추가요금은 또 뭔가요 @@) 14킬로 보내는데 19만원을 냈단다. 같은 무게에 지난주보다 2만원 넘게 더 낸 셈. 정말 엄청 올랐군.ㅠㅠ 


읽고 싶은 책을 종이책으로 구입해 꽂아두고 싶다는 열망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전자책으로 사면 바로 읽을 수 있고 보관할 공간도 필요없는데 말이다. 비싼 배송비를 내고 오랜 시간 기다렸다 손에 쥐는 그 마음은 뭘까? 나에게 필요한 건 이북리더기가 아닐까? 최선의 타협을 해야 하지 않나? 

전자도서관을 이용한 지 몇개월째다. 빌려보면 책을 사는 횟수가 줄겠지 했다. 빌려보고 정말 갖고 싶고 자꾸 읽어보고 싶은 책만 사자 했다. 그러나 전자도서관에는 아직 없는 책이 많았고 나는 언제 될 지 모르는 업데이트를 기다릴 여력이 없다. 종이책 구매 금액은 줄어들지 않았다. 하늘을 날아온 책들은 읽힐 차례가 언제인지도 모르고 기다리는 중이다. 전자도서관에서 빌려 읽을 책들의 목록도 길어져가기만 한다. 갈수록 가관이다. 


슬며시 마음이 반항을 한다. 내가 책을 사면 안되는 이유는 뭐야? 대체 왜 안 되는데? 이유는 차고도 넘친다.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둘 자리가 없어 쌓아두더라도, 박스에 담아 두게 되더라도, 나중에 처치곤란 애물단지가 되더라도, 다 끌어안고 살고 싶은 마음이 아직은 크다. 내 대책 없는 성격은 이럴 때 매우 낙천적인 생각을 하게 만든다. 시간이 지나 어차피 버릴 수밖에 없다면 그 전에 누구누구들에게 나누어 보내주어도 될 것이고, 이 근방이든 대도시든 한글학교 같은 곳에 기부를 해도 된다고 생각해 버린다. 더 큰 상상도 한다. 넓은 집으로 이사가서 한 공간을 책으로 가득 채우고 그곳을 개방하고 싶다는 상상. 한국책 읽고 싶은 사람들 와라. 한글은 당연히 배워야지. (아... 내가 이래서 프랑스어를 못하나?ㅠㅠ) 이 시골 구석까지 어떤 프랑스사람이 한글책을 읽고 싶다고 오겠냐마는, 안 와도 좋다. 그냥, 그렇다는 것이다. 

한국에 살고 있다고 해도 나는 이런 꿈을 꾸었을 것이다. 상상을 하다 보면 그 책꽂이들에 꽂힐 책들은 어떤 책들인가 생각하게 된다. 지금 내가 갖고 있는 책들을 돌아보게 된다. 이런 상상은 때론 유익하다. 책들을 통해 보게 되는 나의 모습. 


그러니까, 오늘의 질문. 

종이책을 계속 사? 말아? 












오늘까지인 적립금 2천원을 쓰려고 보관함과 장바구니를 오가다가 배송비 19만원이 생각나서 ㅠㅠ 책 말고 노트를 샀다.(읭?) 다행인지 불행인지 우체국에서 선박배송을 한다고 하니 이제는 웬만하면 배로 책을 받아야 할 것 같다. 배송추적도 안 되고 중간에 사라져도 어쩔 수 없고 2~3달을 기본으로 기다려야 하지만 20킬로 6만원(아마 이것도 올랐겠지) 선이면 엄청나게 비용을 아낄 수 있으니까. 아낀 돈으로 책을 더 사겠지만.ㅎㅎ 배로 받는다 생각하고 맘놓고(?) 노트를 산다. (트윈링 노트 검색하면 스누피 사진밖에 안 뜬다. 나는 늘 다른 걸 산다.) 


책을 사 말아 해놓고는! 배로 받을려면 이번달엔 책을 빨리 사서 빨리 보내라고 해야지 다짐하는 나, 19만원을 배송비로 날려먹으면서 적립금 2천원 아깝다고 2만원어치 노트를 사는 나는 도대체 뭔가. 뭐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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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02-01 23: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난티나무님 프랑스에 거주 중이시군요! 저도 책값 줄여보려고 도서관에서 한번씩 빌려오는데 결국 이것도 그것도 늘어나고 말았어요ㅠㅇㅠ 그치만 읽을 책들 바라봄 행복하잖아요?그..쵸?😊하..

난티나무 2021-02-02 00:02   좋아요 2 | URL
그니깐 산 책도 쌓이고 빌린 책도 쌓이고 진퇴양난이 따로 없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읽을 책들은 뿌듯하고 읽어버린 책들만 남으면 허무해서 자꾸 사는 건가 봐요. 저는 그동안 책을 너무 못 사서 늘 다 읽어버린 책들만 쳐다보고 살았거든요. 지금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책들을 훑으며 아 아직 많이 남았구나, 와 동시에 아 언제 다 읽지, 생각합니다.ㅎㅎㅎ 그래도 이북리더기 고민을 좀 진지하게 해야 할 것 같기는 해요.ㅠㅠ

psyche 2021-02-02 08: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방 한칸 또는 작은 사무실 같은 곳에 제 한글 책으로 채우고 사람들 빌려주기도 하고 커피도 마시고 뜨개질도 하고 음악도 나오고 뭐 그런 공간을 꿈꿨습니다만 몇년 전부터 종이책 구입을 최소한으로 하고 있어요. 책이 감당이 안되더라고요. 아까워서 버리거나 누구 주지도 못하는데 책장에 자리는 없어서 이중주차, 박스에 그냥 들어있고 그렇게 살다가 큰 맘 먹었죠.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 긴축재정이 필요했기도 했고요. 영어책은 무조건 도서관, 한글책은 밀리의 서재와 가끔 전자책 구입으로 읽고 있어요.
전자책은 쓰다보니 익숙해졌어요. 저에게는 무엇보다 글자크기를 크게 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랍니다. 물론 사 놓고 안 읽은 전자책도 많은데 그건 자리를 차지하는 건 아니니까요. ㅎㅎ

수이 2021-02-02 16:07   좋아요 0 | URL
프시케님 저 그냥 킨들 사버릴까요? 말씀 들으니까 갈등 다시 시작되고 부글부글

psyche 2021-02-02 17:18   좋아요 0 | URL
수연님 킨들을 사시면 이제 종이책은 종이책대로 전자책은 또 전자책으로 사게 됩니다. 전자책의 장점도 많습니다만 정말 벗어날 수 없는 늪에 빠지시게 될 듯. ㅎㅎ

난티나무 2021-02-03 06:19   좋아요 1 | URL
psyche님 저도 그런 공간 만들고 싶습니다.ㅠㅠ 뜨개질 저도 좋아해요!
밀리의 서재 가입할까 저도 생각 중이에요. 그런데 그래도 종이책을 살 것 같단 말이죠. 흑흑. 눈이 너무 안 좋아서 전자책 괜찮을까 싶기도 해서 갈등입니다. 공간 차지하지 않는다는 게 최고의 장점이자 최고의 단점인 거 같아요....^^;;;;;;

psyche 2021-02-03 07:33   좋아요 0 | URL
난티나무님 뜨개질 좋아하신다니 더욱 반갑네요!
밀리의 서재는 작년 4월부터 시작했는데요. 원래는 무료 한 달만 하려던 게 결국 이렇게 되었네요. 생각보다 책이 많아요. 예전에는 전자책으로 나오는 책이 정말 적었는데 이제는 꽤 많더라고요. 한달에 10.99달라니까 두 권만 읽어도 이익이다 이러면서 끊지 못하고 있네요.

난티나무 2021-02-03 23:16   좋아요 0 | URL
저는 하룻밤 사이에 마음을 좀 고쳐먹으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하하~ 갈대라네 갈대~~~~
전자도서관에도 읽을 책이 많은데... 기다리지 못하고 먼저 읽고 싶은 마음에 자꾸 사는 거 같더라고요. 딱 끊어보면 어떨까 막 이런 생각.. 하아~ 뭐 이런 거 갖고 고민하냐 할 수도 있는데 이게 공간과도 연결되고 돈과도 연결되니 가벼울 수가 없네요.
맞아요 밀리의 서재도 두세 권만 읽는다 해도 이익이죠. 음 일단 책사기가 90% 이상 끊어지려는지 실험이라도 해 봐야 할 것 같아요. 10%는 양심상 남겨놓는 걸로~ㅋㅋㅋㅋㅋㅋㅋ
뜨개질 안 한 지 거의 1년째예요. 작년에 막 달리다 손목 탈이 나서 그때부터 계속 쉬고 있어요.^^;;;; 대신에 책을 읽었더니 이제는 목에 탈이 나려고 하네요.@@

잠자냥 2021-02-02 09: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적립금 2천원 쓰려고 배송비 19만원ㅋㅋㅋㅋㅋㅋㅋㅋ 웃게 되지만 알라딘 개미지옥 개미들은 다 그렇잖아요? 그놈의 적립금이 뭔지 왠지 안 쓰면 아까운 마음이 들어 그거 쓰려고 항상 배보다 배꼽이 더 크죠.... ㅠㅠ ㅋㅋㅋㅋ

난티나무 2021-02-03 06:21   좋아요 0 | URL
그니깐요. 어쩜 좋은가요. 맨날 우네요. 흑흑.
적립금 안 받는다 할 수도 엄꼬.... ㅋㅋㅋㅋㅋㅋㅋ
아 배송비 진짜...ㅠㅠ 울자...ㅜㅜ

잠자냥 2021-02-02 09: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종이책은 (영혼의) 사랑입니다~

비연 2021-02-02 10:16   좋아요 1 | URL
저도 요즘 이북리더기를 사야 하나... 계속 망설이기만.
종이책을 워낙 사랑하는 나머지 ..;;

단발머리 2021-02-02 11:52   좋아요 2 | URL
이북리더기로도 아이패드로도 읽을 수 있지만 저도 아직은 종이책이 좋아요.
뭐라해도 역시 책은 줄치는 맛이 최고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2-02 14:18   좋아요 0 | URL
저 역시 줄치는 맛이 살아있는 종이책을 사랑하지만 비연님이 이북 리더기 사는 건 추천합니다. 그럼 이만..

난티나무 2021-02-03 06:21   좋아요 0 | URL
종이책은 (영혼의) 사랑입니다~ 222222222222222

다락방 2021-02-02 14: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적립금 천 원 주면 그거 쓰겠다고 책 몇 만원어치 사요. 다들 이러고 사는건가 봅니다. 저만 그런건 아니니까... 다행이라고 해야할까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ㅠㅠ

수이 2021-02-02 16:07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운다 ㅠㅠ ㅋㅋㅋㅋㅋ

난티나무 2021-02-03 06:22   좋아요 0 | URL
같이 울어요...ㅠㅠ

수이 2021-02-02 16: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절충을 하면 좋지 않을까요 음 😳 저 리더기 살까 갈등중인데 갈등 다 끝내고 안 산다 했는데 그냥 이북으로 읽어도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왔다갔다 해요. 하지만 개미지옥에 들어온 이상 그대여 함부로 탈출을 꿈꾸지 마시기를😎

난티나무 2021-02-03 06:24   좋아요 0 | URL
아니 진짜 위에 프시케님 말씀대로 전자책은 전자책대로 사고 종이책은 종이책대로 사요. 이 무슨...ㅠㅠ 밀리의 서재 가입해도 똑!같을 거 같아 불안해요. 내 안의 합리화 기계를 뽀솨 버려야 하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