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놓고 읽기를 미루다가 <페미니즘 철학 입문>의 첫번째 철학자로 메리 울스턴크래프트가 나와서 미리 조금 훑어보고 있다. 전자책으로 사다 보니 이 책을 골랐는데 원서에서 몇 장을 뽑아서 실은 거라 조금 아쉽다. 전문이 실린 책을, 종이책으로 나중에 다시 사고 싶다. 종이책에 밑줄 박박 별표 따란따란 하고 싶다. 이 훌륭한 언니는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일찍 갔다. 십 년만 아니 이십 년만 더 살다 가지. 아래와 같은 뛰어난 통찰과 날카로운 비판을 얼마나 더 많이 할 수 있었을 것인가. 1,2장 부분 밑줄. 




"여성들이 하루살이 무리가 아닐진대 왜 순수라는 특수한 이름 하에 무지에 사로잡혀 있어야 하는가? 남성들이 우리의 무모한 열정과 비굴한 사악함에 대해서는 날카롭게 빈정대지 않으면서, 우리 여성의 어리석은 짓들과 변덕에 대해서 불평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무지의 자연스러운 결과인 것이다!" (전자책 14 - 제1장 인류의 권리와 연관된 의무들을 고찰함) 



"결국, 내가 보기에, 가장 완벽한 교육은 육체를 강화하고 정서를 함양하기에 가장 적합하도록 지성을 훈련시키는 것이다. 혹은 다른 말로 하자면, 개인으로 하여금 자신을 독립적이게 해주는 미덕의 습관들을 체득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사실, 스스로 이성을 활용함으로써 미덕을 갖추지 않은 어떤 존재를 덕망 있다고 부르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이것이야말로 남성들과 관련한 루소의 견해이다. 나는 이를 여성들에게로 확대하여, 여성들이 자신의 본분으로부터 끌어내려지게 된 것은 헛된 세련됨으로 인해서이지, 남성적인 특질들을 획득하고자 노력했기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자신 있게 단언할 수 있다. 게다가 여성들이 받은 왕 같은 존중은 매우 취하게 하는 것이어서, 시대의 예의범절이 바뀌어 보다 이성적인 원칙들에 토대하게 되기 전에는, 여성들이 자신을 낮춤으로써 획득한 비합법적인 권력이 저주라는 것을 그들에게 납득시키는 것, 그리고 순박한 애정이 주는 평온한 만족을 얻기 원한다면 자연과 평등으로 회귀해야 한다는 것을 그들에게 납득시키는 것은 불가능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그러한 시대를 - 아마도, 왕과 귀족들이 이성에 의해 계몽되어, 유치한 상태보다는 인간의 진정한 존엄을 선호하면서, 자신들에게 세습되어 온 천박하고도 과시적인 요소들을 버리게 될 때까지 - 기다려야만 한다. 그리고 그때에도 만일 여성들이 아름다움의 전체적인 권력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스스로가 남성들보다 열등한 지성을 가졌다는 것을 증명하게 될 것이다." (전자책 33 - 제2장 성별 특성에 대한 지배적인 견해를 논함) 



"여성이 남성을 위해서 창조되었다는 일반적인 의견은 어쩌면 모세의 시적인 이야기에 기원을 두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추측건대 이 주제에 대해서 어떤 진지한 사고를 해본 사람들 중에서 이브가 말 그대로 아담의 갈비뼈들 중 하나였다고 가정한 사람은 거의 없었으리라는 점에서 그 추론은 실패로 돌아가야 마땅하다. 아니면, 가장 먼 고대 이래로 남성은 자신의 동반자를 종속시키는 데 힘쓰는 것이 편리하다는 것과, 전 피조물이 오로지 자신의 편리나 즐거움을 위해서 창조되었기 때문에 여성도 그 굴레에 목을 들이밀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데 모세의 이야기를 활용하는 것이 편리하다는 것을 알아차렸음을 보여주는 한에서만 그 추론이 인정될 수 있다." (전자책 44 - 제2장 성별 특성에 대한 지배적인 견해를 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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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22 1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1-22 19: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 가면무도회로 내가 무엇을 이해하는가? 그것은 특히 프로이트가 '여성성'이라고 부른 것이다. 예를 들어 그것은 한 여성이, 게다가 '정상' 여성으로 되어가야만 한다는 믿음임에 반해, 남자는 처음부터 남자가 된다는 믿음이다. 남성은 자신의 남성이라는 존재를 성취할 뿐이지만, 여성은 정상 여성으로 변해야 한다. 다시 말해, 여성성이라는 가면무도회에 들어설 뿐이다. 여성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궁극적으로 그것은 여성이 자기 것이 아닌 가치 체계들 속으로 들어서는 것이고, 이 체계에서 여성은 다른 사람들·남자들의 필요-욕망-환상으로 가려진 채로만 '모습을 드러낼 수 있고' 통행할 수 있다." (178)



" '생식 능력' 훨씬 이전에 소녀가 소년과는 성적으로 다른 신체를 지닌다는 사실을 상기해야만 한다. '생식 능력'은 분명 정상적이고 규범적 성욕의 한 유형일 뿐이다. 내가 두 성의 차이에 관한 문제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말한다면, 이것이 '생식 능력'에 대한 언급은 분명 아니다. 그러나 생식 능력 이전에 성적 차이가 없다는 주장, 이것은 '여성'을 가장 낡고, 가장 힘센 '유형' 속에 가두는 것이다. " (187)



"지배자 자리에 있는 자는 쉽게 그 자리를 포기하지 않고, 심지어 다른 사람, 즉 이미 '거기에서' 제외된' 자를 상상하지도 않는다. 다른 식으로 표현하자면, '남성'은 담화의 주도권을 공유할 자세가 되어 있지 않다. 그는 여성과 관계 있는 영역에서 이 다른 존재에게 개입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거나, '행동'의 권리를 부여하기보다는 말하고 쓰고, '여성'으로부터 쾌락을 누리려고 애쓰는 쪽을 더 좋아한다. 여성에게 가장 단호한 금기 사항은 당연히 어떠한 여성적 쾌락을 이해시키는 것이다. 이 쾌락은 담화의 한 '영역', 남자들이 만들어 낸 '영역'으로 남아 있어야만 한다. 사실 이 쾌락은 남성적 담화에게 있어서는 가장 치명적인 위협을 의미한다. 가장 돌이킬 수 없는 '외재성'·'치외법권'일 수도 있을 것이다. " (205)



"내 욕망은 여성에 대한 이론을 구축하는 것뿐만 아니라, 성차를 인정하면서 여성에게 여성의 자리를 내주는 것이다. 이 성차- 남성/여성 -는 늘 주체(남성)의 재현 체제들, 자동적 재현 체제들 '내부에서' 작동해 왔다. 게다가 이 체제들은 실제적인 성적 무관심을 메우기 위해 분절되는 것처럼 보이는 다른 여러 차이들을 만들어 냈다. 하나의 성기, 그것이 없음, 그것의 위축, 그것의 부정, 이런 것들이 두 성 모두에게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다르게 말하자면, 여성은 남성의 이면, 게다가 반대로서만 늘 규정되어 왔다. 그러므로 이 결핍 속에 정지하는 것, 이 부정을 폭로하면서 그 속에 정지하는 것, 여성으로부터 '성적 차이'의 기준을 만들면서 동일함의 체계를 전복시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차이를 실행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독서와 문체·해석·증명의 다른 어떤 양식이 남성인 당신과 관계를 맺으면서 여성인 나의 양식이 될 수 있는가? 이러한 차이가 다시금 서열화의 과정으로 되돌아가지 않는 일이 가능한가? 타자를 동일성에 복종시키는 과정으로 되돌아가지 않을 수 있는가?" (207~208)



"내 입장을 말한다면, 나는 여성 해방 운동의 유일한 '집단'에 갇혀 있기를 거부한다. 특히 이 집단이 권력 행사라는 함정에 사로잡힌다면, 이 집단이 여성의 '진실'을 결정하고, '여성의 상태'에 대해 규칙을 정하며, 이 집단의 것과는 다른 그 당장의 목적을 가지게 될 여자들을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경우에 그렇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여성들이 공통적으로 당하는 착취를 드러내는 일, 그리고 여성 각자가 처해 있는 곳에서, 즉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따라 직업과 사회적 계급, 성적 경험, 다시 말해, 그녀가 당장 가장 견디기 힘든 억압의 형태에 따라서 각자에게 알맞은 투쟁을 발견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216~217)



책 무지 어렵지만 [질문들] 부분은 좋은 구절이 많았다. 이 장 밑줄 많이 그었는데 이 정도 가져다 두고. 뤼스 이리가레가 스스로 질문하는 책이라고 말했듯이 정말 질문을 많이 던진다. 생활에서 고민하는 부분이 겹치는 구절에 격하게 공감하면서. 그의 질문들에 존경을 표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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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드라 길버트와 수전 구바 두 사람의 케미라고 할까, 서문 초반부터 느껴지는 연대의 향기. 함께 책을 쓴다는 건 어떤 일일까 상상해본다. 쉽지 않은 일일 텐데 끈끈하면서 보이지 않는 신뢰가 느껴진다. 서문의 내용을 다 이해하지 못한다 해도 이런 느낌만으로 좋았다. 무엇보다 개정판 서문 마지막 부분의 자신감! 수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의기양양함"을 느낀다고 말하는 저자들. '페미니스트 비평의 선구자, 기원의 순간.' 훌륭하다.

서문에서부터 수많은 작가와 학자들 이름이 나온다. 너무 모르는 나는 그저 가끔 아는 이름 나오면 반가울 뿐이고.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여성작가들의 작품도 거의 읽은 것이 없다.ㅠㅠ (제인 오스틴, 샬롯 브론테, 에밀리 브론테, 조지 엘리엇) 가지를 뻗는 다른 작가들은 말할 것도 없다.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쓰는 동안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책이 나온 후의 반응들, 거기에 대한 저자들의 생각을 풀어놓는데 개정판 서문이라 가능했겠지만 신선했다. 이를테면, "그러한 연구의 섬세함을 찬양하는 주장과 그러한 연구가 보여 주는 <다락방의 미친 여자>에 반대하는 주장이 우리를 "대학에서의 미친 여자"로 만들었다고 외치는 수밖에, 우리가 달리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49) 같은 구절들.ㅋㅋㅋ 그리고 평소 생각지 못했던 학계의 문제들. "그것은 "고급" 이론(이 형용사를 주목하라!)을 향한 문학비평의 이동은 전국적이거나 지역적인 학문의 영역에서 인문주의자가 과학자들과 연구비 경쟁을 해야 한다는 의미이며, 이 경쟁에서 승자는 항상 "부드러운" 인문주의자보다는 "강한" 과학자이고, 앞으로도 의심할 바 없이 항상 그러할 것이라는 점이다."(51) 그 세계도 장난 아닌 세계군 생각했다.ㅠㅠ 짧은 설명이었지만 이해가 간다. 그러할 듯.

올해 함께 읽은 <소설의 정치사>가 떠올랐다. 어려워서 이건 글자 이건 여백 이렇게 읽었는데 ㅎㅎ 그래도 어떤 느낌인지는 알 것 같은 느낌? <다락방의 미친 여자>의 내용을 아직 모르지만 읽으면서 아주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나중에 나중에 19세기 문학작품을 두루두루 찾아 읽고 나면 <소설의 정치사>나 <다락방의 미친 여자> 같은 책들이 다시 읽히겠지? 그것도 잘? (과연?ㅎ)

"예를 들면 중요한 노예 내러티브의 저자인 해리엇 제이콥스Harriet Jacobs가 <폭풍의 언덕>의 저자와 같은 해에 태어났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또는 서저너 트루스sojourner Truth가 메리 셸리와 같은 해에 태어났다는 것은? 그리고 왜 (평가의 문제로 되돌아가 보면) 더 활기를 주는 것으로 상상할 수 있는 20세기 초 참정권 투쟁의 시대는 더 열등한 예술적인 목소리(시인들 중에서는 크리스티나 로세티 대신에 앨리스 메이넬, 소설가 중에는 조지 엘리엇 대신 메이 싱클레어)에 의해서 특징 지워지는 것처럼 보이는가?

이 질문이 시사하고 있듯이 페미니스트 비평을 위해서 19세기 연구는 여전히 탐색할 만한 중요성을 지닌다. " (38~39)

<흑인 페미니즘 사상>에서 해리엇 제이콥스와 서저너 트루스가 나왔었는데 여기서도 만나서 검색.

* 해리엇 제이콥스Harriet Jacobs (1818~1896)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노예로 태어난 해리엇 제이콥스는 여주인을 통해 글을 배웠다. 제이콥스는 여주인이 죽자마자 다른 백인 남성 주인에게 팔려가게 되었는데, 그 주인은 그녀와 강제로 성관계를 맺으려 했다. 그녀는 그를 거부하고 다른 백인 남성을 만나 두 아이를 낳았고, 두 아이는 그녀의 할머니와 같이 살게 되었다. 그녀는 솔직하게 "강제에 복종하는 것보다 자신을 줘버리는 편이 자존심에 상처를 덜 받는 것 같다"고 적었다. 그녀는 주인으로부터 도망친 다음, 자신이 북쪽으로 갔다는 소문을 내기 시작했다.

그녀는 붙잡혀 다시 노예가 되어 처벌받게 될까 두려워하면서, 주인이 살고 있는 같은 읍내의 할머니 집에 숨어 캄캄한 다락방에서 거의 7년을 보냈다. 그녀는 천장에 뚫어놓은 구멍을 통해 사랑스러운 자신의 아이들을 훔쳐보면서 삶을 이어갔다. 그녀는 마침내 북부로 도피해, 뉴욕 주 로체스터에 정착하게 되었다. 로체스터는 프레더릭 더글러스가 노예 제도 반대 신문 《노스 스타(North Star)》를 발행한 곳이며 가까운 곳에 있는 세니카폴스는 여권신장대회가 열렸던 곳이었다.

로체스터에서 제이콥스는 퀘이커 교도이며 페미니스트이자 노예 제도 폐지론자인 에이미 포스트와 친구가 되었다. 포스트는 제이콥스에게 자서전을 쓰도록 권고했다. 《노예 소녀의 인생에 일어난 사건들(Incidents in the Life of a Slave Girl)》은 '린다 브렌트'라는 가명으로 1861년에 출간되었으며 편집은 리디아 차일드가 담당했다. 이 책은 흑인 여성 노예들에 대한 성적 착취를 거리낌없이 비판하고 있다. 제이콥스의 책은 더글러스의 책처럼 식민시대의 올라우다 에퀴아노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노예설화(slave narrative) 장르에 속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해리엇 제이콥스(Harriet Jacobs, 1818년~1896년)

* 서저너 트루스sojourner Truth (1797~1883)

1797년 미국 뉴욕 주 얼스터 카운티의 네덜란드 지주 농장에서 노예로 태어났다. 부모님이 지어준 이름은 이자벨라 바움프리(Isabella Baumfree)였으며 어린 시절 여러 차례 노예로 팔려 다녔다. 1810년대에 다른 노예와 결혼하여 다섯 아이를 낳았다. 1826년 갓난아기인 딸을 데리고 탈출하여 그녀를 받아준 밴 왜그너(Van Wagener) 집안과 인연을 맺었으며 이를 계기로 기독교로 개종하고 이때부터 이름을 이자벨라 밴 왜그너(Isabella Van Wagener)라고 했다. 1829년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뉴욕시로 이사했다.

1843년 이름을 소저너 트루스(Sojourner Truth)로 바꾸고 본격적인 설교와 노예제폐지, 여성인권과 관련된 연설을 시작했다. 1851년 오하이오 주 애크런에서 열린 오하이오 여성 인권회의에서 〈나는 여자가 아닌가요?(Ain't I a Woman?)〉라는 유명한 즉흥연설을 했으며, 이후 10년 간 크고 작은 청중 앞에서 설득력 있고 감동적인 연설을 했다. 학교 교육도 받지 못했고 글도 몰랐지만 누구보다 설득력 있고 열정적인 연사로 유명했고, 이를 통해 소저너 트루스는 미국의 노예제폐지, 여성참정권 운동에 크나큰 족적을 남겼다. 1857년 9월 미시건 주 배틀 크릭(Battle Creek)에 집을 사서 이사했으며 죽을 때까지 이 집에서 살았다.

남북전쟁 시기에는 북군의 신병 모집과 군수품 지원을 거들고, 1864년 10월에는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을 만났다. 이후의 재건 시대에는 연방정부에서 자금을 마련하여 해방노예에게 무상으로 토지를 나눠주도록 하자는 운동을 전개했으나 소득은 없었다. 1870년에는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율리시스 S. 그랜트 대통령을 만났다. 1883년 11월 26일 배틀 크릭의 집에서 지병으로 사망했으며, 장례식장에는 3,000명이 넘는 군중이 운집해 그녀의 죽음을 애도했다. 배틀 크릭 오크 힐 공동묘지에 매장되었다.

소저너 트루스가 윌리엄 로이드 개리슨(William Lloyd Garrison)의 권유로 친구 올리브 길버트(Olive Gilbert)에게 구술한 내용을 책으로 엮은 『소저너 트루스 이야기 : 어느 북부 노예(The Narrative of Sojourner Truth: A Northern Slave)』가 1950년에 출판되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소저너 트루스 [Sojourner Truth]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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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 박 홍 <마이너 필링스> 

기대를 했고 기대를 하지 않았다. 기대한 기대는 충족되지 않았고 기대하지 않은 기대는 채워졌다. 이 무슨 해괴한 말. 그러니까 리뷰나 페이퍼를 따로 길게 쓸 수 없다는 말. 현재로선 그렇다는 말. 마냥 좋지도, 싫지도 않았다는 말. 아니 싫을 수는 없지. 그건 그렇지. 좋은 책이다. 존재만으로도, 필요한 책이다. 그런데 막 좋지가 않다. 이런저런 생각들이 두서없이 솟는다. 이건 어쩌면 외국 사는 사람으로 갖는 감정들 중 하나 혹은 다수 때문이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이 감정은 오래 생각해야 한다. 외국거주자, 이주민, 이민자 같은 단어로 퉁 칠 수 없는 수만 가지 감정들이 있다. 미묘함. 아무튼, 그렇다. 나중에, 다시 읽을 땐 어떤 느낌일지가 궁금하다. 

















스도 마사코 <물건을 절대 바닥에 두지 않는다> 

오랜만에 정리 책을 대출했다. 제목이 뻔하니까 내용은 뻔하지 않을 거야, 아주 착각을 제대로. 뭔가 획기적인 방법은 없을 테지만 그래도 획기적인 걸 기대했다.ㅋㅋ 네, 절대 바닥에 두지 않겠습니다. 그런데 지금 내 방은 바닥 절반이 물건인데요... 답을 알면서 답을 찾아 헤매는 나도 참 딱하다. 

















애너벨 크랩 <아내 가뭄> 

아뿔싸, 이건 페이퍼라도 써야 하는데 그만 오늘 자동반납이 되어버렸다. 밑줄 많이 그은 건 아니지만 다 날아갔네?ㅎㅎ 일단 간단히라도. 정희진선생님의 추천사에 꼭 읽고 싶은 책이었는데 기대에 못미쳤다. 책은 좋으나 내 기대가 너무 높았던 걸로. 책의 내용과 상관없이,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은 아내의 역할을 세속적으로 정의하고, 누군가는 아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소리이므로 이제부턴 싫어하기로 한다. 

















김신현경 <이토록 두려운 사랑> 

가끔, 틈틈이, 이동하는 차 안에서 읽었다. 흥미로움. 영화나 드라마, 만화, 기타 프로그램을 좀 자근자근 세게 밟는 책이 나오면 좋겠다. 책 아니라도 어떤 형태든 좀 많이. 오늘도 드라마 하나 보다가 열폭. 그야말로 열폭. 보다가 껐습니다. 예전에 아무 생각 없이 보고 낄낄거리던 <응답> 시리즈들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드라마 <밀회>는 너무 싫어했는데 그것도 다시 생각한다. 사실 모든 것을 다 다시 생각해야 한다. 니가 설레는 거, 그거 다 주입된 거라고. 알기나 하냐. 슬프다. 

















김초엽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대기 걸고 받아본 책인데 5일은 진짜 빨리 가버려. 읽기는 다 읽었다. 몇 글자 끄적여놓기도 했다. 한번 더 읽을지 아닐지를 생각하는 것으로 대신. 요즘은 소설 읽을 때마다 내가 너무 모자람을 느껴. 

















유세미 <관계의 내공> 

진심으로 관계의 내공을 쌓고 싶은 마음이 절실해서 눈에 띈 책. 내공은 좌충우돌 혼자 쌓는 것으로. 이 봐, 들쳐본 지 얼마나 됐다고 내용이 생각이 안 나냐. 심지어 다 읽지도 않았다. 그나저나 진짜 관계의 내공은 어떻게 쌓는 걸까요? 적어도 함께 사는 식구들과는 '원만한' 관계가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ㅠㅠ 

















신지영 <언어의 높이뛰기> 

역시 언어 높이뛰기 하고 싶지 말입니다. 그런데 높이뛰기는 높이 뛰고 나서 결국 땅에 떨어지잖아요? 그럼 안 할래요. 첫 장 똭 펼치고 나는 이 책을 좋아할 수 없겠구나 생각했다. 난 왜 자기를 '필자'라고 쓰는 게 이렇게 싫은지? 편견? 그래서 한눈에 미움을 산 책은 설렁설렁 넘어갔고 그래도 부분부분 건질 것들은 있었으나 그리 좋다고 느낄 수는 없었다. 
















작가1 <탈코일기 2> 

1권부터 줄섰는데 2권이 먼저 도착. 음, 1권을 보면 느낌이 달라지려나. 잘 봤습니다. 읭 할 말 이게 다임? 그렇습니다. 1권 아직 대기중, 그래도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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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11-18 21: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닥에 두지않기 읽고 주변을 보니 ㅠㅠ 죄절감이 ㅎㅎ 다양한 주제의 책들 읽으셨군요 *^^*

난티나무 2021-11-19 00:58   좋아요 2 | URL
저는 매일 좌절하고 있는지라 ㅎㅎㅎ 근데 그때 뿐이에요. 하하.
제가 요즘 많이 치우친 독서를 하고 있기는 해서, 더 다양하게 읽어야 한다고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청아 2021-11-18 21: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리 엄청 잘하는 제 친구도 바닥부터 비워버릇 하라고 하더라구요. 잘 안되지만 난티나무님 덕분에 다시 새겨보렵니다ㅎㅎ🤭
저도 마이너 필링스 잘 읽었는데
너무 어려운 주제라 리뷰쓰기 애매해서 다음기회로!

얄라알라 2021-11-18 22:40   좋아요 2 | URL
미미님과 난티나무님께서 <마이너 필링스>에 대해 여백을 남겨주시니, 호기심 열배 발동!!하였습니다^^

난티나무 2021-11-19 01:00   좋아요 2 | URL
언제쯤 물건이 밖에 하나도 안 나오고 바닥도 깔끔한 상태가 될까 상상만 합니다. 미니멀리스트를 지향하는 맥시멀리스트, 저의 모습이 아닐까 해요.ㅠㅠ
마이너 필링스! 미미님 방가~ㅎㅎㅎㅎ 뭐라 쓰기가 참... 어려운...^^;;
얄라알라북사랑님, 책은 좋아요. 좋은 책이에요.^^

얄라알라 2021-11-18 22: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 재미날 것 같습니다!!
신지영 교수님 최근 인터뷰 읽었는데
저는 <언어의 줄다리기> 가끔 생각나면 꺼내보는 책인지라 요 ˝높이뛰기˝도 꼭 읽어야 겠어요.

저는 어떤 가방도 바닥에 절대 내려놓지 않는데, 이 경우는 ˝어떠한 물건도˝로 더 강도가 높네요^^ 간만에 정리 책도 읽어보고 싶고, 난티나무님께서 종합선물세트로 소개해주시니 마음은 혼자, 며칠 휴가온 사람처럼 그냥 책만 읽고 싶어집니다

난티나무 2021-11-19 01:03   좋아요 3 | URL
아아 그러시군요. 제가 욕을...ㅎㅎㅎ

저도 가방은 바닥에... 음 안 내려놓는다고 말하고 생각해 보니까 가끔 바닥에...^^;; 그러나 금세 치웁니다. ㅋㅋㅋ 프랑스에선 가방이고 신발이고 뭣이고 간에 집안 바닥에 툭툭 내려놓는 모습이 일상이라 카페 같은 데서도 보면 가방은 바닥 신세더라고요. 전 제일 싫어하는 게 침대 위에 가방 내려놓는 거.ㅎㅎㅎ
종합선물세트! 더 나은 종합선물세트를 위해~^^ 계속 문어발 독서를 지향하도록 하겠습니다.^^

han22598 2021-11-19 02: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마이너 필링...저 사실 읽다가 지금 멈추고 있는데...이런 책 필요한 책인데...마냥 좋아할 수 없더라고요.....공감하는데..사실 그렇다고 꼭 같지는 않는 느낌이었어요.

난티나무 2021-11-19 04:19   좋아요 2 | URL
그쵸… 무어라 말하기… 말할 수는 있지만… 어렵더라고요. 전 자격지심인가 하기도 했어요.ㅠㅠ 꼭 같지는 않겠지만 han22598님과 그래도 비슷한 느낌을 받은 거 같아 반가워요.^^

라로 2021-11-19 03: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많이도 읽으셨다!!

난티나무 2021-11-19 04:20   좋아요 2 | URL
읽고 있는 어려운 번역서들 몇 권 때문에 한눈을 많이 팔지는 못했는데 그래도 모으니 몇 권 되네요.ㅋㅋㅋ

책읽는나무 2021-11-19 08: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이너 필링스...입소문이 자자하여 읽어 보려 찜해뒀었는데 음!!!!! 마음의 준비는 좀 해야겠군요^^
전 살림을 잘 못해서 한 번씩 저렇게 살림 비법의 책을 읽고 자극받는 거 즐깁니다.물건을 절대 바닥에 두지 않는다구요???ㅋㅋㅋㅋ 너무나도 지당하신 말씀!!! 나중에 읽어봐야 겠어요.자극 받게요ㅋㅋㅋ
아내 가뭄은 예전에 읽다가 만 책이었는데...그 아내가 있었으면 하는 그 아내를 어떤 명사로 사용하곤 있지만 결국 아내를 대행하는 사람은 결국 여자!!! 저도 난티나무님과 비슷한 생각을 했었어요...뭐야?? 했었던...ㅋㅋㅋ
완독했었어야 했는데 도서관에 반납한 뒤로 깜깜 무소식!! 그래도 늘 완독할껄?? 제목이 생각나더라구요.책의 뒷내용들이 어땠을지?하구요~^^
김초엽 작가 소설 책 한 권 중복되었구요~
암튼 남의 책 읽기 읽는 것 넘 좋아요^^

난티나무 2021-11-19 19:24   좋아요 2 | URL
마이너필링스 책 좋아요.^^ 읽으신 분들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다만 사람마다 느낌이 조금은 다를 수 있다는 거...^^;;
살림 못(안)하는 거 저도 마찬가지구요 헤헤. 이번엔 근데 책 보다 보니 슬그머니 부아가 치밀더라고요? 아니 4명이나 같이 사는 집인데 치우는 거 저만 신경쓰는 것 같아서요. 세상에 널린 ‘남편‘들은 집 정리에 신경쓰고 해야 해서 이런 책 보기나 할까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ㅠㅠ

아내가뭄, 그 책에서 말하는 아내가 있어야 한다,는 물론 우리가 흔히 말하는 ‘여성‘아내의 의미가 아니지만 아무튼 좀더 ‘아내‘의 의미를 고찰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긴 했어요. 책에서도 그 이야기 하잖아요. 아내 역할 안 하고 밖으로 나간 여자 대신 가사노동 하러 오는 사람 또한 ‘여자‘라고. 이 구조 바꿔야 합니다. ㅠㅠ 흐유.
 















마음의 준비를 했다. 책이 아주 어렵다는 말이 많았다. 올해 두세 권 정도 글자와 여백을 구분하는 정도의 읽기로 그친 책들이 있었기에 그 중 한 권이 될 확률이 높겠구나 했다. 섣불리 책을 펼치기 어려워서 미리 사둔 <뤼스 이리가레>(황주영)를 읽었다. 
















안 어려운 건 아니었으나 그래도 무슨 말인지는 알아들었다. 응 이런 이야기를 했구나, 이리가레는. 그러니까 그 말도 맞네? 맞장구도 치고 말이다. 


"이리가레 철학의 목표를 한마디로 하자면, 성차를 은폐하고 제거하는 남성 중심적 담론과 상징 질서를 비판하고, 남성적 동일성으로 환원될 수 없는 진정한 의미의 성차를 복권시킴으로써 여성과 남성이 상호 주체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새로운 상징 질서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전자책 38) 


"이리가레의 사유는 초기의 날카로운 비판과 여성적 섹슈얼리티에 대한 논의를 중심으로 읽힌다. 하지만 현재 우리에게 더욱 의미 있는 것은 성차의 윤리학과 성차화된 권리를 주장하는 후기 이론들이다. 가부장제를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페미니스트는 많지만 가부장제의 폐허 위에 어떤 새로운 질서를 어떻게 세울 것인지에 대한 다각도의 윤곽을 그려 주는 페미니스트 이론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전자책 110) 



오케이. 그런데 책이 어려운 이유는? 사용하는 언어가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프랑스어의 문법적 특징을 십분 활용한 이리가레의 언어유희와 조어의 사용은 번역을 어렵게 할 뿐 아니라 텍스트의 가독성을 떨어뜨리는 경향이 있다. 침묵을 표현하기 위한 말줄임표와 공백들, 명사의 성에 따른 인칭대명사와 형용사의 변용(본래는 남성형 명사인 단어에 여성형 관사를 붙이는 등), 동사 사용의 문법적 변형(J‘aime à toi, aimer는 타동사인데 전치사를 사용함), 철자는 다르지만 발음이 유사한 단어들의 활용(semblant과 sangblanc, mère와 mer), 괄호나 빗금 또는 연결 부호를 이용한 의미의 이중화[spécula(isa)tion, hom(m)o sexuel]는 영어로도 한국어로도 그 의미와 어조를 번역하기가 매우 곤란하다. "(전자책 13)


언어의 사용법을 바꾸어서 난해하게 쓴다고 하니 실물이 보고 싶어졌다. 원문을 보고 더 기겁하게 될 지언정.ㅎㅎ (날라리)대학생 찬스를 써서 대출을 했다. 




왓! 아니 책을 따로 모셔두었다고 해서 뭐야 인기 없나 보다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오래 돼서 그런 거였나? 이거 너무 심한 상태 아님 이러면서 발행연도 확인. 





또 왓! 1977년이야! 그럼 이거 초판본인 것임? 와우. 

실물 영접했다. 이걸로 만족하자. 왜냐하면... 

역시나 어렵기 때문이다.ㅠㅠ 


*** 


그래도 어떻게든 이해해 보겠다며 알리스가 나오는 첫 챕터를 읽고 이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아녀? 근데 왜 남자가 나와서 자고 막 이러는 건가.ㅋㅋ 당췌 뭔 이야기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 검색검색. 

미셸 수터의 영화 "Les arpenteurs"(The surveyors, 1972)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두 개가 튀어나온다. 영화는 돈 주고 봐야 되는 것 같아 포기하고 줄거리라도 찾아볼랬드니 찾기 힘들다. 퓨퓨. 앨리스 읽은지도 백만년은 된 거 같아 기억나질 않고. 둘을 어떻게 엮었는지 줄거리를 모르니 이해도 어려워. 난감. (모르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ㅠㅠ) 다시 찬찬히 읽어봐야 할 듯. 아래는 영화의 시놉시스다. 


"Lucien asks a friend, Léon, to carry to the woman he desires, Alice, a basket of provisions and to thank him for it offers him its cap. Léon seduces Alice, small brunette and admits later to his friend his "overflowings". Léon returns at Alice's home but it is not any more the same person; she is blonde and bears no resemblance to the woman the day before! One is sensual and welcoming, the other, mysterious and independent. Alice in Verbland! No drama, no action, a so "seventies" nonchalance... and the art of the conversation as the main subject of a delicious film, worn by remarkable actors (Marie Dubois, Jean-Luc Bideau and Jacques Denis). A wonderful, free and independant film! Michel Soutter is a swiss director, born in 1932, died in 1991. With Alain Tanner and Claude Goretta, he was part of the major trio of the New Swiss Cinema of the 60's and 70's."




"미셸 수테의 작품 《Les Arpenteurs》 는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와 대응된다. 이 작품에서 주인공 엘리스는 남근중심주의에 의해 규정되고 판단되면서 '이상한 나라' 에 위치하게 되고, 그녀의 본질은 인위적으로 재단된다. 우리는 이 작품을 통하여 여성이 욕망하는 것과 남근-이성중심주의가 강제하는 것을 분리할 수 있고, 검시경의 반대편으로의 여정을 시작할 수 있다." (출처 :나무위키) 


이런 뜻이라고 한다. 아하, 그렇군요.^^;; 

소제목에 거울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보아 <반사경>(1974)과 관계있는 이야기라는 건 눈치로. 위의 책(황주영)에서 본 바에 따르면, 그러니까 남성의 이미지는 평면거울에 맺히면서 동일성과 온전함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이 거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여성이다. 남성의 완전함을 보증해 주는 거울 역할. 만약 여성이 거울 역할을 거부한다면 어떻게 될까 물음을 제기한 책이 <반사경>이라고. 남성의 동일성의 세계는 사실 "타자화된 여성의 거울 역할을 통해서만 지탱될 수 있음을 폭로한다." (그리고 그 '타자'에 대한 설명도 이어진다. 보부아르의 타자와는 조금 다른 타자.) 


아이고 어려워라. 그리하여 원서는 구경만 했고 책은 띄엄띄엄 읽고는 있으며 진도는 지지부진하다고 합니다.^^ 


"여기서 반사경의 부제인 "여성으로서의 타자에 대하여"의 의미가 분명해진다. 이리가레의 독특한 점 중 하나는 타자의 위치를 거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몬 드 보부아르(Simone de Beauvoir)를 비롯해 많은 페미니스트들은 여성이 주체가 아니라 타자이기만 할 뿐인 상황을 비판하고 이 위치를 거부했다. 이와 달리 이리가레는 ‘여성으로서의 타자'가 될 것을 제안한다. 여성은 남성의 부정(négatif)이라는 의미에서만 타자였지, 여성 자신으로서 타자인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리가레가 제안하는 타자는 주체에 종속된 타자도 아니고 남성을 위한 타자도 아니다. 그것은 여성으로서의 타자다.
이는 곧 여성 주체의 다른 말이기도 하다. 자기의 언어를 통해 자신의 신체와 그에 대한 자신의 관계를 표현하고 재현할 때, 여성은 주체가 되며 남성 주체에 종속되지 않으면서 남성과 관계 맺는 타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무엇보다도 여성의 섹슈얼리티에 관련된다. 복수성과 유동성을 그 특징으로 하는 여성의 신체와 섹슈얼리티는 남성의 성적 욕망, 상상계와 상징계에 완전히 포섭되지 않는 성적 차이를 통해, 여성이 자신의 상상계와 상징계를 구축하는 주체로 설 가능성의 토대가 된다." (전자책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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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1-11-18 07: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호~~~^^
난티나무님의 글을 읽으니 조금 체계가 잡힙니다.보부아르가 말하는 타자화의 부정을 이리가레는 여성 주체적인 타자화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군요?음....완전히 다른 관점의 시선이로군요? 흥미롭습니다.책은 정말 난해하지만요ㅜㅜ 저는 읽으면서 번역이 난해한가? 싶었어요.매끄럽게 안읽혀서요.
헌데 프랑스어의 언어 유희를 사용했다니!!!!
사람들이 왜 프랑스어를 배우려 하는지도 알 것 같은!!!!ㅋㅋㅋ
그나저나 77년도산 원본책이라니요??
저보다 조금 년식이 덜하지만 와...그래도 대단한 도서관입니다.울동네 도서관은 책이 오래되었다고 폐기처분을 해버리는 분위기라 아쉬웠었는데 말이죠ㅜㅜ
귀한 구경도 하고,덕분에 공부도 하고 가네요.
감사합니다♡

난티나무 2021-11-18 20:24   좋아요 1 | URL
음 그러니까 무슨 말을 하는 건지는 해설서를 보고 조금 감을 잡았으나 정작 이리가레의 책은 무슨 말인지 감이 안 오긴 합니다. 허허.ㅠㅠ 오늘 읽은 부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았어요. 다 이해하진 못해도^^;;;; 말씀처럼 흥미로워요.
타자,라는 개념이 생각하면 할수록 오묘하고 난해하고 ㅎㅎ 부정할 수 없는 것이면서 또 관계는 무지하게 어렵고... 철학자들이 머리 싸매고 갑론을박한 이유는 알 것 같아요.^^;
책은 너무 낡아서 책장을 넘기기조차 조심스럽더라고요. 오래 되어서 막 먼지 폴폴 나는 것같은 느낌도 나고. 라텍스 장갑 끼고 만져야 될 것 같아요.ㅋㅋㅋ

다락방 2021-11-18 08: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처음부터 나오는 거울 얘기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고 그러니까 내 방에 낯선 사람이 침입했다는건가 싶고 그렇더라고요. 어려워요. 용어 자체들이 다 어려워서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방대한 분량이었던 제2의 성보다 읽기가 더 어려워요. 얼른 읽어버리고 다른 책 읽고 싶어요.

그리고 이렇게 어려운 책이 실제 여성 인권에 얼마나 도움이 되려나 싶기도 했고요.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치겠지만 그것은 얼마나 유용한가 싶은 그런 생각을 오늘 했네요. 그건 버틀러 책 읽을 때도 그랬는데 말예요. 얼른 읽고 12월 되면 12월 책 읽고 싶어요. 12월 책은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요!

난티나무 2021-11-18 20:31   좋아요 0 | URL
어려운 책 읽을 때마다 하는 생각들이죠. 이게 과연....ㅎㅎㅎ
그러나 저는 그들은 그들의 일을 한다,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머리에 뿔 나게 어려워도 그런 작업을 하고 기존 철학을 비틀고 깨부수고 해야 학계도 바뀔 테니까요. 실제로 이리가레는 <반사경> 쓰고 나서 축출되었다잖아요, 학계에서. 정치도 그렇고 학문도 그렇고 모든 분야가 바뀌어야 세상도 바뀔 테니 나는 너무 어려워 진짜 울고 싶지만 그래도 꾹꾹 참아봅니다.^^;;;;;;; 와 진짜 버틀러 읽기를 잘 한 거 같아요. 이런 책이 또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걸 경험하게 해주었으니까요. 허허.
얼른 끝내고 싶은 마음 추가요~!!^^

잠자냥 2021-11-18 09: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꿈꾼문고에서 연말에 뤼스 이리가레 <반사경 Speculum> 출간한다는 소식을 들었던 거 같은데, 이 책이 여러분들 읽기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ㅎㅎㅎ

다락방 2021-11-18 09:43   좋아요 2 | URL
[하나이지 않은 성]에 반사경 언급 되거든요. 반사경을 출간하고 질문받고 답하는 것들이요. 그러니 반사경을 읽는다면 하나이지 않은 성 읽는데 도움이 될 것임은 분명한데 와 진짜 너무 읽기 싫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티나무 2021-11-18 20:32   좋아요 0 | URL
<반사경>은 진짜 어려울 것 같아요. 읽기 싫다에 저도 한 표! ㅎㅎㅎ

라로 2021-11-18 11: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님의 글만 읽어도 느낌 팍 와요!! 난티님이 어려워 하시고 지지부진 하시다니 저는 꿈도 안 꿀래요. 😅

난티나무 2021-11-18 20:32   좋아요 0 | URL
네 라로님. 안 읽으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흑흑.

그레이스 2021-11-18 13: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타자의개념은 이중적이죠?
내가 나를 타자화 시키는것과 타인을 타자화 시키는것으로...

난티나무 2021-11-18 20:34   좋아요 1 | URL
네 타자의 개념도 복잡한 거 같아요. 인간은 진짜 복잡하고 신비한 존재인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