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스트들이 사기꾼이었는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그들은 여기저기 떠돌아다녔다. 생각에 충실한 사람들은 대개 떠돌아다닌다. 생각이라는 비물질적인 것에 충실한 유형과 특정한 사람이나 특정한 터전에 충실한 유형은 다르지 않을까 싶다. 사람이나 터전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한곳에 머물러야 하는 반면, 생각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여기저기 떠돌아다녀야 하지 않을까 싶다. 다가가기 위해 떠난다고 할까. 사색가가 떠돌아다니는 또 하나의 이유는 생계다. 생각이란 모든 사람들이 신뢰하고 좋아할 수 있는 그 무엇, 이를테면 농작물 같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생각을 재배하는 사색가는 진리를 찾아다녀야 할 뿐 아니라 먹고살 길을 찾아다녀야 한다."

(35/648)



어제 일기장에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정착,이라는 것에 대해 끄적거렸다. 나는 한번도 어딘가에 정착한 적이 없었고 고향이라 할 만한 곳도 없다고. 정착하는 것을 인생 최대의 과제로 생각하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거나 볼 때마다 정착이 꼭 필요한 것인가 의문을 가지는 이유는 그 때문이 아닐까 하고. 매우 긴 이야기가 될 수도 있고 넋두리가 될 수도 있는 이야기. 그러니 여기까지. 좀더 생각이 정리되면 글로 풀어보겠다. 리베카 솔닛의 위 구절이 조금 위로가 되었다. 내가 원해서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며 살게 된 것은 아니라 할 지라도, 역시 내가 원해서 어느 한곳에 정착하지도 않을 것같다는 생각에 나는 정말 '정상'적인 삶과는 거리가 먼 사람인가, 쭈글쭈글 되어버리기가 일쑤였거든. 생각에 충실한 건 음 지금까지는 그렇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가능성 있을 것도 같고. 생계. 하 이게 문제네. '사람이나 터전에 충실'한 사람들도 있겠구나, 그런 사람들이 정착해서 사는 거구나, 갈피 하나 머릿속에 더 끼워넣고.



​"루소의 글이 철학적 보행을 다루는 문헌의 효시라면, 그것은 루소가 자기의 사색이 어떤 정황 속에 행해지는지를 상세히 기록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 최초의 저술가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루소가 과격파였다면, 루소의 가장 과격한 행동은 (보행, 고독, 자연 등을 기반으로 조성되는) 개인적, 사적 경험의 가치를 재평가한 일이었다. 루소가 다양한 혁명, 이를테면 정치조직의 혁명뿐 아니라 상상의 혁명과 문화의 혁명을 고취했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루소에게 혁명이 필요했던 이유는 그런 사색 경험의 방해물을 제거하기 위해서일 뿐이었다. 루소가 자신의 지성을 십분 발휘해 가장 강력한 주장을 펼칠 때는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에서 드높이고 있는 정신 상태와 생활 방식을 회복하고 유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할 때였다." (48/648)


"루소와 키르케고르에게 보행이 어떤 의미였는지를 지금의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이 보행을 이야기한 곳이 비개인적, 보편적 철학에 속하는 저서가 아니라 개인적, 묘사적, 구체적 작품(루소의 『고백록』과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 키르케고르의 일기들)이기 때문이다. 보행이 그런 종류의 글에 어울리는 소재인 이유는 보행 그 자체가 보행자의 사유를 개인적, 구체적 경험의 세계에 정박시키는 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보행의 의미를 논하는 글이 대개 철학이 아니라 시나 소설, 편지, 일기나 여행기, 수필인 것은 그 때문이다." (61/704 - 글자 크기를 키웠더니 페이지 수가 늘어남)



루소와 키르케고르 이야기, 재미있었다. '업적'은 어느 정도 인정하지만 그 외에는 다 까는 듯한 어조.ㅎㅎㅎ 철학자들 책은 안 읽고 이렇게 뒷이야기만 듣다 보면 그만 그들의 작품들을 외면하게 된다는 단점이 있다. 루소는 어이없고 키르케고르는 좀 불쌍하다. 흠흠.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 감상일 뿐.





"길을 걷는 몸은 상처 입고 아파하고 부서질 수 있는 본래적 한계로 되돌아가지만, 길을 걷는 일 그 자체는 마치 몸을 연장하는 도구처럼 세계로 열린다. 길은 걷는 일의 확장이고, 걷기 위해 만든 공간들은 걷는 일의 기념비들이며, 길을 걷는 일은 세계 속에 존재하면서 세계를 생산하는 일이다. 길을 걷는 몸은 그렇게 만들어진 공간들에 흔적을 남긴다. 거리와 공원과 보도는 길을 걷는 상상, 길을 걷고 싶은 욕망의 흔적들이다. 지팡이와 신발, 지도, 물통, 배낭은 그 욕망의 물질적 산물들이다. 몸을 통해 세계를 인식하고 세계를 통해 몸을 인식한다는 것, 그것이 보행과 생산적 노동의 공통점이다." (67/704)



'길을 걷는 상상', 좋다. 안 가본 산티아고 순례길도 막 떠오르고. 안 가봤는데 왜 생생함? '지팡이와 신발, 지도, 물통, 배낭' 같은 단어들을 보면 여행을 떠나고 싶다. 그러나 배낭 짊어지고 산티아고 순례를 떠나고 싶지는 않다. 여행을 생각하다 보면 나이를 헤아리지 않을 수가 없다. 보기에 따라 많기도 적기도 한 나이, 그 숫자 자체보다 여행을 대하는 내 마음가짐이 조금 달라지기도 한다는 것. 여전히 여행은 설레는 단어로 다가오지만 막상 실제로 여행을 가게 되어 어렵게 숙소를 찾고 교통편을 예약하는 데 골머리를 앓다 보면 그만 에잇 여행 같은 것, 이런 마음이 되어버린다. 이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렇지 않았다고. 준비하는 과정 전체가, 시간을 엄청 잡아먹는 노동이었어도 좋았다고. 이제 힘들다. 그러면서도 여행지의 식당이나 까페, 기타 흔치 않은 장소들을 지도 위에서 헤집고 다닌다. 안 가본 장소가 이미 익숙하게 느껴지는 건 그 때문이다. 아직 두 발로 서 보지 않은 그 거리, 아직 들어가보지 않은 그 가게, 풍경, 평면 지도 위의 어슬렁거림과 기대, 실제로 그 거리에 섰을 때 전혀 다르게 다가오는 풍경, 납작한 평면이 입체가 되는 순간. 기대와 욕망이 입체 속에서 사그라들기도 하고 채워지기도 하는 순간. 이 맛에 여행하기도 하지.

밤에 읽은 소설에 이런 구절이 나왔다.


"이후로 나는 종종 혼자 일본에 갔다. 그날은 오사카의 어느 골목에서 길을 잃었다. 역에서 십 분 거리라는 호텔은 아무리 걸어도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내가 가지고 있던 지도를 펼쳐 호텔을 가리켰다. 그 행위만으로도 그 사람은 내가 의미하는 바를 알아차렸다. 하지만 한참을 두리번거리더니 고개를 저었다. 그러고는 지도 밖 허공을 손가락으로 짚었다. 우리가 서 있는 길을 한번 가리키고 다시 지도를 카리키더니 길이 그려지지 않은 지도의 테두리 부분, 여백을 짚었다. 그리고 조금 더 손가락을 옮겨 다시 또 허공을 짚었다. 내가 지금 서 있는 곳이 지도의 바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내가 왔던 길을 가리켰다. 그쪽으로 쭉 가라는 뜻 같았다. 그렇게 하면 다시 지도 위로 갈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천천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지도로만 살펴보던 곳에 처음 도착했을 때는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도 여전히 지도 속 일원들 같고 나도 아직 지도 속을 걷는 듯했다. 지도 속 사람들과 부딪치고 지하철 노선도를 따라 이동하고 편의점에 들러 생수를 사면서 서서히 나는 그 장소와 같은 축척을 갖게 되었다. 익숙해진 다음에야 어떤 실감이 생겨나는 것이다. 낯선 골목을 걸으며 서서히 현실과 같은 축척을 갖게 되길 기다리는 동안 나는 길을 잃었지만 완전하게 안전하다고 느꼈다. 어째서 그렇게까지나 안도할 수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한참을 걷던 중에 너무 피로해졌기 때문에 지나는 버스에 그냥 올라타버렸다. 헤맸던 탓에 자리에 앉아 잠깐 졸았다."

(「작정기」 김지연, 《마음에 없는 소리》)


지도와, 거기 그려진 길과는 전혀 다른 것같은 현실 공간, 그 둘이 끝까지 불화(?)하는 경험을 자주 하는 나. 내 사고방식은 어떻게 이루어진 것일까? 공간을 떠올릴 때 무엇을 기준으로 하는가? 그 기준은 어떤 기준에서 온 것일까? 가끔 그 기준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하곤 한다. 내가 메고 있는 배낭의 앞, 뒤, 안, 바깥, 내가 가고 있는 방향의 전, 후. 나와 다른 기준으로 생각하는 사람들. 기준이 달라 말만 듣고 엉뚱한 공간을 헤매게 되는 경험. 장소에 대한 생각이 계속되는 와중에 리베카 솔닛의 책을 읽고, 다음에 집어든 책에 또 공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그 경험이 어떤 느낌인지 너무 잘 알겠고, 그래서 이렇게 연결되는 지점들이 좋고. 책 읽기 만만세.

... 그런데 이젠 좀 미리 안 찾고 준비 안 하고 그냥 떠나는 여행도 하고 싶다. 성향상 아주 힘든 일이라 아직 실천해보지 못한 일이기도 하다... 좀더 귀찮아지면, 그러면 그럴 날도 오지 않을까? 캐리어에 여행 짐 쌀 때가 제일 설레는데, 어딜 가지는 않지만 짐이라도 싸봐? ㅋㅋ 매일 동네 산책이나 거르지 말고 하삼. 걷기를 위해 걷기단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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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7-06 08: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람이란 항상 자기가 갖지 못한걸 동경하는거 같아요. 제 삶에서는 공간의 이동이 거의 없어 정착민으로 쭉 살아왔는데 그러나보니ㅠ안제나 떠남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는듯해요. 어떤 삶이든 그 나름대로 의미도 있고 얻는것이 있다는 건 자명하니ㅠ나머지 하나를 꿈꾸는 삶으로 두는 것도 나쁘지 않은듯하달까.... ㅎㅎ

난티나무 2022-07-07 21:27   좋아요 0 | URL
‘어떤 삶이든 그 나름대로 의미도 있고 얻는 것이 있다‘는 말씀에 동감합니다.
이동의 기회가 적거나 없을 경우도 있겠군요. 맞아요, 이동 역시 개인의 의지만으로는 되는 일이 아니니까요. 이 문제 역시 개인마다 다양한 조건과 이유를 갖게 되겠네요.
꿈꾸는 삶!!

공쟝쟝 2022-07-07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 책 저 사두고 앞부분만 보고 아직 안읽고 있어요. 이렇게 난티님 글로 읽으니... 참으로.. 미리 사두길 잘했다.. 보고 싶을 때 냉큼 꺼내 읽어야지!! ㅋㅋㅋ 솔닛은 정말 너무 좋죠 ㅜ 너무 좋음... 흑흑.. (저는 아마 현시점에서 제일 좋아하는 작가인 것 같아요. 솔닛이....)

난티나무 2022-07-07 21:28   좋아요 1 | URL
오 제일 좋아하는 작가!
<길 잃기 안내서> 읽으면서 깜놀 했잖아요. ㅎㅎㅎ 느무 잘 써서...
앞으로도 계속 솔닛 읽게 될 듯합니다.
공쟝쟝님 솔닛 책 다 갖고 계신 거예용?^^

공쟝쟝 2022-07-10 02:51   좋아요 0 | URL
아녀 ㅋㅋㅋ 다는 아니고 거의 다 갖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 솔닛의 산문은 진짜 …… 아 ㅜㅜ 그는 어렵지 않지만 충분히 심오하고 충분히 심오하지만 어렵지 않습니다. 사랑해요 리베카 솔닛!!!

난티나무 2022-07-10 06:14   좋아요 0 | URL
저도 벌써 다섯 권... 있었는데 한 권 누구 줘버려서 네 권이네요.^^
어렵지 않지만 심오하고... 완전 공감해요!
 
















"보행의 리듬은 생각의 리듬을 낳는다. 풍경 속을 지나가는 일은 생각 속을 지나가는 일의 메아리이면서 자극제이다. 마음의 보행과 두 발의 보행이 묘하게 어우러진다고 할까. 마음은 풍경이고, 보행은 마음의 풍경을 지나는 방법이라고 할까. 마음에 떠오른 생각은 마음이 지나는 풍경의 한 부분인지도 모르겠다. 생각하는 일은 뭔가를 만들어내는 일이라기보다는 어딘가를 지나가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보행의 역사가 생각의 역사를 구체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마음의 움직임을 따라가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두 발의 움직임을 따라가는 것은 가능하잖은가 말이다. 걷는 일은 곧 보는 일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보면서 동시에 본 것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고, 새로운 것을 이미 알고 있는 것 속으로 흡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느긋한 관광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사색하는 사람에게 걷는 일이 특별히 유용한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여행의 경이와 해방과 정화를 얻자면, 세계를 한 바뀌 돌아도 좋겠지만 한 블록을 걸어갔다 와도 좋다. 걷는다면 먼 여행도 좋고 가까운 여행도 좋다. 아니, 여행이 아니라 몸의 움직임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제자리를 걷는 것도 가능하고, 좌석벨트에 묶인 채 전 세계를 도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보행의 욕구를 만족시키자면 자동차나 배, 비행기의 움직임으로는 부족하다. 몸 자체의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마음속에서 일이 일어나려면 몸의 움직임과 눈의 볼거리가 필요하다. 걷는 일이 모호한 일이면서 동시에 무한히 풍부한 일인 것은 그 때문이다. 보행은 수단인 동시에 목적이며, 여행인 동시에 목적지다. "(17/648)



"걷기란 바깥, 곧 공적 공간에서 이루어지는데, 그 공적 공간에도 위기가 닥쳤다. 기존의 공적 공간이 방치되거나 잠식당하는 경우가 있다. 모든 일을 실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기술적 편의가 공적 공간을 유명무실하게 만들기도 하고, 공포감이 공적 공간에 그늘을 드리우기도 한다. (아는 장소에 있을 때보다 모르는 장소에 있을 때 더 무서운 것은 당연하다. 그러니 도시를 돌아다니지 않는 사람일수록 도시가 위협적이라고 느끼고, 도시를 돌아다니는 사람이 적어질수록 도시는 정말로 외롭고 위험한 곳이 된다.) " (26/648)



"한 장소를 파악한다는 것은 그 장소에 기억과 연상이라는 보이지 않는 씨앗을 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 장소로 돌아가면 그 씨앗의 열매가 기다리고 있다. 새로운 장소는 새로운 생각, 새로운 가능성이다. 세상을 두루 살피는 일은 마음을 두루 살피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세상을 두루 살피려면 걸어 다녀야 하듯, 마음을 두루 살피려면 걸어 다녀야 한다." (31/648)




"도서관에 가던 아이에게 진짜 교육, 적어도 감각과 상상력의 교육은 빗속을 걸어보는 것이 아니었을까."(25/648)

이 문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지금은 모든 것을 인터넷으로 해결하는 시대다. 특히 아이들일수록 동영상 콘텐츠를 백과사전처럼 활용한다고 한다. 세대가 다르고 시대가 다르니 이해는 하지만 용납하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컴퓨터 앞에서, 스마트폰을 쥐고, 움직이는 영상에 눈을 내리꽂은 채 몇 시간이고 흘려보내는 날들이, 안타깝다. 나와 동거하는 청소년들 이야기다... 어릴 적에는 도서관에 함께 가서 그림책을 빌리고 읽고 읽어주고 했다. 잠깐 동네산책을 나가더라도 돌멩이 하나와 나뭇가지 하나만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던 아이들이었다. 기계를 손에 쥐면서 아이들은 달라졌다. 고등학생이라는 나이가 더해져 모든 것을 귀찮아하는 사람이 되었고 산책, 운동, 야외놀이 등을 멀리하는 사람이 되었다. 아, 이런 이야기를 늘어놓으려던 건 아니었다. 다만... 리베카 솔닛의 저 문장 때문에 지난 날들이 떠올랐... 우리는, 오늘날의 '기술문명'은, 얼마나 아이들을 짓밟고 있는 걸까? 나는 거기에 얼마만큼 동조하는 사람인가? 나는 지금 내가 거주하는 이 공간을 나중에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 아이들은?

'바깥, 곧 공적 장소'에 대해서도 생각이 많아졌다. 위기라는 말에도 공감한다. 외진 곳에, 밤에 다니기 무섭다고, 그렇게 된 원인을 폭력과 혐오가 판치는 세상&사람들 때문이라고만 여겼다. 그런 상황이 더욱 심각해지는 사회구조 문제라고만. 거기에 온갖 기술과 과학의 발달, 사람들의 이기심과 욕망 같은 것들이 더해져 있다는 사실까지 생각해보지 않았다. 돌아다니는 사람이 적어져서 외롭고 위험해진다는 생각은 이제껏 해본 적이 없다. 기술의 발달이 정말 모두에게 좋은가, 어떤 생활방식이 인간에게 이로운가를, 다시 어리석게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강옥동 할머니(김혜자)가 수몰되어 사라진 고향 땅을 찾아가는 장면이 떠오른다. 집도 마을도 모두 물에 잠기고 없지만 고향이었던 그곳을, 온통 물인 그곳을 바라보며 옥동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 땅에서 어떤 씨앗을 심었었을까. 다시 찾아간 그곳에서 그는 그 씨앗의 열매를 발견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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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7-05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집 애들도 별반 다르지 않아요. 지금도 한놈은 지방에 누워 핸드폰 들고 있다는..... 그런데 저는 이제 그냥 받아들이려구요. 이 아이들이 사는 세상은 제가 알고 살아왔던 세상과는 또 다른 세상이고,그속에서 그들 나름대로 또 뭔가를 이루어갈테지 하려고요. ㅎㅎ

난티나무 2022-07-05 21:30   좋아요 0 | URL
바람돌이님은 ‘초월‘하셨군요. 저도 그렇게 생각하려고 노력하는데 실천은 잘 안 됩니다.^^;;;;
오늘 아침에도 일장연설을....ㅎㅎㅎㅎㅎㅎㅎㅎ
한해 한해 시간이 갈수록 아이들 세대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이미 젊을 때 경험해보았음에도 그렇네요. 좀 떨어져 살아야 할 필요성이 여기서도 느껴집니다.ㅋㅋ

공쟝쟝 2022-07-07 12:54   좋아요 0 | URL
안되요.. 대화 많이 하세요ㅜㅜㅜㅜㅜ 아들 키우면 정말 많이하셔야 해요...ㅜㅜ 포기하지마세요....ㅜㅜ 잔소리말고 대화요 대화하세요ㅡㅜㅜㅜㅜ 남자들의 소통능력을 키워주는 것은 엄마와의 대화 아니면 연인과의 대화 밖에 없습니다......ㅜㅜㅜㅜㅜㅜㅜㅜ 냅두지 마세요..... ㅇ ㅏ .... 안돼..... 이 주제와 관련해서는 언젠가 글쓰겠습니다... 물론 저는 제 글 여자보라고 쓰지만... 그렇다고 아들 둔 엄마들이 포기하면 안됩니다... 끝끝내 포기하지마세요..ㅜㅜ 엄마가 페미 아니고 가부장제에 찌들었어도 대화 하는 게 더 낫고, 페미니즘 책읽는 엄마라면 무조건 해야죠 ㅜㅜㅜ 대화하세요ㅜㅜㅜㅜㅜㅜㅜ 페미니즘 책 읽히는 것보다 엄마와의 지속적인 대화가.... 세상을 바꿉니다...ㅜㅜㅜㅠㅠㅠ그게 아들에게도 좋아요... 아아.. 가장 큰 실천을 하시고 계시는 두분 포기하지마세요... (갑자기 급 식은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난티나무 2022-07-07 21:40   좋아요 1 | URL
공쟝쟝님~^^
포기는 안 합니다. 걱정은 일단 붙들어 매시고.ㅎㅎ
다만 아이들이 지금 처한 세상이 내가 어릴 때와는 완전 다르다는 것, 그 사실을 이해하려고 하는 거죠. 바람돌이님도 그러실 테구요.
그런데 만약 아이가 ‘일반적‘으로 자랐다면, 그리고 이미 대학생 정도 된 나이라면, 물론 사람 성향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마는, 대화라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 해요. 남자들 중에 아예 대화는커녕 말의 씨알도 안 먹히는 사람들 있잖아요.^^;;
‘책 읽히는 것보다 엄마와의 지속적인 대화가 세상을 바꾸‘는 거라는 쟝쟝님 말씀 들으니 좀 분발해야 겠다 싶습니다. 맞아요, 대화하는 법을 보여주고 가르쳐주는 거 정말 중요하죠. 저도 늘 느낍니다. 어떤 관계든 가장 기본이면서 중요하고 꼭 갖추어야 할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마음을 다치는 이유 중 큰 부분이 이건 거 같아요.
쟝쟝님 식은땀 얼른 닦아요~ 수건~~~~~~~^^ 🧻(이모티콘 다 뒤져도 수건은 엄꼬 ㅋㅋ 두루말이 휴지라도……ㅋㅋㅋ)

공쟝쟝 2022-07-07 22:13   좋아요 0 | URL
아니 제가 아휴 제가 또 이렇게 오지랖을 떨었네요 …. 저한테는 대화가 가능한 ‘남자’사람친구들이 조금 있는데요… 대화되는 애들은 주로 누나들이 있거나 엄마랑 대화를 많이 하거나 아니면 연애를 안쉬고하면서 감정, 정서적 소통이 좀 되더라고요. 그 주제로 얼마전에 이야기 나눴거든요.
남자한테 페미니즘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적어도 친구로 둘 수 있는 남자들 특징이 (사랑은 모르겠고요 ㅋㅋㅋ) 결국 그렇더라고요. ….. 결국 사랑만이…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는게….. 좀 슬프긴 한데…… 아들은 사랑하잖아요 … 아들들도 사랑받고 하고 살아야할테구요 ㅋㅋㅋㅋㅋ (흥분 오지랖 죄송합니다 ㅋㅋㅋㅋ) 남자도 대화법을 배워야쥬 ㅋㅋ 함께 살아야할테니 🤭

난티나무 2022-07-08 00:25   좋아요 0 | URL
진짜로 남자들은 대화법을 배워야 합니다! 암만요~!
대화가 가능한 남자사람들이 주변에 있는 공쟝쟝님 부럽~
공쟝쟝님의 페이퍼 기다립니다~~~~^^
 

수도 없이 확인한 사실.

'...... 우리의 기억은 결코 이상적인 도구가 아니다. 기억은 제멋대로인데다 변덕스럽다. 게다가 기억은 줄에 묶인 개처럼 시간이라는 사슬에 매여 있다.'

'우리는 현재로부터 과거를 바라본다. 현재를 벗어나서는 아무것도 볼 수가 없다.' 

'...... 이들은 여전히 그 시절에 애정을 느낀다. 이들에게 그 시절은 단지 전쟁만이 아니었다. 그들의 젊음이었고 첫사랑이었다.' "

(5%)


" 이후에도 나는 한 사람 안에 동시에 존재하는 이 두 진실과 적잖은 갈등을 겪어야 했다. 의식 저 밑으로 쫓아버린 사실 그대로의 진실과 시간의 흔적이 스며든 공통의 진실. 신문 냄새가 폴폴 나는 공통의 진실. 첫번째 진실은 두번째 진실의 맹렬한 공격 앞에 맥없이 무릎을 꿇었다. 예를 들어, 만약 대화를 나누는 자리에 가족이나 지인, 이웃들(특히 남자들) 중 누군가, 제3의 인물이 동석하면 이야기하는 사람은 나와 단둘이 있을 때보다 덜 진실해지고 덜 솔직해진다. 이미 대중을 의식한 대화가 돼버린다. 관객을 위한 대화. 당사자의 솔직한 감정과 생각을 얻어낼 길은 요원해진다. 강력한 자기방어에 부딪친다. 자기통제. 끊임없이 이야기가 다듬어진다. 일종의 패턴까지 생겨난다. 듣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욱 차분하고 깔끔한 이야기가 된다는 것. 신중하게 해야 할 말만 골라한다는 것. 참혹한 일이 위대한 일로, 인간 내면의 불가해하고 어두운 면이 순식간에 이해가 되고 설명 가능한 것으로 둔갑한다. 나는 기념비들만 가득한 과거의 사막에 뚝 떨어지곤 했다. 공훈들만 가득한 황야에. 도도하고, 결코 속을 내보이지 않는 것들만 잔뜩 모여 있는 곳에. "

(33%)


" - 내겐 전쟁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이 많은 반면, 집사람에겐 전쟁에 대한 감정이 더 많아요. 하지만 언제나 감정이 사실보다 더 분명하고 강력한 법이지. "

(35%)



















절반 넘게 읽어가고 있는 중. 인터뷰한 사람들의 말이 이어지고 이어진다. 한번도 제대로 상상해볼 수 없었던 전쟁의 모습이 보여진다. 당장 내일 전쟁이 일어난다면? 상상하기도 싫은 일이 어느날 갑자기 일어난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이 사람들은 어떻게 이러지? 무엇이 사람을 행동하게 만드는 걸까? 국가는 무엇이고 민족은 무엇일까? 어떤 일을 하든 지워지는 여성의 역사는 전쟁 때도 다르지 않았다. 몸서리쳐지고 화가 나고 눈물이 나고 몸이 떨려도 증언들은 계속 쓰여지고 읽혀야 한다는 생각. 알아야 한다는 생각. 숨긴다고 있었던 일이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생각. (하지만 오래 숨기면... 없었던 일처럼 사라질 수도 있는 가능성.ㅠㅠ) 전쟁은 정말...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 그러나 지금도 행해지고 있는 일. 말하고 읽고 들어도 절대로 다 알 수 있을 것같지 않은 일, 그러나 더 알아야 한다는 필요성. 그래서 더 절망적인. 여러 가지로 내 무지를 확인하는 읽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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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7-04 2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벌써 시작하셨군요, 난티나무 님. 저도 곧 시작하겠습니다.

난티나무 2022-07-05 02:46   좋아요 1 | URL
네 이번에는 좀 빨리 끝내보려고요.^^

바람돌이 2022-07-05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벌써 반이라니..... 저도 빨리 따라가겟습니다. ^^ 이번에는 난티나무님 1등!!!

난티나무 2022-07-07 21:57   좋아요 0 | URL
저 다 읽었어요~!! 바람돌이님도 화이팅~!^^
 

"엄마, 시인이랑 철학자는... 생각을 너무 많이 하는 거 같애. 그렇지 않아?"

책상 위에 있던 시집을 펼쳐 시를 하나 소리내어 읽더니 작은넘이 이런다.

스마트폰과 컴퓨터가 한몸 되다시피 일상인 아이들의 삶에서 어떻게든 책을 '잃어버리는' 사람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나 혼자만의 바람으로 오전에 함께 책 읽는 시간을 강요한다. 어려운 책 질색하는 건 둘 다 똑같아서 매번 책을 고르는 것도 일이다. 큰넘은 좀 쉬어가는(?) 의미로 구병모의 <아가미>를 프랑스어판으로 읽고 있다. 고 1을 마치고 여름방학 중인 작은넘은 3학년이 되면 철학 수업을 들어야 한다. 어떻게든 철학과 친해보라고 이것저것 권해보지만 뜬구름 잡는 소리만 늘어놓는 것같은 철학책이 마음에 들 리가 없다. 사둔 책들 중 칸트 철학을 우스개 농담에 버무려 이야기하는 책이 있어서 챕터마다 짜증을 내는 아이에게 억지로 읽히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푸코의 <감시와 처벌>을 읽어야 할 거라고 겁 아닌 겁을 주면서.ㅠㅠ 그나마 농담들이 나오니 수시로 그걸 나에게 읽어주면서 화도 내고 짜증도 내고 웃기도 하고.

"시 한번 읽어봐. 장난 아닐 걸?"

책상 위의 시집은 김혜순의 <피어라 돼지>였고 아이가 펼쳐 읽은 시는 「좀비 레인」이었다. 시를 읽는 아이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생각했다. 종종 읽어달라고 해야 겠는걸? 귀에 쏙쏙 들어온다. 혼자 눈으로 읽을 때와는 다르다. 이래서 시 낭독을 하고 듣고 하는 거구나.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데 새삼스레. 마구잡이로 읽는 거였는데도. 이게 무슨 말이야, 정말 생각 너무 많이 하네, 도대체 왜 그렇게 생각을 많이 하는 거야? 아이는 툴툴거린다. 제 나름의 시론을 잠시 이야기했지만 나는 금세 잊었다.





좀비 레인

좀비 내리는 날

다른 세상이 오는 날

내 마음이 죽었으므로

앞서 죽은 사람들의 이름과

고양이 울음과

톱 바이올린의 울음소리를

마음 대신 간직하기로 한다

(파란 하늘과 환한 꽃나무 아래

깎지 낀 두 손 같은

끈적거리는 뇌를 가진 적도 있었지만)

좀비 자욱이 내리는 날

좀비는 다리를 질질 끌고 다닌다

그리하여 나는 다리를 질질 끌고 나간다

그러나 나는 밤의 칠판에 추적추적 편지를 쓰는 선생

(선생은 머물고 학생은 떠난다)

나는 아마 달력 위에 영원히 빗금을 그으며 내릴 것만 같아

젖은 행주 같은 머리칼로 칠판을 지운다 무서워서 또 쓴다

어둠 속에 가만히 숨어 있겠다고 약속해줄게

어둠 속에 이빨을 드러내지 않겠다고 약속해줄게

그렇지만 죽음을 전파하러 무덤에서 일어납니다

살지도 죽지도 못하지만 제발 안아주세요

추적추적 처마 아래 좀비 내려서

나는 물속에서 뭉개지는 흐린 안경을 쓰고

대학본부의 중앙계단 아래서 피 흐르는 것들의 숨소리를 듣는다

좀비는 눈알이 빨개져도 괜찮아 그리하여 눈알이 빨개진다

좀비는 깡통을 걷어차도 괜찮아 그리하여 깡통을 걷어찬다

그리하여 밥을 안 먹어도 괜찮아 잠을 자지 않아도 괜찮아

젖어도 괜찮아 구겨져도 괜찮아 하염없이 축축한 편지를 쓴다

좀비 자욱이 내리고 또 내려 무덤에 손톱만 한 창들이 꽂히는 날

살아 있는 척하는 거 쉬워, 그리하여 괜찮아

내 그림자를 뜯어먹고 배불러도 괜찮아

사방에 내린다




시를 옮겨치고 나서야 아이가 시를 읽다가 말았다는 걸 알았다. 나도 처음 읽는 거라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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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티나무 2022-07-02 20: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나저나 ‘깎지‘는 아무리 봐도 ‘깍지‘인데 말이다...

Falstaff 2022-07-03 07:52   좋아요 1 | URL
저도 아무리 봤습니다. ㅋㅋㅋㅋ ‘깍지‘인데요!

난티나무 2022-07-03 23:16   좋아요 1 | URL
의도한 건지 잘못 찍힌 건지를 모르겠습니다. ㅎㅎㅎ

바람돌이 2022-07-03 14: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엄마가 책 읽으란다고 사춘기 아이들이 일정시간 앉아서 읽어주다니..... 진짜 어매이징입니다. ㅎㅎ
우리집은 정말 택도 없었는데....
억지로든 어쨌든 저렇게 책을 읽고 시를 읽고 그것들이 아이들의 마음속에 쌓여가리라고 생각해요. 아름다운 광경입니다. ^^

난티나무 2022-07-03 23:20   좋아요 1 | URL
즤집도 택도 없는 거를 제가 바락바락 해갖고 온갖 협박을 일삼으며…ㅋㅋㅋㅋㅋㅋㅋ
확 빨려들어가는 책을 쥐어줘야 하는데 말이죠. 이거도 싫다 저거도 싫다(그냥 책 읽기가 싫은 거 ㅠㅠ)… 강요일 지라도 필요한 시간이라고 저도 생각해요.^^;;;;; 아름다운 광경이라고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얄라알라 2022-07-04 10: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난티나무님
저 ‘좋은 엄마야, 멋진 엄마야‘ 이런 칭찬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 글을 읽으며 절로 그 생각이 들었어요

어른이 솔선수범 직접 보여주고 느끼게 해주는 교육만큼 진짜배기가 없는데
난티나무님 자제분들은 행운받은 청소년들^^

난티나무 2022-07-04 16:19   좋아요 2 | URL
부끄럽네요.^^;;;;
매 순간이 초보인 것처럼 느껴지는 게 엄마라는 역할 같아요. 그만큼 헤매는 시간도 함께 하고요. 저 역시 늘 헤매는 중입니다. 실생활에서의 저를 떠올리면 진짜 😱 부끄러운 점이 너무 많아요….
 










[언리미트] 식물성 육포 갈비맛 (상품패키지 대신 이 사진이 뜬다) 




굿즈 카테고리를 만들자니 글도 안 쓸 것같고, 기존 카테고리에 넣자니 적당한 곳이 없다. 그리고 사실 이건 굿즈라고할 수는 없지 않아? 어허. 일단 쓰고 보자. 아까 쓴 백자평으로 조금 아쉬워 창을 열었으나 할 말이 많지는 않..나? 흠흠. 


일단 알라딘에서 굿즈를 거의 매번 책 구입할 때마다 사기는 한다. 때로는 갖고 싶은 것들이 있어서, 때로는 적립금 조금 더 챙길려고. (이런 상술에 매번 놀아나면서도 꼬이는 건 자본주의 사회에 태어난 탓이라고 해두자.) 주로 플래그 스티커를 하나씩 챙겼었는데 마구 쓰다가 요즘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 새 플래그 스티커가 대여섯 개 이상은 있는 듯하다. 밑줄을 막 좍좍 그으면서 읽다 보니 플래그를 너무 많이 붙여야 되는 거라. 재사용 한번 정도 하면 못쓰게 되는 일이 잦아서 아예 사용횟수를 줄였다(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서재에서 '겨맛'으로 이름을 떨친 김칩스를 주문해 먹어보고 내 취향이야!를 외치면서 몇 번 더 구매했다. 그렇다. 내 입맛은 좀 독특하다고 할 수 있다. 겨맛? 안 나. 그냥 맛있어. 아래는 육포 자매품(?) 김칩스. 












[기역이미음] 김칩스_쯔란 


맥주 안주로 좋고 그냥 먹어도 좋다. 알라딘에서 김칩스를 계속 팔 수 있는 건 나 때문...은 아니고 ㅎㅎㅎ (그만큼 많이 사지는 않음) 암튼 한번씩 구매버튼을 누르게 된다. 겨울 한 철 나온다는 전장김은 품절이라 내내 못 사는데 김칩스는 가공식품이라 그런가 사람들이 안 사서 그런가 아직 구매 가능. 아 이 김칩스도 페이퍼 써야 하나? 고민 되네?ㅋㅋㅋ 별걸 다 고민하는 캐릭터. 


육포는 식물성이라고 해서 끌렸다. 육식 안 하니 육포도 먹을 일이 없다. 평소 육포를 즐긴 적도 없다. 단지 그대가 식물성이라는 이유만으로.ㅋㅋㅋㅋ 한국내 택배에 이어 해외배송까지 해야 해서 받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마침 어제 맥주 딸 일이 있어(흔치 않아 흔치 않아) 갈비맛 육포 개봉. 이웃님들의 대략적인 평가에는 식감 이야기가 많았다. 내 경우에는, 좀 씹기 힘들었다. 그런데도 자꾸 손이 간다. 짭조롬 달달하니 안 그럴 수가. ㅎㅎ 한 봉지 야금야금 혼자 먹다가 혼자 먹기 아까워서 식구들 입에 하나씩 넣어줬다. 육...육포? 이런 반응. 대체로 괜찮다는 평. 비건육포라고 했더니 오 비슷한데? 이런 반응. 양꼬치맛은 어떨까 궁금해지네. 양꼬치도 먹어본 적이 없어서 클클. 앞으로도 없을 예정 클클. 














무얼 기념하기 위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기념으로 찍어보았다. 갈비맛은 어제 뜯어 먹어서 봉지만 있고 브랜드는 다르지만 자매품처럼 느껴지는 김칩스는 아끼는 중이라 온전한 모양이다. 아아 어쩌자고 이렇게 문구류도 아닌 주전부리에 진지하단 말이냐. 그래요, 나 진지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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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7-01 22: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생각보다 입맛에 잘 맞으셔서 다행ㅎㅎ 저 양꼬치맛 주문한 거 오늘 도착했어요^^ 낼 개봉 예정입니다ㅎ

난티나무 2022-07-01 23:40   좋아요 1 | URL
ㅎㅎ 다행 맞아요. 양꼬치맛 육포와 함께 불토!!!!!!! 🍺🍺🍺🍻🍻🍻

독서괭 2022-07-01 22: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주문할걸 ㅠㅠ 아까 책주문하면서는 안 넣었는데 ㅠㅠ 담 주문 때 사봐야겠어요!

난티나무 2022-07-01 23:41   좋아요 2 | URL
아까 상품평 보니 어떤 분은 맛없어서 버렸다고…^^;;;;;; 저는 맛나던데 말입니다. 🤣
한번 시도해 보세요~~~^^

책읽는나무 2022-07-02 07: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땡기네요?ㅋㅋㅋ 맥주 마실 때 간단하게 먹을 안주가 없어 고민 중였는데 요래 간단한 것이라면???^^
근데 어떤 분은 버렸담서, 주변의 원수에게 추천하신다는 백자평 보고 빵~터졌습니다.
제 남편 입에 꼭 넣어줘야 겠어요ㅋㅋㅋ
양고기가 본인이랑 잘 맞는 것 같다고 노래 부르니 이왕이면 양꼬치 맛으로 먹여 봐야 겠어요. 그리고 이건 주변의 원수에게 추천해 줘야 하는 거래...얘기도 해 주면서요ㅋㅋㅋ

난티나무 2022-07-02 16:47   좋아요 2 | URL
악 ㅎㅎ 맛있다고 하시면 어떻게 되는 건감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매품 김칩스도 안 드셔보셨으면 추천합니다. 겨맛 나나 안나나 ㅎㅎㅎㅎ

얄라알라 2022-07-04 10: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포스팅 제목이 무료
이거슨 육포 페이퍼 ㅋㅋ
평소 난티나무님 스탈 아니오라 더 잼나요

난티나무 2022-07-04 16:2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
이거슨 감사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