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의 여행을 떠나기 전, 책꽂이를 살핀다. 달리는 차 안에서 틈틈이 읽을 만한, 너무 어렵지 않고 또 너무 가볍지는 않은 책. 소설이 별로 끌리지 않아 잠깐 맴돌다 집은 책은 <나의 페미니즘 공부법>. 기대했던 내용이 아닌 것 같아 미뤄뒀었다. 어땠기를 바랬을까? '기대'야말로 모든 악감정의 근원이라고 어디선가 봤는데. 아마도 제목과 목차에 끌려서 샀었나 보다. 특히 끝부분의 "싸움을 하는 열 가지 방법"이라는 소제목. ㅎㅎ 

공부,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다. 대학을 다녔음에도 내가 제대로 하지 못한, 공부. 하긴 제대로 공부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일 수도 있는데, 후회는 하지 말자. 다만 지금도 나는 '공부'에 거부감을 갖고 있다. 많이 알고 싶으면서도 어려운 말에 몸서리치고, 머리 아픈 이론은 멀리하고 싶고, 규칙적으로 강의를 들으며 배워보고 싶다고 생각'만' 하면서. 

이런 생각은 '나는 왜 공부하려고 하는가'라는 질문에 가 닿는다. 한마디로 나는 싸우고 싶다. 원대한 목표, 커다란 희망, 인류애, 다 좋지만 나는 우선 내 삶이 먼저고 우선 내가 살아야 겠기에. 나만 빼고 모두 남성인 이 4인의 사회에서 살아남고 싶어서. 솔직히 싸우기 싫다. 겁나 피곤하다. 그런데 책에서 이런 구절들을 만난다. 


"기술 없는 이론이 무력하다면 왜 이론이 필요할까? 실생활에서는 넘쳐 나는 이론보다 거친 기술이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우에노 지즈코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직관이란 분절되기 전 논리의 다른 이름이다. 직관에서 논리까지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그 사이에는 연속성이 존재한다. 그렇지만 직관만 존재하는 차원에서는 자신 외의 사람들을 설득할 수 없다. -「기억의 정치학」 "


(<나의 페미니즘 공부법> p.91)


그렇다. 거친 기술을 갖기 위해 이론을 공부해야 하는 것이지. 옳습니다. 옳아요. 하지만. 




"여성학 강의를 듣고 변하는 남성은 거의 없다. 남성이 교육으로 변하지 않는 현실은, 젠더가 적대를 전제로 하는 권력 관계이기 때문이다. 계급 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해 자본가를 교육하고 각성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없다. 자본가는 촛불 시위나 특별 검사 같은 제도나 물리력을 통해 '젼화'하고, 동시에 언제나 역전을 노린다. 그들은 멈추는 법이 없다." 


(<한국 남성을 분석한다> p.29 정희진 「한국 남성의 식민성과 여성주의 이론」)



ㅠㅠ. 교육도 설득도 안 된다면, 그렇다면 싸움밖에 길이 없다는 말인가. 정녕 그러합니까, 선생님. 싸우자고 마음을 먹었지만 틈을 만드는 것이 어렵다. 왜 어려운가. 내 지식이 얕은 탓도 있고 자꾸만 말에 휘둘리고 마는 그동안의 습성 탓이기도 하다. 어릴 때부터 계속, 너는 잘 몰라, 니 생각은 틀렸어, 그거 아니야, 어떻게 그걸 모를 수 있어? 같은 말들을 들으며 확신을 잃어가는 경우. 나도 그랬던 것 같다. 결혼 초기까지도 옆지기가 하는 말이 대체로 다 옳다고 믿었다. 그거 아니잖아, 라는 소리를 들으면 아 그런가 하고 넘어갔다. 어느 순간 결국엔 내가 한 말이 맞았음을 알게 되면서 깨달았다. 그동안 오간 대화가 항상 핀트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그가 나의 말을 자르고 부정해서 더이상 진전이 없었던 것임을. 최근 상황 하나를 예로 들어보자. 


날은 무척 더웠고 낡은 차는 에어컨 기능이 부실해 창문을 열고 달리는 중이다. 장을 보고 돌아가는 길, 집까지 뻗은 4킬로미터 정도의 도로 양쪽으로는 모두 포도밭이다. 나갈 때 이미 농약을 치고 있는 기계들을 보았다. 나의 도그코는 사방에 흘뿌려진 농약 냄새를 마스크를 쓰고서도 감지해낼 수 있다. 

- 사방에 농약차 천지네. 창문 닫아야 겠다. (창문 닫으라는 소린데 더 강하게 하지 못하는 나.ㅠㅠ) 

- 모든 도멘이 다 농약 치는 건 아니야. (응 나 그거 안 물었거든. '사방 천지'라는 발언에 반발하는 말. 어김없는 예외의 법칙 등장) 

- 농약이, 치는 포도밭에만 딱 흡수되는 거 아니잖아. 공기 중에 다 날리는데 창문 닫아야지. (역시 안 강한 나.ㅠㅠ) 

- 요즘은 비오디나미(친환경농법) 하는 데도 많아. (아니 그거 물은 거 아니라고. 딴소리 시전하기.) 

- 지금 농약 뿌리고 있고 냄새도 나는데 적어도 여기 달리는 동안에는 창문 닫아야 하는 거 아니냐고! (버럭!) 

- 아니, 그러니까 내가 농약 칠 때 창문 닫아야 하는 건 맞다고 그랬잖아? (얼씨구. 안 한 얘기 했다고 우기기.) 

- 그런 말 한 적 없거든?! 처음 말했을 때 다 농약 치는 거 아니라 했고, 두번째엔 비오디나미 얘기했잖아? 그런 적 없거든?! (버럭버럭!) 


대체로 이런 식이다. (옆지기는 끝내 창문을 닫지 않았다. 설왕설래 하는 동안 길을 거의 다 지나왔기 때문이다.ㅠㅠ) 며칠 전 식탁에서 나와 옆지기의 대화를 듣고 있던 큰아이가 말했다. 아빠는 맨날 엄마한테 아니라고 하더라. 흑흑 너라도 알아주어 고맙다. 내가 그동안 그렇게 살았다.ㅠㅠ 이제는 그렇게 살지 않으려고. 불끈. 오늘은 또 무슨 말 때문에 싸우게 될까. ㅎㅎ





"싸움 뒤에는 권력투쟁이 있고, 포기 뒤에는 지배가 있다." 


(<나의 페미니즘 공부법> p.124)


"모르니까 쓰지 못하는 게 아니다. 쓰지 않으니까 모르는 채로 있게 된다. 말로 할 수 없는 생각이 있는 게 아니라 그 생각이 말을 하게 만든다. 그래도 말을 할 수 없다면, 말을 할 수 없다고 말하면 된다. 말은 적극적으로 사용하려고 할 때만 가능성의 싹을 틔운다." 


(<나의 페미니즘 공부법> p.275) 


"세계가 말로 표현된다기보다는 말이 세계를 구성하고 있다 - 노구치 유지, <내러티브테라피의 세계> 


우리는 대화를 통해 세계의 모습을 확인하고 변경한다. - 앞의 책


(<나의 페미니즘 공부법> p.273~276)


"모든 걸 다 페미니즘에 기댈 게 아니라 자신이 페미니즘을 어떻게 이용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그 동기는 각자 자기 안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자신을 말로 표현해서 이해하지 않고 무엇을 어떻게 해소하겠다는 건가? 


자기는 자기에 대한 언설을 통해 구성되어 간다. - 앞의 책


자기를 가시화하지 않으면 페미니즘을 이용할 수 없다. 사람은 말하기를 포기해도 말로 사고한다. 감정도 말로 지각한다. 사람이 언어로 이루어진 사회에서 구축된 존재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


(<나의 페미니즘 공부법> p.276) 





여행길에서 제법 읽고(탁월한 선택) 집에 와서 마저 읽고. 어쩌면 휘리릭 읽어버릴 수도 있는 책이지만, 한번씩 발을 걸고 넘어뜨리는 구절들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책을 들고 파는 것만으로도 잘 싸울 수 있을까. 가끔 넋두리처럼 늘어놓는 글로 내 생각을 잘 정리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말을 잘 하게 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면 대도시로 이사를 가고 싶다. 내가 그나마 잘 할 수 있는 말과 글로,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하고 이야기하고 이야기해보고 싶다는 열망. 그러나 빠리로 간다고 한들, 그런들 달라지는 거 있으려나. 그동안 겪어보지 않았나. 그리고 줌도 두려워(?)하는 사람이 너잖아. 

사람들은 항상 환상을 꿈꾼다.ㅎ 


우에노 지즈코의 책을 한 권도 못 읽었다. 궁금함이 물결처럼 일어나는 와중에 페미니즘 책읽기를 전투적으로 하는 이웃님의 블로그에서 우에노 지즈코의 <가부장제와 자본주의>를 본다. 마리아 미즈의 책과 제목이 같아 자주 혼동한다. 마리아 미즈의 책은 살 수 있지만 우에노 지즈코의 것은 품절이다. 중고도 없다. 하고 많은 지즈코의 구입 가능 책들 다 놔두고 낙심한 와중 한 줄기 빛과 같은 **님의 구원이 내려왔다. 그렇다. 나는 중고도 없는 <가부장제와 자본주의>를 구했다! 거기에 더해 역시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다락방의 미친 여자> 까지!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하루카 요코가 책 말미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각자 자기의 방식으로 열심히 말하고 있는 거다. 학자는 어려운 말로, 누군가는 좀더 쉬운 말로. 그러니 이제는 버틀러의 <젠더 트러블>도, 푸코도 크리스테바도, 어렵다고 투덜대지 말자.ㅠㅠ 


그리 길지도 않은 말 하다 보니 어느새 점심시간 지나려 한다. 바람이 불고 해도 나고 구름도 있는 좋은 날이다. 더위가 가고 시원함이 왔다. 이 또한 이상기후지만 어쨌든 시원하니 좋다. 이미 늦어버렸으니 점심은 라면이다. 내가 이럴라고 라면 사다 놨지. 각자 자기 거 끓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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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9 08: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7-29 17: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늘도 버틀러의 책은 안 읽고 다른 책 구절 가져오기. 




"앞서 서술한 "생물학적 여성이란 논쟁적인 용어"라는 언설에 대해 '왜?'라는 의문을 가진 사람이 있었을 것이다. 이 논쟁은 제3물결 페미니즘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다. 1990년, 기존 페미니즘에서 정설로 받아들여졌던 섹스(생물학적 성)와 젠더(사회적 성)의 이분법을 해체하고 "섹스는 언제나 이미 젠더였다"라는 파격적인 주장을 하는 이론가 주디스 버틀러가 등장하면서 여성학계에는 커다란 질적 변화가 일어났다. 그는 자신의 저서 『젠더 트러블』에서 섹스 역시 젠더만큼이나 문화적이고 정치적으로 구성되었다고 주장한다. 

버틀러의 주장은 섹스를 해체하는 것이지만 이것이 곧 생물학적 자연에 대한 소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이 순수한 생물학적 실체가 맞느냐는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시몬 드 보부아르의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라는 주장을 보자. 보부아르가 위와 같은 주장을 했던 1949년 당시, 지배적인 성 담론은 사회생물학이었다. 사회생물학은 남성의 성은 충동적이고 능동적인 반면, 여성의 성은 수동적이고 반응적이라고 여기며, 인간의 모든 사회적 행동의 기초를 생물학적 근거에서 찾으려 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 속에서 보부아르는 역으로 사회규범이 여성성을 구성하면서, 동시에 그것을 자연적인 실체인 것처럼 믿게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한 것이다. 

버틀러는 한 발 더 나아가서, 겉보기에 자연적인 것처럼 보이는 성적 사실들이 정치적이고 사회문화적인 이해관계를 추구하면서 과학 담론인 양 이해되고 있었다면, 섹스가 불변의 특성을 지녔다는 것 역시 의심과 논쟁의 대상이 되어야 마땅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스스로 몸의 경험을 인식하는 것마저 사회적 관계를 반영하고 있다면, 그것은 이미 섹스가 아닌 젠더가 아닌가. 자궁을 적출하거나, 완경한 여성을 훼손된 여성이라 간주하던 가부장적 이성애주의와 "자궁이 없는 자, 말하지 말라"라는 넷 페미니스트들의 언설은 얼마나 상통하는가. 버틀러는 "생물학은 운명"이라는 공식을 논박할 의도로 제시된 섹스와 젠더의 구분이 오히려 그 주장에 공헌하게 되었다고 통렬하게 비판했다. 

이처럼 버틀러는 2세대 페미니즘이 그동안 다뤄오지 않았던 가부장적 이성애주의를 퀴어의 정치학으로 비판하면서 역대 페미니스트들의 논의를 도발적으로 해석한다. 또한 버틀러는 운동 주체로서 보편 여성이라는 일관되고 매끄러운 재현주체가 필요하다는 기존 페미니즘의 정체성 논의에도 반기를 든다. 버틀러에 의하면 주체가 정치학에 앞서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바로 그 지점이 가장 정치적인 지점이다. 왜냐하면 정치학이 시작되기 전에 이미 존재하는 주체가 있다는 생각은, 배타적인 정치적 실천을 통해서 "주체가 구성되고 생산된다"는 사실을 보지 못하게 만들기 떄문이다. "여성"이라는 용어는 늘 가변적이고 모순적으로 성립되며, 누군가를 규정하는 완전한 의미가 될 수 없다. 따라서 여성이라는 대상을 재현하고자 할 때, "어떤 여성을 재현할 것인가?"라는 불안한 경합을 피할 수 없다. 그리고 이에 따르는 배타적인 실천은 결국 '동일성의 폭력'이라는 또 다른 폭력에 가담하면서 더 심한 파편화를 불러일으킨다." 


(이아름 「모두의 페미니즘을 위한 정치윤리학 : 당사자주의를 넘어서 우리'에 대하여」, <페미니즘 쉼표, 이분법 앞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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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젠더트러블>을 펼쳤다. 오랜만에 펼치면 눈에 좀 더 잘 들어오지 않을까 살짝 기대했으나 기대는 여지없이.ㅎㅎㅎ 그냥 글자만 훑어나가는 걸로. 안 읽기는 그러니까. 읽기는 읽는다! ㅠㅠ 툭툭 튀어나오는 단어나 문장에 내 경험을 얹어 생각해 보는 걸로 만족. 설령 내가 생각하는 것이 글의 뜻과 딱딱 들어맞지 않는다고 해도. 


조금씩 아주 조금씩 <한국 남성을 분석한다>를 읽고 있다. 첫 장이 정희진의 글인데 여성주의이론이 함께 나와서 어 이거 만만치 않네 보던 중 '주디스 버틀러'!!! 또 나와!!! 가져왔다. 


"젠더에 대한 주디스 버틀러의 주장은 페미니즘 이론에 새로운 전환점을 가져왔다. 그는 젠더에 대한 그간의 모든 이분법적 딜레마에 탈출구를 제시했다. 정상과 비정상, 보편과 특수, 이성애와 동성애, 남성과 여성 등 수많은 이항 대립적 사유를 넘어선 그의 이론은 페미니즘뿐 아니라 현대 철학 전반에 분수령이 되었다. 버틀러는 젠더가 남성과 여성이라는 '구체적인 실재'로부터 발생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남성(성)과 여성(성)은 존재가 아니라 반복적 수행을 거쳐 구성되는 사회적 규범(norm)이자 임의적 범주(category)라는 것이다. 

여성 혹은 남성이라는 정체성(identity)은 동일성이 아니라 동일시() 욕망이다. 남성성이 작동하는 원리는 남성이어서가 아니라 그 사회의 기존 담론에 따른 인용, 패러디, 재현, 행위(doing)의 문제라는 것이다. 쉽게 말해, 한국인이 한국 말을 잘 하는 것은 그가 한국인이어서가 아니라 매일 한국어를 사용하기(performing) 때문이다. 따라서 애초에 남성이든 여성이든 한국인이든 실체는 없다. 행위가 있을 뿐이다. 니체의 유명한 말, "행위 뒤에 행위자는 없다."를 버틀러만큼 적실하게 사용한 철학자는 없을 것이다. 행위는 행위자의 속성이 아니며 행위 자체로서 변형(해석)될 때 젠더의 해체도 가능하다. 버틀러의 주장은 '언어적 실천'이라는 패러다임을 확고하게 제시했다. 이론과 실천 운동의 뿌리 깊은 분리와 위계를 해소한 것이다." 

(<한국 남성을 분석한다> 중 「한국 남성의 식민성과 여성주의 이론」, 정희진, p.40~41)


이것만 읽고 버틀러 끝, 하면 좋겠다. 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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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7-23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희진 님 어쩜 이렇게 버틀러 잘 설명해주셨을까요? 쏙쏙 들어오네요. 정희진 쌤이 버틀러 해설서 써주시면 좋겠어요!! ㅠㅠ

난티나무 2021-07-24 00:10   좋아요 0 | URL
저도요!!!!! ^^;;;;;;;

단발머리 2021-07-23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찾아봐야겠어요. 난티나무님 덕분에 이 책을 다시 발견했네요. 감사합니다!!!

난티나무 2021-07-24 00:11   좋아요 1 | URL
한참을 묵혀뒀다 꺼냈는데 음청 좋네요! 이 기획 책들 다 사모아야 겠다는!!!!!!

공쟝쟝 2021-07-28 16:14   좋아요 0 | URL
저 다 이미 사모아놓은 사람 쨘 !!! 그나저나 희진사마… 😭

난티나무 2021-07-28 19:17   좋아요 0 | URL
미투의 정치학 그저께 삼요.ㅎㅎ 한 권 남았어요.
 


이 각도로 사진을 꼭 찍고 싶었다. 


햇살과 바람과 테라스의 의자들과 풍경 속의 사람들, 그 길목에 자리한 평범해 보이는 중고책방. 안으로 깊이 들어가니 별세계가 펼쳐졌다. 이 분위기 무엇?@@ 아저씨, 사진 좀 찍어도 되겠습니꽈. 






기가 막히다. 유리천창으로 쏟아지는 빛 하며 가로로 정렬된 책들, 무심하게 놓인 화분들, 조각 장식, 구석의 거미줄까지, 기가 막힌 조합이야. 






가장 안쪽의 책들. 여기 오래 앉아 있으면 책 속에서 누군가가 튀어나올 것만 같다. 






차곡차곡 꽂히고 쌓인 책들, 손님이 이런 책 있어요 물으면 이것저것 찾아서 골라주는 쥔장 아저씨. 






팟캐스트도 한다며 한번 들어보라고 권유도 하고, 재즈 좋아하면 너의 콜렉션을 틀어줄 테니 음반들 가지고 녹음실에 오라고도 하고, 아저씨 말도 잘하고 넉살도 좋으세요! 눈썰미&기억력 뛰어난, 보통 아닌 쥔장님. 






어려운 책들 또 보인다. 하긴, 여기서 나에게 안 어려운 책이 있을 리가. 허허. 이름만 알아도 보니 반갑구만. 앞으론 서점 가서 아는 이름 찾기 놀이 해야 겠어. 재밌겠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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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7-22 08: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너무 멋지고 뭔가 나중에 제 공간도 이렇게 꾸미고 싶어지는데 과연 그런 날이 올까요? 저 꼭대기 있는 책은 사다리 가져가서 꺼내오는 거겠죠? 집에 안읽은 책 쌓이는 거 답답해 하다가도 이렇게 책 가득가득한 풍경 보면 너무 좋네요 ㅠㅠ

난티나무 2021-07-22 18:43   좋아요 0 | URL
그런 날 옵니다! 올 거예요. 곧 오지 않을까요? 저도 다락방님처럼 작업실 갖고 싶어요.ㅎㅎㅎ 책도 막 쌓아놓고 싶고!!!

청아 2021-07-22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장 유리 덕분에 시원해 보여요. 저도 좋아하는 책방 이미지가 있는데 언제 올려볼께요! 드라마에 나온거라 캡쳐해야함요. 저기 있는 책들 중에 골라 찾아줄 정도면 주인장님 움베르토 에코급 아닙니까?🤔

난티나무 2021-07-22 18:45   좋아요 0 | URL
그쵸? 유리천장(오잉!ㅎㅎ) 아니었음 매우 답답했을 듯이요.
드라마 책방이라… 딱 생각나는 건 그,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밖에…. 제목이 맞나???@@
진짜 쥔장님 대단하시더라고요. 리스풱!!!!!!!

얄라알라 2021-07-22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잡지 기사에 들어가는 사진인 줄 착각하기 딱이네요 nantee라는 닉넴이 새겨 두시길 잘하셨어요. 습하지 않는 기후에 사는 장서가에게 가능한 책 쌓기^^

난티나무 2021-07-22 18:47   좋아요 0 | URL
아아 습하지 않은 기후!!! 맞네요. 기후 생각은 못 했어요.^^ 책 보관하는 문제도 간단치 않네요 그러고 보니…^^
 


이름이 '몰라Mollat'인 이 서점은 프랑스에서 규모 2등인 개인 서점이라고 한다. 궁금해서 검색해보니 잘나가는 서점(연간수익)으로도 2위에 올라있다. 



(출처: https://www.livreshebdo.fr/article/les-12-premieres-librairies-de-france) 



커다란 옛날 건물 한 채의 1층 전체가 서점인데 들어가면 길을 잃을 정도로 크다. 크지만 모든 책이 있는 건 아니어서 ㅎㅎㅎ 찾는 책이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에는 영어원서들도 진열되어 있어서 물론 내가 영어원서를 사 읽을 깜냥은 안 되지만 왠지 그냥 좋았고. 슬렁슬렁 돌아보다가 내 눈에 똭! 




진열대에 푸코와 버틀러의 이름! 물론 그들의 책을 제대로 읽은 적은 없으나 이름만은 친숙한. 친숙하지만 너무나 어려운 그대들이여. ㅎㅎㅎ 





그래서 더 가까이서 찍어보았다. 이런 책들을 부담없이 사서 부담 전혀 느끼지 않으면서 줄줄 읽고 싶다는 가느다란 희망... 아니고 환상을 가져보다가 이내 현실로 돌아왔다는. 





진열대 뒷편의 책장에는 푸코 푸코 또 푸코가... 





한국어판 사려고 작년부터 보관함에 담아둔 실비아 페데리치의 <캘리번과 마녀>(아직 못 삼), 그리고 이번에 구입한 <혁명의 영점>도 보여 반가워서 찍음. 못 읽어도 이 칸 다 사고 싶은 이 마음은 무엇인가.@@ 나중에 보니 사진 찍은 게 이것밖에 없더라. 여기 페미니즘 책장 다 털어오고 싶었... 사면 뭐하나. 읽지를 못하는데. 정신 차려라. 캐럴 길리건이 공저로 낸 책 무지 사고 싶었는데. 못 읽어도 사 올 걸. (살 거야. 꼭 살 거야. 한글판으로라도 사자!)





버지니아 울프닷! 





모든 책에 메모가 붙어있지는 않지만 상당한 책에 저렇게 메모가 붙어있다. 대단해! 누가 언제 읽고 저렇게 쓰는 건지 궁금하다. 쥔장이 다 하는 건 아니겠지? 


꼬부랑 글자인 것만 알겠는 책들만 가득한 책방에도 즐거움이 있다. 내 비록 그 책들 다 속시원히 읽지는 못하나 세상에 나온 책들 제목만 구경하는 것만도 어디랴. 책 한 권에서 단 한 문장만을 읽을 수 있다 해도, 그게 어디냐. 그렇게 생각하도록 하자. 자괴감에 무너져 나 사라지기 전에. (공부 좀 해라.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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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07-21 19: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아름답네요~♡♡ 공포의 푸코까지도ㅋㅋㅋㅋ😭

난티나무 2021-07-21 19:59   좋아요 2 | URL
못 읽는 책이어도 왜 보는 것만으로 좋을까요?ㅋㅋㅋ 못 읽으니까 더 좋은 건가요?^^;;;;;

다락방 2021-07-21 20: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아름답네요. 이 아름다운 사진을 공유해주셔서 감사해요! 흑흑 ㅠㅠ 어렵지만 아름다워요 💕💕

난티나무 2021-07-21 22:10   좋아요 1 | URL
조금 이따 알흠다운 책방 사진 또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수이 2021-07-21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멋집니다. 서점해서 책 팔아도 먹고 살만하면 좋겠네요. 멋진 사진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난티나무님!!

난티나무 2021-07-22 00:44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이에요. 개인서점이라는 말에 입을 떡!
😊😊😊

유수 2021-07-21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유해주셔서 너무 좋아요. 외국 서점들이 유리창에 책 진열해 놓은 거 좋더라고요. 책에 이 정도 햇빛과 공간 할애할 수 있다..!그런 여유가 보여섴ㅋㅋㅋ더 보여주세요🤩

난티나무 2021-07-22 00:47   좋아요 1 | URL
그렇죠? 저는 갈변이 싫어요. ㅎㅎㅎ 🤣 그런데 진열대에 책들은 또 느무 이쁘고~~~@@
다른 책방 사진 유수님은 이미 보셨을 것 같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