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천천히 태어난다 - 우리 시대 명장 11인의 뜨거운 인생
김서령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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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천천히 태어난다. 제목이 맘에 들었다. 

 
초,분,시가 모여 하루가 쌓이고 이틀이 쌓이고...그렇게 시간이 쌓이면서 삶도 천천히 태어난단다. 그러니 너무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조금씩  나아가야 한단다. 

이렇게 내게 읊조리는 듯한 제목이 나는 참 맘에 들었다.

 이 책은 [우리시대 명장 11인의 뜨거운인생] 이란 문구처럼 자신의 인생에서 나름의 성공을 한 11명의 사람을 저자가 인터뷰한 내용을 묶은 책이다. 목차를 훑어보니 11명 중 3명 정도만 이름 들어본 사람들이다. 예술가들이 주로 많은데...예술 쪽에 문외한인 내가 낯설어 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하지만 내가 몰랐던 사람이지만, 이 책을 통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어떤 태도로 삶을 살아가는지 살펴보는 일은 참 재밌는 과정이였다. 사진이나 그림에 대해서 호기심도 생겼고, 그들이 감탄하는 작품들을 찾아보고 싶단 욕구도 생겼다. 내가 전혀 알지 못하는 세계에 대해서도 들어볼 수 있단 점이 독서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책으로 들어가 11명 중 기억에 남는 몇몇을 꼽아보자면...

 
소설가 최인호...참 유명한 작가인데 읽어본 책이 없단 사실이 좀 부끄러웠다.
"경아, 오랜만에 같이 누워보는군" 의 그 별들의 고향을 이 작가가 썼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여러 분야의 소설로 종횡무진하는 점, 끊임없이 작품 활동을 하는 점이 참 존경스러웠다.
어느 정도 연배가 있는 성공한 사람들이 간혹 보여주는 권위의식 따위가 없어서도 좋았다.
꾸준히 작품활동을 하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 싶다 

 이런 나의 생각을 뒷받침 해 줄만한 구절 하나...

 [ "용문사에 가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나무가 있지요? 천 년 넘은 그 나무는 지금도 해마다 조금씩 자란대요. 자라지 않으면 살아 있다고 할 수 없죠. 사람도 마찬가지예요. 허물을 벗고 새로워지지 않으면 바제도씨병에 걸려요. 자신을 죽이는 건 결국 본인이겠죠. 너무 일찍 명성을 얻고 존경을 받으면 옷이 무거워져 그만큼 벗기가 힘들어지죠. 작가뿐 아니라 정치가도 그렇고, 그러니 벗기 어려울 만큼 옷이 무거운 건 결코 좋은 게 못 돼요."   - 삶은 천천히 태어난다  소설가 최인호 편 中에서 ] 

이런 어른이라면 참 멋있다. 
읽어보진 않았지만 그의 무수한 작품들, 그 작품들의 흐름이 그의 성장을 보여주고 있단 생각이 든다.해마다 조금씩 자란다는 용문사 은행나무처럼 그또한 쉼없이 자라고 있는 멋진 어른인가보다. 이 구절을 마음에 담으며, 남의 이목이나 평가에 일희일비 하지 말자고 다짐해 본다.  

소리꾼 장사익... 어느 동영상에서 그가 노래 부르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그전까지는 그를 몰랐기 때문에 꽤 신선했는데 목차에서 이름을 보고 반가웠다. 그리고 내가 아는 것보다 훨씬 더 대단하고, 감동스러운 사람이란 걸 알게 됐다. 

 [ "내 노래가 힘든 사람들에게 씻김굿이 됐으면 싶어유. 쌓인 설움과 분노를 모조리 시원하게 씻어주는 노래, 넘의 아픔을 후련하게 낫워주는 그런 노래를 엮고 싶고 부르고 싶어유. 멋한 사람 곁에서 같이 울어줘야제 발가벗고 춤추면 좋아하겄시유? 힘든 사람과는 같이 울다가도 복된 사람을 만나면 내 노래가 추임새가 됐으면 좋겄시유. 얼쑤! 잘헌다! 더 잘헌다! 같은 추임새 말여유. 같이 울어주고 같이 웃어주고, 엄마가 살아계셨을 때 어데 가서 점을 봤는디 내가 전생에 기생이었더라 하뎌유. - 중략 - 기생을 내가 한자로 일어날 기, 살 생이라고 풀어봤시유. 노래하고 춤춰서 살맛 나게 만들어주는 게 기생의 일이잖유 - " - 삶은 천천히 태어난다 소리꾼 장사익 편 中에서 ]

 
이 책의 저자는 만나는 사람들을 참 따뜻하게 보는 시선이 있다.
본인도 주변 사람들이 너무 객관적이지 못하단 말을 한다고 고백하는데...나 또한 그렇게 느꼈다.
하지만 사람 냄새나는 글들이 좋았다. 저자가 한 사람 한 사람을 통해 감동받고, 큰 울림을 얻는 모습이 참 따뜻하고 보기 좋았다. 나 또한 사람과의 만남에서 감탄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단 생각도 잠시 했다. 

저자의 시선을 말하는 이유는... 저자가 예술가들을 만날 때 그리고 그들의 작품 (음악, 사진, 글씨, 그림 등등)을 대할 때 항상 감동을 받기 때문이다. 장사익의 노래에 대해서도 얼마나 많은 감탄을 쏟아내고, 칭찬하는지 나는 그 노래들을 안 찾아볼 수가 없었다. 내가 익히 듣던 노래들과는 조금 달라서 저자처럼 감동을 얻진 못했으나 암튼 저자의 그런 시선이 좋았다.
내가 전문가가 아니니 전문적인 설명 보다는 노래 속에 어떤 감정이 들어있고, 무엇때문에 울림이 생기는지 풀어주는 게 더 맘에 들었나보다. 앞으로도 노래를 찾아서 들어보려고 한다. 

시골의사 박경철 ...이 책에서 그나마 내가 알고 있었던 시골의사 박경철.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이란 책과 경제 관련 책, 무릎팍 도사를 통해 알고 있었다.
무릎팍 도사에 나온 그를 보고 정말 멋있단 생각, 지식인답단 생각, 존재해 줘서 고맙단 생각을 했었다. 이 책에서는 그의 진지함을 장점으로 꼽으며 블로그 행사에 대해 언급한다.
그 행사란, 그가 블로그에 어느날 제안을 한다고 한다. 점심값을 절약해 소아암 환자들을 위해 기부하자고, 그러면 네티즌들도 맞장구를 치며 기부하고, 그 돈에 자신의 돈을 보태 기부하는 이벤트를 한다는 사람. 나는 이런 사람이 우리 사회에 있어줘서 참 감사하다. 


한국화가 박대성 

 [ "난 운명이란 말을 믿지 않아. 믿는 건 기도의 힘이지. 뭐든 저절로 오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 거야. 지금 내게 온 것은 그게 뭐든 애타게 찾고 구하니까 온 것이지. 그렇게 찾아 헤매는데 하늘이라고 안 주시고 배기겠어?" - 삶은 천천히 태어난다  한국화가 박대성 편 中에서 ] 

난 이 책에서 이 구절이 제일로 맘에 든다.  
 

어린 시절 한 쪽 팔을 잃었지만 오히려 그 잃은 한 쪽 팔이 자신의 인생의 스승이라고 말하는 그...
그의 살림집의 이름은 '불편당'이라고 한다.
몸을 엄혹하게 단련하지 않으면 정신이 안일에 젖게 되므로 스스로 자신을 끊임없이 유배하고 학대해 불편을 추구하겠다는 각오를 담은 이름이라고 한다.
아....나의 게으름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였다. 

  
사진작가 최민식, 건축가 김석철  

 [ " 없는 살림에도 아버지가 어디선가 물감을 사오셨어요. 화가가 되려거든 밀레같이 가치 있는 그림을 그리라고 하시면서. 밀레의 만종을 어디선가 구해오시기도 했어요. 이 사람처럼 농사짓는 가난한 사람들을 그림으로 그려라, 고 하셨죠. - "  삶은 천천히 태어난다 리얼리즘 사진가 최민식 편 中에서 ]  

화가를 꿈꾸는 사진가 최민식..그의 아버지가 물감을 사왔다는 이 구절에서 나는 역시 부모의 영향력을 절감했다.  화가를 꿈꾸는 자식에게 밀레같이 가치있는 그림을 그리라고 말할 줄 아는 부모 아래서 자란 자식이기에 성공할 수 있지 않았을까?

건축가 김석철의 어머니에서도 이런 위대한 부모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김석철의 어머니는 아들의 벼슬이 높아지는 것에는 지나칠 만큼 무심하지만 삶을 얼마나 충만하게 사는가, 무슨 책을 읽고 있나를 중시한다고 한다.

삶을 얼마나 충만하게 사는지...자식의 생의 방향을 이끌어 줘야 할 부모로써의 태도를 여기서 배운다.

 

광주요대표 조태권  

["우리 문화도 이처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고급스럽고 사치스러운 게 있어야 해요. 그게 없으면 우리의 정체성도 확립될 수가 없고 일반 대중의 생활 수준도 성숙할 수 없습니다.

 -중략-

문화는 결국 리더들이 만드는 겁니다. 진정 뜻이 있고 의지가 있고 영향력이 있는 일당십만의 리더가 이 일에 뛰어들어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오피니언 리더들이 우리 화요를 마시면서 우리나라에 이렇게 좋은 술이 있구나, 어떤 나라 술보다 좋구나 해야 합니다. 그러면 일반 대중이 따라가게 돼 있어요. 리더들이 할 일이 바로 그겁니다. 위에서 가치를 만들어 줘야 일반 대중들이 따라갈 수 있는 겁니다." - 삶은 천천히 태어난다 광주요대표 조태권 편 中에서 ]

 
너무 자본주의적인 생각이 아닌가 거부감도 좀 들었지만...위 구절들을 통해 그의 생각도 이해가 되었다. 문화를 생각했을 때 저런 생각들도 필요하단 생각...하지만 좀 불편한 감도 없지 않았다.
서민으로 자라, 평생 서민의 길을 살아가는 나와는 전혀 다른 그의 모습이 낯설었기 때문에...
하지만 어느 시대나 계층은 있단 생각이 든다. 내 맘에서 그걸 인정하기 싫어 그의 말들이 조금 불편하게 와닿는지도...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을 이룬 사람들이기에 꼽자면 한도 끝도 없기에 여기까지만 말하려고 한다.
저자를 통해 본 11명의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성공을 위해 서두르지 않고, 자신의 자리에서 끊임없이 노력했다.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을 지킬 줄 알았다.

-책을 통해 세상을 보고 배웠다.

-타인 또는 사회, 문화, 예술을 사랑한다. 이기적이지 않고 이타적인 사람들이다.

-위대한 부모가 있었다.

-자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일을 사랑한다.

 

읽으면 읽을수록 사람들이 닮아 있단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 보니 분야는 다르지만 위에서 말한 공통점이 있었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자신의 일을 통해 사회의 변화를 간절히 꿈꾸고, 낮은 이들이나 소외된 사회모습이나 문화가 나아지길 바란다. 그들의 간절함이 닿아서 이 사회가 발전되길 꿈꿔본다. 그들이 그저 성공만 한 사람이라면  저자가 이 책에 담지 않았으리란 생각이다.
자신만의 이익을 위함이 아니라, 타인을 향한 그들의 간절함에 감동하여 이 책에 담지 않았을까?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저자처럼 사람에 감동할 수 있는 마음을 지니게 되었음 좋겠다. 

나 또한 사람과 자연, 예술에 감동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11명의 명장들처럼 뜨거운 인생을 살아보자 다짐한다. 
 


" 진부한 삶을 거듭하는 것은 자기를 배반하는 일이다.

   내가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일을 할 때 나인 것이다"    - 건축가 김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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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읽고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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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 소아정신과 최고 명의가 들려주는 아이들의 심리와 인성발달
노경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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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름이 이렇게 영재로 키웠다
최희수 지음 / 자유시대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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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이 책을 읽었다. '칼 비테의 자녀교육법'을 읽는 내내 '푸름이 아빠'가 떠올랐다.    

그래서 다시 한번 읽었더니 역시나.... 처음 읽은 듯 내용이 새록새록하다.  

 

영재교육, 조기교육이란 말만 하면 사람들은... 

너무 극성이라는 둥, 애를 잡겠다는 둥, 대충 키우라는 둥...부정적으로 생각하기가 일쑤다.  

하지만 푸름이나 칼 비테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그런 영재, 조기교육을 받지는 않았다.  

요즘은 홈스쿨이라고 많은 엄마들이 시도 중이라고 하는데,  

푸름이 아빠나 칼 비테가 홈스쿨의 선두주자라고 보면 될 듯 싶다.  

집에서 부모의 충분한 관심과 정성으로 책과 자연을 통한 교육.

아이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교육.   

그리고 아이의 잠재력이 사라지기 전에 4세 이전에 교육을 해야 한다는 조기교육의 필요성. 

이것이 핵심이다.  

나는 '독서교육' 과 '아이의 감정 존중' 이라는 부분에 공감했기에 이 책을 두번이나 읽었다.  

사실 두번째 펼쳤을 때는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인데 다시 볼까, 말까 망설여지기도 했다.  

앞으로 읽어야 할 육아서도 많은데,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도 더불어... 

하지만 이 책을 다시 한번 반복한 나는 그동안 내가 놓치고 있었던 중요한 한가지를 깨달았다.  

바로 [육아원칙]을 세우는 일.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돌이켜보니 내게는 확실한...확고한 원칙은 없었다.  

대충 나도 저런 식으로 키워야겠단 생각, 책을 읽으며 공감하는 정도 뿐이였다.  

하지만 원칙이 세워지지 않으면, 어느 순간 방향을 잃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될 것 같고,  

특히 책과 현실에서 차이를 느낄 때 쉽게 무너질 수도 있겠단 생각도 든다.  

바르고 아이에게 적합한 기준을 정해서 그 테두리 안에서 자유롭게 아이를 키워야겠다.  

그리고 그런 기준이 있어야만 이런 육아서를 읽는 일도 더욱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동안 육아서를 열심히 읽긴 했지만 늘 그냥 스치는 느낌 뿐이였다.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나의 자발성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부모들에게 자발성과 융통성을 발휘하라는 말을 읽었을 때... 

처음에는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여겼다. 하지만 그 문장을 몇 번 곱씹어 읽다보니... 

내가 얼마나 무심하게 책을 읽어왔는지 느껴졌다.  

앞으로 많은 육아서를 읽으며 내 안의 [자발성]에 시동을 걸어야겠다.  

그리고 눈치보지 않고, 자신있게! 아이를 키워야지.  

내가 꿈꾸듯... 그렇게... 

수많은 학원을 전전하며 아이의 순수한 얼굴을 잃어가지 않게. 

주입식 교육으로 깊게 사고하지 못하는 나와는 다르게.  그렇게 정말 아이를 키울 수 있을까?  

아득했던 내 마음의 물음에 자신감 한웅큼을 심어준 책이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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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이야기 1- 얀과 카와카마스
마치다준 지음, 김은진 외 옮김 / 동문선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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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에마뉘엘 수녀 지음, 박종구 옮김 / 샘터사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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팡세
B. 파스칼 지음, 이환 옮김 / 민음사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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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개월의 새 외- 한국소설의 얼굴 9
황석영 외 지음 / 푸른사상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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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사랑이었네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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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한비야가 나온 무릎팍 도사를 봤다.   

정말 속사포처럼 빠른 말, 유쾌한 웃음소리, 책에서는 미처 느끼지 못했던 명랑 쾌활함이랄까..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책을 읽으며... 어쩐지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은 사뭇 진지하리란 기대를 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무릎팍 도사를 보고 나서 이 책을 읽으니 이제는 그녀의 말투처럼 그녀의 글들이 순식간에 읽힌다.  

그녀가 내게 밝고 명랑하게 속삭이듯..수다떨듯.. 그렇게 즐겁게 책을 읽었다.  

시간이 없는 관계로 퇴근하는 버스와 전철에서만 책을 읽었는데,  

쿡쿡 웃음이 나기도 했지만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경우도 많아서 조금 민망했다.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자신과 타인을 사랑하는 작가의 태도때문이였으리라. 나도 함께 수없이 가슴이 짠했던 이유는.. 

이 책은 자신을 사랑하는 모습과 그런 자신을 확고하게 믿고 자신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거침없이 나가는 그녀. 

그리고 그런 그녀를 사랑하는 하느님과 주변인들.   그리고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것에 감사하는 그녀의 태도. 

이 모든 것이 느껴진다.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내 자신에게 묻게 된다. '너는?... 너는 어떻게 살고 있니?' 

자꾸만 작가와 나를 비교한다.  

너는 어디로 가고 있니? 그 방향이 맞는 걸까? 불평하기 전에 너는 최선을 다해 본 거니? 

너는 이렇게 감사하며 살고 있니? 사소한 일에도, 차마 감사할 수 없는 일에도 감사하며 살고 있니?  

참 희한한 것은 그런 비교 후에 자신감이 사라진다거나, 체념하게 된다거나 하는 부작용이 없다.  

그저 나도 이렇게 살 수 있도록 힘을 내보자고! 나를 다독이게 된다.  

또 작가와 같은 태도, 같은 생각을 마주하면 내 자신을 마음껏 칭찬하게 된다.  '너 맘에 들어! 넌 참 괜찮은 아이야'  

이 책을 통해 용기를 얻는다. 앞으로도 반복해서 읽으며 힘을 얻어낼 예정이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종교에 대한 내 생각과 지난 날을 돌이켜 보게 되었다.  

나는 기독교...하지만 마지못해 교회를 나가는 정도. 내킬 때만, 필요할 때만 기도하는 정도.  

그동안 나의 기도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얼마나 어린 기도를 해왔는지 알게 되었다.  

성숙한 믿음을 갖게끔, 성숙한 기도를 드릴 수 있게끔... 신앙인으로서의 내 자신도 돌이켜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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