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비테의 자녀교육법 - 올바른 교육이념과 철학을 제시한 가정교육의 바이블
칼 비테 지음, 김락준 옮김 / 베이직북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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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만남

 

내가 임신을 하고 처음 접한 육아서는 '우리아이 내면의 힘을 키우는 몰입독서'라는 푸름이 아빠의 책이였다.

엄마가 되면 무조건 '독서교육'을 시켜야겠다는 막연한 나의 바램 때문이였다.

처음 선택한 책치고는 약간 속도위반이랄까?

하지만 그 이후로 푸름이 아빠의 다른 책도 읽으며, 책을 통해 생각을 공유하고, 약간 막연했던 나의 육아관을 서서히 세우고 있다.

칼 비테의 자녀교육법은 푸름이 교육의 기본이 되는...롤모델 같은 교육법이다.

푸름이 책에서 칼 비테를 알게 되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푸름이나 칼 비테의 교육법은 '조기교육' '영재교육'을 주장하기 때문에 내용을 모르는 사람들에겐 거부감이 들 수 있지만... 이들이 주장하는 '조기,영재교육'은 우리 사회에 수많은 부작용을 안고 있는 그것들과는 내용이 많이 다르다. 오히려 우리가 본받고 배워야 할 부분이 많다. 이건 본론에서 얘기하기로 하자.

 

내가 이 책을 처음 읽은 시기는 지난 5월이였다.

첫인상은 좀 별로였다. 뭐랄까? 책을 읽으며 너무나 확신에 찬 칼 비테 (영재 칼 비테 주니어의 아버지)의 말투,  시대 차이에서 오는 지금과는 조금 차이를 보이는 보수적인 생각들에서 거부감이 자꾸 생겼다.

그래서 겨우 마지막 책장을 덮고는 별로 얻은 게 없는 기분이였다.

하지만 이후 육아서를 두서없게 읽으면서... 좀 체계적인 육아법이 나와있는 책을 읽고 싶단 생각이 간절했다.

문득 이 책이 떠올랐다.

빼곡한 글자만큼 자세하게 설명됐던 육아방법들, 가치관들.. 

거부감이 드는 내용은 과감하게 넘어가는 대신에 활용할만한 내용들을 건지자는 생각!

 

두번째 다시 읽는 순간. 내가 나의 부정적인 생각을 너무 키워서 이 책을 무시했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제대로 다시 한 번 읽어봤다.

 

 내용  

 

이 책은 챕터가 무려 19개로 이루어져 있다.

모든 내용을 서평에 담아볼까 했지만..너무 많은 분량 관계로 구체적인 설명은 생략하기로 했다.

 

칼 비테에 대해 먼저 설명하자면,

19세기 독일의 유명한 천재 Jr. 칼 비테는 세살 때 글을 깨우치고 여섯 살때부터 외국어를 배우기 시작해 여덟아홉 살 무렵에는 독일어, 영어, 이탈리어 등을 자유롭게 구사했다. 또한 열여섯살 때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해 베를린 대학 법학과 교수가 되었고, 스물세 살 때 [단테의 오해]를 집필해 단테 연구에 관한 권위자가 된 뒤로 줄곧 독일의 저명한 대학에서 교편을 잡다가 1883년에 세상을 떠났다.

 

이런 Jr 칼비테를 키운 아버지 목사 칼 비테. 그는 가난한 목사였지만, 가정교육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방법으로 아이를 천재로 만들었다.

그는 어떤 교육이념을 가지고 있었고, 어떤 방법으로 아이를 이렇게 훌륭하게 키워낼 수 있었을까?

 

1. 교육이념  

 

칼 비테의 교육이념은...단순히 천재나 영재를 키워야겠단 목표가 아니였다.

그는 아이를 완벽에 가까워지게 하기 위해서 애썼다고 한다.

사실 이 말은

"나의 교육이념은 칼을 심신이 고르게 발전한 사람으로 키우는 것으로, 지덕체의 발전을 중시했다."

 

이 구절만 보더라도 우리가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현대 우리 사회의 조기, 영재교육과는 좀 다르게 느껴진다.  조기교육이라고 하면 책상 앞에만 앉아있는 창살없는 감옥에 갇힌 아이를 떠올리는 부정적인 시선..

 

하지만 칼 비테는 ...

 

자연을 벗삼아 놀고 배우게 하였고, 책상 앞에서 하는 공부가 아닌 즐겁게 놀이처럼 하는 공부 방법을 택했고,

백문이불여일견이라는 원칙으로 책만 읽는 것 뿐 아니라 직접 몸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애썼다.

 

 부모의 강요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하는 교육을 칼 비테는 비판했고, 안타까워했다.

공부든 예의든 아이에게 가르칠 때 강요보다는 존중하는 방법을 선택했고, 어떻게 하면 아이가 다치지 않을까를 생각했다.

 

나는 이 점이 참 맘에 들었다.

책을 읽다보면 칼 비테는 요즘 아빠들처럼 스스럼없이 편안하기만한 아빠는 아니다.

친구같기도 하지만 엄한 아버지이다. 하지만 '엄하다'는 말이 아이를 무시하거나, 아이 위에서 군림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아니였다.

가능한 한 잘못도, 잘한 일도 스스로 깨닫게 하고, 아이가 선택할 수 있게

여유를 가지고 아이를 바라보는 아버지였다.

 

우리는 아이를 대할 때,

어리니까...아직은 모를 테니까... 라는 핑계로

무심코 아이를 무시하고, 아이의 능력을 과소평가하고, 말과 행동이 다른 모습을 보이고,

무조건 엄마, 아빠가 하라는 대로 해! 라고 말하고 있진 않았는지...

 

많은 육아서를 접하다보면, 아이를 잘 키운 부모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이는 "존중"이다.

타인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일인 이상...아이가 원하는 대로 해주고, 아이의 기분 입장에서 생각하고,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 주라는 공통적인 조언이 있었다.

때론 이런 받아들임이...버릇을 나쁘게 들이는 건 아닌지 고민스러울 때도 있지만...

부모로써 아이를 향한 존중은 기본적인 마음가짐이지 싶다.

 

   2. 교육방법  

 

칼 비테는 태교의 중요성을 말하고, 이 당시만 해도 매우 파격적인...아이는 환경이 다를 뿐 누구나 똑같이 태어난다는 생각을 하고, 아기가 태어나는 날부터 교육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기가 태어나는 날부터 교육을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은...너무 극성 아니야? 아기가 불쌍하다. 라는 생각을 갖게 하지만, 요즘 우리도 임신 때부터 교육을 시작하니 뭐 그리 빠른 건 아니란 생각이 든다.

 

칼 비테는 두뇌 계발을 위해 조기교육을 주장한다. 요즘은 뇌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를 통해 아이가 어릴 수록 많은 것을 받아들이므로 조기교육을 해야한다고 한다. 칼 비테는 이 당시에 이런 생각을 했으니 파격적이며 대단한 것 같다. 목사라고만 소개되어 있는데 도대체 자녀교육에 대한 이론들은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참 궁금할 따름이다.

 

칼 비테는 조금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갓난아기때부터 교육을 시작한다. 요즘은 생후 4~6개월 정도부터 이유식을 시작하는데 칼 비테는 교육적인 측면에서 다가가 더 어릴 때부터 음식을 먹이고, 엄마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수면교육을 실시했다고 한다. [수면교육은 아기가 정해진 시간에 자는 습관을 유도하기 위해서 자기 전 의식(동화책 읽기, 자장가 불러주기 등)을 치른 후, 아기를 혼자 잠들 수 있게 두는 교육이다. 하지만 엄마들 사이에서는 습관을 들이기 전까지는 아기가 울어도 달래지 않고 자게 해야 한다는 점이 너무 냉혹하단 평이 있다. ] 이런 점들은 시대 차이도 있을 것 같고, 수면교육은 요즘도 의견이 분분한 사항이라...

이런 내용들은 넘기기로 하였다. 처음 읽을 때는 이런 점들이 너무 부정적으로 느껴져서 이 책을 읽는 게 더뎠던 거 같다.

 

칼 비테는 게임을 활용하거나, 흥미를 불러일으켜서 자발적으로 참여를 유도하고,

주입식 교육을 하지 않고, 놀면서 아이의 능력을 키우는 교육 방법에 대해 말한다.

나 또한... 교육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아이가 하는 모든 것들은 재미있어야 한다는 주의라서...

이런 점은 크게 공감했고, 지금에도 활용한만한 사례들이 많아서 유용했다.

 

칼 비테는 두뇌계발 뿐만 아니라 심성을 곧게 키우고자 하는 노력도 많이 했다.

아이를 단지 바르고 착하게 키우는 것 뿐만 아니라, 냉혹한 세상에서 아이가 혼자 독립할 수 있게끔

분별력과 지혜, 좋은 습관, 인간관계, 집중력, 경제적인 면 등 다양한 부분을 신경쓰고 가르쳤다.

거기다 음악과 문학을 가르쳐서 좀 더 감성적으로 풍부한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했다.

 

단지 좋은 대학을 보내기 위한 교육이 아닌... 한 인간으로써 아이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가르치기 위해 노력한 칼 비테를 보며...

나는 그가 '아들이 완벽에 가까워져 행복한 인생을 살길 바랬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었다.

 

나 또한 그런 부모이기에...

나는 아직은 작은 이 아이가 어떻게 하면

세상에서 좀 더 조화롭게 사람들과 웃으며 살아갈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자신의 인생을 즐길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자신과 가족과 사랑해야 하는 모든 것들을 충분히 사랑하며 살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하고 기도하는 부모이기에...

 

 

마치며...

 

나는 직장맘이다. 그래서 영재 교육방법을 담은 육아서를 읽다보면 마음이 조급해지고,

내가 지금 직장을 다니는 게 잘한 선택인지 고민이 돼 마음이 심란해 진다.

하지만 이 책을 두번째로 읽고 난 지금은...그런 마음이 조금 가셨다.

물론 집에 있는 엄마보다야 신경을 덜 쓰겠지만, 바르고 확고한 교육 이념이 있고, 그걸 실천한다면..

직장맘이여도 괜찮겠단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실천이 쉽진 않겠지만...완벽하게 가르치고 싶지만... 완벽은 어차피 신에게나 있는 거니까...

처음에는 활용할만한 교육 방법을 염두에 두고 펼쳐든 책이였는데...

어느새 나의 교육이념을 다시 생각하고,

아이를 어떻게 하면 좀 더 존중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다.

 

역시 책은 최소 두 번은 읽어야겠단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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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니 먼로의 죽음
닉 케이브 지음, 임정재 옮김 / 시아출판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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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인상 

 

책소개, 서평에서 그다지 유쾌하지 않으리란 말을 많이 들어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읽었다.
하지만 미리 준비하였음에도...대놓고 시작하는 외설적인 이야기들이 적잖이 당황했다.   
(이런 소설은 처음이야....)
낯선 이야기에 대한 적응이 쉽지 않았다. 번역이나 작가의 낯설음인지..아니면 다른 나라에 대한 낯설음인지....
아직도 확신할 순 없지만 너무나 낯설어서 1부를 읽는 일이 조금 힘들었다.
하지만 책을 읽는 속도는 다른 책들을 따라갈 수가 없었다. 집중력도...
처음에는 외설적인 내용들이 당황스럽지만 시간이 지나면 하도 많이 들어서 그냥 그런가보다 하게 된다.  

책 표지를 보면 이상한 기운이 감도는 책이다. 검은 바탕에... 변기가 있고, 변기 위에 TV가 있는데 TV 화면에는 토끼가 나온다.
토끼가 나옴에도 귀엽단 느낌보다는 섬뜩하단 생각이 든다. 그냥 표지만 봐도....내용도 좀 그랬다.

♧ 이야기

이야기는 총 3부로 구성된다.

1. 난봉꾼

2. 세일즈맨

3. 데드맨

1부는 여자와 섹스에 집착하며 술에 절어사는 버니먼로의 일상이 그려진다. 책으로 읽는 것만으로도 불쾌한 삶... 그리고 그런 그로 인해 상처받은 그의 아내 리비. 우울증을 앓고 있는 그녀는 결국 자살하고 만다.

첫장면은 그와 그의 아내의 통화이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그의 아내는 무척 두려워하고, 남편을 믿지 못한다. 뭔가 심상찮은 말들을 계속 하는 아내이지만 버니는 그런 아내는 안중에도 없다. 대충 대답하고, 아내는 결국 흐느껴운다.
이건 아내와의 마지막 통화이다. 결국 버니는 이 통화를 기억하며 고통을 받게 된다.

1부에서는 아내의 자살과 장례식 장면이 나온다. 그를 경멸하는 장례식에 참석한 사람들의 눈빛. 그는 그걸 의식하지만 모른 척한다. 아내의 죽음은 그녀에게 두려움과 불안을 주지만 그것도 모른 척한다.

하지만... 그의 아들 버니 주니어만큼은 모른 척 할 수가 없다.
어떻게 할 수 없는 아들을 바라보며.... 버니는 고민한다. 앞으로의 삶에 대해...
그리고 화장품 외판원인 자신의 직업을 이용해서 아들을 데리고 영업을 하러 다니기로 결심한다.

나는 이쯤에서... 이 이야기가 버니가 죽기 직전까지... 4일동안 아들과 함께 돌아다니며 부자간의 정을 쌓고, 지난 삶을 반성하고, 뭐 그런 훈훈한 이야기가 나오리라 예상했었다.

하지만 2부 세일즈맨은... 내가 예상하지 못한 전혀 다른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여전히 버니는 섹스 중독자의 모습으로 나오고, 아들을 데리고 다니긴 하지만 안중에도 없다. 독자는 이런 모습을 보면 화가 난다. 눈이 퉁퉁 부어올라 아빠의 선글라스를 끼고 있는 아들, 하지만 세상에서 아빠를 제일로 사랑한다는 아들... 그런 아들의 천진난만하면서도 아픔이 전해오는 말들을 들으면...정말 화가 난다.
어서 빨리 정신을 차리기를 바랬건만... 그런 내용은 없었다.

화장품 외판원인 버니는 고객리스트를 받아 고객을 찾아다니며 화장품을 판매한다.
그러면서 만나는 모든 여자들에게 집적대고, 그녀들의 은밀한 곳을 상상하고, 때론 현실에서도 관계를 맺으며 그렇게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그동안은 잘 먹히던 그가 자꾸 일이 꼬인다.
버니는 이유가 아내의 망령이 자신을 따라다녀서라고 생각하지만, 이건 어쩌면 그의 두려움이 빚어낸 환상일지도 모르겠다.
아내의 자살에 아무렇지 않은 척 했던 그였지만... 그는 온 몸과 머리로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두려움은 그를 혼란에 빠뜨렸다. 고객리스트에 남아있는 고객이 점점 줄어들을수록 버니는 점점 미쳐간다.

3부 데드맨

버니는 점점 현실과 환상을 구분하지 못하고, 미치광이로 변해간다.
그리고 마지막에 사고로 죽음을 맞이한다. 그리고 그 순간 그는 환상 속에서...
그가 인생 전체에 걸쳐서 만났던 모든 이들을 다시 만난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용서를 받는 환상에 젖으며 눈을 감는다.  

어쩌면 그게 그의 진심이였는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삶을 자신조차도 제어할 수 없어, 그냥 살아가지만
실은 자신의 삶이 처절하게 싫고, 그가 함부로 대했던 이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었는지도..

♧ 소감

버니는 현실과 환상 속에서 비틀거리며, 가끔씩 과거를 회상한다.

자신의 인생이 처음으로 꼬이기 시작했다고 느꼈던 놀이공원. 

아버지와 함께 골동품을 팔러 가던 시간.
처음 아내와 사이가 어긋나기 시작했던 순간들...

나는 이 책에서 버니라는 주인공이 왜 이토록 철저하게 망가질 수 밖에 없었는지 궁금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이유는 아버지인데, 이걸 단순했다고 표현한다는 것이 참 무책임하게 느껴진다)
버니의 아버지는 자신이 최고로 골동품을 잘 사고 판다고 자신하고, 아들에게 자랑하고,  

여자와의 문란함을 아들에게 보여주었던 현재의 버니와 비슷한 아버지이다.  

지금은 폐암을 앓으며 지독하게 불행한 모습으로 살고 있는...

버니는 이런 아버지를 떠올릴 때마다 두려움과 사랑을 동시에 느낀다.
이런 아버지를 사랑한다는 게 이해할 수 없지만... 버니 주니어가 버니에게 사랑을 느끼듯이, 버니 또한 그랬나보다.
아버지로 인해 자신의 삶이 이런 나락으로 떨어졌음을 알며서 괴로워하고, 증오하지만,  

그에게 아버지는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존재.

그런 그가 사랑하는 여자(아내)와의 사이에서 아들을 얻게 된다.  

하지만 그는 이 아이를 어찌할 줄 모른다. 그래서 그때부터 아내와 어긋나기 시작한다.
자신은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고 하지만...
내가 느낀 바로는 자신이 어찌해 볼 도리가 없는 새로운 생명에 대한 불안감이 그 이유가 아니였을까 싶다.

사랑하지만, 어떻게 할 수 없는.... 자신을 무력하게, 당혹스럽게 만드는 존재에 대한 불안감, 두려움.. 그것은 버니를 한평생 방황하게 만든다.  

제대로 된 사랑을 받지 못한 한 인간의 불행한 인생이랄까?

아내의 자살로 당황한 버니는 아들을 데리고 여행을 떠나는데... 물론 여행 내내 아들에게 신경을 잘 써주진 않지만,
미쳐가는 와중에도 아들을 버리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도 다행이 아닐까 싶어진다.
그리고 그건 그가 방법을 몰랐을 뿐이지, 아들을 사랑하고 있다는 뜻도 되지 않을까 싶다.
자신의 존재가 온전하지 못해 아들의 아픔 (엄마를 잃은 슬픔과 충격, 눈병)을 이해할 형편은 못되는 불쌍한 인간 버니...

책의 후반부를 읽다보면 버니를 안타깝게 생각하게 될 거라는 책 소개가 떠오른다.
나는 소설책인데도... 자꾸만 육아서스럽게 이 책이 읽혔다. 어쩔 수 없나보다. -.-;;;

부모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부모의 태도나, 부모의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지...
한 인생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는 부모란 존재....
그것에 대해서 섬뜩하게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였다.

아쉬운 점은... 번역을 너무 한국스럽게 했다는 점.  

욕이나, 호칭 따위를 너무 한국스럽게 해서 오히려 부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유쾌하진 않았지만, 조금 서투른 느낌이 나는 책이기도 했지만...  

정신없게 빠져들어 읽었다. 낯설면서도 독특한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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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소리 교육법
마리아 몬테소리 지음, 이상금 옮김 / 교문사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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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인성교육의 진원지가 된 자연주의 교육서
장 자크 루소 지음, 김종웅 옮김 / 미네르바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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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장 자크 루소 지음, 김중현 옮김 / 한길사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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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아이에게 행복을 주는 비결 1
북하우스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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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브라이슨 발칙한 유럽산책 - 발칙한 글쟁이의 의외로 훈훈한 여행기 빌 브라이슨 시리즈
빌 브라이슨 지음, 권상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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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택

빌 브라이슨의 책이 참 재밌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왔다. 유머러스한 글이라는 호평을 보면서 한번 읽어봐야지 했다.
몇년 전 다녀왔던 유럽을 떠올리며 읽어보고 싶은 마음에 선택했다.
노란색 바탕에 턱수염이 더부룩한 (아마도 빌 브라이슨이겠지) 아저씨,  
그가 낀 선글라스에 비친 유럽 풍경. 표지에서부터 느껴지는 발랄한 포스...
발칙하단 건 어떤 걸까? 궁금증을 안고 책을 펼쳤다. 

 
2. 본론

총22부로 나뉘어진 이 책은 빌 브라이슨이 여행한 순서대로 목차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내게는 낯선 노르웨이의 함메르페스트로 시작해서,  
유럽이였나 싶었던 이스탄불로 끝이 난다.
발칙하다는 제목처럼 작가의 발칙한 유머에 낄낄대고 웃은 순간들이 정말 많았다.
작가는 아주 느긋하게 유럽여행을 했다. 그 느긋함...때로는 여행자치고는 너무 게으른 거 아니야?라고 할 정도로 여유있는 여행.
푹 자고 일어나서 진한 커피 한 잔으로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산책하고, 그 지역을 느끼는...내가 꿈꾸는 여행이였다. 

사실 나는 몇년 전 유럽여행을 다녀왔다.  
카페에서 만난 동행과 함께 여행을 했는데, 우린 여행 스타일이 너무나 달랐다.
나는 혼자 떠나는 여행은 처음이였는데, 그 친구는 매년 여행을 떠나는 아주 익숙한 여행자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우리는 여행 스타일에 있어서 아주 반대가 아니였나 싶다.
그 친구는 여행책자에 나온 모든 관광코스를 밟아야 하는 성격이였고, 나는 처음 여행인지라 책자 그대로 모든 일정을 소화하는 데 무리가 없는 줄로만 알았다. 그래서 그렇게 하겠노라 합의하고 여행을 떠났는데...웬걸~~
가이드북에 있는데로 모든 코스를 돌려면 정말...아주 강인한 체력이거나, 그쪽 지리에 훤한 사람이여야 한다. 버스나 전철타는 방법조차도 낯선 사람이 그 일정대로 길을 찾기란 아주 어려운 일이란 걸 뒤늦게 깨달았다. 고된 훈련처럼 그 친구에게 질질 끌려다니며 하루 일정을 마치고 나는 내가 왜 여행을 왔을까? 심히 자책하며 잠이 들곤 했다. 

내가 여행한 곳을 읽으면 자꾸 그때 생각이 났다. 그때는 정말 힘들었고, 그 친구도 원망스러웠고, 후회가 많았었는데...이제와서 생각해 보니 그것마저도 참 좋은 추억이였구나 싶어진다.
작가가 어느 곳에 서 있단 말만 읽어도 내가 그곳을 회상할 수 있다는 사실이 맘으로 벅차게 다가왔다. 

모나리자 그림 앞에 너무나 많은 관광객들 때문에 아주 멀리서 멀리서 바라봐야만 했단 구절에서 '맞아 맞아'  고개를 끄덕이고, 풋...하고 웃음이 났다. 

불친절한 프랑스인이란 구절도 어찌나 웃기던지...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보다는 안내 데스크나 지하철에서 만난 프랑스인들은 너무나 불친절해서 당황스러웠다. 말이 안 통한다고 고개를 젓고는 들어보려고도 하지 않는 그들을 보면서 황당했었는데...원래 그런 기질의 사람들이였다니 ...

이탈리아인들에 대해서도 재밌게 표현했는데, 나는 이탈리아인들이 우리나라 사람들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다혈질이란 점에서 특히..여행을 하면서도 그런 모습들을 발견했는데, 이 작가는 그런 점을 어찌나 유머러스하게 설명하던지...정말 지하철에서 나도 모르게 낄낄거리는 바람에 좀 민망했다. 

그리고 카프리 여행에서는...내가 정말 가보고 싶었지만 포기해야 했던 카프리의 푸른 동굴...
그리고 아늑하게만 느껴지던 카프리를 느끼며 정말 많이 아쉬웠다. 그때 갔었어야 했는데...;;;

 간혹 비꼬는 어조로 그 나라 국민들의 특성을 말할 때면 웃기기도 하고, 때론 심하다 싶어 거부감도 들고, 또 때론 잘 몰라 이해가 안가기도 했다. (비꼬는 건지, 진짜인지, 구분이 안갈 때는 스스로 무식하다고 자책할 수 밖에 없었다;;)

 미국인 작가가 유럽을 여행하면서 쓴 책이라, 미국인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유럽이라는 새로운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우리는(우리나라 여행책자에는) 좋다고만 하던 유럽의 건물이 그의 입장에서는 도무지 사람을 고려하지 않은 건축물이 되고, 우리가 일본을 (식민지 시대의 일본) 욕하듯, 유태인을 억압하는 유럽 몇몇 나라 국민들을 욕하는 그의 모습은...
우리에겐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보이는 서양인들이지만, 미국인과 유럽인의 차이를 알게 해주었다.
책 속에서 아주 자주 그는 미국과 유럽을 비교한다. 뉴욕보다는 유럽에 더욱 애착이 있는 듯...
파리나 로마에서 노천카페를 보며 정말 멋있단 생각을 했다. 막연히 서양인들은 다 이런가보다 했는데, 작가도 이 점에 대해 칭찬하는 걸 보면 모든 서양 나라가 그렇지만도 않은가보다. (당연한 건가;;;)

3. 소감

이 책의 뒷표지에는 이런 말이 적혀 있다.  [여행 정보가 아닌 여행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이 책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한 말이 아닐까 싶다.
내게는 지난 여행의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었고, 여행을 떠나고 싶은 이들에겐 강한 에너지를 주리라 믿는다. 그리고 여행지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여행을 얼마나 풍요롭게 하는지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어린 아기때문에 여행을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이 아기가 커서 학교에 들어가면 꼭 유럽에 다시 가고 싶다.
여행 중에 만났던 가족이 떠오른다. 매년 여행을 다닌다는 그 가족은 가족끼리는 두번째 유럽 나들이라고 했다. 네 가족이 즐겁게 여행하는 모습은 결혼 전부터 가족 유럽여행을 꿈꾸게 된 계기가 되었다.

반드시...유럽 널 다시 찾아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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