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것은 욕망

욕망이라는 것은 좋다.

그게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어디론가 나를 이끌어 주니까.

아주 오래전에, 오래전이라고 해봤자 중학생좀 되었을까? 쥘리아 소렐을 알게된후

 나 역시 떨어져 나간 죽은 자의 이마에 키스하는 것이 멋지다고 생각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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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야귀문 16 - 기라성 군무
세가와 타카쯔구 지음, 김현숙 옮김 / 자음과모음 / 2004년 1월
평점 :
품절


 

 16권 완결 예정이었다고 되어있었지만 전혀 완결스럽지 못해서 앞으로 나올 새로운 책일 기다리기로 했다.

 다분히 환상적인 요소와 귀신이등장하는 이 소설은 쉽게 설명하자면 얼마전 우리나라에서 개봉했던 음양사 정도의 분위기라고 말할수 있겠다. 다만 좀더 밝고 명랑한 이야기 전개가 특징이라고 할까.

 따분한 말투따위가 아니라 속도감 있게 이야기가 전개되고 매력적인 두 주인공이 티격 태격 하면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16권 정도 되면 장편인데도 불구하고 한권 한권 읽으면서 장편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각기 다른 챕터로 나누어져 있기 때문일까? 워낙 이런 장르를 좋아하는 터라 매우 즐겁게 읽었다.

 한권 한권 나올때마다 다음권은 언제 나오나 기다리면서 말이다. 이 책이 어떤 장르에 들어가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이렇게 장편으로 된 책을 읽은 것은 삼국지 정도랄까. 표지의 그림책도 매력적이고  특히나 등장인물들이 아름답기에 더욱 즐거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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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
와타야 리사 지음, 정유리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4년 2월
평점 :
품절


 발로 찬다는 행동을 상상해 보자. 쉽게 공을 차서 하는 축구가 생각난다. 이 책을 읽기 전에 한번 생각해보자. 누군가 발로 차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가.   대체로 공격성이나 폭력이라는 것은 좋은 감정보다 나쁜 감정에서 나오기 마련이다.

때려주고 싶은 놈 정도가 되어야 그런 감정이 생긴다고 할까.

  그런데 왜 좋아하는 그 아이를 발로 차고 싶은 걸까?

어린 남자아이들이 좋아하는 여자아이들을 괴롭히는 논리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친밀의 행동으로 상대의 몸을 만지거나 한다. 원숭이들이 몸속에 이를 잡아주듯이 말이다. 그리고 친밀감을 나타내고 싶을 때도 그런 행동을 하기도 한다.


말을 빙빙 돌리는 것은 이쯤에서 그만두도록 하자.

  주인공인 하츠는 애정표현에 서툰 사람이다. 그녀는 친구들과 어울리기보다 혼자 이길 바란다. 그러면서도 스스로 초라해 보이기 싫어하는 성격이다. 그런 그녀의 특이한 애정표현은 발로 찬다는 행동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요즘 사람들은 대체로 애정표현에 서툴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가까운 사람과의 애정표현에 있어서 서툰 것 같다.

다들 표현하지 않아도 알겠지. 혹은 그런 걸 표현하는 것은 어색해. 쪽팔려 등등의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책 속의 하츠와 그에게 차이는 니나가와는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혹은 그들 스스로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이건 알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를 따지는 것처럼 어느 쪽이 먼저 바라지 않았는지를 알 수 없는 문제이다.

  언제나 누군가가 나에게 이렇게 해주기를 바라는 하츠.

  정작 자신은 누군가에게 뭘 해준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하츠의 이런 모습은 현재의 우리들의 모습과 닮아있다.


지금껏 일본 소설을 꽤 보았었다. 재미있고 독특한 소재들도 있었고 처음부터 끝까지 잔잔한 이야기들도 있었다. 일본 소설은 거의 의식의 흐름에 치중한 것이 많은 것 같다. 그리고 내가 느낀 특징은 끝이 어땠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야기의 끝이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끝이 약하다 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이 책은 중반에 이르기까지 도대체 언제 뭐가 시작 되서 끝날 것인지 걱정이 될 정도로 무난하게 진행된다. 그런데 마지막 맛이 좋았다. 혹은 소설이 갈수록 볼만했다. 이런 소설은 드물다.


  그리고 뭐 내 나이 또래가 작가라는 것이 많은 생각을 가지게 했다. 어린 작가가 아니었다면 콘프레이크의 시식코너의 종류를 그렇게 자세히 글로 묘사하지는 못했을 것 같다. 비슷한 또래이기 때문에 공감할 수 있는 것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고 본다.

일본에서 아쿠타카와상을 받았을 때 한 심사위원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로써는 이해할 수 없는 세계를 능숙하게 써내는 신인이 나타났다.”

한 마디로 나이 많은 사람은 못쓸만한 것들이 종 종 있다. 그들은 살아보지 못한 우리들 세대를 작가는 쓸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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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성 2004-09-15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처음 뵙겠습니다ㅡ.
리뷰 제목이 뜬 걸보고 어느 책인지 짐작이 갔습니다. 아, 이 책을 누군가는 어떻게 보았을까, 궁금해서 클릭해보았더랬어요.
저는 아직 읽기 않은 책이지만, 친한 친구에게서 추천을 받았거든요. 생각보다 꽤 좋았다는.
읽을까 말까 읽을까 말까 고민중이었는데,
아주 세밀한 구석까지 잘 지적하신 것같아요. 느낌과 책 이야기와 작가에 대한 토막지식까지..정말 훌륭한 리뷰라고 생각합니다.
잘 읽고 갑니다ㅡ

미완성 2004-09-15 0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순간 제 코멘트가 3개나 떠서 놀라지 않으셨는지!
(이런! 멋진 첫인상을 남기고팠는데!)
안그래도 도서관 신간코너에 이 책이 들어와서(좀 늦긴 늦었지요) 고민을 많이 했는데
님의 리뷰가 이 책을 빌리는 손에 강력한 힘을 실어주시게 될 것같습니다.

ANNE 2004-09-15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솔직히 말하면 정말 놀랐습니다.
메일이 4개나 왔길레 무슨 요금 청구서라도 온줄알았으니까요. (잠도 덜깬 상태인데)
읽고 나서 바로 쓴 글이라서 , 하여간 '생각보다 괜찮다' 는 그 친구분 의견에 한표 드리고싶네요.
별로 였다면 돈주고 산게 정말 아까울것 같았거든요.
ps. 어쩃든 강렬한 첫인상이네요.
 
연애 소설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죽을 날이 얼마 안남은 남자. 병원에서 탈출을 시도하다 잡힌다.  의사가 묻기를 병원에 나가서 무엇을 하려고 했나? 남자가 대답하길

“선생님도 남자라면 아시겠죠.”

 

여기까지만 말해도 뒷말은 흔히 상상하게 된다. 여자를 만나고 싶다는 걸까? 나만 이런 통속적인 생각을 한 것은 아니길 바란다.  대충 이해를 한 의사가 나간 후 그가 속으로 말한다.

 

“선생님도 남자니까 아시겠죠? 죽기 전에 꼭 죽여야 할 놈이 있습니다.”

 

갑자기 불행한 시한부 인생에서 살인을 준비하는 예비 살인자의 모습으로 돌면한 주인공

이야기는 빠른 속도로 돌변하고 그 재미에 따라가고 있었다.


  한국에 번역된 가네시로 카즈키의 소설을 거의 다 읽었다. 그리고 다른 작품들과 특별히 달랐다. 좀더 서정적이고 내면의 묘사를 하고 있었고 무엇보다 지금까지 써온 다른 어떤 소설보다 소설적인 구성을 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소설적 구성이란 소설을 창작할 때 배울법한 기준에 의한 것이다. 이야기의 시작 중간 끝의 완결된 형태를 나타내는 것이 소설의 구성인데 이게 장편이 되면 늘어지게 되서 그것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비교적 구성이 완벽하게 이루어지기 쉬운 것이 단편이다. 그것이 단편의 특성이라면 특성이다.

처음 책을 펼쳤을 때는 소설이 아닌 소설집이라는 것을 몰랐기 때문에 당황했지만 그렇기 때문에 좀더 순수 소설적일 수 있었던 것 같다. 여타 다른 작품에서 보여주었던 재치 있는 입담. 예를 들어 멋진 등장인물과 멋진 행동 같은 것이 아주 많이 눈에 띄지는 않았다.

  난 이것이 더 좋게 보였다. 물론 멋진 사람이 등장한다면 그것 또한 좋겠지만 현실에서 그런 멋진 사람이 존재할까. 그것은 너무나 허구적인 설정이여서 정말 소설로만 끝나는 이야기는 아닐까. 소설은 소설로만 끝나도 좋다고 한다면 할말은 없겠지만.

  연애 혹은 사랑이라는 것을 주제로 기발하게 이끌어 나가는 힘이 좋았다.

  같은 이야기라도 쓰는 작가에 따라 다 다를 것이다. 그리고 이 책에서도 그의 기발한 입담은 발휘됐다고 본다. 예를 들어 맨 위에 소설 한 부분을 공개해 놓은 것 (설마 불법은 아니겠지..) 좀더 안정된 필체. 그리고 같은 이야기라도 재미있게 만들어 놓은 이야기의 시작.

단편 소설 다운 마무리. 대체로 단편 소설에서 완전한 결말이란 없다. 작가는 단지 던져 놓을 뿐이다. 실마리를. 모든 걸 친철하게 설명해 주는 작가라면 오히려 재미가 반감 됐을 것이다.


이 리뷰를 쓸까 말까 고민했다. 책을 읽은 지 하루밖에 안 지났고

책의 내용을 내가 잘 소화해서 하루 만에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을지 의문이었기 때문이다.  바로 아래에 이미 책에 대한 주요한 것들을 적어놓은 분들도 계셨기에 그 내용을 반복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분들의 말을 보충하는 느낌으로 리뷰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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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 대디, 플라이 더 좀비스 시리즈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의 어린 시절 하늘을 나는 슈퍼맨보다 더 위대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아버지라는 이름의 사람. 그런 그들은 우리가 자라감에 따라서 너무 늙어버렸다. 현대의 아버지들의 삶은 힘들고 고단하다. 권위를 찾아보기 힘들고 그 권위 역시 고지식이라는 것으로 똘똘 뭉쳐있다. 책 중에 스즈키의 직장동료가 말하는 대목에서 공감할 수 있었다.


“어제 저녁에 아들하고 오랜만에 같이 밥을 먹었지. 둘이서만. 한 시간 정도 같이 있었지만 대화한 시간은 일 분도 안 돼. 공통의 화제가 없어서…….”


  이것이 현실의 부모와 자녀의 모습이다. 물론 부모와 자녀 사이에 부족할 것 없이 행복한 가정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가정이 얼마나 된단 말인가. 현실에 치여 살다보면 꿈을 잃고 남은 생을 생각하면서 그저 그렇게 평범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 전부가 된다.

  그것은 얼마나 슬픈 일인가.

플라이,대디,플라이는 그런 평범한 하루를 보내던 스즈키의 삶에 폭탄을 던진다. 가장 소중한 딸이 폭행을 당한 것이다. 그것이 부당하게 무마되는 것을 아무런 힘없이 바라보기 밖에 할 수 없는 그의 마음은 괴로움에 짓밟힌다. 상대방에 대한 분노. 힘 앞에 느낀 두려움. 딸에 대한 죄책감. 자신의 무능력에 대한 자책. 많은 것들이 그의 삶을 더욱 공허하게 만든다.


그런 그의 앞에 나타난 가네시로카즈키의 전작 주인공들. 그들은 한 마디로 유쾌하다. 정신없고 산만하고 그리고 재미있다. 그런 그들을 우연히 만나게 된 스즈키는 새로운 것에 도전을 하게 된다. 무엇보다 스즈키 정도의 나이가 되면 새로운 것에 도전을 한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너무나 오랜 시간 안정된 삶을 살아왔고 그 안정된 삶을 얻기 위해 계속 치여 왔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에 가장 소중한 걸 짓밟혔을 때 정작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이런 치열한 상황에서 그가 선택한 길은 복수이다.


  칼이나 법이나 그런 다른 것을 빌린 것이 아닌 순수한 자신의 힘으로써의 복수를 선택한 것이다. 어린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잠을 자고 목표를 정해 열중하고. 두려움 뒤에 있는 아픔 그리고 그 뒤에 있는 것을 보기위해서 노력하는 스즈키의 모습은 무척이나 감동적이다.


실제로 한 달반 만에 그런 일이 가능하게 될지는 의문이다. 소설이란 원래 그렇지 않은가.

현실에서 소재를 얻고 그럴듯하게 허구를 덧대어 놓은 현실. 있을 법한 일을 그리는 것.

  그가 복수를 한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그가 복수를 시도했다는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이건 젊은 내 또래에서도 하기 힘든 일이다. 날이 갈수록 어깨가 수그러져 가는 오늘 날의 아버지들에게 이 책을 보여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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