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처한 미술 이야기 : 내셔널 갤러리 특별판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양정무 지음 / 사회평론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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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도 읽었는데, 10월 9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 갈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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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의 발견
박영수 지음 / 사람in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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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짐'은 손톱에 봉숭아물을 들이기 위해 다져 놓은 봉숭아 꽃잎을 이르는 말이다. 예전에는 여름이 되면 손톱 가장자리에 밀가루 반죽을 붙이고, 손톱 위에 꽃다짐을 올려서 봉숭아물을 들이곤 했다. 봉숭아물을 진하게 들이고 싶을 때는 꽃보다 잎을 더 많이 넣어서 꽃다짐을 만들었다.'



꽃다짐이라는 단어도, 

밀가루 반죽을 붙이는 것도, 

잎을 넣어야 진하게 물들일 수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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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 Women Artists (Hardcover)
Phaidon Editors / Phaidon Inc Ltd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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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자 Kimsooja 를 알게 된 것으로 흡족.
작품 <떠도는 도시들-보따리 트럭 2727킬로미터> 가 실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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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32년을 주기로 거주지를 옮기게 된다. 처음 32년은 부모님 밑에서 살았다. 몸은 날마다 집으로 돌아왔으나 마음은 늘 어딘가로 떠나있었던 시절이다. 다음 32년은 일인4역을 하며 살았다. 직장인, 아내, 엄마, 며느리의 삶이었다. 이제 세 번째, 자식의 뒤를 봐주는 은퇴의 삶을 위해 이사를 단행하려고 한다. 마지막 거주지의 삶이 32년이 되면 여러 사람을 고생시키겠지, 아마.


시간이 수제비 뜨 듯 뭉텅이로 뜯겨나가는 기분이 든다.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집어들었는데 알고보니 8년 전에 읽었던 책이다. 8년이라는 시간이 맴돌다 다시 머무는 느낌이다. 지지부진. 한자리에 너무 오래 머물렀나보다.


나를 아연케 한 책은 바로 이 책.
















책보다 경험이 진짜라는 생각을 내내 하고 있었는데 그 근원이 이 책에 있었나..내 생각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라 책에서 읽은 것? 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책이라는 부처님 손바닥에서 기어다니는 기분이 들었다. 책상물림의 비애.


경험에 촛점을 맞추다보니 보이는 책마다 저자의 경험 여부와 경중을 따지게 되는데...
















p.136....'나에게 실패란 아픔이 아니다. 실패를 하면 할수록 다만 내 사전의 어휘가 늘어날 뿐이다. '큰 일이다', '끝이다'라고 생각되는 일에 부딪혀도 마음을 다잡고 죽을 요량으로 해보면 어떻게든 된다. 당시에는 '아아, 이러려고 그런 게 아닌데, 이제 어쩌지'하고 난감했던 일도, 시간이 지나면 실패라는 카테고리에 들어가지 않는다.

 경험이다, 전부.

 수시로 상처받고 추락하고 구르다가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하는 동안에 딱지는 점점 딱딱하게 굳어간다. 딱지가 두꺼워지면 피부도 두꺼워지고 더욱 단단해진다. 기특한 딱지. 만들 수 있을 만큼 만들어보자. 그렇게 딱딱해지 딱지는 어느 순간에 다다르면 떨어져 버린다.

 '아아, 그동안 나는 잘난 척만 하며 살았구나.'


p. 137...'박피가 한 장 한 장 떨어져나가는 것처럼, 쓸데없는 것들이 벗겨지면 그제야 '아아, 어떤 것이든 실패도 좋은 경험이었구나'하고 깨닫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러려면 경험과 시간이 필요하다.

 "그때그때 할 수 있는 것만 하면 돼. 괜찮아, 분명히 길이 보일 거야."

 엄마가 입버릇처럼 하던 말인데, 정말 그런 것 같다. 당시에는 이 말이 도대체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점이 모여서 선이 되는 것처럼 '아아, 그런 뜻이었구나'하고 내 안에서 딱지가 떨어지는 날이 온다. 그때까지는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고, 딱지가 덕지덕지 앉아서 두꺼워지도록 내 안의 어휘를 늘려가면 된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어쩌다가 임신을 하게 되어 미혼모가 될 상황인데, 아이의 아빠가 잘 생겨서 아이도 인물이 좋을거라 생각하며 아이를 낳기로 결심했다는 부분이다. 이 무대책의 솔직함이라니....이 책의 저자 미야자키 마리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속초도서관에서 우연히 집어든 책. (지방의 책방 나들이도 재밌지만 각 지역마다 있는 도서관에 가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가장 옳은 것이다.'

'어릴 때부터 기린을 좋아해서 기린 연구를 하고 있어요.'


아. 이렇게 살아도 되는구나....를 생각하게 한 책이다. 딱딱하게 굳은 머리를 쥐어박히는 느낌.


인상적인 부분.


'...어머니는 약간 특이하신 분입니다. 마음이 안 통한다며 유치원을 중퇴했고 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비가 내릴 것 같으니까 집에 간다며 조퇴해 버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아직 비가 내리지도 않는데 말이죠. 딸인 제가 봐도 평범한 분은 아닙닌다. 미야자와 겐지(...유복한 가정에서 자랐지만, 동화 작가가 되고 싶어 가출한다거나 빈곤에 허덕이는 농민을 돕기 위해 직접 황무지를 개간해 농사를 짓는 등 비범한 삶을 살았다)를 약간 닮았다고 할까요? ' (인용 페이지 못찾음)


미야자키 마리, 군지 메구...두 분 모두 어머니가 영혼이 살아있는 분? 같다.

















도서관 서가를 어슬렁거리다 발견한 책. 1950년대 후반, 소련 휘하에 있던 동유럽 국가들을 여행하며 쓴, 마르케스의 기행문. 현재의 동유럽이 아닌 과거의 동유럽을 접할 수 있어서 반가웠다. 으스스한 분위기도 좋고.


p. 106 (폴란드 부분)..'상점은 동독과 마찬가지로 형편없다. 그러나 서점은 예외다. 그곳은 가장 현대적이고 가장 화려하며 깨끗하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이다. 바르샤바는 책으로 가득하고, 가격은 놀라울 정도로 싸다. 가장 인기있는 작가는 잭 런던이다.
















김 빠진 맥주 같은 맛.
















경험이 학구열을 불러일으킨 것인지, 학구열을 못따라가서 읽다만 책.

















책 속 한마디.


'내자응지 거자망지'  來者應之 去者忘之

'오는 자는 응해주고, 가는 자는 잊어준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 소소한 일상에서 길어올린....하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도서관에 아이들 데리고 오는 부모들에게 읽히고 싶은 책.



위의 책 모두를 압도하는 김진해 교수의 글을 음미해보시길...(출처: 한겨레21)


'글 쓰는 목적을 '순수하게' 가지기 바랍니다. 자랑과 연민, 이 두 가지 감정을 분출하는 걸 글 쓰는 목적으로 삼지 않아야 합니다. 내 진실에 다가가기. 내 이야기를 진솔하고 담백하게 쓰기. 글을 쓰는 것은 글을 써서 내가 다른 뭔가가 되려는 게 아니라, 남이 아닌 자기 자신이 되려고 쓰면 됩니다.'


'글은 보편성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글을 쓰는 이유는 우리의 삶과 경험이 갖는 유일성 때문입니다. 유일성을 옹호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윤리는 우리 경험의 유일성을 마치 거기서 거기인 걸로 만들어버립니다. 저는 '어머니의 사랑'에 대해선 모릅니다. 제 어머니 '이의기의 사랑'에 대해서만 압니다. 그것만 쓰면 됩니다.'



다시 미야자키 마리와 군지 메구. 자기 어머니의 이야기였지 '어머니의 사랑' 이야기는 아니었다.

좋은 글은 이렇게 이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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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진 2023-08-31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지난 32년간 모두를 도왔으니, 남은 32년+a에는 도움을 받아야지요

nama 2023-09-01 09:33   좋아요 0 | URL
도왔다기보다는 함께 살았던거지요.

라로 2023-09-04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양양으로 완전히 이사가시는 건가요? 아니면 다른 곳? 이래저래 정신이 없으시겠어요… 그래도 화이팅 하시기 바랍니다!

2023-09-04 15: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한겨레신문 토요판에는 <우리 책방은요> 코너가 있는데 매주 전국 곳곳에 숨어 있는 독립서점을 소개하고 있다. 대부분의 서점이 호기심을 자아내서 어떤 동네에 가게되면 한번쯤 찾아가보고 싶어진다. 그중에는 일부러 일삼아 찾아가보고 싶을 정도로 끌림이 강한 경우도 있다. 바로 이런 경우. 


영월의 산 속에 있는 서점. 인디문학1호점. 누가 갈까? 하면서 가보는 서점이다.


얼마나 깊은 산중에 있을까 몹시 궁금했다. 개울 따라 이어진 야영장이 맞은 편에 도열해 있는 길을 따라 달리다보면 어떤 펜션에 이르고 그 옆 산길을 조금 오르다보면 바로 나타난다. 오지라고짐작했는데 오지는 아니었다. 다만 대중교통으로 가는 건 무리일 듯싶다.




산속으로 난 길을 조금 올라가면 바로 나오는 팻말. 뺄 것도 보탤 것도 없는 단어, 서점.




저 단출한 건물 안에 서점이라는 한 세계가 담겨 있었다. 11시 오픈이라서 일부러 시간 맞춰 왔는데 문이 열리지 않았다. 오른쪽 끝으로 돌아가니 주인장이 신을 듯한 슬리퍼가 빈 소주병에 꿰어진 채 벽에 세워져 있었다. 블라인드로 가려진 유리창을 똑똑 두드리니 막 쪽잠을 잔 듯한 주인장이 나왔다. 정시에 문을 여는 은행도 아니고 누가 이런 산 속의 서점을 정시에 오겠는가...하는 표정은 보이지 않았지만 오픈 시간에 개의치 않는 저 편안함이 부러웠다.




서점 메뉴판. 왠지 막걸리집이 생각났다.




작은 공간이지만 빼곡하지 않아서 좋았다. 한 권만 파는 서점도 있다는데 저 정도면 내가 살 책은 반드시 있을 터.





책은 문장이지. 아무렴.





명성이 자자한 1권을 아직 못 읽었지만 2권 먼저 읽자. 지금, 여기가 중요하니까





저건 평소 내 생각인데...





ㅋㅋㅋ 그렇다. 책 읽느라 그딴 거 볼 시간이 없지, 아~~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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