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관련 책은 눈 비비고 살펴보면 줄줄이 사탕처럼 나온다. 어딘가에 숨어 있다가 얼굴을 빼꼼히 내밀 것 같다.


9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적도를 달리는 남자- 어느 문화인류학자의 인도네시아 깊이 읽기
김형준 지음 / 이매진 / 2012년 2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2023년 06월 28일에 저장
절판

여름 가고 여름
채인숙 지음 / 민음사 / 2023년 4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23년 06월 15일에 저장

맵 & 가이드 자카르타.족자 (2013 / 2014)
김지현 지음 / 맵앤가이드 / 2012년 11월
8,400원 → 7,560원(10%할인) / 마일리지 420원(5% 적립)
2023년 06월 15일에 저장
품절
천 가지 이야기가 있는 나라, 인도네시아- 800일 간의 인도네시아 체류기
임진숙 지음 / 즐거운상상 / 2007년 5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2023년 06월 15일에 저장
구판절판


9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두 달 전에 씨앗을 뿌린 채송화가 드디어 꽃을 피웠다. 난생 처음 내 손으로 씨앗을 뿌렸는데, 그 전에 자투리 땅을 갈고 퇴비를 듬뿍 주어 밭으로 만드는 사전 작업은 남편이 했으므로 사실 내가 해냈다고 자랑할 일은 못된다. 나는 다만 줄맞춰 씨만 뿌렸으므로. 공동 작업이라고 하기에는 내 역할은 아주 미미하다. 그건 그렇고.


자세히 살펴보면, 빨간 채송화는 줄기도 빨강색에 가깝고, 하얀 채송화는 줄기도 옅은 연두색인 걸 알 수 있다. 줄기를 보면 꽃 색깔을 알 수 있는 것이다(사진으로는 구분하기가 쉽지 않지만). 예전에는 미처 몰랐던 사실을 발견하고는 작은 탄성을 질렀다. 텃밭에 심은 감자는 하얀 꽃을 피웠는데 감자 역시 그럴 것이다. 보라색 꽃엔 보라색 감자가 자란다고 한다.


나이를 먹었다고 모든 걸 저절로 알게 되는 건 아니니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 그리고 겸손해야 한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서니데이 2023-06-15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채송화 이름만 들어서 꽃은 잘 몰랐는데 사진 보니까 근처 화단에서 가끔 봤던 것 같아요. 보라감자를 먹어본 적이 있는데 보라색 꽃이 핀다니 신기해요.
nama님 더운 날씨 조심하시고 좋은 하루 되세요.^^

nama 2023-06-15 21:47   좋아요 1 | URL
제가 어렸을 때는 거의 집집마다 화단에 있었던 흔하디 흔한 꽃이었어요. 지금은 귀한 꽃이 되었네요.^^

은하수 2023-06-15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씨를 뿌리고 싹이 나고 마침내 꽃이 피고 열매를 맺을때의 그 뿌듯함이라니.. 넘 멋진 일이랍니다
저도 산책하며 첨 봤는데 우리 동네에 연보랏빛 감자꽃이 피었더라구요~~ 깜짝 놀랐죠
자주꽃 핀건 자주감자 파보나마나 자주감자... 이런 시가 있잖아요
근데 자주 아니고 연보라더라구요
그래도 너무 예뻤어요^^

nama 2023-06-16 09:52   좋아요 1 | URL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이런 경험을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특수한 상황(?)에서 접하는 이런 것 말고요.
 


오늘 오전에는 ㅇㅇ도서관에 가서 정회원에 가입하고 회원증을 만들었다. 다섯 권을 빌렸다.

오후에는 빌린 다섯 권 인증샷을 찍고 이 서재에 자랑삼아 올렸다가 잠시 후 삭제해버렸다.

내가 도서관 회원증을 만든 것이나, 다섯 권을 빌린 것이나, 나한테만 의미 있는 일이지 다른 사람들에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서였다. 그리고 그 다섯 권의 책도 그렇다. 도쿄 관련 책이 세 권, 인도네시아 관련 책이 한 권, 그리고 어떤 배우의 에세이 한 권이 나한테나 관심 있지 도대체 남들에게도 관심거리가 되느냐 하는 문제. 그래서 삭제했는데 삭제하고보니 '도서관에서 책 빌린 얘기'를 왜 하면 안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랑스럽지 않은가? 새 동네에 와서 도서관 회원증을 새로 만들었으니.


도서관의 좋은 점은

굳이 고민하지 않아도 다섯 권씩 마음대로 빌려보는 일

하루만에 다 읽던 일주일 연장해서 더 읽던 아니면 고대로 반납하건 그건 내 맘대로


도서관은 책더미 속에서 길을 찾는 곳


일 없어도 일삼아 도서관에 들락거려야 한다. 

그래야 도서관이 살아남는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하이드 2023-06-15 0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의 책을 살리고, 도서관을 살리고,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볼 누군가를 살리는 일입니다. 도서관에서 책 빌리는 이야기 많이 해주세요!

nama 2023-06-15 20:30   좋아요 0 | URL
네, 열심히 빌리고 열심히 해볼게요^^

서니데이 2023-06-15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집에도 소소동경이 있어요. 사진이 좋았던 에세이인데 휴일에 읽으면 여행가는 느낌으로 좋았어요. 도서관에서 책을 대여하면 다양하게 여러권 선택할 수 있어서 좋아요.^^

nama 2023-06-15 22:34   좋아요 1 | URL
아, 읽으셨군요^^
도서관에선 책을 우연히 만날 확률이 높아서 좋아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논란이 있는 소설가 오정희를 나는 이렇게 기억한다.


  80년대 말 중앙대 문창과에 잠시 적을 두고 있었다. 한정없는 백수 시절, '글이나 써볼까' 하는 한량스런 생각으로 기웃거리고 있었는데 당시 소설에 뜻을 둔 친구들에게 소설가 오정희는 숭배의 대상이었다. 오정희의 소설을 정성들여 필사하는 게 유행이었다. 허술하고 뻔한 대학 교육과정에서 글이란 홀로 터득하는 것임을 뼈저리게 느끼게 만드는 게 당시의 문창과 존재이유였는데 그런 분위기에서 글쓰기는 독학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럴 때 오정희와 같은 치밀하고 세련된 문체를 구사하는 소설가의 작품은 대학교수나 대학교재 이상이었다. 필사는 글을 쓰고 있다는 포만감과 글을 써야한다는 압박감과 불안을 재우는 데도 한몫한다. 그래서였을 것이다. 


  오로지 소설가로서만 기억하고픈 작가를 오늘 뉴스에서 논란의 인물로 떠오른 것을 보고 있자니 착잡하다. 블랙리스트의 진위는 어디까지일까.... 소설가는 죽을 때까지 소설가로 남아야 하지 않을까... 배우의 마지막 꿈이 무대 위에서 쓰러지는 것이듯 소설가는 마지막까지 펜을 쥐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내가 젊었을 때 간접적으로 만난 오정희는 내게 그런 모습을 기대할 수 있는 작가로 보였다. 나는 오정희 글을 필사하진 않았지만 오로지 순정한 마음으로 필사에 매달렸던 그 당시의 친구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순수한 숭배의 대상이었던 소설가 오정희의 오염된 모습을 보는 건 괴롭고 부끄럽다. 늙기가 두렵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페넬로페 2023-06-15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연배에서 오정희소설가는 소설가들의 소설가였거든요.
신경숙도 오정희의 소설을 필사하며 글을 연마했다고 했고~~
많이 실망했습니다^^

nama 2023-06-15 20:28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문학계의 우상 중의 우상이었고 여신 중의 여신이었는데요. 슬프고 씁쓸합니다.

지나 2023-06-19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정희의 뭐랄까 날카로우면서 끈적한 그런 문체가 좋아서 새와 불의강을 좋아했는데..안타깝네요

nama 2023-06-19 12:56   좋아요 0 | URL
무슨 영달을 위해 그랬을까요. 인생의 끝이 보일 나이인데....안타깝지요.
 


어제 친구들과 카톡방에서 대화를 나누다가 음식 얘기가 나왔다. 누구는 점심으로 먹을 스파게티 사진을 올리고, 누구는 애호박전을 올렸다. 음식 만들기의 어려움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다가, 한 친구가 엄마의 말씀이라며 문장 하나를 올렸다.


'머릿속에 있는 것은 입으로 안 들어온다.'


팔순을 넘기신 어머니의 말씀 한 마디에 삶이 응축되어 있다. 내 몸을 부지런히 움직이고 살아야 한다는 것. 남에게 기대어 사는 게 너무나 많다는 걸 종종 깨닫는다. 그래서 적어본다.


아는 게 너무 많다

읽은 게 너무 많다

먹은 게 너무 많다

쓰레기를 너무 많이 버렸다


그러나

실천하지 않았다

글을 쓰지 않았다

내 손으로 해먹지 않았다

내 손으로 치우지 않았다



쓰다보면 줄줄이 나올 터. 사람은 두 종류가 있다. 자기 손으로 밥 해먹는 사람과 남이 해주는 밥을 먹는 사람. 남이 해주는 밥을 먹으며 그걸 당연하다고 생각하던 사람이었다, 나도 한때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