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5시 동유럽의 골목을 걷다 - 한 소심한 수다쟁이의 동유럽 꼼꼼 유랑기
이정흠 지음 / 즐거운상상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적당히 주관적이면서도 객관에도 충실한 동유럽 기행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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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반 아이들이 체육대회를 위한 반티를 단체로 맞췄다. 하하하...내 얼굴이다. 이 왠 영광인가싶다.  

미래에는 과잉 인구로 인해 살기가 힘들터. 수많은 지구인이 더불어 살려면 인류의 키가 150cm가 적당하다는 누군가의 주장을 아이들에게 설파했더니 효과가 있었나, 그냥 인상적으로 들렸나, 아니면 불쌍하게 들렸나.. 

녀석들아 고맙다. 너희들 사랑이 나보다 훨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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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따삐야 2010-10-21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데요!

nama 2010-10-21 16:33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자랑할만 하죠?
 

전교 10등 안에 드는 한 중학교 남학생이 있다. 

녀석은 영특하고 욕심도 남달라 점수 관리를 잘 한다. 그러나 성적이란 긴장의 대가에서 나오는 법. 긴장과 욕심이 맞물리자 엉뚱한 실수를 하게 되었다. 노트를 눈높이에 두고 시험을 치른 것이다. 전 시간에 치른 수학시험에서 한 문제를 몰라서 당황한 마음에 정신이 없었다는 둥, 감독 선생님이 늦게 들어오는 바람에 공부하고 있다가 얼떨결에 옆에 놓았다는 둥, 하필이면 벽장 옆 자리였다는 둥...구질구질한 변명과 해명으로 들렸다. 순간적인 불운과 불행을 지켜보는 일은 착잡하고도 불유쾌한 일이었다. 

이 영재 옆에는 전교에서 꼴등하는 또 한 남학생이 짝이 되어 앉아 있다. 

녀석은 한글은 겨우 깨쳤지만 영어는 단어 하나 아는 게 없다. 정신연령은 초등학교 3학년 수준. 그러나 주관식 답안지는 절대로 여백을 남기지 않는 예의를 아는 녀석인지라 성실하게 성심성의껏 꼬박꼬박 채운다. 전혀 답이 아니어도 개의치 않는다. 그 성의 가득한 답안지는 세상과의 불통일 뿐 펜을 쥔 녀석의 얼굴에는 미륵보살과도 같은 잔잔한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그 살인미소에 행복감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 없다. 아이들도 선생들도 그 미소를 보면 행복해진다. 

벌써부터 스펙 쌓기에 여념이 없는 영재는 오늘도 경시대회에 나간다. 

석가모니의 미소를 머금은 그 짝은 오늘도 점심 급식 시간에 황홀한 표정으로 밥 한끼를 맛있게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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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0-10-18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저는 저 영재 학생이 더 측은하군요. 언젠가 무척 아프며 깨질 것 같아서요.

nama 2010-10-21 16:35   좋아요 0 | URL
그렇지요. 불쌍하기는 영재 학생이 더 하지요. 본인도 피곤하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주위 사람들도 전혀 행복하지 않거든요
 
나이 먹는 즐거움 - 박어진의 좌충우돌 갱년기 보고서
박어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가족의 의미를 생각나게 하는 책이다. 

수년 전, 캐나다 출신의 원어민 교사와 함께 수업할 때였다. 교실 게시판에 부착된 가족 관련 포스터를 보고 그 원어민 교사가 지적했다. '왜 가족 그림이 엄마와 아빠, 자녀가 함께 그려져 있는 이런 식으로 표현되어야 하느냐. 엄마와 자녀 혹은 아빠와 자녀로 이루어진 가족은 없느냐.'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해온 가족에 대한 통념을 일깨우는 지적이었다.  

나는 가족 사진을 제대로 찍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래서 10대와 20대를 거치는 동안 가족 사진 한 번 찍어보는 게 소원이었고, 모처럼 명절 때 작은 아버지 식구까지 모일 때면 사진관에서 카메라를 빌려와서라도(그 당시는 카메라가 귀한 물건이었다.) 몇 번 시도해보기도 했으나 액자에 걸어둘 만한 사진은 끝내 얻지 못했다. 사진 속엔 늘 병자의 모습이 완연한 언니의 모습 때문에 차마 1분 이상을 들여다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남의 집에 갔을 때 벽에 걸린 가족 사진을 보면 금방 주눅이 들어버린다. 나는 아직도 우리 부모와 형제들을 함께 담은 사진을 가족 사진의 전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 책에는 저자의 가족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그 이야기엔 저자 특유의 명랑한 기질 덕분인지는 몰라도 어둡거나 슬픈 부분이 거의 감지되지 않는다. 부럽다기 보다는 공감하기 싫었다고 하는 게 내 솔직한 심정이겠다. 자식들이 모두 원만하게 잘 나가는 그런 집안이 도대체 몇이나 되나 싶기도 했다. 가족에 대한 찌그러진 심사를 가진 나 같은 독자에게는 그렇게 달가운 책은 아니다.

그러나 '나이 먹는 즐거움'을 스스로 강구하고 노력하는 모습은 유쾌하고 들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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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썽꾸러기'라는 표현도 아까운 녀석 얘기. 

녀석이 아침에 왔다고는 하는데 1교시 부터 학교를 뛰쳐나갔다. 전화도 안 받고...아빠한테 문자를 넣었다.  

'....가 학교에 등교하지 않았습니다.' 

녀석에게서 문자가 왔다. 

'잠깐 나왔어요!! 나온지 얼마된다고 전화하시는데요 다시 들어갈라고 했는데 이런 식이면 저 진짜 가기 싫어요. '

헐!!!!! 

이 답신을 그대로 아빠에게 보냈다.'...녀석을 모시고 사는 것 같네요.'라는 말과 함께. 

부모가 무슨 죄가 있나. 죄송하다는 말 밖에 못들을 줄 알았지만, 그래도 자식이 어떤 지는 아시라는 의미에서.... 

선생 해먹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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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10-10-15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교사는 부모 대신이 아니고, 보호자의 협력이 없으면 안되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