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달력은 눈치보며 얻는 물건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눈치 대신 작품성있는 달력을 구입하고는 했는데 올해는 좀 더 뜻있는 달력을 구입하게 되었다. 널리널리 소문이 나서 많은 사람들이 이 달력을 구입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물론 나는 이 단체와는 실오라기 만큼의 관련도 없다. 며칠 전 한겨레 신문의 조그만 구석에 달랑 실렸던 웹주소 때문이었다. 원래 구석을 좋아하다보니 구석은 구석을 알아보는 건지...

 

http://www.choisoha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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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책방 어느 지하생활자의 행복한 책일기 2
윤성근 지음 / 이매진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헌책방 주인이 쓴 책이다.

 

언젠가 인천 배다리에 있는 헌책방 아벨서점에 갔다가 그 고즈넉하고 차분한 분위기가 좋아 주인장한테, 나도 헌책방 한 번 운영해보고 싶다고 했더니 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헌책방 일은 노가다예요."하던 기억이 난다.

 

나는 아직도 가끔씩 이런 생각을 하곤 한다. 손님이 그닥 없는 조용한 헌책방 운영하며 허구헌날 책에 둘러싸여 살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이 책은 그러니까 그렇게 책과 함께 곰삭은 사람이 사라져가는 책에 대해 쓴 글이다. 책과 함께 곰삭은...내가 써놓고 멋진 표현이라는 생각에 잠시 우쭐! (저자분께는 좀 미안합니다.)

 

곶감 빼먹듯 야금야금 읽고 있지만, 학교라는 게 참 그렇다. 일주일 21시간 수업에, 1~2학년 걸치고, 교과부장(다른 교과보다도 훨씬 일이 많다. 공문처리도 많다.)에, 담임까지 맡고 있으니 도저히 내 시간이라는 게 없다. 하루 종일 종종거린다.

 

이 책은 내가 학교도서관에 구입신청을 해서 비치하게 되었고 그나마 편하게 빌려볼 수 있지만 어쨌든 대출기간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지라 연장을 해가면서 읽고 있다. 이렇게 바쁜 와중에 읽고 있는 헌책방 얘기는 부러움 그 이상일 수 밖에.

 

그러나, 그러나 말이다. 과거에, 이미 지난 일에 연연해하지 않기로 한다. 못 읽은 책은 할 수 없다. 지금이 중요하다. 앞으로도 살아남을 책을 잘 선택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린다. 눈을 부릅뜨고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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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7월 20일에 발간된 가와바다 야스나리(1899~1972)의 소설. 오른쪽은 추억의 대출카드. 요즘에도 도서관에 이런 책이 진열되어 있다는 게 신기하다.

 

겉표지 안쪽에 쓰여있는 작가소개를 베끼면,

 

...1968년 동양에서는 두번째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함으로써 세계적인 작가로서의 위치를 굳건히 세웠다. 1972년 사랑하는 제자의 쿠데타 미수와 할복자살 사건에 충격을 받고 또한 작가로서 자신의 문학에 한계를 느껴 가스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에 걸친 교토의 계절 및 축제를 배경으로한 쌍둥이 자매 이야기인데 조곤조곤 옛이야기를 읽는 듯한 소설이다. 이 작가의 소설로는 <설국>이 유명하지만, 그래서 언제였던가 읽긴 읽었는데 딱히 기억에 남는 건 없다. 이 책도 머지않아 기억에서 사라져버리겠지. 줄거리 보다는  아련한 슬픔 같은 분위기만 어렴풋이 남을라나.

 

내용도 그렇고 책 모양도 그렇고 조금은 안스러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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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메고 돌아본 일본역사
임용한 지음 / 혜안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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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해도 난 교토에 너무 늦게 왔다' (162쪽)

 

이 한 문장을 만난 것만으로도 이 책은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1993년 내 생애 최초의 해외여행인 영국의 옥스포드대학에서 나도 이런 한탄을 했었다.'"난 너무 늦게 이곳에 왔구나!")

 

내년 1월 교토여행을 계획하며 요즈음 교토관련 서적을 섭렵하고 있다. 교토는 패키지 여행으로 한 번, 가족끼리 한 번, 그렇게 두 번을 다녀왔는데도 여전히 모르는 것 투성이다. 우선 일본역사에 대한 지식이 턱없이 부족하다. 일본에 대해서 제대로 된 공부를 해 본 적이 없다. 그저 몇명의 작가를 기억할 뿐이다. 이래도 될까? 싶을 정도라니...

 

교토는 여행지로는 매우 매력적인 곳이지만 알면 알수록,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그리 만만한 곳이 아니다. 천 년의 도시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 곳이다. 일본의 역사를 모르고서는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곳이다.

 

그런 면에서 역사학자가 쓴 이 책은 참으로 적절한 안내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용은 별 것 없고 사진이나 그림만 요란한 기행문도 아니고, 지나치게 역사적인 서술에 치중하여 머리에 쥐가 나게 하는 교과서 같은 형식도 아니다. 교토라는 도시에 대한 전체적인 맥을 잡는데 도움이 되었다. 이미 교토에 대해서 유적지의 이름 정도는 알고 있는 경우라면 편한 마음으로 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책 제목에 이끌려 이 책을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는 쉽지 않다. 나도 연전에 이 책을 구입해놓았을 뿐 쉽게 손을 대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주로 읽는 책이 기행문류인데도 말이다. 사진이 화려하기 그지없는 대부분의 여행기를 보다가 흑백사진 뿐인 이 책을 보면 한층 독서의욕이 꺾이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사진 없는 여행기, 하면 빌 브라이슨 정도는 되어야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눈은 화려한 색깔에 길들여져 있고, 머리는 재미있는 스토리를 추구하는, 기름기 줄줄 흐르는 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책 얘기하다가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는 건 또 뭔가....

 

이 책에는 교토만 소개된 게 아니다. 히메지 성, 나라, 아스카, 히에이잔, 도쿄, 요코하마, 가마쿠라와 에노시마, 닛코 국립공원 등의 이야기가 있으나, 나는 결국 교토 부분만을 읽고 이 책을 덮는다. 나머지는 이런 곳들을 여행할 때 읽기로 한다. 내 지적 공간에 낀 먼지와 기름기가 너무나 두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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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의 깨달음 - 하버드에서의 출가 그 후 10년
혜민 (慧敏) 지음 / 클리어마인드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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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울림 보다는, 교과서를 읽어내려가는 기분에 살을 약간 붙인 격이라고 할까. 기대가 컸나, 내가 이런 류의 책을 너무 읽었나. 원래 범생이는 좀 재미가 없지 싶다.

 

p.20..초창기에 미국에 와서 처음 선불교를 전수한 일본의 스즈키 순류 선사는 자신의 저서에서 "영어를 마스터하는 것은 마치 도를 닦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밝혔다......이 세상 어떤 일이든 그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노력하다 보면 어느 경지에 이르러서는 수행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영어를 마스터하는 것은 도를 닦는 것...' 이 한 마디를 건졌으니 나름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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