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 좋긴하다.

꽃 이름 알아내기 위해 몰두할 수 있으니...

 

 

 

 

 

 

 

 

 

 

드디어 찾았다.

 

'만첩빈도리'

 

 

'만첩빈도리는 쌍떡잎식물 장미목 범의귀과에 속하는 식물이다. 원산지는 일본이다. 하얀 겹꽃은 6월경에 핀다. 꽃이 여러 겹 핀다고 하여 '만첩'이라고 한다.'(Daum 백과사전)

 

 

Daum, Naver, 국립수목원사이트, 이러저러한 식물도감을 이틀에 걸쳐 뒤졌는데.....구글에서 찾아냈다. 2016년 5월 29일 오후 7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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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05-28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꽃이름은 찾으셨나요.^^ 어디서 한 번 본 것 같기도 하고, 처음 보는 것 같기도 한 그런 꽃인데요.^^;
nama님, 편안하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nama 2016-05-29 10:23   좋아요 1 | URL
아직 못 찾았습니다.
늘 즐거운 날 되십시오.^^
 

밥벌이가 고단하다. 남이 해주는 밥 한 끼(점심)가 좋아서, 퇴근길이 좋아서, 출근한다고 말하지만 돈을 번다는 건 결국 내 시간과 내 육체를 헌납하는 일이다.

 

버스를 두 번 타야하는 출근을 앞두고 나는 늘 아침마다 내 뱃속의 신호를 고대한다. 내 용변 습관은 참으로 속전속결이라서 변의가 오면 단 몇 분 내에 화장실로 달려가야 한다. 좀처럼 기다려주지 않는다. 차라리 변비를 부러워할 정도이다. 혹여 버스를 타고가다 신호가 올까 내내 두렵기까지 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아침에 밥을 먹고 화장 비슷한 걸 하고 옷을 갈아입고 화장실에 가서 시원하게 일을 보고나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하루치의 행복이 이것 뿐이라도 좋다고 생각할 만큼 흐뭇하다.

 

이렇게 소박한 일상이지만 밥벌이는 역시 고된 일이다. 틈틈이 온라인 연수까지 한 강좌 해치우자니 책 한 권 읽기가 빠듯하다. 겨우 읽기를 마친 책 한 권, 제목이라도 기억하고자 작은 기록을 남긴다.

 

 

 

 

 

 

 

 

 

 

 

 

 

'

미술사학자 이주은의 글은 읽기 편하고 가슴에도 적절히 와닿아서 즐겨 읽게 된다. 이 책에 소개된 여러 화가들의 일화가 특히 재밌다. 재밌다? 불우한 일생을 보낸 화가들의 이야기가 재밌다니...인상적이라고 해두자. 그 중 조반니 세간티니. (Giovanni Segantini 1858~99)

 

국적이 없어지던 때는 일곱 살 무렵이었는데, 그 무렵에 그는 부모도 잃었다. 어릴 적 그의 삶은 외롭고 처참했다. 아버지의 세번째 부인으로 들어간 그의 어머니는 남편보다 스물여섯 살이나 어렸다. 세간티니가 태어나던 해에 그의 형은 화재로 인해 숨지고, 그 일로 어머니는 쇠약한 몸에 우울증까지 겹쳐 세간티니를 돌볼 여력이 없었다. 그가 여섯 살 되던 해에 어머니는 죽고 말았고, 자기를 이복 누나에게 잠시 맡기면서 봄이 되면 돌아오겠다고  약속하던 아버지는 영영 돌아오지 못했다. 아버지도 이듬해에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던 것이다. 겨울만 잘 견디면 봄이 오고, 아버지도 오리라 믿었던 어린 세간티니에게 봄은 끝내 오지 않았다.

 

 

곡절 많은 타인의 일생은 때로 내게 위안이 되기도 한다. '이런 사람도 살아냈구나.' 하는.

 

 

세간티니는 오직 한 여인만을 평생토록 온 마음을 다해 사랑했다. 그녀에게 반하여 청혼도 했고, 아이도 넷이나 두었지만, 정식 부부로 살지는 못했다. 이유는 세간티니의 국적이 분명치 않아 행정상 혼인신고가 보류되었기 때문이다. 세간티니가 살던 집은 지금은 이탈리아 땅이지만 당시에는 오스트리아에 속해 있던 아르코에 있었다. 전 생애에 걸쳐 그는 자신이 이탈리아인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으나 국적의 문제는 살면서 몇 번이나 그를 자잘하게 괴롭혔다. 화가로서 이름을 날렸던 1890년 무렵에는 국제전시회에 출품하기로 했는데, 행사 막바지에 이를 때까지 참가신청서가 통과되지 않았던 일도 있다. 세간티티는 이탈리아 국적을 끝내 취득하지 못했고, 사후에 그에게 국적을 부여한 나라는 결국 스위스였다

 

 

가정사에 국적 문제까지...

 

 

이런 세간티니을 맡게 된 이복 누나는 일을 하려면 이탈리아 국적으로 옮겨두는 편이 낫겠다 싶어 세간티니와 함께 오스트리아 국적을 포기하는 신청서를 냈다. 그런데 그 일로 인해 두 사람의 국적은 허공에 뜨고 만 것이다. 일곱 살에 누나의 집에서 나와 떠돌이가 된 세간티니는 읽을 줄도 쓸 줄도 모른 상태로 어른이 되었다. 그리고 30대 중반이 되어서야 겨우 글쓰기를 제대로 익혔다. 그가 글쓰기를 배워야 했던 이유는 단 하나였다. 사랑하는 한 여인에게 멋진 편지를 쓰기 위해서.

 

 

세간티니는 그래서 봄이 되면 제비꽃을 연인에게 보내며 이런 편지를 쓰곤 했단다.

 

 

눈에 잘 안 띄는 꽃이지만 받으세요. 내 사랑의 상징입니다. 봄이 와도 당신에게 배달되지 않는다면, 아마 그건 내가 살아 있는 것들 사이에 없기 때문일 겁니다.

 

 

앞으로 제비꽃을 보면 이 화가가 떠오르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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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세에 그림을 시작해 101세까지 미국의 국민화가로 활동한 모지스 할머니의 삶과 그림 이야기'

 

 

 

 

 

 

 

 

 

 

 

 

 

 

'한복을 청바지처럼, 28살 전주 아가씨의 패션 창업기'

 

 

 

 

 

 

 

 

 

 

 

 

 

 

 

금요말 오전에 당일배송으로 이 책들을 주문했더니 토요일 오전에 배송되었다.( '당일배송'의 속도전에 무서움을 느끼고 있던 터라 하루 늦게 도착한 게 차라리 마음이 편했다.)

 

<모지스 할머니~>는 읽는데 채 30분도 걸리지 않았다. 한 단락에서 두세 줄만 읽었다. 20~30대 여성독자를 겨냥한 듯 말랑말랑하고 감성적인 글이 내 눈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내가 늙었구나' 탄식만 나왔다. 모지스 할머니가 쓴 책이라면 분명 달랐을 터.

 

<나는 한복입고~>는 읽는데 두어 시간 걸렸다. 처음엔 꼼꼼한 정독으로 나중엔 페이지 당 5~6문장 정도를 읽었다. 역시 책에 몰입하기엔 '내가 이미 늙었구나'하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대학 졸업을 앞둔 청년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격려가 되고 희망도 몽실몽실 솟아오를지 모른다.

 

 

이런 책들을 통해서 뭔가 힌트를 구하려고 했는지 모른다. 타인의 삶을 엿보며 내가 갈 길을 체크하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것, 무언가에 빠져서 열정적으로 살아야겠다는 다짐,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는 막연한 갈증. 이런 목마름은 평생 가는 것 같다. 그러니 오늘도 20대가 쓴 창업기를 읽고, 75세에 새 인생을 시작한 사람들의 삶을 기웃거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안다. 이런 책들이 해답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그래서 저자들이 심혈을 기울여 힘들게 쓴 책들을 너무나 쉽게 읽어버리고 너무나 빨리 단호하게 단정해버리고 만다. 못된 독자다.

 

솔직해져라. 직시해라. 나에게 던지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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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0시면 이미 하루를 마감하고 잠들어 있을 시간이다. 원래 올빼미형이었는데 어쩌다 충실한ㅋㅋ 직장인이 되다보니 어느 날 나도 모르게 아침형 인간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오늘 모처럼 밤12시를 넘겼다. 저녁에 마신 캔커피 때문일 것이다. 저녁에 맘놓고 커피를 마시는 행위를 저지를 수 있는 금요일도 한 몫 했겠으나 낮에 무리한 야외활동을 해서 갈증이 심했다.

 

에페리손염산염: 근골격계, 신경계질환용제로 식후 복용합니다.

록소프로펜나트륨: 진통소염제로 식후복용합니다.

가스탄정: 기능성소화불량으로인한 증상에 복용합니다.

미피드정

 

어제 동네병원에서 처방 받은 약이다. 발이 오므라드는 것 같고, 무릎도 좀 시원찮고, 고관절에도 기분 나쁜 통증이 있는데 아픈 것도 같고 안 아픈 것도 같은데 하여튼 불편하다. 몇 년 전에도 이런 증상으로 큰 병원까지 가서 근전도검사도 받았는데 별 이상이 없었다. 그때 의사가 그랬었다.

"아프다는 생각조차 하지 말아라."

어디를 꼭 찍어서 어떻게 아프다고 명쾌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안 아픈 건 아니다. 나열하자면 구구절절한 온갖 증상이 내 머리와 입에서 술술 나온다. 구질구질해진다.

 

결국 마지못해 동네병원에 가게 된 것은 아픔보다는 동아리활동 때문이다. 하이킹반이라고 애들 모아놓고 이 동네 저 동네 싸돌아다니는데, 게다가 출장비 1만원을 받아내려고 관리자들과 불쾌한 싸움까지 했는데, 대강 흉내만 낼 수는 없다. 한창 팔팔한 10대 아이들에게 체력이 떨어지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여줄 수도 없다. 잘 가르치는 선생은 못 될지언정 성실한 선생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부지런하고, 건강하고, 정직하려고 애를 쓰는데...모래알처럼 소리없이 하나씩 빠져나가는 것 같다. 사소한 실수도 많아지고.

 

주사와 물리치료와 약기운으로 잠시 통증을 잊고 씩씩하게 걷는다. 지천에 핀 해당화, 이팝나무꽃, 아카시아꽃, 찔레꽃 사열을 받으며 걷고 있자니 그냥 아무런 생각없이 행복해진다. 그런데 녀석들, 불만이 늘어난다. 하이킹반에 들어온 것을 처음으로 후회한다는 둥, 지네들 가지고 온 물은 선생한테 한 모금 마셔보라는 말도 안 하는 녀석들이 가져온 물 다 마시더니 대뜸 '물 사달라'고 하질 않나, 분 간격으로 '얼마나 남았나'고 따지듯이 묻질 않나...한두번 들어본 말이 아니다. 하이킹반만 16년차다, 녀석들아.

 

물은 꼭 준비하라고 당부했는데 준비가 미흡하다면....어쩌다 사주기도 하지만 매번 사주지는 않는다. 가방은 가볍게, 복장은 사복도 좋으니 간편복으로, 신신 당부했는데 무거운 가방을 매거나 교복차림이라면....그래, 신발주머니 정도야 들어주지만 네 짐은 네가 감당해라. 의존하지 마라. 나는 비록 약에 의존할지언정, 안 아픈 척 할지언정, 너희보다 강한 척 할지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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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6-05-14 0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나이대 아이들이 하이킹의 맛, 멋을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이 세상 더 재미있는게 많아보일 나이라서 그런지 제 아이도 왜 걷냐, 언제까지 걷냐, 이러면서 잘 안 따라가려고 해요 ㅠㅠ
몇 년 전 다리 아프셔서 병원 다니셨던게 기억나는데 또 아프시군요. 그래도 일찍 병원에 가보셨으니 고생 안하시고 빨리 나으셨으면 좋겠어요.

nama 2016-05-14 09:26   좋아요 0 | URL
아이들이 어떻게 변할 지는 모르지만 이렇게라도 걸어본 경험이 나중에 알게 모르게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해요. 제가 그랬거든요.
발과 다리 아픈 건...세월에 장사가 없다고 하나요? 노화는 성장일까요, 역성장일까요? 잘 늙어가야 하는데 걱정이 앞섭니다.
 

 

 

 

 

 

 

세상이 만만해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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