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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즈 부르주아(Louise Bourgeois  1911~2010 ): 20세기 프랑스 조각가로 주요 작품으로는 <마망>.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나 태피스트리를 제조하는 부모를 도우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으며 결혼 후 미국에서 초현실주의의 경향을 분명하게 나타내는 판화를 전시했다. 이후 시험 삼아 시작한 조각으로 추상적인 경향이 좀 더 강하게 나타난 자전적 제품을 만들었다. 라텍스, 대리석, 석고 등 재료를 불문한 조각을 만들었으며 나이가 들어서도 활력과 창의력을 잃지 않았다. (출처: 다음백과 )

 

 

 

 

 

 

 

 

 

 

 

 

 

 

루이즈 부르주아가 궁금해서 구입한 책. 한 예술가의 생애가 오롯하게 드러나 있는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여기저기 자료를 읽다보면 루이즈 부르주아를 흔히 '고백 예술의 창시자'라고 하는데, 작가나 예술가들은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그럼에도 굳이 '고백 예술의 창시자'라고 부르는 건 군더더기 같은 설명같아 보인다. 어쨌든 그의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선 그의 생애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으니 그렇다고 치자. 다음은 그의 작품 가운데 대중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마망>이란 작품이다.

 

 

 

'마망'은 엄마라는 뜻이란다.

 

SHE DREW,

SHE PAINTED,

SHE WOVE.

SHE MISSED HER MOTHER

SO MUCH, SHE SCULPTED

GIANT SPIDERS

MADE OF BRONZE, STEEL, AND MARBLE

SHE NAMED MAMAN.

 

 

옷감을 짜고 옷감의 헤진 부분을 수선하는 일을 했던 어머니를 커다란 거미로 형상화하면서 위로와 위안을 받았음에 틀림없다. 왜 거미지?하던 마음이 그런 설명을 읽고니니 조금은 이해갈 듯도 하다. 그러나 직접 눈으로 보지 못한 작품을 책으로만 접하니 답답한 마음은 여전했다. 그러다가 또 한 권의 책을 읽게 되었다.

 

 

 

 

 

 

 

 

 

 

 

 

 

 

 

이지유의 과학 에세이. 여행과 과학이 버무려진 책이다.

 

거미는 새끼를 잘 보살피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잘 알려진 것은 늑대거미로, 이들은 알을 거미줄로 만든 주머니에 넣어 배에 매달고 다니다가, 새끼가 알을 까고 나오면 등에 태우고 다닌다. 이때 어미 늑대거미를 보면 덩치가 두 배 이상 커 보이고 등에는 반짝이는 보석을 붙인 것처럼 보인다. 등에 타고 있는 새끼들의 눈이 반짝이기 때문이다.

부르주아는 바로 이 거미에게 꽂혔다. 새끼들이 스스로 먹고살 수 있을 때까지 책임감 있게 돌보는 어미 늑대거미에게서 모성을 읽은 부르주아는, 어머니를 투사해 거대한 거미를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게다가 우연히도 부르주아의 어머니는 베 짜는 사람으로, 언제나 부르주아의 든든한 지원군이었다. 그리하여 부르주아는 어머니에 대한 신뢰와 거미의 생태적인 삶 사이에서 공통점을 찾아 <마망>을 제작한 것이다.    -124쪽

 

그래서 이지유 작가님은 전 세계에 있는 '<마망>을 다 보리라 결심하고, 이후 캐나다 오타와, 일본 도쿄, 영국 런던 그리고 서울에 있는 <마망>을 다 보았다'고 한다. 뭔가를 결심하고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세계 여러 곳을 누빌 수 있다는 건 얼마나 매력적인 삶인가.

 

과학 분야는 워낙 문외한이라 이런 책을 읽긴 읽되 머잖아 하얀 백지가 되겠지만 적어도 이것 만은 기억할 것 같다. <마망>의 거미는 늑대거미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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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0-07-08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루이즈 브르주아라는 이름은 생소해도 저 거대거미는 어딘가 낯이 익다 했더니 리움미술관에서 보았군요.
이지유님의 저 에세이도 목차를 보니 범상치 않아보이네요. 무슨 얘기를 어떻게 썼을까 궁금해지고요.

nama 2020-07-09 12:56   좋아요 0 | URL
저 에세이는 제게 과학보다는 여행서에 가깝게 느껴져요. 다 읽고나면 기억에 별로 남지 않는데, 아는만큼 보이나봐요.
 
창을 순례하다 - 건축을 넘어 문화와 도시를 잇는 창문 이야기
도쿄공업대 쓰카모토 요시하루 연구실 지음, 이정환 옮김, 이경훈 감수 / 푸른숲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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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을 찾아 떠나는 순례 같은 여행. 창문 집중 탐구. 다양한 창을 가진 집에서 살아보거나 머물진 못해도 잠시 기분전환이 될 수 있는 책. 창에 대한 관심과 안목도 키워주리라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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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 3 : 실크로드의 오아시스 도시 - 불타는 사막에 피어난 꽃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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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편3을 완독하니 중국편1, 2도 마저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3이 나오기 전에 1을 먼저 읽긴했으나 이내 책을 덮고 말았다. 도서관 반납 기간이 다가오도록 책이 눈이 들어오지 않아서였다. 답사기라면 당연 현장감이 우선인데 현장감을 도무지 느낄 수 없었다. 학구적인 건 다른 책으로도 충분하다. 또 하나, 책은 내 돈주고 사봐야 잘 읽힌다는 걸 중국편3으로 확인, 새삼.

 

 

어느 답사나 마찬가지이지만 중국 답사에서 가장 필수적인 것은 유적지에 대한 설명보다도 그곳의 역사를 아는 것이다.   -100쪽

 

어쩌면 상식적이고 당연한 말인데 이렇게 꼭 집어서 말해주는 사람은 고수 중의 고수라는 생각이 든다. 가장 중요한 걸 가장 쉽게 말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 '가장 필수적인 것'이 '역사를 아는 것'. 2년 전 실크로드 일대를 다녀오고도 전후좌우가 얼키고 설키면서 개념이 잡히지 않았는데 그 근본적인 원인이 역사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서였다는 것을 위의 문장을 접하고서야 깨닫게 되었다.

 

교하고성(기원전 2세기 차사국)-고창고성(6세기 고창국)-아스타나 고분(7세기 당나라)-화염산(7세기 현장법사)-베제클리크석굴(9세기 위구르제국)-시내 소공탑(18세기 회교사원)-카레즈 전시관-투르판 박물관       -74쪽

 

위와 같은 순서로 진행했다는 부분을 읽고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 교하고성과 고창고성을 다녀오고 베제클리크석굴, 소공탑, 화염산, 카레즈 전시관도 봤지만 이 모두가 어지럽게 뒤엉켜 있었다. 물론 개별적으로 설명은 들었었다. 문제는 한줄기 흐름으로 꿸 수 없다는 것. 역시 유홍준 교수는 답사의 대가는 대가구나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실크로드를 여행하는 건 쉽지 않다. 일반 여행사 패키지 상품도 많지 않고 모객이 되기도 쉽지 않다. 2년 전 여름에도 2~3개 여행사에서 10명이 신청해서 겨우 연합상품으로 다녀왔으니 말이다. 그래도 중국이니까 소인원으로 여행이 가능했지 유럽같았으면 출발 자체가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어렵게 갔었지만 실은 이 책에서 언급된 지역의 반이나마 갔을까. 쿠차, 타클라마칸사막, 호탄, 카슈가르는 그저 책으로만 접할 뿐이다. 실크로드 관련 책에서는 어김없이 등장하는 곳이지만 내가 발을 딛지 못한 곳은 나의 것이 되지 못한다. 그저 아쉽고 감질나고 안타까울 뿐이다. 미련이 남아서 또 꿈을 꾸게 된다.

 

신강성의 성도가 우루무치이지만 위구르인의 마음의 수도는 카슈가르라고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중국도 민족감정이란 그런 것임을 잘 알기 때문에 일찍이 신강성을 '위구르자치구'로 지정해 형식으로나마 반(半)독립적 성격을 부여했던 것이다.   -390쪽

 

우루무치만 가보고 카슈가르를 못 가봤으니 위구르인의 마음을 읽기란 더 힘들 터.

 

그러나 막상 카슈가르에서 우리가 답사할 곳은 많지 않다.    -391쪽

 

그래도 한번쯤 가볼만한 곳이 실크로드임에는 틀림없다. 히말라야가 그랬듯 실크로드 역시 여행 전보다 여행 후에 더 빠져드는 곳이기 때문이다. 나의 일천한 경험상.

 

젊었을 때는 모두 화려하고 발달된 문명을 경험해보고 싶어해 파리, 런던으로 떠나는 배낭여행을 선호한다. 중년으로 접어들면 유명한 박물관과 역사 유적을 찾아 이집트, 그리스, 로마를 여행한다. 그러다 중늙은이가 되면 역사고 예술이고 골 아프게 따질 것 없는 중국의 장가계, 계림 등 자연관광과 일본 온천여행을 선호한다. 그러다 노년이 가까워진 인생들은 오히려 티베트, 차마고도 등 인간이 문명과 덜 부닥치며 살아가는 곳을 보고 싶어한다. 인간의 간섭을 적게 받아 자연의 원단이 살아 있는 곳에 대한 그리움이 노년에 들면서 깊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몸이 받쳐주지 못하여 그냥 로망에 머물고 말기 일쑤다. 그러므로 실크로드 답사 중 타클라마칸사막을 경험해본다는 것은 노년 여행에서 누릴 수 있는 큰 호강이다.    -281~282쪽

 

이 책 내용 중에서 가장 이해하기 쉬웠던 부분. 유쾌하게 웃으며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런던이나 뉴욕으로 배낭여행을 떠나고 싶다. 그리고 티베트, 차마고도는 20년 전에도 가보고 싶어하던 곳이다. 여행에 관한 한 나이는 먹지 않는다. 다만 몸이 받쳐주지 않을까 저어할 뿐.

 

중국어의 외래어 표기, 특히 인명 표기는 정말로 어렵다. 중국인 자신들도 어려운지 아주 유명한 사람은 아예 줄여서 부르기도 한다. 예를 들어 셰익스피어(Shakespeare)는 사사비아(莎士比亞)라고 표기하고 줄여서 사옹(莎翁)이라고 부른다.

 

사사비아라고? 재밌어서 딸에게 퀴즈를 냈더니 단방에 셰익스피어를 맞춘다. 난 아무리 발음해도 이해할 듯 말 듯한데, 중학교에서 중국어를 조금 배운 딸은 중국어에 대한 감이 살아있나보다. 배운 것은 언젠가 드러나는 법일까.

 

 

읽고나니 목마른 책. 코로나19 종식을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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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원주에 있는 터득골 서점이다. 원주 시내에서 떨어진 시골 서점이라서 과연 사람들이 갈까 싶었는데, 우리같은 사람도 가는데 뭐~~~

 

 

 

 

11시 개점시간을 한 시간 앞둔 시간에 도착했으나 건물 전경 사진 찍는 기회를 놓쳤다. 워낙 바지런한 사람들이 이미 인터넷상에 좋은 사진을 많이 올려놨는지라 사진에 대한 욕심이 그닥 생기지 않는다.

 

 

 

 

내부 공간이 다채로운데 손님들이 여기저기 있어서 몇 장만 겨우 찍었다.

 

 

 

 

 맞바람이 들어와서 시원하고 쾌적하다.

 

 

 

 

어?  언젠가 내가 급훈으로 사용했던 문장인데....

 

 

 

 

공간을 다듬고 또 다듬었을 것같은 정성을 느낄 수 있는 곳.

 

 

 

 

 

커피와 인도 짜이. 지금까지 국내에서 마셔본 짜이 중에서 가장 인도의 짜이다운 맛이 났다. 인도에서 공수해온 재료를 사용한다고 한다. 안주인 되시는 분이 인도에서 요가를 공부하셨다고 하니, 어쩐지....

 

 

 

 

요렇게 사진빨 잘 받는 장식품이 많은데 겨우 요것만... 욕심을 내려놓으니 의욕마저 사라진다는...

 

 

 

'아프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습니다.' 모두에게 한줄기 위로가 되는 말씀.

옆의 그림책은 안주인께서 쓰신 책.

 

 

바깥주인분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분은 원주하면 유명한 장** 선생 책을 직접 출간하신 분이다. 내가 장** 선생의 조카되는 사람과 대학 동기라고 했더니 그 대학 동기의 남편과 친하시다고.... 세상은 의외로 좁기도 하구나. 또 한 말씀. 이런 외진 곳에서 서점을 하는 건 봉사활동이라고. 그래도 사람을 상대하면 삶의 긴장감이 생겨서 좋다고도 하신다. 어쩐지 이분과의 인연이 이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책 구매는 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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