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aline (Paperback)
Gaiman, Neil / Bloomsbury Childrens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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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 때 인도 뱅갈로르에서 구입한 책으로 당시 서점 입구에 산더미처럼 쌓여있었다. 인기가 있으면 재밌겠지 싶어 일단 사긴 했는데...드디어 읽었다. 그것도 아주 재밌게 읽었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만 모처럼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도 들었다. 영화로도 나왔다는데 글쎄 영화까지 찾아보는 성의까지야.

 

줄거리는 Coraline(Caroline이 아님)이라는 꼬마아가씨가 유령으로부터 자신과 부모와 이웃들을 구해내는 이야기이다. 흥미롭게 읽긴 읽었는데 내용을 쓰고자 하니....잘 안 써진다. 판타지나 동화에서 얻는 게 있다면 한 순간의 몰입의 즐거움이 아닐까?

 

인상적인 부분을 옮기자면,

 

'And he said that wasn't brave of him, doing that, just standing there and being stung,' said Coraline to the cat. "It wasn't brave because he wasn't scared:it was the only thing he could do. But going back again to get his glasses, when he knew the wasps were there, when he was really scared. That was brave.

 

...when you're scared but you still do it anyway, that's brave.

 

 

용감하다는 건, 무섭고 두렵지만 어쨌든 그걸 행동으로 옮긴다는 것이다. 말벌이 있는 곳에 있다가 말벌에 쏘이는 건 그 자체로 용감한 행위가 될 수 없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니까. 그러나 말벌이 있는 곳에 안경을 가지러 다시 간다면 그건 용감한 일이다. 무섭고 두려운데도 안경을 가지러 갔으니까.

 

서지현 검사님, 힘내십시오. 당신은 참 용감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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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8-02-01 0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리뷰가 꼭 길 필요가 없어요. 이렇게 핵심을 콕 집어주시니.
아이들에게도 용기에 대해 말할때 이 책 예를 들며 좋겠네요. 전 영화 봤는데 어른인 저도 재미있었어요.

nama 2018-02-01 11:22   좋아요 0 | URL
하, 그러면 영화도 봐야겠네요.^^

보슬비 2018-02-01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책 재미있게 읽었는데, nama님의 리뷰가 책만큼 인상적예요. 저도 영화 찾아봐야겠어요.

nama 2018-02-02 07:28   좋아요 0 | URL
네이버에서 5,000원에 다운로드할 수 있어요. 저도 조만간 볼 것 같아요.

sabina 2019-02-03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영화 찾아 보고 싶네요.
환타지나 동화는 영화가 재미를 더해 줄 수도 있더라구요.
애들 어렸을때 종종 함께 보며 제가 더 재밌어하던 기억이 납니다.^^

nama 2019-02-04 14:41   좋아요 0 | URL
이 영화를 보겠다고 한 게 1년이 되었건만 아직 보지 못했어요.
조만간 볼 수 있을까 싶네요. ㅎ
 
사랑에 관한 데생 - 사코 게이스케의 여행
노로 쿠니노부 지음, 송태욱 옮김 / 저녁의책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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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로 구니노보(1937~1980)라는 낯선 작가의 소설. 어쩌다 무료 일본영화를 접할 때의 기대감, 딱 그만큼의 기대를 안고 읽었다. 어차피 빌린 책, 읽다말면 그뿐, 그랬는데 끝까지 읽었다.

 

고서점 주인인 스물여섯 살의 게이스케, 책을 매개로 한 그의 소소한 여행이 이 책의 내용이다. 시시한 이야기로군, 하면서 읽다보면 저절로 빠져들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는 소설이다.

 

약간의 아쉬움 같은 여운까지 남을 줄이야. 긴 겨울밤, 난롯가에 앉아서 읽는 듯한 고졸한 외로움 같은 소설. 좋다.

 

 

오후 세 시까지 게이스케는 교토 시내를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녔다. 헉슬리가 교토의 거리를 "쇠퇴한 광산 마을 같다"고 평한 것은 언제쯤의 일이었을까, 하고 생각했다. 미로 같은 도쿄의 거리에 익숙한 케이스케에게 바둑판처럼 말끔하게 구획된 교토의 거리는 늘 그렇듯이 기분 좋은 질서감을 동반한 자극을 주었다. '이런 거리에서는 거짓말을 하기도 쉽지 않아'라고 게이스케는 생각했다

 

내가 좋아하는 교토 거리. '거짓말을 하기도 쉽지 않은'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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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08 16: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08 17: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같은 소설이지만 두 표지의 이미지는 사뭇 다르다.  원서의 표지에서는 목가적인 배경이 연상되면서 깊은 사색에 빠진 남자의 절망과 고뇌, 혹은 무능함 같은 게 읽혀진다. 반면 번역서의 풋사과는 좀 더 직설적인 어떤 이야기를 떠올리게 한다. 채 익지도 않고 모양이 예쁘지도 않은 사과 껍질을 투박하게 깎는 행위를 이해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을 것 같다. 미완성. 사랑의 미완성. 풋사랑.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나는 오른쪽을 택하고 싶다. 뭔가 아련한 분위기가 좋다.

 

작가의 나이 81세에 발표했다는 소설. 책을 다 읽고나니 가을추수를 막 끝낸 기분이 들었다. 가슴 한 편이 저리면서도 알싸한 가을 냄새를 맡은 것도 같다.

 

 "나도 미안해요." 그가 말했다. "내가 일을 이렇게 만들었어요. 너무 늦게 깨달았어요."

엘리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그가 따라준 차를 마셨다. 아무런 맛이 없었다.

 "나한테 그런 성향이 있어요." 그가 말했다. "입 다물고 있으면 안 되는 때 말을 아끼는."

 

절제된 글에서 우러나는 통찰. 인간에 대한 연민. 윌리암 트레버를 기억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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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티의 행복
제인 베자지바 지음, 이승숙 옮김 / 예담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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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을 배경으로 한 동화. 동심을 잃어버린 어른이 읽기에는 무리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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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루이로 설정된 인물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유형이다. 외국에서 부모와 살다가 귀국한 후 사립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잠시 일반초등학교에 적을 둔다는 설정은 충분히 있을 법한 얘기이다. 게다가 어린이답지 않은 배짱(백지시험지 제출)과 짱짱한 지식(미래의 대체식량인 곤충에 대한 이해)을 갖춘 아우라 넘치는 설정도 개연성이 있다고 본다.

 

그래서일까. 주인공 오윤기보다 장루이가 주인공처럼 돋보이고 오윤기는 빛나는 조역처럼 보이기도 한다. 기억에 오래 남는 인물은 굵직한 성격의 장루이가 될까, 하나씩하나씩 성장해가는 오윤기가 될까. 아무래도 장루이가 되지 않을까. 제목도 그렇고.

 

 

하루하루 길고 긴 학교생활에서 친구 하나 없는 어떤 아이가 있다. 친구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 아이를 도와줄 방법이 거의 없다. 친구를 만들어주기보다 차라리 내가 그 아이의 친구가 되는 편이 빠를 수도 있다. 책이 무슨 방법이 될까 싶어 이 책을 읽었는데, 아무래도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배경이 마음에 와닿지 않는다. 장루이나 오윤기는 둘 다 좋은 부모를 두고 있고, 문제라면 두 아이가 친구가 될 수 있느냐라는 것이다. 오윤기에게는 주변에 친구가 되어주는 아이들이 여럿 있으니 설사 장루이가 친구로 남지 않는다 해도 크게 상심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행히 둘은 아름다운 우정을 쌓는 친구가 된다.

 

태어나자마자 부모와 떨어져 조부모와 함께 살아온 아이는. 우선 옆에 부모가 없고, 함께 어울릴 학교 친구가 없다. 공부에 관심이 없으니 성적따위 아무래도 좋고, 그저 자기방에서 휴대폰이나 들여다보는 걸 낙으로 삼고 있다. 친구를 만들려는 적극적인 의지도 없으며 그저 친구 없는 것을 슬퍼할 따름이다. 아무런 꿈도 욕심도 취미도 없는 무기력으로 그저 하루하루 주어진 일과에 조용히 적응하고 있을 뿐이다. 과연 이 아이에게 이 책을 주고 읽으라고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일까? 누군가에게 관심을 받고 있구나, 하는 정도의 기쁨이라도 느낄 수 있으려나? 소위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어떤 아이에게는 이 책이 잔인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책에서 길을 찾고자 하는 내 마음도 안일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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