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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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서 놓고 그만 읽으려고 마음 먹어도 끝까지 읽게 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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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 골트 이야기
윌리엄 트레버, 정영목 / 한겨레출판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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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이긴하나 그래도 위안을 받고 마음이 따뜻해지고 촉촉해진다.
때로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단정하고 아름다운 문장의 원문이 궁금해지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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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밀한 부분을 읽어내기 위해선 역시 영화보다 원작을 읽어야 한다. 아무리 잘 만들어진 영화도 원작의 섬세함을 제대로 살려내기 힘들다.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지만.

 

 

 

 

 

 

 

 

 

 

 

 

 

 

 

이 책을 읽으며 '개츠비의 위대한 점'이 무엇일까'을 생각하며 읽었다. 더불어 그의 매력이 무엇일까, 생각하면서 읽었더니 아름다운 구절이 눈에 속속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가 사려 깊은 미소를 지었다. 아니 사려 깊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담긴 미소였다. 그것은 변치 않을 확신이 담긴, 일생에 네다섯 번쯤밖에 마주치지 못할 특별한 성질의 것이었다. 잠깐 전 우주를 직면(혹은 직면한 듯한)한 뒤, 이제는 불가항력적으로 편애하지 않을 수 없는 당신에게 집중하고 있노라는, 그런 미소였다. 당신이 이해받고 싶은 바로 그만큼을 이해하고 있고, 당신이 스스로에 대해 갖고 있는 믿음만큼 당신을 믿고 있으며, 당신이 전달하고 싶어하는 호의적 인상의 최대치를 분명히 전달받았노라 확신시켜주는 미소였다.  -65쪽

 

이 부분을 영화에서 어떻게 처리했는지 궁금하다. 어떤 사람에게서 위와 같은 미소를 발견했다면 이미 친구 이상의 영적교류가 통한 것은 아닐지....

 

  6월의 아름다운 밤에 그가 원했던 것은 찬란한 별들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는 무의미한 화려함의 자궁에서 벗어나, 드디어 살아 있는 한 인간으로 내 앞에 나타났다.

 "그는 알고 싶어해요." 조던이 말을 이었다. "당신이 데이지를 오후에 당신 집으로 초청을 하고 자기도 불러줄 수 있는지를요."

  요청 한번 겸손했다. 오 년을 기다린 끝에, 고작 잘 알지도 못하는 남자네 정원에 잠깐 놀러가기 위해 불빛으로 나방들이나 끌어모을 대저택을 산 것이다.     -100쪽

 

 

5년을 기다렸다. 그토록 사랑하던 여인을 한번 만나기 위해 매일 밤 화려한 파티를 열면서 기회를 기다리는 조심스럽고 겸손한 남자기 개츠비였다.

 

 "안개만 없었다면 해협 너머에 있는 당신 집도 보였을 텐데." 개츠비가 말했다. "당신 집 잔교 끝에는 언제나 초록색 등이 켜 있더군."

  데이지가 갑자기 팔짱을 껴왔다. 하지만 개츠비는 조금 전에 자신이 한 말에 푹 빠져 있는 것 같았다. 아마도 그 초록빛의 심대한 의미가 영원히 사라져버렸다고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신과 데이지 사이를 갈라놓았던 그 광대한 거리에 비하면, 그 초록빛은 거의 데이지를 만지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로 느껴졌을 것이다. 달 주위에서 반짝이는 별처럼 말이다. 이제 그것은 그냥 잔교 끝의 초록색 등으로 돌아와 있었다. 찬탄의 대상 중 하나가 줄어든 것이다.                - 117~118쪽

 

이 소설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분이 아닐까 싶다. 사랑하는 여인의 집 잔교 끝에 켜 있는 초록색 등을 지켜보는 남자의 심정. 그 아련함과 그리움을 절절하게 느낄 수 있다. 개츠비의 시인 같은 감성이 느껴진다.

 

  악수를 나누고 나는 그 집을 떠났다. 그러나 울타리에 도착하기 직전에 뭔가 생각이 나서 돌아섰다.

  "다을 썩었어." 내 외침이 잔디밭을 건너갔다. "너는 그 빌어먹을 인간들 다 합친 것보다 더 가치 있는 인간이야."

  그렇게 말했던 것이 지금도 기쁘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를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게 내가 그에게 해주었던 유일한 찬사였다. 그는 먼저 겸손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마치 우리가 오래전부터 공모하며 입을 맞춰오기라도 했던 것처럼, 그의 얼굴에 모든 걸 이해한다는 찬란한 미소가 퍼졌다. 그가 입은 화려한 핑크색 정장이 흰 계단을 배경으로 밝은색 반점처럼 남은 모습을 보니, 문득 석 달 전 그의 고풍스러운 저택을 처음 찾아가던 밤이 떠올랐다. 찬디밭과 차도는 개츠비가 암흑가의 인물이라고 추측하는 자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때 그는 저 계단에 서서 자신의 영원히 더럽혀질 수 없는 꿈을 숨긴 채 그들에게 손을 흔들어 작별 인사를 하고 있었다.        -192쪽 

 

'영원히 더럽혀질 수 없는 꿈'을 간직한 개츠비의 운명은 결국 죽음으로 끝나고 말지만 그의 '영원히 더럽혀질 수 없는 꿈'에 대해서 두고두고 생각해보게 되는 게 이 소설을 읽는 재미다. 개츠비는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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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의 캔버스
하라다 마하 지음, 권영주 옮김 / 검은숲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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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도시인 스위스 바젤에서 펼쳐지는, 앙리 루소의 그림을 둘러싼 두 큐레이터의 대결. 큐레이터 출신 작가의 이점을 잘 드러낸 명작. 읽는 내내 세상의 일을 잊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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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04-04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제게 작가 이름이 낯선 책인데, 읽으면서 세상 일을 잊을 정도라고 하시니, 나중에 기회되면 읽어보고 싶습니다.
nama님, 오늘은 비개인 날의 오후라서 그런지, 어제보다는 조금 더 밝은 느낌이예요.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nama 2018-04-04 20:30   좋아요 1 | URL
서양미술에 관심이 있다면 더욱 재밌게 읽으실 수 있어요.
즐거운 봄날 되시길 바랍니다.^^
 

 

 

 

 

 

 

 

 

 

 

 

 

 

 

소설은, 읽기는 재밌는데 읽은 후 무언가를 쓴다는 게 그리 재밌는 일이 아니다. 그냥 읽은 것으로 만족하고 싶은데 이렇게라도 읽은 흔적을 남기지 않으면 언젠가 또 읽을 것 같아 짧게나마 기록하고자 한다.

 

 

마쓰모토 세이초의 단편을 처음 접했다. 오로지 글을 쓰기 위해 살았다는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작가의 삶 때문에 읽게 되었다. 

 

여기에 실린 소설은, 단편 하나하나마다 그 자체로 완성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걸 수작이라고 하나. 내용이나 문체가 깔끔하면서 분명하다. 물론 내용 그 자체는 그리 유쾌하지는 않다. 재능은 있으나 지지리 복도 없는 사람들, 배우자가 있으나 내연의 관계를 어쩌지 못해 기구한 운명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어 나도 모르게 혀를 차고는 했다.

 

 

 

 

 

 

 

 

 

 

 

 

 

 

 

 

읽는 김에 더 읽자 싶어 <잠복>을 잠시 집어들었으나 이 책은 후일로 미룬다. 이 책을 읽다보면 다른 책을 못 읽을 것 같아서다. 일단 마쓰모토 세이초의 단편의 맛은 본 셈이니...

 

 

 

 

 

 

 

 

 

 

 

 

 

 

 

이 책은 구입한 지 좀 되는데 이리저리 굴리다가 끝내 읽지 못했다. 바쁘다는 핑계로. 이 작가에 대해 좀 더 알고 있었더라면 그렇게 무심하게 내버려두지 않았으련만. 언젠가는 읽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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