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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가지마, 절대로 내친구 작은거인 15
이오인 콜퍼 지음, 토니 로스 그림, 이윤선 옮김 / 국민서관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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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로 책이 올 때마다 새 책에 대한 호기심이나 반가움보다는 부담감 때문에 상자 열기를 머뭇거리는 초등4학년 딸아이를 두었다. 처음에는 안그랬는 데, 아마 부모 욕심이 자식의 의욕을 앞서고 있는 것 같아 좀 마음을 비워야 할 것 같다.

그러던차에 이 책은 딸아이의 시선을 단번에 끌어당겼다. 순간 눈빛에 별빛 같은 반짝임도 스친다. 그러나 아이는 그 즉시 책을 손에 들지않는다. 손에 들고 있던 만화책을 다 읽고나서야, 그리고 집을 나서기 직전 엄마의 성화의 못이겨 겨우 책을 가방에 넣는다. 내가 그간 독서를 강요했었나?

내가 읽은 느낌, 아이의 생각을 서로 나누어보았다. 왜냐면 나는 솔직히 이 책을 읽고 좀 난감했다. 평소 내가 읽는 책과는 거리가 참 멀기 때문인데 그래도 동화책을 읽으려고 하는 의도는 어린 딸아이를 두어서이다.

우선 아이의 말 - 제목이 마음에 든다. 그러나 내용은 기대보다 부족하다. 너무 짧아서 금방 다 읽었다. 아쉬운 부분은 감자총 선생님의 활약상이 별로 없다는 것. 도서관에서 말썽 피우는 아이들을 호되게 그리고 무섭게 해치울 줄 알았는데 별 게 아니라는 것, 그 부분이 덜 자극적이어서 좀 시시하단다.

그러면 이 책이 말하고 싶은 것을 한 마디로 하면 무엇일까? 라고 물어보았더니 돈 100원을 달란다. 100원을 주고 얻은 말이 이렇다.

"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으라고 말하고 있어. "   이어지는 말 "그래도 도서관 가기는 싫어. 재미없어"

이 책은 딱 이 정도인 것 같다. 한마디로 약발이 좀 약하다. 모처럼 책 제목에 눈을 빛내는 아이에게 좀 내용이 풍부해서 그 호기심을 꽉 채워주고 도서관을 향하게 해 줄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텐데 하는 생각이든다. 그래 이건 좀 무리겠지? 동화책 한 권에 아이들 생각이 쉽게 바뀌어지나?

학교에 가지고 갔더니 친구들이 보여달래서 두고 왔다고 한다.  그래 그 정도면 되었지 뭐. 그래도 아이들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으니.

마지막으로 하나 더 물어보았다. 별이 다섯 개 있는 데 너는 이 책에 대해서 별을 몇 개 줄래?

"음, 네 개. 2% 부족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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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누이트 형제의 모험 - 마음이 자라는 특별한 여행
프랑수아 베이제 지음, 양희영 옮김 / 지식의풍경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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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세의 이누이트 청년 이타크가 모험을 떠난다는 이야기. 사실을 근거로 한 동화나 소설이 그렇듯 처음에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다가 끝은 지지부진하게 끝나는 그런 실화쯤으로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이런 편견이 깨지면서 한편의 잘 만들어진 만화 영화 속으로 몰입되는 기분이 들었다. 그렇다면 만화 같은 내용이었냐 하면 그건 아니다. 비록 도시 문명에 찌든 시각으로 볼 때, 이십 세도 안돼는 주인공과 어린 동생이 북극을 헤치면서 모험을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이냐 하는 의구심도 없지 않았지만 그 부분은 이 책을 쓴 사람의 경험을 믿기로 했다. 15년 넘게 이누이트와 함께 살았다는 작가의 체험에서 이 책이 나왔음을 고려하면 나의 의구심은 부질없고 중요한 것도 아닐 것이다.

  그들이 자신들을 일컫는 "이누이트"라는 단어보다 백인들이 붙인 "에스키모"(날고기를 먹는 사람이라는 뜻)에 훨씬 더 익숙한 나로서는 사실, 이런 종류의 이야기를 받아들이는 데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소위 우리식의 문명화와 저 몰인정한 세계화로 번역되지 않는 그들의 삶을 읽고 받아들이는 게 쉽지는 않다. 잘 모르니까. 그러나 내가 살아보지 못하는 또 다른 세상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과 야성으로 길들여진 그들이 삶이 부러운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일정 부분, 픽션으로서가 아니라 넌픽션으로, 사실주의 시각으로 읽기도 했다.

  요즘의 우리 아이들에게 이 책은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우리 아이들에게 "모험"이라고 이름 붙이는 것들이 얼마나 상업적이며 일회적인 행사며 수박 겉핥기조차 되지 못한다는 것을, 따라서 모험이란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박제된 유물 혹은 옛 이야기에 나오는 낯설고 엉뚱한 것들이라는 것을 길게 설명해서 무엇하리.  이런 우리 아이들에게 그러나, 이 책은 그나마 잠시나마 모험에 대한 대리 경험의 기회를 줄 수 있으리라.

  모험이란? 거창한 게 아니라 먹고 자고 입는 것을 스스로 해결해 보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사냥을 해서 먹을 걸 해결하고, 얼음집인 이글루를 지어서 추운 밤을 지새보고, 사냥한 동물로 만든 옷을 입는 것. 이 책의 어린 두 주인공은 너무나 당연한 듯 이런 일들을 훌륭하게 해낼 줄 안다. 우리 아이들도 이 책을 통해 먹고 자고 입는 것의 그 지난한 과정을 곰곰이 따져보고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이것을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것이 살아있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부딪쳐야 하는 모험이라는 것도 한번쯤 심각하게 생각해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나오는 만화 같은 장면은 상상력을 발휘하여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흠뻑 그 분위기에 젖어들면 좋겠다.

  잃어버리고 심지어 거세당한 듯한 야성을 불러일으키고 잠시나마 환상적인 동심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어서 이 책을 읽는 동안 내내 행복했다. 더불어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이누이트 언어("이눅티투트"라고 한다.)의 낯선 단어 몇 개를  소리 내어 발음해보는 것도 또 하나의 색다른 즐거움이었다.

  또 더불어 알게 된 <이누이트 소년의 노래>(by 피터 르랭기스)와 <이누이트가 되어라>(by 이병철)라는 책도 읽고 싶은 도서 목록에 추가되는 덤도 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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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흑설공주 이야기 흑설공주 1
노경실 외 지음, 윤종태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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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4학년인 딸아이에게 책을 자주 사 주는 편이다. 더 어릴 적에는 그런대로 읽어주곤 했었지만 지금은 바쁘다는 핑계로, 왠만큼 자라서 혼자 읽을 줄 안다는 안이함으로 그저 책만 사주는 편이다. 너무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도 아이의 독서에 득이 되지 않을 거라는 내 나름의 배려아닌 배려로 그저 덤덤하게 책을 안겨주는 것으로 만족하곤한다. 어쩌랴, 나 자신도  읽을 책이 늘 밀려있는 것을.

그러다가 오랜만에 동화책을 함께 보게되었다.  제목도 재미있는 흑설공주. 아이는 한권을 단숨에 읽어 제끼는데 나는 시간이 좀 걸린다. 우선 집중이 되지 않는다. 이미 백설공주, 팥쥐콩쥐, 신데렐라 이야기에는 신물이 나 있었기 때문이고 이제는 동화에 정신없이 빠져들 그런 나이도 이미 훌쩍 넘어버리고 말았기 때문이다. 동화는 더 이상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세계에서 동화에 집중하려면 입시 준비라도 하는 것처럼 마음을 다잡아야한다.

그래서 우선 딸아이에게 물어보았다.

" 이 책을 누구에게 읽히면 좋을까?"

딸아이 대답. " 우리반 남자애들한테 읽히면 신날텐데"

"왜?"

" 오히려 남자가 여자한테 당하잖아."

그랬나? 우리 아이도 차별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나? 외동이라서 차별을 느낄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그런 건 있겠다.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으니까 " 고추 하나 달고 나오지 그랬어?"하는 말은 좀 들었겠다. 그 말에 차별을 느꼈을까?

여자가 남자한테 차별을, 남자가 여자한테 차별을 당하는 건 결국 그게 그거다.  이 책에 나오는 저자의 말처럼 "남자와 여자는 적이 아니라 동반자"이니까. 그런 의미에서 <오누이 힘 합하기>는 참 적절하다. 직접 읽어보시길.

동등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자기 길을 개척하며 당당히 일어서기 위해서, 이 몇 편의 동화들은 나름대로 열심히 그 길을 모색한 흔적이 역력하다. 마녀 한테 사과 대신 책을 받고 기뻐하는 흑설공주, 열심히 책을 읽으며 의기투합하는 팥쥐 콩쥐 자매, "시장에서 새엄마 몰래 산 책으로 공부하기 시작"하는 신데렐라, 할머니가 준 진주를 팔아 공부해서 항해사가 된 인어공주. 이들의 공통점은? 열심히 공부해서 세상과 맞서기, 쯤으로 읽혀지는 것은 무엇일까? 이 시대에는 공부에서 자유로운 아이들이 어디 있으리오, 만은 이런 일련의 동화에서마저 공부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아 좀 괴롭게 읽혔다.

아동 문학은 재미와 교훈, 이 두 가지가 근간을 이루고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일단은 이 책은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도 말할 수 있겠다. 단숨에 읽고 통쾌감을 느끼고, 자연스레 엄마가 해야할 잔소리를 대신해주고 있으니까 말이다.

딸아이의 학급 문고에 얼마 전 책 세 권을 기부하자 그 때 딸아이가 너무나 좋아한다. 마치 요즈음 흔히 하듯 피자 몇 판 돌리기라도 한 것처럼 뿌듯해한다. 이 책을 한 번 더 읽은 딸아이가 이번에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 반 학급문고에 좀 보내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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