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과 아이 - 문성식 드로잉 에세이 페이퍼 패션 Paper Passion 시리즈 2
문성식 글.그림 / 스윙밴드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연휴가 되어서야 겨우 한가해진 기분이 되는 것 같다. 도서관 신간코너 한 구석에 있는 이 책을 집어들기에는 시간보다 넉넉해진 기분이 필요했다.

 

우선 <굴과 아이>라는 제목 속의 '굴'에 대한 착각을 생각하면 웃음부터 나온다. '굴'이라는 단어를 처음에는 먹는 굴로 짐작했는데 알고보니 '터널(기차)'이었다. 어쩐지 먹는 굴과 아이는 영 어울리는 조합이 아니잖은가. 내가 먹는 굴을 좋아하다보니....

 

문성식, 1980년 생. 경력과 이력이 화려하다면 화려한데 내 눈에는 그게 별로 와닿지 않는다. 뭐 그림만 좋으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품고 있을 터.

 

드로잉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과 글쟁이가 글로써 모든 걸 표현하듯 그림쟁이는 그림으로 모든 걸 표현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라면발 넘기듯 후루룩 읽어버려야지 했는데 어느새 눈 보다 마음으로 읽게 되다보니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는다. 그림 보면서 웃다가 울다가 눈이 휘둥그래지기도 한다.

 

특히 <노인과 파리>, <노인>. 임종을 앞둔 노인을 둘러싼 가족을 그린 <작별>을 보고있자니 눈물이 고이는 것 같다. 코 끝이 찡해진다. 이 그림들을 사진을 찍어 올리면 이해가 빠르겠지만 사진은 작가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 지금 카메라도 없지만.

 

부모님을 여읜 분들이 보면 눈물이 나리라. 백이면 백.

 

마음으로 그린 그림 에세이집이라 말하면 이 책에 대한 총평이 되려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저녁에 한잠 자고 일어나 다 늦은 시간에 빨래 널고 있자니 딸아이가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온다. 힘들어 죽겠다는 딸에게 다짜고짜 아버지휴대폰으로 보낸 사진을 내 메일로 보내라고 재촉한다. 이 시간에 자지 않고 딸아이 얼굴 보는 것도 오랜만인데...나도 참 고약한 엄마다. 간식이나 좀 준비해주지...내일 모레가 수능인데....


댓글(2)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hnine 2015-09-17 0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벌써 수능 날짜가 다가오는군요.
2G폰으로 찍은 사진 같지 않아요. 정말 멋진 색과 구도인걸요.

nama 2015-09-17 07:17   좋아요 0 | URL
역시 하루를 일찍 시작하시는군요. 음, 제가 설거지할 시간에 들어오셨군요.
그러게요. 수능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긴장이 되네요. 그나마 자식이 하나라서 참을 만하지만...우리나라가 저출산 국가일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든 건 제가 대학에 들어갈 때부터였던 것 같아요. 공부로 학을떼게 하네요. 그전이나 지금이나.
 

어제, 일요일임에도 학교에 나와 6시간 동안 시험 출제하고, 한 시간 걸어서 집에 가니, 갑자기 우울해졌다. 뭐 이렇게 살아야 되는가 하는. 시험 출제 기간이 넉넉해서 천천히 해도 되지만 해야 할 일을 그냥 두고 못보는 성질이라서, 이 성질 때문에 아무래도 수명이 단축될 터.

 

냉장고에서 맥주 한 캔 따서 홀짝거리며 며칠 전 동료에게서 얻은 인도영화를 틀었다.

 

 

인도 배우, 아미르 칸은 무조건 좋다. 이 배우가 출연한 영화를 본 건 <세 얼간이>, <지상의 별처럼>, 그리고 이 <PK >가 전부지만 오랫동안 진한 감동을 남긴다.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감동이다.

 

이 영화는 한마디로 신들의 나라에서 감히 신을 건드린 영화다. 아, 이게 또 인도니까 가능한 영화이리라. 힌두교, 이슬람교, 자이나교, 시크교...이 모두를 더한 바하이교까지. 내 개인적인 종교역정도 만만찮은데, 침례교, 여호와의 증인, 카톨릭, 불교 까지 종교라면 나도 빠지지 않을 이력을 갖고 있다.

 

각설하고,

 

pk로 나오는 아미르 칸의 대사가 인상적이어서 이 바쁜 아침에 몇 자 옮겨본다.

 

pk: 두 종류의 신이 있는 것 같다구요.

    당신들을 만드신 신과 당신들이 만든 신이요.

   난 당신들을 만드신 신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라요.

   하지만 당신들이 만든 신은 감사를 드리면 좋아하지만 작은 일에도 사람들을 겁먹게 만드시죠.

   모두를 만드신 신을 믿으세요.

   당신들이 만든 가짜 신은 내쫓아버리시구요.

 

힌두사제: 젊은이, 우리는 우리 신을 보호하는 법을 안다네.

 

pk: 신을 보호한다구요? 당신들이?

    이 별은 아주 작아요.

    수백만 개의 훨씬 거대한 별들이 우주 가운데 존재한다구요.

    그런데 당신이 이 작은 별의, 작은 도시의, 작은 방에 앉아서, 신을 보호하겠다고 이야기 하는  건가요? 이 모든 생명을 만드신 분을?

   그 분은 우리의 보호가 필요하지 않아요. 스스로가 잘 보호하실 수 있다구요.

   오늘 어떤 사람들이 자기들 신을 보호한다고 하는 바람에 내 친구가 죽었어요.

 

 

외계인의 시각으로 지구를 바라보면, 그래 월요일도 영원한 건 아니니까 즐겁게 보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방금 찍은 사진을 올린다. 출근길에 찍자니 출근길이 여행길 떠난 듯 설렌다. 한번쯤은 해볼만한 짓이다.

 

달맞이꽃. 낮에는 꽃 핀 모습을 보기가 어렵다. 근데 어제는 두 송이 다 피었었는데...

 

 

무궁화꽃도 이쁜 구석이 있다는 걸 알았다.

 

 

이름도 알 수 없는 야생화지만 어딘지 애처롭다. 한꺼번에 다 피워올려도 눈길을 사로잡기 힘드니...

 

 

모닝 글로리, 아침의 영광, 나팔꽃.

 

 

아침부터 이렇게 고혹적이면 어떡하냐구.

 

 

겹겹으로 쳐진 거미줄. 너희들도 치열하게 사는구나. 나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구만.


댓글(2)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hnine 2015-09-09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요` 누르고, ˝좋아요˝ 말씀드리고 갑니다 ^^
출근길을 여행길로 만드는 능력을 가지신 분!

nama 2015-09-09 16:56   좋아요 0 | URL
그냥 카메라를 어깨에 걸면 여행길이 되어요. 갑자기 헐크라도 된 기분이 들어요 ㅎㅎ 마구마구 힘이 솟는...
 
나의 사적인 도시 - 뉴욕 걸어본다 3
박상미 지음 / 난다 / 201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녀처럼 서울을 살아도 재밌을 것 같은데, 먼 곳이 아름답다고, 뉴욕을 갈망하게 한다. 짧은 여행으로는 얻을 수 없는 뉴요커의 섬세한 시선과 묵직한 감성이 페이지마다 한가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