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의사를 못믿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또 의사를 찾아갔다. 이건 애증도 아니고, 건강에 대한 지독한 염려증에서 나오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인가?

 

방학을 하고 며칠 후. 평소 다니던 도서관에서 '류머티스 관절염'이라는 강좌가 있다기에 시간에 맞춰 갔더니 로비에서 혈관나이을 무료로 측정해주고 있었다. 손가락에 집게 모양의 기구를 끼우는 게 전부인 아주 간단한 측정이었는데, 문제는 결과였다. 함께 간 남편은 +2, 나는 +10이라는 엄청난 결과가 나왔다. 혈관나이로 나는 벌써 60대 중반을 달리고 있다는 거였다. 옆에 있는 30대로 보이는 어떤 여인네는 혈관나이가 13세로 나왔다며 싱글벙글이고, 그 옆의 어떤 여인네는 결과를 믿을 수 없다면서 재측정을 하겠다고 다시 줄을 서고 있었다. 시험성적에 불복하는 녀석들이 0MR 카드에 마킹한 자신의 필적을 확인하고서야 자신의 점수를 인정하는 것처럼. 흠, 컴퓨터가 거짓말할까?

 

마침 이런 책을 읽고 있었다.

 

  '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중풍... 모든 병의 치료는 해독에서 시작된다.'

 "평생 병 없이 약 없이 살고 싶다."

 

 여기서 제시하는 방법은 어려운 게 아니다. 한의사인 저자가  처방하는 1박2일 디톡스를 따라하면 된다. 부작용도 없다고 한다. 딸아이의 초등시절, 온 몸 여기저기에 난 피부염으로 고생하고 있었을 때  아토피/건선 전문 한의원에서 집중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 배독치료를 매우 중요시했는데 하여튼 10개월 정도의 기간동안 매일 장판사우나와 소금반신욕을 해야 했다. 어린 나이에 그 고생이라니...덕분에 완치는 되었다. 거기에 비하면 1박 2일 디톡스로 건강해질 수 있다니, 게다가 혈압약을 끊을 수도 있는 방법이라니...

 

 

이럴 때 생각이 길어지면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다. 그래 결국 이 책의 저자가 운영하는 한의원을 찾아서 갔다. 집에서 멀지 않은 김포에 있었다.

 

1박2일의 디톡스는 사실 간단하지 않다. 21일 간의 신장정화, 1박2일의 간정화를 위해 처방된 약을 먹고, 비타민제를 하루 두 끼 복용하고, 물을 많이 마시고, 찜질팩으로 항상 배를 따뜻하게 해줘야 한다. 이런 기회에 내 몸에 공을 들이며 모처럼 육체와 정신이 일치되는 기분을 느끼기도 했으나, 글쎄 이렇게까지 공들이며 오래 살아야 하는 회의감도 들었다. 내가 잘 사는 게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이듯 내 몸이 건강해야 다른 가족들에게 민폐끼치지 않는 것이라는 논리로 합리화시킨다.

 

1박2일의 디톡스가 드디어 오늘 오전에야 끝났다. 아직도 화장실에 가서 변의 모양새와 색깔을 확인하고 있다. 이 책에 따르면 아무래도 한차례 더 디톡스를 해야 할 것 같은데, 흠 좀 괴롭다. 하루 저녁과 다음 날 아침의 금식과 약 투입이 생각보다 고되다. 생체실험이 따로 없다. 만 하루도 안 되는 금식을 이렇게 힘들어하다니 단식투쟁을 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큰 일을 하는 건가, 라고 생각지 않을 수 없었다, 엉뚱하게도. 단식투쟁은 커녕 내 한 몸 오래 살겠다고 별 짓을 다하고 있으니....

 

효과는 한 달 후에 피검사를 해보면 알 수 있다고 한다. 글쎄 콜레스레톨이 그렇게 만만하게 잡힐까. (콜레스테롤에 대한 상반된 견해, 이를테면 고콜레스테롤 유해성이 부풀려졌다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반대의견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다시 개학하면 건강식과는 거리가 먼 온갖 튀김류와 인스턴트 식품으로 점심을 급하게 해결하는 날들이 이어질텐데.

 

교황을 만나는 세월호유가족 기사를 보면 눈앞이 뿌예진다. 울먹울벅해진다. 이런 날 오래 살겠다고 연신 화장실을 드나드는 내 모습이 볼썽사납다.

 

<참고서적>

한의사 선생님의 책상 위에는 건강/의학 관련 서적이 십여 권 쌓여 있었고 책마다 포스트잇이 잔뜩 붙어 있었다. 늘 책을 읽고 있는 분 같았다. 늘 책을 읽는 의사, 공부하는 의사에게 신뢰감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한의원에서 권유한 미네랄워터, 이 책에 근거를 두고 있다.

지금 읽고 있음.

 

 

 

 

 

 

 

 

 

 

또 한가지, 비타민C가 있다. 역시 이 책에 근거를 두고 있는데 앞으로 읽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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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4-08-16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역시 콜레스테롤 수치 때문에 경고 받은 사람으로서 (^^) nama님의 실험에 관심이 가는데요?
저도 나름의 방법으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좀 낮추긴 했습니다만.

nama 2014-08-17 14:23   좋아요 0 | URL
어떤 방법을 쓰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평소에도 육식을 가능한 한 멀리하려고 애쓰고, 하루 한 시간 걷기가 생활화되었는데도 콜레스레롤 수치 낮추기가 무척이나 어려워요.

hnine 2014-08-17 15:06   좋아요 0 | URL
아, 저랑 비슷하시네요. 저도 육식 잘 안하고 하루 한 시간 운동 하는데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그대로더라고요. 그런데 미역, 다시마, 두부 혹은 검은 콩을 거의 매일 먹었더니 콜레스테롤 수치가 팍 떨어졌어요. 양파즙이 좋다고 해서 몇달 먹었을땐 변화가 없었고요. 아마 사람 체질에 따라 효과를 보는 방법이 다른 듯 해요.

nama 2014-08-17 20:36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저도 열심히 따라해보겠습니다.
그러나 미역, 다시마, 두부를 매일 먹는 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듯싶네요.
 

병원이 있다. 20년 넘게 인연을 유지해온 단골 내과의원이다. 주로 위염이나 감기 때문에 드나들다가 언젠가부터는 혈압이 높다하여 순순히 받아들였고, 또 얼마 지나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 하여 그런가보다 하고 고분고분한 환자가 되어버렸다. 의심 같은 것, 하지 않았다. 20년 넘게 쌓아온 신뢰감이 있지 않은가.

 

미용실이 있다. 단골로 다니는 미용실은 아파트 단지내에 있는 작은 곳이다. 처음에는 특정 헤어스타일을 요구하다가 요즘은 그냥 맡겨버린다. 알아서 잘라달라고 하면 더 좋아하시는데 그 좋아하는 표정이 좋아서 그냥 맡겨버린다. 그전에는 유명 미용실에 드나들었는데 어느 날 담당 미용사가 직장내에서 승급했다며 미용료를 오천 원 더 내야한다는 말에 발을 끊었다. 지금의 동네 미장원은 그 유명 미용사의 1/3 가격도 안 되는 미용료를 받지만 내게서 돈을 더 받아내려는 생각은 안한다. 염색을 해달라고 하면 몸에 안 좋을 수도 있으니 그냥 지내라며 염색을 거부한다.

 

요즘 읽은 몇 권의 책.

 

   

 

 

 

 

 

 

 

 

 

 

 

 

 

이 책들을 읽고 고민이 깊어졌다. 그간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내가 믿어왔던 단골의사에 대해 곰곰 생각해보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 의사선생님은 환자들에게 굉장히 친절하고 사근사근해서 의원은 늘 환자들로 넘쳐난다. 1시간 이상 대기하는 건 보통이다. 긴 시간 대기실에 앉아 멍청히 텔레비전을 보고 있으면 환자의 순번을 어기고 중간에 슬쩍 진료실로 들어가는 말쑥한 차림의 남자들을 볼 수 있는데 다름아닌 제약회사의 영업사원들이다. 자주 본다.

 

이 의사선생님은 콜레스테롤 처방을 하면서 이 약이 골다공증 예방도 하는 약이라고 했다. 콜레스테롤이 높으면 건강에 좋지 않다고는 하는데 어떻게 안 좋은지는 설명을 들은 기억이 없다. 부작용에 대한 설명 역시 없었다. 친절한 분이라서 꼭 필요한 부분에 대한 설명을 듣지 않았음에도 별로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위의 책들을 읽다보니 나의 맹신이 여실히 드러났다. 콜레스테롤 약을 그대로 먹는 게 아니었구나, 하는 뒤늦은 깨달음이 일었다.

 

유명 미용사의 미용비 인상에는 그렇게 칼날 같은 잣대를 들이대면서 내 생명을 다루는 의사의 처방에는 한 치의 의심도 없었다는 것은, 스스로 생각해볼 때 매우 부끄러운 일이다. 권위에 복종하고 있는 것도 의식하지 못했다.

 

콜레스테롤약이 골다공증에도 효과가 있는 것처럼 의사들이 믿고 권유하는 것...<의사들이 해주지 않는 이야기>에 실린 내용을 읽고서야 비로소 내 단골의원에 왜 그렇게 자주 제약회사의 영업사원들이 드나드는지 이유를 알게 되었다. 의심 없는 의사에 의심 없는 환자. 그 사이 나는 진짜 환자가 되어 가고 있고.

 

여기에 넘쳐나는 온갖 정보도 한 몫 한다.

<의사는 수술 받지 않는다>에 나오는 한 대목.

 

p.83...정보가 너무 많으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되어 버린다. 인터넷과 TV에서 쏟아져 나오는 온갖 건강 정보와 뉴스들은 사실 잘 포장된 마케팅 의도들을 숨기고 있는 수가 많다. 때로는 거의 공해 수준이다. 그것이 알기 싫다.

 

<콜레스테롤은 살인자가 아니다>를 조금만 들여다보아도 어떵게 그렇게 의심 한 조각 없이 의사의 처방을 그대로 따를 수 있었는지 소위 '지성'이라는 게 내게 있었는지 반성하는 마음이 들 지 않을 수 없다. 참담할 정도이다.

 

이제는 의심할 수는 있는데 이제부터가 문제다. 어떻게 행동해야 할 지 고민이 깊어진다.

 

염색의 부작용으로 병원 응급실에 실려가는 경우도 있다며 염색을 극구 말리는 동네 미용실 원장님의 상식과 양식이 새삼 돋보인다. 병원 단골의사선생님은 콜레스테롤 처방을 하면서도 혹여나 있을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고 나 역시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는데 이건 상식도 양식도 아니다. 그냥 맹신이다. 의료생태계의 먹잇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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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아프지 않은 습관 - 척추, 관절, 허리, 일상의 통증을 이기는 법
황윤권 지음 / 에이미팩토리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그간 우리는 '무릎이 아프면 무릎 관절 속 연골이나 뼈, 반월상연골판 등의 문제를 가장 먼저 떠올리고', '허리가 아프면 척추 뼈, 디스크, 신경 등의 문제가 아닐까 하고 가장 먼저 걱정하도록 훈련되어'있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무릎 관절염이나 허리 통증 등은 대부분 근육이나 힘줄과 연관되어 생겨난다고 한다.

 

실제로 나 역시 이렇게 생각해왔다. 작년, 1년 넘게 무릎 안쪽인 오금이 아파서 동네 여러 의원-정형외과, 한의원-을 전전하다가 결국엔 대학병원까지 가서 근전도 검사를 받아보았다.  검사 결과 별 이상은 없다면서 A의사는 B의사에게 가보라고 해서 다시 B의사에게 갔더니 이분이 잊지 못할 어록을 남겨주신다. "아프다는 생각 자체를 잊어버려라." 이 말씀과 함께 한 달치의 약처방전을 써주는데 일단 약국에 가서 구입하고 집에 돌아와 검색을 해보니, 이 약이 보통 약이 아니었다. 신경계통의 약으로 부작용으로는 자살충동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자살보다는 좀 아픈 게 낫지 싶어 급기야 쓰레기통에 버리고 말았는데...여전히 통증은 가시지 않았다.

 

얼마 후 다시 동네 정형외과에 갔더니 인대에 염증이 생겨서 그렇다는 얘기를 반복한다. 이 말을 그전에도 들었건만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엉뚱한 대학병원에 가서 60여 만원만 버리고 왔다. 물론 말씀 한마디는 남았지만.

 

동네 의원에서 하는 말, 즉 인대에 생긴 염증이 원인이라는 말이, 이 책에서 주장하는 말-'무릎 관절염이나 허리 통증 등은 대부분 근육이나 힘줄과 연관되어 있다'-과 일치한다. 그러니까 근전도검사 따위가 필요없다는 얘기였다. 그런데 이 고상한 대학병원에서는 불필요한 진료행위를 마음 약한 환자에게 권장하고...물론 내가 선택한 진료이긴 했지만...나의 무지를 탓할 수밖에.

 

그러면 여전히 아픈(이제는 오금이 아니라 앞발바닥 통증으로 고통받고 있다.) 이 증세를 어떻게 다뤄야 하느냐인데, 방법은 '굳어진 것을 물리적으로 부드럽게 하는 과정, 즉 두들기기와 관절 근육 스트레칭'으로 풀어야 한다고 한다. 알고보면 참 쉽고도 간단한 방법이다. 따라서 "통증을 싹 없애준다는 어떤 효과 좋은 약, 무릎이나 허리에 좋다는 소문난 어떤 보조식품이나 음식을 통해서 증세를 해결하려는 것은 근본적인 것이 아닐 수 있다'고 한다.(178쪽)

 

나이가 들면 무섭게 다가오기 시작하는 '퇴행성관절염'이라는 단어도 이렇게 생각하라고 한다. '~염'은 '열이 나고 부어오르는 염증 같은 특수한 상태만을 말하는 게 아니라, 정상이 아닌 모든 상태를 총칭해서 표현'하는 것이고, '퇴행성'이라는 단어는 '사람이 늙어가는 과정에 수반되는 모든 변화'를 일컫는 말로 '나이가 먹으면서 생겨나는 다양한 변화를 의미하는 포괄적인 단어'라고 한다. 그러니 너무 겁 먹지 말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무릎 퇴행성관절염에 대한 결론은 이렇다.(27쪽)

1. 무릎 퇴행성관절염은 오랫동안 진행되어온 병이기 때문에, 치료도 오랜 시간에 걸쳐 해야 한다.

2. 무릎 퇴행성관절염은 환자 스스로 얼마든지 치료하고 관리할 수 있는 병이다.

 

여기서 '환자 스스로 얼마든지 치료하고 관리'하는 방법이 바로 '두들기기와 관절 근육 스트레칭'이라고 한다.

 

나 스스로가 이 방법으로 발의 통증을 낫게 하고 그 결과를 리뷰로 쓸 수 있으면 좋으련만, 의심만 많고 실천력이 떨어지는 내가 얼마나 달라질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온갖 통증으로 고통 받는 친구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어 서둘러 소개해본다. 이 책에 나오는 글처럼 '걷는 게 두려워지는 순간, 생의 행복은 반감된다.'는 말에 절대적으로 공감하는 친구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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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건강하면 평생이 건강하다 - 3040 직장인들을 위한 One-Day 건강 프로젝트
김양중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13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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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의 의료전문기자가 쓴 책.

 

모자라지도 과하지도 않는, 아주 일상적인 수준의 건강상식을 다루고 있다고 여겨진다. 물론 의사출신답게 객관적인 통계자료나 의학전문지에 실린 각종 연구결과들을 토대로 썼다. 이 책 한권을 읽었다고 해서 건강상식이 크게 늘 것 같지는 않지만, 기초를 다지는 의미로는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세상 사는 일에 기초가 얼마나 중요한가.

 

잊지 않기 위해 몇가지 기록해둔다.

 

* 칫솔질: 탄산음료를 마신 뒤에는 30분이나 1시간 정도 칫솔질을 늦게 하라. 탄산음료의 산성 성분이 치약 속에 들어 있는 연마제와 만나면 치아를 보호하는 구실을 하는 법랑질이라는 막을 파괴하여 치아를 마모시킬 수 있다고 한다. 맥주나 커피도 비슷하다고 한다. 흠, 커피와 맥주라...

 

*단전호흡을 하라: 단전호흠을 하면 심장질환은 물론 고혈압, 당뇨, 지방간까지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흠, 뭐든지 꾸준하게 하는 사람이 성공한다고 하는데 단전호흠도 그렇겠지...

 

*제약회사들이 숨기고 있는 비타민의 진실: 시중에 나오는 여러 비타민제들이 실제로는 여러 질병 예방에 별다른 효과가 없다고 한다. 심지어 인공으로 만든 비타민제들을 많이 먹으면 오히려 수명이 짧아진다는 연구 결과까지 있다고 한다. 코펜하겐 쇼크라고 한다.(2000년대 초반)

 

*현재 20~40대라면 암 예방과 함께 심장 질환 예방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20~40대가 평균 수명을 살 경우, 암 사망률은 매우 낮아져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우리나라도 서구처럼 사망 원인 1위는 심장 질환, 2위가 암이 될 것이다.

 

*비만에 대한 인식 교정: 보통 체질량 지수를 주로 비만의 척도로 삼는데, 체질량 지수는 몸무게(kg)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지수가 25이상이면 비만으로 본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우에는 그 지수가 22.6~27.5인 사람들의 수명이 가장 긴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 결과가 의미하는 바는, 서양 사람들과는 달리 우리나라 사람들은 약간 통통한 정도에서 가장 건강하다는 것이다. 흠, 내 체질량 지수가 23~24정도니까 '수명이 가장 긴' 부류에 들어가는 셈이다. 원래부터 표준키, 표준체중 따위야 안중에도 없었고 무시하고 살았는데, 세상의 기준 따위에 주눅들지 않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다보니...

 

여기서 퀴즈 하나. 우리 나라 20~30대의 사망 원인 1위는 무엇일까요?.....자살이라고 한다. 40~50대의 사망 원인 1위는 암, 2위는 자살이라고 한다. 우울한 내용이다. 그게 사실이라면 이런 건강상식류의 책은 좀 심심하고 한가한 거 아닐까? 자살을 생각하며 삶의 기로에 서 있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는데 자신만의 건강을 챙긴다는 게 좀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오자 좀 고쳐주세요. p.136...'걸을 때에는 ..약간 빠르게 걷도록 하자. 권장되는 속도는 1시간에 56km를 걷는 것이다.' 눈을 씻고 봐도 56km로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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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3-06-17 0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6km가 맞겠지요?
저는 이런 책을 보면 너무나 공감을 해서 문제랍니다. 약 기피 현상까지 가질 정도예요 ^^

nama 2013-06-17 10:18   좋아요 0 | URL
5~6km가 아닐까요?
저는 그래도 약은 약대로 먹는답니다. 물론 비타민제는 아니구요.
 
정신병동 이야기 이숲의 과학 만화 시리즈
대릴 커닝엄 지음, 권예리 옮김, 함병주 / 이숲 / 201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각종 정신질환에 관한 만화책. 정확하게는 정신병동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하면서 경험했던 일을 만화로 그린 책. 호기심 보다는 새로운 뭔가가 있을까 싶은 생각에 읽었다. 결과는, 만화라는 한계를 모르고 기대를 걸었다는 것.

 

치매, 망상, 자해, 반사회적 인격장애, 정신분열, 천재와 광인, 양극성 장애, 우울증, 자살 충동 등. 이 명칭들은  풀 이름, 나무 이름처럼 내게는 너무나 친숙한(?) 것들이다. 주변에 아픈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OECD 국가중에서 최고의 자살률을 기록하는 나라에서 살고 있잖은가.

 

이 책이 의미가 있다면, 지은이에게는 이 책을 통해 삶의 무대로 다시 돌아올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다. 지은이 자신도 우울증으로 고통스러운 세월을 보내야 했다고 한다. 그래서 마지막 페이지에 실린 다음 구절이 인상 깊게 다가왔다.

 

(160)...내 경험은 내게 국한된 것이기에 다른 사람에게는 유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이것만은 말하고 싶다. 약물치료와 친구, 가족의 도움도 중요하지만, 결코 자신을 부끄러워하거나, 자신이 쓸모없는 인간이라며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 살아남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싶다면 자신의 내면을 깊숙이 들여다보라. 나의 재능과 희망은 무엇인가? 나의 꿈과 열망은 어떤 것인가? 바로 그것이 당신을 구원할 것이다.

 

그리고 다음 구절.

 

(139)...자살이 남긴 파장은 끝없이 퍼져나간다. 가족, 친구, 지인, 낯선 이들에게까지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누군가 자살하면 평균 여섯 명이 그 죽음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고인의 부모, 배우자, 형제자매, 자녀들....'자살생존자'라고 부른다. 이들은 세상에 남아 평생 괴로워한다. 영문도 모르는 채 내가 더 잘할 수 있지 않았을까, 늘 자책하며 살아간다.

 

제길, 오늘이 바로 5월 23일이다.

 

노무현.

 

 

'자살생존자'가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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