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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살라 인디아]의 서평을 보내주세요.
맛살라 인디아 - 현직 외교관의 생생한 인도 보고서
김승호 지음 / 모시는사람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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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저술가 다치바나 다카시는 책 한 권을 쓰기 위해 백 권을 읽는다고 한다. 누군가는 말하기를,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그 분야에 관한 책을 1,000권정도 읽는다고 한다. 그러나 백 권을 읽지 않아도 전문가가 아니어도 한번쯤 욕심내서 쓰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그건 인도에 관한 책일 것이다. 단 며칠 동안이라도 인도라는 땅을 밟아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인도가 얼마나 많은 이야기 거리를 남기는 지를. 그래서 인도에 관한 책은 무지 많다. 끝이 없는 이야기처럼 인도에 관한 책은 끊임없이 세상에 쏟아져나오고 있다.

  인도 관련 서적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보면, 하나는 새로 배우거나 경험하여 알게 된 것을 방금 쓴 아마추어의 따끈따끈한 책과, 또 하나는 이미 충분히 배워서 알고 있는 것을 풀어서 차분하게 쓴 전문가의 숙성된 책으로 구분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무척 거친 분류법이긴 하지만.

 이 책은 그중에 따끈따끈한 책에 속할 것이다. 인도 주재 한국대사관에 근무하는 저자의 2년 간의 인도 경험에서 나온 책으로  인도의 경제에 관한 것을 위주로 기타 인도의 문화, 종교, 우리나라와의 관계 등을 다루고 있다. 특히 인도에서 선전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기업들의 활약상이나, 인도에서 사업에 관심을 둔 사람들을 위한 인도에서의 부동산 매입 절차 같은 부분이나, 올림픽 유치에 관한 일화등은 매우 생생하게 서술되어 있는데 저자의 하는 일과 관련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의 직함이 문화홍보관이라던가, 그래서인지 홍보용 기사같은 부분이 종종 나오는데 반감을 일으킬 정도는 아니지만 군더더기 같아 재미있는 건 아니다.

  그 외에 인도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여러가지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뭐랄까, 새로 알게 된 사실들을 누군가에 털어놓고 싶은 충동 같은 게 부분 부분 읽혀진다. 그러나 대체로 이 책은 재미있는 일화 소개와 지루하지 않고 간략하면서도 중요한 부분은 꼭 짚어주기도해서 처음 읽는 사람에게는 인도입문서 역할을 하리라고 본다. 특히 기존의 여러 여행기와는 달리 적재적소에 소개된 각종 통계 숫자와 분석은 인도를 이해하는데 적절한 도움이 될 것 같다.

 사족을 붙이자면, 탈자나 오자가 여러 군데 눈에 거슬린다. 인도의 인구가 11억과 12억 사이를 오가며 바라나시가 바라나 시로 씌여진 부분도 있다. 이런 자그마한 실수가 이 책의 내용을 더 거칠게 만드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인도를 개괄적으로 소개한 점과 인도의 경제 관련 각종 객관적 수치가 참고할 만하다.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 <인도는 무엇으로 사는가>(by 이광수),<내가 알고싶은 인도>(by 백좌흠), 이옥순,이거룡,임헌갑,임현담,강석경,류경희,법정스님 등의 인도 관련 도서 (http://blog.aladin.co.kr/nama/1638093)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인도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나 인도 관련 직업을 갖고자 하는 사람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p.97)한국은 보통 대학에서부터 주관식으로 답안을 작성하지만 인도는 초등학교 과정부터 영어로 작문 시험을 본다. 대학에서도 한국 학생들이 보통 3장내지 5장 정도로 답안을 작성하는 것에 비해, 인도 학생들은 기본이 수십장이고 이를 대부분 영어로 작성한다.이는 우리나라의 주입식 객관식 위주의 교육과 확연히 대비되는 것이다.(평소 영어 교육에 관심이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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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찌민과 시클로 - 이지상 베트남 여행기
이지상 지음 / 북하우스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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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상의 여행기를 여러 권 읽어보지만 역시 그의 진가는 여행 자체의 기록-시간별 일정이나 여행지 소개 등-보다는 여행에 대해 이야기할 때가 아닐까 싶다.이 책을 읽으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p.204  예전에는 고통스런 현실이 더 소중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그 고통조차 소멸시키는 시간에 몸을 맡기고 싶었다. 그 단단해 보이는 현실은 모두 시간 속에서 소멸하고 있었다. 그 소멸 속에서 모든 것은 환상이 되어갔다. 눈앞에 흐르는 세상을 부정할 수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세상에 대한 애착을 가질 수도 없었다. 다만 눈부시게 빛나는 소멸의 미앞에서 종종 가슴이 떨려왔다.

 여행을 오래한 자의 노래같다고나할까. 이런 대목에서는 음유시인 레오나드 코헨의 저음의 노래나  어깨춤 임의진이 선곡한 노래들을 듣는 것 같다. 묘한 중독성마저 있다.

그러니까 이 책은, 1993년 부터 2005년 사이에 네 번을 다녀와서 쓴 책이라서 베트남의 변화된 모습을 잘 엿볼 수 있었다. 여행 연륜이 읽혀지는 여행기이다. 알듯 모를 듯하던 베트남 전에 대한 이야기도 좋았고 힌두교 왕국이었던 참파왕국(p.224)에 대한 부분이나 특히 관심이 가던 호이안(p.202)에 대한 설명도 있어서 어느 정도 갈증을 풀 수 있었다. 1511년 포루투갈의 멜라카 점령과 1540년 호이안과의 교역에 대해서는 좀 더 자세한 내용이 아쉬웠지만 관심을 갖게되면 언젠가는 다시 접할 기회가 있을테니까 우선은 이런 사실만이라도 반가운 내용이었다.

p.294 ....그런 여행과 글쓰기를 가능하게 해주는 이들은 이런 여행기를 사주는 분들인데, 그들에게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내가 그동안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따스한 시선 덕택이었다.

이 말은 마치 나에게 하는 말처럼 들렸다. '따스한 시선'은 모르겠지만 그가 여행을 오래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서 오늘도 나는 그의 책을 구입하고 읽는다. 나도 오래오래 여행하는 게 꿈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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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여행길에서 우연히 만난다면 - 오래된 여행자 이지상 산문집
이지상 글.사진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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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여행자, 이지상의 산문집.

처음 몇 장을 읽었을 때는, 그래 역시 오래된 여행자의 글이라서 좋구나, 싶었다.

반 넘게 읽자 변덕스러운 독자가 되어, 뭐야 맨날 같은 얘기잖아 그 얘기가 그 얘기잖아, 싶었다.

그러다 책의 끝이 보일무렵, 가슴이 짠해지면서 눈물이 핑 돌았다. 바로 이 구절에서..

p,254 "시베리아 평원에서 볼을 스치던 싸늘한 바람

         터키의 어느 골목길에서 코끝을 스치던 빵 굽는 냄새

        그리스의 어느 길가에서 햇빛을 쬐던 고양이

        프라하 구시가지의 카페에서 풍겨나오던 진한 커피 향기

        서역 지방의 카슈가르에서 본 위구르족의 낯선 옷차림"

지난 겨울 인도 여행중, 몸살을 앓고 난 딸아이는 컵라면 몇 젓가락과 작은 식당에서 먹은 버섯수프를 먹고 입맛을 되찾아 나머지 여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아그라 하면 타지마할을 떠올리는 게 아니라 그 옆에 있었던 작은 식당을 떠올리는 것이다. 몸살 기운에 게스트하우스 옥상의 탁자에 축쳐져 엎드려있던 딸아이 앞에서 알장거리던 다람쥐 두 마리, 그 놈들을 애타는 심정으로 바라보던 우다이푸르에서의 순간들. 순서없이 떠오르는 사소한 이런 풍경들. 어디 이것뿐인가. 심심한 날 이런 풍경들의 목록을 만들어보면 좋겠다.

p.46 ..나는 오래전부터 한 번의 여행은 한 번의 삶이란 얘기를 해왔다.

p.62 ..자신이 살던 세계를 버리고 떠난 사람은 돌아와 가슴속에 자신의 세계를 건설해야 한다. 이 사회에서 만든 신기루 같은 관습과 가치, 윤리와 법과 질서를 버리고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야 한다. 일상은 변한 것이 없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자신의 시각이 변하고, 그에 따라 자신의 가치도 변하기 때문이다.

p.68 "여행이 즐거우려면 현실의 삶에서 스트레스가 많아야 해!"

p.90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여행이 내게 준 것들은 허허로운 자유와 이 세상에 살아도 이곳 사람이 아닌 바람 같은 존재감이었다.

p.188 프랑스의 사회학자 미셸 마페졸리에 의하면 정체성이란 근대성의 산물이다.  합리주의, 기계론적인 세계관, 그 속에서 모든 것이 규격에 맞게 규정되는 사회가 인간에게 요구하는 것이 바로 정체성(identity)이란다.....

역시 이지상의 글은 갈수록 흡입력이 강하다. 계속 좋은 글 쓰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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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 여행에 미친 사진가의 여행본능을 불러일으키는 포토에세이
신미식 사진.글 / 끌레마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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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나 여행서나 하여튼 여행에 관한 책은 이제 내게는 두 가지로 분류된다.

좋아하는 것과 좋아하지 않는 것.

그래서 리뷰를 쓰고 싶고, 쓰게 되는 것도 이 두 가지 기준에 따르게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좋아하는 여행기는 마치 마음에 둔 짝사랑처럼 그 모든 게 좋아진다. 글이면 글, 사진이면 사진이 낱낱이 내 가슴 속으로 파고 들어온다. 전율처럼.

좋아하지 않는 여행기는 어쩌다 괜찮은 문장이나 사진이 나와도 별 흥미를 느끼지못해 시큰둥하게 받아들인다. 감흥이 없다.

난 사람에 대해 혹은 일에 대해 혹은 음식에 대해 특별히 싫고 좋음이 별로 없는데 유독 여행서 만큼은 그렇지 못하다. 애증이란 사랑이구나! 이 진부한 진리를 되씹는다.

이 책....신미식의 책....그리고 신미식. 내가 좋아하는 여행가의 반열에 올려놓는다.

이 책 속의 사진들은 마치 내가 찍은 것처럼 사진 하나하나가 마음에 박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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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초원학교 - 탄자니아의 사람.문화.자연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것들
구혜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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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서 살아보는 일, 이 자체로는 특이한 경험이고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거나 아무나 저지를 수 있는 일이 아닐 것이다. 더군다나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과감하게 낯선 곳으로 떠난다는 것은 그렇게 하지 못하거나 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분명 부러움을 사고 남을 일일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부럽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아마 아프리카가 아닌 북극이나 남극 어디의 배경이 깔렸다고해도 마찬가지이리라.

아니 부러움의 다른 표현일지도 모르갰다. 아침 출근 때 아파트 단지내에서 내 옆을 스쳐가는 가벼운 등산복 차림의 동네 아줌마들을 볼 때마다 한없이 부러운 마음이 드는 나로서는 아프리카에서의 삶이란 분명 질투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할 것이다. 그리고 여행이란, 아르바이트로 근근히 모은 돈으로 배낭 여행을 떠나는 대학생의 그것과 별로 다를 것도 없는 내게는 더더욱 부러운 일이다.

내가 (가능하면)퇴근 때마다 운동삼아 돌아오는 습지생태공원. 몇 십 만 평의 들판에 출렁이는 갈대와 이름을 알 수 없는 각종 벼과 식물들, 갈대와 숨바꼭질하는 여러 종류의 억새, 계절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카멜레온 같은 함초, 갯벌에 숭숭숭 구멍을 내고 들락거리는 부지런한 게들. 맨발로 걸으면 밀가루를 밟는 듯한 소금반 흙반의 마른 갯벌의 오솔길.그런데 이 너른 들판에 지금 개발이 한창 진행중이다. 포크레인과 각종 대형 트럭들의  행렬이 장관을 이루더니 그 너른 들판에 무성하던 온갖 생명들을 다 쓸어내면서 땅을 개간(?)하는 중이다. 새로운 공원을 만든다고 그런 난리굿이다.풀 숲에서 살고 있던 그 많은 새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공원 내에서 동식물을 채취하면 벌금 10만원"을 물린다는 플래카드의 경고에 눈치보며 채취했던 쑥과 민들레와 해당화 꽃잎. 이렇게 쑥대밭으로 만들 거였다면 그런 경고는 하지 말았어야지 하는 생각을 오늘도 질겅질겅 씹으며 공원을 돌아나왔다. 누구는 아프리카의 대자연을 즐기는데 겨우 동네의 생태공원이나 돌면서...

기왕 아프리카에 갔으면 좀 더 치열하게 사는 모습 좀 보여주었으면 좋았을 것을. 이 책이 더 많은 사람들한테 읽힐 수 있을텐데. 귀중한 경험을 함께 나눌 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단순 여행자의 정보 보다 좀 나은 정보와 사실의 소개 이런 거 말고 말이다. 그러나 그게 어디 쉽겠는가. 몇 년 씩 동네 생태공원을 돌면서도 내 생각이란게 만날 거기서 거기고 개발에 몸서리치며 사라져가는 뭇 생명들을 보면서도 딱히 분노 한 번 제대로 표출하지 못하는 주제에 무슨...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그러면서도 나는 이 책을 집어들면서 그런 기대를 했었나보다. 이렇게 실망하는 걸 보면.

이 책은 (내가 신청해서) 도서관에서 구입해 놓은 책인데 빌려보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진정한 여행가의 책은 그 여행가의 다음 여행을 위해서 적극 팔아줘야한다는 내 나름의 구입 원칙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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