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보베르데, 당신이 모르는 아프리카
Africa March 지음 / 5111솔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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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쪽의 얇은 책은 이렇게 시작한다.

 

 

알듯모를듯 장난어린 문제의 답을 찾아 책장을 넘기다보면 어느새 끝에 다다른다. 한 권을 다 읽었다는, 한 나라를 알게 되었다는, 한 시절을 주름잡던 한 가수를 알게 되었다는 지적 포만감에 뿌듯해지는 기분에 젖는다. 중간 중간에 QR코드가 있어서 음악 감상에 젖는 건 또다른 재미.

 

 

도서관에 희망도서로 신청한 덕분에 이 책을 읽게 되었지만 이런 책은 그냥 구입하는 게 좋을 듯하다. 기억을 자신할 수 없을 때는 물질에 기대는 게 좋을 터. '카보베르데'라는 이름도 영 외워지지 않으니 당분간 입에서 굴려보는 수밖에. 더불어 기억해 둘 단어가 있으니....

 

*루소폰: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지역. 브라질, 카보베르데, 기니비사우, 포르투갈, 상투메 프린시페, 앙골라, 모잠비크, 동티모르

(+프랑코폰Francophone: 프랑스어 사용 지역)

 

'루소폰에 생소한 섬나라나 소규모 국가들이 있는 것은 대항해 시대와 관련이 있습니다. 대항해 시대에 포르투갈이 본국과 식민지 사이의 항로를 개척하면서, 선원들의 괴혈병 예방과 물자 보급을 위해 주요 항로 상의 섬들을 점령한 것이 현재까지 이어져 지금의 루소폰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 45쪽

 

책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세자리아 이보라 이야기는 특히 감동적이다. 이 챕터를 쓴 분의 마음까지 와닿아 마음이 묵직해진다. 직접 읽어보면 아실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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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사랑할 수 있어 참 좋았다 - 곽재구의 신新 포구기행
곽재구 지음, 최수연 사진 / 해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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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글거리면서 사랑스러운 글에 조용히 미소지으며 읽다가 어느 순간 목까지 차오르는 슬픔을 한숨으로 토해내게 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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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부평에 있는 독립서점에서 구입한 책. 알라딘에 없는 책으로 아마 독립서점에서만 만날 수 있는 듯하다. 이런 책의 장점은 날것이 그대로 드러난다는 점이다. 다듬어지지 않은 문장의 소박함과 날것이 주는 솔직함에 친근감이 느껴진다.

더 재밌었던 점은 지은이가 남잔지 여잔지 한동안 헷갈렸다는 것. 아내를 일컬어 ‘가장님‘이라 부르니 생소할 수밖에. 지은이의 성별이 중요한 건 아니지만... 끝까지 미스터리로 남았다면 하는 약간의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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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6 13: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06 14: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 3 : 실크로드의 오아시스 도시 - 불타는 사막에 피어난 꽃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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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편3을 완독하니 중국편1, 2도 마저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3이 나오기 전에 1을 먼저 읽긴했으나 이내 책을 덮고 말았다. 도서관 반납 기간이 다가오도록 책이 눈이 들어오지 않아서였다. 답사기라면 당연 현장감이 우선인데 현장감을 도무지 느낄 수 없었다. 학구적인 건 다른 책으로도 충분하다. 또 하나, 책은 내 돈주고 사봐야 잘 읽힌다는 걸 중국편3으로 확인, 새삼.

 

 

어느 답사나 마찬가지이지만 중국 답사에서 가장 필수적인 것은 유적지에 대한 설명보다도 그곳의 역사를 아는 것이다.   -100쪽

 

어쩌면 상식적이고 당연한 말인데 이렇게 꼭 집어서 말해주는 사람은 고수 중의 고수라는 생각이 든다. 가장 중요한 걸 가장 쉽게 말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 '가장 필수적인 것'이 '역사를 아는 것'. 2년 전 실크로드 일대를 다녀오고도 전후좌우가 얼키고 설키면서 개념이 잡히지 않았는데 그 근본적인 원인이 역사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서였다는 것을 위의 문장을 접하고서야 깨닫게 되었다.

 

교하고성(기원전 2세기 차사국)-고창고성(6세기 고창국)-아스타나 고분(7세기 당나라)-화염산(7세기 현장법사)-베제클리크석굴(9세기 위구르제국)-시내 소공탑(18세기 회교사원)-카레즈 전시관-투르판 박물관       -74쪽

 

위와 같은 순서로 진행했다는 부분을 읽고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 교하고성과 고창고성을 다녀오고 베제클리크석굴, 소공탑, 화염산, 카레즈 전시관도 봤지만 이 모두가 어지럽게 뒤엉켜 있었다. 물론 개별적으로 설명은 들었었다. 문제는 한줄기 흐름으로 꿸 수 없다는 것. 역시 유홍준 교수는 답사의 대가는 대가구나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실크로드를 여행하는 건 쉽지 않다. 일반 여행사 패키지 상품도 많지 않고 모객이 되기도 쉽지 않다. 2년 전 여름에도 2~3개 여행사에서 10명이 신청해서 겨우 연합상품으로 다녀왔으니 말이다. 그래도 중국이니까 소인원으로 여행이 가능했지 유럽같았으면 출발 자체가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어렵게 갔었지만 실은 이 책에서 언급된 지역의 반이나마 갔을까. 쿠차, 타클라마칸사막, 호탄, 카슈가르는 그저 책으로만 접할 뿐이다. 실크로드 관련 책에서는 어김없이 등장하는 곳이지만 내가 발을 딛지 못한 곳은 나의 것이 되지 못한다. 그저 아쉽고 감질나고 안타까울 뿐이다. 미련이 남아서 또 꿈을 꾸게 된다.

 

신강성의 성도가 우루무치이지만 위구르인의 마음의 수도는 카슈가르라고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중국도 민족감정이란 그런 것임을 잘 알기 때문에 일찍이 신강성을 '위구르자치구'로 지정해 형식으로나마 반(半)독립적 성격을 부여했던 것이다.   -390쪽

 

우루무치만 가보고 카슈가르를 못 가봤으니 위구르인의 마음을 읽기란 더 힘들 터.

 

그러나 막상 카슈가르에서 우리가 답사할 곳은 많지 않다.    -391쪽

 

그래도 한번쯤 가볼만한 곳이 실크로드임에는 틀림없다. 히말라야가 그랬듯 실크로드 역시 여행 전보다 여행 후에 더 빠져드는 곳이기 때문이다. 나의 일천한 경험상.

 

젊었을 때는 모두 화려하고 발달된 문명을 경험해보고 싶어해 파리, 런던으로 떠나는 배낭여행을 선호한다. 중년으로 접어들면 유명한 박물관과 역사 유적을 찾아 이집트, 그리스, 로마를 여행한다. 그러다 중늙은이가 되면 역사고 예술이고 골 아프게 따질 것 없는 중국의 장가계, 계림 등 자연관광과 일본 온천여행을 선호한다. 그러다 노년이 가까워진 인생들은 오히려 티베트, 차마고도 등 인간이 문명과 덜 부닥치며 살아가는 곳을 보고 싶어한다. 인간의 간섭을 적게 받아 자연의 원단이 살아 있는 곳에 대한 그리움이 노년에 들면서 깊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몸이 받쳐주지 못하여 그냥 로망에 머물고 말기 일쑤다. 그러므로 실크로드 답사 중 타클라마칸사막을 경험해본다는 것은 노년 여행에서 누릴 수 있는 큰 호강이다.    -281~282쪽

 

이 책 내용 중에서 가장 이해하기 쉬웠던 부분. 유쾌하게 웃으며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런던이나 뉴욕으로 배낭여행을 떠나고 싶다. 그리고 티베트, 차마고도는 20년 전에도 가보고 싶어하던 곳이다. 여행에 관한 한 나이는 먹지 않는다. 다만 몸이 받쳐주지 않을까 저어할 뿐.

 

중국어의 외래어 표기, 특히 인명 표기는 정말로 어렵다. 중국인 자신들도 어려운지 아주 유명한 사람은 아예 줄여서 부르기도 한다. 예를 들어 셰익스피어(Shakespeare)는 사사비아(莎士比亞)라고 표기하고 줄여서 사옹(莎翁)이라고 부른다.

 

사사비아라고? 재밌어서 딸에게 퀴즈를 냈더니 단방에 셰익스피어를 맞춘다. 난 아무리 발음해도 이해할 듯 말 듯한데, 중학교에서 중국어를 조금 배운 딸은 중국어에 대한 감이 살아있나보다. 배운 것은 언젠가 드러나는 법일까.

 

 

읽고나니 목마른 책. 코로나19 종식을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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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오디세이 - 뉴욕의 사계절과 기억의 조각들을 찾아 나선 이방인의 여정
이철재 지음 / 이랑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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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최신 뉴스를 옮긴다.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

10일 코로나보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15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45만5615명이고, 사망자는 1만6074명이다. 이는 압도적인 세계 1위다. 2위 스페인, 3위 이탈리아, 4위 프랑스가 뒤를 이었다.

특히 뉴욕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날 뉴욕에서 799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로써 뉴욕의 누적 사망자는 7067명이 됐다. 뉴욕의 확진자는 15만9937명이 됐다. '

 

https://moneys.mt.co.kr/news/mwView.php?no=2020041007198021920&outlink=1

 

 

코로나 참상의 절정을 이끌고 있는 곳 미국. 미국의 중심인 뉴욕. 뉴욕이라면 나도 한마디쯤 하고 싶어졌다. 내가 지금껏 여행한 지역 중 가장 열악한 곳이 뉴욕이었으므로.

 

'열악'하다는 기준은 무엇일까?

 

작년 6월에 보름 동안 뉴욕에 머물렀었다. 숙소는 차이나타운에 있는 허름한 호텔이었다. 창문이 없는 작은 방에 더블침대가 3/5를 차지하고 작은 탁자와 기둥을 빼면 캐리어 두 개를 펼쳐놓을 공간도 남지 않는 방이었다. 세면실은 공동이용이었지만 다행히 문만 열면 세 개가 나란히 있어서 그닥 불편하지는 않았다. 비용은 하룻밤에 13~14만 원 정도. 그간 여러 나라를 30년 가까이 다녀봤지만 비용 대비 시설은 거의 최악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한마디로 물가가 비싼 나라를 여행하는 게 얼마나 재미없는 지를 알게 해준 여행이었다.

 

호텔이 위치한 차이나타운은 말 그대로 중국인들이 모여사는 동네이다. 뉴욕 분위기(?)와는 거리가 먼, 마치 중국의 어느 번잡한 동네에 와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곳에서의 생활은 팍팍해보였다. 빨래방이 곳곳에 있어 3~4일에 한번씩 빨래를 하러 가곤했는데 가는 곳마다 현지 중국인들로 만원이었다. 겨우 세탁기 하나 차지하고 건조기까지 사용하면 시간이 훌쩍 흘렀다. 이곳 사람들은 대부분 집에서 빨래를 하지 않는 것, 할 수 없는 것 같았다. 빨래를 하거나 빨래를 널 공간이 없어서 이런 빨래방을 이용하는 것이지 싶었다. 집이라고 해야 작디 작은 공간일 뿐이리라. 내가 묵었던 호텔처럼.

 

뉴욕시의 중심지 맨해튼에서 여행자들에게 제일 불편한 것은 화장실 부족이 아닐까 싶다. 그 수많은 지하철역사에도 화장실 하나 없고, 하늘을 찌를듯한 화려한 고층 빌딩에도 이방인에게 허용된 무료화장실이 매우 드물다. 아주 인색하다. 정 급하면 스타벅스 같은 곳에 가서 커피를 마시고 이용하던가 아니면 맥도날드에 가서 먹고 싶지 않아도 햄버거 하나 사서 입에 물던가 해야 한다. 어떤 맥도날드 매장에선 화장실이 있는 2층으로 가려면 계단 초입에 서서 통행을 체크하는 직원에게 영수증을 제시해야 한다. 그나마 센트럴 파크에는 무료화장실이 있어서 신기할 정도였으니. 여행 첫날 어떤 공원 옆에 있는 유료공중화장실에 동전을 넣고 들어갔다가 오물로 넘쳐흐르던 변기를 보고 일도 못보고 그냥 나온 적도 있었다. 하필이면 여행 첫날에.

 

화장실 다음으로 힘들었던 건 햄버거로 시작해서 햄버거로 끝나는 일용할 양식에 적응하기가 너무나 힘들었다는 것.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한식당을 여러번 이용했지만 그리 탐탁하지 못했다. 여행이 끝나갈 무렵에는 겨우 입에 맞는 망고로 끼니를 때웠다. 다행히 가격은 저렴했다. 애플망고 한 개가 채 1달러도 안 되었다. 여행 중 이렇게 음식으로 고생한 적은 없는데 이 풍요로운 미쿡에 와서 이 무슨 고생이람, 한탄이 절로 나왔다. 결국 집에 돌아와서는 병원에 가서 영양제주사를 맞고나서야 기운을 회복할 수 있었다.

 

보름 남짓 경험한 뉴욕이 이러했다. 세계적인 미술관, 박물관을 둘러보고 유명하다는 명소도 두루두루 갔었지만 내 몸이 겪은 뉴욕은 열악하고 힘겨웠다. 돈이 없는 사람들이 살기에는 매우 팍팍하고 버티기 힘든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돈의 위력이 지배하는 곳은 결코 사람들에게 친절하지 않다. 언제라도 홈리스로 추락할 수 있는 곳에서 살아가는 건 얼마나 살 떨리는 일일까 생각하면 소름이 끼친다. 내게 뉴욕은 그런 무서움을 일깨워주는 곳이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저 깨끗하기 이를 데 없는 화장실에 무한한 감사함을 느꼈다.

 

 

 

 

위 사진은 광주광역시 시내의 화장실 안내판 사진이다. 서로를 배려하는 이런 친절을 왜 뉴욕에선 기대할 수 없을까. 그 잘 사는 나라에서. 이번 코로나 사태가 미국에서 절정을 이루는 건 이런 친절함과도 관련이 있지 않을까.

 

 

책 얘기.

뉴욕에서 살고 있는 사람의 글이라서 궁금했다. 뉴욕에 관한 이야기를 읽고 싶었으나 뉴욕보다 뉴욕주에 관한 이야기여서 내가 기대한 바와 촛점이 달랐다. 여기서 짚고 넘어갈 점. '맨해튼은 뉴욕시의 일부분이고 뉴욕시는 뉴욕주의 일부분이라는 것'. 그러니까 뉴욕주 안에 뉴욕시가 들어가고, 뉴욕시 안에 맨해튼이 있다는 것이다. 나도 뉴욕에 가서야 그 사실을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는.

 

다시 책 얘기.

그러니까 이 책은 저자가 미국에서 변호사로 일하면서 .... 책 날개에 소개된 글을 인용하면,

 

'뉴욕이 제국의 수도가 된 이유를 찾고, 맨해튼의 빌딩숲 속에 숨겨진 유서 깊은 호텔 앨곤퀸의 문화와 낭만을 소개하며, <라스트 모히칸>의 배경이 된 아메리칸 인디언의 발자취를 쫓고, 낙농과 와인의 산지를 찾아 하룻밤 머물고, 뉴욕 시골 마을의 오페라 축제를 즐기는 소박한 아름다움을 전한다......(이 책은) 일정을 길게 잡아 뉴욕주에 체류하며 돌아보고자 하는 계획을 가지 이들에게도 좋은 관광 안내서가 될 수 있다.'

 

맨해튼에서 보름 동안 있어도 일정이 짧은데 글쎄 어느 정도 길게 잡아야 뉴욕이 아닌 뉴욕주에 체류할 수 있을까, 회의가 든다. 미국에 체류하면서, 시간상 금전상 여유있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그래서 이 책은 내게는 '그림의 떡'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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