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신연의 4
허중림 지음, 홍상훈 옮김 / 솔출판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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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겨우 문태사가 절룡령에서 죽었다. 하지만 열 개의 진을 격파한다고 많은 이들이 봉신대로 떠났고, 운소낭랑을 비롯한 세 선녀도 봉신대로 떠났다. 천 년의 수행도 세속에 발목 잡혀 사그라졌으니 아쉽고 안타깝다. 절교 및 여인에게는 좌도방문이란 꼬리표가 붙고, 천교는 정도라 한다지만 그 경계는 모호하다. 어차피 너네들 쓰는 도술은 모두 노력과 신물의 힘이 섞인 것인데.

그리고 신공표 짜증나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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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가 많이 왔다. 밤새 내린 비는 반짝거리는 풍경을 보여준다. 풀잎에서 물방울이 떨어지거나 군데군데 고여 있는 물 위로 지나다니는 생명들이 비치면서 말이다. 난 비 온 뒤 그 반짝임이 좋다. 그리고 깨끗한 물내음도 좋다. 내 마음도 비가 한 번 씻어주면 좋겠다 싶다.

 

2. 아무 생각 없는 한 주를 보내려고 했다. 월요일 밤, 11년을 함께 했던 반려냥 누롱이가 세상을 떠났다. 암이었다. 그 조그만 몸에 그렇게 커다란 종양이라니. 그 고약한 놈은 내가 사랑하는 고양이의 생명을 파 먹었고, 순하던 녀석은 뭐가 그리 급한지 총총 가 버렸다. 남은 냥이들을 돌보면서도 비어 있는 누롱이의 밥그릇을 보면 눈물이 난다. 이제 이 밥그릇은 채워지지 않겠지. 또 다른 인연이 생기지 않는다면. 숫자로 치면 고작 1일 뿐인데, 집 전체가 비어버린 듯한 느낌이다. 누롱이의 빈 자리는 너무나 크고, 한 동안 물기 가득한 순간들을 보내겠지. 시간이 지나면서 바래질지언정 잊혀지지는 않을 추억을 되새김질 하면서.

 

3. 억수같이 퍼붓는 빗소리를 들으며 생각했다. 이 비가 거리를 씻어주는 것처럼 내 마음의 슬픔도 씻겨가게 해 주면 좋겠다고. 하지만 이렇게 슬픈 건 그만큼 사랑했다는 거니까, 그 사랑했던 마음까지 가져가 버릴까봐 그냥 이 슬픔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어차피 살아있는 모든 건 죽는다. 만나면 헤어지고, 떠나면 돌아온다. 생자필멸 회자정리 거자필반... 덧없다 여기면서도 사무치게 아프다.

 

4. 마음이 아파서 집어든 책을 아무렇게나 펼쳤더니... 이런 구절이 나온다.

 

'얻는 것과 잃는 것 중에 어느 것이 병이 되는가?'

 

얻는 것이 없다면 잃는 것도 없을테니 병도 없겠지. 또한 얻고 잃음에 초연할 수 있다면 병 또한 없겠지. 하지만 함께 해서 기뻤고, 헤어져서 슬픈 것을 병이라고 할 수 있을까. 왜 이런 구절이 지금 내 눈앞에 나타났는지 모르겠다. 집착이든 욕망이든 어떤 이름을 붙이던 상관없이 난 충분히 슬퍼하고 싶을 뿐. 슬플 땐 슬퍼해야지. 슬프니까.

 

얻으면 좋고 잃으면 슬프다... 그 또한 당연한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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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20-06-14 17: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고... 누롱이를 떠나 보내셨군요. 저희 집 귀요미는 2살이어서 함께 보낸 시간이 그리 길진 않지만, 이 녀석이 없는 집은 생각하기 어렵네요... 11년을 함께 하신 꼬마요정님 마음을 미루어 짐작해 봅니다... 저희 역시 예정된 이별을 해야할 것이기에 꼬마요정님의 아픔에 공감합니다...

꼬마요정 2020-06-14 22:37   좋아요 1 | URL
위로 고맙습니다.
2살이라니.. 너무 귀엽겠어요. 많은 추억 쌓으시길 바랍니다.

보낼 때마다 참 가슴이 아프네요. 그래도 함께 한 시간 동안 누롱이는 행복했겠죠? 정말 집이 텅 비어버린 것 같아요. 하지만 보내줘야겠죠... 부디 아프지 않았으면 하네요.

다락방 2020-06-14 19: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꼬마요정님을 위한 다정한 마음을 놓고 갑니다.

꼬마요정 2020-06-14 22:37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다락방님.
다정하신 분...
 
[eBook] 죽음의 문턱에서 - 스칼렛 핌퍼넬 Mystr 컬렉션 133
에무스카 오르치 / 위즈덤커넥트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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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범한 스칼렛 핌퍼넬. 그가 구하는 사람들이 진정 선량한 사람들이기를. 사람은 무리가 되면 보다 더 잔인하고 난폭해지기도 한다. 아이들이 무참히 학살당하는 건 너무나 끔찍하다. 무사히 빠져나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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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신연의 3
허중림 지음, 홍상훈 옮김 / 솔출판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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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사 문중이 절교 도우들과 함께 열 개의 진을 치든 하늘의 뜻을 거스를 수 있을까. 하지만 상나라에 마음을 두었으니 상나라를 지킬 수 밖에... 하지만 차라리 그 노력으로 주왕을 깨우치고, 달기를 물리치는 게 나았을텐데. 그러고보니 이래서 상이 망했구나 싶다. 군주가 그릇되면 고치던지 버리던지 해야지, 충심을 따지다가는 오히려 만백성이 불쌍해진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은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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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심은 사람 (리커버 특별판)
장 지오노 지음, 최수연 그림, 김경온 옮김 / 두레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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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희망’이고, ‘행복’이다. 한 알 한 알 도토리들이 숲을 이루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파괴는 순간이면 되지만 창조와 재생은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한 사람의 우직함과 의지도 중요하지만 나무가 숲이 되기까지 그를 도우는 주변 환경 역시 중요한 것 같다. 자연을 사랑하고 벗 삼은 그는 결코 바라지 않았지만 진심으로 보답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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