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짜가 자꾸 남집사 이불에 테러를 합니다. 분명히 중성화 수술을 했는데 왜 영역표시를 하는 걸까요???? 그것도 꼭 남집사 이불에만 ㅋㅋㅋㅋㅋㅋ 그래서 '키'를 준비했습니다. 친하게 지내는 분이 양산에서 까페를 하는데, 거기서 얻어왔어요 ㅋㅋㅋ 


양산 <소소서원>



'키'가 너무 작네요 ㅋㅋㅋ 모짜 뭔가 모자 쓴 느낌 ㅋㅋㅋㅋ 어디로 보내면 소금 받아올 수 있을까요 ㅋㅋㅋㅋㅋㅋㅋ 


모짜만 씌우면 심심하니까 카프도 씌워봤어요 ㅋㅋㅋ 역시 뭘 씌우면 싫어하는 냥이들 ㅋㅋㅋ


하는 김에 레이도 한 번 ㅋㅋ 레이한테도 '키'가 작군요 ㅋㅋㅋ 


샤미는 씌웠는데 금세 벗어던져서 사진이 엉망진창인... 크으... 그래서 그냥 이쁜 사진으로 ㅋㅋ


다른 집사님들은 크리스마스라고 이쁘게 꾸며서 올리는데, 나는 오줌싸개 냥이라고 동네방네 소문 내는 중 ㅋㅋㅋ 모짜야, 그러니 꼭 화장실에서 볼일 보렴!!!! 카프랑 레이는 이불에 오줌 안 싸지만 그냥 씌워서 미안 ㅋㅋㅋ


맥주는 집사가 마셨는데, 왜 꼬미가 술 취한 냥 누워 자는 걸까요 ㅋㅋㅋㅋ 다행히 여기서 자면 입은 안 돌아가니 다행이지요 ㅋㅋㅋ


카..카프야 거기서 왜 그래??????


요즘도 여전히 개그감을 뿜뿜하는 카프입니다. 참 웃기고 귀엽지요 ㅋㅋㅋ


마지막은 작년에 딱 한 번 해 본 크리스마스 트리 놀이 입니다. 이 트리는 올해 주짓수 도장에 기증했습니다. 냥이들이 온 난리를 쳐서 집에 둘 수가 없더라구요 ㅋㅋㅋㅋ



모두 따뜻한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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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3-12-25 15: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악 너무 귀엽습니다 ㅋㅋㅋㅋ 꼬마요정님 오늘 성탄절 즐겁게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잘 보고 갑니다!!!

꼬마요정 2023-12-25 19:24   좋아요 1 | URL
귀엽죠? ㅋㅋㅋ 저도 너무 예뻐서 뽀뽀 해줬습니다. ㅋㅋㅋㅋ
서곡 님도 성탄절 즐겁게 보내세요^^

서곡 2023-12-25 15: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태그에 오줌싸개 키 소금 ㅎㅎㅎ 냥님 이름도 다 ~~~ 나아쁜 집사

꼬마요정 2023-12-25 19:25   좋아요 1 | URL
ㅋㅋㅋ 사실인걸요 ㅋㅋㅋ 모짜만 오줌싸개입니다. ㅋㅋ 박제 해 놔야죠 ㅋㅋ 모짜의 만행!!
전 나아쁜 집사 ㅋㅋㅋ 그래도 이쁘네요 ㅋㅋㅋ

서니데이 2023-12-25 15: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꼬마요정님, 메리크리스마스, 가족과 고양이들과 함께 즐겁고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꼬마요정 2023-12-25 19:26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 님!! 즐겁고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추운데 감기 조심하시구요!!!!

잠자냥 2023-12-25 18: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키 좀 빌려주세요…. 우리 3호 씌우게….
근데 저는 키 직접 써 본 적 있어요. ㅋㅋㅋㅋ

꼬마요정 2023-12-25 19:27   좋아요 1 | URL
그 댁 3호도 말썽쟁이군요 ㅋㅋㅋ 어딜 가나 오줌싸개 한 마리 정도는 다 있군요.
근데 키가 너무 작지 않나요? 사람용으로 사야 하나? 그 생각 중입니다만...
잠자냥 님이 써 보셨다구요? 아이쿠, 소금은 많이 받으셨나요? ㅋㅋ
전 쫓겨난 적 있어요 ㅋㅋㅋㅋ

페넬로페 2023-12-25 20: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키라고 해서 큰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넘 귀여워요 ㅎㅎ
효과가 있는지 궁금한데요!
역시나 귀염둥이 카프네요~~

꼬마요정 2023-12-26 00:05   좋아요 1 | URL
키가 그 키였어요 ㅋㅋ 좀 더 컸어야 했는데 ㅋㅋㅋ 그래도 넘 귀여워서 신났습니다. 효과는 없어요. 오늘도 저녁에 방심한 틈을 타 이불에… 크으 ㅠㅠ
카프는 여전합니다 ㅎㅎㅎ

희선 2023-12-26 01: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키 쓴 모짜 귀엽네요 다른 아이들한테도 키를 씌우다니, 그래도 귀엽습니다 고양이는 뭘 해도 귀엽군요 귀여운 아이들과 사는 꼬마요정 님은 늘 즐겁겠네요 고양이들 새해에도 건강하게 지내기를 바랍니다 꼬마요정 님도 늘 건강 잘 챙기세요


희선

꼬마요정 2023-12-26 10:52   좋아요 2 | URL
모짜에 비해 키가 너무 작아서 귀엽지요? 정말 말씀처럼 고양이는 뭘 해도 귀여운 듯 합니다. ㅎㅎㅎㅎ 가끔 냥이들이 사고를 치면, 예를 들면 이불에 오줌을 싼다든지, 전자렌지 위에 있는 물건들 죄다 떨어트린다든지, 비닐 껍데기 물고 뛰어가서 물그릇에 빠트린다든지 할 땐 안 즐거워요. 그런데 사고 치고 난 뒤에 똥그란 눈을 보면 너무 귀여워서 즐겁죠... 그러다가 사고 친 거 치우면서 한숨이 나구요 ㅋㅋ 네 그렇습니다.

고양이들도 저도 고맙습니다. 희선 님도 지금도 새해에도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고양이라디오 2023-12-26 11: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귀여운 냥이들이 왜케 많나요ㅎㅎㅎ

꼬마요정님! 즐거운 연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꼬마요정 2023-12-26 11:55   좋아요 2 | URL
귀엽죠!! ㅎㅎㅎ 저는 팔불출 집사입니다. 어찌나 귀여운지요 ㅎㅎㅎ

고양이라디오 님도 즐겁고 행복한 연말 보내세요^^
 
삼개주막 기담회 4 케이팩션
오윤희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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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삼개주막 기담회도 4권이 나왔다. 3권에서 연암과 함께 청나라에 다녀 온 선노미는 그 곳에서 겪은 끔찍한 사건 때문에 조선으로 돌아왔어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정당방위였다고는 하나 자신이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 때문에 선뜻 삼개주막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선노미는 정처없이 헤매는데, 헤매는 와중에도 기이한 일들은 일어났다.


우생 스님의 도움으로 암자에 머물게 된 선노미는 그 곳에서 <지옥도>를 본다. 앞서 나왔던 배우자를 보지도 않고 그릴 수 있었던 화가의 아버지가 그린 것 같았다. 박현은 자신이 그린 그림이 실제로 일어나게 되자 그림을 그리지 않으려고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세상은 악인들이 가득한 곳인가, 사람들이 겉은 온화한 미소로 위장한 채 속은 시커먼 짐승이 되어 한 소녀를 유린하는 것을 알게 된 박현은 <지옥도>를 그린다. 그릴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그들이 벌을 받을수만 있다면 말이다. 이 기이한 이야기 속에서 선노미는 중요한 사실을 깨닫는다. 죄책감과 반성. 이미 저지른 일은 돌이킬 수 없다. 그렇다고 털고 갈 수도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렇게 암자를 떠난 선노미는 밤에 추위를 피해 서낭당에 들었다가 사당패를 만났다. 그 곳에서 덕임과 길상을 알게 되고, 그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듣는다. 여전히 기이한 이야기 속에서 선노미는 뜻밖에도 세진을 보게 된다. 세진은 선노미가 삼개주막에 있을 때 만났는데, 자신의 아버지가 사실은 진짜 아버지를 배신하고 자신을 키웠다는 과거를 마주하자 과거 속에 갇혀 버린 도령이었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지만 길상도 세진도 선노미도 여전히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그렇게 현재를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세진이 죽었다는 말을 듣고 선노미는 사당패를 떠난다. 자신이 돌아가야 할 곳으로 가기 위해. 아직은 못 간다 하더라도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했으니까.


그렇게 돌아갈 듯 못 돌아가면서 떠도는 선노미는 '보름달 마귀'를 만나게 된다. 앞서 나왔던 추악한 내면을 드러내 실행하게 만드는 '가면'을 만난 것이다. 지금 봤으면 싸이코패스라고 진단받았을 놈이 '가면'을 만났으니 얼마나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을까. 범죄가 일어난 산을 지나다가 범인으로 몰릴 뻔한 선노미는 오작인인 병오를 만나고 같이 사건을 해결해나가면서 다시금 삶과 죄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추악한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다만 그것이 잘못된 것을 알기에 더 이상의 생각을 멈추고 실행하지 않을 뿐이다. 


다시금 길을 떠나게 된 선노미는 어느 주막에 들렀다가 반월댁의 눈에 든다. 아들을 잃었다는 그녀는 선노미에게 일을 주고 주막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역시 주막에는 여러 사람들이 오기 마련이다. 그리고 기이한 사건들도 함께 나타났다. 무용은 사람들의 능력을 사고 파는 신기한 장사치이다. 혹시나 여러분도 이런 사람을 만난다면 함부로 자신의 능력을 팔거나, 다른 이의 능력을 사지 않길 바란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가장 소중하니까. 만기는 남들보다 냄새를 잘 맡는 능력이 필요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장난 삼아 그 능력을 팔았다가 죽을 뻔 했다. 그리고 자신의 능력을 되돌리려고 했다가 끔찍한 능력을 사고 만다. 이 이야기의 말미에 배우자의 그림을 그려주는 노인이 나온다. 그 노인의 선택은...


선노미의 고뇌와 방황을 이해해 준 반월댁은 선노미에게 집으로 갈 것을 권한다. 그리하여 선노미는 다시 방랑길에 오르는데, 때는 겨울이라 오돌오돌 떨던 선노미는 우연히 기방에 자리를 잡게 된다. 그 곳에서 앞서 만났던 사당패를 만나게 되고, 기생 연홍과 친분을 쌓는다. 가장 인기가 많은 기생인 연홍에게도 사연이 있었고, 그 기방에서 겨우 살아가는 퇴기인 홍매에게도 사연이 있었다. 물론 당연히 인간의 탐욕과 추악함이 빠지지 않는다. 역시 사연은 누군가의 욕심이 누군가의 삶을 짓밟는 것이고, 누군가의 눈물로 만들어진 누군가의 웃음인 것이다. 다 불타버렸으면. 홍매가 강도에게 살해당한 사건을 풀면서 선노미와 덕임은 다시금 생에의 의지를 다진다. 아, 이 이야기에서는 타내를 만나다. 선노미의 첫사랑이자 엄마인 분이의 정인 말이다.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가 버렸지만, 선노미의 고백에 중요한 말을 남겼다. 네 인생을 살아, 마음의 어둠을 몰아내렴.


기방을 떠난 선노미는 어느 마을에서 종훈을 만난다. 선노미에게 언문을 가르쳤던 그는 그 마을에서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치고 있었다. 그 곳에서 잠시 지낼 수 있게 된 선노미는 차돌이를 알게 된다. 하지만 가정사에 개입하기 어려웠던 그는 전전긍긍 계속 주변만 맴돌았는데... 그 때 이랬더라면, 이렇게 했더라면 이라는 말은 부질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과거에 계속 매여있다면 앞으로 갈 수 없으니까. 그 때 하지 못한 일을 지금이라도 하는 것이 중요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나마 죄 지은 자가 합당한 벌을 받게 되면 그나마 한이 풀리지 않을까. 그러면서 차돌이 남긴 낙서, 그림들을 통해 이야기로 위로 받았던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선노미 역시 위로 받는다. 이제 돌아가야지.


인연은 그렇게 돌고돌아 선노미에게 돌아왔다. 앞서 만난 이야기들이 그를 사람들이 사는 세상 속으로 끌어냈고, 청나라를 다녀오게 했다면, 이번에 만난 이야기들은 방황의 끝에서 그를 잡아 줄 이야기들일지도 몰랐다. 결국 소중한 것은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고, 자신이 지은 죄에 대해 책임을 지는 일이고, 자신을 사랑하는 가족일테니. 

"무서운 건 귀신이나 마귀가 아니다. 인간이 제일 무서워" -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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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3-12-25 03: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소설 미야베 미유키 소설 미시마야 변조괴담이 생각나게 하기도 하네요 여러 사람 이야기를 듣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상한 일을 겪기도 하는가 봅니다 앞으로 이 시리즈 또 나올 것 같네요 자기한테 있는 게 소중하죠 사람은 거의 그걸 모르고 다른 걸 생각하기도 하는군요

꼬마요정 님 성탄절 마음 따듯하게 보내세요


희선

꼬마요정 2023-12-25 14:07   좋아요 1 | URL
네 5권도 나올 것 같아요. 선노미가 이제 집으로 돌아가면서 겪는 일들이거나, 집에 돌아가서 겪는 일들이겠죠? 이런 이야기는 시리즈로 드라마로 나오거나 애니메이션으로 나오면 좋겠어요. 일본도 기이한 이야기들 많아서 재미있을 것 같아요.

희선 님 성탄절 따뜻하고 행복하게 보내세요^^
 
고독사 워크숍 오늘의 젊은 작가 36
박지영 지음 / 민음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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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사람은 혼자 죽는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더라도 죽음의 순간, 죽음이 찾아 온 순간은 오롯이 혼자 맞이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모든 사람은 '고독사' 한다고 볼 수 있겠다. 그리고 이 책은 어떻게 하면 '고독사'를 잘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죽음을 잘 맞이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어떻게든 잘 '살아남을' 수 있을까로 바뀌게 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연결되어 있으나 연결되어 있지 않았다. 한 때 존경했던 선배와 연락이 끊어진 건 오래되고, 여동생의 눈치를 보느라 집을 나와야 하고, 공무원 시험에 실패하고 취업에 실패해서 부모님 눈치를 봐야 하고, 자식의 죽음 때문에 죄책감을 가슴에 끌어안고 사느라 기억이 오락가락하게 되고, 돼지를 구하려다 죽음을 맞이하는 등의 사연을 보면 사람들은 섬 같았다. 지나치게 연결되면 불편하고 지나치게 고립되면 쓸쓸해지는 그런 섬들... 사실은 어떻게 연결되어야 하는 지를 몰라 서투르게 다가가서 상처 받고, 상처 받기 싫어 아예 벽을 만들어버리고, 외로워서 벽을 부수고 싶지만 부수는 방법을 모르게 되어버린 것 같은 그런 섬들 말이다. 어쩌면 어린 시절, 단 한 순간의 경험이 왜곡되어 한 사람의 인생을 만들었을 수도 있고, 어른이 되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상처 받고 배신 당해서 쓸쓸해졌을 수도 있고, 그 순간에 정의롭게 행동하지 못해서 두고두고 마음의 짐을 안고 살게 되었을 수도 있다. 


내가 아니라 다행이다를 중얼거리는 마음도, 누군가를 찌를까 걱정되어 연필을 뭉툭하게 깎는 마음도, 우는 판다 인형탈을 뒤집어 써야지만 울 수 있는 마음도 모두 현재를 살아가는 수많은 이들이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고독사 워크숍이 도움이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다양한 사람들이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우연인지 필연인지 만난 QR코드를 통해 '심야코인세탁소'에 접속한다. 그리고 그들은 고독사 워크숍에 참가하면서 채널을 받게 되고, 각자만의 방식으로 채널을 꾸며간다. 누군가는 의자를 뛰어넘고, 누군가는 연필로 스케치를 하고, 누군가는 철봉에 오래 매달리기를 한다. 누군가는 사연을 상상하여 부고를 써 주기도 하고, 서툰 솜씨로 어려운 곡들만 피아노로 연주하기도 했다. 그렇게 '별 것 아닌 것' 같은 일들을 꾸준히 해내면서, 각자의 고통을 '농담'으로 승화하면서 회복탄력성을 길러가는 이들... 예전에 받지 못한 관심을 받고, 스스로 그 상처를 어루만질 수 있게 되고, 정의롭지 못했던 자신을 용서하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불안을 안고 있고,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간다. 삶의 의지를 잃어버릴 만큼 끔찍한 상실을 경험할 수도 있고, 사람에게 상처 받아 좌절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찾아오는 위안에 위로받을 수도 있고, 희망을 가질 수도 있다. 여기 고독사 워크숍에 참가한 사람들은 모두 고장난 듯한 자신을 돌아볼 줄 아는 사람들이다. 


'우는 판다'와 '라이프가드'의 사연이 가장 가슴에 남았는데, 어쩌면 나에게 가장 소설처럼 다가오는 이야기라서 그런 걸까.

할머니, 나 계속 이렇게 형편없이 살아도 될까?
할머니는 말했다.
당연하지. 세상이 왜 이렇게 형편없는 줄 알아? 형편없는 사람들만 살아남았기 때문이야. 그러니까 너도 형편없이 살아. 그러다가 가끔 근사한 일 한 번씩만 하면 돼. 계속 형편없는 일만 하면 자신에게도 형편없이 굴게 되니까. 근사한 일 한 번에 형편없는 일 아홉 개, 그 정도면 충분해. 살아 있는 거 자체가 죽여주게 근사한 거니까, 근사한 일은 그걸로 충분히 했으니까 나머지는 형편없는 일로 수두룩 빽빽하게 채워도 괜찮다고. - P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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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놔... 몇 년 전에 이 책을 읽고 별 넷을 줬는데, 오늘 북플 들어갔다가 내가 별 하나 줬다고 표시된 걸 봤다. 북플 보다가 졸았나?? 손이 삐꾸러졌나?? 폰이 굉장히 민감한가? 


이 책 역시 위고의 책답게 건축이나 사건에 대한 서술이 길다. 한 자 한 자가 다 돈이어서 그랬다지만 어찌보면 장황하고 어찌보면 그 시대를 잘 알 수 있게 해주니 싫다고도 좋다고도 하기 어렵다.


자신이 합리적이고 이성적이고 선하다고 믿는 프롤로의 믿음은 어디서 왔을까? 콰지모도를 거두었지만 나쁜 일을 저지르는데 그를 이용했다. 신부이면서, 집시인 에스메랄다를 탐냈다. 하지만 에스메랄다의 마음은 태양을 뜻하는 페뷔스에게 가 있었고, 페뷔스는 자유로운 에스메랄다와 돈 많은 플뢰르 드 리스 사이에서 갈등하다 에스메랄다를 죽음으로 몰아넣는데 일조한다. 아름다운 외모만큼이나 마음씨도 고운 에스메랄다는 결국 그 시대 권력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여자들처럼 이용당하고 누명을 쓰고 만다. 가지지 못하자 망가뜨리겠다는 심보와 자신의 죄를 엉뚱한 데 전가하는 이상한 심리 상태를 보여주는 프롤로는 자신이 죄를 지었음을 알면서도 자기합리화를 계속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에스메랄다는 사랑에 모든 것을 걸었으나 배신 당했다. 


<파리의 노트르담>은 프롤로와 에스메랄다의 이야기이다. 누가 누가 더 나쁜가, 위선이 나쁜가, 우유부단이 나쁜가, 회피가 나쁜가. 계급이 나쁜가? 당시에 여자도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면 훨씬 나았을까. 에스메랄다에게 자유와 가족은 동시에 가질 수 없는 것이었을까. 힘이 있는 사람의 선택은 다른 사람들의 인생을 휘두르지만, 그 안에서도 순수하고 자유로운 영혼은 굴복하지 않는다. 어쩌면 위고는 에스메랄다에게서 그런 점을 발견한 건지도 모르겠다.


 에스메랄다가 집시에게 납치 당해서 자라났다면, 여기 킨셀라 부부에게 맡겨진 소녀는 집안 사정상 생물학적 부모와 잠시 떨어져 있게 된다. 에스메랄다의 엄마가 죽을 때까지 잃어버린 아이를 찾았다면, 맡겨진 소녀의 주인공 소녀는 몇 달 안에 생물학적 부모에게로 돌아간다. 


어째서 에스메랄다를 떠올렸을 때, 이 소녀가 떠올랐을까. 에스메랄다가 킨셀라 부부처럼 말은 없어도 다정하고 섬세한 사람들을 만났다면 운명이 달라졌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일까?


소녀가 환경이 바뀌어 매트에 실수를 해도 방 안에 습기가 찼기 때문에 매트를 빨아야 한다고 말하며 미안해하는 에드나와 우편함까지 뛰어가서 편지를 가져오게 하면서 시간을 재면서 빨라졌다고 칭찬을 하는 존은 멋진 부모처럼 보였다. 하지만 삶은 그들에게서 자식을 빼앗아갔다. 불의의 사고는 피해자의 탓이 아니다. 가끔 누구의 탓도 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자식을 앞세운 부모가 자신의 탓을 하지 않는 건 어려울테지. 하지만 그런 아픔이 있어도 킨셀라 부부는 소녀를 진심으로 대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받아보지 못한 관심을 받고, 예절을 배우고,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진심을 느끼면서 소녀는 성장했다. 부모를 선택할 수는 없지만, 마지막에 부르는 '아빠'는 누구를 부르는 말이었을까. 잘 키우지도 못하면서 소녀가 기침을 하자 존을 탓하는 소녀의 생물학적 아빠인 댄은 정말 얄미워 보였다. 루바브도 못 줍는데다 괜히 소녀에게 죄책감을 느끼게 하는 면에서까지 완벽하게.


어쩌면 여기 등장하는 록산느가 자신의 삶을 좀 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았던 여자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시라노와 크리스티앙 두 사람이 짜고 친 고스톱 때문에 일생을 외롭게 살긴 했으나, 그 상황에서 최대한 자신의 마음이 시키는 대로 살려고 했으니.


어찌보면 에스메랄다처럼 록산느 역시 외모만 보고 크리스티앙에게 반했지만 결말은 달랐다. 적어도 크리스티앙은 페뷔스처럼 쓰레기는 아니었으니. 하지만 크리스티앙 자신이 아닌 시라노의 마음이 크리스티앙의 글인양 록산느에게 전해졌으니, 록산느가 진짜 사랑한 사람은 누구일까. 편지를 통해 잘 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일생을 그리워 한 사람이 사실은 그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때 록산느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아니면 시간이 지날수록, 함께 편지를 나눈 시간을 곱씹을수록 크리스티앙이 아니라는 사실을 어느 정도 눈치채고 있었을까...


이 이야기 역시 참 재미있게 읽었는데, 새삼 생각났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할 때 외모가 먼저 눈에 들어올 수는 있으나, 결국 사랑을 완성하는 것은 그 사람의 성격, 교육 수준, 공감 능력이다. 성격에 공감 능력이 들어간다면 성격과 교육 수준이 중요할 것이다. 크리스티앙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자신의 언어로 록산느에게 다가갔어야 했는데... 사랑에 빠진 사람은 언제나 자신이 없고 사랑하는 이에게 눈높이를 맞추고 싶은 법이지만 말이다. 자신의 언어로 말하다 보면, 어쩌면 결국 록산느의 눈높이까지 갈지도 모르는데. 록산느의 진심이 가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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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3-12-24 00: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꼬마요정님께서 ‘파리의 노트르담‘에
별 1개 주셔서 손절할 뻔 했어요 ㅋㅋ
핸드폰 스크롤 하다보면 한 번씩 저도 그럴때가 있더라고요.
읽지도 않은 책을 읽었다고도 하고요.
시라노는 뮤지컬로 봤는데
넘 좋았어요.
시라노의 묵직한 사랑도 좋고
나중에 깨닫지만 록산느가 시라노를 사랑하는 것도 좋고요.
꼬마요정님!
냥이들과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꼬마요정 2023-12-24 00:14   좋아요 2 | URL
큰일날 뻔 했네요!! 저 손절 당할 뻔 ㅋㅋㅋㅋ
근데 정말 당황했어요. 아무리 그래도 별 1개는 진짜...
시라노 뮤지컬 보셨군요. 저도 참 재미있게 봤어요. 노래도 좋고 연출도 괜찮았죠. 류정한 배우님이 엄청 고생하셨겠더라구요. ㅎㅎㅎ

페넬로페 님, 즐거운 크리스마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Falstaff 2023-12-24 14: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라노, 매력적인 작품인데 그리 인기를 얻지 못한 거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오페라도 있거든요. 시라노가 노래도 잘 합니다. 록산느의 창문 아래 계단에 숨어서 세레나데를 노래하고 크리스티앙은 립싱크만 하는 장면... 애절합지요. ㅎㅎㅎ

꼬마요정 2023-12-24 18:44   좋아요 1 | URL
맞아요. 시라노 재밌는데 생각보다 인기가 없어요. 시라노처럼 살기도 진짜 어려울텐데... 오페라는 못 봤어요. 하지만 재미있을 것 같아요. ㅋㅋㅋ 크리스티앙 입만 벙긋벙긋, 시라노는 감정을 다해 부를텐데, 갑자기 가슴이 막 아려오네요. 크으... 시라노가 고백했다면 록산느랑 어떻게 됐을까요? 크리스티앙이 그렇게 죽지만 않았어도 어쩌면 <전쟁과 평화>에서 피에르랑 나타샤처럼 됐을지도 모르죠... (안드레이 좋았는데 죽어버리다니...)

희선 2023-12-25 03: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는 부모를 고르지 못하다니... 그래서 예전에 아이가 부모를 고르는 시설 같은 게 나오는 이야기가 있었군요 책이 아닌 드라마를 봤지만... 시간이 지나서 잊어버렸네요 한국 소설에도 있기는 했는데, 청소년 소설이었던가 부모가 아닌 사람이 더 부모 같을 때도 있네요

자기 마음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자기 말로 전해야죠 이야기에서는 그러지 않을 때가 많죠


희선

꼬마요정 2023-12-25 14:09   좋아요 1 | URL
아이가 부모를 고르는 드라마가 있었군요, 궁금하네요. 어떤 이야기일지... 맞아요, 때론 부모보다 더 부모다운 사람들이 있죠. 아이가 그런 사람이라도 만난다면 다행인데... 가슴이 아프네요.

자기 마음은 자기가 전하는 게 맞다는 걸 알지만 두려운가 봐요. 그래서 이야기가 막 이어지게되나 봅니다. <시라노> 재밌는데 안타까워요.
 
귀신님의 완벽한 복수 네오픽션 ON시리즈 17
강엄고아 지음 / 네오픽션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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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범이라서, 반성문을 써서, 공탁금을 걸어서, 앞으로의 삶이 창창하여 등등의 이유로 수많은 범죄자들이 집행유예를 선고 받거나 지은 죄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은 형량을 선고 받기도 한다. 성범죄나 마약, 음주운전 등 아주 죄질이 나쁜 경우에 특히나 더 그런 면이 잘 보인다. 어쩌면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낌새가 보여서일지도 모르겠다.


이 이야기는 한 편으로는 속이 후련할 수도, 한 편으로는 씁쓸할 수도 있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 인간이 살면서 언제 정의로운 사회가 있긴 했나 싶긴 하면서도 사적 복수가 문제 해결 방법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려준다. 


'명당'이라는 당집을 차리고 억울하게 죽은 귀신의 복수를 돕는 채명. 그녀는 고등학생 때 끔찍한 범죄의 피해자가 되었다. 명은 살아도 산 것이 아닌 상태에서 조선시대 귀신인 막순을 만나 억울하게 죽은 귀신들의 복수를 하기 위해 다시 살기로 마음먹었더랬다. 그러면서 만난 귀신들은 각기 억울하고 안타까운 사연들을 가득 안고 있었고, 빙의의 형태로 복수를 실행했다.


하지만 죽은 자는 죽었다고 깨닫거나 모든 것을 자명하게 알게 되지는 않았다. 자신의 생각대로 범인을 판단하기도 했고, 엉뚱한 대상에게 화풀이를 하기도 했다. 결국 사적 복수는 또다른 희생자를 낳고 또다른 원한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완벽한 복수란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아닐 것이다.


명의 오빠인 민은 카이스트를 졸업하고 유학을 가려 했으나 동생인 명을 위해 경찰이 되었다. 그런 다정한 오빠인 민과 명이 도와 준 복수가 이루어진 곳의 관할 형사들인 경욱과 규영, 명의 당집이 있는 사주, 점술 거리의 많은 무속인들이 하나가 되어 이런 사건들을 해결할 수 있을까. 


사적 복수가 아닌 공적 처벌 및 교화가 제대로 이루어지는 사회가 온다면, 피해자 스스로의 손에 피를 묻히고 죄책감에 시달리는 사람이 없는 평화로운 사회가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사회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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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3-12-22 03: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법이 있다 해도 그걸 반대로 이용하는 사람도 있군요 죄를 지은 사람이 제대로 벌을 받는다면 피해자가 좀 나을 텐데... 복수한다 해도 돌아오는 건 별로 없기도 하죠 복수가 다른 원한을 낳고, 그런 거 알아도 그만두지 못할지도 모르겠네요 그건 소설에서 봤지만... 실제로도 그런 사람 있을지...


희선

꼬마요정 2023-12-23 10:25   좋아요 1 | URL
그쵸 복수한다고 원한이 풀리는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그만 못 두는 사람이 소설에만 있으면 좋겠네요. 날이 너무 추워요. 감기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