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소녀
다이 시지에 지음, 이원희 옮김 / 현대문학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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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발자크의 소설을 찍먹한 게 많다. 일단 <나나>는 표지에 이끌려 펼쳤는데, 읽다가 너무 지루해서 덮었다. <골짜기의 백합>은 재미가 없진 않았고 나폴레옹이 또 망친 것 같은 소년의 이야기가 나와 궁금하기도 했는데, 책 정리 하다가 없어졌고 다시 찾았을 때는 선뜻 읽어지지가 않았다. <어둠 속의 사건>도 몇 장 읽다가 꽂아두고, <나귀 가죽>도, <미지의 걸작>도 <13인당 이야기>도 모두 고이 모셔두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로웠다. 만약 모든 것이 금지되고, 읽는 자유를 빼앗기고, 미래마저 불투명해진다면, 페터 한트케나 알랭 로브그리예나 조셉 콘래드의 책이라도 얼마나 재미있을까...하고. 그 안에서 다양한 인간군상과 인간성을 볼 수 있을테니까. 그런데 심지어 뒤마의 <몬테크리스토>라니. 얼마나 재미있을까. 게다가 중국어는 뜻글자이다 보니 번역하면 책 쪽수가 그닥 많지 않은가 보다. 이 책에 나온 책들 중 <장 크리스토프>를 검색했는데, 1권만 900쪽이던데... 


1966년 어느 날, 마오쩌둥은 우리가 알고 있는 문화대혁명이란 사건을 일으킨다. 뭐, 나라를 대변혁하는 운동이라고 하는데, 대약진 운동으로 나라가 엉망이 되어갔기에 환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권력도 지켜야 했고. 그리하여 학교가 문을 닫았고 책들이 불탔고 젊은이들이 농촌으로 쫓겨났다. 젊은 지식인들을 농촌으로 보내 가난한 농민들에게 재교육을 받도록 하게 하는 하방운동 또는 재교육으로 불리는 이 일은 현재의 중국에서도 일어나고 있는데, 이 책의 두 주인공에게도 일어난 일이었다.


나와 뤄는 겨우 열 일곱, 열 여덟이었고 부모님이 의사라는 이유로 완전 시골깡촌으로 재교육 받기 위해 내려오게 된다. 그 곳에는 시계조차 없는, 현대 문명의 손이 닿지 않은 곳이었고 둘은 촌장 등 농민들의 감시를 받으며 매일 밭을 간다. 그들이 유일하게 해방되는 시간은 도시로 가서 영화를 보고 돌아오는 때이다. 그들은 영화를 보고 돌아와 마을 사람들에게 그 영화를 이야기로 들려줘야 했다. 예나 지금이나 이야기의 힘은 실로 대단하다. 그들은 마치 세헤라자드가 된 것마냥 이야기를 보고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리고 같이 농촌으로 쫓겨 온 시인의 아들인 '안경잡이'에게 서양고전문학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재봉사의 딸인 바느질 처녀가 등장한다. 어째서 그녀에게는 이름을 주지 않았을까? 바느질 처녀는 참으로 매력적인 인물인데 말이다.  


'안경잡이'는 다시 도시로 돌아가기 위해 민요를 수집해야 하고, 뤄와 나는 그를 도와주는 대가로 소설책 한 권을 빌리기로 한다. 그들이 받은 책은 발자크의 <위르쉴 미루에>이다. 이 책을 읽고 전율하는 두 사람... 나는 이 책의 일부를 겉옷 안감에 필사하고, 뤄는 바느질 처녀를 훌륭한 숙녀로 만들기 위해 책을 읽어주려고 한다.


사회주의니, 자본주의니 하는 이념들은 그들의 삶에 겉도는 부유물일지도 모른다. 녹아들지 못하고 그저 겉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그런 것 말이다. 뤄가 말라리아에 걸리자 바느질 처녀는 약초를 붙여주고 네 명의 무당을 불렀다. 20세기 분서갱유라 불리는 이런 사건 자체도 말이 안 되는 것이긴 하지만. 젋은 지식인들을 재교육하려고 농촌에 보냈는데, 현실은 무당이 병을 치료하고, 금서인 문학책들이 인간 세상을 알려준다니... 


이야기는 빠르고 재미있게 전개되어 순식간에 다 읽었다. 재미있었고, 웃겼다. 바느질 처녀 덕분에 발자크의 책들이 무척이나 궁금해졌다. 그녀를 그렇게 변모시킨 그 이야기들 말이다. 그렇게 이야기는 죽지 않고 돌고 도는 모양이다. 


읽다보니 궁금한 점이 있었다. 뤄와 내가 민요를 수집하기 위해 재봉사의 옷과 모자를 빌렸는데, 그 때 모자의 색깔이 녹색이었다. 그런데 중국에서 녹색 모자나 녹색 머리 장신구는 배우자의 바람을 뜻하는 게 아닌가? 특히 남자가 녹색을 착용하면 오쟁이진 남편이란 말을 듣는데 말이다.


그리고 '나'가 재봉사에게 밤마다 들려주던 <몬테크리스토>의 이야기 중에, 마을 촌장에게 들키기 직전 '백작이 검사의 딸과 막 사랑에 빠지려는 순간'이란 대목이 나온다. 그런데 빌포르의 딸인 발렌타인과 사랑에 빠지는 건 모렐의 아들인 막시밀리앙이 아니었던가. 그렇게 이야기는 조금씩 비틀려서 전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지금 중국은 젊은이들을 농촌으로 보낸다고 하는데 이제는 농촌에도 현대문물이 가득할테니 이렇게 책을 통해 인생을 배우는 일은 드물지도 모르겠다. 작가가 가장 가슴 아파하는 일일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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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3-09-18 21: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녹색 모자가 그런 뜻이 있었군요?
이 책 제목은 참 많이 들어본 것 같아요.
근데 첫 단원에 열거하신 작가들은 좀 지루한 작가들이에요? 저 작가들의 책도 읽어본 게 없네요?^^;;
요정 님은 늘 느끼지만 정말 다양한 분야의 다독가세요.

꼬마요정 2023-09-21 15:54   좋아요 1 | URL
책 제목 유명하죠? 저도 이제 읽었네요. (근데 전 옌롄커가 더 좋아요^^)
중국 갈 때 녹색 모자는 안 쓰는 게 좋거든요. 그래서 깜짝 놀랐어요.
페터 한트케는 <긴 이별을 위한 짧은 편지>로 노벨학상을 받았어요. 저는 이 작가의 <어느 작가의 오후>를 읽었는데 음... 무슨 말일까? 그랬죠 ㅋㅋㅋㅋ
알랭 로브그리예 책은 <질투> 하나 읽고 있는데요, 아마 몇 년째 읽고 있기만 해요 ㅋㅋ 도대체 진도가 안 나가서 절반 정도 읽고 그냥 그 페이지입니다. ㅋㅋㅋㅋ
조셉 콘래드는 단편은 좀 나았는데요, <암흑의 핵심>은... 음.. 아실 것 같아요. ㅋㅋㅋ

저는 그냥 이것 저것 궁금한 게 많아서 시도를 많이 해서 그런 것 같아요 ㅎㅎㅎ

책읽는나무 2023-09-21 17:08   좋아요 1 | URL
그래도 대단하십니다.
전 한 권도 읽어보질 못했네요.^^;;
저도 궁금해지는데 언젠간 시도해 볼 시간이 오겠죠.ㅋㅋㅋ
열심히 시도해 봅시다.^^

꼬마요정 2023-09-21 17:50   좋아요 1 | URL
책나무 님이 더 대단하신걸요. 요리도 잘 하시고 ㅎㅎㅎ
우리 함께 열심히 시도해보아요!!!!!
 
딩씨 마을의 꿈
옌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 자음과모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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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TV에서 재밌게 봤던 만화 중 하나가 바로 스머프다. 만화의 정확한 제목은 생각나지 않지만, 파란색의 스머프들과 가가멜과 아즈라엘은 기억난다. 버섯 모양의 지붕을 가진 집에 사는 스머프들은 파파 스머프의 지휘 아래 평화롭게 살았고, 가끔 가가멜이랑 아즈라엘이 스머프 마을을 괴롭혔던 걸로 기억한다. 그들에게는 계급이 없었고, 연장자인 파파 스머프가 지도자로 마을의 큰 일을 다같이 의논했었다. 이 책을 읽다보니 스머프가 생각났다.


이 이야기의 화자는 딩차오양, 할아버지 딩수이양의 손자이자 딩후이의 아들이자 독살당한 아이이다. 차오양의 할아버지인 딩수이양은 꿈을 사랑하고 염치를 알며 어쩌면 저 커다란 나라에 하나 남은 참회할 줄 아는 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자신의 자리를 잃어가게 된다.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이 이야기는, 경제 발전이 가져 온 물질만능주의 혹은 그 욕망이 만들어 낸 비극적인 이야기이다. 중국의 경우, 미국이나 우리나라보다 더 늦은 시기까지 '혈액'을 충당하기 위해서 혈액원이나 병원 등에서는 피를 사곤 했다. '매혈'은 피를 뽑아주고 돈을 벌기 좋은 방법이었다. 중국 정부는 각 성, 현, 마을에 이르기까지 매혈을 장려했고 조용하던 시골 마을들에 피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피를 팔아 기와집을 짓고, 피를 팔아 세탁기를 사고, 피를 팔아 2층집을 짓고, 피를 팔아 길을 닦고, 피를 팔아 고기를 먹고 그렇게 마을 사람들은 생활을 이어나갔다. 딩후이는 이런 시기를 잘 이용한 사람이었다. 전국 각지에서 매혈을 하다보니 의료 인력은 부족했고, 딩후이는 자신이 채혈을 하기 시작했다. 하나의 주삿바늘을 세 명에게 사용했고, 고지한 것보다 더 많은 양의 피를 뽑았고, 정부에서 지급하는 돈보다 적게 지급하고 피를 샀다. 그리고 딩후이는 부자가 되었다. 


몇 년 후 열병이 돌았다. 이 열병에 걸린 사람은 금방 죽기도 하고, 한참을 살아있기도 했다. 매혈한 사람 대부분이 걸렸고, 매혈을 하지 않은 사람이 걸리기도 했다. 마을은 뒤숭숭했고, 사람들은 절망했다. 이 열병은 에이즈였다. 마을에서 열병에 걸린 마샹린이 처음으로 사람들 앞에서 창을 하던 날, 신약은 없다는 말에 마샹린이 죽었고 열병에 걸린 사람들은 딩수이양이 있는 학교에 모여 살게 되었다.


가족들에게 병을 옮길까 걱정하던 사람들은 모두 학교에 모였고, 합의한 양의 곡식을 내고 다같이 지위의 높낮이 없이 생활하기 시작했다. 이 무렵은 앞서 이야기 했던 평화로운 스머프 마을 같기도 했다. 그저 모두가 지켜야 할 원칙 몇 개만 있을 뿐, 모두가 자유로웠으니까. 그렇게 처음에는 딩수이양의 지도 아래 천국 같은 생활을 했으나, 삶은 그렇게 녹녹하지 않았다. 사람이 모이면 사회가 만들어진다. 어느 순간 지위가 생기고, 어느 순간 치정이 생기고, 어느 순간 빈부가 생긴다. 누구는 누구를 시기하고, 누구는 누구를 질투하고, 누구는 누구를 더 아끼고, 누구는 누구에게 더 큰 것을 주고 싶어한다. 그리하여 딩수이양이 바라던 것처럼 모두가 같은 것을 누리고 다 함께 평안하게 사는 삶은 끝나가고 있었다. 열병이 그들을 뭉치게 했고, 죽어갈 날을 기다리던 그들은 여전히 죽기 전까지 욕망을 버리지 못했다. 


학교의 책상, 의자, 칠판 등 딩수이양이 미래의 아이들을 위해 남겨놓았던 것들은 모두 마을 사람들에게 분배되었고, 학교는 끝났다. 학교는 희망이었고, 미래였다. 이제 미래의 아이들은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없었다. 피를 팔아 마을은 풍성해졌고, 관을 팔아 마을엔 꽃이 피었다. 딩후이는 시대를 잘 읽었고, 정부의 무관심과 관료주의에 따라 피를 팔고 관을 팔아 큰 집을 짓고 이사를 했다. 심지어 영혼결혼식까지 주선하여 돈을 챙겼다. 정부는 그저 인민을 통제할 수만 있다면 아무 상관 없는 듯 보였다.


생명도, 의리도, 혈연도, 체면도 모두 돈 앞에서는 그 가치가 작았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사랑은 잠시나마 피었다. 링링과 딩량은 열병이 아니었다면 돌팔매질을 당했을 그런 사랑을 했다. 이 책 곳곳마다 인간성이 넘쳐났다. 사랑도 욕심도 모두 인간이 가진 고유한 속성이 아니겠는가.


딩수이양은 아들인 딩후이와 딩량의 잘못에 크게 실망했고, 늘 책임감을 느꼈고, 어떻게든 참회하길 바랐다. 이는 그가 자식들에게 개두(머리를 땅에 대고 절하는 예법)를 시킨 것에서부터 계속 보이지만, 그건 그저 그의 바람이었다...


살해당한 아이의 영혼이 들려주는 이 마을의 이야기는 꿈일까, 생시(生時)일까. 딩수이양의 꿈과 일치하는 사건들과 실제로 흘러가는 이야기들은 비극적이었으며 뉘우침과 반성이 배여이었다. 슬프지만 그렇게 끝이다. 다음 세대는 참회가 무엇인지 모를 것이다. 가르치는 스승이 없으니 말이다. 그게 어쩌면 가장 큰 비극일지도 모르겠다. 

글을 썼다는 이유만으로 피고가 된 후로 저는 법원의 재판 과정을 통해 저의 글쓰기와 <딩씨 마을의 꿈>이라는 책이 중국에서 ‘어떤 죄를 범한‘ 것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랜 사유 끝에 사실은 작가인 제가 비상을 쟁취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한 마리 새라는 것을, <딩씨 마을의 꿈>과 저의 글쓰기가 사실은 비상을 쟁취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새의 울음소리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딩씨 마을의 꿈>은 현실을 쓴 것인 동시에 꿈을 쓴 것이고, 어둠을 쓴 것인 동시에 빛을 쓴 것이며, 환멸ㅇ르 쓴 것인 동시에 여명을 쓴 것이었습니다. 제가 쓰고자 한 것은 사랑과 위대한 인성이었고, 생명의 연약함과 탐욕의 강대함이었습니다. 인류의 생존과 발전을 둘러싸고 있는 고난을 극복하고 선과 미를 추구하고자 하는 영혼의 교육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과 내일에 대한 기대와 인성의 가장 후미진 구석에 자리한 욕망의 그 꺼지지 않고 반짝이는 빛이었습니다.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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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켄타 이와모토의 세미나가 있었다. 주짓수라는 운동이 미국에서 인기라 아시아는 변방이라 할 수 있는데(심지어 노기는 더더욱), 노기 큰대회인 ADCC(Abu Dhabi Combat Club) 아시아 예선에서 2022년에 1등을 한 선수이다. (울 관장님은 2번 우승했는데 ㅋㅋ)관장님하고도 인연이 있어서 서울 뿐 아니라 부산에서도 세미나를 진행하게 되었다. 루즈 패스를 가르쳐 줬는데, 덕분에 아주 많이 배웠다. 아... 영어를 해야하는데ㅜㅜ 켄타는 일본인이지만 영어를 정말 잘한다. 부럽다...



이번 세미나에 여자는 딱 세 명... 그 중에 나와 같은 도장에 다니는 동생과 함께 찍었다. 관장님이 VHTS 모델이기도 하고, 이번에 노기 옷이 예쁘게 나오기도 해서 우루루 샀다. ㅋㅋㅋㅋㅋ 보라색 고양이가 나다!! 나보다 작은 사람이 없....다ㅠㅠ 다들 팔 근육 꽉 찬 거 보면 부럽다. 나도 열심히 근육을... 하아... 이 사람들은 조금만 운동하고 단백질 먹으면 근육이 막 생기던데 난 유지도 힘들다. 그래도 어우, 유지 하는 게 어디야!!! 라며 룰루랄라 한다. ㅋㅋㅋ


운동 하고 좋은 건, 힘이 세졌다는 거다. 요즘은 사무실에서 생수통도 혼자 막 간다. 처음에 내가 생수통을 드니까 도와준다고 직원들이 우루루 왔는데, 혼자 번쩍 들어서 가니까 다들 와~ 했고, 이제는 보면서 박수 쳐준다. 너무 뿌듯하다!! 고양이 밥도 번쩍 번쩍 들고, 감상자도 번쩍 번쩍 들고... 힘이 세지니까 세상이 좀 더 편해졌다. 키만 좀 더 크면 더 편할텐데... 아직 내 높이에서는 보이지 않고 닿지 않는 것이 많다. 지난 주에 포항 갈 일이 있어서 가다가 휴게소에서 화장실을 갔는데, 가방 걸이가 너무 높이 있는 거다. 오랜만에 구두 안 신고 운동화 신었는데 참.... 까치발로 가방을 걸었는데, 마음이 안 좋았다. 요즘은 다 키가 큰가...?



지인이 하던 일을 접고 다시 그림을 그리기로 했다기에 응원을 했는데, 개인전을 하게 됐다. 너무 축하할 일이라 시간을 내서 갔다. 역시 사람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얼굴에 생기가 도는 것 같다. 너무 표정도 좋고, 행복해보여서 나도 좋았다. 그림도 너무 예쁘고 좋았다. 고양이 그림에선 침 흘리고 있었던 듯. 축하해요!!!



포항에 있는 까페인데 늘 작품이 걸려 있다고 한다. 마침 3주 정도 비어서 운 좋게 신인 작가로 개인전을 열 수 있었다고. 도와주신 분들, 응원해 주신 분들 모두 모두 감사하다며. 아홉 살 때부터 자신을 가르쳐 준 선생님도 소개해줬다. 나는 그림을 잘 모르지만 정말 대단해보였다. 경주 아트페어 하면 초대해 주신다고. 


남편이랑 나랑 휴게소 음식을 좋아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한동안 못 먹었더랬다. 그러다가 이번에 포항 가면서 점심을 휴게소에서 먹기로 했다. 라면이랑 돈까스 너무 맛났다. 다음에 묵은지돼지갈비찜 먹으로 다시 오기로 ㅋㅋㅋㅋ 그리고 화장실 가방 걸이 너무 높았다...



인덱스 장만하고 기뻐서 온 데다가 덕지덕지 붙였다. 심지어 <파묻힌 여성>은 알라딘 꺼 붙였었는데 다 떼고 새로 산 거 붙였다. 다 붙이고 나서 이전 사진 안 찍은 거 후회했다는... ㅋㅋ 2장까지 읽고 잠시 던져뒀더랬다. 아지즈 네신의 <개가 남긴 한마디>가 생각나는 챕터였다. 사실 아지즈 네신이 풍자를 참 잘 하니까, <개가 남긴 한마디>는 개.소.리란 말이지 않은가. ㅋㅋ 진짜 논리적이지도 않고 과학적이지도 않은 소리를 진짜 정성스럽게 했더라고. 근데 참 잘 읽혀서 신기했다. 나름 재미도 있었다.(저자의 글이 그렇단 게 아니라, 인용한 문구들이 개소리가 많았다.) 


사마천 <사기>도 맨날 축약본만 보다가 완역본을 보는데, 본기가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다. 사마천이란 사람이 왜 역사서를 썼을까, 왜 신화의 영역에 있던 시대를 인간의 역사로 만들고 싶어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일 웃겼던 효무 본기는 위작이 의심되기도 한다지만, 본인이 썼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거야 뭐 그저 내 생각일 뿐이지만. 
















그리고 마지막은 늘 그렇듯 고양이들!!!


모짜는 빨간 공을 사랑해. ㅋㅋㅋ


카프 모자를 눌러 쓴 누군가가 생각난다... ㅋㅋㅋ 천국의 계단 ㅋㅋㅋ


레이는 오이를 좋아한다. ㅋㅋㅋㅋ 오이 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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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3-09-10 21: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제 9월9일이 한국 고양이의 날이었다고 합니다 냥님들의 만수무강을 기원합니다!

꼬마요정 2023-09-10 21:34   좋아요 1 | URL
오홍 그렇군요!! 오늘 캔 따줬는데, 어제였다니!!
서곡 님 고맙습니다. 덕분에 저희 집 냥이들 모두 건강합니다. 오래 오래 건강하면 좋겠습니다 ㅎㅎㅎ

페넬로페 2023-09-11 00: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주짓수 하는 분들은 언제나 멋져요.

이제 저에게 냥이 사진은
저번에 올려주신 카프, 앉아있는 것이 최고입니다.
캡쳐해서 하루에 한 번씩 보고 있어요^^

꼬마요정 2023-09-11 14:04   좋아요 1 | URL
아아 저도 그 카프... 매일 봅니다. 어찌나 웃긴지...
카프는 개그감이 장난 아니랍니다. ㅋㅋㅋㅋ 잘 때도 얼굴 찌그러뜨리고 자고, 원하는 게 있으면 집사에게 직진해서 막 저를 밟고 배 위로 올라와서 얼굴을 들이밀구요 ㅋㅋ

고양이는 사랑입니다. ㅎㅎㅎㅎ

희선 2023-09-11 01: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운동을 하고 힘이 세지다니 대단하네요 생수통을 들게 되셨군요 그거 혼자 들기에 어려울 것 같던데... 운동하신 보람이 있군요 그림도 좋네요 그림을 하게 되고 바로 전시회를 하다니... 본래 그림 그렸고, 이제는 그림만 하시는 건가 보네요 오이 인형 갖고 놀다니 귀엽네요


희선

꼬마요정 2023-09-11 14:05   좋아요 1 | URL
정말 운동한 보람을 느낍니다!! 주짓수를 하면서 상대를 계속 밀어내다 보니까 상체 근육이 발달하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팔굽혀펴기나 턱걸이가 가능해졌어요 ㅎㅎㅎ 그러더니 이제는 생수통도 들 수 있게 됐어요!! 너무 좋습니다. ㅎㅎㅎ

이제는 그림만 그리면서 간간이 도슨트 알바 한다 하더라구요. 그림 관련 일을 하니 좋다고 하더라구요. 전시회를 할 기회를 얻어서 정말 기뻐했어요 ㅎㅎ 오이 인형도 있고, 당근, 옥수수도 있습니다 ㅎㅎㅎ

책읽는나무 2023-09-11 10: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생수통도 번쩍 들 수 있다는 건???
팔뚝 겉이 아닌 그 속에 근육이 숨어 있단 말입니까?
허리 힘도 좋으시군요.
정말 대단하신 요정 님!!!ㅋㅋㅋ
근데 직원들은 보면서 물개 박수만?
이러다 생수통만 보면 자동적으로 요정 님만 찾으면 곤란한데 말이죠?ㅋㅋㅋ
그래도 이제부터 요정 님을 함부로 대하진 못하겠어요.
근데 사진으로 봤을 땐 그렇게 키가 작아 보이진 않으신데....화장실 가방 걸이대 어떤 곳은 진짜 높이 달아 놓은 곳들 있긴 했어요.
저도 왜 저렇게 높이 달았을까? 궁금하긴 했습니다.
지인이 전시회를 직접 하시는 분도 계시고 부럽네요. 고양이 그림이 포근하네요.^^
<사기본기>저도 저 책 있는데 재밌다구요? 축약본도 안 읽은 저는 아직도 읽을 엄두가 안 납니다. <파묻힌 여성>도 사다 놨어요.ㅋㅋ
카프.....ㅋㅋㅋ
넘 사랑스럽네요.ㅋㅋㅋ

꼬마요정 2023-09-11 14:11   좋아요 1 | URL
흐흐흐 생수통 번쩍 높이까지는 아니구요, 적당히 들어서 정수기에 얹을 정도는 됩니다. 여기까지 오는데 오래 걸렸네요 ㅎㅎㅎ 너무 뿌듯합니다!!!
직원들은 원래 자기들이 두 명이서 혹은 세 명이서 하다가 제가 해 주니까 너무 고맙겠죠 ㅎㅎㅎ 아주 좋아합니다. 어차피 저는 제 방에 있거나 외부에 있어서 한 번씩 하구요, 또 삼실에 남자가 셋이나 있어서 서로 할 수 있는 사람이 보이면 해요 ㅎㅎ 힘든 일, 제가 할 수 있으면 하는 거죠. 전 오히려 보람차서 좋아요 ㅎㅎㅎ(하지만 결국 여직원들이 제일 많이 합니다 ㅎㅎㅎ)

제 키가 154 정도거든요. 옆에 있는 동생은 162인가 그렇구요, 켄타는 173인가 그래요. ㅎㅎㅎ 그냥 보면 별로 안 작아보이는데, 운동 시작하면 쭈그러듭니다. ㅋㅋㅋ 애들이 저 막 던져요 ㅋㅋㅋ 저 맨날 날아가요 ㅋㅋㅋ 가끔 놀이기구 타는 줄... ㅋㅋㅋ 애들이 저를 휙 던져놓고 미안해 합니다. ㅋㅋㅋㅋ 근데 화장실에 있는 가방걸이 너무 높이 단 건 왜 그런지 모르겠네요. ㅠㅠ

제 지인은 고양이 그림 그리고 싶은데 스승님이 딴 거 그리라고 해서 열심히 나뭇잎이랑 나무랑 그린대요 ㅋㅋㅋ 고양이 그림은 너무 흔하니까 그런가봐요. ㅎㅎ 하지만 저랑 지인이랑 고양이 좋다고 막 뒤에서 몰래 좋아했어요 ㅋㅋㅋ

<사기본기> 재밌습니다. 이제 <사기세가> 읽으려구요, 남편이 <사기열전> 먼저 집더니 계속 읽고 있어요. 언제까지 읽을건지 모르겠네요 ㅋㅋㅋ 하루에 한 페이지 읽나 싶어요 ㅋㅋㅋ <파묻힌 여성> 재밌어요. 잘 읽히구요 ㅎㅎ 저도 얼른 마무리 해야겠어요 ㅎㅎㅎ

카프는 여전하죠? ㅋㅋㅋㅋ 개그묘라니까요 ㅋㅋㅋㅋㅋ

서니데이 2023-09-13 18: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덱스 테이프 저도 좋아해요. 다이어리나 노트에도 많이 붙여두고 예쁜 디자인은 사서 모아두기도 해요. 편하기도 하지만, 예쁘니까요.
고양이들도 좋아하는 건 조금씩 다른 것 같긴 한데, 공과 오이를 좋아한다니 귀엽습니다.
꼬마요정님,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꼬마요정 2023-09-15 09:50   좋아요 1 | URL
인덱스 예쁘니까 좋더라구요. 여기저기 마구마구 붙이고 싶습니다!!! ㅎㅎㅎ 저희 집 고양이들은 좋아하는 게 많아요. 공은 빨간색 계열을 좋아하구요, 오이 인형, 당근 인형, 옥수수 인형 다 좋아한답니다. 생선 인형도 좋아해요 ㅎㅎㅎ 너무 귀엽습니다. 저는 팔불출!! ㅎㅎㅎ
서니데이 님도 즐겁고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사기본기 - 개정판 사기 (민음사)
사마천 지음, 김원중 옮김 / 민음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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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도 인간이었다. 효무 본기 읽다가 뿜을 뻔 했다. 한 무제는 부풀려진 면이 있다 하더라도 거대한 제국의 기틀을 세우고 이후 중국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사람인데, 진시황보다 더 신선에 미친 사람처럼 보이게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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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공유] 쫀득이 - 군고구마맛 (1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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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다… 생각보다 부드럽고 고구마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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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3-09-08 17: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이런 상품도 알라딘에 있군요 ㅎㅎㅎ

꼬마요정 2023-09-10 12:39   좋아요 1 | URL
넵 심지어 여러 맛이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