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픽션 나이트
반고훈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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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 공포란 감정은 무엇일까. 무엇이 우리를 무섭고 두렵게 하는 것일까.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치솟는 금리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가까이에서 일어나는 묻지 마 폭행 같은 것들이 있겠지. 그런 현실적인 문제들을 벗어나서 좀 더 비현실적인 눈으로 본다면 실체가 없는 존재들이 우리를 두렵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체가 없는 존재들은 말 그대로 실체가 없어서 무섭다. 내가 알지 못하니까. 인간은 잘 모르고 잘 알지 못하고 자신과 다르면 타자화해서 배척하는 경향이 있으니까. 하지만 그 실체가 없는 존재- 귀신은 이전에는 인간이었다. 인간이 죽어 귀신이 된다고 생각하니까. 그러니 귀신의 행동은 살이있을 적 행동이랑 별 다를 게 없을 것이고, 오랜 시간 귀신으로 있었다면 명상이나 수행 같은 것을 했다면 성질 좀 바뀌어서 부드럽고 다정한 귀신으로 성장했을테고, 분노와 원한과 억울함에 사로잡혀 있다면 소위 말하는 악귀가 되어 있겠지. 아, 죽어서도 노력해야 하다니, 뭔가 서글프다. 우스개소리로 하는 말이 다 맞다니까. 멕시코 인들은 죽으면 영화 '코코'에 나오는 사후세계로 가고, 우리는 죽으면 영화 '신과 함께'의 사후세계로 간다고. 


내 마음 속에 미움과 시기와 질투가 자라면 내 마음이 지옥이 된다. 그런 마음은 나를 너무 힘들게 할 뿐이니 그런 마음이 없으면 좋겠지만, 그게 쉽지는 않겠지. 혹은 노력이 결실을 맺지 못해서 점점 고립되고 힘들어지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술에 의존하기도 하고, 우울증에 걸려 힘들어 하기도 한다. 자포자기하여 삶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고 분노를 약자에게 표출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이 책의 한 단편인 <과거로부터의 해방>이 안타깝지만 좋았다. 알콜 의존증인 '나'는 인생이 망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이 기억 그대로 엄마의 뱃속으로 돌아갔다. 인생 2회차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나'는 로또를 사지도 않았고, 친구를 아주 많이 사귀지도 않았다. 인생을 크게 바꾸기보다는 내 인생에서 소중했던 것들을 좀 더 소중하게 여기는 길을 택했다고나 할까. 그래서 더 가슴이 아팠고, 작지만 따뜻하고 소중한 것들로 채워진 삶이 아름답게 보였다. 인생은 좋은 것들로만 채워질 수 없지만, 좋은 것들을 추억하고 소중하게 간직할 수는 있으니까. 


그래서 첫 번째 이야기인 <당신과 가까운 곳에>와 마지막 이야기 <귀신은 있다>가 더 안타까웠다. 소중한 걸 알아보고 소중하게 대해야 하는데, 사람은 너무나 가깝기 때문에 늘 같이 있을 거라고 착각한다. 집을 나설 때, 친한 이와 만나고 헤어질 때 웃는 얼굴로 인사를 나눌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설사 다투고 난 뒤라도 화해할 기회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미움은 후회를 낳고 후회는 미련을 남기니, 사랑하는 사람들을 대할 때는 좀 더 사랑을 담아야 할 것 같다.


<벽 너머의 소리>는 마치 평범한 영웅의 이야기를 보는 듯 했다. 평범함과 영웅이 어울리지 않아 보이지만, 사실 모두가 처음부터 용감하고 영웅이었던 것은 아니니까. 두렵지만 목소리를 내고, 그 용기를 본 누군가가 다시 용기를 내고, 그렇게 용기는 퍼져 나가게 된다면 이 사회는 약자를 위해 힘을 쓰는 아름다운 사회가 될 것 같다. 굳이 초능력이 없어도 용기는 낼 수 있으니까. 진아가 그랬던 것처럼. 드라마 <힘쎈 여자 도봉순>이 생각나는 이야기이다.


<시체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흥미진진한 스릴러이다. 사실 우연이 불러 온 결과라고 한다면 그렇겠지만, 또 그럴싸하지 않은가. 익명성이 가져 온 허세는 두 사람의 운명을 바꿨다. 학교에서도 버려진 건물 화장실, 그 곳은 드나드는 사람이 거의 없는 곳이었고, 두 사람은 싸인펜으로 벽에 글을 써 가며 대화를 나눈다. '죽이고 싶은 사람이 있어', '죽이면 되지', '죽였는데 시체를 어떻게 하지?', '토막내서 묻어' 이런 허세 가득한 대화 말이다. 사람을 죽이고 싶다는 상대의 말에 일주는 비웃으며 이러면 내가 쫄 줄 알고? 나도 스릴러나 추리물을 많이 봤다는 식으로 허세를 부린 것이다. 화장실 벽을 빼곡하게 채운 무시무시한 살인 방법이나 시체 처리의 방법들은 곧 일주를 두렵게 만들었고, 사건은 이상하게 흘러간다. 때때로 인생은 별 것 아닌 일로 시작해서 걷잡을 수 없는 비극으로 뒤덮이기도 한다. 


<검은 짐승들>은 옛날 사람들의 탐욕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사람들은 늙지도 아프지도 죽지도 않는 상태가 좋은가 보다. 치러야 할 대가가 어마어마한데 말이다. 그렇게 누군가를 희생시켜 얻은 청춘은 아름다운가. 


<제3의 종>은 환경 오염으로 변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변이하는 것을 보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더 나아가서는 서로 다른 사람들끼리 어떻게 살아야 할 지, 서로 다른 종들끼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 지 고민하게 하기도 한다. 우리가 버린 쓰레기는 결국 우리에게로 돌아올 것이고, 이미 다른 생명체들은 아주 많이 희생당했고 희생될 것이다. 


삶은 생각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인간은 그 사실을 알면서도 뜻대로 하고 싶어하고, 흘러가는 시간을 잡고 싶어하고, 후회하며 돌이키고 싶어한다. 뜻대로 안 된다면 뜻을 바꾸기도 하고 흘러가는 시간을 가만히 쳐다보기도 하고 후회할 일들 사이 사이 좋았던 일들을 추억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지나간 시간은 결코 돌이킬 수 없는 일이니.   

딱히 미래를 바꾸거나 하고 싶진 않았다. 최고는 아니더라도 최선을 다해 살아왔던 인생이었기에 가능하면 내가 기억하는 모습대로 살아보고 싶었다. 설거지하면서 부르던 엄마의 노랫소리나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아빠의 방귀소리, 따뜻한 할머니 냄새와 상냥했던 담임 선생님의 얼굴, 친구들과 주고받았던 유치한 농담들 모두 그대로 간직하고 싶었다. -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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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 외계인이 지구를 평평하게 창조하였으니 - SF작가들의 유사과학 앤솔러지
문이소 외 지음 / 안온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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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과학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엇일까? 이 책 제목처럼 평평한 지구를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나는 먼저 방에 선풍기를 틀어놓고 자면 죽는다는 것이 떠올랐다. 어릴 때는 철썩같이 믿어서 방문 열고 선풍기를 틀고 자거나, 방문을 못 열면 선풍기를 끄고 잤다. 덥다고 선풍기를 켜도 엄마가 들어와서 끄고 가기도 했다. 이런 유사과학에 희생된 사람이 바로 나다!!


첫 번째 이야기는 <개벽>이다. 정보라 작가가 문을 열었는데, 유사과학이 과학보다 얼마나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지 보여준다. 윤 씨가 개벽(사전적 의미 : 세상이 어지럽게 뒤집힘) 하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라고나 할까. 한 사람의 세상을 뒤집기 위해 외계인까지 등장할 일인가 싶다가도, 불안은 그렇게 허무맹랑한 것도 말이 되게 만드는 것이 아니던가. 절박하거나 외롭거나 일확천금을 노리고 공짜를 좋아하면 빠져들기 쉬운 게 도박, 다단계, 사이비 종교일테지. 우리는 이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윤 씨가 외계인을 창조주로 모시는 숯과 소금을 팔아먹는 다단계 단체에 어떻게 빠져들게 되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정보라 작가답게 아프리카에 대한 편견도 꼬집어주고, 인종차별적 발언도 짚어준다. 사실 속이는 사람들이 잘못된 것이지, 속는 사람은 죄가 없다. 도박 같은 범죄가 아닌 이상, 다단계나 사이비 종교에 빠져서 잃게 되는 것들은 바란 것에 비해 너무 과하다. 전세사기도, 다단계도, 사이비 종교도 모두 없는 사람들 상대로 참으로 나쁜 짓인 거다. 거기다 사이비 종교가 말하는 깨끗함과 더러움은 무엇일까. 그 말도 안 되는 이분법이 세상을 절망으로 가득차게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외계인이 지구를 평평하게 만든 건 다 팔아먹기 위해서인게지.


두 번째 이야기는 <소같이 풀을 먹는 그리스도를 믿사오니>이다. 이산화 작가의 이야기로, 많이 웃었다. 나는 그리스도를 믿는 종교를 믿지 않지만, 예수님이 백인이 아니라는 것은 안다. 그것도 충격일텐데, 장박사가 주장하는 바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질까 싶었다. 게다가 그 참신함이라니!! 나 같으면 '처녀수태'에서 '처녀'라는 말을 차라리 젊은 여자로 바꿨을텐데 말이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모켈레음벰베'는 마치 '네스 호의 괴물'을 떠오르게 한다. 어릴 때 진짜 네스 호에는 괴물이 산다고 생각하기도 했었으니까. 인간의 뇌는 신기하여 어떤 순간에는 생각한 대로 보이게 하는지도 모른다. '물에 뜬 통나무' 하나가 얼마나 많은 존재로 변주되는가. 그리고 강한 신념은 고립도 불사한다. 자신은 순교자라고 믿고 있을테지.


세 번째 이야기는 <유사 기를 불어넣어드립니다>로 최의택 작가의 이야기이다. 공무원 실수로 혜수가 아닌 해수가 되어버린 외계인 김해수. 외계인을 차별하는 큰 도시에서 작은 마을로 내려 온 해수는 우연히 살려 준 복순 씨 덕에 마을에서 적당히 잘 지내게 된다. 인간보다 체온이 높아서인지 팔다리를 주물러 주면 뭔가 기가 불어넣어진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그래서 마을 할머니들이 찾아와서 여기 저기 주물러 달라고 해서 해수가 사는 방은 늘 북적북적하다. 사실은 접촉과 정이 그리웠던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리고 저 먼 안양에서 온 젊은 여자와 아이가 해수의 마음을 흔든다. 선천성 근이영양증을 앓아 걷지 못하는 박미서의 아이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런 아이를 돌보는 박미서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돕는답시고 훈수 두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또 얼마나 힘들었을까. 해수도, 박미서도, 아이도 모두 소수이자 이방인이었다. 외계인을 차별하는 세상이니 얼마나 더 많은 차별들이 있을까. 그런 차별들 사이에서 어떻게 하면 좀 더 따뜻하게 살 수 있을까, 해수를 응원하게 된다.


네 번째 이야기는 <비합리적 종말점>으로 이하진 작가의 이야기이다. 읽는 내내 곽재식 작가의 <토끼의 아리아>가 생각났다. 거기서도 조사관이 나오는데, 정말 슬픈 사연을 가진 술 마시는 조사관이라고나 할까. <비합리적 종말점>에서는 억 단위의 지구인들이 기생충에 감염되어 죽어나가는 세상에서 정부든 세계기구든 누구든 이 기생충이 어떤 경로로 감염이 되는지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어느 한 역학조사관은 감염자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된 사탕을 주목하고 추적하는데...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주 비합리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이 맞이하는 결말이라고나 할까. 어쩌면 가장 일어날 법한 일일지도 모른다. 검증도 없고 윤리의식도 없는 과장 광고에 현혹되지 말자라는 교훈을 얻었으며, 절대로 대가 없는 것은 없다는 사실을 또 한 번 되새긴다. 노력 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우리 뇌 역시 노력하여 얻은 도파민에는 내성도 없지 않은가. 인터넷에서 광고하는 성관련 증진제, 먹기만 해도 살이 빠진다는 다이어트 약물, 머리 좋아지는 약 따위에 흔들리지 말자. 약물로 만든 근육은 심장을 멈추게 하고, 식욕억제제는 호르몬 불균형을 가져오고, 오남용한 비아**는 저승 구경을 쉽게 하게 한다. 있는 그대로의 스스로를 믿고 사랑하자. 그리고 노력을 비하하지 말고 노력이 남긴 땀방울을 사랑하자. 그 땀방울이 어제의 나보다 훨씬 멋진 나를 만들어줄테니.


다섯 번째 이야기는 <운명의 수레바위는 멈추지 않아>로 유사과학의 대표적 사례인 점성술이 등장하는 전혜진 작가의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는 사실 유사과학 혹은 사이비 종교 이야기를 빙자한 사랑 이야기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물론 그 사랑을 찾기까지 하율이 잃은 게 너무 크기는 하지만 말이다. 절박함은 때론 이성을 마비시키고, 살고자 하는 일이 이상하게 죽음을 부르는 결과가 되는 비극을 만들기도 한다. 이것은 개인의 탓만은 아니다. 어찌할 수 없는 일이 덮쳐오면, 가진 것 없는 개인인 우리는 그저 견디고 버틸 뿐이니까. 다 지나갈 것을 믿으면서. 겨울이 지나가면 봄이 오듯이 그렇게 나쁜 일 뒤에 좋은 일이 올 것이라는 믿음은 동앗줄이 되어줄테니. 그렇게 사람은 살아가겠지. 


여섯 번째 이야기는 <엑소더스>로 손지상 작가의 이야기이다. 인간은 언제 행복한가란 질문을 되새김질했다. 인정을 받으면 행복할까, 무리에 속하면 행복할까, 자신의 자리를 잘 지키면 행복할까, 남이 정한 잣대를 만족시키면 행복할까. 그렇다면 다르면 행복하지 않을까? 다른 것은 정복해야 할까, 계급은 늘 존재해서 밑에 있는 계급을 착취하는 것이 정당할까, 장애는 왜 하등하다 생각할까. 어머니와 상툼은 정말 이툼을 이해하지 못했을까. 이툼은 이제 진짜 행복해졌을까. 그렇다면 이들은 왜 전쟁과 피를 부르는 신을 섬기는 것일까. 도대체 어디로 탈출할 수 있다는 말일까. 결국은 눈 감고 귀 막은 채로 그렇게 남들이 원하는 대로 살아야 하는 걸까. 인간의 환경 파괴로 거대해진 바다코끼리와 두려우면 갈비뼈가 튀어나오는 알비노 펭귄들이 참으로 불쌍하다.


일곱 번째 이야기는 <정기유의 화양연화>로 문이소 작가의 이야기이다.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는 노래도 있듯이, 불안에 먹히면 서서히 침몰하는 배처럼 끝없는 나락에 있는 것만 같아진다. 그래서 끝없이 안 좋은 생각을 하고, 모든 불행이 나를 덮치는 것만 같아서 종교든 과학이든 유사과학이든 붙드는 것이다. 더 이상 떨어지고 싶지 않아서. 그럴 때 햇빛을 쬐면 좀 도움이 된다고 하던데, 이건 과학이다. 실제로 햇빛은 세로토닌의 분비를 촉진시킨다고 하니 말이다. 요거트를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장이 건강하면 몸이 건강하고, 몸이 건강하면 뭐라도 해낼 의지가 생길테니까. 그러면 어느 순간 걷기라도 할테고 그러다보면 뛸 수 있을테지. 그렇게 불안과 우울에서 빠져나온다면 얼마나 다행일까. 내 사주든 성격유형이든 운명이든 그게 아무리 좋고 커다랗다 하더라도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그리고 가능한 인간성은 버리지 말아야겠지, 극한에 몰리더라도 아무리 어려워도. 


여덟 번째 이야기는 <해상도의 문제>로 이주형 작가의 이야기이다. 대기업의 비윤리적이고 무책임한 행태를 보여주는 이야기라고나 할까. 운 좋게 당첨된 화성 여행권으로 화성을 갈 수 있게 된 수진과 동영. 그들은 팩스 텔레포트라는 방법으로 화성에 갈 것이었다. 팩스는 Formation After eXtinguishment의 약자로 소멸 후 형성이란 뜻을 갖고 있고, 이는 분해 후 재구성이란 말과 같다. 어릴 때 '울트라맨'이란 만화영화를 봤는데, 거기서 딱 이런 식으로 악당이 한 외계인(?)을 사라지게 했다, 나타나게 했다 하면서 협박했었다. 신기해서 기억하고 있었는데 덕분에 이해가 쉬웠다. 분자 형태로 사람을 분해했다가 다시 재구성하면 그 사람은 분해 전 사람과 같은 사람일까. '테세우스의 배'를 생각하면 될 것이다. 그리고 성격유형검사, 그것도 최근 수년간 사회생활로 만들어진 성격유형검사 결과를 토대로 인간의 성격이 그 유형에 따라 편향될 수 있을까. 너는 그런 유형이니 그렇게 행동할거라는 말에 휘둘리는 것은 아닐까. 에디슨 사의 행태는 충분히 있음직해서 무서웠고, 진짜 '나'는 무엇일까란 생각이 들었고, 내가 살아가는 동안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인 것 같아 신기했다. 그런데 MBTI랑 혈액형별 성격유형은 참 끈질기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홉 번째 이야기는 홍준영 작가의 <그토록 단순한 시작으로부터>이다. 시작부터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을 언급하는데, 소수자이자 이방인이자 철저하게 배척당한 '괴물'과 '메이저 영감'과의 관계는 무엇일까. 동물농장에서 따온 이름으로 살아가는 메이저 영감은 과학자를 가장한 테러리스트이다. 대한민국에서, 돼지열병으로 돼지를 산 채로 묻어버리고 축산인들에게 책임을 전가하자 한 축산인이 죽은 돼지들을 약물로 일으켜 청와대로 행진하게 했다. 그 후 그는 '메이저 영감'이 되었다. 인터폴이든 FBI든 수배를 당한 그가 갑자기 범국가적 범죄자 추적 비밀결사(N.W.O)에 자수했다. 프랑켄슈타인은 자신이 만든 괴물을 없애기 위해 북극으로 갔다. 메이저 영감은 왜 N.W.O의 앨리스에게 자수했으며 또 어디로 갈까.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정치'를 하기로 했다는 그의 최종 목적지는 어디일까. 뒷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이야기였다.


열 번째 이야기는 <유사과학소설작가연맹 탈회의 변>으로 홍지운 작가의 이야기이다. 못생긴 창조주, 인간을 버린 창조주 때문에 유사과학소설을 만들어 사람들을 현혹시켜야 했던 한 작가의 웃지 못할 사과문이며 비장한 연설문이다. 읽다보니 어느 순간 프리메이슨이 떠오르기도 했는데, 우리 사회 곳곳에 뿌려진 음모론이 어쩌면 이런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닐까 잠시 고민해봤다. 인간은 어떻게든 살아남는 존재인 것 같기도 하다. 스스로를 죽이기도 하지만 악착같이 살아남으려고도 하는 것이다. 무의식을 덮고, 그럴싸한 의식의 흐름을 믿으면서 비논리도 논리적이라고 우기면서 말이다. 누군가는 자신의 안위만을 위해 비굴하게 행동하지만 또 누군가는 보다 많은 사람들을 위해 진실을 밝히는 사람이 있기도 하다. 


유사과학이 비록 사실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오랜 시간 인간이 의지해 온 것들도 있고 인간에게 희망을 준 것도 있으며 불안을 잠재워준 것도 있다. 그렇기에 여전히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겠지. 하지만 이런 순진하고도 오래된 의지처를 악용해서 사람들을 나락으로 빠트리는 것들은 꼭 벼락 맞았으면 좋겠다. 이런 바람도 유사과학일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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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10-23 07: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 선풍기 괴담은 도대체 어디부터 어디까지 영향을 미친건지?! 저도 어릴 때 그거 믿었거든요. 진짜 오래간다 ㅋㅋㅋ 요즘 어린 친구들마저 들어봤을지도...

꼬마요정 2023-10-23 16:40   좋아요 1 | URL
선풍기가 나왔을 때부터 믿지 않았을까요?? 어쩌면 전기요금 많이 나온다고 밀폐된 방에서는 못 틀게 한 걸수도 있어요. ㅋㅋㅋㅋ 잘 때 밤새 틀면 전기요금 많이 나오잖아요.(옛날 생각에) 이거슨 완전 도시 괴담 수준이라니까요. 아니, 선풍기 틀고 자면 왜 질식해서 죽냔 말이에요. 이래서 사람은 배워야 해요!!!!! 아, 너무 흥분했어요. 흠흠

다락방 2023-10-26 09: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꼬마요정 님, 저는 들어본 적도 없는 책들을 정말 많이 읽으시네요! 이 책도 그렇고 호러 픽션 나이트도 그렇고 저는 꼬마요정 님 덕에 이 책들의 존재를 알게 됐습니다!!

꼬마요정 2023-10-26 22:50   좋아요 0 | URL
정보라 작가님 덕분에 이 책은 흥미가 생겼었는데, 다 재미있게 읽었어요. 요즘 제가 굉장히 관대하고 모든 것에 감탄하고 있어서 지금 읽는 족족 별 다섯이거든요. 일단 지금 제 상태로는 너무 재미있게 읽었어요. 생각들이 너무 좋았어요. 호러, sf 쪽 한국 작가들한테 요즘 푹 빠져 있어서 그런가봐요. 장르 소설은 읽는 사람만 읽잖아요^^

다락방 님께도 좋은 독서가 되면 좋겠는데 ㅎㅎㅎ
 

 카프가 배 상자 안에서 아~주 평화롭게 잡니다. 신기한 고양이입니다. ㅋㅋㅋㅋㅋㅋ 



샤미가 들어가면 이 정도 공간이 남는데, 카프는 굉장하죠 ㅋㅋㅋㅋ 



레이도 이만큼이나 남아요 ㅋㅋㅋ 레이는 머리에 모자 쓰고 씐나 씐나!!!


요즘 정신이 없어서 책을 읽기만 하고 리뷰를 못 썼는데, 이제라도 하나씩 써야겠다는 생각입니다.


명절 전에 큰 꿈을 안고 행복했는데, 연휴는 쏘아버린 화살보다 더 빠르게 지나갔다죠... 내 연휴 어디... 아직도 연휴가 어른거립니다....


지지난주에 서면 갔다가 식겁했습니다.

신발 밑창이 떨어져서 슝~탁 이렇게 걸었지요. ㅋㅋㅋㅋ 남편이 차를 후딱 빼 와서 다행히 많이 우스워지지는 않았는데, 아끼던 신발이 망가져서 맘이 아팠네요. 고치러 갔더니 살릴 수 없다고 하네요. 아... 6년 정도 신었는데 아쉽습니다. 예전에 남편이랑 연애할 때도 신발이 망가진 적 있었는데, 둘이서 그 얘기 하면서 웃었어요. 그 땐 비오는 날이었는데, 횡단보도 건너려고 뛰다가 샌들 윗쪽 끈이 끊어져서 남편이 업고 뛰었답니다. ㅋㅋㅋㅋ 



지난 주인가 갑자기 추워져서 제가 집에서 이불을 둘둘 말고 돌아다녔더니 남편이 이런 짤을 만들었네요. ㅋㅋㅋ 자기는 안 추워서 좋겠구만 ㅋㅋㅋ




2024년 다이어리를 주문했습니다. 벌써 24년을 준비해야 하는 때라니. 시간이 무색네요. 


여러 단편들이 있는데 그 중에 <과거로부터의 해방>이 생각났습니다. 이 책은 상당히 재미있고 독특한 생각들이 많아서 좋았어요. 그 중에서 <과거로부터의 해방>은 시간을 돌아보는 지금 많은 울림이 있었습니다. 나는 과거로 돌아가면 어떻게 살아갈까요? '나'는 행복하지 않다 여긴 과거라도 바꾸고 싶어하지 않았죠. 바꾼 것은 단 하나였고, 그로 인해 행복을 찾았습니다. 과거가 불행하다 해도 과거의 모든 것이 불행한 것은 아니었어요. 따뜻한 가족이 있고, 처음 말을 걸었던 친구가 있고... 소중한 순간들을 잃고 싶지 않았기에... 


근데 작가님이 필명을 바꾸신 모양입니다. <이 달의 장르소설 4>에서 보았던 이야기가 여기 실려 있었습니다. 그 때 작가님은 박상호란 이름이었는데, 이 책의 작가님은 반고훈이란 이름입니다. 이 달의 장르소설 4>에서 보았던 이야기도 참 좋았더랬죠. 가슴이 좀 아파서 그렇지...


시리즈에서 웹소설을 또 봤어요. 완결 나고 보는 게 정신건강에 이로워서 미루다가 이제야 보게 되었는데, 재미가 있었네요. 

(출처 : 네이버 시리즈)


역시 황후는 능력자여야 재미가 있습니다. 마수가 나오는 탑 정도는 뿌실 줄 아는 지략과 마력을 갖춰줘야 컴플렉스에 시달리는 어리광장이 미친 황제의 적수가 되지. 암, 그렇고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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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10-19 00: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너무...!!!!!!! 뚱뚱하고 귀여워...!!!!!!!!!
이름이 카프구나...🥹
요즘 진짜 으슬으슬하더라고요. 저도 무릎담요와 수면바지를 꺼냈습니다! ㅋㅋㅋ

꼬마요정 2023-10-19 09:45   좋아요 1 | URL
풀네임은 카프레제 입니다 ㅋㅋㅋ 치즈냥이라서요 ㅋㅋㅋ 형제인 모짜는 모짜렐라가 풀네임이구요 ㅋㅋㅋ 모짜는 여아인 줄 알았는데, 자라서 보니 천상 남자. 카프는 저희 집 개그묘입니다. 완전 웃겨요 ㅋㅋㅋ

일교차가 심해요. 여러 겹 껴입어야 해요ㅠㅠ 낮에는 또 덥더라구요. 좋지만... 좋은 날씨입니다. ㅋㅋㅋ 감기 조심해요 우리^^

서곡 2023-10-19 0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잘 봤습니다 남은 이 달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덧) 그러게요 2020년대도 어느덧 중반입니다...

꼬마요정 2023-10-19 09:47   좋아요 1 | URL
으아악... 서곡 님!!! 그러고보니 벌써 2020년대도 중반... 역시 시간 개념을 없애야 하나 싶어요. ㅋㅋㅋㅋ 이러다가 2030년이 훅 하고 오겠는데요... 2030하면 원더키디인데 그런 미래가 아니면 좋겠어요. 남은 달 잘 보내시고 감기 조심하세요^^

페넬로페 2023-10-19 02: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꼬마요정님, 운동하신 보람이 있으신 것 같아요. 아, 저 구두 완전 굽이 높네요. 저런 힐을 신고 거리를 활보하시다니!! 전에 저도 빨간 구두 신었던 적이 있는데, 그 시절이 그리워요, ㅠㅠ 짤도 재밌고, 배 상자속의 카프도 귀여워요. 하지만 저는 전에 사진, 알죠? 그것이 최고예요.

꼬마요정 2023-10-19 09:50   좋아요 2 | URL
저 구두 저래보여도 6센티 정도밖에 안 돼요 ㅎㅎㅎ 운동 한 보람은 늘 느낀답니다. 역시 운동하길 잘 했어!! 그냥 맨날 칭찬해요. ㅎㅎㅎ 빨간 구두 이쁘죠? 이제 똑같은 구두는 안 나온다네요. 비슷한 거 다른 거 찾아보려구요.

카프는 여전하죠? 근데 진짜 예전 그 사진!! 저도 저장해놓고 들여다봅니다. 너무 부러운 모습이에요. ㅋㅋㅋㅋ

희선 2023-10-19 02: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카프 몸에 딱 맞는 상자에 들어가서 잠을 자다니... 배와 생선과 함께... 저건 진짜 구운 생선인가요 샤미와 레이가 들어가면 자리가 남는군요 그게 또 재미있네요 이불 뒤집어 쓴 건 꼬마요정 님인지... 시월인데 벌써 겨울 느낌이 나기도 하죠 꼬마요정 님 감기 조심하세요


희선

꼬마요정 2023-10-19 09:54   좋아요 1 | URL
상자가 제법 큰데, 카프 어쩔... 입니다. ㅋㅋㅋ 저 배는 명절 전부터 아직까지 있어요. 이젠 못 먹을 것 같아요. ㅋㅋㅋ 저 생선은 장난감 인형이에요. 저희 집에 생선 인형이 많답니다. 붕어빵, 잉어빵 인형도 있어요. 담에 쫙 늘어놓고 사진 한 번 찍어야겠어요. ㅋㅋㅋ

이불 뒤집어 쓴 건 저랍니다. 갑자기 밤에 추워져서 이불 속에 있는데, 남편이 저 쪽 방에서 뭐 좀 갖다달래서 이불 뒤집어 쓰고 갔더니 막 웃으면서 사진 찍더니 저렇게 만들었어요 ㅋㅋㅋㅋㅋ 희선 님도 감기 조심하세요^^

다락방 2023-10-19 07: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래전에 데이트 나갔다가 딱 저렇게 구두 밑창이 떨어졌었어요. 그래서 급하게 데이트남과 신발 가게 들어가서 구두를 샀는데, 아마도 그래서 우리는 헤어졌는가.. 싶습니다. 아니고요, 헤어진 게 먼저고 .. 네 뭐 그렇습니다. 아득하네요. 날도 쓸쓸하고 말입니다.

꼬마요정 2023-10-19 10:00   좋아요 0 | URL
아아 역시 다락방 님은 저랑 비슷한 경험을 많이 하신 것 같아요. 저는 신입생 때.... 친구들과 다 같이 술 마시러 학교에서 내려가는 길에 구두 굽이 뚝 하고 분리되어... 구두 굽을 주머니에 넣고 술 마시러 가기도 했어요. 물건 하나에도 이렇게 여러 이야기가 있으니 재미가 있나봅니다. 아니네요, 다락방 님의 사연은 재미가 있는 게 아니라 쓸쓸한 이야기네요. 근데 이미 맘에 안 드셨나봐요? 구두가 알아서 밑창이 달아난 건가요... 제 댓글도 뭔가 아득해집니다. 쓸쓸하네요...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고 헤어짐을 겪으면 또 새로운 인연을 만날 수 있으니 세상은 순환하는 걸까요... 아니면 각각의 사건을 직선적으로 보아야 하는 걸까요. 아니아니 이건 무슨 이야기인지... 힘 냅시다 우리!!!!

잠자냥 2023-10-19 08: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카프 몸무게 물어보면 카프한테 실례일까요? 그와중에 꽁치 구이 꼬옥 끌어안고….

꼬마요정 2023-10-19 10:08   좋아요 1 | URL
ㅋㅋㅋ 카프는 6.9kg 입니다. 저희 집 두 번째로 무거운 아이에요. 형제냥이인 모짜가 1등입니다. 7kg!! 둘이서 뛰어다니면 집이 흔들리는 것 같아요. ㅋㅋㅋ 꽁치 구이 그럴싸하죠? ㅋㅋㅋㅋ

잠자냥 2023-10-19 10:23   좋아요 1 | URL
아니 그러면... 우리 첫째랑 둘째도 저 상자에 들어가면 저 지경이 된다는 것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 전 저 생선인형 몇 번 사줬는데 요정 님 말씀대로 새벽에 보고 식겁한 적 몇 번 있어서 이젠 그냥 인형다운 걸로 사줍니다. ㅋㅋㅋㅋㅋ

꼬마요정 2023-10-19 10:59   좋아요 1 | URL
5키로 대인 다미도 저렇게 꽉 찹니다. ㅋㅋㅋ 꼬미는 6키로 대니까 당연히 꽉 차구요. ㅋㅋㅋ 안 차는 고양이는 사실 샤미랑 레이 뿐이에요. 샤미는 3.2키로이고, 레이는 4키로거든요. ㅋㅋㅋㅋ 전 가학적 취미가 있는지 계속 그럴싸한 거 보면 사고 싶어요 ㅋㅋ

302moon 2023-10-19 09: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상자 안 카프 옆 친구?가 실물 꽁치였군요! 저는 장난감인 줄 ㅎ 읽기만 하고 리뷰 뒷전인 사람 여기도 ㅎ 같이 힘내요! :)

잠자냥 2023-10-19 09:35   좋아요 1 | URL
음 실물은 아니고 ㅋㅋㅋ 캣잎 뿌려진 장난감 꽁치입니다. ㅋㅋㅋㅋ

꼬마요정 2023-10-19 10:13   좋아요 0 | URL
잠자냥 님 말씀처럼 꽁치는 인형입니다. 냥이들이 좋아해요. 장난감이 꼭 진짜 같아서 어두울 때 깜짝 깜짝 놀라곤 합니다. ㅋㅋㅋ 가끔 밟으면 더 놀라요. 고양이 밟은 줄 알고 말이죠. ㅋㅋㅋ 리뷰 뒷전인 우리 함께 힘내요!!! 이번 주에 꼭 몇 개 쓰고야 말겠어요!!

새파랑 2023-10-19 09: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신발도 6년이면 수명이 다하나 봅니다.

고양이 카프 너무 평화롭게 자네요. 저도 저렇게 자보고 싶습니다 ㅋㅋ

꼬마요정 2023-10-19 10:15   좋아요 3 | URL
저 신발이 애나멜이라 오래 신었다고 하더라구요. 신발 수선하시는 사장님이 아주 미안해하시면서 고칠 수 없다고... 흑흑 아쉽지만 보내줘야죠. 안녕....

카프는 진짜 잘 자요. 그것도 머리를 어딘가 구겨넣으면서요. 웃깁니다. ㅋㅋ

책읽는나무 2023-10-19 20: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배 상자만한 카프!!
와...ㅋㅋㅋ
이불 말고 있는 뒷태는 요정 님이신가요?
정열적인 빨간구두 아가씨와 매치가 안됩니다.ㅋㅋ
전 구두 신음 잘 못걸어서 여적 구두를 신어본 적 없어요. 그래서 혹시나 행사? 나갈 때 신으려고 사 둔 구두는 몇 년 째 구두 밑창이 전혀 닳지 않은 채 새 구두로....ㅋㅋ
대신 운동화들 밑창이 난리가 났네요.ㅜ
미끄러운 바닥은 정말 조심해서 걷게 되더군요. 쭉쭉 미끄러질 뻔...ㅋㅋ
암튼 빨간 구두가 혓바닥 낼름 하고 있는 것 같네요.ㅋㅋㅋ
그럼으로 과거 횡단보도에서 신발 끈 떨어져 아내를 냅다 업고 뛴 남편 분 정말 최고십니다.ㅋㅋ

꼬마요정 2023-10-20 10:15   좋아요 1 | URL
이불 말고 있는 거 사람 접니다 ㅋㅋㅋㅋ 집에서 얇게 있고 있다가 갑자기 추워지니 이불 둘둘 말고 돌아다녔거든요. ㅋㅋㅋㅋ 사실 자주 저럽니다. ㅋㅋㅋ
제 신발 화려한 거 많아요. 굽도 10센티 많구요. ㅋㅋ 예전에 10센티 짜리 신고 남산도 간 걸요 ㅋㅋㅋㅋ
저는 신발 사면 좀 오래 신는 편이라, 운동화도 걷다가 밑창이 쭈욱 혓바닥 내민 적도 있어요. 그 이후로 운동화도 서너 켤레 사서 돌아가며 신구요. ㅋㅋㅋ 구두 밑창은 비브람으로 덧대거든요. 여튼 저 빨간 구두 사랑하던 신발인데 보내줘야하니 슬픕니다.

저도 저를 업고 뛴 남편 최고라고 생각해요 ㅋㅋ 사귄 지도 얼마 안 되었을 때인데... ㅋㅋㅋㅋㅋ 남편은 저 만나고 굉장히 희안한 일들을 많이 겪어서 신기해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
 
밤이 오면 우리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장르 1
정보라 지음 / 현대문학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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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란 무엇인가. 어떤 종보다 자기 종을 잘 죽이고, 지구에 위협적이며, 사라지거나 죽은 이를 애도하고 기억하려고도 한다. 귀신 같이 어떤 상황이라도 약자를 구분하고 나와 타자를 구분하지만 나약하기도 하다. 하지만 인간이 원하는 것은 주인공 흡혈인 ‘나’나 ‘빌리’ 같은 ‘인간’일지도 모른다.

인간이 숨어서 생존할 만한 곳을 추측하고 그런 곳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인간을 찾아내고 붙잡고 죽이는 작업은 로봇이 아니라 인간이 가장 잘할 수 있다고 마리카는 말했다.
그것은 사실이었다. 인간은 언제나 같은 인간을 죽이는 일에 무척 능숙했다. 다른 어떤 동물도 인간만큼 인간을 잘 죽이지 못했다. - P17

로봇은 인류라는 종이 살아남아 활동을 계속하는 한 언제나 행성의 모든 다른 생명체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지구상 다른 모든 생물종을 위한 최선의 안전장치는 인류 문명의 종말이었다.
아주 잘못된 논리는 아니라고, 나는 가끔 생각했다. - P21

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의족이 아무래도 불안했다.
"비켜. 기계 덩어리야."
내가 인간형 로봇에게 조용히 말했다.
"항복해. 모기야."
인간형 로봇이 맞받아쳤다.
그리고 인간형 로봇은 나에게 덤벼들었다.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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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에 관하여
정보라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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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은 고통일 뿐인데 고통은 고통스러워서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견다기 힘들다. 고통을 견뎌서 강해졌다고 하는 건 어쩌면 고통을 준 이의 합리화이자 면죄부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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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2 13: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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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3 14: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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