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유리미인살 6 (완결) 유리미인살 6
십사랑 / 답인(答人)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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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각색이 훨씬 나은 듯. 나름 인연들을 엮었지만 그닥 감흥은 없었다. 성군이 좋다고 하면 거절하지 굳이 돌이 되어버린 직녀만 불쌍하네. 아무리 봐도 백제가 나후계도를 난도질한 건 이해불가. 좋으면 잘해줘야지, 신선이라면서 별 미친 짓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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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08-27 15: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신선이라면서 별 미친 짓을 ㅋㅋㅋㅋ

2023-08-27 16: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8-27 18: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갈라테이아 - 매들린 밀러 짧은 소설
매들린 밀러 지음, 이은선 옮김 / 새의노래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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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테이아는, 단 한번도 살고 싶다고 빈 적이 없다. 돌로 그녀를 빚은 것도 피그말리온이었고, 본심은 그 석상을 아내로 맞이하게 해달라는 것이지만 겉으로는 석상 같은 여자를 아내로 맞이하게 해달라고 기도한 것도 피그말리온이었다. 그리고 피그말리온의 본심을 꿰뚫어 본 베누스(아프로디테)는 그 석상에게 생명이 깃들게 했다. 그 상아 석상에게 갈라테이아란 이름을 준 피그말리온은 그녀와 결혼했고, 딸인 파포스를 낳았다. 파포스는 아들인 키뉘라스를 낳았고, 키뉘라스는 딸인 뮈라를 낳았다. 뮈라는 아버지인 키뉘라스를 사랑했다.


피그말리온이 원한 건 석상이었다. 어쩌면 살아있는 석상이 아닐지도 몰랐다. 그저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인형이 필요한 건지도 몰랐다. 오로지 자신만이 만질 수 있는. 갈라테이아는 피그말리온이 자신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어떤 선택권도 가지지 못했다. 어린 시절을 가지지도 못했고, 다른 사람들을 만나지도 못했다. 아이를 낳겠다는 결정 역시 그녀의 몫이 아니었고, 그녀의 목소리 자체를 낼 기회조차 없었다. 그래서 매들린은 갈라테이아에게 목소리를 주었다. 


프로포이티데스들이 싫어서, 나그네를 희생 제물로 바친 그들을 베누스가 저주하여 최초로 창녀가 된 그들이 싫어서, 피그말리온은 하얀 상아로 갈라테이아를 빚었다. 순결한 처녀로 말이다. 그런데 어째서 갈라테이아가 생명을 얻자 처녀로 남겨두지 않았을까? 


갈라테이아는 피그말리온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술수를 써야했다. 왜 아무도 그녀가 싫다는 말을 들어주지 않을까? 그래놓고서 그녀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으려 거짓말을 하자 그녀가 나쁘다고 비난할까?


갈라테이아는 생명을 얻고 싶다고 빈 적이 없었다. 살아서 즐거운 일이 무엇인지도 몰랐다. 그녀가 생명을 얻은 후 그녀에게는 성관계, 출산, 육아의 경험이 주어졌고, 순결함과 고분고분함이 요구 되었다. 그러니까, 그녀는 정말로 생명을 얻고 싶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갈라테이아의 딸인 파포스는 아들인 키뉘라스를 낳았고, 키뉘라스는 딸인 뮈라를 낳았다. 뮈라는 아버지를 사랑했고, 이는 피그말리온을 떠올리게 했다. 자신이 빚은 자식 같은 갈라테이아를 취한 피그말리온과 혈육인 아버지를 유혹한 뮈라를 보니 어쩌면 운명은 돌고 도는 것일지도.


인간은 어리석고, 본질이 돌인 갈라테이아의 선택은 피그말리온의 폭력적인 사랑에 대한 답인지도 모르겠다. 피그말리온이 자신을 인간으로 만들었다면, 갈라테이아는 피그말리온을 자신과 같은 돌로 만들어보고 싶었는지도. 그러면 조금이나마 그녀의 마음을 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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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토럴리아
조지 손더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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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힘들고 한국도 힘들고 중국도 힘들고 영국도 힘들고 일본도 힘들고… 안 힘든 곳이 없나보다. ‘목가적’인 이 테마파크는 거짓이지만 진짜이다. 열정적인 종교인인 ‘윙키’는 닐을 힘들게 하지만 본인은 모른다. 닐도 자신의 진짜 감정이 무엇인지 모를 것이다. 납량 특집보다 더 무서운 ‘죽은 이모가 돌아 온’ 이야기는 <시오크>다. 학교 폭력이 연상되는 ‘세상에서 퍼포의 끝’은 그냥 끝이다. 화려한 복수? 그런 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발사의 불행’은 나이가 들어서도 독립하지 못했다는 거다. ’폭포‘에서 모스를 보니, 그 짧은 절체절명의 순간에 사람의 머릿속이 얼마나 바쁘게 돌아갈 수 있는지 알게 됐다. 주마등이란 표현이 괜한 게 아니었다.

세상은 ’똥통‘이고, 더럽고 추악하다. 그런데 변비 환자에겐 어떻게 느껴질까… 여든 살 할머니가 브라만 하고 돌아다닌다는 장면에서 굳이 브라를 해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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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밤 여행자 1 밤 여행자 1
자오시즈 지음, 이현아 옮김 / 달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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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인종이나 나라를 초월하는 인연 혹은 사랑이 있다. 그리고 시간대를 초월하는 사랑도 있다.1930년에 지어진 699번지 아파트는 곡선형 빌딩으로 총 7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도시 중심부에 있지만 도시의 소음 속에서도 조용했고 한 세기 동안 전쟁과 변화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도 살아남았다.(p.31/433) 이 699번지 아파트는 기묘하지만 소중한 인연을 이어주는 곳이었다. 2015년에 쭝잉이 사는 곳이기도 하고, 1937년에 성칭랑이 사는 곳이기도 하다. 


1937년 7월 11일, 밤 10시 성칭랑이 집으로 돌아왔다. 갑자기 현관 등이 꺼졌다. 2015년 7월 11일, 밤 10시 쭝잉이 집으로 돌아왔다. 갑자기 현관 등이 깜박거렸다. 한 세기 동안 변하지 않은 단 하나, 현관 등. 이 등은 1937년 상하이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던 성칭랑을 2015년의 상하이로 데려왔다. 37년 당시 일본은 만주에서 베이징으로 이동해 전쟁 중이었고, 상하이는 조계가 있는 지역조차 전쟁 위험이 감지되던 때였다. 성칭랑은 성씨 가문의 공장을 중국 내륙으로 옮기고자 노력했고, 한 번도 가문의 인정을 받지 못했지만 곧은 성격과 책임감으로 일을 추진하던 중이었다. 여전히 가족들은 성칭랑을 믿지 못했고, 오로지 여동생인 성칭후이만 우호적이었다. 


2015년 7월 쭝잉은 의사였으나, 사고로 인해 더 이상 수술을 하지 못했기에 법의관이 되었다. 쭝잉의 부모님은 모두 신시제약의 임원이었다. 그녀가 어린 시절, 쭝잉의 어머니는 쭝잉의 생일에 사망했고, 2015년 현재 쭝잉의 이복동생과 신시제약의 임원인 싱쉐이(새어머니의 동생)가 터널에서 자동차 사고가 났다. 이 사건은 상하이를 흔들었고, 쭝잉의 사진이 신문에 날 정도였다. 신시제약과 선을 긋고 있던 그녀로서는 난감했으나, 이 사건은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사건 중 하나였다. 


이야기는 1937년과 2015년을 교차하며 진행된다. 1937년 상하이 전투가 끔찍하게 전개되고 있었고, 2015년에는 쭝잉의 개인적 건강 문제와 집안 문제가 날실과 씨실이 얽힌 마냥 진행되고 있었다. 밤 10시, 시간을 여행하는 사람은 성칭랑이었고 그와 닿아 있는 사람이나 사물은 같이 시간을 이동했다. 덕분에 쭝잉은 수차례 1937년의 상하이를 방문했고, 성칭랑의 가족들을 만났다. 뜻하지 않게 성칭랑의 형 성칭샹의 다리 절단 수술에 관여했고, 모르는 이의 출산을 도왔으며, 엄마를 잃은 아이들을 맡기까지 했다. 그렇게 조용하지만 단호했던 그녀는 성칭랑의 세상에서 지울 수 없는 흔적들을 남겼다.


성칭랑 역시 자신의 세상에서 인정받지 못해도 자신의 영역에서 모두를 위해 최선을 다했고, 쭝잉에게 의지가 되어 주기도 하고, 자신이 위안을 받기도 했다. 터널 사고와 관련하여 쭝잉의 어머니 사건까지 성칭랑은 자신의 지식을 동원하여 선후관계 및 우선순위를 정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전쟁에 비하면 다른 사건들은 작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일본은 베이징에서 텐진을 거쳐 수도인 난징으로 가는 대신, 바다를 통해 바로 상하이를 거쳐 난징으로 가려고 했다. 일본은 국제연맹도 탈퇴했겠다, 상하이가 외국인 조계 지역임에도 국제 사회를 무시하고 폭격을 시도했고, 끝끝내 상하이를 함락한 뒤 난징으로 가 대학살을 감행했다. 그 석 달 가량의 기간이 성칭랑과 쭝잉의 시간이었다. 둘은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서로에게 마음을 주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서로만의 비밀을 공유하며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어주고 힘을 보태주고 서로 의지하게 되었으니, 그 아슬아슬한 감정 상태가 너무 위태로워 보였다. 한 발만 내딛으면 돌이킬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리고 쭝잉의 동료이자 친구인 쉐쉬안칭이 성칭랑을 의심하여 그를 푸둥 공항에 내려주게 된다. 그 날은 상하이 전투에서 황푸강 우안에 있는 적군을 위협하기 위해 중국 제8 집단군이 푸둥 수비에 나선지 이틀 뒤였다. 복숭아 맛이 나는 입맞춤 뒤 헤어진 두 사람은 살아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쭝 선생 시대의 아파트는 내부가 거의 다 바뀌었고, 이 현관 등 하나만 남아 있더군요."

성칭랑이 한 손으로 신문과 우유병을 든 채로 현관 등을 보면서 말했다.

"저 등이 나의 길을 비추고 쭝 선생의 길도 비춰주니 귀한 인연이네요."

성칭랑이 잠시 뜸을 들이고 말했다.(74/433) - P74

거리 끝에서 서서히 해가 밝아오는 모습은 백 년을 이어온 이곳의 풍경이었다.(30/433)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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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3-08-22 01: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건 좋게 끝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1937년은 그리 좋은 때가 아니었네요 다른 시대에 갔을 때 사람을 도와야 할지 돕지 않아야 할지... 아무것도 못한다면 모를까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할 것 같네요


희선

꼬마요정 2023-08-22 10:00   좋아요 1 | URL
37년은 우리나라도 중국도 다 안 좋은 때였네요. 다른 시대로 가면 심지어 과거로 가게 되면 행동이 조심스러워야할 것 같아요. 그래도 말씀처럼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할 것 같아요.

바람돌이 2023-08-22 08: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표지와 다르게 매우 스펙터클한 내용이네요.

꼬마요정 2023-08-22 10:01   좋아요 0 | URL
뭔가 잔잔하고 이성적인 느낌인데 내용은 전쟁에, 음모에… 재밌습니다. ㅎㅎㅎ
 
[eBook] 유리미인살 3 유리미인살 3
십사랑 / 답인(答人)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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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기는 소유욕과 질투를 느끼며 조금씩 사랑의 감정을 알아간다. 여전히 모든 것을 속으로만 끌어안고 혼자 해결하려 하는 사봉은 자신에게 마음을 여는 선기에게 속절없이 빠져든다. 부옥도에서 요괴 소동이 있고, 동방 청기의 부인과 구양과의 관계가 드러나고, 명문정파가 몹쓸 짓을 하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된 민언 등 어린 제자들은 갈피를 잡기 힘들다.

영롱이 돌아오지만 이혼육백이 없어 선기 등은 부주산으로 혼백을 찾으러 가고, 그 곳에서 고난을 겪는다. 그리고 선기 대신 중상을 입은 사봉이 이택궁으로 끌려가고, 선기는 사봉을 구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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