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우스의 연인들 Ⅲ


 딸 아르테미스로 변하여 요정 칼리스토를 사랑하는 제우스
제우스는 이제 여신들로 부터 눈을 돌려 요정과 인간 여성들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위대한 신인 그가 평범한 요정이나 인간 여성을 상대로 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변신술이 필요했다.
제우스는 반인반마(半人半馬)의 사튀로스의 모습을 빌려 잠든 '안티오페(Antiope)' 를 차지하여 쌍둥이 형제 '암피온(Ampion)'과 '제토스(Zethos)'를 얻었다. 이들은 후에 테바이의 영웅이 된다.

제우스는 아르테미스의 모습으로 변신하여 요정 칼리스토(Kalisto)를 속인 후 '아르카디아' 지방의 건국 영웅 '아르카스(Arkas)'를 낳았다.
칼리스토는 임신한 사실을 아르테미스에게 들켜 죽임을 당하고 만다. 왜냐면 아르테미스는 순결의 여신이고, 그녀가 데리고 다니는 님프들에게도 순결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우스는 그녀를 곰으로 변신시켜 하늘로 데려왔다. 곰별자리는 바로 칼리스토의 모습이다. 이 설화는 칼리스토의 아들 아르카스와 그리스어로 곰을 뜻하는 '아르쿠스(arkous)'라는 낱말의 발음의 비슷한데서 생겨난 것이다.



 황금비가 되어 다나에의 침실에 스며드는 제우스
아르고스의 왕 '아크리시오스(Akrisios)'는 딸이 낳은 자식에게 죽임을 당하게 되리라는 예언을 피해 보려고 외동딸 '다나에(Danae)'를 지하감옥에 가두었다. 그러나 다나에의 미모에 반한 제우스는 '황금의 비'가 되어 지하 감옥으로 스며들어 다나에를 품었다.
이들이 나눈 사랑에서 태어난 아이가 메두사의 목을 자른 영웅 페르세우스(Perseus)이다.

페르세우스는 메두사의 목을 처치하고 고국에 돌아와 본의 아니게 외할아버지 아크리시오스를 죽이게 된다. 예언이 실현된 것이다.
결국 운명을 피할 수는 없었다. 황금의 비로 변한 제우스의 씨를 잉태하는 다나에의 전설 속에는 햇빛이 지하로 스며 씨앗이 생명력을 소생시키는 현상의 아름다운 상징이 담겨 있다.



 이오와 사랑을 나누는 제우스
제우스는 아르고스의 또 다른 처녀 '이오(Io)'를 사랑하여 아들 '에파포스(Epaphos)'를 낳았다. 에파포스는 후에 이집트의 왕이 된다.

이오의 조카인 '니오베'는 제우스의 사랑을 받아 아르고스의 건국 영웅인 '아르고스(Argos)'와 '펠라스고이(Pelasgoi)'족의 시조인 '펠라스고스(Pelasgos)'를 낳았다.
이 니오베는 후에 자신은 아들 일곱, 딸 일곱, 합쳐서 열네 명의 자식을 낳았는데, 레토는 아폴론과 아르테미스 둘 밖에 못 낳았으니 자신이 레토보다 낫다고 자랑하다 아폴론과 아르테미스에게 모든 자식을 잃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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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4-07-03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하고 퍼갑니다. 꾸우벅~

꼬마요정 2004-07-03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제우스의 연인들Ⅱ


 제우스와 헤라
바람둥이인 제우스가 헤라와 결혼하게 된 데에는 사연이 있다.
헤라에게 연정을 품은 제우스는 사랑을 고백했으나 평소의 제우스를 잘 아는 헤라는 관계를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자 어느 봄날 제우스는 조그만 뻐꾸기로 변신해 가련한 모습으로 헤라의 품에 안겼다.
바들바들 떨고 있는 가엾은 작은 새를 불쌍하게 여긴 헤라는 품에 뻐꾸기를 안았다. 그 순간 제우스는 본모습을 드러내고 헤라를 범하려 하였다. 그러나 헤라는 정식 결혼을 하겠다는 약속을 받기 전까지 완강하게 버텼다.
제우스는 이에 굴복하여 결혼을 승낙하고 만다.
이들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으로 전쟁과 폭력의 신인 아레스와 대장장이신 헤파이스토스, 그리고 청춘의 여신 '헤베(Hebe)'와 산파의 여신 '에일레이튀이아(Eileithyia)'가 있다.
결혼을 했다고 제우스의 바람기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의 난봉은 결혼 후에 더 심해졌다.


달의 여신 셀레네는 제우스의 사랑을 받고 아테네의 왕이 된 아들 '판디아스(Pandias)'를 낳았다. 일설에는 아테나의 분노의 절벽에서 떨어져 죽은 케크롭스의 딸 '헤르세(Herse:이슬)'와 헤라클레스 손에 죽은 '네메아(Nemea)'의 사자도 제우스와 셀레네 사이의 자식이라 한다. 제우스는 계속 새로운 연인들에게서 새로운 올림포스의 신들을 얻었다.



 불탄 세멜레의 몸에서 아들 디오니소스를 꺼내는 제우스
티탄 '코이오스(Koios)' 와 '포이베(Phoibe)'의 딸 '레토(Leto)'와 어울려 아폴론과 아르테미스를 낳았고, 아틀라스의 딸 '마이아(Maia)'로 부터 전령의 신 헤르메스를, '카드모스'의 딸 '세멜레(Semele)'에게서는 포도주의 신 디오니소스를 얻었다.

또 다른 아틀라스의 딸 '엘렉트라(Elektra)'에게서는 딸 '하르모니아(Harmonia:조화)'를, '타위게테(Taygete)'에게서는 스파르타인의 선조인 '라케다이몬(Lakedaimon)'을 얻었다. 하르모니아는 후에 테바이의 건설자 카드모스와 결혼한다.

목축의 신 '판(Pan)'은 요정 아익스와 제우스 사이의 아들이다. 그의 상반신은 인간 모습을 하고 있으나 하반신은 동물의 몸이다. 또 이마의 양편에는 뿔이 달려 있다.

소아시아 지방의 대지의 여신 퀴벨레(Kybele)의 신관으로 유명한 '코뤼반테스(Korybantes)'족도 무사이 가운데 맏딸인 칼리오페와 제우스 사이의 아들들이다. 이들은 퀴벨레 축제 때 북과 꽹과리, 피리소리에 맞춰 창과 방패를 두들기며 요란스럽게 춤을 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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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4-07-03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것도 추천~ 펌.

꼬마요정 2004-07-03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제우스의 연인들 Ⅰ


  제우스는 천하의 바람둥이로 여러 여신과 님프들, 인간은 물론이고 유부녀와도 정을 통하여서 정실부인인 헤라와 불화가 끊이지 않았다.
제우스는 자신의 정욕을 만족시키기 위해 동물의 모습을 취하곤 했는데, 예를 들면 헤라를 범할 때에는 뻐꾸기로, 레다를 범할 때는 백조로, 그리고 에우로페를 범할 때에는 황소로 변신했다.
수 많은 여인과 정을 통한 만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자녀를 두었다.
 



 신들의 왕 제우스
제우스는 제일 먼저 지혜의 여신 메티스(Metis)와 관계를 맺는다. 메티스는 제우스를 피하기 위해 여러 짐승의 모습으로 변신하여 보지만 끝내는 제우스의 끈질긴 구애에 몸을 맡긴다.
메티스가 임신한 사실을 알았을 때 제우스는 메티스가 이번에는 딸을 낳지만 다음에 낳을 아들은 자신의 왕좌를 빼앗을 것이라는 예언을 듣게 되었다.
불안해진 제우스는 메티스를 작게 만들어 삼켜 버렸다.

메티스를 삼킴으로써 제우스는 운명의 공포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고 동시에 메티스의 지혜를 자기 것으로 만들게 되었다. 달이 차서 제우스의 머리를 뚫고 태어난 딸이 바로 '아테나(Athena)'이다.



 이치의 여신 테미스
다음으로 제우스는 자연의 법과 질서의 여신인 테미스와 결합하여 계절의 여신 '호라이(Horai)' 세 자매와 운명의 여신 '모이라이(Moirai)' 세자매를 낳는다. 호라이 여신들의 이름은 각기 '에우노미아(Eunomia:질서)', '디케(Dike:정의)', '에이레네(Eirene:평화)' 이다.
이들 모두 질서 정연한 자연의 힘을 의인화한 존재들이다. 이들은 올림푸스에서 제우스를 도와 계절의 변화를 관장하였다.
운명의 여신인 모이라이 역시 세 명인데 '클로토(Klotho)'는 생명의 실을 뽑아 내고 '라케시스(Lachesis)'는 운명을 나누어 주며 '아트로포스(Atropos)'는 생명의 실을 끊는다. 이들 역시 제우스를 도와 사람들이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의 운명을 관리한다.


이어서 제우스는 기억력의 여신인 '므네모쉬네(Mnemosyne)'와 아흐레 동안 어울려 음악을 관장하는 아홉 명의 '무사이(Mousai)'를 낳았다.

이들 무사이들은 올림포스에서 아폴론을 도와 음악을 연주한다. 악보가 없던 시대에 음악을 연주하는 일은 오직 기억력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므로 기억력의 여신에게서 음악의 신들이 태어나게 된 것이다.


제우스는 또 '오케아노스'의 딸 '에우뤼노메(Eurynome:두루 미치는 질서)'와 관계를 맺어 우아(優雅)의 여신들인 '카리테스(Charites)'세 자매, '아글라이아(Aglaia)' 와 '에우프로쉬네(Euphrosyne), '탈리아(Thalia)' 를 낳았다. 이들은 올림포스에서 춤을 담당했다.


제우스는 그를 피하려고 암소로 변신한 누이 데메테르(Demeter)를 황소로 둔갑해 겁탈했다. 이들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가 후에 지하세계의 여왕이 된 딸 '페르세포네'이다.
고대인들은 지하에서 황소가 달릴 때 지진이 일어난다고 믿었다. 이 황소가 대지의 생명력을 상징하는 데메테르와 어울려 식물의 생명력을 뜻하는 페르세포네를 낳았다는 것은 참으로 당연하면서도 아름다운 비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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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4-07-03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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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04-07-03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에로스(Eros)와 프쉬케(Psyche) Ⅱ - 프쉬케의 시련



 곡식의 여신 데메테르

프쉬케(Psyche)는 남편의 행방을 찾아 밤낮 먹지도 않고 자지도 않으면서 그리스 온 땅을 누볐다. 하지만 사람들은 에로스가 신이라서 그 행방을 알지 못했다.
신들은 알지 모르지만 프쉬케는 신들을 만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산꼭대기에 있는 어느 신전을 보았다. 누구의 신전인지도 모른체 프쉬케는 남편인 에로스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몇 날 며칠을 그 신전을 깨끗하게 정리하였다.

신전의 주인은 곡식의 여신 데메테르(Demeter) 였다. 데메테르는 며칠동안 프쉬케가 열심히 신전을 정리하는 것을 보고 불쌍히 여겨 프쉬케에게 에로스를 만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프쉬케는 데메테르의 충고대로 에로스의 어머니인 아프로디테(Aphodite)에게 직접 용서를 구했다. 아프로디테는 여전히 분노가 풀리지 않은 상태였고, 프쉬케를 종으로 삼아 여러 가지 시련을 부과했다.

첫번째 시련은 창고에 산더미처럼 쌓인 비둘기의 모이(밀, 보리, 양귀비, 좁쌀)를 같은 종류끼리 가려 놓으라고 했다.
엄청나게 많은 일거리에 손댈 엄두도 못내고 프쉬케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프쉬케가 가엾다고 생각한 에로스는 개미들에게 프쉬케를 도와주도록 하였다.
일이 모두 끝난 것을 보고 아프로디테는 프쉬케에게 남편을 꾀어냈다고 화를 내었다.

두번째 시련은 황금으로 된 털을 가진 사나운 양의 털을 깎아 오는 일이었다. 양의 수도 너무 많고, 그 양들은 인간세상의 순한 양이 아닌 인간을 공격하는 양이었다.
프쉬케는 절망하여 강가에 앉아 차라리 죽어버리면 이 고통이 끝나리라 생각하고는 강물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이때 그녀를 측은하게 생각한 강의 신이 갈대를 흔들면서 양이 물을 먹는 장소를 가르쳐 주고는 저녁에 그곳에 가면 가시나무 가지에 많은 황금 털이 걸려 있으니 이를 모아 가면 된다고 일러주었다.


 저승의 뱃사공 카론과 애원하는 프쉬케
세번째 시련은 발디딜 곳이 없는 천길 만길 계곡으로 떨어지는 폭포로부터 물을 길어오라는 것이었다. 날개 달린 새라면 모를까 불가능한 일이다.
프쉬케는 넋을 잃고 눈물을 흘리면 폭포만 바라보았다. 때마침 독수리 한 마리가 날아와 부리로 물 항아리를 채어 가더니 폭포에서 물을 떠다 주었다.

네번째 시련은 명계(冥界)에 내려가서 페르세포네로부터 '아름다움'을 얻어 오라는 명령이었다. 프쉬케는 이번에야 말로 죽었다고 생각했고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결심으로 높은 탑 꼭대기로 올라가 떨어지려고 했다.

그때 탑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는 프쉬케에게 지하세계로 가는 길과 위험을 피하는 방법, 다시 지상으로 돌아오는 방법들을 알려주었고 절대 페르세포네의 상자를 열어보아서는 안 된다는 충고를 해주었다.


탑의 가르침대로 온갖 위험을 이겨낸 후 천신만고 끝에 지하의 여왕 페르세포네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다행히 페르세포네는 프쉬케에게 친절하게 대해 주면 선뜻 '아름다움'이 들어있는 상자 하나를 내주었다.


 '아름다움'이 들어 있는 상자를 열어 보는 프쉬케
절대로 도중에서 열어봐서는 안 된다는 말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움'을 직접 두 눈으로 보고 싶은 욕심에 프쉬케는 상자 뚜껑을 열었다.
그러자 달콤한 '잠'이 빠져 나와 프쉬케를 잠들게 했다. 프쉬케는 잠자는 시체가 되었고 지각도 움직임도 없는 시체가 되었다.

천상에서 자기를 찾기 위해 온갖 고생을 감수하는 프쉬케의 모습을 빠짐없이 보고 있던 에로스는 잠을 끌어 모아 다시 상자 속에 가두고, 자기의 화살로 프쉬케를 가볍게 찔러 깨웠다.
잠에서 깨어난 프쉬케는 그렇게도 그리워하던 에로스를 발견하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에로스는 곧장 올림포스로 가서 제우스에게 프쉬케와 자기가 정식으로 결혼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애원했다. 제우스는 두 연인을 위해 아프로디테를 설득하여 마침내 그녀도 승낙하였다.

제우스는 프쉬케를 천상의 회의에 참석케 했고 불로 불사의 음식인 암브로시아를 주었다.
이리하여 지고지순한 사랑을 한 프쉬케는 마침내 에로스와 결혼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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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스(Eros)와 프쉬케(Psyche) Ⅰ- 아름다운 프쉬케



  이 이야기는 기원전 2세기경 로마 작가 아플레이우스의 '황금 나귀'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아플레이우스가 쓴 것인지, 기원전 2세기에 그가 지어서 쓴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작가가 로마 사람이므로 신들도 로마 이름으로 되어있다.
 



 사랑에 빠져 청년이 된 에로스

옛날 어느 왕국의 왕에게 아름다운 세 딸이 있었다. 세 딸이 모두 미인이었으나, 특히 막내딸 프쉬케(Psyche)의 아름다움은 먼 나라에까지도 소문이 날 정도로 뛰어났다.
그녀의 아름다움을 보기위해 모여든 사람들은 그녀의 아름다움에 반해서 최고의 찬사(讚辭)를 아끼지 않았다.

자연히 아프로디테(Aphrodite)의 신전을 참배하는 자들의 수가 급격히 줄더니, 급기야는 제단을 돌보는 사람도 없게 되어 향불은 꺼지고 제단은 황폐해졌다.

몹시 노한 아프로디테는 아들 에로스(Eros)에게 프쉬케가 가장 비천한 사내를 사랑하도록 하여 세상의 웃음거리로 만들라는 명령을 했다.

어머니의 명령은 받은 에로스는 우선 잠든 프쉬케의 입술에 쓴물(있는 것을 없게 하는 물) 두어 방울을 떨어뜨렸다.
이로써 프쉬케의 입술은 어떤 사내의 얼굴도 붉히게 할 수 없었다.
그런 후에 에로스는 다시 프쉬케의 어깨에 금화살촉을 살며시 갖다 대었다.


 에로스와 프쉬케

마침 그때 자고있던 프쉬케가 큰 눈을 뜨고 에로스쪽을 바라보았다. 에로스는 한편으론 놀라고, 또 한편으론 너무 아름다워 무심결에 프쉬케을 찌르지 못한 화살을 치운다는 것이 자신의 손을 찌르고 말았다.

그 순간 에로스는 프쉬케를 보고 사랑에 빠져서 쓴물로 제 상처를 해독하는 것도 잊고 오히려 프쉬케의 머리카락에 단물(없는 것을 있게 하는 물)을 뿌려, 그 아름다움을 거두기는커녕 한층 더 아름답게 해주었다.

프쉬케는 나날이 더욱더 아름다워지는데 이상하게도 누구 하나 그녀에게 청혼을 하지 않았다.
모두들 그녀의 아름다움을 칭찬했으나 그것은 숭배에 가까운 사랑으로써 감히 아내로 삼을 생각을 아무도 하지 못했던 것이다.

평범한 아름다움을 가진 두 언니들은 모두 왕자와 결혼하여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프쉬케는 사랑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자신의 미(美)에 싫증을 느끼기 시작했고, 그녀의 운명을 두려워한 부모들은 아폴론의 신탁에 문의했다.

신탁의 대답은 그녀의 남편은 날개가 달린 무서운 괴물로써 바위산 꼭대기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프쉬케를 떠나는 에로스

신탁이 내린 이상 그대로 따를 수 밖에 없었다. 프쉬케는 운명에 순종하기로 하고 산에 올라갔다. 산에 혼자 남게 되어 두려움에 떨고 있던 프쉬케를 서풍의 신 제퓌로스(Zephyros)가 꽃이 함빡 핀 골짜기로 인도해주었고 그녀는 점점 마음이 진정되었다.

그곳은 아름다운 숲이 있었고 더 들어가자 굉장한 궁전이 있었다. 궁전에 들어간 프쉬케는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고 목소리로 그녀를 안내하는 하인들의 시중을 받았다.
프쉬케의 남편은 어두운 밤에만 찾아왔고 날이 밝기 전에 떠나갔다. 그러나 그의 음성은 사랑에 충만하였고 그녀의 마음에도 같은 애정을 불러일으켰다. 그녀는 남편의 얼굴을 보고자 하였으나 그는 그 간청을 들어주지 않았다.

행복한 날들이 계속되면서 프쉬케는 부모님과 언니들이 자신의 소식을 듣지 못해 괴로워하고 있을 것을 걱정하였다. 그래서 어느날 밤 남편에게 그것을 이야기했고 그는 언니들이 프쉬케를 보러 오는 것을 허락했다.
언니들이 궁전에 찾아왔을 때 프쉬케는 목소리만 들리는 수많은 시종들로 하여금 언니들의 시중을 들게 하여 목욕도 하고, 음식도 먹고, 여러 가지 보물도 자랑하였다.

동생의 화려한 생활에 질투심을 느낀 프쉬케의 언니들은 남편에 대해서 의심을 품게 만드는 질문을 계속했고, 남편은 무서운 괴물이며 언젠가 프쉬케를 잡아먹을 것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언니들의 말에 개의치 않으려 했으나 프쉬케는 호기심을 억누를 수 없었다.


 남편을 의심하는 프쉬케

밤이 되자 그녀는 등불과 칼을 준비했다. 그리고 남편이 잠들었을 때 등불로 남편의 얼굴을 보았는데 그녀의 눈앞에 보인 것은 무서운 괴물이 아니고 신들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고 매력 있는 신이었다.
그의 금빛 고수머리는 눈과 같이 흰목과 진홍색의 볼 위에서 물결치고 어깨에는 이슬에 젖은 두 날개가 눈보다도 희고, 그 털은 보들보들한 봄꽃과 같이 빛나고 있었다.

프쉬케는 남편의 모습을 넋을 잃고 보다가 그만 등잔의 뜨거운 기름 한 방울을 에로스의 어깨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잠에서 깬 에로스는 말 한 마디 없이 흰 날개를 펴고 창 밖으로 날아가 버렸다.
프쉬케는 정신없이 남편을 따라 나갔다. 그러자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남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자기가 사랑의 신 에로스라는 걸 밝히고, 슬픈 어조로 이별의 말을 했다.

"이제는 영원히 그대와 이별할 수밖에 없소. 사랑이란 신뢰가 없는 곳에서는 자라날 수 없는 것이니까."

에로스가 떠나간 뒤 그녀가 있던 자리는 궁전은 없어지고 정원도 사라지고 그녀는 넓은 벌판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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