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가 전쟁에서 위험에 빠지게 되었을 때 트라키아가 원군을 보내 구해준 적이 있었다. 이것을 계기로 해서 아테네의 왕 판디온은(그러므로 이것은 아테네가 아직 왕정이던 아주 먼 옛날의 이야기이다) 자신의 딸 프로크네를 트라키아 왕 테레오스에게 시집을 보냈다. 먼 이웃 나라에 시집을 온 프로크네는 어느 날 자신의 고향집이 그리워지고 특히 동생인 필로멜라가 보고싶어서, 남편에게 자기 동생을 데려다 달라는 부탁을 했다. 남편 테레오스는 이를 수락하고 아테네로 항해해 가서 장인에게 사정을 이야기했다. 그런데 테레오스는 자신의 처제인 필로멜라를 보는 순간 너무나도 아름다운 그 모습에 매혹되어 마음속으로 그녀를 범하고야 말겠다는 흑심을 품게 된다. 아무것도 모르는 필로멜라는 언니를 보러간다는 말에 신이 나서 배에 올라탔다. 그러나 이 배가 트라키아 해안에 도착하자마자 본성을 드러낸 테레오스는 곧 처제를 끌고 산속의 오두막집으로 끌고가서 그녀를 범했다. 그리고는 이 사실 자체가 알려지지 못하도록 필로멜라의 혀를 칼로 잘라버렸다. 거기에 더해서 이 오두막집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도록 철저히 유폐시켜 버렸다.
그러나 그녀는 완전히 포기하고 산 것이 아니었다. 비록 벙어리가 되어서 자신의 이야기를 누구에게도 할 수 없는 데다가 산속의 오두막집에서 엄중하게 감시를 받고 있었지만, "슬픔과 고통은 사람을 창조적이게 하는 법이다." 필로멜라는 하루 종일 옷감을 짜는 일을 했는데, 이 기회를 이용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무늬 삼아 옷감에 짜 넣었다. 테레오스가 자신을 어떻게 유혹하였으며, 어떤 고통을 가했는지를 베에다가 붉은 무늬와 글씨로 짜넣은 것이다. 작업이 완성되자 몸종에게 손짓발짓을 통해 이것을 왕비에게 전하도록 했다.
그의 언니이자 왕비인 프로크네가 이 옷감을 보자 곧 사실을 알게 되었다. 프로크네는 복수의 칼을 갈았다. 여인들과 하층민의 축제인 박쿠스 축제 기간이 돌아왔다. 프로크네는 축제의 의상인 덩굴관과 가죽옷을 걸치고 거리로 나섰다가 몰래 산속의 오두막집을 찾아가 동생을 만났다. 그녀를 데리고 왕궁으로 돌아온 자매는 테레오스에 대해 이 세상에서 가장 처절한 복수를 하기로 약속한다. 그 복수가 무엇이었을까? 마침 이 순간에 테레오스와 프로크네 사이에 태어난 아들 이튀스가 들어왔다. 아들을 보는 순간 프로크네의 머릿속에는 이런 생각이 스친다: "어쩌면 너의 애비와 그토록 똑같이 생겼느냐?"
프로크네는 아들을 사정없이 칼로 찔러 죽인 다음 사지를 잘라내서 이것을 삶고 구워서 저녁상을 보았다. 저녁에 아무것도 모르는 테레오스가 들어오자 프로크네는 고향의 요리를 준비했다고 속여 그를 식탁에 앉게 한다. 그리고는 아들의 고기를 먹도록 만든다. 한참을 맛있게 식사를 하던 테레오스가 묻는다: "우리 아들 이튀스는 어디에 있소?" 그러자 프로크네는 이렇게 대답한다: "당신이 찾는 아이는 바로 당신 뱃속에 있습니다." 그리고 곧이어 필로멜라가 아직도 피를 뚝뚝 흘리고 있는 이튀스의 머리를 들고 들어온다.
대노한 테레오스가 칼을 뽑아들고 두 여인을 쫓아갔다. 쫓고 쫓기는 가운데 필로멜라는 제비가 되어 날아갔고 프로크네는 나이팅게일이 되었으며 테레오스는 후두티가 되었다. 금방이라도 잡아먹을 듯한 모습의 사나운 새 후두티는 칼을 들고 두 여인을 쫓아가는 테레오스와 닮았고, 나이팅게일은 동생의 피어린 이야기를 밤새 울부짖는 프로크네를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