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실비 > 꼬마요정님께 ^^



기쁘게 받아주세요^^

점점 실력이 바닥나고 있는 실비입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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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5-05-24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꼬마요정님, 제 페이퍼는 안보셨죠? 저도 책 도착 페이퍼 올렸었는데, 다른데는 다 댓글 달아주면서..ㅠ.ㅠ

꼬마요정 2005-05-24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제가 놓쳤군요~~ 죄송해요~~(_._);; 즐찾이 너무 많아서...^^;; 지금 당장 달려갑니다.~~^*^
 

네 종류의 친구    


친구에는 4가지 분류가 있다고 합니다.

첫째 과 같은 친구.
꽃이 피어서 예쁠 때는 그 아름다움에 찬사를 아끼지 않습니다.
그러나, 꽃이 지고 나면 돌아보는 이 하나 없듯
자기 좋을 때만 찾아오는 친구는 바로 꽃과 같은 친구입니다.

둘째 저울과 같은 친구.
저울은 무게에 따라 이쪽으로 또는 저쪽으로 기웁니다.
그와 같이 나에게 이익이 있는가 없는가를 따져
이익이 큰 쪽으로만 움직이는 친구가 바로 저울과 같은 친구입니다.

셋째 과 같은 친구.
산이란 온갖 새와 짐승의 안식처이며
멀리 보거나 가까이 가거나 늘 그 자리에서 반겨줍니다.
그처럼 생각만 해도 편안하고 마음 든든한 친구가 바로 산과 같은 친구입니다.

넷째 과 같은 친구.
땅은 뭇 생명의 싹을 틔워주고 곡식을 길러내며
누구에게도 조건없이 기쁜 마음으로 은혜를 베풀어 줍니다.
한결 같은 마음으로 지지해 주는 친구가 바로 땅과 같은 친구입니다.



당신에게 세번째 네번째 친구이고 싶습니다.
과 같고 과 같은 그런 친구일 것이라고...


---------------------------------------------------------------
살아가면서 가장 아름다운일은 누군가의 배경이 되어주는 일입니다.
별을 더욱 빛나게하는 까만하늘처럼 꽃을 더욱 돋보이게하는 무딘땅처럼 함께하기에 더욱 아름다운 연어떼처럼 이보다 더한 기쁨이 이 세상에 또 있을까요? 한사람의 밝음을 위해 어두움을 마다하지 않고 그의 돋보임을 위해 자신의 무딤을 자처하며 함께하기 위해 배경이 되기를 선택 한 것보다 더한 기쁨과 행복이 또 있겠습니까? 그의 배경이 되어주는 것 이야 말로내가 그대를 위해 할수 있는 가장 소중한 것입니다.



출처 : 어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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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마태우스 > 알라딘 뉴스레터 12호

 

입이 너무나도 아픈 나머지, 치료 중엔 절대로 술을 마시지 않기로 했습니다. 책을 읽을까 하다가 요즘 너무 열심히 책을 읽었다는 생각이 들어 뉴스레터를 씁니다.


1. 판다 vs eslie(이하 에쉴리), 저작권 분쟁

알라디너들의 문화를 책임지고 있는 판다78님이 이미지를 판다 사진으로 바꾸자, 역시 판다 사진을 이미지로 사용하던 에쉴리님(이하 존칭 생략)이 저작권법 위반이라며 이의를 제기, 전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양측의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에쉴리님의 이미지

 

판다78님의 이미지

판다78; 판다라는 닉네임을 사용한 건 내가 먼저다. 실제 얼굴도 판다처럼 생기지 않았는가. 갑자기 저작권을 주장하다니 뜬금없다.

에쉴리: 판다78이 먼저 서재활동을 시작한 건 맞지만, 판다사진을 쓴 건 내가 먼저다. 내가 서재에 가입했을 당시 판다78은 사진 대신 어벙한 표정의 만화 판다를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다 내가 좀 뜨니까 갑자기 판다 사진을 쓰는 것은 전형적인 만시지탄이다. 실제로 나를 판다78로 오인해 빚을 갚으라는 사람이 있는 등 형언할 수 없는 피해를 보고 있다.

판다78: 지구상에는 1600마리의 판다가 있다. 그리고 우리의 마음 속에는 더 많은 판다가 있다. 그 판다는 특정인의 것이 아니다. 게다가 에쉴리의 판다와 내 판다는 자세와 모양이 크게 다르다. 그런 와중에 무슨 저작권인가.


알라디너들은 현재 보복이 두려운 나머지 어느 한쪽의 편을 드는 것을 주저하고 있습니다. 그 중 몇분을 만나 봤습니다.

아영엄마 : 알만한 분들이 왜들 그러는지 모르겠다. 원만히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비발 : 글쎄, 난 판다고기를 먹어본 적이 없어서...

서림
: 그러고보니 저 판다를 꿈에서 본 것 같아! 어, 희한하네!


 

 

 

두분의 분쟁이 원만히 타결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이 사진은 본 기사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매너님이십니다^^)


2. 싱가포르 증후군?

싱가포르에 나가있는 미스 하이드(이하 하이드)가 “앞으로 서재질을 대폭 줄이겠다”고 선언,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하루 평균 방문자수 143.7명에 열혈 매니아들을 잔뜩 거느린 하이드님의 발언 배경이 무엇인지, 본 기자는 싱가포르에 나가있는 하이드를 연결, 38분간 통화를 했습니다. 다음은 발언 중 일부입니다.

하이드님의 모습

 

-서재질을 줄인다는 게 무슨 뜻인가.

=지금처럼 열심히 하는 대신 좀 조용히 살겠다는 뜻이다.

-갑자기 왜 그러는가.

=그간 과분하게 많은 사람들이 내 서재에 찾아와 주셨다. 사실 그렇게 북적대는 건 내 스타일이 아니다. 난 원래 내성적이고 조용히 사는 것을 좋아한다. 이곳 싱가포르는 참으로 고요한 곳이다. 소음도 없고, 사람들간에도 대화가 없다. 여기서 며칠 있다보니 내 본능이 살아나는 것을 느꼈다.


한편 알라딘 전문가 호랑녀는 이런 현상을 ‘싱가포르 증후군’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말입니다.

호랑녀
싱가포르처럼 조용한 곳에 가면 즐찾 개수나 하루 방문객수, 주간 서재순위 같은 세속적인 가치들에 초연해지게 되면서 서재질에 강한 회의가 몰려온다....... 실제로 스터디 스카이, 냉정과 쿨함 사이, 책우렁이 등 서재질을 중단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싱가포르나 수니나라같이 조용한 곳에 다녀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것이 싱가포르 증후군이다 우쒸~ 다 주거써---------!!!
어흥~ - 2005-05-16 20:20 삭제

“”

호랑녀 박사는 싱가포르 증후군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조용한 나라에 가더라도 우리나라 사람끼리 단체로 갈 것을 권했습니다. 하이드님이 싱가포르 증후군에서 빨리 회복되기를 기원합니다.


3. 알라딘에서도 미모는 중요해?

얼마 전 이벤트를 열었던 꼬마요정이 미녀임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꼬마요정은 이벤트 정답을 밝히면서 사진을 공개했는데요, 사진이 나가고 나서 사흘 동안 즐찾이 48이나 늘었다고 합니다.

 

 

 

 

 

 

 

 

 

 

 

 

 

 

 

 

 

 

 

여기에 대해 많은 이들이 개탄해마지 않았는데요, 그분들의 얘기를 들어 보시죠.

 

chika
책만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흐흑 역시.. 먹는게 최고지요~ ^^ - 2005-05-16 17:12 삭제
   

줄리
난 별로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즐찾을 늘리기 위해 할 수 있는 수단은 다 써야 하는 거 아닌가. 나도 사진 올리고 나니 19개가 늘더라. 막강한 에너지가 이글이글거리는 느낌이 들지 않나요?^^ - 2005-05-17 07:34 삭제

세실
꼬마요정보다 내가 더 예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노 코멘트..이젠...나의 시대가 오고 있다구!..

- 2005-05-16 23:10 삭제

 


한편 사진을 올린 뒤 즐찾이 급상승한 경험을 갖고 있는 부리 씨는 “사진을 올리고 즐찾이 늘어났다고 해서 무조건 미모 때문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며 언론의 선정적인 보도를 경계했습니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요.


4. 플레져, 서재 문 잠정 폐쇄

리뷰의 아티스트 플레져가 잠시 서재질을 쉬겠다고 해서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리뷰를 쓰기 전에 마트에 가라’는 명언을 남기기도 한 플레져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기고 잠적했습니다.

 

[잠깐 문을 닫겠습니다.

제 서재 지수에,

리뷰 200편이란 숫자가 참 맘에 들어요.

..........

어느덧 본격적으로 서재를 꾸민지 1년이네요.  

잠깐 쉬어가겠습니다.

더 이쁘고 따뜻한 손 갖고 올게요.

꾸벅.

2005년 5월 17일 플레져 올림]


여기에 대해 전문가들은 더 이상 이룰 것이 없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합니다.

파란여우

: 리뷰의 최고봉에 오르고 나면 으레 겪는 현상이다. 나도 그랬다.

 

마냐 

: 맞아요, 여우성님. 저도 한때 회의에 빠졌었죠.


 

 

다른 의견도 있습니다.

산사춘
마지막으로 남긴 페이퍼에 해답이 있다.

[얼마전부터 리뷰 한 편 쓸 때마다 즐찾의 숫자도 함께 늘었는데 요사이 줄었어요. 아이 서운해~  ^^;;;”]

그러니까 즐찾을 없앤 사람이 이 사건의 범인이다. 그를 검거해야 한다.

- 2005-05-18 00:03
 

체셔고양이 : 읽을 책이 떨어진 게 아닐까?

복돌이 : 인터넷이 끊겼다든지...

하루 : 교봉에서 유명 리뷰어들을 스카우트하러 나섰다는데, 납치된 게 아닌가 의심이 된다.

울보 : 액면 그대로 믿어주자. 손 씻으러 갔다잖는가.


 

 

팬들은 진한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sweetmagic
리뷰 맞짱뜨려 했는데...

- 2005-05-16 15:13 삭제

놀자
착하고 바른 학생이 될께요. 돌아오세요!(믿거나 말거나....) - 2005-05-16 15:25 삭제
ceylontea
실론티 타드릴께요 돌아와요... - 2005-05-16 16:59 삭제
 
nugool
실론티가 뭐유? 생맥주 정도는 되야지! ㅠㅠ - 2005-05-16 17:04 삭제
 
갈대
아아 플레져님은 갈대! 갈대라구! - 2005-05-16 23:49


플레져님이 알라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지대한만큼, 그의 공백이 짧기를 기대해 봅니다.


5. 하날리 집중 해부

라일라 생일 이벤트에 이어 플라시보 생일 이벤트로 선풍을 일으키는 하날리, 그의 정체에 대해 알아보는 순서를 마련했습니다. 그간 모은 정보에 의하면 하날리는 이런 분입니다.

-턱에 못을 박고 술을 마시는 분

-이벤트의 큰손이다. (물만두의 증언)

-여친에게 차를 선물한 적이 있다 (본인이 페이퍼에서 밝힘)

-어릴 적 경향신문과 선데이 서울을 배달한 경험이 있다 (본인 댓글 중)

-시험..아니 실험정신이 투철합니다(본인의 말, 2005/04/04)

-명쾌한 분석이 주특기다(즐찾에 대해서나, 펌질에 대해서나)

-신비한 분이라는 소리를 딱 한번 들었다(본인의 말, “그런 말 처음 들었어요”)

-기계과학에 대해 전문가적 식견을 보유하고 있다(오늘 장난전화 페이퍼)


하날리님을 옆에서 지켜본 분의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연보라빛우주
일전에 캡쳐 이벤트를 할 때였어요. 자정이 넘어야 달성이 가능하겠구나 했는데, 하날리님이 갑자기 “일이 생겼다”며 빨리 끝내겠다는 겁니다. 무슨 말인가 싶었는데 잠시 뒤 전체 방문자 숫자가 바바박 올라가더군요. 이벤트는 결국 9시 20분에 끝났습니다. 보통 분이 아니라는 건 그때 알았어요. - 2005-05-14 23:15
 

 

이렇게 신비한 분이라 노리는 분들도 많습니다.

날개
하날리님, 나가지 마시고 이 상태로 밤새 놀아보죠? ^^ - 2005-05-16 23:54
 
하날리
따우
(딴소리;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딴소리라고는 할 수 없다고 우김 -_-;)
하날리님! 저랑 결혼해 주세요! 철푸덕! - 2005-05-16 19:10
세상에나............따우님이 청혼을 했네여... 
- 2005-05-17 00:00

새벽별을 보며
저도 하날리님과 같이 하늘이나 걸었으면...
- 2005-05-18

stella09
쳇,  저같이 순진한 사람 헷갈리게 하지 마세욧! 미워욧!>.<;; - 2005-05-16 14:05 삭제

 

아무리 생각해도 하날리님처럼 신비에 싸인 분은 없는 것 같습니다. 알라딘의 화제거리 하날리님의 정체는 국가와 사회가 나서야 할 문제입니다. 뉴스레터 이만 마칩니다.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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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stella.K > 누구나 글을 잘 쓸 수 있다

출처카페 : 어린이 CEO 아카데미 / 징기스칸

누구나 글을 잘 쓸 수 있다

 

글쓰기는 재능을 타고나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 글쓰기에 있어 천재성의 비율은 1퍼센트도 넘지 않는다. 1퍼센트의 타고난 천재들도 99퍼센트의 노력을 통해 세계적 문장가가 되었다. 그리고 글쓰기 입문 과정에 있는 사람들에게서 ‘글쓰기가 두렵다’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하지만 경륜이 높은 작가들도 두려움을 느끼기는 마찬가지다. 두려운 것이 무엇인지를 정말로 아는 기성작가들의 ‘두려움’은 글이 갖는 의미와 소중함, 독자에 미치는 영향, 애정, 프로 근성 등이 한데 어우러져 겸손하게 표현된 것이다. 두려움은 반복된 훈련 과정 속에서 서서히 줄어들게 된다.

 

나는 외부 강의를 나갈 때마다 ‘글쓰기는 마지막 1퍼센트다’라고 강조한다. 글쓰기를 배우는 데는 까다로운 자격요건을 갖춰야 한다. 글에 임하는 자세에서부터 사물을 보는 관점, 보편타당한 가치 기준과 그것을 헤아릴 줄 아는 눈, 글이 사람을 해칠 수도 있다는 자각까지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게 없다. 글쓰기가 마지막 1퍼센트여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그렇게 해야 좋은 글을 뽑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글은 발로 재료를 수집하고, 머리로 조합하고 정리하며, 가슴을 담아 쓰는 것이다.

 

그리고 사고를 정리하고, 명상을 즐기는 이들에게서 응집력이 뛰어난 좋은 글들이 나온다. 그런 의미에서 ‘글은 생각의 덩어리’라고 할 수 있다. 글은 인간의 오감을 번갈아가며 등장시키는 거대한 너울처럼 모든 감각을 대체할 수 있는 도구다. 그래서 글에는 생명이 있고 감정이 존재한다. 육아(育兒)에서도 글과의 만남을 조심스럽게 여기는 것은, 글이 세상과 통하는 통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의 생각을 고스란히 옮겨놓을 수 있도록 진지하게 지도하고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이다.

 

또 실수와 반성, 자기 성찰의 과정을 거쳐야만, 글이 정서를 담는 그릇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래야만 펜을 어떻게 놀려야 하는지 알 수 있다. 비즈니스 관점의 커뮤니케이션이란 것도 결국 이런 호응관계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따라서 글을 쓰기 전에 읽는 상대가 누구인지 파악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상사의 성격이 급한지 느린지에 따라, 결론을 앞에 둘지 뒤에 둘지, 짧고 간결하게 쓸 것인지 길고 구체적으로 쓸 것인지도 결정할 수 있다. 이처럼 비즈니스 글쓰기는 사안의 성격과 대상에 따라 글의 골격과 분량, 구성 방법을 달리 적용해야 한다.

 

아울러 관찰자적 시각으로 쓴 글은 독자를 촘촘한 그물망 안에서 도취되게끔 하고, 그들을 새로운 세계로 안내한다. 관찰자가 되라는 것은 사물이나 사람 등 대상을 바라볼 때 충분히 고민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글쟁이들은 관찰한 내용에 대해 다양하게 의미를 부여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따라서 다양한 글을 쓸 수 있으려면 생각의 틀을 넓혀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사고력 향상을 위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사고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매사에 논리적으로 사물을 대하고 깊이 있게 바라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정돈된 형태로 기록해 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그리고 글을 잘 쓰자면 많은 요건들을 갖추어야 하는데, 그 중 하나는 글쟁이에게 ‘분석가적 자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어떤 글이든, 그 대상을 파악하고 다각적으로 분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분석적인 자질은 사물을 세심하고 꼼꼼하게 들여다보는 관찰 습관을 통해서 기를 수 있다.

 

또 글쓰기에 있어서 편식은 금물이다. 특히 입문자들은 분야를 가리지 말고 좋은 글을 많이 읽고(多讀), 써보는(多作)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정독하고 다독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입문자에게 권하고 싶은 읽기 훈련법으로 쉼표 하나도 빠뜨리지 마라. 단어 하나, 쉼표 하나까지 눈에 넣어가며 읽는 것이 좋다. 둘째, 상황 묘사를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 살펴라. 좋은 묘사를 모방하면 더 좋은 창조를 할 수 있다. 셋째, 문장부호를 눈에 넣어라. 잘 쓰여진 문장부호들은 보조수단이라는 가치를 넘어서 상황을 더욱 재치 있고 가치 있게 만드는 작용을 한다. 넷째, 글 고유의 색채를 찾아라. 글에도 저마다 독특한 색깔이 있다. 그 독특한 색채들을 탐구하는 것은 독서의 또 다른 묘미가 된다.  

 

다섯째, 다양한 분야의 글을 읽어라. 타인의 좋은 글을 감상하는 것은, 좋은 글을 쓰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여섯째, 주제를 어떻게 어필하는지 살펴라. 주제를 떠받치고 있는 ‘보좌관’(뒷받침 문장)들을 살펴봄으로써 다양한 글쓰기 방식을 터득할 수 있다. 일곱째, 제목과 소타이틀을 관찰하라. 제목 달기는 사실 본문을 쓰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다. 여덟째, 좋은 문장은 메모하라. 메모는 글쓰기의 핵심재료가 된다. 책이나 신문을 읽으면서 밑줄을 긋거나 메모하기를 생활화하는 것은 훗날 멋있는 글들을 쏟아내는 밑천이 된다. 아홉째, 맞춤법을 익히고 단어를 학습하라.

 

 

핵심을 깨우치는 글쓰기 기초

글을 쓰게 되는 과정을 순서대로 살펴보면 ‘구상 → 청사진 연상 → 주제어 연상 → 1차 컨셉 도출 → 자료조사 → 가주제 선정(2차 컨셉 도출) → 자료조사/취합 → 참주제 선정(컨셉 확정) → 구도 구상 → 글쓰기 → 자료사례 보완 →탈고(퇴고) → 수정(교정/교열) → 최종 탈고’의 순이 된다. 이를 짧게 구분하면 ‘생각한다 → 조사(구성)한다 → 쓴다’가 된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첫째 단계는 구상 단계이다. 새로운 업무를 지시받았거나 누군가로부터 문서 작성을 지시받았을 때, 우리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이다. 순간적으로 떠올려진 이미지는 그것으로부터 하나의 이미지 맵을 만들어가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구상’이다. 구상은 잠재의식 속에 내재되어 있다가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것이므로, 경험치에 따라 제각기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많은 체험과 경험이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둘째 단계는 청사진 연상 단계이다. 순간적으로 떠오른 이미지는 정형화된 것이라기보다 추상적이고 불확실하며 자연스런 것이다. 따라서 목표에 걸맞는 이미지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미지를 인위적으로 연결시켜 떠올릴 필요가 있다. 이런 작업이 ‘청사진 연상’이다. 셋째 단계는 주제어 연상 단계이다. 머리를 번뜩 깨이게 하는 청사진이 떠올랐을 때, ‘아! 바로 그거야!’하고 외치게 되는 순간, 입 밖으로 튀어나오는 말이 바로 ‘연상 주제어’이며, 연관성 있는 추가 이미지를 계속해서 떠올리며 ‘주제어’로 승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좋은 주제를 찾기 위해서는 평상시 관찰력을 키우고, 사고력과 비판력을 키우며, 생각의 끈을 늦출 필요가 있다.

 

넷째 단계는 1차 컨셉 도출 단계로, 쓰고자 하는 ‘글의 컨셉’을 찾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다섯째 단계는 자료조사 단계로, 자료조사는 ‘아! 그 주제 괜찮다!’하고 생각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자료조사는 인터넷이나 도서관을 통해, 취재를 통해, 인터뷰를 통해, 또 여행을 통해서도 얻을 수 있다. 방법은 목적하는 자료를 자신의 노하우를 통해 최대한 빠르고 깊이 있게 찾아내는 것이다. 여섯째 단계는 가주제 선정(2차 컨셉 도출)으로, 자신의 기존 컨셉을 ‘확인’하고 ‘보강’하는 단계이다. 일곱째 단계는 자료조사/취합 단계로, 2차 컨셉 도출 상황에서 자료조사 과정이 다시 요구되며, 아울러 확보된 자료를 영역별, 종류별, 성격별로 취합하고 분류하는 것도 중요하다. 여덟째 단계는 참주제 선정(컨셉 확정)이다. 컨셉이 확정되었다는 것은, 그것이 갖는 가치와 설득력에 확신이 있고, 이에 따른 자료도 충분히 확보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남은 것은 이것을 어떻게 풀어 쓸 것인가 하는, 글의 전개방식을 고민하는 것뿐이다. 좋은 주제는 세 가지 요건 - 자신이 직접 경험하거나 충분히 알고 있고, 여러 사람이 공감할 수 있으며, 객관적 가치를 벗어나지 않는 - 을 갖고 있다. 나쁜 주제는 추상적이거나 허황되고, 작가의 경험적 사고가 깃들여지지 않은 주제 등이다.

 

아홉째 단계는 구도 구상 단계이다. 구성을 잘하려면. 첫째, 앞뒤를 세워야 한다. 즉 짤막한 글이라도 글을 쓰게 된 이유와 배경, 생각들을 신중히 판단해 구도를 짜야 한다. 둘째, 동일한 재료라도 그것을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사뭇 내용이 달라지므로, 어떤 각도로 볼 것인가를 고려해야 한다. 셋째, 서두가 매우 중요하다. 서두는 너무 덤비지 말고, 너무 기이하게 하려 하지 말고, 평범하게 쓰고자 하면 된다. 넷째, 초점이 있어야 하고, 전체의 통일과 조화가 중요하다. 다섯째, 서두가 중요한 만큼 결말도 중요하다. 결말은 전문에 균형이 잡히도록 과분한 기기(奇技)에 빠지지 않아야 하고, 또 지나친 극적 종결에의 야심을 갖지 않도록 너무 미약하지 않아야 한다.

 

여섯째, 제목은 독자의 구미를 끌만한 매력이 있어야 하지만, 매력에 빠져 내용과 동떨어져서는 안 된다. 또 참신미를 갖도록 해야 한다. 구성은 단계성(기/승/전/결의 네 단락을 연결성 있게 처리하되 각각의 테마에서 하고자 하는 말을 색깔 있게 표현해 내야 하는 것), 통일성(글은 말하고자 하는 내용과 주제가 일치해야 하는 것), 응집성(독자가 첫 문장에서 마침표까지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보듯 줄기차게 읽어 내려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있어야 한다.

 

열 번째 단계는 글쓰기인데, 글쓰기는 이상의 과정을 모두 거쳤을 때 쓰는 것이 좋다. 그래야 구성이 탄탄한 글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글쟁이 중, 많은 사람들이 앞의 과정들을 모두 건너뛰고 곧바로 글을 써내려가기도 한다. 그러면서 구상하고, 자료를 찾고, 컨셉을 세워나가면서 글을 완성한다. 하지만 이들에게는‘무엇을 쓸 것인가?’에 해당하는 ‘컨셉’은 이미 확보되어 있다고 봐야 한다. 글쓰기 할 때는 적절한 단어와 어휘를 선택하고, 문장 쓰기의 기본 원칙 - 정확성, 경제성, 도어/반복어의 회피, 적절한 비유 활용 - 을  준수해야 한다.

 

열한 번째 단계는 자료와 사례를 보완하는 단계이다. 초고(礎稿)가 완성본이 되려면 내용을 보완하고 사례를 덧붙이는 과정이 추가로 필요하다. 열두 번째 단계는 탈고(퇴고)이다. 탈고란, 글의 마지막 마침표를 찍는 순간에 붙여지는 이름이다. 탈고는 부가의 원칙, 삭제의 원칙, 구성의 원칙 등 탈고의 3원칙에 맞추어 진행해야 하는데, 글의 전체를 읽어내려 오면서 글의 짜임새와 목적(주제)의 적합성, 문단 사이의 연결성 등을 최종적으로 점검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열세 번째 단계는 교정/교열 단계이다. 교정/교열은 단어, 문장, 문단의 오류를 찾아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행여 독자가 작가의 의도와 정반대로 해석할 여지는 없는지 까지 점검하는 ‘총체적인 오류 점검’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열네 번째 단계는 최종 탈고이다. 이상의 모든 과정을 거치게 되면 비로소 하나의 완성품이 탄생하게 된다.

 

지금까지의 작업 과정은 모두 ‘주관적’인 것이다. 글이 얼마나 잘 쓰여졌고, 가치 있으며, 상대를 어느 정도나 설득할 수 있는지는 오로지 독자들이 판단할 문제이다. 게다가 보고서와 같은 비즈니스 문서는 한 두 사람의 상사에 의해 이러한 판단이 얼마든지 뒤바뀔 수 있다. 글에 철학과 열정, 뚜렷한 근거, 설득력 있는 가치가 모두 담겨져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데 있다.

 

글쓰기 두려움을 떨쳐내는 최선의 방법은 ‘일단 쓰는’것이다. 무엇을 쓸 것인가 고민하지 말고, 잘 써야겠다는 생각도 하지말고 일단 써보도록 하자. 그냥 생각나는 대로 적어라. 아침에 일어나서 회사에 출근한 일, 옆 동료와 잡담한 일, 마누라와 대판 싸운 일 등 주제가 뭐든 전혀 관계없다. 두서가 없어도 좋고, 도저히 읽을 수 없는 형편없는 내용이어도 상관없다. 그저 부담 없이 편하게 써라.

 

또 글은 최대한 쉽고 단순하게 써야 한다. 이것이 KISS(Keep It Simple, Stupid)의 법칙이다. 왜냐하면 내가 아닌 상대방이 내용을 이해해야 하고, 이를 통해 설득의 커뮤니케이션을 극대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쉬운 글은 쓰기 위해서는 전문용어를 남용하면 안 되고, 신문기사 수준의 단어(일반적으로 중앙지는 중학교 3학년, 경제지는 대학 2학년 정도의 수준)를 적용해야 하며, 단문 위주로 글을 쓰고, 문단도 짧게 쓰고, 군더더기는 제거하고, 그림/도표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글도 문장마다 어휘가 풍부하게 배어 있어야 독자의 심금을 울릴 수 있다. 그리고 두말 할 나위 없이 어휘력은 다독(多讀)을 통해서 배양할 수 있다. 어휘가 풍부해지면 말장난 같은 ‘글장난’을 칠 수 있는데, 이는 독자를 지루함에서 건져내는 효과를 가져다준다. 여기에 활용되는 것이 동음이의어(同音異議語:음은 같으나 뜻이 다른 말), 다의어(多義語:여러 가지 뜻을 가진 말), 유의어(類義語:뜻이 비슷한 말), 반의어(反意語:반대되는 뜻을 지닌 말) 등이다. 다음의 사례를 참조하라. ‘피자 먹고 가슴 피자!, 파란닷컴, 파란 일으킬 수 있나?, 눈 오는 날 그와 눈이 맞았다, 배를 탔더니 배가 아파!’

 

그리고 제목은 언제나 눈에 띄고 간결해야 한다. 그러자면 글자 수를 최대한 줄여야 하는데, 상황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최대 15자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제목은 크게 두 가지다. 추상적인 제목과 구체적인 제목, 추상적인 제목은 ‘대표적인 이름’을 부각한 것이고, 구체적인 제목은 ‘주제가 담긴 제목’이다. 예컨대 ‘성공하는 리더의 10가지 특징’과 같은 제목이 있을 수 있고, 간단히 ‘리더’라는 제목이 있을 수 있다. 출판시장에서 후자와 같은 제목들이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업무 문서에서 제목을 추상적으로 다는 것은 금물이다. 상사를 보다 빠르게 이해시키고 설득하려면 이보다는 ‘주제형 제목’을 택하는 것이 좋다.

 

가장 좋은 글이란 물이 흐르듯 자연스럽게 읽히는 글이다. 자연스러운 글이란, 쉽게 말해 말하고자 하는 글의 내용이 끊어지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지는 것을 말한다. 때문에 문단마다의 연결고리를 잘 찾아 이어주는 것이 중요한데, 이는 좋은 글들을 많이 읽어보는 것으로 어느 정도 훈련이 가능하다. 그러나 글을 자연스럽게 만들기 위해 ‘반강제적으로’연결고리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

 

또 믿음직한 글은 객관적이고 중요한 사실들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글이라 할 수 있다. 어떠한 사실을 구체화시키는 것은 그 내면에 담긴 핵심을 반드시 짚어야 한다는 것이기도 하다. 사례, 배경, 원인, 과정, 인물, 시간 등 상황을 객관화할 수 있는 재료를 모으되, 재료가 사실적인 것인지를 검토해야 한다. 신문기사가 육하원칙(5W1H)에 입각하여 작성되는 것도 사실을 구체적이고 객관화시키기 위한 것이다. 결국 독자를 얼마나 신뢰하게 만드는가 하는 것이 포인트가 되는 것이다.

아울러 글은 장(章Chapter)이나 절(節Section)과 같은 단위로 구성돼 있다. 문단은 이러한 중간 단위를 형성하는 생각의 덩어리이다. 문단은 생각의 덩어리이기 때문에 구분하여 써야 하는데, 이때 사용되는 것이 ‘행 바꾸기’이다. 행을 바꾸는 것은, 묶음으로 처리된 생각의 덩어리를 이해하기 쉽게 하고, 지루한 느낌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다. 보고서든 소설이든 논문이든 독자의 대화를 제대로 하려면 문단 길이를 적당하게(최대 7-8줄 내외) 줄이는 것이 좋다. 그리고 간혹 수동태나 부사, 접속사는 절대로 쓰지 말라고 말하는 작가들이 있다. 그러나 문장의 표현방식은 상황에 따라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좋다. 예컨대 수동태가 꼭 필요하고 적절한 표현일 경우가 있다. 다음 사례를 살펴보자.

 

나는 그녀를 오랫동안 지켜보아 왔다. 그녀는 매우 쓸쓸하고 외로운 생활을 하고 있었고,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받지 못하는 자신을 냉소적으로 바라보곤 했다.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던 날, 나는 창 밖을 바라보는 그녀 곁으로 다가가 조용히 말했다. “활기를 되찾아. (너는) 나의 관심을 받고 있잖아.”

 

위의 경우에 굳이 능동태로 표현하자면 ‘내가 너에게 관심을 주고 있잖아.’ 정도의 표현이 되는데, 어딘가 불완전하고 어색한 느낌을 주게 된다. 이보다는 역시 수동태가 더 자연스럽다. 부사와 접속사의 경우도 문장이 허락하는 구간에서는 부담 없이 쓰는 것이 좋다.

 

한편, 필자는 베껴 쓰기가 장려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도적질로서의 베껴 쓰기가 아니라, 글쓰기 입문자들을 위한 학습용 베껴 쓰기를 장려하자는 얘기다. 베껴 쓰기는 신문사에 갓 입사한 인턴사원들이 즐겨 쓰는 학습 방법인데, 그 첫째 이유는 문장 구조를 이해하는 데 있어 이만한 훈련법이 없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이유는 문장의 골격을 어떻게 포착할지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 이유는 잘 쓰여진 글들을 분석하면서 나만의 라이팅 스타일을 계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일물일어법칙(하나의 사물을 표현하는 데는 하나의 단어가 있을 뿐이다)과 동어회피원칙(중복된 표현은 피하라)은 글쓰기가 얼마나 어렵고도 매력적인 일인가를 보여준다. 구체적으로 보면 일물일어는 ‘문장 내에서 가장 적합한 단어는 하나밖에 없으므로 이것을 찾으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반면 동어회피는 일물일어에 비해 다소 미적인 감각을 강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비즈니스 관점에서 단어의 중복보다 중요시되는 것은 매출일 수 있다. 그렇다면 비즈 라이팅도 그 목적을 따르는 것이 옳다. 동어회피의 원칙을 준용하되, 상황에 따라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

 

또 짧고 간결하게 쓰라는 것은, 글쓰기에 있어 기본 같은 얘기다. ‘서라!’, ‘설 것!’ 따위 보다 ‘섯!’이 더 강렬하게 와 닿는 것처럼, 표현을 줄일수록 주장을 강하게 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상황에서 반드시 그렇게 쓰라는 것은 아니다. 짧고 간결하게는 상대방에 따라 응용돼야 한다. 커뮤니케이션을 전제로 하는 모든 글들은 필요한 내용들이 필요한 만큼 열거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여기에서 벗어난 너무 짧거나 너무 긴 글은 상대방을 짜증나게 만든다.

 

비즈 라이팅(Biz Writing)에 처음 입문하는 사람들이 훈련하기 좋은 문장은 단문이다. 단문은 말 그대로 문단 안에서의 개별적인 문장을 하나의 ‘주어+동사’ 형태로 마무리 하라는 것이지, 글자체를 짧게 쓰라는 것은 아니다. 단문이라고 해서 부연설명이나 배경, 의미, 기대 효과, 결언 등까지 생략하라는 것은 아니다. 단문은 글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묘한 기운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너무 건조한 단문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단문의 함정에서 빠져나오는 길이다. 제목은 글쓰기의 80퍼센트 이상을 먹고 들어간다. 따라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글의 중심)을 짧고, 강하게 부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다음의 예를 살펴보자.

‘핑클, 집안싸움’ 이런 제목이 스포츠신문 머릿기사로 큼지막하게 붙었다. 기사 내용은 핑클이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면서 멤버들이 선의의 경쟁을 하였다는 것인데, 독자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제목을 자극적으로 뽑은 것이었다. 제목의 강도에 비해 내용의 사실성이 떨어지면 허탈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독자들이 내용을 읽지 않고 제목만 훑고 지나간다는 점을 상기할 때, 이 제목은 일단 독자들을 유인하는 데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보고서 등 업무 문서에서 제목을 인위적으로 비트는 것은 위험하다. 사실과 다른 제목을 뽑음으로써 올바르지 못한 의사전달을 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위의 사례를 소개하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제목 뽑기에 약하고, 신문이 그러한 부분을 충족시켜 주는 데 좋은 교과서가 되기 때문이다.

 

 

상대를 사로잡는 비즈니스 글쓰기

비즈 라이팅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업무 효율성과 지식을 극대화하는 비즈니스 글쓰기’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를 분야별로 나열하면, 각종 문건 및 서식으로는 사업 계획서, 투자 요청서, 기획서, 보고서, 품의서 등이 있고, 제품 관련하여서는 제품 설명서, 웹 매뉴얼 등이 있으며, 광고/홍보 관련하여서는 브로셔, 카탈로그, 기타 광고홍보물의 Copy Writing, e-mail Writing 등이 있다. 또 행사/이벤트 관련하여서는 연설문, 인사말 등이 있고, 기타 사보, 뉴스레터, 연감 사사 등이 있다.

 

우리는 ‘필통(筆通)의 시대’(글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의 시대)를 살고 있다. 글은 의사전달이 일차적인 목적이다. 하지만 비즈니스 관점에서 보면 ‘상대방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설득할 것인가’가 더욱 중요하다.  이는 비즈 라이팅이 ‘문법적인 글쓰기’와는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차원에서 비즈니스맨은 몇 가지 필통 스킬 - 상대를 먼저 관찰하고, 설득력 있는 명분을 준비하며, 회사 경영방침, 조직 의사가 부합되는지 살피며, 결론을 먼저 쓰고, 한눈에 읽게 하며, 설득의 가치를 높이고, 격식을 갖추고, 쉬운 문장을 택하는 - 을 갖추어야 한다.

 

글에 격식이 있는 것처럼 문서 양식에도 격식이 있다. 비즈니스 문서를 작성 주체에 따라 분류하면 공문서와 사문서가 있고, 유통 대상에 따라 분류하면 대내문서, 대외문서, 전자문서가 있으며, 문서 성질에 따라 분류하면 법규문서, 지시문서, 공고문서, 비치문서, 민원문서, 일반문서 등이 있다. 아물러 문서번호와 분류기호를 적는 것도 나름의 규칙이 있다. 문서관리는 문서의 보안차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는데, 점차 그 적용 기준이 강화되는 추세에 있다.

 

기업조직을 크게 세 부류로 나누어 보면, 경영자, 중간관리자, 실무자로 나눌 수 있는데, 이러한 역할에 따른 구분은 비즈 라이팅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왜냐하면 피보고자의 직급에 따라 문서에 대한 권한과 해석, 이해의 차이가 분명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영자의 경우 설득에 맞추고, 중간관리자의 경우 설명에 맞추며, 실무자의 경우 교육에 맞추어 전개하는 것이 좋다. 결국 상대방이 누구이고, 어떤 내용을 보고하려는 것인지에 따라 설득 논리를 달리 적용하여야 한다.

 

신문의 기사는 사실을 다루지만, 흥미와 선정성을 가지고 있다. 이에 반해 보고서나 제안서와 같은 업무문서는 사실성, 정확성, 명확성, 객관성, 가치, 설득 등이 주된 가치판단 기준이 된다. 물론 상사를 보다 효과적으로 설득하기 위해 제목과 부제 등으로 내용을 흥미롭게 구성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과장하거나 선정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좋지 않다. 비즈 라이팅에 있어 결론과 함께 중요한 것이 하나 더 있다. 그것은 반드시 해결책을 함께 제시하라는 것이다. 이러한 해결책은 보고문서의 결론이 아닐 수 있지만 보고를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멋있는 제목과 결론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이 된다. 또  하나의 문건에는 하나의 사실만 담는 것이 좋다.

 

신문의 전형적인 보도기사를 일명 ‘스트레이트(Straight)’라고 부른다. 군더더기 없이 일직선으로 사실적인 내용만 다룬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이 스트레이트 기사의 문장 구조는 역삼각형으로 중요한 사실일수록 앞부분에 둔다. 비즈니스 문서도 역삼각형 구조를 갖추는 것이 상대방을 보다 빠르게 설득하는 방법이 된다. 하지만 모든 비즈니스 환경에서 역삼각형 구조가 반드시 올바른 것은 아니다. 주어진 상황과 상대의 성향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두괄식 문장을 쓸 때는 먼저 작성하려고 하는 내용에서 가장 비중이 큰 핵심을 찾아, 그것을 첫 문장으로 작성하면 된다. 결론을 앞에 쓰게 되면, 핵심 내용을 빠르게 전달할 수 있고, 설득력을 배가시킬 수 있다. 특히 긴급을 요하는 중요한 문서일수록 간결하고 심플한 결론을 앞부분에 두어야 한다. 그러나 모든 비즈니스 글쓰기에 있어 반드시 결론이 앞에 와야 하는 것은 아니다. 문서의 종류와 상황에 따라 결론을 뒤에 쓰는 것이 모양새가 좋은 경우가 많고, 또 결론이 필요 없는 비즈 라이팅 분야도 많다. 따라서 문서의 성격과 주어진 상황, 상대방에 따라 달리 적용되어야 한다.

 

흔히들 글쓰기에는 왕도가 없다고 한다. 중국 송나라의 명문가였던 구양수도 ‘글쓰기에 있어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의 3다(多)가 중요하다’는 말을 남겼고, 오늘날 많은 학자들도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각종 공문과 보고서 등 비즈니스 문서를 쓸 때만이라도 보다 쉽고 빠르게 글 쓰는 방법을 제시해 줄 수 없을까 고민하였는데, 일정 부분 접근이 가능한 해법을 찾았다고 생각되어 소개하고자 한다.

 

컨셉을 맞추면 글쓰기가 쉬워진다는 것이다. 비즈니스맨들이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진짜 이유는, 문장력 때문이 아니라 상사 또는 조직이 원하는 글의 컨셉(글감)찾기에 실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컨셉의 오류를 줄이는 방식으로 글쓰기를 배운다면, 보다 쉽고 빠르게 비즈 라이팅을 터득할 수 있다. 컨셉 100점짜리 보고서는 문서 양식에 충실함으로써 가능해진다. 대부분의 공문서는 서론, 본론, 결론의 3단 구성으로 되어 있고, 중간 허리에 해당하는 본론 부분이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을 담고 있으므로, 중괄식 문장구조라 할 수 있다. 결국 컨셉이 빗나간다면 본론 부분에서 빗나가는 것이므로, 이 부분에 정확한 잣대를 들이대는 훈련을 통해 글쓰기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인터넷이 발달했음에도 여전히 오프라인의 DM(Direct Mail) 형식의 우편물 배달을 고집하는 곳들이 많다. 유치원 원장의 애정 어린 편지가 그렇고, CEO가 직원들에게 보내는 편지가 그렇다. 시대가 변했지만 편지지로 받아보는 편지는 언제나 정감이 간다. 오늘날 동양생명에 흡수 합병된 태평양생명은 이런 형태의 비즈니스 레터를 통해 회사 인지도를 크게 높인 바 있다. 이 회사는 90년대 중반 전국적으로 돌풍을 일으킨 ‘아빠사랑 캠페인’을 통해 당시 보험업계 중위권이던 회사 인지도를 전국적으로 크게 높이는 발판을 마련했다. 고객들은 이처럼 ‘신선하고 차별화된 것’에 관심을 갖는다.

 

그리고 전자문서는 제목만으로 개봉 여부를  결정한다. 중심 주제어를 제목에 담아 보내되, 제목 앞에 대괄호로 발신자명을 넣는 등, 발신자 표기를 정확하게 하는 것이 좋다. 효과적인 전자문서 작성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핵심 내용을 전달하라. 둘째, 본문은 짧게 써라. 하지만 ‘바늘도 안 들어갈 사람’이라는 말을 들을 만큼 건조해서는 곤란하다. 셋째, 반드시 교정 후에 전송하라. 넷째, 효력 있는 안건은 공식 문서를 활용하고, 중요한 항목은 구분하라. 다섯째,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라. 메시지를 전송하기 전, 최종적으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읽어볼 필요가 있다. 여섯째, 문서 검수 과정을 거쳐라. 일곱째, 재차 확인하고, 제목에 신경 써라.

 

일반적으로 제안서를 작성할 때는 다음 사항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첫째, 헤드카피를 실질적이고 상징적으로 부각시킨다. 둘째, 핵심 제안 사항을 먼저 기술한다.(핵심 제안 -> 세부 제안 -> 보충 자료). 셋째, 단순, 간단하게 이해될 수 있도록 한다. 넷째, 추상적인 비유, 우회적인 사례를 피한다. 다섯째, 도표나 벤다이어그램과 같은 효과적인 그림을 활용한다. 이중 헤드카피는 제안서를 순간적으로 부각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보도자료를 배포하게 되는 경우는 회사와 관련하여 중대한 이슈가 있거나, 제품ㆍ서비스가 새롭게 출시되었을 때, 기타 홍보ㆍ마케팅의 관점에서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것이 사익에 보탬이 된다고 판단될 때 등이다. 이중 홍보ㆍ마케팅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경우는 오로지 보도자료 배포를 위해 ‘이슈거리’를 만들기도 하는데, 이것이 광고보다 효과가 좋다고 알려진 ‘MPR’(언론매체를 겨냥한 마케팅 PR활동)이다. 이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기자들의 속성을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다. 기자들은 일단 바쁘다. 따라서 그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보도자료를 만들어내려면, 철저하게 그들의 직감에 부합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자들은 보도자료 배포 의도가 그다지 불순(?)하지 않고, 자신들이 좋아하는 이상의 유형에 포함된다고 여겨지면, 스스로의 판단으로 기사화한다.

 

결국 보도자료는 기자들이 좋아하는 역삼각형(두괄식)의 신문 기사체에, 명확한 근거와 사실적인 내용이 객관적이고, 오류 없이 작성되어지는 것이 가장 좋다. 아울러 홍보를 위해 내용을 과장되게 부풀리거나 산만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사화할 수 있는 적합한 아이템과 그에 따른 객관적인 사실들만 담겨 있으면, 성공하는 보도자료 작성문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매뉴얼과 제품 설명서는 비즈 라이팅 중에서도 테크니컬 라이팅의 범주에 속한다.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라면, 반드시 사내에 테크니컬라이터를 포지셔닝해 두어야 한다. 테크니컬 라이터가 필요한 이유는, 그래야만 고객을 제대로 이해시키고 설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매뉴얼과 제품 설명서는 최대한 사용자 지향적으로 작성하는 것이 좋다. 그래서 강조되는 것이 바로 목차이다. 매뉴얼과 제품 설명서는 목차를 통해 사용자들과 대화를 한다. 목차를 구성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무엇이 담겨져야 하는지, 사용자들이 무엇을 궁금해 하는지를 나열하면 된다.

 

MECE(Mutually Exclustive Collectively Exhaustive)는 분석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맥킨지식 과제 접근 방법이다. 과제를 철저하게 해부하고, 분리하는 것이 MECE의 핵심인데, 바로 이런 접근 방식이 각종 자료를 조사하여 분류, 취합해야 하는 글쟁이들에게 도움을 준다. MECE를 통해 우리는 쓰고자 하는 글 내용의 핵심과 주변부를 쉽게 가려낼 수 있고, 이를 통해 내용의 중복, 누락 없는 글을 만들어낼 수 있다. MECE 분석 방법은, 우리가 어떤 대상에 의미를 부여하고 이를 하나의 글로 구성하는 데 있어서도 괜찮은 사고의 모델이 된다고 보여 진다.

 

글은 잘못 쓰여지면 중대한 커뮤니케이션의 오류를 낳을 수 있고, 이는 기업에 심각한 피해를 끼칠 수 있다. 기업이 비즈 라이팅 조직을 심각하게 고려하여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기업 내부에 라이팅 조직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는 먼저 ‘CWO(Chief Writing Officer)'를 선임하는 것이 좋다. CWO가 선임되었다면 다음에는 사업부별, 팀별, 직급별로 문서 작성 및 관리 기준을 부여하여 전사적으로 글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을 극대화하고, 문서 관리 및 보호 체계를 보다 명확하게 구분하는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 이렇게 CWO를 정점으로 라이팅 전담부서가 신설되면 기업 전반의 문서 관리와 문서 보호, 문서 검수, 지식 글쓰기가 한꺼번에 가능하게 된다.

 

필통(筆通) 90일 작전

필통 90일 작전은 ‘글쓰기를 빠르게 배울 수 없을까?’고민하는 비즈니스맨들이 글쓰기 기초상식을 단기간에 체험적으로 습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고안해 낸 것이다. 1단계(1개월차)는 글 구조를 파악하는 단계로, 먼저, 신문을 베껴 쓰는 연습을 하도록 해야 한다. 요령은 스트레이트 기사를 쉼표 하나 빠뜨리지 말고, 원고지에 일기 쓰듯 매일같이 베껴 쓰는 것이다. 다음은 신문을 정독하는 연습이 필요한데, 요령은 분야를 가리지 말고, 쉼표 하나까지 하루도 거르지 말고 정독해야 한다.

 

2단계(2개월차)는 리라이팅(Re-Writing)하는 단계로, 요령은 스트레이트 기사를 자신의 주관을 덧붙여 수정, 작성하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1단계 과제 - 신문 베껴 쓰기와 신문 정독하기 - 를 병행하여 계속 진행해야 한다. 3단계(3개월차)는  실전 글쓰기하는 단계로, 테마 또는 이슈 있는 주제를 찾아 자신의 창의력을 발휘하여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쓰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2단계 과제 - 신문 베껴 쓰기, 정독하기, 리라이팅하기’를 병행하여 계속하도록 해야 한다.

 

필통 90일 작전은 뼈대가 튼튼한 신문기사를 철저하게 벤치마킹하고, 글의 구조를 체득함으로써, 점진적으로 글쓰기 수준을 높여가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같이 학습하여야 한다는 부담감은 있지만, ‘베껴 쓰기’와 ‘리라이팅’은 신입 기자들이 처음 글쓰기를 배울 때 실천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일정 부분 검증된 학습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나의 가치를 높이는 비즈 라이팅

글은 작게 보면 개인의 지식 및 정보 관리를 효율적으로 하게 하지만, 넓게 보면 대인관계의 커뮤니케이션과 문학의 저변확대, 국가의 지식기반산업 육성이라는 큰 씨앗의 역할을 한다. 글쓰기나 글짓기는 초등학교 때나 하는 것이 아니다. 진정으로 고객을 사랑한다면, 기업과 종사자들이 다시 글쓰기를 배워야만 한다. 이것이 우리나라를 정보대국으로 만들고 지식강국으로 만드는 길이다.

 

보다 정확하고, 보다 사실적이고, 보다 멋스러운 글을 쓰고자 한다면 누구보다도 부지런해야 한다. 일단 펜을 잡은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독자에 대한 예의다. 소설가 이외수 씨를 인터뷰했을 때의 일이다. 그의 부인은 그를 ‘마침표 하나 찍는 데 4년 걸리는 사람’이라고 했다. 언뜻 들으면 그가 상당히 게으른 사람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으나, 이외수 씨의 ‘마침표 4년’은 고민의 시간이다. 믿기지 않는 일이지만 마침표를 찍는 데 4년의 세월을 고심하는 것이다.

 

한국은 세계에서 알아주는 ‘인터넷 국가’다. 인터넷 붐이 일면서 우리 사회가 크게 달라진 것은 바로 언로가 확대되었다는 점이다. 언로의 확대에 힘입어 인터넷은 그야말로 여론의 집합장이 되었다. 이렇게 언로가 확대되면서 우리의 언어생활은 그야말로 180도로 확 바뀌어버렸다. 과거 ‘말하기’에 집중했던 우리의 커뮤니케이션 문화는, 인터넷 발달 이후 ‘글쓰기’로 대체되어 버렸다. 또 글 쓰는 문화가 늘어나면서 잘못 양산된 글들도 덩달아 늘어났다. 이것은 곧  커뮤니케이션의 오류이기도 하다. 신세대들 위주로 알 수 없는 특수문자들이 난무하기 시작하면서 우리의 언어생활은 전통적으로 사용되던 문자와 전혀 다른 모양의 ‘외계문자’로 나누어졌다.

 

외래어는 물론이고 기타 ‘괴기문자’들도 모두 언어의 큰 틀 안에 있음은 분명하고, 누구든지 이들 언어를 자유롭게 선택하고 사용할 권리도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언어 예절’과 ‘기본’에 대한 것을 지적하고 싶다. 즉 언어는 때와 장소, 대상을 가려 사용해야 하고, 이것에 따라 선택할 언어의 종류와 수준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글 쓰는 문화가 과거에 비해 크게 발전했음에도 걱정과 비판이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나아가 예절에 국한된 문제에 그치지 않고, 의사소통의 오류를 자아내어 정보를 그릇 전달하거나, 정서를 해치는 등의 폐단이 뒤따를 수도 있다.

 

현실에서 인터넷 등에서는, 유머로 가정된 상황이지만, 실제 욕설이 난무하는 상황을 너무 흔하게 접하게 된다. 우수한 한글과 말, 기타 표현의 수단도 늘고 인터넷과 모바일 등 활용매체도 많아졌지만, 이를 활용하는 언어 수준은 점점 낙후되는 것 같아 씁쓸해진다. 지식사회를 외치는데 지식사회로 갈수록 이런 기본적인 휴먼토킹 예절은 거꾸로 달리는 게 아닌지 되돌아봐야 할 때인 것 같다.

 

또 현대인들은 어떤 문서를 읽을 때에 절대로 정독하지 않는다. 따라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상대방을 설득해야 하는 것일수록, 전달력이 강한 키워드를 찾아 내세워야만 한다. 핵심을 짚어낸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물론 이론적으로 검증된 나름의 접근법이 있다. 하지만 보고서 등의 문안을 작성할 때마다 매번 이처럼 포괄적이고 규칙적으로 접근할 수는 없다. 이보다는 유명한 서화가가 일필휘지를 하는 것처럼 경험칙에 의한 노련미와 스킬을 몸에 베게 하는 것이 좋다.

 

방법은 일정한 훈련을 지속하면 어느 순간부터 핵심 키워드를 찾아내는 직감력이 생기는데, 이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면 된다. 필자는 이러한 핵심 키워드를 찾아내고 표현하는 데 있어 매우 적절한 훈련수단 중 하나가 기업광고라고 생각한다. 특히 기업이 회사의 이미지와 아이덴티티를 적절히 배합하면서 제품을 노출시키는 기법은 많은 라이터들에게 매우 유용한 훈련수단이다. 라이팅에 있어 핵심 키워드를 찾고, 이를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것은 한 컷의 로고를 그리는 작업과 같다. 핵심 키워드는 이러한 로고를 그리기 위한 밑구상에 해당되며, 중심 주제어가 된다. 따라서 신문은 보고서와 제안서 작성에 시달리는 비즈니스맨들이 돈 안 들이고 라이팅 스킬을 배울 수 있는 교과서라 할 만하다.

 

인터넷은 우리 사회를 디지털로 발전시키는 하였지만, 건전한 글쓰기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는 오히려 많은 부분에서 악영향을 초래하였다. 각종 보고서와 분석자료, 프리젠테이션 자료 등이 짜깁기, 베끼기로 범람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글쓰기에 있어 짜깁기, 베끼기는 생각보다 매우 심각한 수준에 있다. 심지어 작가와 기자들도 인터넷을 통해 상당 부분을 짜깁기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우리는 어떤 지식을 받아들여야 하고, 어떤 창작물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 짜깁기와 베끼기는 검증되지 않는 지식을 만들어내는 것과 같다. 이는 보통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현실이 하루 빨리 개선되어야 하겠지만, 적어도 이것을 구분할 줄은 알아야 한다. 이것이 올바른 글쓰기 문화를 만드는 길이고, 건전한 지식사회를 만드는 길이다. 글쓰기에 있어 베끼기, 짜깁기가 더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이것은 스스로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행위이다. 아울러 타인의 정서를 해치는 것이기도 하다.

한편, 메모는 글쟁이들에게 글의 재료를 준비시키는 효과적인 수단이다. 때문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메모의 목적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중요한 것은 그것이 훌륭한 아이디어가 되고 재산이 되며, 활용의 대상이 된다는 점이다.

 

또 필자는 그 동안 과학기술 분야의 공무원과 민간업체 개발자, IT업체에 몸담고 있는 기술자들을 만나오면서, 그들이 심각한 커뮤니케이션 오류를 지나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그들은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결론을 도출해 내는 데 있어 매우 도식적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이는 매우 경직된 것이어서 부드럽게 커뮤니케이션을 하고자 하는 상대방과의 대화 단절로 이어지곤 했다. 기술은 기획과 마케팅 등 다른 부문과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야 하고, 좋든 싫든 타 분야의 담당자들과 의견 조율을 해가며 기술을 구현할 수밖에 없다. 만약 잘못된 의견 조율과 커뮤니케이션으로 엉뚱한 결론이 도출된다면, 큰 손실과 시간의 낭비를 초래하고, 기업의 업무 효율 저하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사회는 매우 다양하고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러한 현실에 적절하게 대응하려면 융통성 있는 사고와 행동이 필요하다.

 

인터넷과 네트워크의 발달로 우리는 호화판 커뮤니케이션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빠르고 편리한 것만 찾았지, 충분한 대화와 커뮤니케이션의 오류에는 관심을 잘 갖지 않는다. 직장 상사나 동료와의 관계에서, 가족과의 관계에서, 연인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오류를 줄이는 작업을 서둘러 봄이 어떨까? 분명 삶의 오류뿐 아니라 생산성을 높이는 데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업무상 무수히 많은 이메일을 주고받지만, 많은 이들이 본인이 의식하지 못하는 라이팅 오류들을 남발하고 있다. 아쉬운 것은, 의외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나 전달받은 내용의 ‘핵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거나, 또는 사소한 글쓰기 실수로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끝으로 메일을 사용하면서, 이런 오류를 예방하고, 의미 전달을 명확하게 할 수 있는 방법 세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복문보다 단문 위주로 쓴다. 둘째, 핵심 내용을 맨 앞에 쓴다. 셋째, 기승전결 또는 시작 - 중간 - 끝의 순서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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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17 18: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꼬마요정 2005-05-17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그렇군요~~ ^^ 전 괜히 걱정했답니다. 음... 그리고 착불로 신청했어요~ 착불 한다음 가격을 물어보니 그렇다는군요...^^;; 담에 보내주실 때 착불로~^^

panda78 2005-05-17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녜, 걱정마세요. ^^ 그럼 다 읽고 보내드릴 땐 선불로 할게요-
유리가면 무지 기대됩니다. ^ㅁ^

2005-05-19 09: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출처 : balmas > 사회화와 노동-삼성의 금융적 팽창과 민중의 삶은 정확히 반비례한다!

263호 2005년 5월 9일(월)


삼성의 금융적 팽창과 민중의 삶은 정확히 반비례한다!
- 삼성 이건희 회장의 고려대학교 명예철학박사 학위수여 해프닝에 부쳐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명예철학박사 학위수여 해프닝

지난 5월 2일 고려대학교에서는 삼성 이건희 회장에게 "탁월한 식견과 새로운 경영으로 기업경영은 물론 한국사회 전반의 패러다임을 크게 바꾸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 실현에 앞장서는 등 사회에 크게 공헌한 점을 높이 샀다"며 명예철학박사 학위를 수여하기 위한 일대 해프닝이 벌어졌다. 당일 150여명의 고려대학교 학생들은 이 회장이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무노조신화를 통해 반인권적 노동탄압에 앞장서 온 만큼 명예철학박사 학위를 받을 자격이 없다며 학위수여식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에 보수언론과 재계는 서로 뒤질세라 '반지성주의'니 '폭력적'이니 하는 수사를 앞세워 이날 시위에 나선 고려대학교 학생들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고려대학교 학교당국은 한술 더 떠 부총장 이하 보직교수들이 전원 사퇴하는 쇼까지 벌이며 시위 학생들을 징계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으며, 급기야 노무현 정권도 한때 '삼성맨'이었던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을 앞세워 '반기업 정서'를 운운하면서 이러한 마녀사냥 대열에 동참하기에 이르렀다.

사실 돈벌이가 철학의 영역에 속한다는 것이 금시초문이라는 사실은 차치해 두더라도, 설령 돈벌이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잘만 하면 철학이 될 수 있다고 치더라도, 그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대단한 장사꾼을 그저 아버지로 둔 것에 불과한 재벌 2세에게 명예철학박사 학위를 수여한다는 것은 도대체 상식적으로 말이 되질 않는다. 그렇다면 애초부터 말이 되지 않는 한낱 해프닝에 불과했던 이건희 회장의 학위수여식 논란이 이처럼 그 파장이 그칠 줄 모르고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고려대학교 학교당국과 보수언론, 재계와 노무현 정권은 또 이 조그만 해프닝에 왜 이리도 호들갑을 떨고 있는가? 도대체 정 재계 모두가 이토록 자발적으로 이건희 쇼의 엑스트라가 되게 만드는 삼성의 힘의 원천은 무엇인가? 그 비밀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인재(人災)와 기술(欺術)을 바탕으로 한 세계 초일류기업 삼성': 인민의 재앙과 초절정 사기술책으로 성장한 삼성

실로 지난 68년간의 삼성의 역사는 '인민의 재앙'(人災)과 초절정의 '사기술책'(欺術)을 바탕으로 한 더러운 정경유착과 부정축재, 노동탄압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애초 삼성의 창업주인 이병철은 일제 시대였던 1938년 적극적인 친일행각과 조선총독부의 협조를 기반으로 부동산과 양조사업을 시작해 사업의 밑천을 마련했다. 그리고 해방이 되자 이병철은 이승만 정권과 결탁해 당시 국내 총자본금의 91%에 육박했던 적산과 미국의 원조자금으로 사업자금을 충당했다. 1950년 한국전쟁이 터지자 이병철은 전쟁으로 말미암은 물자 부족과 물가급등을 이용해 민중의 피를 빨아먹고 급속하게 부를 쌓아 오늘날의 삼성의 기틀을 마련했다.

뿐만 아니라 삼성은 박정희 정권과 철저히 유착해 1만여 건에 달하는 밀수를 저지르고, 중화학공업, 기계, 화학, 전자, 호텔 등의 전 분야로 사업을 확대했다. 전두환 정권 시절에는 군부독재의 비호 하에 고속도로 건설, 차세대 전투기, 반도체, 율곡사업 등의 온갖 이권을 독점적으로 거머쥘 수 있었으며, 그 대가로 이병철은 여덟 차례에 걸쳐 모두 2백20억 원을 전두환 정권에 헌납했다. 이병철의 뒤를 이은 재벌 2세 이건희도 아홉 차례에 걸쳐 모두 2백50억 원을 노태우 정권에 헌납했다. 이 때문에 노태우 정권은 차세대 전투기, 상용차 사업, 건설 사업 등의 각종 이권을 삼성에 고스란히 안겨 줬다. 김영삼 정권은 삼성이 자동차 사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허가해줬고, 그 답례로 삼성은 1997년 대선 당시 여당이었던 한나라당에 10억 원의 대선자금을 건넸다. 이것이 오늘날 삼성이 소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밑천이다.

한편 이 같은 정경유착과 부정축재의 이면에는 그보다 더 치졸하고 악랄한 노동탄압의 역사가 숨어있다. 실로 창업주인 이병철에서부터 시작된 삼성의 무노조 신화는 극악한 인권유린과 폭력의 역사 그 자체이다. 삼성은 노동자들이 노조를 설립하려하는 즉시 온갖 회유와 협박, 납치와 감금으로 노동자들을 탄압했다. 일례로 지난 1999년 삼성SDI에서는 노조 설립을 주도하던 노동자들이 보름 가까운 납치와 감금, 협박과 회유를 통해 '노조 포기 각서'를 강요당했던 사건이 있었다. 이 때문에 그 당시 한 노동자는 행방불명이 된 적도 있으며, 이에 항의했던 노동자는 삼성으로부터 고소를 당해야 했다. 또한 얼마 전 핸드폰 불법복제를 통한 위치 추적 사건은 삼성의 최첨단 노조 탄압의 실례를 여과 없이 보여 주고 있다. 삼성 계열사인 이마트는 노동조합을 파괴하기 위해 노동자의 어린 딸을 미행하고 접근하기까지 했다. 이마트 노동자들은 '이마트가 무노조 경영 이념을 갖고 있다'는, 정말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을 얘기하기만 해도 50만 원의 벌금을 내야 했다. 이것이 삼성 무노조 신화의 진실이다.

 

'Your Hope Our Dream, 삼성': 삼성의 희망이 바로 신자유주의 시대 정권과 자본의 꿈이다.

그런데 사실 정 재계 모두가 이토록 조그만 해프닝에도 호들갑을 떨고 이건희 회장을 찬양해 마지않는 이유는, 비단 이러했던 삼성의 부정축재와 무노조 신화가 부러워서만은 아니다. 오히려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오늘날의 삼성이 정권과 자본에 게 있어서는 '꿈'이라고 할 수 있는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의 가장 큰 수혜자'이자 '글로벌 스탠더드에 가장 적합한 발전모델'이라는 사실에 있다. 실제 IMF 외환위기 이후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속에 한국경제의 체질이 바뀌고 IT와 금융글로벌을 축으로 하는 새로운 경제 질서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그 중심에 바로 삼성이 있었다. 삼성은 이제 구조조정 성공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면서 일국의 재벌 수준을 뛰어넘어 일약 전 세계 초민족화된 자본의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한때 120조 원을 넘었던 삼성그룹의 2005년 현재 주식시가총액은 94조 원으로 우리나라 4대 그룹 중 현대 LG SK그룹의 시가총액을 모두 합한 88조 원보다도 더 많은 수치이며, 범 삼성그룹이라 할 수 있는 CJ 신세계 한솔 새한 중앙일보 보광그룹 등까지 합치면 그 규모가 약 108조 원에 이른다. 이는 구래의 기준인 자산과 매출 규모 면에서는 아직 국내 2위에 머무르고 있는 삼성의 놀라운 금융적 팽창을 반증한다. 특히 삼성의 주력인 삼성전자는 7백50억 달러의 시가총액으로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세계 50위 안에 드는 기업으로, 세계적인 브랜드 평가기관 인터브랜드(Interbrand)에 의하면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는 무려 52억 달러로 추정돼 '펩시콜라'와 맞먹는 수준이라니 가히 글로벌 기업이라 할 만하다.

삼성이 이렇게까지 금융적으로 팽창하게 된 가장 큰 요인은 무엇보다도 IMF를 계기로 한 대대적인 금융화 구조조정과 IT업종 집중화, 대규모 인력감축과 노동유연화로 꼽을 수 있다. 삼성은 우선 IMF를 계기로 주주이익을 최고로 중시하는 신경영 방침을 발 빠르게 수립하고 기업의 모든 지배구조가 이에 적합하도록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그리고 초국적 기관투자가들의 입맛에 맞는 '미래가치형 투자종목'인 IT와 모바일을 중심으로 삼성그룹 전체의 업종을 재정비했다. 그 결과 삼성 내 IT 전자 관련업종의 외국인 지분율은 불과 몇 년 만에 50%를 훌쩍 넘기게 되었고 매출은 전체 매출 대비 40%로 집중되었으며 그 중에서도 정보통신과 반도체, 디지털미디어가 각각 30%로 도합 90%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삼성의 주식시가총액은 IMF 직전과 비교해 불과 2년 만에 무려 9.1배나 증가했고 특히 주력인 삼성전자의 경우 98년보다 무려 20배나 증가해 평가차익만 42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현대가 4.6배, LG가 3.0배 증가에 머무른 것에 비하면 삼성의 금융화 전략이 얼마나 발 빠르고 적극적이었는지를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삼성은 이렇게 고평가된 주가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어처구니없게도 매해 2조 원에서 4조 원 가량의 자사 주식을 매입해 '소각'하고 있다.

또한 이 같은 삼성의 금융적 팽창은 '금융화의 동전의 양면'이라 할 수 있는 대규모 정리해고와 강도 높은 노동유연화를 필수적으로 동반했기에 가능했다는 점에서 더 큰 문제가 있다. 실제 삼성은 IMF 외환위기를 겪으며 1997년 말 59개였던 계열사를 디지털 벤처 업종의 신규 설립에도 불구하고 45개로 축소 정리했고, 이 과정에서 231개의 소규모 분사가 생겨났으며, 그 밑에는 각각 수 천 개의 하청업체와 불법 파견업체들이 딸리게 되었다. 이 때문에 1997년 말 16만7천명에 이르렀던 삼성 노동자들은 1999년 말 11만 3천명으로 2년 사이 무려 32%가 줄어들었으며, 1만 5천명에 이르는 노동자들은 하청업체로 소속을 바꾸거나 비정규직으로 전환되었다. 이 과정에서 운 좋게 살아남은 소수의 '삼성맨'들은 그 자긍심이 무색할 정도로 가혹한 노동통제관리 시스템 속에서 휴일도 없이 기계처럼 일해야 했고, 이들을 떠받치고 있는 또 다른 수 만 명의 불안정 노동자들은 노조도 없이 훨씬 더 비인간적인 노동조건과 저임금을 감내하며 가혹하게 착취당해야 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삼성의 '글로벌 스탠다드화'와 '어닝 서프라이즈'를 있게 한 비결이다.

이처럼 민중의 고혈을 착취해 이루어진 삼성의 금융적 팽창은 그 효과가 비단 삼성 내로 국한되지 않았다. 실제 삼성의 선도적인 구조조정은 신자유주의 시대 모든 기업의 발전모델이자 노무현 정권의 정책전략 길잡이가 됨으로써 현재와 같은 대규모 실업과 폭발적인 불안정 노동층의 양산에 크게 이바지했다. 뿐만 아니라 그 효과는 이제 '소니'나 '도요타'와 같은 초대형 글로벌 기업들마저 삼성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게 할 정도로 가히 초민족적이다. 이처럼 본사를 한국에 두고 있을 뿐 이미 금융적으로 초민족화된 글로벌 기업 삼성의 성장은 이제 민중의 삶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오히려 삼성의 금융적 팽창은 민중의 고혈을 착취해 이루어진 것이며 어떤 의미에서는 민중의 삶과 정확히 반비례하기까지 한다. 이렇듯 명백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마치 오늘날의 삼성이 우리나라 모든 서민들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양 호도하고 있는 보수언론과 정 재계의 행태는 말 그대로 혹세무민이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치졸하게도 민중의 피로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에 편승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오늘날 모든 자본가들의 '삼성에 대한 부러움'이 숨어 있다. 이것이 아직까지 '귀족노조'와 입씨름이나 하고 있는 다른 자본가들과 노무현 정권이 앞 다투어 이번 해프닝의 엑스트라로 나서고 있는 진정한 이유이다.

 

'또 하나의 가족, 삼성': 재벌가와 대학의 밀월관계

한편 일부 언론에서는 이번 해프닝을 두고 480억 원이나 대학에 기부한 고마운 사람에게 학생들이 너무 무례했다는 다소 점잖은 논조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대학에 대한 자본의 투자가 어떠한 의미인지 전혀 알지 못하는 무지의 소치이다. 실로 대학에 대한 자본의 투자는 대학이 삼성을 비롯한 독점재벌가들의 '또 하나의 가족'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사실 자본이 대학에 투자하는 것은 자신들이 벌어들인 소득의 일부분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대학을 기업에 종속적인 하위파트너로 재편하고 보다 기업의 입맛에 맞는 유연화된 노동력을 생산하겠다는 적극적인 전략에 다름 아니다. 이번 해프닝이 있었던 고려대학교만 보더라도 "물리학과의 경우 디스플레이 반도체 물리학과로 이름을 바꾸고 삼성전자와 손잡아 실질적인 지식과 기술을 지닌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문 인력을 키워나가겠다"고 어윤대 총장 스스로가 밝혔듯 이미 산학연계를 통한 대학의 자본종속화와 신자유주의화는 날로 심화되고 있다.

실제 자본은 소위 상위권 대학에는 산학연계를 통해 소수의 골드칼라층을 집중육성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한편, 소위 하위권 대학에는 산학연계를 통해 다수의 불안정 노동층을 형성하는 차별화된 전략을 수행하고 있다. 이는 대학에서부터 자본의 전략에 맞게 노동력을 서열화함으로써 자본이 손쉽게 취업인력을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게 해주는 효과를 갖는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대학인들은 대학 생활 내내 비판적 지성을 갖출 여력도 없이 각종 학점경쟁과 자격증경쟁, 취업경쟁에만 매몰돼 허덕이고 있다. 이번 해프닝을 두고 혹시 취업에 불이익이 생기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일부 고려대학교 학생들의 우려가 지극히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자본은 이러한 투자의 과정에서 자기업의 이미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홍보효과도 누리고 기부금에 대한 세제 혜택까지 받는다. 한 마디로 '일석삼조'를 누리는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삼성과 같은 대기업 재벌들은 이제 아예 대학을 직접 소유하기 시작하고 있다. 비전 2010을 발표하고 도저히 대학이라고 보기 힘든 '차별화된 취업알선소'로 자신의 전망을 밝혀 나가고 있는 삼성 소유의 성균관대는 이의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덧붙여: 부끄러움을 모르는 '어른'들의 자성을 촉구한다.

이번 해프닝을 두고 몇몇 '어른'들은 삼성의 부도덕성을 이해한다손 치더라도 학생들의 '폭력' 행위는 결코 용서될 수 없는 '철부지 같은 짓'이라 꾸짖곤 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현재 고려대학교 학생들 중 일부는 심지어 '평화고대'라는 이름으로 시위 학생들을 조직적으로 비난하는 행동들을 전개하고 있다고도 한다. 그러나 재벌과 대학 간의 이러한 부도덕한 학위 매매를 저지하기 위해 학생들이 몸싸움을 벌인 것이 '폭력'이라고 한다면, 수많은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몰고 장시간 저임금의 불안정 노동에 허덕이게 하며, 그나마 노조라도 만들어보려는 노동자들을 납치 감금 폭행한 삼성의 행위는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까? 역으로 이번 해프닝에서 학생들이 학위수여식을 저지하기 위해 불법적으로 핸드폰을 복제해 위치추적이라도 했던가? 아니면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어 학위수여식에 참가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이라도 했던가? 무노조 신화로 노동자들을 착취하고 온갖 부정축재와 편법상속으로 민중들을 울려온 일상적 폭력집단을 뒤로 한 채 대학인으로서의 최소한의 양심을 표출한 학생들을 두고 그저 '철부지'니 '반지성주의'니 하는 식으로 매도한다면, 그들이야말로 '철이 든 어른'으로서의 자격이 있는 것일까?

특히 이번 해프닝을 계기로 부총장 이하 보직교수 전원이 총사퇴를 결의하고 시위 학생들에게 징계위협을 가하고 있는 고려대학교 학교당국의 반응은 정말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전직 대통령이 정문조차 넘지 못하는 수모를 당하고 돌아갔을 때에도 태연하던 이들이 모든 학문적 양심을 480억 원에 팔아치우고 재벌총수에게 굽실거리는 꼴이란 정말 실망스럽다 못해 측은하기까지 하다. "인간보다 돈을 중시하는 이에게 철학박사 학위를 팔아먹고도 당신들이 더 이상 인문학의 위기를 운운할 수 있겠냐"는 인터넷 상의 한 고려대학교 학생의 울분에 찬 토로는 신자유주의 시대 대학의 위기가 어느 정도인지를 뼛속깊이 실감하게 한다. 이참에 사직서를 제출한 고려대학교 교수들은 보직만 내놓을 것이 아니라 아예 교수직까지 반납하고 학교를 떠났으면 한다. '옳고 그름'이 아니라 '돈과 이익'에 따라 몰려다니는 교수들의 모습을 보고 학생들은 무엇을 배울 것인가? 대학을 더 상품가치가 높은 노동력을 찍어내는 '취업알선소'쯤으로 여기는 교수들이나, 부끄러움을 모르고 학생들을 '폭력집단 철부지'로 매도할 줄이나 아는 '어른'들 속에서, 그래도 돈으로도 살 수 없는 학문의 정신이 있음을 당당히 얘기하고 살아있는 비판적 지성인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고자 한 고려대학교 학생들에게 늦게나마 박수를 보낸다. 나아가 삼성과 같은 악질자본들의 탄압에 맞서 힘겹게 싸워왔던 노동자들의 투쟁에 오랜 기간 꿋꿋이 연대해왔던 학생운동을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노동자 사회운동이 적극적으로 나서 이들을 지지 엄호해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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