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아래 입맞춤
줄리아 퀸 지음, 도향희 옮김 / 신영미디어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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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햇살 아래 술에 취해 나무에서 떨어져버린 불쌍한 백작과 꽉 막힌 계모를 맞이해야 할 비운의 운명을 지닌 엘리의 만남을 단순히 햇살 아래 입맞춤이라고 하기엔 좀 서운한 맛이 있다. 그렇다고 내가 안성맞춤의 표현을 찾아내긴 힘드니까 그냥 넘어가기로 하자. 작가는 내가 아니니까.


찰스는 보름 뒤에 찾아 올 자신의 생일 전까지 결혼을 해야만 유산을 상속받을 수 있다. 엘리는 자신의 언니인 빅토리아가 우여곡절 끝에 후작과 결혼하여 집을 떠난 후 죽도록 살림만 살다가 급기야 끔찍한 계모를 맞이해야 할 상황에 처해 있다. 절묘하게도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둘은 어이없게 만난다. 무슨 백작이 위스키를 진탕 마시고 나무에 올라갈 건 뭔 일인가. 게다가 엘리가 지나가는 그 시점에 딱 맞게 나무에서 철푸덕 떨어질 건 또 뭔가. 그렇게 만나서 찰스는 그녀에게 청혼을 하고 어쩔 수 없이 엘리는 그 청혼을 받아들인다. 가난한 목사의 딸인 그녀가 잘생기고 유쾌한 백작의 청혼을 거절하려면 엄청난 각오가 있어야 할 터였다. 물론 엘리의 뛰어난 지성과 아름다움을 염두에 두지 않았더라면 찰스는 아무리 자신이 궁지에 몰려 있었어도 그녀에게 청혼하지 않았을 것이다. 


쳇. 여기서 여성은 높은 지위에 있고 아무리 잘 생겨도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려들고, 남성은 그 지위와 외모에 기대어 지나치게 오만하여 여성을 발 아래로 본다. 그래. 그러다가 큰 코 다치지. 로맨스 소설의 또 하나의 공식이다. 결국 엘리의 재치로 모든 일이 원만하게 해결되면서 잠깐 끼어들었던 죽음의 위협을 물리치고 둘은 행복한 삶을 꿈꾼다. 오래 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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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은 사랑보다 달콤하다
메리 벌로그 지음, 김선영 옮김 / 신영미디어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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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로맨스 소설을 집어들었다. 그동안 여유가 없던 탓에 책은 손도 못 대다가 머리도 식힐 겸, 시린 옆구리도 달랠 겸 읽게 되었는데, 간만에 즐거운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오만과 고집으로 무장한 트레샴 공작인 조셀린과 레이디이면서도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하녀 노릇을 하는 제인의 좌충우돌 사랑 이야기를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물론 제인이 조셀린을 좀 더 괴롭히길 원했건만 로맨스 소설의 공식상 남성보다는 여성이 좀 더 온화하고 동정적인데다 사랑에 민감하며, 여성 특유의 신체구조상 임신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제인은 가까스로 사랑을 인정한 그를 받아들이게 된다. 둘 다 비밀 아닌 비밀을 지니고 서로를 탐색하는데 열중한다. 근데 정말 비밀이 사랑보다 달콤할까? 그들은 제인이 지닌 비밀로 인해 오해와 상처를 주고 받는데 말이다. 정말 안타깝다. 조셀린이 좀 더 고생을 했어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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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드레스
리나 배닝 지음, 도향희 옮김 / 신영미디어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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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소설이라면 당연히 거기에 정열적인 사랑을 주제로 애타는 감정이 절절하게 녹아나 있어야 하는데, 여기엔 그런 장치가 없다. 있는 거라곤 귀족생활에 익숙한 여주가 빚더미를 잔뜩 떠 안아 어려운 지경에 처하고, 남주는 그런 여주에게 돈이나 빌려주며 10년 간 사랑하고 있네..뭐 그정도. 가슴이 저밀 정도의 오해도 없고, 눈이 번쩍 떠질만한 라이벌도 없고, 심지어 둘의 사랑도 미적지근하기 그지 없다. 감칠맛 나는 대사도 없고, 무미건조한 일상이 계속되다 난데없이 남주의 아버지가 나타나 떡하니 여주의 감정을 확고하게 해 주더니 그래도 결혼에 골인~ 이게 뭔가... 라이벌이랍시고 등장한 레티샤는 제 역할도 제대로 모르는지 남주를 유혹 한 번 못한다. 오해할만한 상황도 못 만들고, 여주에게는 그럴싸한 남자친구 하나 없다. 남주의 라이벌은 아예 없는 셈이다. 주인공의 성격도 여주는 좀 강한 것 같고, 디자인쪽에 재능이 있는 것 같은데, 남주는? 뭐 그저 강한 성격의 남자일 뿐...

전체적으로 밋밋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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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약속
린다 하워드 지음, 김은영 옮김 / 현대문화센터 / 199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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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 가정의 지주였던 아버지가 사라졌다. 그것도 그 마을의 창녀였던 여자와 함께. 그의 아내였던 얼음공주 노엘과 그를 믿었던 외아들 그레이, 부모의 사랑을 절실하게 원했던 딸 모니카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특히 아직은 젊은 나이에 모든 것을 떠맡게 된 그레이의 분노는 곧바로 페이스의 집안에 영향을 미쳤다. 페이스의 어머니인 르네가 바로 그 창녀였던 것이다. 어느 까만 밤, 르네의 가족 중 유일하게 정상적이면서 꿈많던 소녀 페이스는 보안관들과 그레이에게 둘러싸여 얼마 없는 짐을 챙겨 그 마을을 떠나야 했다. 그리고 몇 년의 세월이 흘렀다.

어엿하게 성공하여 돌아온 페이스는 자신의 어머니가 그레이의 아버지와 사라지지 않았다는 확신을 가지고 그 일을 파헤치려고 한다. 그러면서 어린 시절부터 사랑해 온 그레이를 만나 티격태격 하면서 서로 사랑을 불태우지만, 과거가 그들의 발목을 잡는다. 한 남자의 뒤틀린 사랑과 한 여자의 잘못된 결벽증, 두 남녀의 애틋한 사랑으로 인해 발생한 과거의 그 사건은 결국 드러나고 해결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사실은 늘 가족을 보호하며 울타리 역할을 해 주었던 그레이가 그에게 못지 않은 강인함과 열정을 가진 페이스를 만나게 된 것이다. 책임 속에 허덕이며 삶의 열정을 꿈꿨던 그레이와 오명을 뒤집어 쓴 채 살아가길 거부했던 굳센 페이스는 천생연분이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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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계곡
린다 하워드 지음, 석태진 옮김 / 현대문화센터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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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 크리크는 모든 것을 쥐고 있는 열쇠였다. 물의 근원이자, 엔젤 크리크보다 낮은 지대에 있는 목장을 살릴 수 있는 희망. 루카스에겐 엔젤 크리크가 무엇보다 필요했다. 그러나 그 곳에 살고 있는 도전적인 여자 디 스완은 자신의 정체성의 상징인 그 땅을 내놓을 어떤 이유도 알지 못했다. 이제껏 자신의 힘으로 모든 것을 일구어낸 루카스는 이제는 엔젤 크리크보다 디 스완을 더 원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자, 어떤 남자에게도 굴복하지 않는 꿋꿋한 여자 디 스완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숨이 멎을 만큼 그녀를 사랑하는 루카스는 확실히 소유욕이 강한 남자였다. 자신의 사랑과 땅 모두를 가지려고 했으니. 결국 둘 다 잃었다. 그러고서야 비로소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알았다. 원래 사람은 가졌을 때 그 소중함을 알지 못한다. 잃었을 때야 소중함을 알게 된다.

디 스완은 루카스를 정말 사랑했다. 그러나 그 사랑으로 인해 자신의 정체성과 주체성이 위협받는다는 생각을 했다. 그 시대 여성들은 결혼과 동시에 남자에게 예속되는 것이 일반이었으니까. 그러나 그녀의 자존심은 그것을 용납하지 못했다. 결국 그녀는 모든 것을 잃는 듯 했으나, 모든 것을 가지게 되었다. 인내와 용기, 사랑은 이루지 못할 일이 없나보다.

디 스완의 친구 올리비어는 디 스완의 영향을 많이 받아 결국 자신의 뜻대로 결혼한다. 바로 <동행>에 나왔던 남자 루이스이다. 그는 첫사랑이었던 셀리아를 잃고 방황하던 남자였다. 남자에겐 반드시 그를 지탱해줄 여자가 필요한가보다. 루이스는 자신의 반려자로 올리비어를 선택했고, 둘은 올리비어 부모님의 반대에도 인정받아 결국 결혼한다. 물론 디 스완과 루카스도 마찬가지.

결국 해피엔딩이다. 아무렴. 로맨스 소설이 비극이라면 정말 슬플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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