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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계곡
린다 하워드 지음, 석태진 옮김 / 현대문화센터 / 2001년 9월
평점 :
품절
엔젤 크리크는 모든 것을 쥐고 있는 열쇠였다. 물의 근원이자, 엔젤 크리크보다 낮은 지대에 있는 목장을 살릴 수 있는 희망. 루카스에겐 엔젤 크리크가 무엇보다 필요했다. 그러나 그 곳에 살고 있는 도전적인 여자 디 스완은 자신의 정체성의 상징인 그 땅을 내놓을 어떤 이유도 알지 못했다. 이제껏 자신의 힘으로 모든 것을 일구어낸 루카스는 이제는 엔젤 크리크보다 디 스완을 더 원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자, 어떤 남자에게도 굴복하지 않는 꿋꿋한 여자 디 스완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숨이 멎을 만큼 그녀를 사랑하는 루카스는 확실히 소유욕이 강한 남자였다. 자신의 사랑과 땅 모두를 가지려고 했으니. 결국 둘 다 잃었다. 그러고서야 비로소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알았다. 원래 사람은 가졌을 때 그 소중함을 알지 못한다. 잃었을 때야 소중함을 알게 된다.
디 스완은 루카스를 정말 사랑했다. 그러나 그 사랑으로 인해 자신의 정체성과 주체성이 위협받는다는 생각을 했다. 그 시대 여성들은 결혼과 동시에 남자에게 예속되는 것이 일반이었으니까. 그러나 그녀의 자존심은 그것을 용납하지 못했다. 결국 그녀는 모든 것을 잃는 듯 했으나, 모든 것을 가지게 되었다. 인내와 용기, 사랑은 이루지 못할 일이 없나보다.
디 스완의 친구 올리비어는 디 스완의 영향을 많이 받아 결국 자신의 뜻대로 결혼한다. 바로 <동행>에 나왔던 남자 루이스이다. 그는 첫사랑이었던 셀리아를 잃고 방황하던 남자였다. 남자에겐 반드시 그를 지탱해줄 여자가 필요한가보다. 루이스는 자신의 반려자로 올리비어를 선택했고, 둘은 올리비어 부모님의 반대에도 인정받아 결국 결혼한다. 물론 디 스완과 루카스도 마찬가지.
결국 해피엔딩이다. 아무렴. 로맨스 소설이 비극이라면 정말 슬플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