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랑 x 알라딘] 종이 책갈피 세트(10개입) - 김이랑 작가 종이 책갈피 세트(10개입)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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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에 탐스러운 열매들이 매달린 채 ‘나를 써줘요!!’라고 외치는 것 같다. 너무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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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예지 x 알라딘] 종이 책갈피 세트(10개입) - 윤예지 작가 종이 책갈피 세트(10개입)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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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귀엽다. 다섯 개의 예쁜 책갈피가 두 장씩 들어있다. 빳빳하고 기분 좋은 책갈피가 자꾸만 손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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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집, 여성 - 여성 고딕 작가 작품선
엘리자베스 개스켈 외 지음, 장용준 옮김 / 고딕서가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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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타 다른 고딕 소설과 중복되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모르는 이야기도 있어서 즐겁게 읽었더랬다. 읽은 지는 제법 오래됐는데 리뷰도, 페이퍼도 아무것도 안 썼다는 사실을 발견해서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딕 소설은 음침해서 인간의 어두운 면을 닮았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듯이, 사람은 선한 면도 가지고 있지만 나쁜 면도 가지고 있기에 이런 이야기들이 계속해서 나오는 것 같다. 


엘리자베스 개스캘의 <회색여인>은 가부장적 질서에서 빠져나온 여자들이 살아가려면 또 다른 가부장 남자에게 의탁하거나 남자가 되는 수밖에 없었음을 보여준다. 아망트는 인물 성격이 매우 극적으로 변하는데 지키고자 하는 대상이 생기면 그런 것일까, 살아남기 위해서일까. 신분이 뒤바뀌는 것 역시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하녀가 가부장을 담당하고 영주 부인이었던 마님은 보호받는 대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마님은 회색여인이 되어 기록을 남겼다. 


버넌 리의 <오키 오브 오키허스트, 팬텀 러버> 역시 <회색여인>과 마찬가지로 흄세로 이미 만났었다. 앨리스라는 여인, 대를 이어 온 저주 같은 사랑, 주체적인 삶을 살고자 했던, 하지만 무기력했던 앨리스들. 기회가 오자 남장을 한 채 총을 쏘던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화가는 이야기를 눈에 담았다. 그리고 결국 파멸한 이는 영국 남성의 전형인 윌리엄 오키였다.


루이자 메이 올컷의 <비밀의 열쇠>는 출생의 비밀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는 한 남자가 두 여자와 결혼하여 두 여인과 각각의 자녀들에게 상처를 주게 된다는 정형화된 이야기로 볼 수도 있겠다. 심지어 이 남자는 이 얽힌 실타래를 풀 방법으로 '자살'을 생각한다. 이런 무책임한 남자가 결혼을 두 번이나 하다니... 하지만 이 인연을 푼 것은 다름아닌 트레블린 부인에게서 은혜를 입은, 또 하나의 자녀인 헬렌의 사촌 폴이다. 폴은 의도를 가지고 트레블린 부인에게 접근했고, 사촌 헬렌의 신분을 회복시키려 했고, 트레블린 부인에게 입은 은혜 때문에 갈등하게 된다. 


메리 셸리의 <변신>은 마법 같은 이야기이다. 난쟁이와 몸이 바뀐 귀도는 바뀌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의 삶이 소중했음을 깨닫는다. 오만함으로 똘똘 뭉친 귀도는 재산을 탕진하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자신을 받아 준 약혼녀 줄리엣마저 배신한다. 그리고 난쟁이와 몸을 바꾸고, 약속한 시간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는 난쟁이를 저주한다. 도플갱어 단편선 <나의 더블>에 실렸어도 어울렸을 법한 작품이다. 귀도와 난쟁이 둘은 결국 도플갱어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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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방 부인 정탐기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1
정명섭 지음 / 언더라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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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다섯일까, 넷일까 고민했다. 별 다섯을 준 이유는 김금원과 <호동서락기>의 존재를 알려준 것과 오가작통법이 작동하는 방식이나 사형 집행 방식, 다모가 수사하는 방식을 여타 다른 소설보다 더 자세하게 알려줘서이다. 읽는 동안 관노인 다모 박순애의 활약과 '삼호정 시사'를 만든 김금원과 함께 시를 즐기는 이운초, 임혜랑, 박죽서의 기개와 재치가 멋졌다. 


여기 나오는 두 가지 사건은 모두 조선 시대 때 실제 일어났던 사건을 모티브로 한 것이라고 한다. 역시 실제 사건이 가장 험악하고 잔인한 듯 하다. <사라진 신부>의 은월이 겪은 기가 막힌 사건이나, <며느리의 죽음>의 박아지가 죽은 사건은 모두 인간의 탐욕 때문이었다. 욕심이 얼마나 무서운 지, 사람의 인생을 파괴하거나 생명을 앗아가는 일이 아무렇지 않게 벌어졌다. 그래도 인과응보, 일벌백계가 이루어진 것은 좋았으나, 또한 그 안에서도 희생된 이들이 있었다.


김금원이 금강산, 제천 의림지 등을 여행하고 돌아올 수 있었다면, 은월은 엄마가 돌아가시고 들어 온 새어머니의 핍박에 운신이 어려웠다. 여인의 몸가짐 운운하는 것도 은월을 힘들게 하는 것이었다. 박아지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속적삼을 입은 채 죽어 있었기에 정말 친한 이의 소행으로 용의자가 좁혀지는데, 시집 온 지 얼마 안 되었기에 바깥 출입도 잘 하지 않았다고 했다. 밖에 나오면 행실이 좋지 않다고 소문난다고. 


그나마 이 때 여자에게도 재산이 상속된다는 것을 알게 되니 마음이 한결 나았다. 여자를 경시하고 여자의 활동을 싫어하는 사회였기에, 관노에게 수사권을 준 것 역시 이해가 되었다. 양반 여자가 권력을 가지는 게 싫었을 테니까. 심지어 경국 대전에는 '부녀로서 절에 올라가는 자, 사족 부녀로서 산천에서 놀이를 즐기는 자는 장 100대에 처한다'는 부녀자 여행 금지 법안이 있었다고 한다. 조선 초기에는 고려 시대의 영향으로 부녀자들이 외출을 곧잘 했다고 하는데, 세종 때 이래서는 안 된다고 법을 엄격하게 적용하게 되었다고. 이렇게 갑갑한 세상 속에서도 힘들지만 자신의 일을 하면서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다모인 박순애도 김금원도 은월도 모두 그 시대를 열심히 살아낸 멋진 여자들이었다. 


"세상은 고용한데 죽음은 끊이지 않는군."(p.190)

 

그러니 삼호정 시사 다섯 여인과 박순애는 약자들의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모두를 구할 수는 없어도, 누군가를 구할 수 있으니. 그들을 응원하며 다음 권이 나오길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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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 픽션 나이트
반고훈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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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 공포란 감정은 무엇일까. 무엇이 우리를 무섭고 두렵게 하는 것일까.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치솟는 금리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가까이에서 일어나는 묻지 마 폭행 같은 것들이 있겠지. 그런 현실적인 문제들을 벗어나서 좀 더 비현실적인 눈으로 본다면 실체가 없는 존재들이 우리를 두렵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체가 없는 존재들은 말 그대로 실체가 없어서 무섭다. 내가 알지 못하니까. 인간은 잘 모르고 잘 알지 못하고 자신과 다르면 타자화해서 배척하는 경향이 있으니까. 하지만 그 실체가 없는 존재- 귀신은 이전에는 인간이었다. 인간이 죽어 귀신이 된다고 생각하니까. 그러니 귀신의 행동은 살이있을 적 행동이랑 별 다를 게 없을 것이고, 오랜 시간 귀신으로 있었다면 명상이나 수행 같은 것을 했다면 성질 좀 바뀌어서 부드럽고 다정한 귀신으로 성장했을테고, 분노와 원한과 억울함에 사로잡혀 있다면 소위 말하는 악귀가 되어 있겠지. 아, 죽어서도 노력해야 하다니, 뭔가 서글프다. 우스개소리로 하는 말이 다 맞다니까. 멕시코 인들은 죽으면 영화 '코코'에 나오는 사후세계로 가고, 우리는 죽으면 영화 '신과 함께'의 사후세계로 간다고. 


내 마음 속에 미움과 시기와 질투가 자라면 내 마음이 지옥이 된다. 그런 마음은 나를 너무 힘들게 할 뿐이니 그런 마음이 없으면 좋겠지만, 그게 쉽지는 않겠지. 혹은 노력이 결실을 맺지 못해서 점점 고립되고 힘들어지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술에 의존하기도 하고, 우울증에 걸려 힘들어 하기도 한다. 자포자기하여 삶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고 분노를 약자에게 표출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이 책의 한 단편인 <과거로부터의 해방>이 안타깝지만 좋았다. 알콜 의존증인 '나'는 인생이 망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이 기억 그대로 엄마의 뱃속으로 돌아갔다. 인생 2회차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나'는 로또를 사지도 않았고, 친구를 아주 많이 사귀지도 않았다. 인생을 크게 바꾸기보다는 내 인생에서 소중했던 것들을 좀 더 소중하게 여기는 길을 택했다고나 할까. 그래서 더 가슴이 아팠고, 작지만 따뜻하고 소중한 것들로 채워진 삶이 아름답게 보였다. 인생은 좋은 것들로만 채워질 수 없지만, 좋은 것들을 추억하고 소중하게 간직할 수는 있으니까. 


그래서 첫 번째 이야기인 <당신과 가까운 곳에>와 마지막 이야기 <귀신은 있다>가 더 안타까웠다. 소중한 걸 알아보고 소중하게 대해야 하는데, 사람은 너무나 가깝기 때문에 늘 같이 있을 거라고 착각한다. 집을 나설 때, 친한 이와 만나고 헤어질 때 웃는 얼굴로 인사를 나눌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설사 다투고 난 뒤라도 화해할 기회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미움은 후회를 낳고 후회는 미련을 남기니, 사랑하는 사람들을 대할 때는 좀 더 사랑을 담아야 할 것 같다.


<벽 너머의 소리>는 마치 평범한 영웅의 이야기를 보는 듯 했다. 평범함과 영웅이 어울리지 않아 보이지만, 사실 모두가 처음부터 용감하고 영웅이었던 것은 아니니까. 두렵지만 목소리를 내고, 그 용기를 본 누군가가 다시 용기를 내고, 그렇게 용기는 퍼져 나가게 된다면 이 사회는 약자를 위해 힘을 쓰는 아름다운 사회가 될 것 같다. 굳이 초능력이 없어도 용기는 낼 수 있으니까. 진아가 그랬던 것처럼. 드라마 <힘쎈 여자 도봉순>이 생각나는 이야기이다.


<시체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흥미진진한 스릴러이다. 사실 우연이 불러 온 결과라고 한다면 그렇겠지만, 또 그럴싸하지 않은가. 익명성이 가져 온 허세는 두 사람의 운명을 바꿨다. 학교에서도 버려진 건물 화장실, 그 곳은 드나드는 사람이 거의 없는 곳이었고, 두 사람은 싸인펜으로 벽에 글을 써 가며 대화를 나눈다. '죽이고 싶은 사람이 있어', '죽이면 되지', '죽였는데 시체를 어떻게 하지?', '토막내서 묻어' 이런 허세 가득한 대화 말이다. 사람을 죽이고 싶다는 상대의 말에 일주는 비웃으며 이러면 내가 쫄 줄 알고? 나도 스릴러나 추리물을 많이 봤다는 식으로 허세를 부린 것이다. 화장실 벽을 빼곡하게 채운 무시무시한 살인 방법이나 시체 처리의 방법들은 곧 일주를 두렵게 만들었고, 사건은 이상하게 흘러간다. 때때로 인생은 별 것 아닌 일로 시작해서 걷잡을 수 없는 비극으로 뒤덮이기도 한다. 


<검은 짐승들>은 옛날 사람들의 탐욕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사람들은 늙지도 아프지도 죽지도 않는 상태가 좋은가 보다. 치러야 할 대가가 어마어마한데 말이다. 그렇게 누군가를 희생시켜 얻은 청춘은 아름다운가. 


<제3의 종>은 환경 오염으로 변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변이하는 것을 보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더 나아가서는 서로 다른 사람들끼리 어떻게 살아야 할 지, 서로 다른 종들끼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 지 고민하게 하기도 한다. 우리가 버린 쓰레기는 결국 우리에게로 돌아올 것이고, 이미 다른 생명체들은 아주 많이 희생당했고 희생될 것이다. 


삶은 생각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인간은 그 사실을 알면서도 뜻대로 하고 싶어하고, 흘러가는 시간을 잡고 싶어하고, 후회하며 돌이키고 싶어한다. 뜻대로 안 된다면 뜻을 바꾸기도 하고 흘러가는 시간을 가만히 쳐다보기도 하고 후회할 일들 사이 사이 좋았던 일들을 추억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지나간 시간은 결코 돌이킬 수 없는 일이니.   

딱히 미래를 바꾸거나 하고 싶진 않았다. 최고는 아니더라도 최선을 다해 살아왔던 인생이었기에 가능하면 내가 기억하는 모습대로 살아보고 싶었다. 설거지하면서 부르던 엄마의 노랫소리나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아빠의 방귀소리, 따뜻한 할머니 냄새와 상냥했던 담임 선생님의 얼굴, 친구들과 주고받았던 유치한 농담들 모두 그대로 간직하고 싶었다. -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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