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내내 앓았다.
   이유모를 열병과 두통, 달거리까지 아프고 또 아팠다.
   눈 조차 뜰 수 없을만큼 힘겨웠을 쯤 기어코 그이는 내게 화를 냈고
   끝끝내 나는 비타민 음료와 기한 모를 알약들로 버텨냈고 또, 살았다.
   죽을 것 같지 않았고, 죽을만큼 아프지도 않았기 때문에 그리고
   죽고 싶지도 않았기에 나는 그저 내내, 앓기만 했다.
   병원을 가는 도중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정말이지,
   그이의 성화에 못이겨 억지스레 몸을 움직이고 만다면 한껏 늘어져있던
   아픔들이 깔깔거리며 온 몸을 돌고 돌고 돌고 .. .
   돌아, 감당 할 수 없는 고통과 함께 지옥으로 떨어질것만 같았다.
   
   이해 할 수 없는 고집을 부린 것이 아니다.
   다만 눈을 감고 입을 막고 귀를 닫으면, 그것만으로도 살 것 같았다.


  

 

 

  

   눈을 뜨고 둘러보니, 아이코 !
   신간평가단 스무명 중 나 혼자만 추천페이가
   아직이다. 이런 낭패가 있나, 부끄러워지다가도
   진즉에 보관함에 넣어 둔 책을 찬찬히 훑어보며
   괜스레 뿌듯해져 실실 웃음이 난다.
   단편이다. 아는 작가라고는 김언수가 고작이지만
   장르가 정해지지않은 자유로운 단편이라는데,
   우연찮게 죽음이라는 테마가 많다니 꽤나 유혹적이다.
   낯선 작가들의 이름에 보관함에 넣다 뺐다를 반복
   했는데, 결국 제일 첫 번째 책으로 추천한다. 

 

 

우리 모두의 수기이자 일기이며 서른을 무사히 넘기기 위한 주문이자 거울이라는데,
페이지 스물 아홉, 에 이런 글귀가 있단다.
인간은 자신이 보낸 시간과 결코 이별할 수 없는 법이다. 

 

  

 

 

 

   우리 미스터리 한 권 더 읽어요, 네에 ?
   라고, 말하고 싶을 만큼 광고와 추천이 많다.
   믿을만한지는 모르겠지만 리뷰와 평가가 그닥 나쁘지않다.
   출판사측 리뷰단들이 있는걸로 알고 있기는 하지만
   알라딘 구매자들의 평을 믿어의심치 않는다. 그래도
   너무 기대한 탓에 별 다섯개가 시원스럽지는 않다.
   출판사 측이 일본 추리소설 역사에 영원히 빛날
   보석과도 같은 작품이라니까 (쓰면서도 민망하다)
   나도, 저두요 하며 추천해본다. 광고와 추천글이 과하면
   이렇게 비틀어 추천하는 못난 독자 여기 있다. 낄낄.

 


 

 

 

  

    두 책, 말고도 보관함에 담긴 책은 더 있다. 김숨의 노란 개를 버리러 ,

   

 그리고 김훈의 흑산.
 작품을 읽어보지않아 꼭 한 번은 읽어보고 싶었는데
 역사를 더듬는 책들이 이젠 즐겁지가않다. 읽고 배우는 재미가
 있어 그래도, 그래도 하며 꼭 눈길을 멈추게는 한다. 

 

 

  

 이탈리아 소설인 이 책은 알라딘 평가단원들이 추천한 페이퍼에서
 보게 된 책인데 흥미롭다. 갑작스레 아내를 잃은 중년남자의 이야
 기라는데 의미심장하다.  짤막한 책 소개에서 내가 본 이 책의 이
 야기는 소통 그리고 언어, 그리고 치유다. 

 

 

 

 

 

 

 *

 이 다섯권이, 보관함에 담긴 10월 책 전부다.
 여즉 낫지 않은 부은 편도선때문에 기침이 힘들고 말하기도 버겁지만
 내일이면 좀 더 나아질테지. 감귤 쥬스를 잔뜩 먹었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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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g6443 2011-11-10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서 추천하구요~ 빨리 쾌차 하시라 추천~!! ㅎ

아이리시스 2011-11-10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씨가 점점 더 추운데 얼른 빨리 나아야 할텐데. 책은 다 재밌겠어요. 저는 알라딘주문은 하루만에 못 받아서 좀 짜증나요. 여기는 인***랑 교*** 하루배송이에요. 전자는 부산경남에 물류센터가 있고 후자는 서점에서 직배송되는 거라 두 시간이면 날아오더라고요. 신간보니까 막 보고 싶어졌어요. 특히 [흑산].

이진 2011-11-10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변호 측 증인] 너무너무읽고싶어요! ㅠㅠ 어서 나으셔야 할텐데 말입니다

신재 2011-11-15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랫만에 쥬니 서재에 들어와본거 같아,
요즘 인터넷 서점을 잘 들어가지 않으니 원..
덩달아 쥬니 서재까지 ..ㅠㅠ

우린, 금요일날 진하게 일잔해

비로그인 2011-12-04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신이 보낸 시간과 이별할 수없다는 말 확 끌려들어가는군요. 잠시 휴식시간에 왔는대..뜻밖에 끌리는 말이 있군요. 잘 보고 가요. ^^

2011-12-06 2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갑작스레 비가 내렸고, 유리잔에 맥주를 따라 마시며
   컴퓨터를 하는 그이의 옆에서 연신 종알거리며 기형도의 전집을
   끊어 읽고 있었다. 저녁 열두시가 막 지나던 참이었고
   그이는 졸린지 규칙적으로 하품을 쏟아내고 있었다.   
그만잘까?
   내가 물었고 말 없이 고개를 젓는 그이를 보며 낮에 보다 만
   영화를 재생시키며 함께 보자며 그이를 다시 바라보는데
   싫다며, 다시 고개를 젓길래   그럼, 비오는데 나갈까?   
   하고 물었다. 그런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다 장난스레 내 머리를
   콩, 치며   그만 마시고, 얼른 자.   했다.
   
   두 말 없이 의자에서 일어나 빈 맥주병을 챙겨 거실로 나와
   양치를 하고는 이브자리에 누워 생각없이 천장을 쳐다보다 잠이 들었다.
   그리고는 눈을 뜨니 날은 밝아 있었고,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주말이 싱겁게 지나가버린 걸 깨닫고는 잠시 절망감에 휩싸였다.

 

 

 

   

 

 


 할런 코벤의 아들의 방을 읽기 전에 결백을 먼저 읽으려 했는데 아니, 실은 그의 전작들을 모조리 읽어내고 이번 작품을 읽으려고 했는데 시기적인 타이밍이 잘 맞지 않아 미스터리의 대가라는 그를 급작스레 마주하게 되었다. 할런 코벤에 대한 나의 기대치는 꽤 높은 편이었고 그의 작품을 읽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알 수 없는 감격스러움들이 뿌듯함으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이러한 나의 습관적 과대평가는 책을 펼쳐들고는 무력해졌음이 사실이다.  

 

 

 

   페이지를 넘기며 차근차근
   읽어내려가는데 좀처럼 집중이 되지 않아,
   읽는 도중 TV 채널을 돌리거나 담배를 태우거나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다 끝내는 일어서서
   읽다가 소리내어 읽기를 반복했다.
   날이 갈수록 집중력이 떨어지는 내 문제이기도
   했지만 할런 코벤이 구사하는 문체(혹은, 번역)
   라던가 그가 풀어나가는 이야기를 서술해가는
   구성 방식을 의심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몇 가지의 사건이 하나의 사건으로 점철되어
   끝에서 뭉쳐지긴 하지만, 복선과 스토리가
   놀라운 반전이라 생각하기엔 무리가 있는 것.

  


 부산스럽게 흩어지는 이야기를, 그래도 내가 아주 잘 읽어냈다면 이 소설은 이틀이라는 시간 동안 벌어지는 살인과 추적 그리고 부모가 품을 수 있는 사랑이라는 정의의 신빙성에 반하는 아이들의 자립성 소설이다. 친구의 자살로 자폐적 성향을 보이는 아들의 컴퓨터에 아들이 무엇을 보고 누구와 이야기를 하고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는 프로그램을 몰래 설치를 하며 감시하는 부모의 빗나간 맹목적인 사랑이 소설의 1차적 이야기다. 감시를 당하는 아들의 퇴폐적인 생활과 자립하려는 딸의 고의적인 행동들이 2차적 이야기 그리고 어른에게 상처받은 아이를 위해 저지른 복수가 은폐되어져있던 한 남자의 본성을 끌어내며 참혹한 연쇄살인으로 치닫는 이야기가 3차적 이야기다. 소설의 지반은 아이들이지만 작위적인 결말에 그만, 맥이 풀려 내가 정말 기다리고 고대하던 할런 코벤의 소설을 읽은것인지 순간 의심했다면 믿을 수 있을런지.   

  

 참 이상하게도 마음이라는 건 정말 다치기 쉬웠다. 우린 우리의 인생이 얼마나 쉽게 산산조각날 수 있는지에 관해 생각하는 것 자체를 거부한다. 그걸 깨닫는 순간 정신을 놓을 수 있기 때문에 생각 자체를 하지 못하도록 차단해버리는 것이다. 어느 누가 늘 두려움에 떠는 사람들이 정상인으로 활동하도록 치료하려고 나서겠는가? 그들은 현실이 얼마나 가느다란 줄 위에서 간신히 균형을 잡고 있는지 알아버린 사람들이기 때문에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는 것이다. 그건 그들이 진실을 받아들일 수 없어서가 아니라 진실을 차단할 수 없어서 생긴 일이다. p.189

 

  

  

 

 

     

 렇다고 할런 코벤의 아들의 방이 그저 그런 소설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난 할런 코벤의 단편적인 모습만 본 것이 분명하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가 구사하는 문체, 스토리, 서사, 플롯에 익숙하지 않았거나
 너무 놀라 어안이 벙벙했는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래,
 조금은 능청스럽기는 하지만
 '팬' 하기로 했으니까.
 뛰어나지 않아도 몇 만 부씩 팔리지 않아도
 뭐든 괜찮아.
 
  
 

 

    지 못한 할런 코벤의 책이 많으니,
    한 권씩 부지런히 읽어낼테니까 동안 더 빛나는 책 집필해주기를.
 

 
    록, 모두가 별 하나 (그럴일은 없겠지만) 를 찍을때
    선 별점 후 페이퍼 쓰며 별 다섯개 그려넣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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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1-10-24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런 코벤의 글이 어렵긴 어려운가 보군요... 주변에 읽은 사람들이 도저히 못 읽겠다며 내팽겨 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건 그렇고.. 페이퍼가 정말 멋있네요~

June* 2011-10-24 23:30   좋아요 0 | URL
 
 아 ,그래요 ?
 제 주변에는 워낙에 코벤씨의 작품을 극찬하는 분들이 많아서요.
 어렵다는 이야기는 들어 본 적이 없어요.
 
 소이진님의 덧글을 읽으며 생각했는데, 저 역시 코벤의 소설을
 어렵게 읽고 있었던걸까요 .. . 어려워서 그렇게 산만하게 읽을 수 밖에
 없었던 걸까요, 엉엉.
 

비로그인 2011-10-24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떻게 페이퍼를 이런 식으로 쓰시는지 참... 너무 분위기 있어요.
아들의 방, 하니까 영화 아들의 방이 생각나네요.
아까 도서관에서 조르주 심농을 봤는데
책이 너무 가벼워서 안 빌렸어요.
참 이상하죠? ㅎㅎ

비바람이 불어서 부들부들 떨면서 집에 왔더니 좀 열이 나네요.
태그에 드러나는 자책감(?)은 붙들어 매셔도 되어요. 내일은 더 춥다네요 ㅠ ㅠ

June* 2011-10-24 23:32   좋아요 0 | URL
 
 분위기라면, 수다쟁이님이 저 보다 한 수 위가 아니던가요 ^^
 가벼운 책이라면 번화가의 서점에 들어 앉아 종일 읽고 말거예요, 그럼요.
 우린 그럴 수 있어요. 나도 그러니까요.
 
 잠들기전에, 우유를 데워 먹어요.
 한결 나아질거예요.
 

마녀고양이 2011-10-24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런 코벤의 작품 중 단한번의 시선만 읽었네요...

마음이란 정말 다치기 쉽죠, 그런데 그 녀석이
복구되는데는 한~~~~참 걸리죠. ㅠㅠ

준님, 제가 요즘 책을 읽으면 안 되는 상황인데 말이죠, 이책저책 다 땡겨요...
할런 코벤 몽땅 읽고 싶어져요.... 에구구. 내일 경기도는 섭씨 4도랍니다, 겨울 직전이예요.

June* 2011-10-24 23:43   좋아요 0 | URL
 
 경기도,어디쯤에 살아요?
 저도 경기도에 거주하고 있어요. 가까운 곳에 있었으면 좋겠다 .. . 헤,
 
 좋아하고 즐겨하던 취미 생활 하나를 버렸어요.
 가끔 아니, 자주 생각 나기는 하지만 안할수록 책을 더 읽을 수 있으니
 잘 참아내고 있기도 해요. 늘 하고 싶기는 하지만요.
 코벤의 책은 함께 모조리 읽어내요, 우리. 페이퍼에 그의 작품을 게재 할
 생각은 없었는데 문득, 오기로라도 읽고 싶어졌으니까요 .. ^^
 

마녀고양이 2011-10-25 11:25   좋아요 0 | URL
일산이염,, 어때요, 좀 가깝나요?
저두 헤벌레~~~~~~~~~~,

꽃도둑 2011-10-25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런 코벤의 작품은 단 한편도 읽지 않았네요..
미스터리인가보죠?...그쪽으로 눈길을 주지 않은 이유가 뭘까를 잠시 생각해봤네요..
아무래도...지능이 부실해서...ㅋㅋ
미스터리 추리 이런거 하고 담쌓고 사니... 좀 친해질 필요도 있는데 말이죠...^^
 

 

 

 

 

 

  • 신지호의 앨범을 듣고 있어요. 
    곡명은 Waltz On Sunday 구요, 뉴에이지 음악이예요. 
    오늘같이 비가 내려 만물이 젖은채 우는 소리가 들린다거나 
    바람이 나무를 삼켜낼 듯 신음을 지르는 것 같은 날에 들으면 참 좋아요.  
    그냥 울고 싶을때요. 응, 우울할때요. 
    한때는 올드보이의 OST 미도테마 - Last Waltz - 를 굉장히 많이 들었는데 
    요즘은 (실은, 한참됐지만요) 신지호의 앨범만 찾아 들어요.
     



  


            이렇게,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있는 중이예요.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을 둘러보며 책을 고르는 중이거든요.
            그러다 문득 그리워져서요. 하염없이 손목이 뻐근하도록
            펜에 힘을 주며 쓰느라 손바닥에 땀이 흥건해, 탈탈 털어내면서요.
            전집들이 불러 온 그리움들도 아닌데 무슨 할 말이 그리 많은지
            편지지의 두 번째 장을 넘기며 적어 내릴 말들을 곱씹어요.
            노트 가장자리에 적어 둔 전집 목록도 여기, 이렇게 옮기면서요. 

 

  

 

 

 

 


    브론테님의 페이퍼를 읽고
   한 번 더 내용을 훑어보게 만들었던 책이예요.
   옮겨놓은 글을 보고 한 번, 그리고
   죽음을 목도했던 주인공인 '나'가
인생에서
   놓쳐서 아쉬운 것은 사랑밖에 없다, 라는
   부분에서 두 번, 반해버렸거든요.
   낭만적이면서도 슬프지만 남은 인생의 목표가
   정해진 이상, 소설은 사랑 사랑을 이야기
   해 줄거라 믿어요. 환희와 절망 그리고 기쁨과
   슬픔이 엉글어진 그런 이야기들 말이예요. 

 

 

  

 대부분의 젊은 사람들이 그렇듯 나도 젊었을 때는 젊은 나이에 죽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 안에 너무나 많은 젊음, 너무나 많은 시작이 있었으므로 끝이란 것은 좀처럼 가늠이 안 되는 것이었고 또 아름답게만 생각되었다. 서서히 몰락해가는 것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았다. 그것은 정확히 알고 있었다. 지금 나는 백 살이다. 그리고 아직 살아있다. 어쩌면 이제 겨우 아흔 살일 수도 있다. 정확히는 모르겠다. (p. 9) 브론테님서재

 

사랑은 늘, 잔인한 갈증적 충동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니까요. 

 

 

  

 

 

        

   스무살 적에 ,
   나보코프의 롤리타 를 읽었어요.
   세계문학을 최초로 읽은 감격적인 순간이기도 했지요.
   독서 편식이 심했던터라 내키지않으면
   읽던책도 과감히 던져버리며 로맨스 소설에 열을
   올리고 있던 때였으니까요.
   단순히, 충격적인 주제에 끌려 산만하게 읽었을거예요.
   그래서 책을 덮고는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된
   영화를 보며 책에서 놓쳤던 부분을 채워 넣었던
   기억이 있으니까요.

  


 

 절망의 주인공 게르만과 롤리타의 주인공 험버트는 닮았다. 하지만 둘의 닮음은 한 화가가 삶의 다른 시기에 그린 용 두 마리가 닮은 경우와 같다. 둘 다 제정신이 아닌 악당이다. 그렇지만 험버트에게는 일 년에 한 번 땅거미가 질 무렵 거닐도록 허락된 낙원으로 가는 푸른 오솔길이 있다. 반면 게르만은 보석금을 얼마를 내든 결코 잠시라도 지옥에서 풀려날 수 없을 것이다. (영문판 작가 서문 중) 알라딘발췌

 

 

미스터리 라잖아요 ,그리고 나보코프가 썼구요. 이거면 충분해요. 

 

   

  

 

 

     

   동안, 이방인 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어왔던 알베르 카뮈의 작품이예요.
   책장에 카뮈와 로맹 가리의 작품들이 제일 많이
   꽂혀있기도 하구요. 물론 세 네권 정도지만요.
   이방인도 있는데, 왜 이 목록에 넣어냐면요,
   새로운 우리말의 제목을 띄고 있다고 하니까요.
   불어불문학과 교수의 새로운 번역이라고도 하니까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유는,
   나쓰메 소세키의 한눈팔기를 읽던 때처럼
   이방인을 아직도 읽지 못한 부끄러움 때문이예요.
   안 읽었다고, 경찰 출동 및 쇠고랑 안 차겠지만서도, 헤. 

 

 

 저녁때, 마리가 찾아와서 자기와 결혼하고 싶으냐고 물었다. 나는 내겐 이나저나 마찬가지라고 했고, 그녀가 원하면 우린 그렇게 할 수 있을 거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마리는 내가 자기를 사랑하는지 알고 싶어 했다. 난 전에도 이미 한 번 말했듯이, 그건 아무런 의미도 없지만, 아마도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마리는 “그러면 왜 나와 결혼하는데?”라고 했다. 난 그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고, 그녀가 원하면 우리는 결혼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하기야 결혼을 원하는 건 그녀였고, 난 그저 좋다고 말하는 것뿐이었다. p.49-50 알라딘발췌

 

 

아마도, 말이예요. 카뮈를 두고 다자이 오사무를 떠올리는 건 저 뿐일거예요. 

   

  

  

 

 

 


   다른건 없었어요,
   읽었던 내용들이 까마득하고
   김영하 작가님이 번역을 맡았다고 하니까요.
   피츠제럴드보다 김영하 작가님이 더 좋은건
   사실이지만요, 내용이 정말 까마득해요.
   어쩌면 읽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또 부끄럽다고
   얘기하기 싫어서가 아니구요, 정말 까마득한걸요.
   전집 번호 7을 달고 있으니 분명 읽어야 하는
   필수도서 중 하나이기도 하니까요.
   아아, 정말 안 읽은거 아니예요. 그리고요 ,
   개인적으로 김영하 작가님께 저도 편지써볼까해서요.
 

 

 내가 개츠비와 당신의 책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리고 당신이 이루어낸 도약이 얼마나 위대한지는 말로 다 할 수 없습니다. 이디스 워턴(피츠제럴드에게 보낸 편지 중)

 

언젠가가    되겠지만요
트위터와 아카이브에 돌아오시기를 기다린다구요
작가님의 문학론을 믿기에, 늘 건필하시길 응원하고 있다구요
 

 

   

  

 

  

 

 

       

   좋아해요 , 그럼요.
   다자이 오사무잖아요. 좀더 솔직해지자면,
   그의 작품은 황홀, 흥분 그 자체예요.
   그의 작품인 여자의 결투 를 아주 오래전에
   읽었는데, 그때의 그 감흥이 정말 굉장했던걸요.
   놀라웠어요. 그의 손길이 닿은것도 아닌데
   인쇄되어진 글자 하나하나에 손끝을 데면,
   타들어갈 듯 했었어요. 농담아니예요.
   유작인 굿바이 를 읽으면서도,
   '천재가 따로 없군!'하며 책상도 탁, 쳤던걸요.  

 

 

 

 어른이라는 것은 외로운 것이다. 사랑하고 있어도 조심하며 남처럼 행동해야 한다. 왜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될까? 그 답은 간단하다. 보기 좋게 배신당해서 큰 창피를 당한 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사람을 믿을 수가 없다는 발견은 청년에서 어른으로 가는 첫걸음이다. 어른이란 배반당한 청년의 모습이다. 본문 43쪽(「쓰가루」 중에서) 알라딘

 

그러니까    나는요 ,
만약 당신이 살아있었다면 단숨에 당신에게로 달려가
마주보며 이런 얘기를 했을거예요. 사랑해주세요, 라구요. 

 

  

  

 

  

 

 



   *


   비가 그치면, 겨울이 올거예요.
   이 겨울도 우리 무사하기로 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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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15 16: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0-17 1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0-17 1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lazydevil 2011-10-17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 문학동네 번역으로 <위대한 게츠비>를 다시 읽었어요. 번역이 만족스럽더군요.
개츠비가 데이지와 재회하는 장면에서 돌연 가슴이 뜨거워졌는데, 전에 느끼지 못한 감정이었습니다. 강렬한 울림에 지하철에서 홀로 당황했던 기억이...^^;;

2011-10-18 0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읽지 않은, 정말 좋은 책들이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에요. -그것도 저는 '아주 많이' 있어서, '아주 많이 행복한 사람'이죠!(?!) -- 슬픈 짐승, 나보코프 소설, 이방인, 위대한 개츠비, 다자이 오사무 소설. 모두 안 읽었으니 말입니다.

세상에, 한둘도 아니고 전부 안 읽었다는 사실이 조금 부끄럽기도 하군요.
하지만, 뭐, 그 시간에 다른 걸 읽었다고 해 두죠!

킴나 2011-10-18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다,






2011-10-18 2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꽃도둑 2011-10-19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자이 오사무? 난 그 분을 모른답니다...ㅡ.ㅡ
일본 소설은 거의 읽지 않은 거 같네요..소세키, 바나나 등 몇 사람 빼고는..
쥰~님이 극찬을 하셨으니 저도 그 황홀과 흥분 속으로 들어가 보고 싶네요.
설마? 황홀과 흥분이 때에 따라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건 아니겠죠?..
보장할 수 없다면 순서를 한참 미뤄두고요,,,
감성 그것도 고감도 감성,,,요즘 그게 필요하거든요..^^

VERTIGO 2011-10-20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본주의의 개념이 변형되서 인간상에 나타난게 아닐까요? 갖고 쓰고 버리는 소비의 형태를 닮은 인간관계가 배신이라고 명명되는 세상.

아이리시스 2011-10-20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책 받았어요. 엄마가 뜯고는 왜 이렇게 초콜릿이 많이 나오냐고 놀랐어요. 난 또, 발렌타인데이 선물 받는 기분이었어요. <롤리타> 잘 읽을게요. 어서 새 책 나오면 그때 사줄게요. 약속.^^

2011-10-20 21: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0-20 23: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0-21 1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신재 2011-10-21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의 추종자들이 왜이리 많아,
보고싶어, 쥬니야!

2011-10-27 0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들의 방 모중석 스릴러 클럽 29
할런 코벤 지음, 하현길 옮김 / 비채 / 201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잘 ,알잖아요. 사랑한다고해서 모든 걸 용서 할 수는 없는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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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1-10-13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릴러는 좀 문외한인데 제목이 확 끌리네요.^^

아이리시스 2011-10-14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준님의 40자평에 확 끌려요. 그래요, 슬프지만, 사실이죠! 사랑한다고해서 모든 걸 용서할 수는 없는 거죠. 그래요.( '')
 

 

 

 
   
맥주를 마시며,
   서재 글 하나 하나를 눈여겨 보는데 프레이야님의 페이퍼의 실린
   김경주라는 이름에 문득, 한참이나 잊고 지냈던 기형도 전집이 생각나
   책장을 훑어보다 없다, 라는 말과 동시에 의자에서 일어났다.
   한 권 한 권 제껴보고 들쳐보며 찾는데도 없어, 거실로 달려나가
   이브자리를 훑고 다시 서재로 와 컴퓨터 주변을 살피는데 없어, 찬 바닥에
   탑을 이룬 책더미를 모두 쓰러트리고 나서야 기어코 오랜만의 외출을 한
   그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보지 못했다는 말과, 술을 마셨느냐 묻는 그이에 말에
   정말 보지 못했느냐 물었고 아직 마시는 중이지만 그만 마시겠다고 대답했다.
   잘 찾아보라 말해주었지만 어디에도 없다고,
혹 내가 술에 취해
   버리거나 태우거나 베란다 밖으로 던지지는 않았냐
고 물었다.
   순간, 알 수 없는 그이의 침묵에 덜컥 마음이 급해져 눈물이 나려는데,

 

 
 


 

   넌 그런 아이가 아니야, 지금 갈게. 가서 찾아줄게.
   얌전하게 티비보고 있어. 응, 은주야?    하며, 그이가 대답했다.  

 

  

 

 

 

 

 

 
   
   에쿠니 가오리와 함께 집필했던
   냉정과 열정사이를 마지막으로 더이상의
   그의 작품은 읽지 않았다. 간간히 새 책 소식을
   듣기는 했지만 구태여 찾아 읽거나 필요 혹은
   의무적으로 읽을 기회조차도 없었다.
   그에 반해, 냉정과 열정사이를 계기로 알게 된
   에쿠니 가오리의
(두 작가 모두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책은 모조리 사들였다.
   참 대조적이었지만 츠지 히토나리라는
   작가를 좋아 할 만한 건덕지(?)는 없었다.

  

   

 

 오토와의 본질은 어디로 간 것일까 생각해보았다. 오타와를 이루고 있던, 존재를 구성하고 있던 근본은 어디로 간 것일까. 오토와의 본질이 사라졌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정말로 모든 것이 사라져버렸다면 미노루를 이토록 혼란스럽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흐르는 눈물은 삶에서 죽음으로의 육체적인 이별을 아쉬워하는 것이다. 오토와의 존재의 본질은 어딘가로 비상해 그대로 보존되어 있을 터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자신이 이런 생각을 할 수가 없을 것이다. 정말로 사라진 것이라면 내 기억에서도 그 존재가 사라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 p.93

 

 존재의 이유를 묻고 있다. 우리는 왜 태어났으며 왜 죽어야하는지, 죽음이란것이 숙명이라면우리는 왜 태어났는지. 책은, 주인공인 철포장이 미노루의 죽음으로 시작해, 사는 동안의 생의 과정 그리고 다시금 죽음으로 마무리된다. 그리고 책은, 작가 본인의 조부인 이마무라 유타카의 생을 모델로 한 실제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사실,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작위적인 느낌을 떨칠수가 없었는데 이야기를 끝내고 작가의 말을 읽는데 작위적으로 느꼈던 부분이 사실이라는 말에 순간적으로 부닥친 아찔함에 몸을 떨었다. 유골을 갈아, 골불을 만든다니 상상할 수 있겠는가. 

 

 사, 사람이란 다 죽게 돼 있다. 죽는 게 다지. 그걸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극락이란 걸 만들어낸 거야. 극락이란 분명히 있을 거다. 하지만 그건 살아 있는 사람들의 마음속에서야. 죽은 사람들은 그런 것과 아무런 상관이 없지. 죽으면 이 세상의 것들과는 모두 무관해지니까. p.172

 

 조부를 모델로 삼은 책이라지만 허구성 또한 짙은 것이 사실이다. 사후 세계를 이야기하지는 않지만, 전생과 성불 그리고 죽은 혼의 부활에 대해서는 죽음 그 후의 이야기로 가볍게 풀어낸다. 어린 나이로 시작되는 미노루의 삶의 과정은 시대적인 영향(제1,2차 세계대전)을 받고 눈을 깜박이는 횟수만큼이나 절대적 혹은 상대적인 죽음의 본질에 대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이런 어둠 속을 다니다 보면 알 수 있지. 현실같은 건 애초에 없었다는 것을. 난 벌써 30년이나 이렇게 나룻배를 젓고 있다. 지금까지 몇만 명이나 되는 사람을 반대편 기슭에다 날랐지. 그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의미 같은 건 없겠지. 그저 셀 수 없을 만큼 이쪽과 저쪽을 왔다 갔다 했을 뿐이야. 그러다가 나도 언젠가는 죽겠지. 하야토가 갑자기 사라진 것처럼 나도 얼마 안 가 사라질 거다. 내가 노를 젓지 못하게 되거나 치쿠고 강에 나룻배가 없어진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 아무것도 바뀌지 않거나 몽땅 사라지거나 어느 한쪽일 게야. p.209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수많은 존재의 이유에 대한 질문을 던지지만 이러한 의문을 던지고 해답을 찾는것이야말로 존재의 이유일지도 모른다는 작가의 결론은 결국 삶과 죽음 그 어떤것에도 해답이 없다고 말한다. 자아의 정체성이 불분명하게 내 정수리 끄트머리에 내리 꽂혔을때부터 난 죽음을 생각하고 그리 많지 않은 나이에 '기필코' 수많은 요절한 작가들처럼 죽어버리고 말겠다고 다짐했다. 별 거 아니라고 생각했고, 나는 정말 죽음이라는 것이 별 거 아닌것처럼 행동해왔다. 그리고 잊고 그리고 살았다. 가볍게, 아주 가볍웁게, 별 일 아닌 것 처럼. 참, 괜찮은 책이다.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뭉개뭉개 흩어지는 무게없는 솜털로 성불시켰다. 츠지 히토나리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하게 한 몫 했던 우유부단한 문체가 없어졌다. 놀랍다.
  

  

  

 

  

 

덧글1. 아, 그런데 숲에 대한 질문에는 대답을 해주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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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1-10-06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맥주 김경주 기형도 없다 죽음... 그리고 가벼움.
두말없이 백불을 담아갑니다.^^

June* 2011-10-06 21:20   좋아요 0 | URL
 
 한 번 본 책이고, 서평단으로 받은 책이예요.
 그래도 괜찮다면 보내드리고 싶어요.
  

2011-10-07 08: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0-13 09: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0-11 23: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0-12 16: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0-12 17: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0-13 09: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0-13 09: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꽃도둑 2011-10-12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 까만 나비들은 뭡니까?...
혹? 죽음과 어찌어찌 되는 사이?,,,,이런이런 그건 아니겠지요..
문체가 참으로 독특한 뭔가가 있네요.,,혹, 문학과 담 허물고 사시나요?..ㅎㅎ

참 괜찮은 책이다 라고 하셨으니 백불, 언젠가는 함 읽어봐야겠어요.

June* 2011-10-13 09:48   좋아요 0 | URL
 
 오래도록 ,좋아하고 있어요. 나비.
 책도 물론 좋았구요. '이 책 정말 최고다!' 까지는 아니지만
 참 괜찮은 책임에는 분명해요. 아, 어쩌면 츠지가 내놓은 책 중
 가장 좋았기때문에 이렇게 느끼는지도 몰라요. 그러니까, 음 ,
 독서 취향은 개개인마다 다르다구요 .. .
 ( 아이쿠, 너무 부산스럽죠 ? ㅠㅠ )
 
 문학과는 겨우, 돌무더기 부스러기 한 점 손 끝으로 찍어냈을 뿐이예요.
 
 

2011-10-13 15: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VERTIGO 2011-10-20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로필 사진으로 책 많이 팔아먹은 일본작가죠. 내용보단 이미지로 승부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