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선율 위에
음표인 듯
실려오는 그대

텅빈 온음표의
테두리만큼이라도
그저 따스해

빛을 쬐 듯
비에 젖은 나를
잠시 기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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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판을 긁는 것처럼
말라버려 뾰족해진 감정이
심장을 긁고 있구나
혼자서 하는 공놀이가
지치고 서러웠을까
뻑뻑해지는 목구멍이
바투 깎은 손톱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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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공간을 떠돌던 우주가

나의 우주와 마주쳤던 순간

시간은 여전히 무심했으니

처음부터는 아니었으리라

 

하루에도 몇 번씩

빨라지다 느려지다

불규칙한 맥박이 되었을 때

시간은 공명의 파도로 출렁였다

 

하루에도 몇 번씩

환해지다 깊어지다

당황스런 홀로그램이 되었을 때

공간은 손가락 깍지로 맞닿았다

 

휘몰아치는 시공의 강물을

연어인 듯 거슬러 올라가면

운명적인 빅뱅의 순간을

불현 듯 만날 텐데

 

우주적인 사건의 시작은

언제부터였을까

마주친 점에서 생긴 불꽃은

지금도 달려가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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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을 향했던

마음의 크기는

그가 떠난 후에야

알게 되는 걸까

 

함께 했던 풍경을

천천히 더듬어볼 때

하루의 시곗바늘은

그를 향해 움직여

 

그가 없는 하루가

오늘도 끝나 가는데

그를 품은 하루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한참을 달려도

아득한 시선 너머엔

눈부신 그가 있으니

눈물겨운 그가 있으니

 

한 사람을 향했던

마음의 크기는

보이지 않는 그를 품는

시간의 크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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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걷던 길을

혼자 걸으며

흩뿌려진 풍경을

주워 담는다

 

부드러운 햇살처럼

쏟아지던 눈빛

따스한 공기를 품고

주고받던 말들

 

그토록 눈부셨던

무지갯빛 공간이

무채색 허공으로

던져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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