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사생활 - 나를 치유하는 일상의 99가지 사물
이민우 글, 정세영 사진 / 이숲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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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칵! 호흡을 멈추고 셔터를 눌렀다. 새끼손톱보다 작은, 발목보다 낮은 키로 가만가만 흔들리던 하얀 봄이 렌즈 안으로 쏙 들어왔다. 아마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봄이 아름다워지기 시작한 것은. 디지털카메라의 붐이 일었을 때, 접사 기능으로 눈동자 한가득 작은 꽃들을 담아가면서 꽃의 매력에 빠져버렸다. 유달리 작은 꽃이 많은 계절이다. 무심코 지나칠 때에는 몰랐던 생명들이다. 작은 봄꽃들은 미세한 바람에도 흔들렸다. 바람이 불지 않는다고 생각한 순간에도 나지막하게 바람의 존재감을 알려준 다음, 향기를 잘게 쪼개서 바람에 흘려보냈다. 봄을 떠올릴 때 간질거리는 느낌이 드는 이유는 꽃 때문일 거다. 그런 꽃을 품은 봄을 덩달아 사랑하게 되었다.

사람은 의미를 품은 사물을 사랑하게 되는 걸까. 의미로 다가오는 대상은 다양하다. 생명체에서 무생물에 이르기까지 딱히 정해진 기준은 없어 보인다. 동화였던어린왕자가 심오한 소설로 인식되었을 때, 소설 속 왕자에게 의미 있는 대상은 장미와 여우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막도, 밀밭도, 석양도, 별까지도. 주인공을 둘러싼 수많은 사물들이 의미를 지닌 채 빛을 냈다.

 

사물의 사생활99가지 사물의 의미를 카피라이터인 작가 고유의 시각으로 바라보며 해석한 책이다. 카피라이터가 쓴 글을 좋아한다. 직업의 특성상 그들은 대체적으로 본질을 꿰뚫는 예리한 시각을 지닌다. 그들의 글은 시와 흡사해 보일 때가 많다. 단 몇 줄은 탱탱 볼인 양 상큼하다.

현미경으로 대상을 관찰하는 느낌으로 따라가 보니 나를 치유하는 일상의 99가지 사물이라는 부제처럼 마음이 치유되는 듯했다. 여행을 가서 새로운 풍경이 드넓게 펼쳐졌을 때 느껴지는 후련함과 비슷했다. 그런 느낌이 가뿐한 바람으로 불어와 마음에 쌓여있던 먼지를 훌훌 털어냈다. 마음의 무게가 조금 가벼워졌다.

같이 실린 사진도 글 못지않은 존재감을 발한다. 전달하는 메시지가 많다.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은 렌즈의 초점이 오롯이 대상에만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사물이 주인공인 글이니 당연하지만 사진을 넘길수록 사물을 올곧게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강하게 감지된다. 대상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담대함과 가까이에서 본질을 담아내려는 사진들이 진한 느낌표로 찍힌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선뜻 내미는 손이 그리울 때가 있다. 외로움에 지쳐가다 그냥이란 포장지를 이용한다. 위로받고 싶을 때 가끔 카카오 톡을 보낸다. 도로 삼키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농담 몇 마디에 기대어서라도 시린 가슴을 덮고 싶어질 때가 있다. 그냥. 두 글자를 보낸다. ‘사랑은 의미가 아니라 존재 자체에 대한 경이로움이다. “, 날 사랑해?” “그냥.”(p154)’ 불현 듯 누군가에게 그냥이 되고 싶어진다.

네가 오전이면 시계도 오전이고, 네가 오후면 시계도 오후다.(<시계>, p123)’ 많은 의미를 품은 문장이다. 나의 생각대로 의미가 생긴다는 말이다. 무서운 말이기도 하다. 보아도 보이지 않는 사물이 생길 수 있다는 말 아닌가. 그런 사물은 의미를 잃고 투명해진다. ‘사람의 눈은 자신의 기분과 심리적 상태, 처한 상황, 날씨에 따라 오목렌즈와 볼록렌즈로 대상을 부분적으로 확대하고 축소한다.(<안경>, p189)’ 관점이 비슷하면 사물을 비슷한 크기로 바라볼 터이다. 그가 누구든 오랜 동안 나란히 걸어갈 수 있다면 얼마나 따뜻한 행운이 될까.

무인도에 가져간다고 가정하니 내 삶의 세 가지 사물은 무엇일까?(<프리스비>, p50)’에 대한 답변이 떠오른다. 글을 쓸 수 있는 종이, 파란색 제트스트림 1.0 볼펜, . 책은 읽을 때마다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어린왕자>와 같은 책이면 적당하겠다. 욕심을 조금 더 부린다면 음악이 담긴 플레이어 정도를 추가해도 좋겠다.

 

이 책을 읽으며 나의 삶을 돌아보고, 시선을 가로막는 편견의 포장지를 벗겨냈다. 사람을 생각하고, 세상을 둘러보고 시선 끝에 놓인 나를 바라보았다. 폐 속에 신선한 공기가 가득 들어차 삶이 확장되는 느낌이 들었다. 관점의 기발함에 감탄하면서 글을 읽었지만 앵무새처럼 작가가 부여한 의미를 따라가고 싶지는 않다.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나만의 의미를 찾아야 하니까. 우리는 사실 제각기 다른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지도 모른다. 저마다 다른 의미로 축소되고 확대되어 만들어진 세상 안에서. 객관적으로는 같은 시간과 같은 공간을 바탕으로 지문처럼 다른 세상을 살아간다고 상상하니 기분이 묘하다.

왜 하필 99가지의 사물을 정했을까. 그 이상도 가능할 것이고 많은 이들이 선호하는 100으로 마무리할 수도 있었을 텐데. 가만히 생각하다 퍼즐의 마지막 조각인 듯 끼워 넣을 수 있는 대상을 떠올린다. 바로 나! 사물이라 하기엔 억지스럽지만 굳이 하나를 남겨놓은 것은 끝으로 나를 바라보라는 의미가 아닐까. ‘나는 나에게, 타인에게, 세상에게, 신에게 무슨 사물일까.(p7)’ 존재론적 질문 앞에서 되묻는다. 나는 나에게 무슨 사물일까. 아직 당당하게 외칠만한 답을 얻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의미 없는 사물이 되고 싶지는 않다. 세상을 품고, 세상을 품은 나를 품고 싶어서 같은 질문을 계속 떠올리며 스스로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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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고도 가까운 - 읽기, 쓰기, 고독, 연대에 관하여
리베카 솔닛 지음, 김현우 옮김 / 반비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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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 하이드레이트. 낮은 온도와 높은 압력에서 메테인, 이산화 탄소, 염소 기체 등이 물 분자 사이의 빈 공간을 채우면서 만들어지는 물질이다. 얼음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불을 붙이면 메테인이 타기 때문에 불타는 얼음이라 불린다. 작가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이 물질을 떠올렸다. 이야기는 뜨거우면서도 담담하고 냉철했다. 헝클어진 실타래를 닮은 어머니와의 관계를 조금씩 풀어나가는 과정이 심장으로 흘러들면서 계속 불이 붙는 듯 화끈거렸다. 마지막 책장을 덮자 뭉클한 실 뭉치 하나가 심장 한가운데로 툭 떨어졌다.

작가는 자문한다. ‘이 책도 눈물일까.(p371)’ 웃음이 담긴 책을 높이 평가하는 평소의 관점으로 판단해도 나의 답은 Yes!이다. 결코 칙칙하거나 암울하지 않은 눈물이다.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맑음을 품은, 차가우면서도 뜨거운 눈물이랄까. 나의 느낌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까. 홍시 맛이 나서 홍시라고 한 것뿐인 장금에 빙의한 양, 군더더기를 붙일 필요 없이 그저 좋았다.

 

책속의 이야기는 어머니의 집에 있던 살구를 딴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어린 시절의 작가에게 상처를 준, 세월이 흘러서는 치매에 걸려 그것조차 기억하지 못하던 그녀의 어머니는 아픈 이야기가 되는 대상이다. 작가는 그런 당신을 가깝고도 먼 거리에서 마지막까지 겪어내는 과정을 덤덤하게 그린다. ‘“멀고도 가까운 곳에서그건 물리적인 거리와 정신적인 거리를 함께 가늠하는 방법이었다. (중략) 우리는 침대 옆에 함께 누운 사람과 수천 마일 떨어져 있을 수도 있고, 세상 반대편에 있는 낯선 이들의 삶에 깊이 마음을 둘 수도 있다.(p160)’ 물리적인 거리와 정신적인 거리가 일치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많은 경우 두 종류의 거리는 일치하지 않는 듯하다. 주변 사람들을 하나 둘 떠올려본다. 물리적인 거리가 가깝지만 정신적인 거리가 먼 경우는 아픔, 물리적인 거리는 멀지만 정신적인 거리가 가까운 경우는 위안 정도 될까.

거리를 두고 보면 어떤 법칙이나 관련성을 보게 되고, 대상을 전체적으로 볼 수 있게 된다.(p251)’ 작가는 어머니에 대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어머니라는 존재를 전체적으로 본다. 여기에 작가에 대한 놀라움이 있다. 부모와 자식사이, 그토록 가까운 관계에서 거리를 유지했다는 점이다. 변변한 저항조차 해보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자석으로 끌려들어가는 철가루의 입장이었을 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거리감을 유지한 이성이, 더군다나 그것이 뾰족한 증오나 비뚤어진 저항으로 변모하지 않았다는 점이 존경스럽다.

 

버지니아 울프가 했다는 말에 힘을 실어주는 책이다. ‘무엇이든 말로 바꾸어 놓았을 때 그것은 온전한 것이 되었다. (중략) 여기서 온전함이란 그것이 나를 다치게 할 힘을 잃었음을 의미한다.(p350)’라는. 리베카 솔닛은 울프의 문장을 그대로 재현해낸다. 어머니를 이야기 안에 배치하고 글로 새김으로써 자신을 다치게 할 힘을 잃어버린 대상으로 봉인한다.

무엇이 그녀로 하여금 그렇게 할 수 있게 만들었을까. ‘감정이입이란 말에서 그 원동력을 찾는다. ‘감정이입이란 자신의 테두리 밖으로 살짝 나와서 여행하는 일, 자신의 범위를 확장시키는 것을 의미한다.(p286)’ 상황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응시한 작가는, 마냥 울거나 외면하지 않고 용기 있게 어머니를 향해 걸어들어가 자신의 어머니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나는 결과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 주목한다. 넘어지고 상처가 나서 피를 흘리다 굳어지기까지 감당했을 가시 같은 아픔을 상상한다. 피부가 따끔거린다. 너무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나면 찡한 느낌도 함께 오는가.

 

<살구>에서 출발한 이야기가 <살구>로 매듭을 짓는다. 13가지의 소주제가 7번째 이야기인 <매듭>을 중심으로 대칭을 이룬다. 가운데 7에서 중성을 나타내는 pH가 생각난다. 적정 농도의 산과 염기가 어우러져 중성의 염이 만들어지듯 대칭을 이루는 주제들이 조화로운 쌍을 이룬다. 물질과 다른 점은 이들의 쌍이 동일한 제목으로 펼쳐진다는 점이다. 같은 제목 아래의 다른 이야기들이 독특하다.

각 장의 제목이 실린 사진 역시 의미심장하다. 1장의 갓 딴 <살구> 사진이 13장에서는 <살구> 청이 담긴 병으로 바뀐 것도 하나의 메시지가 된다. 살구를 따고 그냥 오래 두면 썩는다. 살구가 무르익어 버릴 것 없는 쓰임새로 작용하도록 만드는 것은 살구를 앞에 둔 이의 몫이다. 이를테면 오래 두고 먹으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나누어줄 수도 있는 살구 청으로 만드는 것 같은 일 말이다. 2장에 나오는 인공의 <거울>12장에서 거대한 <거울>이 되는 강물이 된다. 3장에서 <얼음>은 빙산의 새하얀 앞면을, 11장은 빛을 받는 이면의 <얼음>을 보여준다. 4장은 함께 가는 새들의 <비행>, 10장은 홀로 기구에 떠있는 <비행>을 보여준다. 5장의 <>은 기포 안에 갇힌 모습을, 9장은 그 <>을 뱉어내는 물속의 인간을 보여준다. 유일하게 차이가 나는 제목은 6장과 8장인데, 매듭을 중심으로 <감다><풀다>가 배치되어 절묘한 대구를 이룬다.

나방이 잠든 새의 눈물을 마신다.(p31)’라는 문장으로 시작되어 각 장의 말미에 간지처럼 끼워진 회색 바탕의 이야기는 별도로 찾아 읽어도 독립된 하나의 이야기로 기능한다.

글의 구성과 수록된 사진이 이야기를 극대화하는데 한 몫을 한다. 연극에 비한다면 무대장치와 소품까지 완벽한 작품이랄까.

 

넌 글 친구 있어서 좋겠다.” 며칠 전, 친구가 보낸 메시지에 글이 친구가 되지.” 웃으며 답을 했다. ‘작가가 홀로 들어가 자신이 마주친 미지의 영역을 기록으로 남긴 것이 책이라는 신기한 삶이다.(p85-86)’ 당연하게 여겨왔지만 의미를 곱씹어보면 새삼스럽다. 글을 쓰는 순간, 작가는 고독안에 자리한다. 글을 마주하는 독자 역시 책을 읽는 순간은 고독안에 있다. 고독과 고독이 만나는 시너지란! 혼자이면서 혼자가 아닌 느낌이다. ‘글쓰기는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침묵으로 말을 걸고, 그 이야기는 고독한 독서를 통해 목소리를 되찾고 울려 퍼진다.(p100)’ 그래서 너는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거야.(p101)’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것이다.

누가 당신의 눈물을 마시는 걸까. 누가 당신의 날개를 가지고, 누가 당신의 이야기를 듣는 걸까.(p371)’ 아직도 불붙은 얼음이 심장 안에서 타고 있는 듯하다. 여운이 오래가는 책이다. 나의 눈물을 마실 누군가가 나타날 수 있을까. 나의 이야기를 들어줄 심장이 뛸 수 있을까. 나는, 뜨거운 심장과 냉철한 이성으로 내 심장이 알고 있는 이야기를 꺼내어서 이 공간에 새길 수 있을까. ‘당신의 이야기는 무엇인가.(p211)’라는 질문이 가시처럼 나를 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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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19-05-06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비종님, 안녕하셨어요. 여전히 멋진 리뷰를 쓰고 계시네요! 이 리뷰도 마침 어머니에 관한 것이네요. 어머님 수술에 관해 보고를 드리러 왔어요. 수술은 잘 됐고요, 다만 소화기관을 많이 잘라내서서 ㅜㅜ 식사가 조금 힘드시긴 한가봐요. 다행히 췌장이 일부 살아남아서 인슐린을 따로 맞을 필요는 없답니다.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다행인지요. 어머니가 아버님 당뇨 땜시 인슐린에 학을 떼셨거든요. 근데 안그래도 된다니 너무 좋지요. 항암은 해야 하지만, 잘 이겨내실 걸로 믿습니다. 어머니 의지도 있으셨고 수술진도 좋은 분들이었지만, 나비종님의 멋진 시가 곁들여진 응원도 큰 도움이 됐어요 감사드립니다

나비종 2019-05-06 20:11   좋아요 0 | URL
멋진 리뷰라 해주셔서 기분이 좋습니다. 특히 ‘여전히‘에 글자 크기 256의 의미를 부여하며 히죽거리며 웃고 있습니다.^^;;
마태우스님의 소식이 궁금했습니다. 어머님 수술이 잘 되었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친정 부모님께서 두 분 다 각각 다른 부위의 암이셨는데, 지금은 잘 이겨내시고 지내십니다. 특히 어머니는 한쪽 유방을 도려내셨거든요. 처음에는 많이 불편하셨던 모양인데 불편한 대로 적응을 하시더군요. 그나마 다행인 점을 찾아가며, 소소한 행복을 발견해내는 인간이란 존재의 의지는 매번 물컹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제 시가 마태우스님의 마음에 도움이 되셨다니 다행입니다. 몇 줄의 문장이 무슨 힘이 될까 싶다가도 다만 조금의 응원이라도 되고 싶은 욕심도 있었거든요.^^

마태우스 2019-05-06 21:01   좋아요 0 | URL
어머나 두분이 다 암이셨군요. 가슴은 여성에게 의미가 커서 어머니의 상실감이 크셨겠어요 맞아요 인간이란 적응의 존재지요. 어려운 일이 있어도 잘 이겨낼 수 있는 건 그 덕분인가봐요. 하지만 혼자서 이겨내기 어려울 때도 있는 법이라, 나비종님같은 좋은 친구가 필요하죠. 이번에 정말 감사했습니다

나비종 2019-05-06 22:45   좋아요 0 | URL
오히려 당사자이셨던 당신은 무심하게 말씀하시더군요. 어깨에 가방을 멜 때 균형이 안 맞아 기울어지는 것 빼고는 그런대로 괜찮으시다구요. 당시, 인공으로 넣는 방법에 대해 논의가 되었었는데 이 나이에 뭐 쓸데없는 데 돈 쓰냐며 사양하셨더랬죠. 종종 그 때를 생각한답니다. 정말 괜찮으셨던 걸까, 나도 그 나이에 그런 상황이라면 그런 말을 할 수 있었을까 하구요. 저는 세상에서 어머니를 제일 존경하거든요. 어렸을 때는 몰랐는데 나이들수록 알게 되더라구요. 당신의 치명적인 매력을요.ㅎㅎ
좋은 친구라 표현해주셔서 기분이 업그레이드되었답니다. 음, 그럼, 좋은 친구가 된 기념으로 한 가지 부탁 좀 들어주실래요? 꽤 오래 전에 마태우스님께 친구 신청을 했는데, 계속 수.락.을. 안.해.주.셔.서 ‘나, 까인 거임?‘하며 살짝 상처받고 있었거든요.^^;;;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산문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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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 가까이 한 곳에 앉아 책 한 권을 읽었다. 몸은 한 곳에 멈춰있었건만,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마음이 묵직하게 일렁였다. 작가가 초반에 언급한 말이 떠올랐다. 보이는 장면과 경험하는 느낌과의 차이, 이건 분명 멀미였다. 차멀미와는 달리 몸과 마음의 위치가 바뀌었을 뿐.

혼자 여행을 떠나고 싶어. 입버릇처럼 했던 말이다. 11일의 계획에 야심차게 들어갔다가 1231일이 되면 어김없이 실패로 끝나곤 했던 혼자만의 여행’ . 몇 년 동안 포기하지도 않고 패턴처럼 반복되다보니 차츰 이런 생각이 드는 거다. , 여행을 간절히 바라고 있기는 한 걸까. 매번 실패하면서도 잊은 듯이 매번 바라는 이유가 정말로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는, 의식하지 못하는 무언가가 자꾸 나를 끌고 가는 걸까.

알고 싶었다. 다른 사람의 이유는 뭘까. 동네책방에서 진행된 <심야책방>에 신청을 해서 편 김에 끝까지읽고 싶은 책으로 여행의 이유를 선택한 것은 이런 이유였다. 실은 그 이유를 거울삼아 내 이유를 보고 싶었다는 표현이 더 적절했다.

 

소소한 사은품이라며 주인장이 동네책방 에디션으로 나온 이 책의 표지와 같은 컬러풀한 엽서 네 장을 건넨다. 빨강, 파랑, 노랑, 검정빛. 엽서를 써본 지가 언제였더라. 오랜만에 바라보는 POSTCARD의 여백에 시선이 머문다. 여행을 떠나 낯선 장소에서 엽서를 적어 내려가는 상상을 한다. 엽서, 여행을 다니는 종이다. 그것처럼 가볍게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자 문득 설레었다.

낯선 사람들이 배치된 공간에서 열 명 남짓한 이들이 각자 자신의 이유로 선택한 책을 소리 없이 읽어 내려갔다. 그들이 책장을 넘기는 소리를 배경음악처럼 들으며 여행에 관한 책을 읽는 나는, 낯선 여행을 하고 있는 듯 착각이 들었다. ‘혼자같이가 공존하는 묘한 시간이 여행이 건네주는 그것과 비슷할 것 같았다. 한 마디 대화도 없었지만 책을 향해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여행의 동반자인 것만 같아 마음이 내내 따뜻했다.

 

노아 루크먼이 했다는 말, ‘프로그램에 대한 정의가 매우 신선했다. ‘가지고 있는지조차 모르지만, 인물의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는 일종의 신념’(p58) 이라는. 내게도 여행을 향한 프로그램이 있기에 이리도 자주 여행을 떠올리고 갈망하는 걸까.

오래 살아온 집에는 상처가 있다.(p64)’는 문장에 반해버렸다. 무방비 상태로 순식간에 공격을 받은 듯 심장이 철렁했다. 이 짧은 문장이 의미하는 깊고 날카로운 의미에 베일 것 같아서, 그 느낌이 너무 선명하게 다가와서 홀린 듯 문장을 씹고 또 씹었다.

가끔은 달아나는 것도 필요하다.(p67)’ 는 문장 앞에서는 뭉클했다. 관찰자의 입장에서 다른 이의 문장으로 보는 말은 스스로를 향하는 말과는 달랐다. 많은 위안을 받았다. 적어도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었구나. 가끔은 모든 것을 놓고 홀연히 떠나는 것도 괜찮다며 토닥이는 듯했다.

9편의 소제목이 담긴 그림은 여행과 묘하게 어울렸다. 테두리만 있는 단순한 도형에 불과한 그것이 여행과 관련된 상상력을 자극했다. 비행기이거나 배이거나 혹은 기차의 창문과 비슷할 때도 있었고, 도로나 어떤 장소를 가리키는 이정표 같기도 했다.

뇌는 한 번 경험한 것은 그 어떤 것도 잊지 않는다고 한다.(p71)’는 문장 앞에서 나의 경험들을 생각했다. 땅속 깊이 고여 있는 마그마처럼 어딘가에 기쁨이 자리하고 있다는 생각에 다행스럽다가도, 슬픔이나 아픔도 어느 구석인가에는 남아있을 거라 생각하자 심장이 따끔거리기도 했다.

 

여행을 망설이며 자주 들썩이다 멈추곤 했던 나에게 적절한 책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나만의 여행을 향한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내 마음과 공명하는 문장들을 천천히 들여다보면 되는 것이었다. ‘그토록 길고 고통스러웠던 여행의 목적은 고작 자기 자신으로 돌아오기 위한 것이었다.(p132)’, ‘여행은 어쩌면 아무것도 아닌 자가 되기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p189~180)’ 여기까지 읽고 알게 되었다. 나는, ‘노바디로 떠나서, 스스로에게 썸바디가 되고 싶은 거라고. 그토록 여행을 떠나고 싶던 이유는 내 자신을 찾고 싶은 것이었다. 자기만의 이유라 일컬어지는, 그건 자유를 의미하기도 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실패조차 재미로, 삶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싶은 용기가 생긴다. 내내 뭉클한 마음으로 그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나의 여행지수는 99의 물이 될 때까지 계속 온도를 높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100의 수증기로 날아가지 못하던 1의 에너지를 어쩌면 이 책이 주었는지도 모르겠다. 엽서처럼 훌훌 떠나서 누군가에게 엽서를 보낼 수도 있을 것만 같은 마음이 드는 이유는 아마도 그래서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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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아마도 - 김연수 여행 산문집
김연수 지음 / 컬처그라퍼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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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과도 같은 것이었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결국 땅으로 돌아오는 발바닥처럼. ‘외로움이란 매순간 이렇게 나를 잡아당겼다. 순식간에 푹 꺼지는 싱크 홀처럼 언젠가, 아마도, 깊이를 알 수 없는 어딘가로 침잠해 들어가지 않을까. 인간은 원래 고독한 거야. 많은 철학자와 작가들의 잠언과도 같은 말도 별반 위로가 되지 않았다.

내 것이 되는 것은 그게 무엇이든 바라볼 때와는 확연히 다르니까. 거리가 확보된 관찰은 시각적인 효과만을, 조금 더 가까워진다면 후각적인, 손을 뻗는다면 외피의 감촉만을 느낄 뿐이다. 옷을 직접 입는 것은 내피를 온몸으로 감각하는 일이다. 촉각은 이런 면에서 마음으로 가장 빠르게 스며든다. ‘외로움이 감각되는 자극의 일종이라면 아마 촉각으로 감지되는 것이리라. 적당한 슬픔이 고인 축축함과 공허함으로 바싹 말라버린 푸석거림과 스스로의 체온만으로 데워진 몸과 옷의 미세한 간극을 선명하게 느끼는.

 

수많은 도시를 여행하면서 낯선 풍경의 공기를 전하는 여행 산문집이다. 작가의 발길을 따라가다 보면 마지막으로 남는 감정은 외로움이다. ‘여행이란 본디 외로워지는 일이니까.(p225)’ 글에서 채도가 다른 작가의 외로움이 느껴진다.

언젠가는 혼자 여행을 하고 말거야. 막연히 꿈꾸곤 했다. 여행의 결론이 외로워지는 거라면, 지금도 근근이 버거운 외로움을 걸어가는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자 비 내리는 바닥에 흘러내린 기름을 보듯 어지러워졌다. 약간의 거부감이 들어앉아 그의 문장들에 온전히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마음이 계속 겉돌았다.

 

내 외로움이 어디에서 오는지 알고 있었다. 몰랐던 것은 그것을 안고 디뎌야할 발걸음의 방향이었다. 너무 뜨겁거나 너무 차가운 물체를 손에 올려놓고 어찌해야 할지 방황하는 과정이랄까. 마지막 부분에서 따뜻한 빵과 같은 온기를 주는 답을 찾았다. <사진으로 다 전하지 못하는 이야기들>이란 제목의 글에서였다. ‘포토샵이 사진의 노출을 보정하듯 기억은 과거에 대한 판단을 보정한다. 좋았던 시절은 더 또렷하게, 나빴던 시절은 더 흐릿하게 혹은 그 반대로. 그제야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삶을 바라보느냐, 더 나아가서 어떻게 말하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p235)’

 

<모든 게 끝났으니 진짜 여행은 이제부터>라는 마지막 글을 보자 작가가 이 산문집을 쓴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그건 여행의 목적에 관한 생각이었고, 이제껏 그가 말했던 수많은 여행지에서의 경험은 하나의 점으로 모아졌다. 이 책은 여행지의 풍광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었다. 책을 읽는 이로 하여금 자신만의 여행을 시작하게 하는 출발의 호루라기와 같은 의미를 지닌 것이었다. ‘여행의 목적은 공간의 이동이 아니라 나를 둘러싼 세계를 바꾸는 데 있다는 걸.(p255)’,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을 바꿀 때 나도 바뀐다.(p256)’ 나를 바꿀 수 있는 것은 결국 나일 수밖에 없다. 외로움을 감당하는 것도. 지구라는 공간을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을 칠 것이 아니라 기준점을 바꿔야하는 일이었다.

 

-저 산의 높이가 얼마나 될 것 같아?

멀리 바라다 보이는 산꼭대기를 가리키며 친구가 물었다.

-글쎄, 한 구백 몇 미터?

인터넷으로 산의 높이를 검색해본 친구가 감탄한다.

-역시, 과학 쌤!

-그냥 감으로. 한라산 높이가 1,950m이라니까 그것보다는 훨씬 낮을 테니 대충 찍은 거야. 근데 참 놀라워. 저게 1킬로미터 가까이 된다니.

-높이의 기준이 여기부터가 아니니까 보정을 한다면 그보다는 낮겠지?

!!! 잠시 잊고 있었다. 모든 산의 높이는 해발고도라는 사실을. 우리가 서 있던 장소는 기준점으로부터 다소 높은 곳이었으니 나의 감은 엄청나게 빗나간 셈이다.

 

나만의 이야기를 보정해가는 과정에도 외로움은 늘 바탕화면처럼 깔리며 나를 당길 것이다. 하지만 외로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면, 여행이란 그 기준점을 다소 높여줄 수 있는 썩 괜찮은 방법이라 말하고 싶다. 여행이란 외로움을 보정하는 과정이라고. 중력처럼 당기는 외로움을 그나마 견디며 걸어갈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건조해보였던 보정이란 낱말이 위안으로 다가온다. 실제로는 그다지 높지 않다며, 바라볼만 하다며, 조금씩 쉬면서 올라가다보면 담담하게 바라볼 수 있는 높이까지 도달할 수 있을 거라는 의미를 품은 채. ‘여행이란 말이 중력처럼 나를 당긴다는 느낌이 들자 어디로든 떠나고 싶어졌다.

 

 

p105, 9째줄 : 타시오 타시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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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길의 괴짜 생물 이야기
권오길 지음 / 을유문화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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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공간에 가두면 나중에 한계를 확장해주어도 뛰는 높이가 높아지지 않는다는 벼룩의 이야기. 가능성을 발휘할 영역을 제한하지 말라는 비유로 많이 등장한다. 많은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 아이들의 가능성을 나의 좁은 생각으로 가두어두면 안되지. 창의성이 특히 강조되는 과목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두고두고 마음에 담아두어야 할 이야기였다.

연수를 받으면서 들었던 코이의 이야기는 놀람을 넘어 충격이었다. 벼룩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관상어의 일종인 이 물고기는 사는 장소에 따라 몸의 크기가 달라진다나. 한데 달라진다고 하기에는 변화의 폭이 엄청나다. 어항 속에서 자라면 5~8cm, 연못에 풀어놓으면 15~25cm, 넓은 강물에서는 90~120cm 정도로 자란다고 하니. !!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느낌표가 심장 한가운데로 찍힌 듯 찡한 감동조차 일었다.

 

둘러보면 세상은 온통 놀라움 투성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우리 몸에서 이유 없이 일어나는 작용은 없어 보인다. 몸을 이루는 기관과 조직, 세포들의 생리를 살펴보면 무엇 하나 버릴 것이 없다. 적혈구의 시체가 똥오줌의 색을 결정하는 빌리루빈으로 바뀌는 현상으로부터 몸 안의 물질들은 수시로 변화무쌍하게 변신한다. 모든 활동은 생명 유지를 위한 목적을 향한다.

빈대와 이 조차 인간에게 엄청난 도움을 주는 존재로 등극한다. 흔히 볼 수 있거나 잘 안다고 착각했던 생물들의 매력이 새삼스럽다. 동식물과 균류, 하다못해 세균에 이르기까지 생존을 위한 치열함은 크기나 구조의 복잡성을 망라한다. 재미 이상의 경외감이 느껴진다.

이 책의 매력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점이다. 생물학적인 전문 지식과 저자의 연륜 깊은 경험담이 조화롭다. 생명에 대한 사유와 더불어 삶을 고찰하게 된다. 빠른 속도로 읽히다가도 삶을 돌아보면서 잠시 읽기를 멈추게 만든다. 상황을 묘사할 때의 비유나 저자의 문체는 마음에 들지 않는 면이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풍성한 상식과 이야깃거리를 많이 건네주는 책이다.

 

<사람은 모두 평발로 태어난다> 를 읽고 나서는 내 발을 따뜻하게 어루만지고 마사지해주고 싶어졌다. ‘아름다운 손은 기꺼이 남을 잡아주는 손, 다정히 남을 잡아 주는 손이 아닐까.(p62)’ <손가락을 꺾으면 소리가 나는 이유> 에 나오는 이 문장 앞에서 생물학적인 손이 아닌 행동하는 손을 생각했다.

생명을 키우고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모든 농부를 존경한다. <식물의 소리 없는 전쟁, 타감 물질> 에서는 농사나 나무 키우기는 한마디로 기다림이다.(p215)’ 라는 문장에서 농부로서의 삶에 묻은 인고의 시간들을 다시금 가늠해보았다. <미기후를 이용하는 생물들의 지혜>에서는 정녕 삶이 버겁고 팍팍하여 힘겹고 지겹다 싶으면 겨울 밭가에 나가 보라.(p222)’ 는 문장에 위안을 받았다.

과학 지식에 대한 견해가 평소의 내 생각과 일치하는 문장을 발견했을 때에는 반가웠다. ‘과학은 뱀 같아서 절대로 뒷걸음질을 못 하고 앞으로만 움직이는데 숨 가쁘게 내닫는 과학의 발전 속도에 맞추다 보면 어김없이 어제의 이 오늘의 거짓이 되고 마는 일이 쌔고 쌨다.(p88)’ 수업시간에 자주 말했었다. 지금 배우는 지식은 교과서가 편찬될 때까지의 진실이라고. 우리는 과학을 배우면서 항상 ?’ 라는 질문을 놓으면 안 된다고.

 

앎의 한계는 어느 만큼일까. 이 책을 통해 생물에 대한 앎의 크기가 커졌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코이 물고기가 떠올랐다. 어항만 했던 상식의 폭이 연못으로 무대를 옮긴 듯 했다. 나의 아이들에게도 폐에 한껏 신선한 공기가 들어차는 느낌을 안겨주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내일은 먼저 코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어야겠다. 내가 먼저 틀을 깨고 넓어져야 하리라. 여전히 새로운 것을 배우는 앎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p11)’ 는 노학자의 겸손한 말을 떠올리며 넓은 강물로 옮겨간 코이를 상상해본다. 한껏 확장된 존재의 자유를 가늠하자니 문득 벅차오른다.

 

p42, 밑에서 6째줄 :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1밀리미터인 직육면체에 ~ 정육면체에

p120, 9째줄 : 들어난 드러난

p140, 밑에서 3째줄 : 있는 데 있는데

p148, 밑에서 2째줄 : 들어나지 드러나지

p149, 3째줄 : 채칠 수 재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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