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묶여있던

나뭇가지도 얼음 땡

맨얼굴을 드러낸 거리

느슨해진 오후 네시

 

파지 가득 손수레를

파수꾼으로 세워두고

나무 의자에 앉은 듯

나무 무늬 돌의자에서

나른한 쉼표가 된 어르신

 

언뜻 비친 미소를 따라

당신의 삶도 스르르

지나치는 내 마음도 

덩달아 스르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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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져야 할 마음

가질 필요 없는 마음

가져도 될 마음

가지면 안 되는 마음

 

기억해야 할 마음은

어느새 잊어버리고

놓아야 할 마음은

무심코 붙잡게 되니

 

머리로 판단하면

있을 자리 분명한데

순식간에 후다닥 

나도 모르게 불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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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칸 공책에 꾹꾹

기역 자 눌러쓰며

한 글자 한 글자

눈에 담던 순간처럼

한 조각 한 조각

너를 찾아가렴

 

좋아하는 순간을

좋아하는 공간을

좋아하는 음악을

좋아하는 색채를

좋아하는 향기를

좋아하는 좋아하는

그게 무엇이든

 

돌보지 않던 조각들을

하나씩 음미해가며

퍼즐을 맞추어봐

좋아하는 것으로 가득한 너를

네가 좋아하는 너를 

그래서 행복한 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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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은 속도 모르고

좋아하겠지

폭삭 덮인 길거리를

치우시는 어르신

 

모자에 목도리에

마스크에 장갑에

패딩에 등산화로

종종거리며 걷던 나

 

언제부터였더라

눈 오는 날이

마냥 좋지 않았던 건

내일 눈이 온다면

겁부터 났던 건

 

아이와 어른을 가르는

순백의 경계를

나는 언제 

건너와 버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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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껴지지 않아

극한의 분노도

아릿한 슬픔도

달콤한 사랑도

화사한 기쁨도 


에너지의 총량은

일정하다던데

사라지는 게 아니라

다만,

변화할 뿐이라던데 


무언가 있는 듯한데

아무 맛도 나지 않아

심장 안에서

공기처럼 일렁이는 

이 감정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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