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고 있던 물기가사라졌던 건잠시 머문 봄햇살때문이었나훅 다가온 순간이탄성력으로잊고 있던 겨울을잡아당긴다채 날아가지 못해고인 마음이얼음 조각이 되어따끔거린다
비가 내린다옴폭 파인 웅덩이에 물이 고인다평평하게만 보였던 바닥이울퉁불퉁 드러난다 비를 닮은 시가심장에 내릴 때가 있다평온한 줄 알았던 마음에빙그르르 물이 고일 때그제서야 안다아여기가 아팠구나여기가 비어있었구나 베인 줄 몰랐던 마음이뒤늦게 따끔거려푸석거리던 얼굴에옹달샘이 생긴다
나즈막한 노래처럼가만가만 마음을 토닥이는작은 파도로 다가가고 싶다 한 개의 심장이 울릴지라도이미 울리는 나의 심장으로작은 위로를 건네고 싶다 이름 모를 누군가에게돌고 돌아 나에게도작은 온기이고 싶어라 거대하게 물결치지 않아도맑게 출렁이는 시로 다가가그대 영혼에 스며들고 싶다
걷는다는 게 이렇게행복한 건지 몰랐어다친 다리 나아가는친구가 말했다존재로서의 행복감이꽃망울처럼 툭 터져벚꽃잎을 닮은 목소리가봄빛에 한들거린다당연함에 가려져있던일상 속 움직임이행복의 문을 여는작은 열쇠였을까
내 안에 나만 아는 자그마한 사막 있어시끌벅적 둘러싸인오아시스 가운데서날마다 시린 별들을고요히 품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