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일까봐 무서운건지
끼어들지 못할까봐 무서운건지
세상은 움직이는데 나만 멈출까봐
고요한 세상에서 나만 움직일까봐
세상의 경계 어디 즈음 어정쩡한 나

시간이 무겁다
밀려드는 허공을 향해
덩그러니 깨어있는 새벽 세 시를 얹는다
딛고 있는 땅이 몰랑해져
발뒤꿈치를 들면 그대로 빨려들 것 같다

거침없이 던져져도 기어이 꽃 피우는
저 가녀린 식물의 무모한 터뜨림은
어떤 세상을 딛고 있는 걸까
날카롭게 일렁이는 소용돌이 안에서
어떤 세상을 향하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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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에 폭 파묻혀
달려가던 날짜였는데
목에 가시처럼 걸려
매년 멈추게 되었다

오늘 상상하는 바다는
짙고
깊고
생생해
아득하게 메인 목구멍은
침묵 속에 갈라지는데

물기어린 심장이
가만가만 출렁이다
눈가로 코끝으로
물방울을 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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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묻은 나무에도
봄바람은 스며들어
하늘하늘 꽃잎을
간절하게 품고 산다

비바람에 굳어진
껍질을 들여다보면
물컹물컹 새순이
웅크리고 있건만

거침없이 흩날리던
봄날들을 떠올리며
꽃 피우고 싶은 맘을
잊은 듯이 품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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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깃꾸깃 종이뭉치 가득한
쓰레기통이 되어버린 양
내내 속이 갑갑합니다

해야 할 일들로 꽉 차 있는
내 머릿속은
지금

하나 하나 비워내면 그만인걸
움직이지도 않은 채
발만 동동 굴렀나요

해야 하는데 해야 하는데
생각만으로는 절대
비워지지 않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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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감 2020-04-13 21: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나비종님^^
5월부터 읽을 고전도서 선정이 완료되어 찾아왔습니다요 ㅎㅎ
바쁘실테니 짧고 굵게 전달드리렵니다!

1. 알베르 카뮈 - 페스트
2. 베니스의 상인 - 윌리엄 셰익스피어
3. 거지 소녀 - 앨리스 먼로

특별히 페스트는 이 시국에 읽어줘야 집중이 더 잘되지 않을까 해서 골라봤어요.
다시 한 번 나물모임의 이성과 감성 하모니를 기대해봅니다 ^^

나비종 2020-04-13 22: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물감님이다!ㅎㅎ
세 권 다 기대되네요.^^

특히 <페스트>는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다 끝내 못 읽은 책인데, 드디어 저에게 올 때가 되었나봅니다.

저는 감성덩어리라ㅋㅋ 물감님의 감성과 나비종 감성의 공명을 기대하겠습니다~
5월에 봬요ㅎㅎ
 

고요한 어둠이
허공에 칠해지면
대화를 나누고
싶어질 때가 있다

목마른 사람처럼
갈증이 일어나
손끝은 허겁지겁
핸드폰을 더듬는다

주춤주춤 느려지다
멈출 걸 알면서도
말 걸어줄 이는
나뿐인 줄 알면서도

누구라도 좋을 텐데
어느 누구 찾지 못해
어둠 묻힌 눈꺼풀로
텅빈 나를 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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