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일까봐 무서운건지
끼어들지 못할까봐 무서운건지
세상은 움직이는데 나만 멈출까봐
고요한 세상에서 나만 움직일까봐
세상의 경계 어디 즈음 어정쩡한 나
시간이 무겁다
밀려드는 허공을 향해
덩그러니 깨어있는 새벽 세 시를 얹는다
딛고 있는 땅이 몰랑해져
발뒤꿈치를 들면 그대로 빨려들 것 같다
거침없이 던져져도 기어이 꽃 피우는
저 가녀린 식물의 무모한 터뜨림은
어떤 세상을 딛고 있는 걸까
날카롭게 일렁이는 소용돌이 안에서
어떤 세상을 향하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