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네임 옆에 카드봉투 아이콘이 눈에 띈 것부터 어긋난 걸까요? 그날따라 안 해본 걸 해보고 싶었던 마음부터였을까요? 어쨌든 야심차게 도전해보았던 8월의 깜짝 편지는 햄과 함께 날아가버린 듯 합니다.^^


6월 말은 병자가 되는 바람에 부득이하게 편지는 패스, 7월은 반 아이들에게 25통의 편지를 쓴 것으로 그걸로 되었다했구요, 8월 말은 다시 물감님께 고마운 마음을 담은 편지를 쓰고 싶었거든요. 그럼 그냥 편지나 쓸 것이지, 편지쓰기 전에 물감님방에 놀러갔다가 "물감" 옆의 카드봉투 모양이 눈에 띈 거지요. 눌러보았더니 간단한 메일을 쓸 수 있도록 되어있더라구요. 아항! 색다른 걸 하고 싶었어요.ㅠㅠ


제 댓글에 대한 대댓글을 꼬박 달아주시는 성향으로 보아 받으셨으면 리액션을 주셨을 것 같아 몇 주 지나면서 저절로 깨닫게 되더라구요. 햄과 함께 섞여들어갔다가 조용히 꺼졌다는 사실을요. 복사라도 해둘 걸 평소에는 그리 치밀하더니...힝ㅜㅜ 세상에 빛도 보지 못하고 저 세상으로 가버렸음을 인지한 순간 무척 속이 쓰라렸답니다.


안 보셨으니 하는 말인데, 보기 드문 감동의 문구로 처발처발했으며 살아 꿈틀대는 문장력으로 심장 깊이 각인될 듯한 내용이었다고 여기시면 되겠습니다.ㅋㅋㅋㅋ

고전을 이토록 많이 읽게 된 계기가 되어주셔서, 고전을 읽느라 고전하는 동안 빡치지 않도록 함께 깔 수 있는 친구가 되어주셔서 너무 감사했거든요.


연휴 동안 의미있는 시간 보내시구요, 언제 보실 지 모르지만 분실의 염려가 없는 제 공간에 제 마음을 담아 보냅니다. 아, 보내긴 보내는 건데 제 공간으로 오셔야 읽으실 수 있는 것이니 뭐라 해야 하죠?ㅎㅎ 읽으시려면 빨리 오시던가~~ 이 편지, 얼마만에 읽게 되실지 궁금하네요.^^

아버지와 아들에 대하여 생각해볼 10월에는 부지런히 화이팅하려 합니다! 잘 지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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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감 2020-10-01 11: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이런.. 메일 확인했습니다 ㅎㅎㅎ 햄은 아닌데, 제가 확인을 못했네요 ^^
이 편지와 함께 지금이라도 읽어서 다행입니다.
저도 대화를 좋아하는 편인데 요즘은 사람만나기도 쉽지 않고 집에만 있으니 말하는 법도 까먹겠어요. 그나마 글쓰기 라는 수단이 있어서 대상이 없는 누군가와 계속 소통을 하는 기분은 듭니다. 그래서 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것마저 안했으면 삶이 참 적막하겠다 싶어서요.

요즘 날씨 참 좋죠?
적당히 선선하고 미세먼지도 별로 없고 하늘은 푸른 빛에 초목은 초록 빛인 완벽한 가을이 되었어요. 정신 없이 살다가도 일상을 잠시 잊고 세상을 보노라면, 지금 나라가 어지러운지 경제가 심각한지 내가 힘들고 괴로운지 하나도 모르겠더군요. 작년부터는 멍하니 풍경을 보는 시간이 늘어났어요. 흘러가는 강물과 구름, 날아다니는 매미와 잠자리, 바람에 춤추는 나뭇잎과 가지, 산책하는 강아지와 주인, 잔디밭에서 공 던지고 받는 아빠와 아이, 도로를 가득 메운 자동차들... 전에는 가만히 있는 것들이 평안함을 준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움직이는 모든 것들이 위로를 주는 기분이 들더군요. 그러면서 나 역시도 가만히만 있어서는 안되겠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가끔은 이렇게 사색에 잠기는 것도 참 좋네요 ㅎㅎ
고전문학 모임을 하게 된 것도 생각해보면 나비종 님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저의 ‘1984‘ 리뷰에 긴 댓글과 함께 넌지시 던지셨던 모임에 대한 말씀이 있기 전에는 고전을 쭉 읽을 생각이 없었거든요 ㅋㅋㅋ 매번 현대문학만 읽어오던 저에게 광활한 시야와, 글쓰기의 레벨업을 가져다준 좋은 계기였습니다. 이 모임이 쭉 되었으면 좋겠어요 ^^ 개인적으로 다른 이웃분들도 같이 참여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아직 같이 하고 싶다는 분들은 없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저희 둘만 하죠 뭐 ㅋㅋㅋ

벌써 10월이 되었습니다. 명절 연휴도 잘 보내시고, 독서의 계절도 열심히 즐기는 한 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편지 써주셔서 감사드리고요, 나비종 님의 다음 리뷰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ㅎㅎ

나비종 2020-10-02 08:50   좋아요 1 | URL
한 달여 숙성된 메일을 지금이라도 읽으셨다니 기분이 좋아집니다~ㅎㅎ 더불어 안보셨다고 굳게 믿고 뻥친 점, 살짝 죄송하네요. ‘보기 드문 감동의 문구, 처발처발, 살아 꿈틀대는 문장력, 심장 깊이 각인..‘^^;;; 읽으시면서 의아하셨을 듯하여..‘엥? 이게? 대체 어느 부분이??‘ㅋㅋ

주변 풍경을 바라보시는 장면을 상상하며 따라가보니 햇살 따스한 어느 가을의 하루가 그려지네요. 적당히 선선한 바람, 많은 것들이 적당히 흔들거리는 그림같은 순간들이요. ‘움직이는 모든 것들이 위로를 주는 기분‘이란 말이 마음에 많이 남습니다. 무슨 의미인지 너무 잘 알 것 같아서... 저는 그런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다보면 어느 순간 찡해지기도 하고,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고전문학모임의 시작을 가만히 거슬러올라가면 물감님께서 <1984>를 읽고 리뷰를 쓰시고, 제가 그 글에 댓글을 달고, 그 후에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다 지금까지 온 것이니 이 모든 것은 조지 오웰님의 덕인 걸로~~ㅋㅋㅋ
무심히 담긴 문장이 눈에 띄면서 이렇게 이어진 걸 보면 시간과 공간과 이성과 감성이 절묘하게 맞아들어갔다는 생각이 들어요. 운...명...??ㅎㅎㅎ
저 역시 이 모임이 오래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에 나물이 존재하는 날까지ㅋㅋㅋ 나물 먹을 때 가끔 생각이 납니다만~ㅎ 눈이 침침해지거나 귀가 어두워질 미래의 어느 날에 흐믓한 기억으로 떠올려질 것 같아요.
그러게요. 다른 분들도 같이 해도 괜찮을 것 같았는데 말이죠. 일단 시작이 중요하니 두 명이서 밀고 나갔지만 언제든지 환영인데^^ 뭐, 둘이 하다보면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는 어느 순간이 올 때도 있겠죠, 뭐. 고전의 세계는 광활하니까요. 읽을 게 없어지는 일은 없을 테니까 꿋꿋하게 명맥을 유지하자구요~^^

거위털 이불 덮고 여름을 났는데 이제 그 이불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10월이네요. 잘 지내시고, 10월 말 즈음 글로 다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