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이책을 읽는데 본문전에 제사가있다.


˝그들은 자기 존재의 본원적인 그 무엇인가에 붙잡혀서 산산이 부서졌다.˝

-- 헤겔 [미학] --



오, 호기심을 당기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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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6-09-06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판사 동문선이 마음에 걸리네요. ㅎㅎ

포스트잇 2016-09-06 16:38   좋아요 0 | URL
많이 걸리긴 하죠ㅋㅋㅋㅋ 그래도 다들 읽는다니 저도 꾸역꾸역 읽어볼랍니다 ,,::
 

왜 민음사판(강대진 역)에는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를 포함시키지 않았단 말인가. 

좀 잘 알아보고 구입하자. 아, 쓰바.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는 오이디푸스가 모든 것을 알고 난 뒤 테바이를 떠난 후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담은 오이디푸스 3부작 중 2부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오이디푸스,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 안티고네... 이렇게 읽어야 3부작을 전부 읽는 것이다. 

시간 순서상으로는 두번째 이지만 완성되고 상연되는 건 마지막 작품이라고 한다. 


장-조제프 구의 [철학자 오이디푸스]를 어제 받아 옮긴이의 해제를 읽고 있는데 오이디푸스와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까지 읽어야 한다. 

구는 신화에 바탕한 오이디푸스를 '입문과정', 성인 남자가 되기 위한 과정에 초점을 맞추면서 부친살해가 아니라 여자 괴물과의 전투에서 어떤 것 (광기라고 지적했지만)을 해소해야 하는 과정에 주목하는 듯하다. 오이디푸스는 바로 이 입문과정을 회피한다고 지적한다. 


"자신의 친어머니와의 혼인을 운명으로 가진 자는 바로 피 흘리는 전투에서 여자 괴물을 죽이지 않은 자이다."

 (해제, 325)


여기서부터 시작하는 것 같다. 

책은 왔고 ...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도 도서관에서 빌려보든 나중에 구입하든 어쨌든 갖게는 되겠지만 문제는 늘 그렇듯 읽는 일이다.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도 민음사판으로 구입했는데 천병희 역의 [원전으로 읽는 변신이야기] 중고가 나왔길래 그것도 구입했다. 책만 가지고 있음 뭐하나 전문연구가도 아닌데.. 책 구입도 현명하게 해야 한다. 













그래놓고는... 9월 7일에 열린책들 30주년 12인의 작가 한정판세트가 나온다고 하니 솔깃한다.

[야만스러운 탐정]만 가지고 있지 않기에 이책만 따로 구입하고 싶은데 낱권 판매가 가능한지 모르겠다.

분권되지 않은 이런 책 형식, 무지 좋다. 



 

ㅠㅠ



플로베르의 [감정교육]은 카프카, 조이스, 프루스트로 이어지는 스타일을 만들어낸 - 결코 자신은 알아채지 못함 - 작가라고 할만하다. 

플로베르는 작품을 쓸 때마다 힘들어하는(누군들 그렇지 않겠는가) 메모나 편지들을 많이 남긴 작가인데 [감정교육]을 쓸때도 역시나 힘들어했다. 

한문단을 쓰고도 이리 뒤집고 저리 뒤집으며 '애를 썼'음에도 나같은 독자가 읽을 때는 가끔 ... 발로 썼나... 싶을 때도 있다. 

대충 쓴 대목과 이 대목은 작가가 엄청 집중해서 묘사했음이 딱 감이 오는 대목이 플로베르만큼 쉽게 눈치챌 수 있는 작가도 없을 듯 싶다. 

주인공인 프레데릭 모로의 플로베르스러운 성격. 특히 플로베르의 남성인물들의 성격적 힘이 빈약하고 의지결핍의 모습 때문에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구심력을 가지고 소설 전편을 끌어가지 않는다. 주인공 자체의 공허함이라니. 한없이 분산되고 헐거워보인다. 

미완성처럼 보이기까지 하다니. 그럼에도 제라르 쥬네뜨는 "극적인 요소로부터 탈피한 최초의 소설"이라고 평했다."소설의 비(非)소설화를 최초로 실천에 옮긴 것으로서 모든 현대문학의 시발..."이라고 했다. 

더 흥미로운 발언은 이런 거다. 


"[보바리부인]에서 [부바르와 페퀴세]에 이르기까지 플로베르는 소설적 진술의 필수적인 요건들을  - 자신도 모르게, 그러나 전력투구하여 - 거부하면서 끊임없이 소설들을 쓴 것. 우리들이 볼 때 중요한 것은 바로 그 거부이다."

   -  제라르 쥬네트, [Silence de Flaubert], 김화영, 발자크와 플로베르, 206페이지 재인용 - 


피터브룩스의 [플롯찾아 읽기]에서 분석하고 있는 원작들을 읽어볼 생각에서 출발하기도 했고, 에밀 졸라의 [목로주점]을 읽은 후 19세기 프랑스소설들을 읽어볼 생각도 들어 플로베르를 집어들었는데, 낭만주의, 사실주의, 자연주의 흐름에서 보여주는 움직임들에 흥미가 생기기도 한다. 


자연주의 소설의 인물들이 지니고 있는 성격적 결함 ([목로주점]의 제르베즈도 그렇고 [감정교육]의 프레데릭도 그렇고 어떤 의지빈약함 같은)이 실패, 혹은 어떤 일종의 몰락을 가져오는 이야기들을 보고 싶기도 하다. 


[감정교육]은 1869년 초판 3000부를 찍었지만 거의 팔리지 않았다. 아, 슬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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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입부터 풀자면, 아 쓰바, 읽기 힘들었다.
...…....

읽는 내내 힘들었음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끝을 읽자, 처음부터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다.
플로베르, 소설 참 묘하게 쓰는거 같아.

다시 읽는건 민음사판으로 읽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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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에 있는 이 땡스투를 까맣게 잊고 있었다. 아, 쓰바.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를 이제야 읽으려고 주문해서 받았는데 오늘 아침 문득 이런 젠장, 이 책을 주문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곰곰발님 리뷰 때문이었는데 리뷰에 감동 먹고 그냥 주문해서 그냥 받았다. 

도대체 언제부터 땡스투를 말아드셨을까?

생각이 닿지 못한 이 맹함을 뭘로 설명해야 할까. 

다른 분들이 내게 한 땡스투가 그냥 나를 스쳐 지나간 것이다. 보고도 생각이 닿지 않은 이상한 경험. 

땡스투, 땡스투, 땡스투.... 자극받아 읽어볼 마음을 먹게 해주시고 기어이 구입까지 하게 해주신 알라딘의 많은 분들께 땡스투다. 늦었지만 땡스투. 

다음부터는 절대 잊지 않고 땡스투. 


존 윌리엄스의 또다른 책이 나왔다고? 

당장 주문하진 못하지만(스토너도 아직임) 조만간 읽으려고 소개해준 그분께 땡스투했다. 

땡스투. 


















이상의 [오감도] 전작 해설서 [13인의 아해가 도로로 질주하오]가 도서관에 없다.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의 공공도서관이나 대학도서관에 이 책이 없다. 아 쓰바. 

구입해야 하나?

가격도 장난아니구만. 헤헤. 

일단 함돈균의 [시는 아무것도 모른다 : 이상 시적 주체의 윤리학]부터 빌려다 읽어보고 결정해야겠다. 


이상의 [오감도]는 이상 자신이 쓴 수천편의 시에서 30편을 골랐고 그 중 15편만이 공개된 것(신문에 연재하다 독자들의 항의에 중단되었다는데 독자들이 얼마나 격렬하게 싫어했다는 건가 ...)이라니 이상이 생각한 조감도를 짐작해볼 일이다. 


















멍청한 머리로 정신분석학과 철학쪽을 들여다보느라 고생이 많다. 

올 한해도 넉달 남았다는 거 아닌가. 

그래, 21세기 첫 10년을 넘기고 또 10년의 후반부도 살게 해줄 것 같은 시간에게 졸라 땡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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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6-08-19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글구 보니 탱스투 안 누른지가 오래되었네요.
요즘은 온라인 서점이나 오프라인이나 가격 차이가 안나서 서점 가서 책을 고르다 보니.... 탱스투 누르는 경우가 별로 없네요.
별로 없다기보다는 항상 잊습니다...


포스트잇 2016-08-19 10:38   좋아요 0 | URL
아, 곰곰발님. 땡스투~입니다. 다음부터 진짜 잊지 않고 누르겠습니다 ^^
 

언제나 사태가 끝난 뒤에야 도착해 한탄하거나 감탄하거나 하는 나는 신형철의 [몰락의 에티카]를 읽으면서 비로소, 

2000년대 중반 우리 시단에 '나'라는 자의식 강한 고백류의 시가 진부해지고, 서정과 정념으로 '소통'하고자 한 시와는 다른 흐름이 있었음을 배운다. 이미 10여 년 전 일인데, 지금도 그러한지는 모르겠다. 

환상과 초현실적인 언어감각으로 시를 쓰는 일군의 시인들을 신형철은 뉴웨이브 시로 묶는다. 

중심의 부재, 진리에 대한 무감각 또는 조롱, 심층이 아니라 표층에서 건져올려진 새로움, 모색. 

새로운 감각. 익숙해진 것들과의 결별. 신선한 자극. 이런 것들에 목말라 했다면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시들. 

난해함과 이해부득의 곤경을 뚫고 도달하는 어떤 감각. 


기꺼이 이제서야 2000년대 중반의 시들을 찾아 읽어보고 싶고, 다시 랭보, 이상을 더듬거려봐야 할 것만 같고, 한참이나 지나 때늦게 다시 돌아온 그들을 나는 어떻게 읽을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독서일 것 같다. 





















이상의 [오감도] 15편 전편을 볼 수 있는 시집이 흔치 않은 것 같다. 

15편 전편을 아직 본 적이 없다. 


  애인은 고기를 사고 나는 나풀나풀 스웨터를 벗는다 애인은 고기를 사고 상추를 사고 깻잎을 사고 나는 스웨터를 벗고 원피스를 벗고 피어오르는 솜털들을 벗고 애인은 고기를 사고 나는 닦고 있던 거울에 매달려 낮잠을 잔다 애인은 고기를 사고 나는 검은 페인트로 정원수를 칠하고 애인은 고기를 사고 나는 심이 까만 연필을 밤새 깎는다 애인은 고기를 사고 나는 흑연가루에 목이 메어 눈에서 구름을 뚝뚝 흘린다 애인은 고기를 사고 나는 배꼽을 어루만지고 애인은 고기를 사고 나는 붉은 신호등을 어깨에 매달고 달려간다 애인은 고기를 사고 나는 산부인과에 다녀오고 애인은 고기를 사고 나는 연탄불을 피워 가스에 질식된다 애인은 고기를 사고 나는 구급차에 실려가고 애인은 고기를 사고 나는 의사를 사랑하고 애인은 고기를 사고 나는 자궁을 꿰매고 애인은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 고기를 사고 나는 화요일 목요일 토요일 구두를 닦고 애인은 스무 해째 고기를 사고 나는 애인이 있는 정육점을 지나 스무 해째 훨훨훨 공중으로 하관되는 엘리베이터를 오르고 애인은 정육점에 배달된 나의 엘리베이터를 끄르고.


                                   - 이민하, 「애인은 고기를 사고」, 『음악처럼 스캔들처럼』(2008, 문학과 지성사) - 



흥미로운 시였다. 신형철은 " '애인'의 완강한 동일성과 '나'의 끝없는 전락이 대립"되면서 형성되는 긴장을 지적했다. 

2005년에 발표된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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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6-08-05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 좋은대요. 애인은 고기를 사고..

신형철은 뉴웨이브라 하고 권혁웅은 미래파라 하고...
전 감성이 둔한지 확 와닿지는 않습니다만... 몇몇 작가는 좋습니디ㅏ. 황병승의 시는 이상하게 좋더군요..
이민하 시집 한 권 사서 읽어야 겠습니다...

포스트잇 2016-08-05 14:11   좋아요 0 | URL
좋죠? ㅎ 시집에서 몇편이라도 건진다면 되는거죠..곰곰발님의 시 해설도 좋습니다^^ 조만간 몇편 쓰실거라 기대해봅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