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네스뵈의 [멕베스]를 자기 전에 떠들어 보다 고작 몇 줄 못읽고 잠이드는데 오늘도 하루종일 종종거리다 저녁 준비 전에 잠깐 책을 폈다.

셰익스피어의 [멕베스]부터 다시 읽으려고 꺼내놨고, 더불어 '주제들' 시리즈로 나온 [멕베스 / 양심을 지닌 아킬레스](폴 A. 캔터)를 펼쳐보다가 매우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고 있길래 오랫만에 흥분되는 마음으로 이리저리 살펴본 바 느낀 바가 있어 잠깐 메모해둔다.

나는 최종철 교수가 번역한 민음사 번역판 한 종만을 가지고 있다.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터라 늘 [맥베스]와 [오델로]를 햇갈려 하는데;;;;; 어쨌든 캔턴의 책을 번역한 권오숙은 열린책들에서 [맥베스]를 낸터라 최종철과 권오숙의 번역을 함께 읽으면 좋을 듯하다. 캔턴은 [맥베스]에서 3막 1장에 나오는 장면을 주목한다. 새로 왕이 된 맥베스가 '절망적인 처지의 남자들을 부추겨 뱅쿠오(뱅코)를 암살하게 하려고 설득하는 장면'이다.

여기에 나오는 'gospell'd'란 단어의 중요성을 다룬다.

어떤 자료를 혹은 책을 읽었던건지 다시 펴본 내 [맥베스] 등장인물 페이지에는 연필로 '기독교적 덩컨 vs 스코틀랜드적 맥베스'라는 메모가 있다. ......???? 내가 분명 썼건만 오잉?, 한다.

 

그리고 캔턴은 "셰익스피어는 영웅적 전사의 가치관과 하나님의 절대적 진리 사이의 갈등으로 비극 [맥베스]를 전개해 나간다"'(16)고 분석한다. 앞으로 이 주제를 다룰 예정인 것이다.

요 네스뵈의 [맥베스]는 1970년대로 시간을 옮겨, 과거 왕성한 산업도시였다가 몰락한 도시, 그냥 몰락하기만 한 게 아니라 더럽게 타락한 도시를 배경으로 "25년간 철권통치를 해왔던 경찰청장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신임 경찰청장 덩컨이 부패 척결과 범죄 조직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특공대장이었던 맥베스를 조직범죄수사반장으로 승진시키면서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한다"(옮긴이의 말)

맥베스는 건장하고 탄탄한 몸을 지닌 특공대 대장이다.  

원작에서 맥베스가 어땠나? 마녀로부터 장차 왕이 될거라는 예언을 들어 근질근질하던 맥베스가 살인과 암살을 밥먹듯 하여 목적을 달성해나가는 악당, 반영웅이라고 할 수 있다. '죄책감과 불안감'으로 '소진되어'가는 것으로 해석하던 기존의 분석들과 해석들을 요 네스뵈는 어떻게 재해석하며 기꺼이 이 책을 구입한 나의 흥미를 채워줄 것인가.

그리고 캔턴의 이 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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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n 2019-01-26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을 읽고 나서 살인죄를 저지른 라스꼴리니꼬프가 일견 맥베스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둘 다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아무런 죄없는 사람을 죽인 것도 닮았고, 둘 다 살인을 저지르고 난 뒤의 죄책감 때문에 끝없이 번민하는 과정도 많이 닮았더라고요. 다만, 맥베스는 자신의 최초의 죄악을 덮기 위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나서 끝내 ‘예고된 파멸‘에 이르는 완전히 파멸적인 비극을 맞는데, 라스꼴리니꼬프는 일말의 갱생을 엿본다는 점이 다르더군요. <맥베스>를 읽은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는데, 그 이야기를 빠르게 한번 훑어보니 이상하게도 기억에 남는 게 많지는 않다는 느낌을 받게 되더군요. <햄릿>이나 <오셀로>나 <리어왕>은 그래도 꽤나 선명하게 남아 있는데 말이지요. 에커만이 쓴 <괴테와의 대화>에도 (다 읽은 게 아니라, 얼핏 훑어만 봤습니다만) 유독 <맥베스>에 관한 언급이 자주 등장하는 걸 보면, 괴테가 <4대 비극> 가운데 맥베스를 최고로 평가했다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구나 싶기도 하더군요.

포스트잇 2019-01-26 15:46   좋아요 1 | URL
오랜만입니다, 오렌님.
라스꼴리니꼬프와 맥베스가 그런 사이(?)였네요 ㅎㅎ
라스꼴리니꼬프 옆에는 자신이 저지른 죄의 합리화를 의심케 하는 소냐가 있었다면, 맥베스 옆에는 끊임없이 과감한 결단을 촉구하는 부인 맥베스가 있었다는 점도 다르겠네요.
..... ..... 저 페이퍼 쓸땐 당장에라도 모조리 다 읽어버릴테다 ...했는데
그때 그대로 입니다;;;;;; 요샌 책 한두페이지 읽기도 벅차서.. 옆에 책이 쌓여있는데도 책과 가장 멀어져 있는 요즘입니다. 버릇될까 두렵기도 합니다;;;;;
좋은 글 올려주세요, 그거라도 챙겨볼랍니다. ㅠ

oren 2019-01-26 16:00   좋아요 0 | URL
말씀을 듣고 보니 포스트잇 님께서 이 글을 쓰신지가 석 달쯤 전인데, 꽤 오래 잠잠하신 듯하기도 합니다. ㅎㅎ
저도 요즘 들어 책을 많이 읽지는 못합니다만, 최근에 ‘처음으로 읽은‘ 『죄와 벌』은 정말 강렬하더군요.
오랜만에 그 작품을 읽는 동안 다른 작품들을 함께 떠올려 보기도 했고요. <맥베스>뿐 아니고요.
http://blog.aladin.co.kr/oren/10619972
 

새로 나온 책은 이번달만큼은 사지 않겠다고 결심했건만 그 결심은 무너지고 말았다.

점심 준비 전. 점심엔 아욱국을 끓이려고 시장봐왔다. 더불어 책도 왔다.

요 네스뵈의 [멕베스]를 비롯해 신간 3권.

요 네스뵈의 책은 영국 출판사 호가스의 기획시리즈 셰익스피어 다시 쓰기 시리즈로 나는 마거릿 애트우드의 [템페스트] 다시 쓰기 [마녀의 씨]를 구입했었는데 초반 몇 장 읽다가 뒀다. 생각보다 건성으로 쓴 듯한 느낌을 받았기에 더 실망하지 않기 위해 뒀다. 역시 무언가를 주제로 기획된 소설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는 막연한 짐작을 확인하는 느낌이랄까.

그럼에도 요 네스뵈의 책을 선뜻 주문한 것은 이 작가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을 것이다. 다시 기대해 보는 것이다.

요 네스뵈야말로 [멕베스]를 다시쓰기에 괜찮은 작가일 수도 있다는 생각때문에.

 

그리고 몇권의 책을 중고 나온 책과 함께 또 주문했다. 원서라 이번달 하순에나 손에 쥘 수 있을것이다.

수많은 책들이 먼지를 위로한채 짱박혀 있다.

단어들을 떠올리려면 머리를 쥐어짜야 한다.  바로 떠오르지 않는다. 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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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작가들을 읽지 않은지 꽤나 오래됐는데, 엊그제 [쇼코의 미소](2014년도 젊은작가 수상작집에 들어있었다)를 다시 꺼내 읽을 일이 있어서 읽게 됐는데 솔직히 뭐가 좋은지 쓸말이 없다.

여튼 너무 가까운 친연성이랄까- 작가와의 관계가 아니라 그들이 다루는 이야기 자체가 보편성 뭐 이딴 거 따지기전에 별로 궁금하지 않은 것이다. 어차피 나의 바운더리속에서 상상할 수 있는 이야기일 확률이 높고 어떻게 다뤘을까도 미리보기로 한두 문장 또는 한페이지 정도 보면 더 읽고 싶다는 호기심이 생기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어찌어찌 핑계대면 그런 저런 이유로 어쨌든 우리 작가들의 소설을 읽지 않은지 또 꽤 됐다(이 단호하지 못한 결말이라니. 한마디로, 우리 소설에 끌리지 않는다.)

주제나 소재 이런 문제가 아니라 문장, 독자를 끌어 나르는 건 어차피 한문장 한문장일테니. 나같은 경운 거기서 나자빠지는 것 같다.

 

[보르헤스에 대한 알려지지 않은 논쟁]은 일단 보르헤스를 다룬다는 점에서 흥미를 끈다.

첫문장이 소설에서 쓸 것 같지 않은 문장이다. 이런 기사체문장을 내가 좋아하는 걸꺼다. 

데뷔 20년차인 이치은 작가의 소설을 한번도 읽은적이 없어서 이번 기회에 소개받았음 하고, 시간과 기억을 테마로 창작을 하는 작가라는데 이 주제는 또 얼마나 매력적인 것인가. 그만큼 많은 작가들의 레파토리기도 하고.

164페이지에 불과한 이 소설집은 작품이 총 10작품이니 한작품당 평균 16.4페이지.

손바닥만한 길이의 소설들이다.

맘에 들면 전작들까지 읽어볼 용의가 기꺼이 있는데 어떨지 궁금하다.

카프카와 보르헤스의 세계. 그리고 볼라뇨의 [아메리카의 나치문학]이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쳤다니 그 세계가 어떨지 읽어보고 싶다.

곧 이 작가의 데뷔작인 [권태로운 자들, 소파 위의 아파트에 모이다] 개정판이 출간된다니 이번 소설집이 흥미로우면 기꺼이 이어지는 독서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키브라, 기억의 원점](2015)은 흥미로우나 '떡밥 회수가 제대로 안되어 있다'는 독자의 평이 재밌다.

 

 

 

 

 

 

 

 

 

 

 

알라딘에서는 20년차인 이작가의 소설(소설집)이 6권 검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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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8-08-31 22: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권태로운 자들 , 마침 오늘 저 역시 그 소설 내용을 떠올릴 일이 있었는데 .. 여기서 보게되다니 반갑네요 . 묘하게 재미있는 소설였어요 ~^^

포스트잇 2018-08-31 23:04   좋아요 1 | URL
묘하게 재밌..는게 참 묘하죠ㅎㅎ 작가가 다시 손을 댄 모양입니다. 조만간 개정판이 나온다니 개정판으로 읽고 묘하게 재밌으면 구버전도 읽고 비교해보는 재미도 얻게 되는데 말이죠. 아직 책이 도착하지 않아서 보르헤스 마지막 소원을 궁금해만하고 있네요.

[그장소] 2018-09-01 01:18   좋아요 1 | URL
오호!! 개정판이라니!! 좋은 소식이네요 . ^^ 보르헤스 마지막 소원 , 이것도 궁금하고요!! ㅎㅎㅎ

AgalmA 2018-10-04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는 좀 다르지만 말씀처럼 한국 작가 소설은 쉽게 간파되는 게 많아 저도 잘 안 읽게 되는데요. 혹시 또 모른다 싶어서 가끔 관심있게 읽다가 지금 한국 문학 상황을 파악한 뒤 다시 외국소설 여행을 가는 식이에요ㅎ

포스트잇 2018-10-04 20:08   좋아요 0 | URL
ㅎㅎ 그렇죠,,, ‘혹시 또 모른다 싶어서‘... 읽어나보자, 고 일단 가져는 옵니다. 그러고는 1, 2페이지를 넘어 계속 읽게 되는 소설이 생각보다 드뭅니다. 너무 안읽다보니 더욱 낯설어져가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저 아직도 이치은의 저 소설집 읽지 못하고 있습니다.;;;;;;
딴 책 읽느라 좀체 손에 쥐어지지가 않네요....
큰 맘 먹어야 읽게 되는 것 같습니다.

 

다니자키 준이치로 상을 수상한 마치다 고 [살인의 고백]을 90페이지 읽다가 중단한다.

주제의식은 뚜렷할지 몰라도 인물들은 전형적인 듯하고 대화체도 문체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90페이지를 읽으면 소설 소개 문구에서 언급한 방향을 일찌감치 감지할수 있어 앞으로의 전개도 그다지 달라질 것 같지 않은, 답답함이 더 심화될 뿐 사유를 자극할만한 주제들이 드러날 것 같지 않다.

미련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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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히가시노 게이고.

한때 이 작가를 되게 애정했던 터라 뜨거웠기에 식기도 금방 식었던 것인지 꽤나 한동안 잊고 살았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1백만부 판매를 넘겨 새로운 커버를 입고 재출간되었다하건만 난 아직도 초반 몇페이지 읽다 그만 둔 그대로 시간을 보냈다.

도대체 무엇이 그토록 시간이 지나도 그 책을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게 하는 건지 궁금하지도 않나.

히가시노 게이고 뿐만 아니라 일본 미스터리나 장르소설을 진짜 열심히 읽었던 때가 있었는데 진짜 미스터리하게도 손을 딱 끊었다. 신기하게도 요즘은 장르소설을 읽는 게 여간 낯설어진게 아니다. 무엇이든 한때 익숙했더라도 손에서 놓은지 오래면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인지. .. 아니면 내 독서력의 열차가 기존의 궤도에서 찰칵 방향을 바꿔 다른 궤도로 접어들었기에 다시 그 궤도를 탈수는 없는 것인지 직접 읽어보지 않고는 알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도서관에서 최근의 소설 몇권을 빌려왔건만 초반 몇 페이지 읽다가 고스란히 반납하곤 하는 일이 반복되어서 지금은 책을 읽을 시기가 아닌 건가 싶기도 했다.

여튼, 예전에 이미 발표된 소설들이 계속 리커버로 다시 나오곤 하더니 이번엔 가장 최근작인가 싶은데 이 소설도 벌써 15년전 소설이다(*2003년). 이 작가의 가장 최신작이 뭐지?

[살인의 문]. 총 페이지가 7백페이지가 넘는다. 하긴 요샌 이쪽 장르소설은 썼다하면 4, 5백 페이지가 기본인 듯하더라. 글자수대로 돈을 받는 시대도 아니건만 갈수록 페이지가 늘어나는 이유를 알 수 없다. 점점 복잡해지는 플롯 때문에 그런 듯하다.

 

두 남자의 얘기인가 싶은데. 누군가 때문에 철저히 인생이 망가졌다고 생각하는 남자가 자신을 그렇게 만든 상대를 죽이고 싶어하는데 죽일 수가 없다... 자기한테 살인자가 되기에 부족한 게 무엇인가를 질문하며 헤어질 수 없는 두 남자의 얘기를 따라가는 얘기인듯.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리플리]와 궤를 같이 하는 내용인듯도 하고, 버디장르의 관습을 어느정도는 따르고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질투. 자신은 가질 수 없는 것을 너무도 쉽게 가져가는 것 같은 상대를 향한 고약한 심리. 절연되지 않는 끌림. 지옥같은 마음.

'내츄럴본'이 아니라 무언가 고리를 찾으려 애쓰는 작가들의 노력.

죽이고 싶은 강렬한 마음을 오래 간직하는 것도 미스터리고, 더더군다나 강렬한 마음만큼 따라주지 못하는 행동력에 대해서 도대체 살인자가 되기에 부족한 게 무엇인지를 탐색한다는 이 어처구니 없는 심리를 히가시노 게이고가 어떻게 그럴듯하게 그려줄지 그걸 보고 싶기도 하다. 누군가를 죽이지 못하는 이유를 찾는 소설이라니. 이게 소설이 되는 건가...

 

 

 

 

 

 

 

 

 

 

 

 

 

 

아직 읽지 못한 책은 마치다 고의 [살인의 고백].

 

 

 

 

 

 

 

 

 

 

 

 

 

 

"우리의 욕망은 어려움에 부닥치면 커진다" - 몽테뉴, 수상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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